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심리평가보고서의 기본 형식을 유지하려고만 지나치게 애쓰지 말고 과감히 빼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저는 아예 심리평가보고서 작성 시 결과 부분을 '인지 기능(Cognitive Functioning)'과 '성격 및 정서(Personality & Emotion)'의 두 영역으로만 나누어 쓰는 걸 연습하라고 권하는 편입니다.
왜냐하면 '지각 & 사고' 영역을 어떻게든 끼워넣으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통합적인 기술에 문제가 생기는 걸 너무나 많이 봤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인지 기능 영역이야 지능 검사 결과로 기술하면 되고 성격 및 정서 영역이야 참고할 검사 sign들이 많지만 '지각 및 사고' 영역은 좀 애매합니다. 게다가 '지각'과 '사고'를 한데 합치다 보니 더더욱 마땅치 않게 되었죠. 그래서 결국 로샤 검사의 Structural Summary의 지표 몇 개에만 의존하여 '지각 및 사고' 영역을 기술하는 임상가들이 대부분입니다.
문제는 그렇게 작성한 뒤 제대로 cross checking하지 않으니 보고서를 작성한 후에 다시 읽어보면 '지각 및 사고' 영역만 생뚱맞고 통합이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래서 저는 다음과 같이 작성하기를 권합니다.
1. '지각'이 피검자에게 중요한 문제가 아닌 대부분의 경우 '지각 및 사고' 영역을 따로 만들지 말고 인지 기능 영역의 맨 뒷부분에 BGT 결과와 로샤 검사의 일부 결과를 참고하여 간략하게 기술할 것. 즉 인지 기능 영역과 성격 및 정서의 두 영역을 중심으로 작성할 것2. 정신분열병 등의 SPR spectrum 장애나 양극성 장애처럼 사고 과정 또는 사고 내용 상의 장해를 별도로 기술할 필요가 있는 경우는 '지각 & 사고'가 아닌 '사고 과정 및 내용(Thought Process & Contents)' 영역을 따로 만들어 기술할 것3. 1에서 언급했듯이 '지각'이 피검자에게 중요한 문제인 경우(이 경우는 이미 지각을 주로 측정하는 검사를 실시했을 것이므로) '주의 집중력(Attention & Concentration)', '기억 기능(Memory Functioning)'처럼 별도의 영역을 만들어서 기술할 것
제가 볼 때 이 문제는 '지각'과 '사고' 영역을 어설프게 한데 붙여놔서 생기는 것이니 별개의 영역으로 구분해 다루는 것이 심리평가보고서를 작성할 때 피검자의 기능 영역을 좀 더 명확하면서도 통합적으로 기술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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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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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덴지기님과 효주란님께서 심리평가 보고서의 인지와 정서/성격 중간에 있는 [지각 & 사고] 영역 기술에 대해 설명해주셨습니다. 저도 이 부분을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이 많았던 시절이 있..
심리평가보고서는 Full Battery를 기준으로 Cognitive Functioning과 Personality & Emotion의 두 영역으로 크게 나눌 수 있습니다. 물론 사고 장애 가능성이 의심되는 경우에 Thought Process & Content 영역을 추가하거나 ADHD 진단이 필요한 경우라면 Attention & Concentration과 같이 주의력 영역을 더하기도 하는 등 큰 틀을 깨지 않는 범위에서 다양한 변화를 줄 수는 있습니다.
Cognitive Functioning 영역은 인지 기능 평가의 핵심 검사 중 하나인 지능 검사가 포함되는데 지능 검사는 사실 상 단일 검사로는 가장 많은 검사 시간이 걸리는데 비해 각 소검사 별로 굉장히 건조하게 기술해버리는 평가자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Cognitive Functioning 영역을 세 단락으로 나눈 뒤, 전체 지능, 언어성 지능, 동작성 지능을 한 단락에 기술하고, 다음 단락에 언어성 영역에 속한 소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어휘력은 양호, 이해 판단력은 평균, 추상적 사고력은 저하... 이런 식으로 나열한 다음에 마지막 단락에 동작성 영역의 기능에 대해 시공간 구성 능력은 잘 유지되고 있고, 사회적 상황에 대한 판단력은 부족한 편이고 등등 이렇게 각 인지 기능을 개별적으로 나열하는 방식으로 보고서를 작성하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각 인지 기능이 파편화되어 유기적인 통합이 일어나지 않으며 투사법 검사를 포함한 다른 검사 sign과 연결점을 찾기도 어렵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기술한 각 기능들이 수검자에게 실질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So What?)를 말해주지 않기 때문에 무용지물이 되기도 합니다.
가장 좋은 기술 방식은 로샤나 HTP, BGT와 같은 검사의 결과와 연결점까지 찾아서 쓰는 것이지만 그것까지는 이 짧은 포스트에 소개하기 어렵고 지능 검사 결과를 기술하는 대략적인 순서와 방법만 설명드리겠습니다.
다음과 같이 합니다.
1. 전체 지능(FIQ) 기술2. 언어성 지능(VIQ)과 동작성 지능(PIQ)을 기술하고 두 지능 간 유의미한 차이가 있으면 가능한 원인 추론3. 병전 혹은 잠재 지능을 추정하고 현재 지능과 양적 차이가 있는지 살펴볼 것. 차이가 있으면 의미 설명4-1. 언어성 지능과 동작성 지능의 차이가 없는 경우 전체 평균을 기준으로 소검사 편차 점검 후 profile 분석4-2. 언어성 지능과 동작성 지능의 차이가 있는 경우 언어성, 동작성 각 영역 별로 소검사 편차 분석5. 강점과 약점 분석 후 설명6. 소검사 profiling을 통한 기술: '기본 지식'과 '어휘', '이해'와 '차례 맞추기', '숫자 외우기'와 '산수', '토막 짜기'와 '모양 맞추기' 등
최소한 각 소검사 별 특성과 matching을 통한 설명 정도는 보고서에 기술을 해 줘야 읽는 사람이 수검자의 인지 기능에 대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좀 더 숙련된 평가자라면 투사법 검사와 BGT 같은 검사 결과와 통합까지 하겠지만요.
Cognitive Functioning 기술에서 가장 어렵고 경험이 많이 요구되는 부분은 소검사 profiling이니 평소에도 관심을 갖고 지능 검사에 임해야 하고 익숙한 전문가에게 체계적인 가르침을 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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