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지화(Intellectualization)
: 상담이 지적인 요소를 사용하는 '말하는' 치료라는 사실 때문에 형성되는 저항의 형태로 '내담자의 저항을 뒷받침해 줄 상담자의 정서적 지지'를 얻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됨
-> 내담자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어느 정도의 통찰을 보이면서 "맞죠?"라고 묻는다면, 여기에 동반된 정서가 얼마나 크던지 간에 상관없이, 이때는 저항이 작동되는 것이다. 통찰이 타당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여하튼간에 이런 논설적인 언급은 내담자가 상담자의 동의나 승인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1. 주지화를 감소시키는 방법
1) "왜?"로 시작되는 질문을 가급적 하지 말 것
: "왜"라는 말이 떠오를 때마다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떠올려 말해주도록 요구해야 한다.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또는 "그것이 어떻게 일어난 거죠?"라고 묻는 것이 "왜"라고 묻는 것보다 더 "왜?"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가 쉽다. 또한 "왜"라는 질문은 내담자로 하여금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게 만들기도 한다.
2) 상담자가 원하는 답을 암시하는 질문을 피할 것
3) 전문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가능한 한 피할 것
4) 상담자에게 어떤 영향을 주기 위해 내담자가 반문조의 질문을 사용하는 경우 침묵을 사용할 것
예) "선생님께서는 왜 제가 아내가 집에 있을 때마다 화를 내게 된다고 생각하시는 거죠?"
-> 질문 그대로에 대해 대답을 하는 것은 주지화를 강화하게 됨. 상담자가 침묵한다면 내담자는 대개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게 된다.
5) 내담자가 심리치료나 정신치료에 관한 책을 읽는지 탐색할 것
-> 그런 류의 책을 읽는 내담자의 동기에 대해 탐색하는 것이 더욱 값진 방법인데 동기는 거의 항상 전이적 감정으로부터 유래하기 때문임
* 일반화(Generalization)
: 내담자가 자신의 생활과 반응에 대해 일반적인 용어(general term)로 표현하며, 각 상황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피하려 하는 형태의 저항
* 집착(Preoccupation)
: 증상이나 현재의 사건, 과거력 등과 같은 자신의 인생에서 특정 부분에만 집착하는 것도 저항이며 증상에만 초점을 맞추는 행동은 신체화 장애, 공포증 환자에서 특히 흔하다
* 정동의 진열(Affective Display)
: 의미 있는 의사소통에 대한 저항이며 내담자가 자신의 내면 깊숙하게 숨겨져 있는 고통스러운 affect를 피하기 위해 emotion을 사용하는 것
-> 지나치게 자주 즐겁게 진행되는 상담(happy session)은 내담자가 우울이나 불안 감정을 회피하기 위해, 상담 동안 정서적 만족(emotional gratification)을 충분히 얻기 위해 사용하는 일종의 저항을 보인 것이다.
* 경쟁적 전이 및 경쟁적 저항(Competitive transference and resistance)
: 상담자의 생각을 미리 알아 맞추려하거나, "선수를 치려는" 태도도 저항일 수 있음
예) "이것에 대해 선생님이 뭐라고 말씀하실 지 알아요", "지난주에도 선생님은 똑같은 말씀을 하셨어요"
-> "제가 이제 무슨 말을 할 것 같습니까?"라고 되묻거나 "제가 왜 그렇게 생각해야 하죠?" 라고 말할 수 있는데 내담자의 추측이 맞았는지 틀렸는지를 대답해 주지 않도록 유의할 것
* 유혹적인 행동(Seductive Behavior)
: 상담자의 사랑과 마술적 보호를 얻거나 아니면 무장 해제시켜 압도하기 위한 행동을 저항으로 사용하는 것
예) "제 성생활이 궁금하세요?"
-> "저는 당신이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 관심이 있습니다"라고 응수할 수 있으며 이러한 류의 질문이 반복된다면 "제가 무슨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지 궁금해하시는 것 같군요"라고 덧붙일 수 있다.
* 호의를 요청하는 행동(Asking for favors)
: 상담자에게 약간의 돈을 빌리는 등의 호의를 요청하는 행동도 저항일 수 있음. 내담자의 의존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은 상담의 목적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할 것.
* 행동의 내향화(Acting in)
: 상담 동안 어느 정도의 긴장(tension)은 방출하면서, 동시에 위협적인 느낌을 피해가려는 무의식적 동기에 의해 유발된 행동이나 습관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
예) 상담 중에 화장실에 다녀오거나, 담배를 피우겠다고 하거나, 상담실 안을 서성이는 행동 등
* 행동의 외적 표출(Acting out)
: 상담 또는 상담자에 대한 느낌이 무의식 중에 환경 외부의 인물이나 상황으로 전치되는 형태의 저항
예) 상담자 외의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문제를 상의하는 내담자, 부정적인 전이 감정을 다른 권위 대상에게 전치시켜 상담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내는 내담자
출처 : '임상 실제에서의 정신과적 면담(The Psychiatric Interview in clinical practice, 1st, 1971)' 중 일부 내용 발췌 및 변형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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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및 심리치료에서 저항(resistance)이라 함은 '치유 목적에 반하는 환자/내담자의 모든 행동을 통틀어 일컫는 용어입니다.
통찰 지향적(insight-oriented) 심리치료에서는 증상과 행동 양식에 대한 탐색을 하고 이로 인해 불가피하게 불안이 초래됩니다. 이 때 내담자는 이러한 불안을 피하기 위해 저항하게 되죠.
저항은 모든 정신역동적 심리치료의 핵심 개념 중 하나인데 일찌기 Freud는 이론적인 측면에서 이를 근원에 따라 5가지로 분류한 바 있습니다.
1. 억압 저항(repression resistance)
: 위협적인 충동(threatening impulse)을 의식 수준의 바깥에 머물게 함으로써 이를 회피하려는 자아의 시도에서 유래된 저항. 모든 증상 형성의 기초가 되며 내담자는 이를 통해 문제의 원인이 되는 갈등을 의식하지 않을 수 있게 됨.
2. 전이 저항(transference resistance)
: 모든 유형의 전이 태도(transference attitude)로부터 발생될 수 있으며 내담자는 자신의 기본적인 갈등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단순히 상담자를 동일시 하려 하거나 반대로 경쟁적인 태도를 취하려 함. 상담자가 좋아하고 관심있는 주제에 대해서만 말하거나 무조건 반대하는 식의 모습으로 나타남.
3. 이차적 이득 저항(secondary-gain resistance)
: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에 동반된 이차적 이득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것에서 기인하는 저항.
4. 초자아 저항(super-ego resistance)
: 스스로 처벌받고자 하는 내담자의 무의식적 욕구에 기이하는 저항. 내담자가 경험하는 증상이 분명 고통을 주지만 이를 없애는 걸 꺼려함. 우울한 내담자에게서 자주 발견됨.
5. 반복-강박 저항(repetition-compulsion resistance)
: 통찰을 획득하고 억압을 undoing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내담자가 여전히 부적응적인 행동 양식을 유지하려는 식으로 저항하는 것.
출처 : '임상 실제에서의 정신과적 면담(The Psychiatric Interview in clinical practice, 1st, 1971)' 중 일부 내용 발췌 및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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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결을 전혀 생각하지 못한 상태에서 내담자로부터 "선생님 이제 좋아진 것 같아요.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받으면 상담자가 당황하기 쉽습니다.
'난 아직 아무것도 치료적으로 한 것이 없는데 대체 왜 좋아졌지?' <- 내담자의 말을 진심으로 믿는 상담자'상담을 그만하겠다는 이야기인데 대체 내가 뭘 잘못했지?' <- 상담을 복기해보지만 알 수 없어 당황하는 상담자
상담자가 예상못한 시점에서 내담자가 제목과 같은 말을 하게 되면 다음 중 하나가 아닌지 고려해 봐야 합니다.
* 상담 초기
:
거의 대부분 저항(Resistance)입니다. 나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네가 함부로 개입해서 나를 어떻게 해 보려고 시도할 생각은 버리라는 내담자의 경고일 수 있죠. 이 경우 내담자가 좋아졌다고 생각하는 주관적인 이유에 대해 함께 탐색해 봐야 합니다. 드물게는 상담자의 실력을 믿지 못한 내담자가 상담을 종결하려고 대는 핑계일 수 있으나 나름의 방법이 모두 효과없어 상담자를 찾아온 내담자가 그런 이유로 상담을 초기에 종결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 상담 후기
: 내담자가 호소하던 문제에 따라 다르지만 실제로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착각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도박 중독자가 상담을 한 지 1년이 지나 이제는 도박 생각도 나지 않고 도박에 손을 대지 않을 자신이 생겼다고 주장하기도 하죠. 이 때 자신감이 넘쳐 교만해진 것은 아닌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고 도박을 하지 않을 거라고 주장하는 근거를 함께 차근차근 따져봐야 합니다. 물론 이 때에는 내담자를 놔주지 못하는 상담자의 역전이도 분석해 볼 필요가 있고 실제로 상담을 종결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합니다.
* Manipulation
: 성격적인 문제가 있는 내담자의 경우,
상담자를 기쁘게 하기 위해 변화된 체하는 내담자의 거짓 자기(false self)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내담자가 상담자를 기쁘게 하려는 의도는 다양하지만 진정한 자기(true self)를 들여다보는 작업을 방해한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합니다. 대개는 내담자가 좋아진 이유와 근거가 희박하기 때문에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상담자가 많지는 않지만 주의할 필요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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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미국 인지치료학회의 창시자이자 국제 인지치료학회의 회장을 역임한 Robert L. Leahy가 쓴 이 책의 핵심 주제는 바로 '저항(Resistance)'입니다.
사실 저항이라는 주제는 정신역동적 치료에서 핵심적이었고 상대적으로 인지, 행동적 접근에서는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인지치료자들도 그것의 이름이 저항, 비협조, 비순응 그 무엇으로 불리든 실체가 존재한다는 것만큼은 별로 의심하지 않았죠. 이 책은 인지행동치료자들이 사용하는 방법으로 저항을 다룬 결과물입니다.
Robert L. Leahy는 정신분석가이자 인지행동치료자로서 절충 통합적 치료자로서의 면모를 이 책에서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데 현장에서 임상가들이 '저항'으로 구분하는 거의 모든 내용을 총망라해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크게 3부로 나뉘어 있는데 1부는 저항에 대한 이론과 기본적인 개념을 다루고 있습니다. 2부에서는 저항의 차원을 '타당성 저항', '자기일관성', '스키마 저항', '도덕적 저항', '희생양 저항', '위험 회피와 우울증적 저항', '자기 불구화'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고 3부에서는 '인지치료와 역전이'라는 제목 하에 역전이를 어떻게 평가하고 인지치료에서 역전이를 어떻게 치료적으로 활용하는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제가 궁금했던 것은 제목처럼 인지치료에서 저항을 어떻게 규정하고 있고 그것을 치료 과정에서 어떻게 다루는가였는데 저자의 치료자 정체성 때문인지 몰라도 저항에 대한 comprehensive handbook을 본 것 같은 느낌입니다. 물론 중간중간에 스키마를 통해 저항을 탐지하고 자동적 사고 교정을 통해 저항을 다루는 내용도 있습니다만 제가 기대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저항'을 총론 차원에서 일별하고 싶은 임상가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제가 2007년에 소개한
'지금-여기에서의 전이분석(1993)'과 함께 보시면 더욱 좋습니다. ^^
최영희 선생님이 단독으로 번역하신 걸로 되어 있지만 역자 서문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은 5년 동안 ACT 인증 인지행동치료 연수 과정의 연수생들이 각 장을 나누어서 초벌 번역을 한 것을 다시 원문과 비교한 것입니다. 원래 공동 번역된 책의 번역 quality는 단독 번역본에 비해 떨어지게 마련인데 이 책은 괜찮습니다. 읽기에 그리 껄끄러운 수준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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