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없어진 네띠앙에 html 편집기를 이용해 어설픈 홈페이지를 만들었던 것이 1997년인가 1998년인가였습니다. 학부와 대학원 때 공부하던 내용을 압축해서 올리고 다운로드 버튼도 이미지 제작 프로그램으로 직접 만들어서 달고 하면서 재미있게 운영했죠. 단축 주소 서비스를 이용했기 때문에 주소가 아마 mischel.ce.ro였던가 그럴 겁니다.
지금도 그 때 홈페이지 운영할 때 만들었던 이미지 파일들을 기념삼아 갖고 있습니다. 조악하기 그지 없어도 제게는 추억이 서린 물건들이니까요.
이글루스라는 블로그 전용 회사가 나오면서 거기에서 본격적인 블로그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이 2004년 7월 4일이었고요. 미국 독립기념일과 같은 날이라서 잊어버리지도 않습니다. 그러다 이글루스가 SK에 먹히면서 대규모 엑소더스가 있었는데 그 틈을 타 저도 유료 호스팅으로 독립했죠. 그게 아마 2006년 3월 16일 정도 되니까 그 때부터 따져도 8년 동안 블로그를 운영한 꼴이 됩니다. 이글루스 시절부터 따지면 대략 10년 정도 되었고요.
이 글까지 포함하면 3,513개의 포스팅을 했으니 대충 하루에 한 개 꼴로 글을 올렸네요. 블로그를 개설할 때부터 하루에 한 개씩이라도 꾸준히 하자고 생각했으니 제 자신과 약속한 걸 지킨 것 같아서 나름 뿌듯합니다.
그 동안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났고 그만큼 많은 사람과 헤어졌고 많은 사람으로부터 상처를 받기도 했고 또 의도치 않게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줬을 겁니다.
그게 다 인생이고 사람 사는거지 뭐 라고 쿨하게 생각하면 좋겠지만 그렇게 마음이 단단한 사람도 아니고 생각이 여문 것도 아니기에 얼굴 한 번 본 적 없어도 서로를 잘 이해하는 동류라고 생각하던 사람이 갑자기 등 돌리면 여지없이 상처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경험을 통해 기대를 내려놓는 법과 현재에 충실하게 사는 법을 배웠습니다.
Web Log라는 이름에 걸맞게 월덴 3는 제 삶의 기록입니다. 누군가는 정보를 얻고, 누군가는 즐거움을 얻겠지만 그건 그들의 몫일 뿐이죠.
저는 하루하루를 재미나게 살아가려고 노력할 뿐입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앞으로도 그러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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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월덴 3라는 이름의 홈페이지를 처음 만든 것이 1997년(네띠앙)이었고 블로그 형태로 바꾼 것이 2004년(이글루스)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이글루스가 SK에 인수되면서 유료 호스팅을 받아 독립한 것이 2006년(Cafe24)이었죠.
그러고 보면 블로그 생활만 거의 10년, 홈페이지를 운영한 것까지 따지면 16년 가까이 되니 적은 세월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파워 블로거가 된 것도 아니고 그냥 꾸준히 운영하고 있는 수준이지만요.
요새는 모바일에서는 카톡, SNS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많이 사용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기록을 정리할 목적 등으로 블로그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월덴 3를 운영해오면서 많은 블로거를 만났어도 지금까지 꾸준히 운영하는 분들의 수가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당연히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문을 닫았겠지만 언제부터인가 연결되지 않는 주소를 접하면 마음 한 켠이 싸해지는 건 사실입니다. 아무리 온라인에서 만난 사이라고 해도 소중한 인연이니까요.
제가 파워 블로거가 아니니 파워 블로거가 되는 법이라든가, 블로그로 마케팅을 하는 법이라든가, 그런 건 말씀드릴 주제가 안 되고 꾸준히 오래 운영하는 노하우는 하나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바로
자신이 체험한 것을 바탕으로 한다는 원칙을 지키는 겁니다.
블로그스피어에는 유익하고 훌륭한 정보가 넘칩니다. 그것만 모아도 엄청난 자료실이 될 것 같지만 설사 그렇게 한다고 해도 그건 내 것이 아닙니다. 나중에는 그냥 창고가 되고 맙니다. 왜냐하면 진정한 내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그래서 남의 자료를 단순히 퍼가서 쌓아 두는 정도로는 블로그를 오래 운영할 수 없습니다. 정리하는 것 자체가 일이 됩니다. 재미도 없고요. 가져간다고 해도 반드시 내가 직접 경험하고 느낀 것을 바탕으로 내 것으로 다시 만들어서 그걸 블로그에 풀어놔야 합니다.
월덴 3에 있는 내용이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저는 제가 공부한 것, 제가 직접 경험한 것, 제가 직접 느끼고 체험한 것만을 올리자는 기준을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여행기가 그렇고, 도박 중독 이야기가 그렇고, 책 소개가 그렇습니다. 전자 기기의 리뷰도 그렇고 채식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다못해 내용 증명을 보내는 방법 하나도 어디서 그냥 퍼온 것이 아닙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걸 정리해서 포스팅하는거죠.
그렇게 직접 체험한 지식이어야만 진정한 생명력을 얻고 스스로도 재미가 있고 그렇게 포스팅 할 때만이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인상을 주게 됩니다.
그러니 블로그를 오래 운영하고 싶으면 정보를 퍼오지 마시고 반대로 퍼주세요. 내용이 무엇이 되었든 사실 별로 상관없습니다. 내가 재미있어 하는 내용이면 충분해요. 중요한 건 남의 이야기를 하지 말고 내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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