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S 척도는 Lees-Haley, English, Glenn이 1991년에 개발한 증상 타당도 척도입니다.
F 척도가 정신과적 증상의 과대보고 경향을 탐지하는데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법적인 장면이나 경제적 이득이 의심되는 장면에서 신뢰롭지 않은 반응을 탐지하는데는 효용성이 제한된다고 보고 이를 위한 척도를 개발한거죠.
FBS는
Fake Bad Scale의 약자이며 증상 타당도(symptom validity)를 측정합니다.
개인 상해 소송(personal injury litigation)에서 꾀병으로 판정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반응을 비교하여 선정된 43문항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대부분의 타당도 척도와 마찬가지로 VRIN, TRIN이 정상 수준일 때 신뢰롭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VRIN, TRIN 척도 점수가 상승하였을 때는 FBS 척도를 해석하면 안 됩니다.
FBS 척도의 일반적인 해석 지침은 다음과 같습니다.
79T 이하 : 과대보고의 증거가 없으며 해석 가능함
80-99T : 신체적/인지적 증상 보고를 신뢰할 수 없으며 과대보고 가능성이 있음
100T 이상 : 과대보고가 시사되며 해석이 타당하지 않음
하지만 상담 장면에서 80T 이상 상승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80T 이상 상승 시에만 과대보고 경향이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아마도 해당되는 수검자를 찾는 것 자체가 어려울 겁니다.
그러니 다음과 같은 해석 방법을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FBS 척도는 F, F(B), F(P)와 동반 상승하였을 때는 해석하지 말 것을 권합니다. 다만
FBS 척도가 단독 상승하였을 경우(이는 FBS 척도만 65T 이상이고 다른 타당도 척도는 어떤 것도 65T를 넘지 않는 것을 의미)에는 중요한 해석 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FBS 척도 단독 상승의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임상 척도 중 상승한 척도를 정상적으로 해석하되 그 문제로 얻게 되는 이차적 이득이 반드시 존재한다"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FBS 척도가 타당도 척도 중 단독으로 상승하였고 73T로 평가되었습니다. 임상 척도 중에는 2번 척도만 80T로 단독 상승하였습니다. 2 spike code pattern이 시사되는 양상입니다.
이때의 해석은 이 수검자는 우울 장애가 시사되나 우울로 인해 얻는 이차적인 이득(부모로부터 독립하지 않아도 용인되거나, 취업을 미뤄도 무방하거나, 집안일을 하지 않아도 비난받지 않거나 등등)이 있는 겁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 하면 임상적인 증상에만 초점을 맞춰 완화 치료를 한다고 해서 이차적인 이득을 고려하지 않으면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위의 예에서 약물 치료를 포함해 우울 증상에 대한 치료에만 집중할 경우 증상은 일시적으로 완화될 수 있으나 그러한 우울 증상에 의해 수검자가 얻게 되는 이차적 이득을 고려하지 않으면 다시 증상이 악화되거나 다른 증상이 발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임상가라면 이 수검자가 임상 증상으로 얻게 되는 이차적인 이득이 무엇인지 반드시 찾아내서 건설적인 방식으로 충족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병원 장면에서는 FBS 단독 상승을 보이는 수검자가 많지 않지만 상담 장면에서는 의외로 많이 관찰되기 때문에 상담자라면 잘 알아두어야 하는 척도입니다.
나중에 TCI 관련 포스팅에서 다시 말씀드리겠지만 FBS 척도가 단독 상승한 상태에서 내담자의 주 호소와 임상 척도의 상승 패턴이 일차하지 않는 경우는 기질이나 성격적인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TCI 추가 실시를 고려해 보시는 것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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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그렇지는 않지만 청소년의 경우 자발적으로 도움을 받으러 온 경우보다 부모나 주변 사람들에 의해 비자발적으로 의뢰된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상담이나 심리평가에 의뢰되었기 때문에 자발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죠.
요즘 상담 기관들이 대부분 단기 상담 위주로 재편되는 분위기이고 그러다 보니 핵심 문제 파악 및 상담 목표 설정을 위해 선별심리평가를 routine하게 실시하는 곳이 많습니다.
문제는 충분한 검사 라포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선별심리평가(JTCI, MMPI-2/A, SCT)를 실시할 경우 저항이 심하거나 방어적으로 나오면 해석을 하기에 부적합한 결과를 얻기 쉽다는 겁니다.
이런 어려움을 예방하기 위해 선별심리평가를 실시할 때는 다음과 같은 상황을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MMPI-2/A를 예로 들어 설명드리자면,
1. 실시하는 검사 도구의 목적과 유용성에 대한 충분한 orientation
: 이 검사가 본인이 감추고 싶어하는 문제를 까발려서 곤란하게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 검사를 통해 무엇을 알 수 있는지, 그것이 스스로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정 하기 싫으면 언제든 검사를 거부할 권리도 있다는 점 등을 사전에 충분히 설명해야 합니다.
2. 검사 태도에 대한 orientation
: 신뢰로운 결과 해석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검자가 솔직하고 정직하게 답하는 겁니다. 자신의 문제를 과장해도, 있는 문제를 없다고 방어해도 결과를 해석하기 어려워집니다. 기껏 아까운 시간을 내 어렵게 한 검사 결과를 해석도 못하고 쓰레기통으로 직행하게 되는 일이 없게끔 검사 실시 전에 검사 태도의 중요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렵게 실시한 검사 결과를 제대로 해석하지도 못하고 사장시켜야 할 수 있으니까요.
3. 잘 모르면 아무거나 찍지 말고 그냥 가져오라고 orientation
: 지능이 낮거나 지적 자원이 부족한 경우 MMPI-A의 문항에 포함된 단어 뜻을 모르면 그냥 찍는 청소년이 많습니다. 학교에서 해 봤던 다른 많은 설문지들처럼 말이죠. 이 경우 VRIN 척도가 상승하거나 TRIN 척도가 F방향으로 상승하게 되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실시 전에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아무거나 찍지 말고 그냥 놔 두도록 orientation을 해야 합니다. 무응답 문항은 나중에 상담자와 함께 채우면 되니까요.
MMPI-2/A와 같은 구조화된 자기 보고형 검사 도구의 경우 청소년 수검자에게 실시할 때 사전에 제대로 orientation하지 않고 실시했다가 채점 후 결과를 해석하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충분히 orientation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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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9월 말에
'MMPI-A 내용 척도와 보충 척도로 낮은 지능 예측하기'라는 포스팅을 통해 MMPI-A의 내용 척도와 보충 척도를 사용해 낮은 지능의 가능성을 예상하고 지능 검사 추가 실시 여부를 결정하는 단계적 접근법에 대해 설명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MMPI-A의 내용 척도와 보충 척도를 사용하려면 타당한 결과 프로파일을 얻을 수 있어야 하고 그게 가능한 지적 수준은 대개 BIF나 BA 수준의 청소년인 경우가 많습니다. 문항을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반응했다는 이야기지요.
하지만 그보다 지적 수준이 떨어지는, 예를 들어 Mild IDD 청소년의 경우는 어떨까요? 물론 BIF, BA 수준의 청소년들도 상당수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이럴때는 MMPI-A의 타당도 척도에서부터 문제가 발견되는데 이 때
고려해야 하는 척도가 바로 VRIN입니다.
VRIN 척도는 random responding을 잡아내는데 특화된 척도인데
성인을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는 이미 유용성이 충분히 입증되어 80T(원점수 13점) 이상으로 측정된 경우 일관성 없이 답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아직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는 경험적 증거가 충분히 축적될 때까지 주의해서 사용해야 하지만 대략 75T이상으로 상승된 경우 타당성을 의심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왜 지능이 낮은 청소년에게서 VRIN 척도가 상승할까요?
그건 MMPI-A의 각 문항에 포함된 단어의 의미를 잘 몰라서 이 때 '에라 모르겠다'하는 심정으로 그냥 찍기 때문입니다.
MMPI-A를 집단으로 실시해 본 경험이 있는 임상가라면 제 말을 쉽게 이해하실텐데 검사 중 모르는 단어의 의미를 물어보라고 하면 정말 깜짝 놀랄 정도로 쉬운 단어의 의미도 모르는 청소년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MMPI-A를 실시할 때는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절대로 아무 답이나 찍지 말고 그냥 놔두라고 지시한 뒤 나중에 평가자가 그 단어의 의미를 설명해 주고 그 자리에서 다시 답할 수 있도록 해야 VRIN 척도의 상승으로 인해 무효 profile이 되는 일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배경 정보에서 발달 지연이 관찰되거나 학업 부진을 호소하는 경우는 이 부분을 반드시 챙겨야 합니다.
특히 과거의 MMPI는 70 이상의 지능 지수를 수검 능력(testability)으로 고려했으나 MMPI-A에서는 초등학교 6학년 이상의 학력으로 수검 가능 기준이 바뀌었기 때문에 이전 버전에 비해 낮은 인지 기능을 고려하지 않고 실시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더욱 낮은 지능에 의한 응답 패턴의 왜곡에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VRIN 척도 다음으로 고려해야 할 척도는 TRIN 척도인데 이 척도도 VRIN 척도 상승과 마찬가지로 유의미한 수준으로 상승했을 때 지적 제한 가능성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단, TRIN 척도의 응답 방향이 T(True)가 아닌 F(False)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문항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해서 찍기는 하지만 대충 내용을 보아하니 부정적인 것 같으니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으려고 '아니다'로 응답하는 경향성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정리해 보자면, MMPI-A의 VRIN 척도 내지는 TRIN 척도(F응답경향인 경우)가 의미있는 수준으로 상승한 경우 일차적으로 지적 능력이 부족한 청소년이 아닌지 한번쯤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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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소개하는 일련의 과정은 Bagby(2005)에 의해 정리된 것으로 MMPI-II의 타당도 척도를 이용해 부정왜곡(Faking-Bad)과 꾀병(Malingering)을 판별하는 방법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출처를 참고하세요.
* 1단계 : 무응답 문항(?, Can not say)의 개수 확인
-> 30개 이상이라면 프로파일을 무효로 간주하고 더 이상 해석하지 말 것
-> 30개 미만이라면 다음 단계로 진행
* 2단계 : 응답의 비일관성(VRIN, TRIN) 확인
-> VRIN, TRIN 척도의 T 점수가 하나라도 80 이상이라면 프로파일을 무효로 간주하고 더 이상 해석하지 말 것
-> 모두 80 미만이라면 다음 단계로 진행
* 3단계 : 과장된 응답(F, F(B)) 확인
-> 하나라도 80 이상이라면 프로파일을 무효로 간주하고 더 이상 해석하지 말 것
-> F, F(B) 척도의 T 점수가 모두 80 미만이라면 타당한 프로파일이며 다음 단계로 진행
* 4단계 : F(P)척도 점수 확인 -> F(P) 척도의 T 점수가 100 이상이라면 꾀병일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프로파일을 해석하지 말 것
-> F(P) 척도의 T 점수가 80~99 사이라면, 꾀병일 가능성이 있으며 프로파일을 매우 조심스럽게 해석할 것
-> F(P) 척도의 T 점수가 70~79 사이라면, 프로파일의 타당성 여부가 불확실하므로 조심스럽게 해석할 것
-> F(P) 척도의 T 점수가 70 미만이라면 타당한 프로파일로 간주되며, 해석이 가능함.
출처 : Bagby, R. M. (2005, April). Detecting overreporting on the MMPI-2. Workshop presented at the 40th Annual MMPI-2/MMPI-A Workshops. Fort Lauderdale, F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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