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T 내용 척도는 '부정적 치료 지표'라는 이름이 붙어 있어서인지 몰라도 많은 임상가들이 해석에 곤란을 겪는 대표적인 척도 중 하나입니다.
TRT 척도가 유의미하게 상승하면 왠지 내담자가 협조적이지 않고 치료에 저항할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일 겁니다. 그런데 의외로 TRT 척도 상승이 치료에 대한 저항이나 치료 실패의 예측 인자로 해석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TRT 척도보다 오히려 L, K, S처럼 방어적 응답 경향성을 측정하는 타당도 척도나 FBS처럼 이차 이득 가능성을 드러내는 척도들이 상승하는 게 상담 효과에 더 부정적입니다.
TRT 내용 척도가 상승할 때 '낮은 자기개방' 소척도만 유의미한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먼저 설명드렸던 것이고 오늘은 TRT1(낮은 동기), TRT2(낮은 자기개방) 소척도를 함께 정리해 보겠습니다.
'낮은 동기' 소척도가 유의미할 때 확인해야 할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 Sc4(자아통합결여-동기적), DEP1(동기 결여) 소척도들의 유의미 상승
: 유의미하게 상승하는 소척도들이 많을수록 목표 상실로 인한 동기 저하일 가능성이 큽니다. WRK, Mt(대학생인 경우) 척도가 유의미할수록 가능성이 더 커집니다. 특히 TCI 자율성 성격의 '목적의식' 하위차원까지 -1SD 이하로 낮다면 거의 확실하게 진로 적성 코칭이 필요한 내담자로 봐도 됩니다.
그러니까 TRT1(낮은 동기) 소척도가 유의미할 때 치료에 대한 동기가 낮다고 해석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가족에 의해 억지로 끌려왔다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낮은 자기개방' 소척도는 '낮은 동기' 소척도보다 유의미 상승하는 경우가 더 많은데 이는 TCI의 사회적 민감성 기질이 낮은 수검자들이 상담 현장에 많이 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TRT2 소척도가 유의미하게 상승할 때 확인해야 할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 TCI 사회적 민감성 기질 중 '정서적 개방성' 하위차원이 -1SD 이하로 낮은 지
: 사회적 민감성 기질이 낮은 기질 유형은 LLL, LML, HHL, HML, HLL, LHL, MHL 등 A, B, C군을 막론하고 엄청 많은데다 특히 LHL, MHL 기질 유형이 많이 방문하는데 이 중 정서적 개방성이 낮다는 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원래부터(기질적으로) 쉽지 않다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TRT2(낮은 자기개방) 소척도가 유의미할 때 상담자와 라포 형성이 안 되어 감정을 개방하지 않아 접촉이 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원래 감정을 개방하는 것이 쉽지 않은 기질의 소유자라고 해석해야 합니다.
사실 상 우리나라 상담/임상 현장에서 TRT는 치료/상담의 성공 가능성을 가늠하는 척도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게 좋습니다. 굳이 그걸 확인하고 싶으면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타당도 척도를 꼼꼼히 살펴보는 게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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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PI-2/A의 내용 척도 중 부정적 치료 지표(TRT)라는 것이 있습니다. 치료 동기나 의지, 자신을 얼마나 상담자에게 개방할 마음이 있는지의 여부를 측정하기 때문에 이 척도가 상승한 경우 예후가 그다지 좋지 않으며 조기 종결 가능성이 크다고 일반적으로 해석합니다.
자신의 심리적 문제를 드러내지 않고 방어하며 faking-good 하는 경향이 있다면 타당도 척도 중 L, K, S(특히 K척도)척도와 함께 상승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는 해석에 별 어려움이 없습니다. 방어적 경향성이 타당도 척도들로도 충분히 입증되니까요.
문제는 타당도 척도는 지극히 정상이라서 L, K, S 척도 모두 정상 수준이고 유일하게 부정적 치료 지표(TRT)만 상승한 경우의 해석입니다.
부정적 치료 지표에는 '낮은 동기'와 '낮은 자기 개방'으로 불리는 두 개의 소척도가 있는데 '낮은 동기' 소척도는 DEP 내용 척도의 소척도 중 하나인 '동기 결여(DEP1)' 척도도 함께 상승하는 경우가 많아 역시 해석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동기가 부족하고 수검자가 경험하고 있는 문제가 만성화되면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해결하고자 하는 의욕이 상실된 상태라고 해석하면 크게 무리가 없으니까요.
'낮은 동기' 소척도보다 더 중요한 소척도는 '낮은 자기개방(TRT2)'입니다. 이 척도가 유의미한 수준(70T)으로 상승했을 때 맥락 상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 한다는 건 직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L, K, S 척도의 상승이 없기 때문에 타인에게 자신을 좋게 보이려는 경향은 없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낮은 자기 개방' 내용 소척도만 유일하게 상승하는 경우 이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바로
자신에게 핵심 문제가 되는 것만 특정하여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심할 정도로 부인하는 양상을 드러냅니다.
그래서 원점수가 0점인 소척도들을 추려봤을 때 특정한 내용으로 묶이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다른 방어적 경향성을 드러내는 타당도 척도가 모두 유의미하게 상승하지 않고 '낮은 자기개방' 소척도만 유의미한데 유독 '공격성(AGGR)', '적대감(Ho)', '폭발적 행동(ANG1)'만 모두 원 점수가 0점이라면 수검자가 드러내고 싶지 않았던(하지만 무의식적으로는 평가자가 알아차렸으면 했던) 심리적 문제가 '분노'라고 가설을 세워볼 수 있는 겁니다.
물론 MMPI-2/A만 갖고 이러한 가설을 검증할 수는 없고 다른 검사 결과와 교차 검증을 해야겠지만 경험적으로 꽤 정확도가 높은 편입니다. 그러니 방어적 타당도 척도가 상승하지 않고 '낮은 자기 개방' 소척도만 단독으로 상승하는 사례를 만나면 원점수가 0점인 척도들을 찾아서 의미 별로 묶어 보시기 바랍니다.
분명히 도움이 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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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PI-2에서 과장된 자기제시 척도로 번역되는 S(Superlative Self-Presentation)척도는 1995년에 Butcher & Han이 개발했으니 사실은 이미 20년이 다 되어 가는 오래된 척도입니다.
이 척도를 개발할 때 극단적으로 방어적인 태도를 보인 취업 응시자 집단(항공사 파일럿 응시자들)과 MMPI-2의 규준 집단 반응을 비교하여 반응율의 차이를 보이는 문항을 선별하여 예비 척도를 구성했더랬죠.
보통은 방어적인 응답 경향을 점검할 때 K척도를 많이 해석하지만
제 경험 상 진짜 방어 척도의 갑은 바로 이 S척도입니다. 왜냐하면 K척도의 문항들은 370번 문항 앞쪽에 포진되어 있지만 S척도의 경우는 검사 전반에 걸쳐 퍼져 있기 때문에 S척도가 상승했다는 건 문항에 응답하는 내내 시종일관 방어적인 태도를 견지했다는 말이거든요.
S척도가 70T에 근접하거나 over하는 경우(임상 장면에서 S척도가 70T를 넘어서면 무효 프로파일을 고려해야 하지만 그런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70T에 근접하는 경우만 고려해도 충분합니다) 거의 모든 임상, 재구성 임상, 내용 척도가 50T 아래로 주저 앉기 때문에 해석 불가능해집니다.
특히
임상 소척도에서 다음의 척도들이 65T 이상으로 상승할 때는 내용 소척도의 TRT1(낮은 동기), TRT2(낮은 자기 개방) 척도의 상승과 상관없이 심리치료/상담 장면에서 rapport를 형성하는 것이 매우 어려우니 각오를 단단히 하시기 바랍니다.
* Hy1(사회적 불안의 부인)
* Pd3(사회적 침착성)
* Pa3(순진성) : 이건 항상 상승하지는 않으니 참고만 하세요.
* Ma3(냉정함)
마지막으로 상담을 하시는 분들께 tip을 하나 드리자면,
S척도가 70T에 근접할 만큼 상승한 남자 중에 보충 척도에서 ES, GM 척도가 70가 넘어서는 분들은 가부장적이고 완고하며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 특성을 보이는데 정작 상담자 앞에서는 매우 협조적이고 예의바르게 행동하기 때문에 혼란에 빠지는 상담자가 많습니다. 이런 profile을 보이는 분을 상담할 때는 어줍잖은 설명, 해석, 직면, 교육 등은 전혀 효과가 없다는 걸 아셔야 합니다. 다른 내담자들보다 더 한층 공감에 신경써야 하는 내담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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