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I는 기질과 성격을 두 개의 절단점(cut-off score)에 따라 각각 27개의 유형으로 구분해 주는데 문제는 이 기준이 T점수인 유형과 백분위인 유형의 두 가지가 있다는 점입니다.
기준이 T점수인 경우는 45T와 55T가 절단점이고 백분위가 기준인 경우는 30%와 70%가 절단점입니다. 많은 TCI 강사들이 백분위 절단점 사용을 권고하지만 저는 해석집의 유형 구분을 T점수로 했기에 가능하면 T점수 구분을 우선적으로 사용하라고 권합니다. 물론 통계적 정확성은 백분위가 높기 때문에 백분위 기준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극단적인 유형의 경우는 백분위와 T점수 어느 쪽으로 구분해도 큰 차이가 없지만 경계선에 해당하는 점수일 경우 T점수로 구분하느냐, 백분위로 하느냐에 따라 유형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즉 T점수로는 LHL 유형이었는데 백분위로는 LML유형으로 구분될 수도 있는 것이지요. 이런 경우 수검자는 보통 LHL과 LML 유형의 모습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에 두 가지 유형의 해석을 모두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두 가지 유형 중 하나를 굳이 선택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건 바로 하위차원 양상을 살펴보는 겁니다. 이 때 두 가지 기준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하위차원들의 전반적인 방향성을 보는 겁니다. 앞서 예로 든 LML, LHL 유형에서 4개의 하위차원이 있다고 할 때 4개의 하위차원 점수가 모두 규준 평균보다 높다면, 즉 일관되게 높은 방향으로 나타난다면 H로 구분하는 것이 낫습니다.
둘째는 방향성이 엇갈리는 경우, 즉 high 방향과 low 방향으로 하위차원들이 제각각 움직이는 경우에는 1SD 이상 높거나 낮은 하위차원이 하나라도 있는지 확인하세요. 그 하위차원이 전체 유형을 견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위의 예에서 1SD 이상인 하위차원이 하나라도 있으면 H로 구분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정리해보자면, TCI 결과에서 기질/성격 유형 구분을 할 때 T점수 기준과 백분위 기준에 따라 유형이 달라진다면 하위차원 분석을 통해 어느 쪽으로 구분하는 것이 더 나은지 점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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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요 몇 년 사이에 심리평가 강의를 나갈 때마다 TCI의 장점에 대해 입에 침이 마르게 자랑을 하고 다니지만 정작 현장에서 어떻게 써 먹을 수 있는지를 설명하지 않았더니 어떻게 활용하는거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아서 이 참에 한번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포스팅 하겠노라고 약속도 했고요;;).
일단 제가 추천하는 활용 3단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 1단계 : 성격 장애 또는 성격 문제 파악
* 2단계 : 기질 및 성격 유형 확인
* 3단계 : 하위 척도 해석 및 통합
1단계인 성격 장애 또는 성격 문제 파악은 임상적인 차원에서 수검자의 성격 장애 진단 또는 성격 문제의 양상을 확인하는데 있어 종합심리평가로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TCI를 이용하는거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올 4월에
'TCI를 이용한 성격 장애 진단의 개념적 이해'라는 글에서 상세히 설명을 드렸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다시 다루지 않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위의 포스팅을 참고하시고요. 참고로 Cloninger는 8개의 성격 문제를 분류해서 제시해 놓았는데 이 중 5개가 DSM 진단 규준과 겹칩니다. 그러니 최소한 5개의 성격 장애 진단을 위한 객관적인 근거를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죠.
1단계 결과 성격 장애나 성격 문제가 확인되었다면 그에 걸맞는 치료적 개입을 생각해 보면 될 것이고요.
2단계에서는 T점수 3분 분할점을 사용하여 기질의 3척도와 성격의 3척도 각각에 대해 T점수 45 미만, 45 이상 55 이하, 55 초과인지에 따라 L(ow), M(edium), H(igh)로 명명하고 3 X 3 X 3 조합 중 해당되는 유형을 확인합니다.
기질과 성격 각각 27개의 유형 중 하나로 확인이 될 겁니다. 그 다음에는 해석집에서 각 유형에 대한 해석 내용을 찾기만 하면 됩니다. TCI는 해석집이 잘 구성되어 있어 각 기질, 성격 유형을 찾아 보기만 하면 되는데 각 유형의 장점과 단점을 잘 구분해서 설명해놓았고 무엇보다 이것이 별도의 해석 방법을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이라서 반갑죠.
이 때 1단계와 2단계에서 주의할 점 중 하나는
1단계인 성격 장애 및 성격 문제 파악에서는 백분위 점수를 사용하는데 비해 2단계인 기질 및 성격 유형 확인에서는 분할점으로 백분위가 아닌 T점수를 사용한다는 것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분할점으로 백분위 점수를 사용해도 되기는 되지만 해석집의 유형이 T점수를 활용해 구분했다는 것과 백분위 점수를 활용해 구분한 유형과 미묘한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다소 귀찮더라도 T점수를 활용하시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성격 장애 및 성격 문제도 확인했고, 기질과 성격 유형도 파악했으면 그 다음은 조금 더 detail한 수준에서 수검자의 기질과 성격을 살펴볼 시간입니다.
3단계에서는 각 기질 및 성격 유형의 하위 차원을 뒤져보게 되는데 그러기 위해 결과지의 두 번째 장을 활용합니다. 두 번째 결과지에는 기질 척도 4개, 성격 척도 3개 각각의 하위 척도와 하위척도명, 원점수, 규준집단의 평균, 규준집단의 표준편차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요.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한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위험 회피 기질 척도의 하위 척도는 모두 4개인데 그 중 '낯선 사람에 대한 수줍음(HA3)' 척도의 원점수가 13, 규준집단의 평균이 8.7, 규준집단의 표준편차가 3.6이라면 이 수검자의 원점수 13은 분포 곡선의 1 표준편차(12.3) 이상 영역에 위치하는 걸 금방 계산할 수 있습니다. 즉 이 수검자와 동일한 성별과 연령을 가진 규준 집단과 비교해서 낯선 사람에 대한 수줍음을 더 많이 경험한다고 말할 수 있겠지요. 원 점수가 2 표준편차 이상이라면 더욱 강하게 경험한다고 말할 수 있을테고요.
각 기질, 성격 척도에는 하위 척도들이 있고 이 하위 척도들의 원점수가 각각 규준집단의 어디에 위치하는가에 따라 이 수검자의 경우 상승 또는 하강하는 기질, 성격 척도의 점수를 좀 더 깊이있게 설명할 수 있는거지요. 이것은 MMPI-2/A에서 각 임상, 내용 척도가 왜 상승 또는 하강했는지를 소척도들을 통해 살펴보는 것과 동일한 방법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작업을 할 때 각 하위척도의 맨 오른쪽 여백에 위 아래 화살표 모양과 갯수로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기록해 둡니다. 나중에 수검자의 기질, 성격 부분을 심리평가보고서에 기술할 때 참고해서 강조할 부분은 강조하고 조금 순화시켜 써야 하는 부분은 수정해서 써야 하니까요.
꼼꼼히 설명하느라고 글이 길어졌지만 이 3단계 해석 방식에 조금만 익숙해지면 빠른 시간 내에 수검자의 성격 장애를 변별 진단하고 각 기질, 성격 유형의 특성과 고유한 차이에 대해서도 금방 formulation을 할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TCI를 활용하는 임상가라면 한번쯤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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