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레오 쿠키를 비건 제품으로 알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건 미국에서 생산된 제품이나 그렇고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오레오 쿠키는 '유청분말'이 들어 있기 때문에 굳이 따지면 '락토(lacto)' 비스킷입니다. 따라서 엄격한 비건이라면 먹을 수가 없죠.
그렇다면 오레오 쿠키의 대체재는 없냐 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포장지에 떡하니 'Vegan' 마크가 박혀 있는 스페인 구욘사의 'Twins Cocoa Sandwich Cookies'가 있습니다. Galletas Gullon사는 1892년에 창립한 유럽 최고의 비스킷 제조업체 중 하나입니다.
과자 한 통의 당 함량이 4.8g에 불과하고 그나마 설탕이 아닌 천연 감미료 말티톨을 사용했습니다. 말티톨은 설탕의 90% 단맛을 가진 설탕 대체제로 저처럼 오레오 쿠키가 너무 달다고 느끼는 분들에게 적절한 단맛을 냅니다.
한 박스에 다섯 봉지가 들어있고 한 봉지에 비스킷이 4개씩 들어있으니 총 20개 용량입니다.
같은 용량 대비 단호박보다 5배나 많은 식이섬유를 함유하고 있고 제조 시 단일 불포화지방산 중 하나인 고올레인산이 함유된 해바라기 오일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모양도 오레오 쿠키와 흡사 비슷합니다. 차이가 있다면 안의 크림 색깔이 덜 하얗다는 정도? 맛도 덜 달고 덜 느끼하다는 걸 제외하면 오레오 쿠키와 비슷합니다. 물론 느끼하고 바삭한 오레오 쿠키를 좋아하는 비건이라면 미국에서 제조한 오레오 쿠키를 구해서 드시면 됩니다.
한 봉지에 4개 씩 들어있으니 티 타임에 둘이서 한 봉지를 뜯으면 딱 적당한 용량입니다.
2024년 2월 11일 현재, 온라인 샵에서 한 박스에 4.300원 정도에 팔리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가공식품이니 건강을 위해서는 자제하는 편이 좋겠지만 저도 티 타임 용으로 항상 한 박스 정도는 쟁여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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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처음 채식을 시작하던 2011년에 비해 요즘은 정말 '상전벽해'라는 고사성어가 어울릴 정도로 세상이 정말 많이 바뀌었습니다. 대기업이 채식 메뉴 라인업을 앞다퉈 갖추고 있고 일반 마트에서 비건 만두까지 살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정말 좋아졌습니다.
그동안 비건들을 위한 레스토랑이나 베이커리도 정말 많이 늘어났는데 아직까지는 메뉴가 그렇게 다양하지 않은 게 좀 아쉽습니다. 아무래도 비건으로 만들기 쉬운 서양식(파스타, 버거, 피자, 베이커리)이 대부분이고 그렇지 않으면 너무 전통적인 사찰 음식이거든요. 당장 중식만 해도 서울 시내에서 믿고 먹을 만한 곳이 몇 없습니다(그러고 보니 내일 짜장면이 맛있기로 유명한 망원동 황금룡을 가기로 했네요).
그런데 하물며 타이 음식을 비건으로 먹을 수 있다니.... 놀랄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태원에 위치한 쏭타이 이태원점입니다. 토끼 앰블럼이 쏭타이의 상징입니다.
이태원의 특성 상 별도의 주차 공간이 없기 때문에 차를 가져가실 분들은 용산구청에 유료 주차를 하고 조금 걸어가야 합니다. 1시간 주차권을 주는데 제가 1시간 조금 넘게 지나서 정산을 해 보니 700원 정도 추가 요금이 나오더군요. 참고하세요.
대부분의 비건 레스토랑이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쉬기 때문에 월, 화요일이 휴일인 저로서는 아쉬울 때가 많은데 쏭타이 이태원점은 쉬는 날이 없어서 언제 가더라도 헛걸음하는 일이 없어서 좋습니다. 그래도 혹시 몰라서 전화로 예약을 하고 갔습니다.
계단으로 올라가면 2층과 3층이 레스토랑인데 저희는 2층으로 안내를 받았습니다. 실내 인테리어는 상당히 이국적인데 붉은 색 커튼 때문에 전반적으로 붉은색이 많이 도는 편입니다. 식욕을 돋우기 위해서일까요?
낮인데도 커튼을 쳐놓아 실내가 좀 어두운데 커튼을 젖혀도 건물뷰라서 그냥 실내 분위기를 즐기며 식사를 했습니다. 봄에는 창문을 열어놓는지 궁금하네요.
저희는 거의 오픈하는 시간에 맞춰 갔는데 곧 사람들이 들어와 거의 모든 테이블이 찼습니다. 신기한 건 남성 커플들이 많이 들어오더군요. 이렇게 남자들끼리만 식사를 하러 오는 레스토랑은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비건이 먹을 수 있는 메뉴는 표시가 잘 되어 있어 잘못 주문할 일이 없습니다. 저희는 에피타이저로 파파야 샐러드인 쏨탐(15,000원)과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는 똠양꿍(17,000원), 팟타이(17,000원)를 주문했습니다.
처음이라서 일단 대표적인 메뉴만 주문했지만 비건으로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정말 많더군요. 다음에는 다른 메뉴를 시도해 봐야 겠습니다.
음료도 비건이 마실 수 있는지를 일일이 표시해 놨네요. 아메리카노(6,000원)하고 아이스 라떼(7,000)를 주문했습니다.
처음 나온 쏨탐입니다. 전형적인 타이 음식답게 매콤하면서 새콤합니다. 식욕을 돋우는 맛이죠. 맛은 훌륭했지만 양이 좀 부족해서 아쉬웠습니다.
똠양꿍입니다. 면과 밥 중 고를 수 있는데 저희는 면으로 선택했고요. 고수(코리엔더)는 따로 달라고 했습니다. 4단계의 맵기 정도 중 2단계인 덜 맵게를 선택했는데 그냥 3단계인 보통 맵기로 주문할 걸 그랬습니다. 좀 심심한 느낌이었거든요. 제가 똠양꿍을 제일 처음 먹은 게 2001년 뉴질랜드 여행 때였는데 그 때는 라임 반 개가 통째로 들어가 있어서인지 비주얼 충격과 함께 신맛과 매운맛이 강렬했는데 아무래도 이번에 제 기대 수준이 너무 높았나 봅니다. 다음에는 맵기를 좀 더 올려서 한 번 더 도전해볼까 싶습니다. 그리고 쏨탐처럼 양이 너무 적었습니다.
볶음면인 팟타이입니다. 그나마 이게 가장 양이 제대로 나왔습니다. 숙주를 비롯해 채소들이 아삭해서 식감이 좋고 소스도 맛있었지만 팟타이 특유의 감칠맛은 좀 부족하더군요.
음식은 맵기만 일반적인 보통 맵기로 주문하면 맛 자체는 무난할 것 같은데 전반적으로 양이 아쉬웠습니다. 여성-여성 커플까지는 괜찮겠지만 남성-남성 커플만 되도 음식을 3개 시켜도 아무래도 부족할 것 같습니다
반려인은 충분히 달다고 평가했는데 저는 베트남식의 더 달달한 라떼를 기대해서 그런지 그냥 무난한 맛의 아이스 라떼였습니다.
아메리카노입니다. 유기농, 열대우림동맹 인증 등 여러 인증을 받은 원두를 사용하는데 튀지 않고 밸런스가 잘 잡힌 맛입니다. 하지만 다음에는 땡모반이나 다른 음료를 마실 것 같습니다.
앞에서도 계속 말씀드렸지만 전반적으로 대부분의 음식이 양이 적은데 비해 가격은 그리 착한 편이 아닙니다. 그래서 정가를 모두 지불했다면 62,000원이었을텐데 여기에 치트키가 하나 있습니다. 네이버에서 예약을 하면서 선착순으로 판매하는 Early Bird 할인권을 구매하면 40% 할인(쏭카롱, 세트, 음료 제외)이 됩니다. 그래서 5만 원 권을 3만 원에 구매했고 잔액 12,000원만 추가 결제했으니 총 42,000원에 먹은 셈입니다.
그래서 세트가 아닌 단품을 다양하게 맛보고 싶은 분이라면 Early Bird 할인권을 적극 활용하는 걸 추천합니다. 대신 이건 날짜와 시간대가 정해져 있어서 당일 취소를 하면 50%만 환불되니 유의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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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채식을 처음 시작했던 2011년과 비교하면 세상이 정말 많이 좋아져서 그동안 이런 것도 비건용이 나오나 싶은 식품이 많이 출시되었습니다.
저는 비건이 되기 이전에도 둘째 가라 하면 서러울 정도의 빵돌이였는데 채식을 시작하던 당시에도 비건 베이커리는 꽤 활성화되어 있어서 크게 불편함을 못 느꼈습니다. 하지만 버터는 많이 아쉬웠습니다. 버터가 동물성이라서 못 먹으면 대신 식물성인 마가린을 먹으면 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마가린은 트랜스지방산 덩어리라서 처음부터 고려 대상이 아니었거든요.
어쨌든 비건이 아니었을 때 해외 여행을 가면 호텔 조식으로 갓 구운 크로와상에 조각 버터를 녹여 발라 먹던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이 제품을 만났습니다.
1988년부터 비건 제품을 전문으로 생산해 온 덴마크 NATURLI사의 Vegan Spreadable입니다. 유기농 식물성 오일을 이용하여 자연식으로 만든 비건 버터에요. 유채씨유, 코코넛 오일, 시어버터나무 씨앗오일, 아몬드 버터가 구성 성분이죠.
까다로운 유럽 유기농 인증 마크와 비건 마크를 획득했고 최근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지탄을 받고 있는 팜유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과 동물의 노동력을 투입하지 않고 재배한 코코넛을 사용했다는 점도 호감 포인트입니다. 탄소 배출량도 동일 양의 동물성 버터에 비해 1/3 이하에 불과하다네요.
원재료는 유기농 유채유, 정제수, 유기농 코코넛 오일, 유기농 시어버터나무 씨앗오일, 유기농 아몬드, 정제소금, 유기농 해바라기 레시틴, 유기농 당근 주스, 유기농 레몬주스, 비타민D2입니다. 몸에 좋지 않은 건 하나도 안 들어갔습니다.
총 중량은 225g이고 어렸을 때 먹던 마가린 사이즈입니다. 100g 당 영양 정보를 보니 1일 기준치로 나트륨 18%, 탄수화물 0%, 당류 0%, 콜레스테롤 0%, 단백질 1%인데 지방이 139%이고 그 중 트랜스지방은 하나도 없지만 포화지방이 26g 173%로 아무리 맛있더라도 내키는대로 마구 먹으면 안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하루에 딱 빵 한 조각만 발라서 먹습니다.
겉보기에는 버터하고 똑같습니다. 하지만 유제품 특유의 꼬리꼬리한 냄새 대신 고소한 냄새가 납니다(당연한가?). 맛은 어떠냐고요? 풍미가 버터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아마 말 안 하고 주면 버터가 아닌 지 모를거에요.
유일한 단점이라고는 열에 약해서 상온에 오래 두면 녹아서 물처럼 된다는 겁니다. 냉장 보관하다가 꺼내서 사용하고 곧바로 다시 냉장고에 넣어야 합니다.
이 제품을 찾은 뒤로 버터를 사용해야 하는 모든 요리에 이걸 대신 사용하고 있습니다. 비건들에게 워낙 핫해서 웬만한 비건 쇼핑몰에서 쉽게 구하실 수 있는데 저는
'채식한끼몰'에서 주로 구입하고 있습니다. 2022년 5월 3일 현재 31% 할인해서 개 당 6,900원에 구하실 수 있네요.
저처럼 빵 좋아하는 비건이라면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아직 모르신다면 꼭 한번 드셔보세요. 필수품이 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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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비건이 된다는 건 외식을 포기한다는 말과 별로 다르지 않아서 애시당초 별로 기대도 안 하고 살았지만 그래도 요즘엔 비건들이 방문할 수 있는 식당도 많이 늘고 있고 대기업에서도 비건들을 타겟으로 한 제품(아직은 라면이나 요거트 등 한정된 제품군이지만)을 속속 내놓고 있습니다.
원래 제 입맛이 서구식이라서 못 먹어서 한이 맺힌 한식은 없지만 그래도 비건에게 가장 아쉬운 건 국물 요리죠. 우리나라에서 국물 요리라는 건 베이스가 고기 육수이고 최소한 멸치 육수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단골이 되지 않은 이상 맹물 베이스로 국물 요리를 해 달라고 부탁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런데 국물 요리, 그것도 채식 해장국을 먹을 수 있는 비건 음식점이 있다고 해서 가 봤습니다.
롯데마트 잠실점 6층 푸드코트에 있는 'Zero Vegan'입니다. Zero Waste와 비건을 접목한 상호라고 하네요.
제가 도착했을 때는 저녁 식사 전이라 비교적 한산했지만 금방 손님들로 꽉 차더군요. 다른 가게에 비해 손님이 훨씬 많은 인기 식당이었습니다. 실제로 재료가 소진되어 못 먹고 돌아가는 손님도 봤습니다.
대표 메뉴는 해장국이고 여럿이 먹을 수 있는 감자탕과 사이드 메뉴로 느타리 두루치기 같은 음식도 있습니다. 주문은 입구에 있는 키오스크로 하면 됩니다. 저는 칼칼 채소 해장국과 토마토 해장국, 그리고 느타리 두루치기를 주문했습니다.
매장은 평범하지만 오픈 주방이라서 신뢰가 갑니다. 제로 웨이스트를 표방하는 매장답게 일회용품이 거의 없습니다. 키친 타월을 소량 사용하는 정도라고 하네요.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셀프 서비스인 반찬을 담아왔는데요. 당연히 비건이 먹을 수 있는 반찬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맛이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담백합니다. 특히 깍두기는 액젓을 쓰지 않아 전혀 시큼하지 않고 상큼한 맛입니다. 해장국에는 역시 깍두기죠.
음식이 나왔습니다. 밥이 흑미 잡곡밥인 것도 마음에 듭니다. 저는 주로 현미 잡곡밥을 먹기 때문에 가끔 외식할 때마다 백미밥을 먹으면 이제는 속이 느글거리거든요. 과장 조금 섞어서 혈당이 치솟는 느낌 아닌 느낌도 들고요.
토마토 해장국입니다. 토마토를 통째로 썰어 넣었는데 토마토 스프 같은 맛이 아닐까 싶었지만 비슷하면서도 다릅니다. 토마토의 달달한 풍미가 얹혀진 김치찌개 느낌입니다. 매콤새콤한 맛을 선호하는 분이 좋아할 맛입니다.
칼칼 채수 해장국입니다. 육수 베이스로 끓인 느끼한 해장국을 원하는 분들에게는 전혀 어필하지 못하겠지만 비건에게는 감지덕지한 맛입니다. 고기 해장국과 똑같다고는 말씀 못 드립니다. 아주 오래 전이지만 그게 어떤 맛인지 어렴풋이 기억하는 저도 맛을 구분할 수 있을 정도의 차이는 있으니까요. 하지만 오히려 고기의 느끼한 맛이 나지 않는 담백하고 칼칼한 해장국이라 저는 아주 좋았습니다. 정말 맛있다 수준은 아니지만 집이 가깝고 해장국이 생각나는 날이면 찾아와서 먹을 정도의 퀄리티는 됩니다.
마지막으로 느타리 두루치기입니다. 오늘 주문한 음식 중 간이 가장 센 요리였는데 살짝 불맛이 느껴지는 게 논 비건 음식점에서 먹는 것과 가장 비슷했습니다. 맵단 맛이고 식감은 당연히 느타리 버섯이니 살짝 고기 같은 느낌이죠. 밥반찬으로 딱이었습니다. 해장국 가격과 비슷하니 가격이 살짝 비싼 듯 했지만 이해할 정도의 수준입니다.
다른 사이드 메뉴로 새송이 강정(소:7,000원)과 표고 유부 잡채(5,500원)도 있다고 하는데 다음에 와서 먹어봐야겠습니다. 그리고 냉면도 있었는데 말이죠. 냉면(특히 물냉면)도 비건들이 못 먹는 대표 음식이잖아요. 못 먹어서 참 아쉬웠습니다.
영업시간은 월~일 10:30~21:00이고 오후 3시부터 5시까지가 브레이크 타임입니다.
유일한 단점(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은 무료 주차가 되지 않는다는 거. 푸드코트 입점 매장은 어디나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과일장을 롯데마트에서 봤기 때문에 상관 없었지만 차를 가져가실 분은 참고하세요.
제로 비건 바로 옆에 위치한 The Caffe에서는 비건을 위한 음료도 팝니다. 아마도 제로 비건을 방문하는 비건들을 공략하려고 메뉴를 추가한 게 아닌가 싶은데요. 식사하고 음료를 여기서 주문하면 딱입니다.
메뉴가 꽤 많지만 저는 흔히 먹어볼 수 없는 흑당버블두유라떼와 딸기소이라떼를 주문했습니다. 가격도 착하네요.
음료까지 먹을 수 있을 건 기대하지 않아서 텀블러를 차에 두고 가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일회용 컵에 담았네요. 다음에는 잊지 말고 텀블러를 가져와야겠어요.
딸기소이라떼와 흑당버블두유라떼 둘 다 여러분이 아는 바로 그 맛입니다. 저녁도 배불리 먹은데다 라떼 양도 많아서 오랜만에 위가 무리를 했네요.
강남에 사는 비건이라면 해장국 생각날 때 방문하기 좋은 집입니다. 비건 음료까지 후식으로 마시면 완벽한 한끼 식사가 될 것 같네요.
덧. 곧 새로운 곳으로 이전한다고 하네요. 7월 11일까지만 운영한다고 하니 헛걸음하지 않도록 날짜를 잘 보고 가셔야 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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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제가 그렇게 나이가 많은 건 아니지만(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만. ㅠ.ㅠ) 나이가 들면서 느끼는 몇 가지 신체 변화가 있습니다.
하나는 신체 리듬이 깨지면 예전과 달리 영향을 크게 받는거지요. 해외 여행을 다녀올 때마다 시차에 적응하는데 점점 더 오래 걸리고 있고, 밤이라도 샐라치면 회복하는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그걸 깨달은 시점 이후로는 무리한 음주, 밤샘 등은 결사 자제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피부 건조인데요. 저는 원래 체액이 많은 편(!!!)이라서 땀도 많이 흘리고 침도 많기 때문에(흘리는 건 아니고;;;;) 피부가 건조하고 가렵다는 걸 평생 모르고 산 사람인데 나이가 들면서는 겨울이 되면 입술이 터서 립밤도 갖고 다니고 샤워 후에는 바디 크림도 바르게 되었습니다. 요새는 봄인데도 손을 씻으면 핸드 크림도 사용한다니까요.
서론이 길었는데 몸이 많이 건조해진 뒤로는 샤워할 때 사용하는 바디 워시도 신경써서 고르게 되었는데요.
최근에 아이허브에서 구입한 Deep Steep이라는 바디 워시 제품입니다.
Deep Steep은 다양한 제품군을 가진 브랜드인데요. 거의 모든 제품이 아래의 조건을 충족하는 건강한 브랜드입니다.
* Vegan
* Non-GMO
* Gluten Free
* Cruelty Free
* Organic
바디 워시 제품군도 다양한데 일단 처음 시도하는 제품이니 저는 비교적 평범한 코코넛-라임을 골랐습니다.
Organic aloe barbadensis (aloe vera) leaf juice, sodium coco-sulfate, coco-betaine, organic argania spinosa (argan) kernel oil, organic olea europaea (olive) fruit oil, organic butyrospermum parkii (shea) butter, organic theobroma cacao (cocoa) seed butter, organic cocos nucifera (coconut) fruit extract, organic citrus aurantifolia (lime) fruit extract, coco-glucoside, glycerin (vegan), sodium chloride, aroma, caprylic acid (coconut fatty acid), panthenol (vitamin B5), citric acid.
성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알로에 베라, 아르간 오일, 올리브 오일, 시어 버터, 코코아 버터 등은 모두 유기농이고 글리세린마저도 비건 성분입니다.
라임향이 은은하고 자극적이지 않으며 거품이 아주 잘게 일어나는 게 특징입니다. 아르간 오일과 시어 버터가 들어있어 그런지 물로 씻어낸 다음에도 피부에 촉촉한 매끄러움이 남아 있습니다. 뽀득뽀득한 세정력을 원하는 분들께는 권하지 않고 저처럼 피부 보습이 신경쓰이는 분들께만 추천합니다.
502ml 용량이라서 꽤 오래 사용할 것 같은데 아이허브 구매 가격이 11.66불이니 제가 이쪽 제품 가격은 잘 모르겠지만 가성비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Deep Steep 홈페이지를 둘러볼 분들은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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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일찍 잠자리에 든 것이 주효했는지 8시에 칼 같이 일어났습니다. 어젯밤에 너무 더워 에어컨을 약하게 틀고 잤더니 실내에 널어놓은 빨래가 안 마른 것이 에러네요;;;;
기분좋게 샤워하고 아침을 먹으러 갔는데 조식 메뉴가 영 아닙니다. 마하마야 리조트는 다 좋은데 조식 뷔페 메뉴가 vegan friendly하지 않아요. ㅠ.ㅠ
비건이 먹을 수 있는 메뉴는 팬케이크 밖에 없습니다. 다른 메뉴로 밥, 치킨, 요거트, 시리얼, 과일, 파운드 케이크 뿐이라 좀 부실한 편이죠(실망을 한 나머지 사진 찍는 것도 잊었습니다).
그래도 커피가 너무 맛있어서 팬케이크와 애정하는 워터멜론 주스, 그리고 과일로 가볍게 먹었습니다.
보시는 건 Snake Fruit이라는 과일인데요. 껍질이 흡사 뱀 껍질 문양처럼 생겼습니다. 모양도 신기하지만 맛도 굉장히 독특합니다. 껍질을 까놓으니 밤처럼 생겼는데 밤맛이면서도 또 조금 다릅니다.
리조트 내부는 조용합니다. 손님이 많지 않기도 하지만 휴양지의 부띠끄 리조트가 그렇듯이 대부분의 투숙객이 오전에는 늦잠을 자고 또 부지런한 분들은 이미 activity를 하러 바다로 나갔기 때문이죠.
아침 식사를 하고 방으로 돌아와 빨래를 해서 욕실에 널었습니다. 야외에 있는 개방 욕실이다보니 햇볕이 바로 내리쬐기에 1시간만 널어놓으면 다 마르네요.
직원이 make up을 하러 온다기에 짐 챙겨서 해변의 선베드로 이동했습니다.
오전이라 그런지 아직 태양이 그리 뜨겁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자외선은 강할 것이 뻔하기에 일단 그늘에 자리를 잡았죠.
역시나 해변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개인 해변인 것처럼 오붓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었죠.
썬베드에 누워서 바람에 야자수 잎이 흔들리는 걸 아무 생각 없이 한동안 지켜보기도 했습니다. 역시 쉬러 가는 여행에서는 멍때림이 필수에요.
바다 위로는 스노클링을 하러 가는 배들이 연신 지나갑니다.
서서 타는 걸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는데(일종의 카약?), 선남선녀 한 쌍이 아침부터 물놀이를 하러 나왔습니다.
한쪽에서는 스노클링이 한창이고요. 스노클링은 오전(가능하면 아침 일찍)에 해야 바닷속이 잘 보인다고 하지요.
날씨가 맑아서 그런지 건너편 길리 뜨라왕안섬이 매우 선명하게 보이더군요. 생각보다 가까이 있는 걸 깨닫고 살짝 놀랐죠. 쌍안경으로 보면 건너편 사람들 얼굴까지 다 보일 듯 합니다.
스노클링은 내일 하고 오늘은 그냥 해변에서 딩굴딩굴 쉬려고 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스노클링 하는 걸 보니 마음이 좀 동하더군요. 그래서 리조트 측에 이야기해서 장비를 빌렸습니다. 마하마야 리조트에서는 투숙객을 대상으로 스노클링 장비 일체를 무료로 빌려 주거든요. 고급 리조트라서 그런건지 스노클링을 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그런건지 장비가 모두 새 것이네요.
아주 오랜만에 스노클링을 하는거라서 일단 좀 익숙해질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해변에서 걸어서 나갈 수 있는 곳까지만 살펴보기로 했죠.
상체가 탈까봐 래시가드를 입었고 산호초에 발을 찔리면 안 되니 아쿠아 슈즈를 챙겨 신고 들어갔는데 확실히 해변 근처라 그런지 물고기가 많지는 않습니다. 물에 떠다니는 감각에 익숙해질 정도로만 놀고 돌아왔죠.
이것도 운동이라고 힘드네요. 헥헥.
이분들은 리조트에 묵었던 일본인 가족인데요(단란한 가족의 모습이라 보기 좋았고 부인도 미인이셨지만 프라이버시를 지켜 드리느라 얼굴은 가립니다).
최소한
길리에서는 물놀이를 하려면 저 분처럼 온 몸을 다 가리는 래시가드를 입어야 하겠더라구요(여행 많이 다녀보신 분인 듯. 아쿠아 슈즈도 아주 제대로 된 것을 신으셨던데 복장에서부터 고수의 풍모가 느껴졌습니다).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서 보니 수영복만 입었던 하체가 아주 심하게 타서 한동안 수분 크림 바르느라고 고생깨나 했거든요.
슬슬 배가 고파오기에 점심을 먹으러 리조트의 식당으로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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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이 되면 동물성 식품은 말할 것도 없고 가능하면 가공식품도 안 먹으려고 노력하게 되는데 그래도 태어나면서부터 비건이었던 게 아닌지라 가끔 군것질이 입에 당기곤 합니다.
그런데 성분은 그렇다 치더라도 요새 국산 제과 업계가 하는 짓을 보면 국내 소비자를 아예 대놓고 호갱 취급하는지라 어떻게 해서든 국산 과자는 피하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미국 Dishaka사의 'The Daily Crave Veggie Chips'입니다. 국내 마트의 유기농 제품 코너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통채소를 그대로 사용해서 만든 건 아닙니다.
원재료는 감자 분말, 감자 전분, 압착홍화유, 설탕, 토마토 페이스트, 강황, 비트뿌리 분말, 시금치 분말, 정제염입니다.
이 칩스의 특징은
100% natural로 No Artifical Ingredients, No Dairy 100% Vegan, No Artificial flavors or coloring, Non GMO, No Hydrogenated Fats입니다.
GMO 농산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비건용 칩스입니다.
내용물은 보시는 것과 같습니다.
첫 맛은 살짝 짜게 느껴지지만 제가 워낙 시중의 과자나 칩스를 안 먹어서 그렇지 일반 포테이토 칩스와 비교하면 오히려 심심한 수준입니다.
일단 기름기가 없어서 깔끔하고, 먹을수록 중독되는 담백한 맛입니다. 어제 처음 먹었을 때는 다시 안 사먹을 것 같았는데 오늘 어제 남은 걸 다시 먹어보니 맛나네요. 먹을수록 끌리는 맛이랄까요?
맥주와 궁합이 아주 잘 맞을 것 같고 비건이 아닌 분들은 딥에 찍어 드시면 더 맛나게 드실 수 있겠습니다.
근데 자주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저렴한 스넥은 아닙니다. ㅠ.ㅠ
큰 사이즈(170g) 한 봉에
5,5007,000 원이나 합니다. 농심에서 나온 수미칩 오리지날 한 봉(85g) 가격이 1,330 원이니 대충 비교해도 2.5배가 넘습니다.
그래도 자주는 아닐지라도 집에서 오붓하게 맥주 한 잔 할때나 비건 손님 접대할 때 가끔씩은 먹을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한 봉지의 총 열량이 780kcal나 된다는 것도 고려 하셔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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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en Blixen Musuem은 영화 'Out of Africa'의 동명 소설 작가인 Karen Blixen이 1914년에서 1931년까지 살았던 집을 케냐 정부에서 박물관으로 조성한 곳입니다.
주차장에서 본 진입로의 모습입니다. 호젓해 보이지만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지요.
가이드인 켄이 앞장 섰습니다.
Karen Blixen이 개인적으로 여러가지 불행들을 겪고 실의에 빠져 고국 덴마크로 돌아간 뒤 박물관으로 꾸민거지요.
집 앞 넓은 뜰의 건너편에 대규모 커피 농장이 있는데 케냐 정부가 농업 대학을 설립해서 케냐의 영농인들을 교육하고 있다고 합니다.
박물관 입구에 가이드를 신청할 수 있는 데스크가 있습니다. 론플에는 가이드들이 수고비를 바란다고 나와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무료 가이드인데도 굉장히 설명이 능숙하고 전문적이며 전혀 수고비를 바라지 않습니다.
Karen Blixen Museum을 방문하는 분들은 꼭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시기 바랍니다.
Karen Blixen Museum은 가능한 한 Karen Blixen이 살던 당시 그대로 보존하려고 케냐 정부에서 애를 많이 썼는데 영화 Out of Africa를 제작한 헐리우드 제작사의 저작권 문제로 내부 사진을 전혀 찍을 수가 없어서 안타까웠습니다.
Karen Blixen Museum의 운영 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입장료는 800실링입니다.
내부는 촬영 불가지만 외부는 얼마든지 찍어도 됩니다. 남편이었던 웨일스 공의 사무실과 부엌 등은 지금도 계속 복원을 하고 있었습니다.
원래 Karen Blixen은 4개의 필명을 갖고 활동하던 작가로 총 7권의 책을 썼는데 그 중 두 번째인 Out of Africa가 대박나면서 세상에 유명세를 떨치게 되었지요.
이 나무 혹시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 나오는 사이프러스 나무 아닌가요? 갑자기 왜 그런 생각이;;;;
돌아보고 나오는 길에 우연히 한국인 단체 관광객을 만났습니다. 원래 여행지에서 한국인들을 보면 일부러 모른 척 하곤 했는데 착한 분들인 것 같아서 간단히 인사 정도를 나누었죠. 아마 머나먼 아프리카에서 만나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네요.
2시 30분 경이 되어 늦은 점심을 먹으러 이동했습니다. 켄이 근처 일식집을 예약해 두었다고 쭐레쭐레 따라갔는데 몇 번이나 Vegan이라고 당부를 해 두었는데도 역시나 점심으로 일식 도시락을 주문해 두었더군요;;;;
그래서 두부, 된장국, 야채 튀김으로 점심을 때울 수 밖에 없었지요. 후식으로 주문한 커피(200실링)가 맛있어서 참았습니다. ㅠ.ㅠ 특이하게도 우리식의 김치가 반찬으로 나오더군요. 아프리카에서 우리 김치를 먹으니 기분이 묘했습니다.
점심을 먹고 오늘 밤을 보낼 Safari Park Hotel로 출발했습니다. 나이로비 교통난도 만만치 않아서 외곽에서 나이로비 중심가를 관통해 반대편 외곽에 있는 호텔까지 가는데 1시간 30분이나 걸렸네요.
Safari Park Hotel은 국내에서 카지노로 유명한 파라다이스 호텔이 속해 있는 파라다이스 그룹이 운영하는 호텔입니다.
한국 자본이 운영하는 호텔이다 보니 대한항공 등 국내 국적기의 승무원들이 케냐에 오면 묵는 호텔이기도 하고 투숙객 중에도 한국인들이 엄청 많습니다. 당연히 호텔 내 레스토랑 중에도 한식을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이 있고요.
한국인이 외국에서 운영하는 호텔을 본 것도 처음이지만 생각보다 굉장히 큰 호텔이라서 더욱 놀라웠습니다. 제가 예약했을 당시 트립어드바이저에서 나이로비 호텔 중 18위에 올라 있었고 2013년 케냐 럭셔리 호텔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한 호텔이에요.
로비의 모습입니다. 중앙에 존재감이 남다른 코끼리 조각상이 자리하고 있죠.
제공된 뜨거운 수건으로 먼지에 찌든 얼굴과 손을 닦아내고 웰컴 아이스티로 마른 목을 축이면서 로비의 소파에 앉아 체크인 절차를 밟았습니다. reception의 흑인 직원이 한국말로 인사를 할 정도네요. ^^
호텔 본관인데 1층에는 조식 부페, 오른쪽은 피트니스 센터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묵은 객실입니다. 꽤 크죠. 한국인이 운영하는 호텔이라서 그런지 벽걸이 TV도 걸려 있고 냉장고까지 있습니다.
암보셀리 국립공원에서 묵었던 Ol Tukai Lodge도 그렇고 여기도 그렇고 이상하게 reception에서 먼 곳으로 객실 예약이 되었네요. ㅡㅡ;;;
바닥이 나무라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여기도 어김없이 침대에는 사방에 모기장을 매 놨네요.
욕실은 평범한데 세면대와 벽이 모두 돌로 되어 있어서 육중한 느낌입니다.
화장실과 비데가 각각 설치되어 있고,
케냐의 호텔답지 않게 욕조까지 설치되어 있네요. 이용할 시간은 없었습니다만;;;;;
창 밖 건너편에 보이는 객실들을 보면 호텔이라기보다는 거의 리조트 수준이에요. 객실은 168개에 불과(?)하지만 대지가 넓어서 그런지 보기보다 객실 수가 더 많아 보입니다.
베란다 벽에도 그림이 걸려 있을 만큼 세심한 곳까지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이번 케냐 여행의 현지 agency인 올 댓 사파리도 이 호텔에 입점해 있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짐 정리를 하고 있는데 이승휘 대표가 직접 객실로 찾아와서 인사도 나누고 호텔 내 시설에 대해 설명도 해 줬습니다.
호텔이 생각보다 넓은 것 같아서 저녁 먹기 전까지 산책을 하면서 돌아다녔는데 역시나 넓더군요. 야외 행사를 할 수 있는 넓은 공간도 따로 있고요.
호텔 여기저기에 이처럼 거대한 나무들이 있어서 그늘을 드리우고 있습니다.
투숙객이 적은 것도 아닌데 워낙 넓어서 호젓한 곳이 많더군요.
이 호텔에 묵을 분들은 식당과 객실만 오가지 말고 여기저기 돌아보세요. 산책하기 좋습니다.
실외 수영장도 있습니다. 도저히 수영을 할 수 있는 날씨는 아니었습니다만....
사파리 파크 호텔은 다른 건 다 좋은데 마음에 안 드는 딱 한가지는 와이파이가 유료라는거. ㅡㅡ;;;
쇼를 관람하면서 식사를 할 수 있는 메인 식당입니다. 케냐의 전통적인 고기 요리 중 하나인 '야마초마'를 저녁으로 먹으면서 사파리 캣츠쇼를 관람하는 건데 저희는 채식을 하는지라 아먀초마는 안 하겠다고 했습니다.
등잔을 지고 있는 아프리카 원주민상은 멋지기는 한데 기름 냄새가 좀 심하네요.
벌써부터 야마초마 준비를 하느라고 숯불을 올려 놓고 고기를 굽고 있네요. 고기 노린내가 좀 거슬려서 오래 있지는 못했습니다.
메뉴를 보니 돼지, 염소, 양도 보이지만 낙타와 악어가 눈에 뜨이네요;;;; 다른 여행기를 읽어보니 현지 요리사가 우리말로 "악어~ 악어~" 이러면서 고기를 구워준다는데요? ㅡㅡ;;;
산책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1시간 정도 잤습니다.
8시쯤에 눈여겨 봐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느끼한 냄새를 맡자마자 마음이 바뀌어서 한국 음식점으로 급변경했습니다. 평소에는 안 그러지만 이날따라 우리 음식이 먹고 싶더라고요.
그런데 굉장히 찾기 어렵게 구석에 위치하고 있더군요. 사실 한국 음식점은 없고 일본 음식점에서 한국 음식도 팔기 때문에 Korean Restaurant를 찾으면 없습니다.
돌솥비빔밥(1,300실링, 세금과 봉사료 포함)을 주문했는데 재료, 양념, 밑반찬까지 모두 괜찮았는데 결정적으로 밥이 좀 질게 되어 아쉬웠습니다.
9시부터 사파리 파크 호텔의 명물인 사파리 캣츠쇼를 한다기에 보러 갔는데 야먀초마를 먹지 않아도 별도 주문 없이 투숙객이라면 누구나 볼 수 있는 공연이었습니다. 대신 야마초마를 먹지 않으면 앞자리에 앉기가 어렵겠지요.
처음에는 원주민 복장도 낯설고 음악도 좀 어색해서 살짝 실망했는데,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점차 볼 만 하더군요.
무용수들이 하나같이 몸짱인데다 춤사위도 역동적이고,
무엇보다 춤추는 걸 좋아하는게 역력하게 보이는 모습에서 뿜어나오는 열정이 좋더군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쇼였습니다.
올 댓 사파리의 이승휘 대표는 아크로바트가 그나마 볼거리라고 했는데 저는 사실 춤이 더 좋았습니다.
1시간 남짓한 공연이 모두 끝나고 공연단이 한꺼번에 무대로 나와 관객들과 포토 타임을 갖더군요. 이런 깨알같은 서비스도 좋았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표정들이 모두 밝죠.
기분좋은 마음으로 숙소로 돌아와 아이폰과 전자 모기향을 충전기에 연결해놓고 10시 30분 쯤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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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l Tukai Lodge make-up room 비용 : 1불
* 일식 Restaurant에서 후식으로 마신 커피 : 200 X 2 = 400실링(+ 팁50실링)
* Safari Park Hotel 포터 수고비 : 1불
* Safari Park Hotel 한식 레스토랑 저녁 식사
- 돌솥비빔밥 : 1,300 X 2 = 2,600실링(+ 팁100실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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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이 마을을 나와 차량으로 조금 더 이동하니 드디어 암보셀리 국립공원의 Iremito Gate가 나타납니다.
차량이 멈추면 가이드가 차에서 내려 사무소에서 입장권을 사오는 동안 당연히 기념품을 팔려는 마을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혹시나 하고 가격을 물어봤습니다만 역시나 흑단 남녀 인형 한 쌍에 40불이나 합니다. 도저히 흥정이 불가능한 수준의 가격대입니다. 쩝...어느 나라 사람이냐는 질문에 한국인이라고 대답하니 곧바로 "어서오세요"라는 우리말이 튀어나오더군요. 대한항공 직항이 생기고 한국인들도 암보셀리에 많이 왔는지 벌써 오염되기 시작했네요.
Iremito gate를 지난 뒤에도 차는 한참을 달립니다. 그렇죠 암보셀리 국립공원은 에버랜드 따위가 아닌 겁니다. 정문을 지나도 공원 내 위치한 lodge에 도착하려면 기본 15~20km는 더 들어가야 합니다;;;;
평원으로 나오자마자 먼지구름을 일으키며 달리는 기린 한 마리가 똿~ 하고 보입니다. 오오~ 역시 아프리카네요.
이번엔 듀엣으로 달립니다~~~
이제는 아예 떼로 몰려 다니네요. 이때는 몰랐지만 기린을 보는 건 어렵지 않지만 이렇게 많은 수를 한꺼번에 보는 건 쉽지 않더군요. 이후로 이렇게 많은 기린을 한번에 본 적은 없었습니다. 만져보기도 했는데 말이죠.
가장 흔한 야생동물인 누우(wildbeast)입니다. 나중에는 하도 봐서 좀 지겨워졌지만 이 당시야 마냥 신기하기만 했지요. 사실 이렇게 혼자 다니는 누우는 드물기도 하고요. 40분 정도를 더 달려 암보셀리 국립공원에서 하루를 묵게 될 Ol Tukai Lodge에 도착했습니다.
진입로 모습입니다.
입구까지 들어와서 진입로를 돌아본 모습.
로비 입구.
입구의 장식들. 오른쪽에는 아로마 제품도 판매하고 있네요.
로비 풍경. 아프리카 분위기가 물씬 풍기네요.
Ol Tukai Lodge는 현지 agency의 대표님도 추천한 곳이고 숙박 예약을 하던 당시 트립어드바이저에서 암보셀리 1위를 하던 곳인데다 론플도 추천하는 Lodge입니다.
객실이 80개이니 꽤 큰 규모의 Lodge라고 할 수 있는데 더없이 깨끗하고 조용합니다. 유럽인들이 좋아하는 분위기에요. 하지만 중국인들도 꽤 많이 눈에 뜨입니다. 이제는 전세계 어디를 가도 중국인들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네요. ㅠ.ㅠ
reception에 도착하니 곧바로 뜨거운 물수건과 웰컴 주스를 주네요. 얼굴에 묻은 먼지를 깨끗히 닦아내고 웰컴 주스로 목을 축였습니다. agency를 통하니 많이 기다리지 않고 여권만 건네면 체크인 절차가 간단히 마무리됩니다.
튼실하게 생긴 직원이 방을 안내해 준다고 앞장을 섰습니다.
어쩐지 좀 멀어보입니다. 알고 보니 80개의 방 중에 80번째 방이더군요. Lodge의 맨 끝에 있습니다. 덕분에 밥 먹으러 갈 때마다 다리 운동 꽤나 톡톡히 했죠;;;
보시는 것이 저희가 묵은 방인데 건물 하나에 4개의 방이 있고 이런 건물이 20채가 있으니 객실 수가 80개가 되는거지요.
응? 방 앞에 원숭이가 뛰놀고 있습니다. 나중에는 원숭이도 지겨울 정도로 봤지만 그 때는 정말 신기하더군요. 마당에 강아지가 뛰어놀듯이 원숭이가 뛰어놀다니요. 게다가...
사람이 나타나니 반갑게(?) 달려옵니다(응?).
보시는 건 Vervet 원숭이인데 객실 문이 열려 있으면 여지없이 뛰어들어와 웰컴 쿠키나 설탕을 훔쳐가기 때문에 문단속을 잘 해야 합니다. 원숭이는 위험한 동물은 아니지만 드잡이질을 하다가 사람을 할퀴거나 하면 광견병을 옮길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합니다.
방은 아담한 크기에 깨끗하고 좋은데 결정적으로 와이파이가 안 됩니다. Ol Tukai Lodge는 로비에서만 와이파이를 쓸 수 있기 때문에(대신 무료) 저녁 시간만 되면 로비에 있는 의자들이 모두 투숙객들로 꽉 차는 진풍경이 벌어지죠.
전기도 입실한 지 조금 시간이 지나야 공급되고 결정적으로 헤어 드라이어가 비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ㅠ.ㅠ
욕실도 현대적이고 깨끗합니다. 다만 수압은 좀 약한 편입니다. 어쩔 수 없지요. 아프리카니까요(네팔의 재탕?).
욕실은 창이 크게 나 있어 채광은 좋은 편입니다. 담장이 있어 외부 시선은 신경쓰지 않아도 되고요. 게다가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저희가 묵은 방이 맨 마지막 방이라서 사람을 볼 일 자체가 없거든요.
방 밖에는 원숭이들이 진을 치면서 문만 열리면 튀어 들어오려고 대기 중이라서 잘 살펴보고 문을 열어야 합니다. Lodge 곳곳에 원숭이들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경고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사실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면 절대로 안 되죠. 사람에게 의존하게 되니까요.짐을 풀고 점심을 먹으러 식당으로 갔습니다. 역시나 한참을 나가야 식당이 나옵니다. ㅡㅡ;;;
요기는 Reception이 있는 건물이고,
바로 옆 건물이 식당입니다. 대부분의 Lodge는 국립공원 내부에 있거나 외부에 있더라도 자체 식당을 보유하고 있어 모든 식사를 포함해 숙박을 예약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숙박비가 비싸보이죠.
왼쪽으로 가면 식당, 오른쪽으로 가면 야외 수영장이 나옵니다. 식당으로 가기 전에 수영장을 살짝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오~ 괜찮습니다. 수질 관리도 잘 하는 것 같고 무엇보다 깨끗하고 조용합니다.
문제는 날씨가 추워서 수영은 엄두도 못 낸다는 거. 게다가 이맘때의 케냐는 구름도 자주 끼고 해도 잘 안 나서 아무데서나 훌렁훌렁 벗는 유럽인들도 여기서는 태닝하는 걸 별로 못 봤습니다.
어느 Lodge나 상차림이 부페식입니다. 특히 Ol Tukai Lodge는 샐러드가 많아서 만족스러웠습니다. 게다가 조리장과 메뉴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Vegan이라고 하니 크림이 들어가지 않은 스프와 시금치 요리를 자발적으로 해 주겠다고 합니다. 럭키~
맛은 있었지만 만드는데 오래 걸렸는지 식사가 거의 끝날 무렵에 갖고와서 다 먹지는 못하고 남겼습니다.
케냐의 Lodge에는 어디나 감자 요리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인도 사람들도 많이 오는지 커리나 필라프도 많고요. 먹을 것이 없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너무 자주 과식을 하게 되는 것이 문제였어요.
커피는 대개 식사에 포함되지만 음료는 별도로 계산해야 하는 것이 특이합니다. 게다가 나중에 체크아웃할 때 한꺼번에 계산하지 않고(그래도 되는 것 같지만) 보통 매번 계산을 하더군요. 그래서 passion fruits juice 2잔(1잔에 200실링)을 주문하고 팁으로 100실링을 줬습니다.
사진에는 잘 안 나타났지만 정원 끝에 야생 동물이 못 들어오게 철조망을 쳐 놨습니다. 정원은 정원사들이 스프링쿨러로 물을 주고 관리를 해서 코끼리나 얼룩말 등이 먹을 풀이 많죠. 그래서 심심치 않게 야생동물이 목격된다고 합니다. Ol Tukai Lodge는 그래도 야생동물이 철조망을 넘어서 Lodge 안으로 들어오는 일이 없지만 앞으로 보시게 될 Lodge들은 야생동물이 제 집 드나들듯이 막 들어옵니다. ㅡㅡ;;;;
식당 앞에서 곤히 잠든 고양이를 봤는데 야생동물의 천국에 오니 한국에서는 흔히 보는 고양이가 오히려 굉장히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ㅡㅡ;;;;
2시쯤 숙소로 돌아와 눈이나 붙이자고 잠깐 누웠는데 어느새 2시간이 훌쩍 지나버렸습니다. 4시에 로비에서 '켄'을 만나 오후 사파리를 나가기로 했거든요. 부랴부랴 준비를 하고 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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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롤랜즈가 쓴 '동물의 역습(Animals like Us, 2002)'을 북 크로싱합니다.
번역서 제목만 보면 조류독감이나 광우병을 다룬 책 같지만 전혀 아닙니다. 도덕철학의 관점에서 동물권리를 조명하는 책인데 제가 지금까지 읽은 동물권리에 대한 책 중 최고입니다. 이 책을 읽고도 계속 동물을 먹겠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설득이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설득력이 강합니다.
Vegan을 위한, Vegan이 되고 싶은 분들의 위한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Vegan을 고려하고 있는 분들은 꼭 읽어야 할 필독서입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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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부터 4년째 매년 하는 연말 결산 포스팅입니다.
2011년에 저는 93권의 책을 읽고 16편의 영화를 봤습니다. 책은 2010년에 비해 23권을 더 읽었지만 영화는 좀 부진했네요. 대신 대부분의 영화를 극장에서 봤습니다.
사실 책은 100권 넘게 읽었고 영화도 여행 다녀오면서 기내에서 본 것까지 합하면 2010년보다 많지만 아직 관련 포스팅을 못 했으니 나중에 2012년에 본 걸로 계산해야겠습니다.
그 밖에 2번의 해외 나들이(중국, 스페인)를 다녀왔고요.
2010년에 목표했던 책 번역은 다행히 끝낼 수 있었습니다. 2012년에는 드디어 제 이름을 걸고 책도 한 권 나올 예정입니다.
그 밖에 해외아동후원 기관을 월드비젼에서 플랜 코리아로 바꾸었고 12월부터 어린이 잡지 '고래가 그랬어'의 후원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 인생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로 기록될 채식을 시작하여 Vegan이 되었습니다.
월덴 3를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임진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덧. 특별히 궁금해 하시는 분들께는 함께 살고 있는 고양이 세 마리(똘똘군, 모찌군, 도림군)의 인사를 대신 전합니다. 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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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채식을 시작하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제가 생각할 때 크게는 3가지 정도로 압축되는 것 같습니다.
첫번째 이유는 동물권리존중입니다. 좀 거창하게 들릴 수 있지만 동물의 생명도 인간의 생명만큼 소중하고 그들의 고통도 인간의 고통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채식을 시작한 사람들입니다. 채식을 하는 사람들 중 가장 많은 숫자가 이 이유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반려 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이 많고 단순히 채식을 하는 것 뿐 아니라 모피 반대, 가죽 제품을 사용하지 않으며 동물에게서 추출하는 건강보조식품 등도 자발적으로 섭취하지 않습니다. 제 경우는 꿀벌을 착취하는 것이 싫어 꿀도 먹지 않습니다.
원래부터 육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고양이들과 함께 살면서 육식을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졌고 급기야
피터 싱어의 '죽음의 밥상(2006)'을 읽으면서 채식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사람들이 "이 맛있는 고기를 못 먹어서 어쩌냐?'며 안타까움 반 놀림 반의 말을 간혹 하지만 동물권리존중을 이유로 채식을 시작한 사람들은 고기를 먹고 싶지만 못 먹는 것이 아니라 전혀 먹고 싶지 않기 때문(사실 저는 육식하는 사람들을 매우 안쓰럽게 보는 편입니다)에 고기를 못 먹는다고 전혀 안타깝지 않습니다. 왜 이 좋은 걸 이제서야 시작했을까 하는 것이 더 안타깝죠.
두번째 이유는 건강 때문입니다. 암을 비롯한 불치, 난치병에 걸린 사람들이 건강 회복 또는 치유를 위해 채식을 선택한 경우이죠. 현미 채식을 하기도 하고 생식을 하기도 합니다. 건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채식을 시작한 사람들은 육식을 싫어하던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초반에는 잠시 육식 금단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그래도 채식으로 건강이 좋아지고 익숙해지면서 이들도 육식에 대한 욕구가 점차 사라지게 됩니다.
세번째 이유는 환경보호때문입니다. 육식, 그 중에서도 공장식 축산만큼 지구 환경을 오염시키는 것이 없죠. 지속가능한 자연을 유지하기 위해 신념을 갖고 채식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채식을 하면서 둘러보면 첫번째 이유로 채식을 하는 사람이 가장 많은 것 같고 환경보호때문에 채식을 하는 사람의 수가 가장 적은 것 같지만 사실 어떤 이유로 채식을 시작하든 결국은 하나의 접점에서 만나게 됩니다. 저만 해도 동물권리존중 차원에서 시작했지만 좋아진 건강때문에라도 채식을 계속 유지하고 싶어졌고 환경 보호와 지속가능한 생활 방식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거든요. 그래서 채식을 하는 사람들은 결국 만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덧. 이 밖에도 종교적인 이유로 채식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그건 좀 특수한 경우이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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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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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채식주의자가 되겠습니다'라고 선언하지 못하는 이유는 채식주의자가 되겠다고 결심하고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목표 달성 가능성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비겁하지만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다짐의 차원에서 이 포스팅을 작성합니다.
어렸을 때를 회상해보면 제 동생은 육식주의자, 저는 채식주의자로 불려도 마땅한 식습관을 갖고 있었습니다. 고깃국에 들어간 고기는 도저히 먹지 못했고 기껏해야 양념을 듬뿍한 양념 불고기나 몇 점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고기를 꺼려했고 치킨도 잘 안 먹었으니까요. 어른이 되고 나서는 신이 주신 음식은 골고루 먹는 것이 옳다는 생각으로 고기도, 생선도 먹기 시작했지만 그리 즐기지는 않는 편이었습니다. 고기 생각이 나서 찾아먹은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아마도 그 때부터 고기, 동물성 단백질에 대한 무의식적인 거부감이 있었나 봅니다.
그러다가 작년부터 세 마리의 고양이와 동거를 시작했고 동물과의 교감을 경험하면서 그런 거부감이 점점 커지더군요. 결정타는 최근에 읽은 피터 싱어의 '죽음의 밥상'이었습니다.
이제는 깨달았습니다.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제 가치관과 배치된다는 것을요.
종교적인 이유로, 환경 보호를 위해, 동물들의 권리 보호를 위해, 경제적으로 생산적이지도 않아서,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해서 등 이유를 대자면 엄청나게 많은 이유를 찾을 수 있겠지만 그 무엇보다도 제 삶의 가치관과 맞지 않기 때문에 더 이상 동물성 단백질을 먹기가 싫습니다.
최종 목표는 완전한 채식주의자인 Vegan이 되는 것이지만 한국 사회에서 그렇게 될 수 있을 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단계적으로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 사실 이 단계가 맞는지도 잘 모릅니다. 해 보면서 계속 조정하려고 해요.
1단계. 포유류 및 조류의 고기 및 육가공품 섭취를 자발적으로 하지 않는다
: 모든 종류의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의 섭취 및 햄, 베이컨, 소시지, 치킨 너겟 등의 가공품을 먹지 않음
-> Pesco Vegetarian
2단계. 어류, 갑각류, 연체동물의 섭취를 자발적으로 하지 않는다
: 생선으로 만든 모든 요리(매운탕, 회 등), 오징어, 낙지, 게, 새우, 조개 등을 먹지 않음
3단계. 포유류, 조류의 고기 및 육가공품, 어류, 갑각류, 연체 동물 등 모든 동물성 단백질 섭취를 안 한다
: 잡식주의자와의 식사 자리나 회식에서도 그 사실을 미리 공개하고 채식주의를 유지함
-> Lacto-ovo Vegetarian
4단계. 식단의 모든 식물을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기른 유기농, 친환경으로 유지한다
5단계. 유가공품의 섭취를 자발적으로 하지 않는다
: 우유, 달걀, 치즈, 버터, 꿀의 섭취를 하지 않음
6단계. 완전한 채식주의자인 Vegan이 된다
7단계. 6단계를 자체 생산, 조달한다.
순조롭게 채식주의자가 되기 위한 단계가 진행되어도 여행 기간 동안에는 채식주의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일단 예외를 인정하고 현지에서 최대한 채식주의를 하도록 노력을 하는 선에서 절충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오히려 우리나라보다 채식을 하기가 더 쉬울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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