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티엔의 Wattay 국제 공항에 대한 첫 인상은 아담하고 정감있었습니다.
2층에서 입국 수속(절차는 간단합니다)을 마치고 1층으로 내려가니 픽업 서비스를 신청해 둔 호텔에서 직원이 공용 승용차를 갖고 마중나와 있더군요. 해가 진 저녁 무렵에 도착하는데다
Wattay 국제 공항 내부로는 툭툭하고 미터 택시가 들어올 수 없다고 들어서 초행길이라는 핑계를 대고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에 첫날 묵을 호텔에 이메일로 픽업 서비스를 신청했습니다. 가이드 북에는 공항에서 비엔티엔 시내로 진입하는 택시비가 대략 6불이라고 씌여 있는데 저희는 9불에 픽업 서비스를 신청했습니다. 첫날부터 흥정하기 싫었거든요.
공항에서 호텔까지 4km라고 하는데 차량으로 이동할 때 실제로는 10분도 안 걸렸습니다. 하지만 초행길에 걸어서 야간에 이동하면 길을 엄청 헤맬 수도 있으니 비용은 좀 많이 들었지만 만족합니다.
공항 내부 촬영은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하도 많이 들어서(관공서를 촬영하다가 적발되어 벌금을 물었다는 이야기까지;;;) 저도 모르게 자기 검열을 하게 되더군요. 그래서 소심하게 공항 밖으로 나와서 살짝 전경만 찍었습니다. 전광판의 라오말이 신기하게 생기지 않았나요?
미리 예약해 둔 Beau Rivage Mekong Hotel(hbrm.com)에 도착했습니다. 이 호텔은 Lonely Planet에도 나와있는 호텔이고 예약 당시 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or.co.kr)의 비엔티엔 호텔 순위 중 5위에 올라있던 호텔입니다.
라오스 여행을 하면서 묵었던 4개의 호텔 중 숙박비가 가장 저렴했지만 가격 대비 최고였습니다. 트립어드바이저의 순위는 대체로 잘 맞는 편이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순위와 만족도가 항상 비례하는 건 아니더군요.
비엔티엔에 묵으실 분들에게는 Beau Rivage Mekong Hotel을 강력 추천합니다. 비엔티엔의 여행자 거리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떨어져 있지만 그래서 그런지 오히려 소음이 없고 조용합니다. 휴식에 최적인 호텔입니다. 이 호텔의 최대 단점은 객실에 헤어 드라이어가 비치되어 있지 않다는 정도 뿐입니다.
호텔에 도착하니 특이하게도 입구에서 신발을 벗고 들어가게 되어 있습니다. 리셉션 앞에 각 호실 별로 신발장이 있다는;;;;
나중에 알고 보니 이 호텔만 그런건 아니고 많은 호텔과 상점, 마사지샵에 들어갈 때 신발을 벗어야 하더군요. 라오스 사람들이 발을 천대하는 것과 관련이 있어 보였습니다. 어쨌거나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우리 문화와 비슷해서 저희는 오히려 익숙하고 편했습니다.
3층에 있는 객실(301호)에 묵었는데 첫인상부터 좋았습니다. 호주 사람인 사장이 오래된 건물을 개보수해 문을 연 boutique hotel이었는데 제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이더군요.
창문에 드리운 발도 그렇고 탁자에 올려진 각종 소품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깔끔하면서도 예쁘더군요.
침대 옆에 휴대폰이나 장신구를 올려놓을 수 있는 작은 받침대도 그렇고 개별 조명도 그렇고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푹신한 침대에서 잘 못자는 편인데 이 호텔을 위시해 라오스 여행 중 묵었던 호텔 침대는 하나같이 적당히 딱딱해서 여행 내내 푹 잘 수 있었습니다.
문 바로 옆에 미니바 등의 편의 시설이 있습니다.
소품처럼 보이는 술들입니다. 마시지는 않았습니다만....
차나 커피를 마실 수도 있고 간단한 음식을 덜어 먹을 수 있는 식기류가 빠짐없이 갖춰져 있습니다.
욕실의 모습입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라오스에서는 욕조를 한번도 못 봤습니다. 꽤 좋은 호텔에 묵기도 했는데 말이죠. 하나같이 샤워 부스만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욕실은 넓지도 좁지도 않게 효율적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세면대도 나무의 낡은 결을 그대로 살려서 세면기만 장착한 모습입니다.
밤 9시가 넘어가기에 대충 짐을 풀고 저녁을 먹으러 나왔는데 호텔이 메인 로드에서 떨어져 있기도 하고 눈에 띄는 음식점도 없기에 호텔 바로 옆에 있는 Spirit House라는 바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바가 론플에서 제대로 된 칵테일을 마실 수 있는 Bar로 소개된 유명한 곳이더군요. 의도했던 것은 아니었는데 운이 좋았습니다. 대신 여행자 위주의 바라서 그런지 현지 물가에 비해 비싼 편입니다. 사실 첫날에는 그리 비싼 줄 모르고 그냥 먹었습니다만 여행을 하면서 이 날 치른 가격이 얼마나 비싼 것인지 실감하게 되었지요.
도착한 날이 일요일(나중에 알고 보니 일요일은 귀국하는 여행자들이 많아 어디나 여행자의 수가 눈에 띄게 줄더군요)이라서 아주 늦은 시간이 아니었는데도 Bar에 손님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오붓하게 저녁을 먹을 수 있었죠.
Spirit House의 주력 칵테일인 모히토(40,000낍)입니다. 민트가 아주 신선하고 럼과 잘 어울립니다. 추천~ 너무 맛있어서 추가로 한 잔 더 마셨습니다.
와이파이를 무료로 제공하기에 Foursquare로 찍어보니 먼저 체크인한 여행자가 추천하기에 주문한 칵테일 Zombie(35,000낍). 역시 럼 베이스 칵테일인데 솔직히 병원에서 주는 물약맛이 나더군요. 비추천~
채식인을 위한 메뉴가 따로 있기에 채식 피자와 Tomato & Vegetable Penne를 저녁으로 주문했습니다.
오~ 생각보다 먹음직해 보입니다. 그런데.... 저 위에 가늘게 뿌려진 저것은?
그렇습니다. 치즈입니다;;;;; 나중에야 알게 되겠지만 라오스 사람들에게 채식이란 고기와 생선을 안 먹는 것이지 달걀이나 치즈는 포함되지 않더군요. 볶음밥을 주문할 때 동물성은 다 빼달라고 신신당부를 해도 달걀을 떡하니 넣어서 볶아옵니다. 결국 이번 라오스 여행 중에 치즈와 달걀은 한시적으로 제약을 풀 수 밖에 없었습니다. ㅠ.ㅠ
Tomato & Vegetable Penne(40,000낍)은 맛있었습니다. 양이 좀 부족한 듯 했습니다만...
채식 피자(55,000낍)입니다. 역시나 치즈가 떡하니 들어가 있습니다. ㅠ.ㅠ 맛은 그런대로 먹을만 합니다.
첫날 비엔티엔에 무사히 입성한 것에 살짝 들뜬 나머지 모히토 한 잔을 더 마시는 바람에 긴장이 풀린건지 술기운이 돌아서인지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뻗어 버렸습니다.
여행할 때마다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뻗어버리는 거, 자칫하면 습관이 될 것 같아서 살짝 두렵습니다. 체코 여행 때도, 스페인 여행 때도 그랬는데 이번 여행까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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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항버스 리무진 요금 : 8,000 X 2 = 16,000원
* 외투 보관료(2벌, 11일) : 55,000원
* 랑콤 아이라이너(인천 공항) : 25$
* 인천 공항 Gloria Jean's
- 카페 라떼 : 4,500원
- 카페 아메리카노 : 4,000원
* 호치민 공항 스넥 코너
- 크로와상 : 3$
- 미닛메이드 : 3$
- 프링글스 오리지널 : 4$
* 시세이도 로션 타입 선 블럭(프놈펜 공항) : 36$
* 비엔티엔 공항 픽업 요금 : 9$
* Spirit House에서 저녁 식사 : 218,000낍(28$)
- Tomato & Vegetable Penne : 40,000낍
- Vegetable Pizza : 55,000낍
- 모히토(40,000낍) X 2 = 80,000낍
- Zombi : 35,000낍
- Pepsi : 8,000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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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예약한 진 에어 직항을 취소하고 베트남 항공(VN 409)으로 다시 예약하는 바람에 출발일인 12월 9일에도 아침 일찍부터 서두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시간을 꽤 손해봤지요.
무려 새벽 5시에 기상하여 고양이들 챙기고 대충 아침 먹고 6시 30분에 인천 공항으로 가는 공항버스 리무진을 탔습니다. 여행갈 때마다 항상 하듯이
미리 할인쿠폰을 출력해서 1인 당 1천 원을 할인(9천 원을 8천 원으로, 대신 현금 결제해야 함)받았습니다.
8시 10분 전에 공항에 도착했는데 아침 비행기로 출국할 때마다 느끼는거지만 아침 일찍부터 인천 공항 정말 붐빕니다. 사람 정말 많네요. 그야말로 인산인해입니다.
주저할 것 없이 곧바로 베트남 항공 체크인 카운터로 가서 탑승 수속을 했는데 오늘 비행기 만석이랍니다;;;; 여행 시작부터 멋집니다. ㅠ.ㅠ
그날따라 기온이 많이 내려가 혹독하게 추웠기에 각자 두꺼운 겨울옷을 입고 왔는데 여행하는 동안 갖고 다닐 수가 없어 처음으로 겨울옷 보관 서비스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출국장 들어가기 전에 양쪽 날개에 수화물 보관소가 있는데 저희는 오른 쪽 끝(아마도 1번 쪽)에 있는 한진 택배를 이용했습니다.
대한항공 승객은 탑승권만 보여주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다른 항공사를 이용하는 승객도 비용만 내면 맡아줍니다. 이용로는 한 벌 당 하루 2,500 원입니다. 두 벌이고 11일 동안 맡기니 거금 55,000 원이 나오더군요. 아깝기는 하지만 여행 기간 동안 그 무거운 외투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니 지불할 만한 비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용 카드 결제가 되며 보관증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주의하셔야 합니다.
출국 심사를 받고 면세 구역으로 나가보니 베트남 항공은 탑승동이 109동이라서 열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더군요.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항공에 비해 타 국적기들은 아무래도 차별을 받을 수 밖에 없겠지요.
그래도 꼭두새벽부터 서둘렀기에 평소 여행 갈 때에 비해 한결 여유가 있더군요. 탑승구 앞에 있는 Gloria Jean's에서 커피도 한 잔씩 마셨습니다. 전해 들은 것처럼 커피가 진하고 맛있더군요. 더 진하게 마시고 싶으면 strong으로 해 달라고 하면 더 진하게(아마 투 샷?) 내려 줍니다. 금액의 추가 부담은 없습니다.
10시 15분 출발이었는데 9시 35분부터 탑승을 시작하더군요. 티켓의 좌석을 보니 A, C라서 좌석이 나뉜 줄 알고 잠시 당황했는데 자리로 가 보니 창가 두 좌석에 번호는 A, C로 되어 있고 B가 없더군요(응?). 짐칸도 A, C만 따로 구분되어 있는 좌석이라서 나름 좋았습니다.
참고로 VN 409는 2-5-2열 좌석 비행기로 크기는 적당했지만 다소 오래된 항공기에 시설도 좀 별로였습니다.
2005년 7월에 앙코르와트를 다녀올 때 이용했던 비행기에 비해 많이 떨어지더군요.
베트남 항공이라서 그런지 확실히 탑승객의 구성이 거의 동양인 위주였습니다. 서양인은 보기 힘들었습니다. 9시 35분부터 탑승을 하더니 정작 이륙은 30분 정도 늦은 10시 40분 쯤에 했습니다. 그리고는 곧바로 기내식을 주더군요;;;;;(이봐~ 저녁을 늦은 밤에 주다닛!!)
베트남 항공도 채식 기내식 신청이 가능합니다. 02-757-8920으로 연락해서 티켓 번호로 전화 신청을 할 수 있는데 전화 연결이 원활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이용한 항공이 경유편이었기 때문에 갈 때는 인천-호치민 구간에서만, 돌아올 때는 하노이-인천 구간에서만 채식 기내식 이용이 가능했습니다. 짧은 노선에서는 불가능하다고 하네요.
호치민으로 가는 도중에 나온 채식 기내식입니다. 이것 저것 맛을 보고 싶어 비건 채식으로 신청했는데 가지가 너무 흐물거려서 식감이 좀 떨어지더군요.
이건 힌두 채식입니다. 커리도 부드럽고 샐러드도 신선하더군요.
채식 기내식을 먹을 때마다 느끼는거지만 역시 힌두 채식이 진리입니다. 채식하는 분들은 가능하면 힌두 채식으로 신청하세요.
채식 기내식은 신청한 사람의 수가 적기 때문에 일반 기내식보다 먼저 나오는 것이 장점이지만 그 다음 서비스는 똑같이 늦더군요. 음료, 차, 식판을 치워주는 것 등의 서비스가 모두 세월아 네월아입니다. 식사 20분에 치우는 데 40분이나 걸리는 걸 보니 우리나라 국적기가 서비스가 정말 빠르다는 걸 실감할 수 있겠더군요.
밥을 먹고 곧바로 잠을 자기 시작했는데 중간에 한국인 아저씨들과 베트남 아줌마가 시끄럽게 떠들어서 한번 깬 것을 제외하고는 푹 자고 일어났습니다.
원래는 호치민에 오후 1시 45분에 도착 예정(5시간 30분 비행)이었으나 출발이 30분 늦어 연결편도 30분 늦게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호치민 공항에서 transfer하는 줄이 이상하게 길길래 뭔가 봤더니 보안 검색대가 있더군요. 문제는 transfer하는 여행객의 수가 엄청 많은데 비해 검색기는 달랑 하나라는 거. 게다가 아주 철저하게 검색해서 탐지기에 조금이라도 이상한게 걸리면 다시 하고, 삐 소리가 안 날 때까지 신발 벗기고 허리띠까지 모두 풀라고 하네요. 제가 이런게 귀찮아서 여행갈 때마다 금속 부품이 전혀 없는 아웃도어를 입고 출입국을 하곤 하죠.
그래도
호치민 공항 보안 검색은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여권을 확인할 때 모자까지 일일이 벗기고 사진과 확인 대조합니다. 쩝...
결국 저도 투시기에 걸려서 새로 개봉한 치약(150g)을 빼앗겼습니다;;;; 그동안 숱하게 여행을 다녀봤지만 치약은 처음 빼앗겨봤네요;;;;
호치민 공항은 와이파이가 잡히기는 하지만 인터넷 사용은 안 됩니다. 공갈 와이파이인 듯...
면세 지역에서 에스컬레이터로 내려가니 곧바로 탑승 게이트입니다. 탑승구 앞에서 긴팔 옷을 반팔로 갈아 입었습니다. 건기인데도 눅눅하고 덥네요.
기내식을 먹었는데도 자꾸 출출해서 호치민 공항 스넥 코너에서 크로와상(3$), 미닛메이트 오렌지주스(3$), 프링글스(4$)를 사 먹었습니다. 시간 참 안 가더군요....
베트남 호치민에서 2시간 35분을 대기하고 프놈펜으로 1시간 가량 비행했습니다. 캄보디아 프놈펜 공항에 내리니 비엔티엔으로 가는 탑승객에게는 플라스틱 코팅이 된 transit card라는 걸 줍니다. 1시간 기다리는 동안에 비행기를 청소하고 다시 타는건데도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또 보안 검색을 통과해서 면세 구역으로 나가라고 하네요. ㅠ.ㅠ
잉? 그런데 호치민 공항보다 프놈펜 공항이 오히려 덜 삭막합니다. 꽤 괜찮아보이는 레스토랑과 카페도 보이고요. 게다가 무엇보다
호치민 공항과 달리 간단한 인증만 거치면 무료 와이파이도 사용 가능한 것이 좋네요.
가져간 선 블럭 크림의 용량이 적어서 면세점에서 로션 타입의 제품을 하나 샀습니다. 헐~ 면세 제품인데도 36$이나 하는군요. 선 블럭 제품이 원래 비싼 걸 몰랐다고 같이 간 사람에게 핀잔을 들었습니다.
6시 쯤 프놈펜 공항을 이륙했습니다.
1시간 50분 비행인데 저녁 시간이어서 그런지 간단한 cold snack이 기내식으로 나오네요. 이 구간에는 채식 기내식 신청이 안 되기 때문에 그냥 햄만 옆으로 대충 걷어내고 과일, 샐러드, 빵을 먹었습니다.
7시 50분에 라오스 비엔티엔의 Wattay 국제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그래도 처음 출발할 때 손해 본 30분 정도로 비교적 선방했네요. 여행 첫 날인데 하루 종일 비행기만 탔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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