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transference)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에는 이론의 여지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왜 지금-여기에서의 전이 분석이 특히 더 중요한가에 대해서는 설명이 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우선
'지금-여기(here & now)'는 정서적으로 즉시적이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심리치료의 정신역동적 접근은 '통찰'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습니다. 실제로 통찰에만 초점을 맞추면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주지적이며, 체험과 동떨어지게 될 위험이 있죠. 그런데 지금-여기에서의 전이를 다루는 것은 정서적으로 즉시적이며 치료적 상호작용의 힘과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요합니다.
둘째로
'지금-여기'는 현재와 과거의 관계를 모두 반영하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지금-여기' 작업의 근본적인 가정은 바람직한 치료적 환경이 일단 조성되고 나면 내담자의 문제와 갈등이 내포된 대처 전략들이 치료 관계에 재연되어 탐색, 이해, 교정이 가능해진다는 것입니다. 처음에 내담자는 자신의 대인관계 문제(과거 경험을 통해 형성된)가 치료 과정에서 반복될 것이라는 사실을 믿기 어렵지만 차츰 치료 관계가 자신을 애초에 치료받으러 오게 만든 관계 상의 문제를 그대로 보여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중요합니다.
여기에서 주목할
지금-여기 작업의 목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치료자와의 관계에서 내담자가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갈등적인 방식을 표현도록 북돋는 것입니다. 치료자는 전이를 확인하고 인정하는데 대한 내담자의 저항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회기 내에서 전이가 확장되도록 고무하게 됩니다.
치료 밖의 관계에서 느끼는 감정에 대해 미리 논의를 하면 치료자는 지금-여기에서 그 감정이 발생하는 것을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럼으로써 치료 밖의 관계에 대해 알게 된 것들을 두 사람의 관계를 더 정확히 이해하는데 활용할 수 있죠. 그러나 치료 밖의 관계에 너무 오래 초점을 맞추거나 전이 이외의 것에 대해서만 해석하는 일은 정서적인 즉시성이 없기 때문에 주지화를 조장할 수 있어 주의를 요합니다.
출처 : '지금-여기에서의 전이 분석' 중 일부 내용 발췌 및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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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영풍문고
상담을 하다 보면 어떤 치료적 접근법을 사용하든간에 소위 전이(transference)와 역전이(countertransference) 문제를 피할 수가 없습니다. 때로는 전이, 역전이 문제가 상담 중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야 하는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정신역동적 접근을 취하는 상담자가 아니라면 이를 제대로 다루기는 결코 쉽지 않은데 이 책은 바로 이 전이, 역전이 문제를 아주 쉽고 간결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금-여기(here & now)에서 상담자와 내담자 사이에서 일어나는 즉시적 대인관계를 활용하여 과거의 대인관계에 뿌리를 둔 부적응적인 대처 전략을 수정하는데 전이와 역전이 문제를 활용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1993년에 출판이 된 책인데 왜 이제야 번역이 되었는지 안타까울 정도로 좋은 책입니다. 내용이 좋은 것도 그렇지만 번역도 아주 깔끔하고 매끄럽게 되어 있어 읽기가 편합니다. 하드커버이기는 하지만 판형이 작을 뿐 아니라 250페이지 남짓이라서 휴대하고 다니기에도 적당합니다.
현장에서 실제로 상담을 하는 전문가라면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단, 전이와 역전이 개념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지 않다면 2번 이상 읽어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제가 2번을 연달아 봤는데 처음 읽을 때와 두 번째 읽을 때 느낌이 다를 뿐 아니라 이해가 되는 정도에도 차이가 크더군요.
실제 상담을 하지 않는 분들에게도 분명 도움이 되기는 하겠지만 아무래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점을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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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역동적 접근을 시도할 때, 치료자가 내담자의 관계에서 거의 반드시 둘 중 하나는 통과해야 하는 시험이 있는데 바로 '전이 시험'과 '수동-능동 전환시험'입니다. 그래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 전이 시험(transference test)
: 전이 시험에서 내담자는 치료자가 자신의 병리유발적인 신념을 만든 초기 대상처럼 행동하는지를 시험하려고 합니다. 만약 내담자가 엄하고 완벽주의적인 아버지 밑에서 성장하면서 단 한번의 실패도 용납될 수 없다는 병리유발적인 신념을 갖게 되었다면 내담자는 치료자가 자신의 아버지처럼 실패에 대해 가혹하게 처벌하는지를 알아보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시험의 답은 내담자가 치료자를 초기 대상처럼 느끼고 있다고 해석(해석적 개입)하는 것입니다. 이 때 예전에 경험하였던 초기 대상과의 경험과 치료자와의 경험이 다르다는 것을 내담자가 깨닫게 되면 시험에 통과하게 됩니다.
* 수동-능동 전환시험(passive-into-active transformation test)
: 수동-능동 전환시험에서 내담자는 치료자로 하여금 자신이 어린 시절에 받았던 그 대우를 똑같이 경험하도록 행동합니다. 그리고 과연 치료자가 그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 자신이 어린 시절 동일한 상황에서 만들어낸 그 병리적 신념에 의지하지 않고 견뎌낼 수 있는지를 면밀히 지켜보게 됩니다. 위의 예에서 내담자는 치료자가 실수를 하는 것에 대해 아버지가 자신에게 했던 것처럼 가혹하게 치료자를 비판하면서 치료자가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관찰할 것입니다. 치료자는 내담자가 자신의 결점을 드러냈다는 생각으로 감정에 휘말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고 방어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그 상황에 반응하면 통과하게 되는데 이를 재현(enactment)이라고 합니다.
출처 : 정신분석적 사례이해 중 일부 내용 발췌 및 첨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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