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관리 능력이 상실되는 도박 중독자가 이를 회복하기 위해 맨 먼저 해볼 수 있는 방법으로는 현금 출납부를 쓰는 것입니다. 실제로 해 보면 이것마저도 그리 쉽지 않다는 걸 금방 알게 되죠.
모든 도박 중독자가 그런 것은 아닐 거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지금까지 도박 중독자를 상담하면서 가계부나 현금 출납부를 써 온 사람을 만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열심히 써 왔지만 도박에 중독되면서 포기한 것인지, 아니면 도박에 중독되기 이전부터 현금 출납부를 쓴 적이 없는 것인지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중요한 건 도박 중독 치유 과정에서 재정 관리 능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현금 출납부를 꼭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조금 심하게 말한다면 현금 출납부를 쓰는 것 하나도 못 하면서 도박 중독이 치유될거라고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한 욕심입니다.
현금 출납부를 쓰는 것이 도박 중독 치유에 효과적인 방법이 되는 이유로는 여러 가지를 들 수 있는데요.
첫째, 현금 출납부를 쓰는 것은 무엇보다도 가족의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일단 눈에 띄는 행동일 뿐 아니라 돈 씀씀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므로 가족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없죠. 도박 중독이 은밀한 중독이라는 점을 상기해보면 왜 공개적인 현금 출납부를 쓰는 것이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되는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을 겁니다.
둘째, 현금 출납부를 쓰게 되면 도박을 하면서는 전혀 알지 못했던 자신의 돈 씀씀이를 확실히 알게 됩니다. 최소한 자신이 용돈을 어디에 어떻게 쓰고 있는지를 알게 되니 수입과 지출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게 되고 빚을 갚기 위한 계획 수립의 배경 지식을 쌓게 되며 이를 통해 알게 모르게 책임감도 생기게 됩니다.
셋째, 도박을 하면서 돈 씀씀이가 커진 도박자는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 맨다고 해도 용돈이 부족할 수 밖에 없죠. 그러나 그렇다고 무턱대고 용돈을 올려 달라고 하면 가족에게 좋은 소리를 들을 리가 없습니다.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돈 타령이나 한다고 타박 듣기 일쑤겠지요. 현금 출납부를 꼼꼼히 쓰면 긴축 재정을 통해 절약한 결과로 부족해진 용돈 인상을 당당히 요구할 수 있어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없게 됩니다.
재정 관리 능력을 배양한다는 게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용돈을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현금 출납부를 쓰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러니 도박 중독자는 현금 출납부라도 꼭 쓰시기 바랍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237
도박 중독자가 거짓말을 하지 않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도박 중독이 거짓말을 하게 만드는 병인데다 치유의 길로 들어서기 전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다 보니 거짓말이 이미 도박자의 뼛속까지 배어들어 있어 스스로도 무엇이 거짓말이고 무엇이 진실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운 상태인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도박과 관련된 거짓말 만큼은 하지 않겠다고 결심하기도 합니다만 결국은 모든 거짓말이 도박 중독과 관련됨을 깨닫게 될 뿐입니다. 그러니 도박 중독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은 그것이 도박과 관련이 있든 없든 따지지 말고 어떠한 거짓말도 하지 않겠노라고 결심하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적극적인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보다 투명성을 지속하는 것입니다. 가족과 주변 사람을 속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매사에 투명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한 먼저 두 가지에 주력해야 합니다.
바로 거취와 돈의 흐름입니다.
거취와 돈의 흐름이 중요한 이유는 도박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요인들이기 때문이고 가족들이 가장 염려하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돈의 흐름에 대해서는 수입만 open하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용돈의 지출 내역과 시간, 빚을 갚아나가는 과정 등 돈과 관련된 모든 것을
자.발.적.으로 투명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가계부 내지는 현금 출납부는 반드시 써야 하고요.
거취는 출, 퇴근 시간을 비롯해 언제, 어디에서 누구를 만나는지를 가족이 궁금해하거나 물어보기 전에 도박자가
자.발.적.으로 먼저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공개해야 하는 것에 대해서 불만스러울 수 있지만 그것이 신뢰의 기초가 된다는 걸 아셔야 합니다. 그리고 가족에게 말할 수 없는 지출과 만남은 아예 할 생각을 마세요. 그런 생각에서 재발이 시작됩니다.
다시 한번 정리해봅니다.
1. 치유의 길에 들어선 이후로는 어떠한 거짓말도 하지 않겠노라고 결심하고 실천할 것2. 거짓말을 하는 것보다 투명성을 지속하는 것에 매진할 것3. 투명성을 유지하는 데 있어 거취와 돈의 흐름 두 가지에 주력할 것4. 모든 것은 자발적으로 시키기 전에 먼저 할 것
태그 -
가계부,
거짓말,
거취,
도박,
도박 중독,
도박 중독자,
도박자,
돈의 흐름,
자발적,
치유,
투명성,
현금 출납부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030
얼마 전에 라디오 방송을 들으니 신혼 부부들이 가장 선호하는 주례사 1위로 5분 이내에 끝내는 간략한 주례사가 뽑혔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런 추세에 발맞춰 저도 5분 이내에 끝내고 주례 잘 모셨다는 인사 한번 들어보려고 합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딱 4가지입니다. 이래놓고 한 말씀 더 한 말씀 더, 이런 짓은 안 하겠습니다. 정말 딱 4가지만 말씀드리죠.
첫 번째와 두 번째 그리고 세 번째와 네 번째 내용은 서로 관련이 있습니다.
제 생각에
부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도 아니고, 정도 아닙니다. 바로 신뢰입니다. 신뢰를 잃으면 부부 관계를 유지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신뢰는 어떻게 쌓아야 할까요?
첫 번째 말씀은 바로 신뢰를 쌓는 방법에 대해서입니다.
무조건 상대방 배우자의 편이 되십시오. 부모도 자식도 형제자매도 배우자의 앞에 두어서는 안 됩니다. 혈육의 인연과 정은 쉽게 끊어지지 않지만 부부가 쌓은 신뢰의 성은 너무나 쉽게 무너질 수 있습니다. 반드시 배우자가 최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부부가 왜 무촌이라고 하겠습니까? 그만큼 가까워서요? 아닙니다. 헤어지면 아무 사이도 아닌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옳고 그름을 따지지 말고 무조건 배우자의 편이 되어주셔야 합니다. 배우자는 자신의 등을 맡길 수 있는 응원군을 원하지 정의의 재판관을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두 번째 말씀 역시 신뢰를 쌓는 방법에 대한 것입니다. 무조건 배우자의 편이 되라는 말은 총론에 해당하는 것이고 이 말씀은 각론에 해당합니다. 실천 기술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아주 쉽습니다.
어설픈 마음 읽기를 하지 말고 무조건 사실을 말하라는 겁니다. 우리는 보통 상대방에게 사기를 칠 의도로 행한 적극적인 거짓말만을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정보를 모두 알리지 않는 소극적인 거짓말도 분명히 거짓말입니다. 필요한 정보를 주지 않으면 그 빈자리를 추론과 마음 읽기로 메워야 하는데 여기에서부터 오해와 왜곡이 발생하게 됩니다. 배우자에게 상처를 주지 않겠다고,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사실을 숨기는 것도 하지 마세요. 책임은 자신이 지되 배우자에게만큼은 모든 것을 숨기지 않고 말해야 합니다. 배우자에게만큼은 완전히 투명함을 유지해야 합니다.
앞서 두 가지의 말씀은 부부 사이에 가장 중요한 신뢰를 쌓고 지키는 방법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부부 사이를 붙여놓는 접착제와 같은 것들이었지요.
그런데 이제부터 드릴 말씀은 부부 사이를 떼어놓는 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앞의 내용과 사뭇 다르다고 생각되어 의아한 분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잘 들어보면 큰 맥락에서 다른 말은 아닙니다.
바로 독립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결혼을 한다고 하면 싱글의 삶이 끝나고 상대방에게 헌신하는 밀착된 삶이 새로 시작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래서는 건강한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적당한 거리 두기를 해야 하고 개인으로서의 독립성을 유지해야 합니다.
그래서 세 번째로 드리고 싶은 말씀이 바로
희생하지 말고 배우자에게 희생을 강요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는 희생을 미화하고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고 보는 시각이 팽배합니다. 하지만 아무런 댓가가 없는 희생이라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희생은 항상 기대를 낳습니다. 물질로 환산할 수 없는 기대라면 괜찮겠지 싶겠지만 사실은 그게 더 우리를 괴롭힙니다. 내가 열심히 내조하면 내 고마움을 알아주겠지 하는 기대가 좌절되었을 경우 더 큰 분노를 생성하게 됩니다. 그러니 희생하지 마시고 기대하지 마시고
배우자가 없었다면 어차피 자신이 했어야 할 일이니 모든 일을 자신이 해야 할 일로 생각하고 하세요. 이렇게 말씀드리면 그러려면 뭐하러 결혼하느냐고 묻는 분이 계셔서 그 차이를 설명하는게 참 쉽지 않지만 모든 기대를 내려놓고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주도적으로 살면 배우자의 사랑과 존경은 저절로 얻게 된다는 것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어찌 보면 이것이 오히려 고난도의 전략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도 독립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보통 결혼을 하게 되면 둘 중 한 사람이 재정 관리를 전담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래서는 안 됩니다. 용돈을 받아서 쓰는 사람은 항상 불만스러울 수 밖에 없고 전담하는 사람도 자신의 돈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적인 지출을 극도로 억제하게 되니 욕구 불만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재정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누지 않으면 용돈을 받아서 쓰는 사람은 재정 상태에 대한 정보가 지극히 부족하기 때문에 돈을 관리하던 사람에게 무슨 일이 생기게 되면 혼란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니 결혼을 하더라도 독립 채산제를 유지해야 합니다. 이렇게 말씀을 드리면 여자분들께서 반발하시는데 과연 재정을 관리하면서 본인에게 득 되는 일이 뭐가 있었는지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화장품이라도 돈 걱정 안 하고 제대로 사신 적이 있던가요? 알뜰살뜰 모아서 집 마련했다고 누가 제대로 알아주던가요?
요점은 니 돈 내 돈 나누자는 것이 아니고 각자의 재정 관리 능력을 극대화하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려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산다는 것을 전제하고 반드시 가계부를 써야 합니다. 가계부를 쓰지 않으면서 미래의 재정을 이야기하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우리 가정의 빚이 얼마인지, 수입이 얼마인지, 지출이 얼마인지도 정확하게 모르면서 미래 계획을 세운다는게 어디 가능하기나 하겠습니까? 그러니
꼭 가계부를 쓰십시오. 재정 전문가들이 그럽디다. 가계부를 쓰는 것만으로도 생활비가 30% 정도 감소한다고요. 빨리 시작하면 할수록 득이 되는 것이 가계부 쓰기입니다.
신혼 부부를 앞에 두고 상대방에게 기대를 하지 말라는 둥, 니 돈은 니 돈 내 돈은 내돈으로 살라는 둥 다소 생경한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굉장히 중요한 이야기이니 그냥 객적은 소리이겠거니 하고 넘기지 마시고 한번쯤 신중하게 고민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벌써 5분이 지난 것 같으니 이 정도로 주례사를 끝내려고 합니다. 행복한 결혼, 행복한 인생이 되시기를 기쁜 마음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태그 -
가계부,
거짓말,
기대,
독립성,
마음 읽기,
부부,
신뢰,
재정 관리,
주례사,
투명성,
희생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971
머니북(www.moneybook.co.kr)은 제가 예전에
'전자 가계부 - 머니플랜'이라는 포스팅에서 소개드린 머니플랜의 차세대 version으로 개발된 재정관리 통합 프로그램입니다.
무엇보다도 막강한 계좌통합기능이 있기 때문에 은행, 신용카드 등의 금융거래 내역을 클릭 하나로 불러들여 자동으로 입력해 주므로 현금 사용 내역만 기록하면 되는 아주 편리한 프로그램이죠. 그래서 머니북의 캐치 프레이즈도 '가계부를 대신 써 주는 프로그램'입니다.
2003년부터 가계부를 쓰고 있지만 미래의 재정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식의 거창한 설명이 굳이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가계부를 쓰게 되면 당장 생활비가 30% 이상 줄어듭니다. 그것도 특별히 의식하지도 않으면서 자연스럽게요. 몸에 배게 되는 습관이란 무서운 것이지요. 어쨌거나 저는 가계부도 안 쓰면서 재테크 운운하는 사람의 말을 무시하는 편입니다.
머니북에서 출시 7주년을 맞아 특별 우대 이벤트를 진행 중입니다.
이벤트 기간 | 2011-05-01 ~ 2011-05-31 5월 한달간 |
이벤트 내용 | 1년 이용권 | 35,000 | 22% 할인 | 모든 고객 |
10년 이용권 | 300,000 | 34% 할인 | 2007년 이전 가입 고객 |
평생 이용권 | 500,000 | |
만료기간이 남아 있는 고객님들께서 결제를 하시면 기존 만료기간에 + 연장 됩니다. |
4/25일 이후 결제 고객님들께는 보상 차원에서 3개월 연장(25%할인)을 해 드렸습니다. |
이용 금액 할인 이벤트인데 평생 이용권도 나왔네요. 평생 이용권을 구매했다가 먹튀한 피트니스 체인처럼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는 것이 아니냐고 불안해 하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머니북 대표님을 제가 개인적으로 아는데 절대로 그럴 분이 아닙니다. 사람이란 모르는 것이기는 하지만 이 분은 제가 보장합니다.
월덴지기를 개인적으로 아는 분들은 제가 얼마나 사람을 잘 안 믿고 신중하게 판단하는지 아실 겁니다. 머니북 대표님은 제가 사회에서 만난 사람 중 신뢰하는 몇 안되는 분 중 한 분입니다.
아직 가계부를 쓰고 있지 않은 분이라면 이번 기회를 잘 이용하셨으면 좋겠네요. 더 일찍 소개해야 하는데 좀 늦은 감이 있네요.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538
저는 돈이란 쓰기 위해 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벌고 난 뒤에 쓰는 것이 아니고요.
어디에 어떻게 돈을 쓸 지 먼저 고민하지 않고 무조건 많이 벌어야 한다고만 생각하기 때문에 돈과 관련된 대부분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믿습니다. 그러니 돈은 버는 것보다 쓰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일단 돈을 많이 벌어서 부자가 되면 그 때 가서 어떻게 돈을 쓸 지 고민하겠다고 하면서 돈을 버는 것에만 목을 매는데, 돈도 써 본 놈이 쓸 줄 안다고 그렇게 부자가 되고 난 뒤에는 돈을 엉뚱한 데 낭비하거나 심지어는 도박에 빠져 탕진하게 됩니다. 그렇게는 안 되더라도 돈을 제대로 써 본 적이 없고 그저 어떻게 버는지만 아는 많은 사람들이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돈을 버는 것에만 몰두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돈이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죠.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쓸 지 고민하면서 돈을 벌게 되면 씀씀이 이상의 돈을 벌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인생을 즐겁고 풍요롭게 만드는데 남는 시간을 투자하게 됩니다. 돈을 쓸 곳을 고민하지 않고 그저 열심히 벌기 때문에 항상 불안하고 뭔가 뒤처진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되고 그래서 불필요한(?) 돈을 모으기 위해 천금보다 아까운 인생의 시간을 낭비하는 겁니다.
그렇다고 돈을 쓸 곳만 고민하다보면 인간의 욕심이라는 것이 한계가 없기 때문에 쓰고 싶은 곳은 무한으로 늘어나게 되니 역시나 그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무리하게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죠.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이 합리적인 돈 쓰기가 될까요?
저 역시 고민하고 있는 문제이기는 합니다만 현재까지는 일단 계정을 많이 만드는 것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2005년에
전자 가계부를 쓰고 있다는 포스팅을 한 적이 있는데 제 전자 가계부를 보면 소비란에 상당히 많은 자잘한 계정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잔돈 모으기', '여행비', '북 크로싱' 등이 있습니다. 이 계정들은 각각 특정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잔돈 모으기' 계정은
'천원 모으기'를 통해 모인 돈으로 전자 제품을 지르는 계정입니다. 1년 반을 모아서 이번에 아이패드를 질렀습니다. ^^
'여행비' 계정은 제가 알바를 해서 모은 돈을 관리하는 계정으로 말 그대로 여행을 가는데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만든 계정인데 올해 고양이들을 입양하면서 고양이에게 들어가는 비용을 지출하도록 목적이 조금 추가되었습니다.
'북 크로싱' 계정은 제가 새 책 북 크로싱을 하기 위해 만든 계정인데 매달 1만 원씩 용돈을 절약해서 모으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용도에 따라 각기 다른 독립 계정을 만드는 것이죠. 각 계정 간에는 자금 이동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제아무리 대단한 아이패드가 출시되어도 '잔돈 모으기' 계정에 모인 돈이 충분하지 않았다면 필요한 돈이 모일 때까지 지르지 못하고 참았어야 했죠.
이렇게 계정을 많이 만드는 것의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무엇보다도 월급을 비롯해 수입이 생기자마자 미리 설정한 기준에 따라 계정들로 자동으로 분산되기 때문에 허튼 돈을 쓰지 않게 됩니다.
둘째, 각 계정 하나하나는 큰 돈이 안 되지만 모든 계정을 모아놓고 보면(전자 가계부에서는 한 눈에 알 수 있죠) 꽤 큰 돈이 되기 때문에 돈을 모으는 재미가 생깁니다. 그냥 정기적금 통장 하나에 모으는 것보다 돈도 빨리 모입니다. 해 보시면 압니다.
셋째, 계정을 만드는 버릇이 생기게 되면 여윳돈이 생길 때마다 계정을 만들게 되기 때문에 항상 목적 의식을 갖고 돈을 벌게 됩니다. 돈을 벌고 나서 쓰는 것과 돈을 쓸 곳을 정하고 돈을 버는 것은 순서만 바뀐 것 같지만 의외로 차이가 큽니다.
넷째, 재테크라는 것이 대체로 그렇지만 계정을 많이 만들고 생활을 시작하면 처음에는 상당히 타이트합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계정 별로 돈이 쌓이기 시작하면 다른 것에 구애받지 않고 여유롭게 쓸 수 있습니다. 이번에 아이패드를 살 때에도 와이파이 전용을 구매했기 때문에 74만 원이라는 목돈이 필요했지만 이미 오랫동안 그 이상으로 충분히 모아놨기 때문에 고민할 필요 없이 갖고 싶은 아이패드를 살 수 있었습니다. 덤으로 주변기기도 꽤나 질렀지요. ㅡㅡ;;;
어차피 들어오는 수입이 일정한데 자잘한 계정을 많이 만든다고 없는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별 차이가 없을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일단 해보고 말씀하세요. 합리적인 소비는 돈의 많고 적음이 아닌 돈에 대한 가치관에 따라 달라진다는 걸 피부로 체감하게 되실 겁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437
★★★★☆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책
도박 중독자를 치료하는데 있어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은 '돈의 의미'를 다루는 것입니다.
도박에 중독되면 도박을 통해 돈을 버는 것이 수단이 아닌 목적이 되거든요. 도박 중독자들은 짧은 시간에 많은 돈을 만지고 싶어 도박을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것을 어떻게 써야 할지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돈이 스스로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돈은 왜 버는지, 돈을 어떻게 쓰는 것이 바람직한 소비인지, 돈과 나의 삶, 행복과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다시 배워야 합니다. 이 책은 도박 중독차처럼 돈의 의미, 삶과의 관계에 대해 잊어버린 사람들을 위한 책입니다(앞으로 치료 장면에서 이 책을 활용해볼까 생각 중입니다).
이 책은 제가 제일 싫어하는 류의 재테크 서적인 '30대에 10억 벌기' 등등 처럼 도박적 속성이 있는 재테크 수단에 대해 설파하지 않습니다(솔직히 부동산, 주식, 경매를 다루지 않는다면 재테크 서적의 몇 %나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그저 담담하게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네 친구의 가정 이야기를 통해서 재테크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저는 결혼을 하면서부터 지금까지 계속 가계부를 써 왔습니다. 물론 가계부는 재테크의 출발점이고 가계부를 쓰지 않는 사람과는 재테크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만 저는 가계부에는 계획적인 재정관리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계부에는 삶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은 바로 그 이야기를 하고 있고 저는 그 점이 가장 맘에 듭니다.
별 생각 없이 집어든 책이지만 모처럼 흐뭇합니다.
덧. 대박 심리에 기초한 재테크 이야기에 비판적이며 돈의 주인이 되는 방법에 관심이 많다는 저자의 철학에 전적으로 동감하고 지지를 보냅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877
재테크 방법이라기보다는 경제 생활을 위한 제 나름의 규칙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번쯤 정리해보고 싶었습니다. ^^
1. 가계부 작성은 기본 중의 기본
: 저는 일단 가계부를 쓰지 않는 사람과는 재테크를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자산과 수입, 지출 내역을 모르는데 무슨 재테크를 한다는 말입니까? 가계부 작성이 불가능할 정도로 자산 유동성이 크지 않은 이상, 펀드니 부동산이니, 변액보험이니 하는 어줍잖은 지식을 떠들어대도 가계부를 쓰지 않는 사람은 재테크를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가계부는 1인당 하나씩 써야 한다고 봅니다. 외벌이 가정의 경우 대개 전업주부만 가계부를 작성하는데 그래서는 안 되죠.
-> 저는
머니플랜의 전자가계부를 사용하고 있어 제 자산 내역을 1원 단위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2. 자동차는 재테크 최고의 적
: 자동차가 없으면 출,퇴근 자체가 불가능한 직장인과 어린 자녀를 둘 이상 둔 집을 제외하고는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은 재테크를 하지 않겠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자동차가 주 수입원인 사람은 예외죠. 자동차를 운용함으로써 발생하는 지출 이상으로 수입을 올리지 않는 이상 자동차는 돈 먹는 기계입니다. 할부금과 차보험료도 만만치 않지만 기름값과 유지비, 주차료, 게다가 자동차를 소유함으로서 몸을 움직이지 않아 생기는 건강 상의 문제까지 더한다면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는 것만큼 큰 재테크는 없습니다.
-> 물론 저희는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는 대신 거기에 해당하는 돈을 저축해 매년 해외로 여행을 다니고 있습니다만.... ^^;;;
3. 수수료부터 아끼자
: 이체 수수료나 현금 출금 수수료를 우습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재테크의 기본이 되지 않은 사람입니다. 현금 이동이나 계좌 이체가 많은 분들은 한 석달만 이체 수수료가 얼마나 되는지 추적해 보시면 상당히 배가 아프실겁니다. 무엇보다도 금융 수수료는 게으름에 대한 댓가로 지불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아깝죠.
-> 저는
HSBC의 e-자유로 예금을 이용해 계좌 이체 및 현급 출금 수수료를 전혀 내지 않고 있습니다.
4. MMF나 CMA를 적극 활용할 것
: 저는 급전만 수수료가 없는 HSBC에 두고, 1년 이하로 운용하는 모든 돈은 MMF 통장에 넣어둡니다. 그렇게 불어난 이자가 올해 그리스 여행에 큰 몫을 하게 되었습니다. 원금 손실이 걱정되시는 분들은 최근에 나온 원금 보장이 되는 HSBC 상품을 이용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5. 신용카드의 수는 최소로 할 것
: 저는 국민카드와 삼성카드 이렇게 2개의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는데 삼성카드는 교통카드기능을 추가한 뒤 소득공제를 위해 보니데에게 주었습니다. 국민카드는 가지고는 다니지만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버스를 탈 때와, 반드시 인터넷 쇼핑을 해야하는 경우에만 사용하고 평소에는 현금만 사용합니다. 또한 카드 할부는 절대로 하지 않으며 한다면 무이자 할부만 이용합니다.
6. 소비는 돈을 마련하고 나서
: 이는 신용카드 사용과도 연결되는데 액수가 큰 물건을 구입해야 할 때, 제 원칙은 돈이 마련되어야 산다는 것입니다. 그 돈을 모으는 도중에 구매 욕구가 사라지거나, 필요성이 없어져서 사지 않아도 되는 경우도 가끔 생기고, 돈을 모은 뒤 살 때에도 최대한 무이자 할부를 이용합니다. 그리고 그 기간동안 MMF 통장에 넣어서 짜투리 이자라도 받습니다. 몇 달 전에 지른 캠코더의 경우 10개월 무이자인데 10개월 동안 MMF 통장에서 이자가 솔찮게 불어나고 있습니다.
7. 사소한 지르기는 천원 모으기로
: 필요는 하지만 그렇다고 지갑을 열어 냉큼 사기에는 부담스러운 물건들이 있습니다. 제 경우는 이어폰을 교체하거나, PDA의 추가 배터리를 사는 등의 일입니다. 그런 경우를 대비해 미리 돈을 모으는데 매달 고정적인 비용을 떼놓기도 그래서
천원 모으기를 합니다. 이렇게 모은 돈으로 사면 가계에 부담이 덜 되기도 하지만 열심히 저축한 자신에게 상을 주는 의미도 있어서 기분까지 좋습니다.
시중에는 짠돌이 카페도 있다고 하는데 절약이 미덕이라는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개인적으로 그런 삶의 방식에 찬성하지는 않습니다. 어떻게 쓸 지 생각하지 않고 돈을 벌면 나중에는 돈을 버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듯이, 절약도 그 의미를 상실하면 인색함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나친 절약은 사람의 마음을 궁색하게 만들고, 주변의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어 돈 보다 훨씬 가치있는 인간 관계를 손상시킬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벌고 아끼는 것 자체가 아니라 그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663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가계부를 쓰는 사람과 쓰지 않는 사람입니다(농담입니다).
저는 2003년부터 전자 가계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혼자 살 때는 그다지 필요성을 못 느꼈지만 결혼을 하고 나니 적은 살림이지만 규모가 알게 모르게 커졌고 계획을 세워 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이모든 전자 가계부였습니다. 가계부를 쓰게 되니 불필요한 지출이 당장 줄어들더군요. 매달 월말 결산 때 결산 보고서를 보면 유흥비며 외식비 내용이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니까 자연스럽게 지출을 줄이게 되었습니다. 특히 월별 소비 규모와 현재 자산 명세가 한눈에 보이니 앞으로의 저축 계획을 세우는데에도 도움이 많이 되었죠. 연회비가 별로 아깝지 않았습니다. 이모든 전자 가계부는 가계부를 사용하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죠.
그런데 10월 15일 갑자기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수많은 이모든 가계부 사용자들은 갈 곳을 잃었습니다. 그러다가 여기저기 찾아다니던 어느 날 찾아낸 것이 머니플랜이었습니다. 머니플랜 가계부는 이미 상당수의 이모든 가계부 사용자를 흡수한 것 같습니다.
머니플랜 가계부는 이모든 가계부와 마찬가지로 은행/신용카드의 거래 내용을 자동으로 가져오기 때문에 일일이 손으로 입력할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가계부 안에서 자동 이체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매우 편리합니다(물론 저는 개인정보 누출을 염려하여 이체 기능은 사용하지 않습니다만).
또한 머니플랜은 파일을 PC에 저장할 수도 있고 웹서버에 저장해서 외부에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신용카드 결제 명세와 할부 내용도 상세하게 보여주고 보고서도 알아보기 쉽게 정리가 매우 잘 되어 있습니다.
다만 신용카드로 마트에서 장을 보는 경우 이모든 가계부에서는 한 항목의 하위 범주로 물품 구매 명세를 입력해서 화면이 깔끔했는데 머니플랜에서는 아직 각 항목을 일일이 입력해 주어야 하는 점이 좀 불편하네요.
그렇더라도 사용자의 건의와 제안에 따라 끊임없이 업데이트하고 수정하는 운영자의 열성이 참 믿음직합니다.
머니플랜은 연회비가 33000원으로 싼 가격은 아니지만 분명히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규모 있는 살림에 관심이 있는 분은 한번쯤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큰 화면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미지 출처 :
웹피알피연구소
- 온라인 문법/맞춤법 점검 -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