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여러 차례 소개한 바 있는 일본의 X-Nowledge 출판사에서 2014년에 나온 책입니다.
이 책의 저자인 조 스즈키는 게이오 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했지만 리먼 브라더스에 입사한 후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일을 하다 우연히 달라이 라마의 강연을 듣고 글과 사진의 세계로 뛰어들어 디자인, 해외 문화 등 라이프 스타일을 알리는 작가로 전직한 특이한 인물입니다.
이 책에서 그는 샤를로트 페리앙의 LC2 의자, 아일린 그레이의 E1027 테이블, 루이스 폴센의 PH 램프, 조지 카워딘의 오리지널 1227 데스크 램프, 자비에 포샤르의 A 체어, 알바 알토의 알토 꽃병, 한스 베그너의 Y 체어, 찰스와 레이 임스의 LCW 체어, 아르네 야콥센의 에그 체어, 빌 스텀프와 돈 채드윅의 에어론 체어 등 명품 가구 및 조명의 뒷 이야기를 재미나게 풀어냅니다.
그 뿐만 아니라 미국의 가구 회사 허먼 밀러의 창업자인 D. J. 드프리, 핀란드 가구 회사 아르텍의 CEO인 미르쿠 쿨베리, 이탈리아 조명 회사 FLOS의 CEO인 피에로 간디니의 디자인과 운영 철학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유명한 디자인 가구, 조명의 역사를 한 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어 흥미로운 시간이었지만 제게는 그냥 눈이 호강한 시간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유튜브의 부잣집 투어 영상을 볼 때마다 단골 메뉴처럼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루이스 폴센의 PH 램프나 FLOS 조명, LC2 체어 등이 제게는 루이 비통의 3초백처럼 느껴져서 거부감만 들었기 때문에 저는 유명 디자이너의 가구, 조명 등은 일부로라도 피하려고 합니다. 사실 그런 명품 가구나 조명을 구매할 돈도 없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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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분만 아시지만 제 반려인은 목공 작가입니다. 가구 만들기를 취미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선반을 사용하는 Wood Turning을 주 종목으로 해서 나무를 돌려 깎아 그릇과 소품을 주로 만들고 있습니다. 마음에 맞는 분들과 함께 공방도 운영하고 있고요.
5월 26, 27일 양 일 간 은평구 증산동에 위치한 데이너 스튜디오에서 그간 작업한 작품들을 선보입니다. '공방場'은 실제 목공방에서 현직 우드터닝 전문 공방長 7명이 출품한 나무그릇과 소품을 전시, 판매한다고 합니다.
오픈 스튜디오 행사이기 때문에 구입하지 않아도 누구나 편하게 들러서 따뜻한 감성이 느껴지는 나무 소품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방문을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이래놓고 정작 저는 안 간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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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YES24
땅콩집 짓기를 다룬 책
'두 남자의 집짓기(2011)' 소개글을 비롯해 몇 차례 말씀을 드린 바 있는데 저는 멀지 않은 미래에 평생 살 집을 제.대.로. 짓고 싶은 목표가 있습니다.
그래서 미리 땅을 사 둔 것도 아니고 돈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 집에 대한 좋은 책이라면 항상 솔깃하곤 합니다. 그러다 보니 주제넘게 난도가 터무니없이 높은
'칸 : 침묵과 빛의 건축가 루이스 칸(1997)'같은 책도 읽곤 하지요.
이 책은 지인의 추천을 받아 장바구니에 담아 두었던 책인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개인적으로 '심봤다' 수준의 책이었습니다.
나카무라 요시후미라는 일본 건축가가 쓴 이 책은 주택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시점, 즉 보통 사람의 일상생활이라는 측면에서 '집이란 무엇인가', '집을 구성하는데 꼭 필요한 요소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으려는 저자의 그간의 노력을 담고 있습니다.
저자는 집이 갖추어야 할 열두 가지 풍경으로
1. 풍경 : 풍경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집2. 원룸 : 건축가는 원룸으로 기억된다3. 편안함 :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는 안락한 공간4. 불 : 집의 중심에는 불이 있다5. 재미 : 재미와 여유, 그리고 집6. 주방과 식탁 : 아름답게 어질러진 주방7. 아이들 : 아이들의 꿈이 커가는 집8. 감촉 : 손에서 자라나는 애착9. 장식 : 적당한 격식, 효과적인 장식10. 가구 : 가구와 함께 살아가는 집11. 세월 : 오래도록 함께할 수 있는 집12. 빛 : 두 가지 의미의 빛
을 제시하고 있는데 단순히 합리적인 기능성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일상 생활은 물론 그와 더불어 편안한 마음이 오래도록 지속되어야 하는 장소를 집으로 생각하는 저자의 마음이 책 곳곳에서 듬뿍 묻어납니다.
각 장에는 세계적인 대가의 작품 뿐 아니라 저자가 설계한 집의 사진, 전개도, 삽화 등이 저자의 편안한 글과 함께 시각적으로 잘 배치되어 있어 눈과 마음이 모두 즐거운 책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원룸 설계의 재발견, 계단 공간의 활용, 빛과 공간의 어울림, 가구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제 집을 지을 때 설계를 맡기고 싶을 정도로 집에 대한 철학이 마음에 쏙 드는 건축가여서 시중에 나와 있는 책들을 다 한번 읽어볼 작정입니다.
덧. 이 책은 소장할 예정이라서 북 크로싱을 하지 않으려고하지만 읽고 싶은 분들의 성화가 빗발치면 새 책으로 북 크로싱하는 것도 고려해 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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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는 사람이 호기심이 많은 덕에 DIY 가구를 만드는 정모에 다녀왔습니다.
사실 이런저런 공구질(?)하는 건 많은 남자들의 로망이죠. ^^V
'뇌입어'에 DIY 리폼하는 사람들에게 유명한 '레몬 테라스'라는 카페가 있습니다. 30명 선착순 정모를 신청하는데 우여곡절 끝에 당첨이 되어 휴가를 내고 다녀왔습니다.
도전 작품은 '로맨틱 하트 계단'이라네요. 과천에 있는
'나무와 사람들'이라는 DIY 관련 업체에서 장소와 반제품, 공구 등을 협찬해 주신 답니다. 그래서 참가비도 참 저렴했어요.
어쨌거나 어떻게 만들었냐하면요.
초상권 침해를 막기 위해 최대한 얼굴이 노출되지 않은 사진을 골랐지만 그래도 얼굴이 노출되신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부부끼리 오신 분들이 많더군요. 아이들과 함께 만드는 가족의 모습도 참 보기 좋았습니다.
초보들을 대상으로 한 정모라서 그런지 반제품을 이용한 만들기 쉬운 가구였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적당한 크기로 잘라져 있어서 못질하고 접착제로 붙이면 되는 간단한 작업이었거든요. 물론 본격적으로 하시는 분들은 디자인을 하셔서 목공소에 가서 원하는대로 잘라서 만드실 수도 있지요. 제공받은 반제품에는 못을 박는 위치까지 송곳으로 이미 뚫려 있어서 어려울 것은 전혀 없었답니다.
계단의 양 옆을 구성하는 판을 대고 아래 부분에 해당하는 두 개의 목재에 목재용 접착제를 바른 다음에 못을 두 개씩 박습니다.
위도 똑같은 방법으로 작업합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목재판의 수가 8개 밖에 되지 않는 간단한 작업이에요.
계단까지 접착한 상태입니다. 못질을 한 부분은 다른 망치의 끝부분을 대고 망치질을 해서 조금 더 깊이 박은 다음에 '퍼티(Putty)'를 채워 넣습니다. 퍼티는 예전에 '프라모델'을 만들 때 사용하던 퍼티와 비슷한데 튜브에 있는 제품을 치약처럼 빈틈에 채워 넣으면 나중에 굳었을 때 나무와 비슷하게 됩니다. 금방 마르는데 나중에 사포질을 해서 평평하게 만들면 처음부터 목재였던 것처럼 매끈하게 됩니다.
그 다음에는 페인트칠을 하기 전에 고르게 사포질을 해 줍니다. 특히 모서리를 신경 써서 해 주는데 나무가루가 날리면 몸에 좋지 않기 때문에 보시는 것처럼 스펀지에 물을 묻혀서 칠해주면서 물사포질을 합니다. 퍼티가 굳은 곳도 잊지 말고 고르게 사포질을 합니다.
그 다음에는 페인트를 칠하는데 작은 목재 가구이기 때문에 붓이나 롤러를 사용하지 않고 스펀지에 페인트를 묻혀서 칠합니다. 저희는 초컬릿색을 택했는데 의외로 빈틈없이 꼼꼼히 바르려고 하니 시간이 꽤 걸리더군요. 한번에 바르려고 덧칠을 하면 소위 페인트가 두껍게 먹어서 나뭇결을 살리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페인트칠까지 끝나서 말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아랫 부분은 강사 선생님의 조언대로 얇게 펴 발랐기때문에 목재의 결이 잘 살아났는데 윗 부분은 조언을 듣기 전에 이미 두껍게 칠한 곳이라서 영 엉망이네요.
의외로 튼튼해서 찬장 꼭대기에 있는 그릇을 꺼낼 때 받침 계단으로 사용해도 전혀 무리가 없더군요. 제가 올라가도 체중을 잘 지탱합니다. 화분대로 사용해도 괜찮고 각종 소품을 올려놓아도 괜찮네요.
처음 시도한 DIY 가구 만들기였는데 재미있었습니다. 기회가 되면 다양하게 리폼을 해 보고 싶습니다.
나중에 방이 여러 개 있는 집으로 옮겨서 작업실이 따로 생기면 또 어떤 물건 만들기에 도전하게 될 지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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