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03/17 [북 크로싱] 가족(Bradshaw on: The Family, 1988, 1996)(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 2016/08/14 몽골 여행 - 요약 (4)
- 2016/05/04 [북 크로싱] 가족이라는 병(家族という病, 2015)(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 2016/04/14 [서적] 가족이라는 병(家族という病, 2015)
- 2014/08/13 각자 자신의 차를 몰고 가는 가족이 건강하다 (14)
- 2014/03/25 [서적] FAMILY : 가족의 얼굴은 마술 거울이다(Moments Intimacy Laughter Kinship, 2003) (2)
- 2013/11/30 가족이 경제적, 정서적으로 독립하면 도박 중독자의 가정이 과연 파탄날까?
- 2013/11/08 [서적] 담요(Blankets, 2004)
- 2013/10/08 [북 크로싱] 다카페 일기 2 : 행복이란, 분명 이런 것(續ダカフェ日記 2, 2009)(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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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2/05 이번 한번만 하고 그만둔다는 핑계부터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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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7/17 끝.까.지. 치료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도박 중독자를 어떻게 해야 하나
- 2008/07/09 Behind the 8-Ball(2008)
- 2008/05/23 KRA 유캔센터에서 실시하는 도박 중독자 가족을 위한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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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4/26 도박중독자에게는 도박을 떠나 보낼 애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4)
- 2007/03/17 [영화] 클릭(Click, 2006) (4)
가족 치료사이자 내면 아이 치유 전문가로 유명한 John Bradshaw의 '가족(Bradshaw on: The Family)'을 북 크로싱합니다.
우리가 역기능적인 가족 내에서 성장하면서 받은 잘못된 양육으로 인해 강박, 중독, 상호의존을 비롯한 다양한 문제 행동들이 나타나게 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책입니다.
처음부터 출판을 목적으로 쓴 게 아니라 PBS 방송국의 동명 프로그램 내용을 정리해 책으로 엮은거라서 흐름이 매끄럽지 않고 다소 딱딱한 게 흠입니다.
이 책의 내용이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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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몽골 여행을 하면서 알게 되었거나 느낀 점을 간략하게 요약한 겁니다. 어떤 내용은 생각의 차이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으니 몽골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은 참고만 하세요.
* 인터넷 환경
: 론플에는 몽골의 인터넷 환경이 좋은 것처럼 묘사되어 있지만 울란바타르를 벗어나면 와이파이는 커녕 휴대폰도 안 터집니다. 고비 사막의 경우는 몽골 최고의 숙소인 Three Camel Lodge에서도 신용카드 결제를 위해 신호를 잡으려고 차를 타고 높은 산으로 올라가야 하더라고요;;;; 수도인 울란바타르에서도 속도가 느려 동영상 업로드는 상상도 못합니다. 이메일을 확인하고 SNS를 하는 정도가 고작이에요. 홉스굴 Ashihai resort에서는 조식 뷔페로 이용하는 리조트 내 카페에서만 인터넷이 부분적으로 가능했는데 속도가 워낙 느려서 이미지 검색도 제대로 못했습니다. 포켓 와이파이, 로밍은 물론이고 심 카드를 사와도 소용 없을 겁니다. 그냥 마음을 비우고 자연을 만끽하는 것이 상책이에요.
* 몽골 사람
: 무뚝뚝해 보이지만 순박하고 착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몽골 현지 가이드들은 UB(울란바타르를 보통 이렇게 부릅니다. 그냥 시티라고도 해요) 사람들은 돈을 밝힌다고 하지만 우리 수준에서 봐도 별로 그래보이지는 않습니다. 제 경험 상 돈을 밝히는 사람들은 외국 여행자에게 바가지 씌우는 게 몸에 배어 있는 불법 택시 기사들 뿐이었습니다.
* 치안
: 중범죄는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소매치기는 조심해야 합니다. 솜씨가 아주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지인들이 드나드는 펍에서도 소매치기를 조심하라는 문구가 탁자마다 붙어 있을 정도입니다. 현지인들도 뒤로 메는 가방은 잘 안 멘다고 할 정도에요. 사람들로 붐비는 일부 관광지를 제외하면 오히려 여행자가 조심해야 할 위험은 길을 건널 때 입니다. 우리나라보다 운전을 험하게 하는 경우가 많고 교통 신호를 잘 지키지 않기 때문에 녹색불로 바뀌었다고 그냥 건너면 안 되고 반드시 좌우를 확인해야 합니다. 신호 없이 끼어들기, 중앙선 유턴 같은 건 그냥 하는 수준이거든요.
* 택시
: 공인 택시는 2~3개의 택시 회사에서만 운영하며 이것도 국가에서 승인하는 면허 제도가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차를 가진 사람은 누구나 택시 영업을 할 수 있으며 실제로 현지인들은 그냥 길가에서 손을 흔들어 차를 세워 요금을 흥정하고 타고 다닙니다. 문제는 외국인의 경우 적정 요금을 잘 모르기 때문에 바가지를 쓰기 쉬워서 숙소에서 이동할 때 미리 호텔 직원들에게 적정 금액을 물어두고 타기 전에 흥정을 해서 타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론플에는 불법 택시 기사가 강도로 돌변해 금품을 빼앗겼다는 말이 나오지만 밤 늦게 타거나 하지 않는다면 그럴 위험성이 있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 공공 교통 수단
: 울란바타르의 경우 택시, 버스, 저상 버스, 전차까지 다양한 교통 수단이 실제로 운행되고 있지만 외국인이 이용하기에는 복잡하고 소매치기의 온상으로 알려져 있어서 이용을 권장할 수 없습니다. 또한 교통편이 많지 않아 현지인들도 대부분 자기차를 몰고 다니기 때문에 평일 교통 혼잡도가 매우 높습니다. 울란바타르 시내는 항상 붐비는 편이고 출, 퇴근 시간에는 보행 속도와 거의 비슷할 정도로 차가 심하게 막힙니다.
* 동물
: 울란바타르에는 반려동물로 개를 기르는 사람이 꽤 있어서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시골, 특히 유목민의 경우는 대부분 개를 방범견으로 기르기 때문에 덩치가 크고 사나우며 외지인이 다가가면 무섭게 짖고 물릴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몽골 지방 여행을 할 때 꼭 익혀야 하는 현지어가 '노호이 호르'(개를 좀 잡아주세요)라고 하니 말 다했지요. 상대적으로 고양이는 거의 볼 수 없으며 여행 중 유목민 게르에서 딱 한 마리 보았는데 쥐를 잡는 목적으로 함께 사는 수준입니다. 시골에는 소, 양, 염소, 말, 낙타 등이 많이 있으나 방목해서 기르는 가축의 수준이고 반려동물은 아닙니다.
* 벌레
: 고비 지역에서 모기를 조심하라는 말을 하도 들어서 나름 준비를 많이 해 갔는데 여행 내내 모기는 한번도 못 봤고 물리지도 않았습니다. 바리바리 싸들고 간 전자 모기향을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어요. 다만 고비에서 저희가 도착하기 일주일 전까지 모기가 극성이었고 도착하기 며칠 전에 다행히 북쪽으로 이동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고비 사막으로 내려가시는 분들은 그래도 준비를 할 필요는 있겠습니다. 홉스굴 지역에는 호숫가 주변에 각다귀가 많지만 피해가면 되기 때문에 크게 신경이 쓰이는 수준은 아닙니다. 오히려 몽골 여행 내내 짜증나게 만들었던 벌레는 고비에서도, 홉스굴에서도 파리였습니다. 달려들기까지는 않지만 앵앵 소리가 거의 진주만 폭격기 수준의 소음이기 때문에 굉장히 거슬립니다.
* 돈
: 동전은 없으며 최대 2만부터 1만, 1천, 500, 100, 50까지 지폐만 있습니다. 단위가 투그릭인데 100, 50투그릭 지폐를 제외하고는 모든 얼굴이 칭기즈칸이기 때문에 헷갈리지 않게 숫자를 잘 확인하고 사용해야 합니다. 현지에서 투그릭을 쓸 때 상대방이 거스름돈이 없는 경우가 많으니(심지어 대형 리조트에서도) 잔돈을 받으면 최대한 확보해 두는 게 좋습니다. 나중에 마트에서 간단한 물건을 사거나 택시비를 낼 때, 팁을 줄 때에도 잔돈이 필요하거든요.
* 생수
: 숙소에 따라 상황이 많이 다른데 울란바타르의 캠핀스키 호텔 같은 경우는 매일 500미리 생수를 두 병씩 제공하기 때문에 따로 물을 구입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고비 사막에 있는 Three Camel Lodge의 경우 Eco Lodge이기 때문에 PET병의 사용을 자제하므로 매일 정수된 물을 유리병에 담아 2리터씩 제공하더군요. 역시 가져간 텀블러에 담아서 다니는 걸로 충분했고 가이드가 차량에서 따로 물을 준비해 두었기 때문에 일부러 물을 챙길 필요는 없었습니다. 홉스굴 지역의 Ashihai Resort는 뜨거운 물은 수시로 제공하지만 찬물은 없어서 생수를 마시려면 구입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가격이 700미리 한 병에 3,000투그릭이나 해서 놀랐죠. 즉 케바케입니다. 울란바타르에서는 마켓을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지만 지방의 경우는 마켓을 찾는 것부터가 일이기 때문에 숙소를 예약할 때 물을 쉽게 구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 하면 몽골은 여름철 습도가 매우 낮기 때문에 체감 온도가 낮은 대신 충분한 수분 섭취가 아주 중요하거든요. 조금만 물 마시는 걸 게을리 하면 탈수 증상이 올 수도 있습니다.
* 음식
: 몽골은 고기 나라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모든 음식에 고기가 빠지지 않습니다. 반대로 채식주의자는 음식 선정에 어려움이 많은데 호텔급 숙소나 레스토랑에서는 따로 채식 메뉴가 있지만 local restaurant에서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울란바타르를 벗어나면 채식 메뉴를 주문해도 원래 있던 메뉴 중 고기를 밥으로 대체해 주는 수준입니다. Three Camel Lodge에서는 매우 훌륭한 채식 요리를 먹을 수 있지만 사실상 몽골에서 유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일반 마켓에서 장을 봐도 과일과 채소는 매우 비싸기 때문(한국과 비슷하거나 비싼 경우가 많음)에 배낭 여행자가 채식 음식을 챙겨 먹으면서 다니기는 쉽지 않습니다.
* 전기
: 220V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사용하는 모든 전자기기의 사용에 문제가 없으나 울란바토르만 벗어나면 전기가 끊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본적인 조명은 태양열 발전이나 풍력 발전을 통해 공급받지만 전자 기기를 가동하기 위한 전력은 인근 도시에서 공급받기 때문에 고비 지역은 달란자드가드, 홉스굴 지역은 므릉시에 문제가 생기면 끊깁니다. 제가 여행하던 시기에도 고비 지역은 꽤 자주, 홉스굴 지역은 한 번 전기가 끊겼습니다. 전기를 사용할 수 있을 때마다 휴대폰을 비롯해 전자 기기를 수시로 충전하는 것을 잊지 마시고 무엇보다 보조 베터리를 반드시 가져가세요. 보조 베터리가 없으면 상당히 불편할 겁니다.
* 팁
: 몽골에는 원래 팁 문화가 없지만 관광지를 중심으로 서서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숙소의 메이크 업 비용이나 드라이버에게 적정 수준의 수고비를 주는 정도는 기대하는 것 같습니다. 다만 식당에서 팁을 남겨 놓고 나오거나 할 필요는 없어요. 울란바타르의 경우는 계산서에 기본적인 세금이 따로 붙어 나오는데다 특이하게도 도시세(1%)라는 항목도 있어서 메뉴판에 적혀 있는 금액에 비해 최종 지불하는 금액 차이가 꽤 납니다. 다만 작은 회사에 다니는 일반직의 한달 월급이 50만 투그릭에 불과하다고 하니 육체 노동을 하는 분들에게 팁을 주는 건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저는 가능하면 일부로라도 수고비를 챙겨 드리려고 노력했습니다.
* 선물
: 기념품으로 가죽이나 털로 된 제품이 인기 있으며 가격도 상당히 저렴한 편입니다. 다만 가죽 처리 기술이 그리 뛰어나지 않은지 매장에서도 좋지 않은 냄새가 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잘 확인하고 구입하는게 좋습니다. 반대로 비건이라면 살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세공품은 조잡하거나 너무 화려하여 기념품으로 부적절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몽골의 초원 풍경을 그린 작은 그림이 괜찮아서 몇 장 구입했습니다(국영 백화점 7층 기념품점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술을 좋아한다면 몽골 보드카(칭기스 골드 라벨)도 추천할 만합니다.
* 날씨
: 일교차가 크기로 유명(실제로 몽골은 연교차가 워낙 커서 여름에는 35도까지 올라가고 반대로 겨울에는 영하 40도 이하까지 떨어집니다)하여 지역에 따라 여름철 기준으로 낮을 때는 15도에서 높을 때는 35도까지 오르내리므로 여름철에 여행을 한다고 해도 한여름에서 초겨울까지 커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옷을 준비해야 하는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반바지부터 윈드 브레이커까지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가방이 대부분 옷으로 채워집니다.
* 에어컨
: 울란바타르를 제외하면 에어컨을 보는 것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울란바타르에서도 호텔 정도가 아니라면 에어컨의 혜택을 제대로 누릴 수 있는 건 새로 지은 건물의 샵 정도입니다. 사람이 북적거리는 대표적인 곳인 국영 백화점에서도 에어컨이 가동되는 것 같지 않을 정도로 덥습니다. 시골에서는 에어컨은 고사하고 선풍기도 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고비 지역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 낮에도 그늘만 들어가면 견딜 만하고 홉스굴 지역은 온도 자체가 낮아서 그렇게 덥지 않습니다. 또한 고비나 홉스굴 모두 밤에는 온도가 많이 내려가서 이불을 덮고 자야 할 정도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습도도 낮아서 탈수가 오기 쉬우니 그야말로 감기 걸리기 딱 좋은 날씨라고 할 수 있겠네요. ㅡㅡ;;;;
* 도로 사정
: 울란바타르 시내는 모든 도로가 포장되어 있으나 교통량이 많아 혼잡하며 교외로 가면 비포장 도로가 많습니다. 다행히 테를지 지역까지는 도로가 잘 포장되어 있어서 당일 투어를 다녀오는데는 별 무리가 없습니다. 울란바타르에서 홉스굴까지는 도로가 포장되어 있어 3년 전의 20시간에서 현재는 하루 만에 차량으로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므릉에서 하츠갈로 가는 도로는 아직 포장이 안 된 곳이 많아서 4륜 구동 차량이 필요합니다. 고비 지역은 거의 포장되어 있지 않다고 보는 게 낫습니다. 공항만 벗어나면 곧바로 길도 없는 비포장이니까요.
* 여행 준비
: 울란바타르, 홉스굴, 고비 모두 가이드가 없으면 상당한 불편을 감수해야 합니다. 특히 교통편 이용과 음식(비건이라면 특히) 주문에서 애로 사항이 꽃필 수 있습니다. 떠나기 전에 섭외를 완료하거나 최소한 현지에서라도 가이드를 꼭 구해야 합니다. 다행히 한국말을 할 수 있는 가이드를 구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으며 영어 가이드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 언어
: 몽골어는 우리 말과 어순이 동일해 말을 배우기 쉽다고 하지만 그건 문법의 이야기이고 발음이 아주 헬 수준으로 어렵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만 해도 제대로 발음하는 게 불가능한 수준이에요. 울란바타르에서는 그나마 영문 병기가 되어 있어 괜찮지만 지방으로 가면 키릴 문자만으로 표기되어 있어 아주 답답함(가이드가 꼭 필요한 이유 중 하나). 몽골에는 한국에서 노동자로 일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많고 한류 때문에 한국말을 할 줄 알거나 최소한 무슨 말인지 알아듣는 사람이 굉장히 많으니 말조심해야 합니다. 몽골이나 몽골 사람을 비하하는 말을 공공 장소에서는 안 하는 게 신상에 이로울 겁니다.
* 한류
: 현재 개발붐(울란바타르 전역이 공사판이라고 해도 될 정도)으로 인해 국내 기업의 진출도 활발하고 한류 때문에(한국 드라마를 시청하지 않는 몽골 가정이 거의 없을 정도라고 함) 한국을 모방하는 게 많습니다. 아파트 건축 스타일, 옷차림, 화장법도 많이 비슷하고 울란바타르 시내에는 한국 음식점과 수퍼마켓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한국말 간판도 가끔 보여요. 울란바타르 시내를 돌아다니는 여성들을 보면 옷차림의 미묘한 차이만 빼면 서울에서 만나는 젊은 여성들과 거의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비슷합니다.
* 환경
: 몽골인들의 정신세계를 지탱하는 샤머니즘의 영향 때문인지 대부분이 불교 신자라서 그런지 몰라도 환경 보호가 몸에 배어 있어 가이드들이 눈에 띄는 족족 쓰레기를 주을 정도입니다. 가축도 거의 방목으로 기르며 공장식 축산을 싫어합니다. 도축할 때도 고통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한다고 하네요. 다만 위에서 말한 것처럼 최근 한국의 개발 지상주의를 도입하면서 지나치게 급속하게 환경이 파괴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 빈부격차
: 부패가 심하여 몇몇의 기업가와 국회의원들이 부를 독식하고 있다고 합니다. 빈부 격차가 매우 심한데 생활 물가가 서울에 근접하는데 비해 소득 수준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서 울란바토르 시내에서 생활하는 것이 정말로 힘들다고 합니다. 현지인들은 매우 머리가 좋거나 집안의 배경이 좋아야만 먹고 살 수 있다고 체감하는 수준이더군요. 우리나라의 판박이 같은 상황이라서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 중독
: 몽골인들이 술을 좋아하고 많이 마시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로 론플에서도 취한 사람과 마찰을 일으키지 말고 조심하라고 대놓고 경고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알코올 중독이 상당히 많을 것으로 추정되며 도박을 즐기는 몽골인도 굉장히 많다고 하니 숨겨진 도박 중독자의 수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나 정신 질환에 대한 대중의 인식도 낮은 수준이고 무엇보다 전문가가 전무해서 제대로 care받지 못한다고 합니다.
* 문
: 백화점을 제외한 모든 상점의 문이 매우 협소해서 처음 봤을 때 대체 손님이 들어오라고 만든 것인가 의심이 될 정도였습니다. 두 사람이 나란히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작게 만들거든요. 문을 자그마하게 만드는 이유는 혹독한 겨울 때 단열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 시차
: 원래 시차가 1시간에 불과한데다 여름철에는 서머타임 제도가 있어 시차가 없습니다. 한국 시간과 동일하기 때문에 시차 적응은 전혀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 환전
: 울란바타르 시내 곳곳에 사설 환전소가 있으며 국영 백화점 1층에도 환전소가 있습니다. 호텔에서 환전을 하나 국영 백화점 환전소에서 환전을 하나 100불 당 500원 정도의 환율 차이만 있기 때문에 아주 큰 돈을 바꾸지 않는 이상 편한 곳에서 해도 별로 상관이 없습니다. 몽골 투그릭은 국내에서 재환전할 수 없으므로 비용을 잘 계산하여 중간중간에 환전하고 다 써야 합니다. 투그릭으로 환전하기 위해서는 달러가 가장 좋으며 100불 짜리를 선호하기 때문에 100불짜리 달러만 준비해 가면 됩니다. 관광지에서는 간혹 달러를 받기도 하지만 대부분 투그릭을 선호하기 때문에 적절히 환전하고 남은 돈 없이 현지에서 모두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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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의 유명 아나운서이자 프로그램 캐스터였던 시모주 아키코의 책,
'가족이라는 병(家族という病, 2015)'을 북 크로싱합니다.
누군가에게는 가족이라는 말 자체가 주는 푸근함과 아련함이 추억이 되는 반면, 누군가에게는 가족이라는 말 만큼 자신을 평생 옥죄는 상처의 덫이 없기도 합니다.
이 책은 후자의 입장에서 가족을 바라본 책입니다. 한 사람이 하나의 존재로서 올곧이 서지 못할 때 가족이라는 거역하기 어려운 커다란 영향이 얼마나 큰 상처가 될 수 있는지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여줍니다.
책 내용은 상당히 공감하면서 읽었으나 후반부에서 저자가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면서 신파로 빠지는 데서 호감을 확 깎아 먹어서 좀 아쉽습니다.
이 책의 내용이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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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작년에 내용의 민감성 때문이었는지 몰라도 일본 열도를 찬반양론으로 한바탕 들끓게 만들었던 시모주 아키코의 책, '가족이라는 병'입니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도 '가족'이라는 단어는 그 순수성에 흠집을 내서도, 도전을 해서도 안 됩니다. 부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하는 것마저도 터부시되는 말이니까요. 어머니와 동급까지는 아니더라도 크게 차이나지 않는 수준일 겁니다.
하지만 한 때 NHK의 유명 아나운서이자 프로그램 캐스터였던 시모주 아키코는 그런 것은 모두 허상이며 가족이라는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도대체 가족이란 무엇인가'
과연 가족이란 무엇일까요? 가족이라는 말만 들으면 푸근함이 느껴지고, 뱃속 깊은 곳에서부터 안온함을 더하며, 든든한 마음과 함께 아무리 춥거나 더워도 이겨낼 수 있을 것만 같은 든든한 의지 대상이기만 할까요?
모두들 그런 이미지로 가족을 포장하고 싶어합니다. 가족만큼은 최후의 보루로 남겨놓고 싶어하죠. 하지만 우리는 누구나 어느 정도는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때로는 가족이 남보다 더 큰 상처를 주는 존재일 수 있음을 어렴풋하게나마 느끼고 있을 겁니다.
시모주 아키코는 그런 인정하고 싶지 않고 감추고 싶은 불길함을 과감히 불러냅니다. 개인이 개인으로서 인정받거나 홀로 서지 못할 때, 가족이라는 말로 모든 과오를 뭉뚱그려 덮고 넘어갈 때 각 구성원의 행복은 희생될 수 밖에 없고 그런 가족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되묻습니다.
예전에 소개한
'독이 되는 부모'에서 부모와 독이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단어를 병치시켜 충격을 더했던 것처럼 이 책의 제목도 가족과 병이라는 극단적인 단어를 대비해 묘한 울림을 주면서 동시에 만만치 않은 거부감을 불러 일으킵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내용에 거의 대부분 공감했기 때문에 별로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었지만 사실 이 책의 저자인 시모주 아키코는 제가 기대헀던 가족의 굴레를 벗어나 온전히 홀로 섰던 자유인이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가족으로부터 받은 다양한 정신적 상처를 이겨내기 위해 평생 필사적으로 홀로 서는 노력을 기울인 불쌍한 사람이었습니다. 가족으로부터 벗어난 뒤에도, 가족이 없어도 충분히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살아온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그런 그녀의 복잡한 회한은 4장. 세상 떠난 가족에게 쓰는 편지에서 적나라하게 모습을 드러냅니다. 1장. 가족은 어렵다, 2장. 가족이라는 병 은 특별한 실증적 근거를 대지 않더라도 꽤 설득력이 있어 진지하게 읽을 수 있었지만 막판에 가서 신파 모드로 돌변하면서 저자에 대한 신뢰감을 확 깎아 먹습니다. 정말 반전 드라마가 따로 없네요.
개인적으로 저자에게는 정신적 외상 치유를 위한 심리치료가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가족이 푸근한 존재이기는 커녕 남보다 더 큰 상처를 주는 악마같은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읽으시면 많이 공감할 책입니다.
가족이야말로 내가 의지할 수 있는 절대적인 존재이며 가족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효자 효녀 희생 모드가 자동으로 활성화되는 분들은 굳이 읽으실 필요 없습니다. 괜히 기분만 나빠지실테니까요.
닫기
* 단란하고 화목한 가족이라는 환상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이 개인의 인격을 되찾는 것, 그것이 진정 가족이 무엇인지를 아는 지름길이 아닐까 한다.
* 어른에게 착하기만 한 아이는 괜찮은 어른으로 성장하지 못한다. 부모의 권위와 어른의 가치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부모와 어른이 하라는 대로 하는 것은 사람으로서 성장하지 못했다는 증거다. 거짓은 화목하지 않은 가정보다 화목한 가정에 있다. 솔직한 심정으로 마주하면, 부모와 자식은 대립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 교육이란 부모가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자신의 세계에서 갈고 닦으며 쟁취해가는 것이 아닐까
* 가족의 '기대'는 최악의 스트레스. 부모와 가족의 기대는 아이를 훼손한다.
* 괜히 어중간하게 서로를 좀 더 알고 싶다, 좀 더 이해하고 싶다고 생각하면 알지 않아도 될 일까지 알게 되고 상처를 들쑤시게 되어 불행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가족은 서로를 이해하려 애쓰지 않아야 오히려 행복한 것일지도 모른다.
* 화젯거리가 가족밖에 없는 사람은 재미없다. 가족 얘기는 제 입으로 하지 않는 게 상책이다. 누가 물으면 꼭 필요한 대답만 하지 그 이상의 정보는 제공하지 않는 것이 좋다. 서로의 프라이버시를 밝혀야 사이좋은 사람인 것처럼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것으로 관계를 이어갈 필요는 없다.
* 가족 얘기는 어차피 자랑이거나 불평.
* 가족 얘기를 늘어놓는 사람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자기 가족 외에는 전혀 돌아보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 다른 일에는 관심이 없다. 자기 가족만 좋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이른바 가족 이기주의다. 이런 사람들은 사건이 생기면 가장 먼저, 자신과 관계가 있는지 없는지를 따진다. 어떤 사고가 생겨도 자기 가족에게 그 여파가 밀려오지 않으면 안심한다. 나머지는 남의 일이다.
* 지금 나의 가족은 하나뿐인데, 나는 대외적으로 그 사람을 반드시 '반려'라고 칭한다. 반려는 주종관계가 없는 참 좋은 말이다. 더불어 살아가는 실상을 잘 나타내주고 있어 마음에 든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국민도서관을 통해 대여해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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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족 문제(원가족이든 현가족이든)가 있는(혹은 있었던) 성인 내담자를 상담할 때 자주 사용하는 이미지 떠올리기 기법 중 하나는 가족이 자동차를 타고 있는 장면을 상상해보라고 하는 겁니다. 단, 과거의 추억이나 경험을 염두에 두지 말고 자신이 현재 원하는 이미지를 떠올려 보라고 하는 거지요.
그러면 제한 조건을 달았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온 가족이 함께 하나의 자동차를 타고 동일한 목적지로 이동(여행일 수도 있고)하는 걸 상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건강하게 작동하는 가족이라는 건 가족 구성원(물론 성인) 각자가 자신의 차(인생)를 몰고 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목적지가 같을 수도 있지만 다를 수도 있고 중간까지는 같을 수도 있지만 결국은 달라질 수도 있고요. 누구는 고속도로를 이용해 목적지로 빠르게 이동하고 싶지만 다른 누구는 국도나 지방도를 이용해 여기저기 들르고 구경도 하면서 천천히 가고 싶어하는 것, 그걸 서로서로 이해하고 용인하는 것, 그것이 건강한 가족이라고 믿습니다.
그런데 꼭 하나의 차에 함께 타야만 하고 목적지도 당연히 같아야 하며, 이동 경로까지 통일해야 한다고 고집을 부리는 사람이 가족 내에 있을 때, 그리고 그 사람이 다른 가족을 쥐락펴락하려고 할 때부터 고통이 시작됩니다.
물론 온 가족이 하나의 차에 타고 동일한 목적지로 향하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건 아닙니다. 문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않게 된) 가족이 다른 차를 타고, 다른 목적지로 향하겠다고 하거나 중간에 경로를 바꾸겠다고 할 때 이를 용인하지 않고 권력으로 제압하려는 것이죠.
항상 내가 모는 차의 뒷 자리에 얌전히 앉아 있던 자녀가 어느덧 장성하여 자신의 차를 사고 항상 가던 가족 휴가지가 아닌 다른 곳에서 휴가를 보내겠다고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는 것이 섭섭할 수도 있고 내심 못마땅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순리입니다.
가족은 숲과 같아서 나무, 덤불, 꽃, 이끼 등 다양한 식생이 한데 어우러져야 건강합니다. 높이 치솟은 자작나무만 열을 지어 한데 모아놓은 걸 우리는 목재 재배지라고 부르지 숲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자녀가 성장하면서 너무도 다양한 모습을 갖추게 되었지만 그걸 억압하지 않고 조화로움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가족, 그러한 가족이 진정으로 건강한 가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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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Moments Intimacy Laughter Kinship(M. I. L. K.) 프로젝트의 세 번째 책인 FAMILY입니다.
월덴 3에서는 2008년 10월에
'LOVE : 사랑하는 영혼만이 행복하다(2002)'와 2011년 2월에
'FRIENDSHIP : 친구네 집에 가는 길은 먼 법이 없다(2002)'를 이미 소개드린 바 있습니다.
LOVE는 다행히
새 책 북 크로싱을 했지만 FRIENDSHIP은 이미 품절된 상태라서 북 크로싱 포스팅만 했지, 아직 첫 번째로 신청하신 분께도 배송하지 못하고 막혀 있는 상태입니다. 이 책도 포스팅을 하면서 검색해 보니 이미 품절이 되었네요. 아쉽게도 소개글만 올리고 북 크로싱은 못할 것 같습니다.
이 사진집도 이전 판과 마찬가지로 정현종 시인께서 옮기셨습니다.
이 사진집도 LOVE, FRIENDSHIP과 마찬가지로 가족에 대한 놀랍고 감동적인 사진들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탈리도마이드 베이비 2세대' 남매를 찍은 Greg Williams의 사진과 베트남전의 참상을 고발한 그 유명한 사진의 주인공 '킴 푹'이 그녀의 아들과 함께 첫 돌에 찍은 Anne Bayin의 사진,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의 실제 주인공 모리 슈워츠가 그의 아들인 롭 슈워츠와 마지막을 함께 하는 Heather Pillar의 사진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프롤로그를 쓴 제임스 맥브라이드가 한 말의 한 구절을 옮기면서 소개 포스팅을 마칩니다.
"가족은 최후의 위대한 발견이며 우리의 마지막 기적이다. 우리 모두는 언젠가 삶의 무대에서 퇴장당해 벌레들의 먹이가 될 것이다. 그것이 우리의 궁극적인 운명이다. 성공한 인생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직업적으로 이 세상에 무엇을 남겼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랑을 남겼는가 하는 것이다. 사랑은 우리가 생각해낼 수 있는 가장 민주적인 행위이다. 사랑할 용기가 있는 사람은 누구나 공원 벤치에 앉아 누군가의 손을 토닥이며 '그대는 내게 찾아온 가장 큰 축복'이라고 말할 수 있는 특권을 얻게 된다. 그런 사랑, 가족의 사랑은 우리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게 만든다. 여러분의 사랑이, 이 책의 사진들처럼, 영원하기를...."
개인적으로 소장할 예정이라서 북 크로싱은 못 하지만 관심있는 분들은 중고판을 구해서라도 꼭 보시기 바랍니다. 감동으로 함께하는 사진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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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도박 중독자의 가족은 진정한 독립을 해야 한다'라는 글에서 가족의 경제적, 정서적 독립을 모두 달성하는 것이 진정한 독립이며 이것이 치유에 필수적인 요건이라고까지 강조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가족이 경제적, 정서적으로 독립하게 되면 가족을 유지할 버팀목이 약해지기 때문에 결국은 가족이 뿔뿔이 헤어져 각자의 길을 가게 된다는 말을 하는 분이 계셔서 추가 포스팅합니다.
가족이 각자의 길을 가겠다고 결심하는 건 도박 중독으로 인해 희망이 없다고 결론내려서이지 경제적, 정서적으로 독립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만약 경제적, 정서적으로 독립을 하고 난 뒤 헤어져야겠다고 결심을 한 가족이 있다면 그건 이미 도박 중독으로 몸과 마음이 피폐해져 헤어질 생각을 하고 있었으나 그동안 독립할 자신이 없어 참고 살았을 뿐 이미 마음은 도박 중독자를 떠난 상태나 다름이 없습니다. 그저 먹고 살 수단이 마땅치 않아서 어쩔 수 없이 함께 사는 상태, 몸은 함께 있으나 마음은 이미 떠난 상태, 그것을 과연 진정한 가족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가족과 상호의존되어 있으니 도박을 하면서도 어느 정도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다가 가족이 독립하게 되면 자신만 버려질 것 같은 불안을 도박자가 느끼는 건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독립만 하고 나면 도박자와 헤어질 결심을 하고 있는 가족이 실제로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경제적 어려움과 배신의 이중고로 고통받고 있는 가족이 상담을 받으려고 한다면 아직 희망의 끈을 놓은 건 아니라고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가족이 도박자를 포기하고 버리기로 마음을 굳혔다면 왜 굳이 어려운 길을 택해 상담까지 받으려고 할까요?
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가족이 헤어지게 되는 건 가족의 경제적, 정서적 독립 때문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도박 중독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헤어질 위험이 있으니 경제적, 정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도록 가족을 방해하는 건 가족을 볼모로 잡고 싶다는 도박자의 욕심 때문에 도박 중독 치유에 들여야 할 에너지와 노력을 낭비하는겁니다.
그러니 도박 중독자는 가족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본인부터 먼저 가족을 믿고 그 믿음을 행동으로 보여주세요. 그러면 가족도 반드시 화답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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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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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만화가인 크레이그 톰슨(Craig Thompson)의 자전적 이야기를 다음 그래픽 노블 '담요(Blankets)'입니다.
2004년 선보이자마자 만화계의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하비상 '최고의 작품', '최고의 작가', '최고의 만화가' 상을 휩쓸었고 그 이후로도 아래와 같은 수상과 평가를 받은 작품입니다.
이 작품 이외에는 데뷔작인 '안녕, 청키 라이스'와 '하비비', '여행기' 등이 있습니다. 그래픽 노블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천재 그래픽 노블 작가라는 평을 받고 있는 작가인데요.
★2004년 하비상 〈최고의 작품〉, 〈최고의 작가〉, 〈최고의 만화가〉 수상
★2004년 아이스너상 〈최고의 작품〉, 〈최고의 스토리〉 수상
★2004년 이그나츠상 〈뛰어난 작가〉, 〈뛰어난 그래픽노블〉 수상
★2005년 프랑스 만화 비평가 협회 ACBD 대상 수상
★2005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 도서전 〈최고의 만화책〉 상 수상
■2012년 『타임』 선정 〈자전적 그래픽노블 10〉
■2012년 오프라닷컴 선정 〈역대 최고의 러브 스토리 8〉
■2011년 「가디언」 선정 〈최고의 그래픽노블 10〉
■2011년 『페이스트 매거진』 선정 〈2011년 최고의 만화책 20〉
■2010년 코믹 북 리소스 선정 〈2000년대 가장 중요한 만화책 30〉
■2010년 그래픽노블 리포터 선정 〈최고의 그래픽노블 CORE TEN 10〉
■2010년 하이파이브! 코믹스 선정 〈2000년대 최고의 만화 20〉
■2010년 알트 데일리 선정 〈2000년대 최고의 그래픽노블〉
■2009년 AV 클럽 선정 〈2000년대 최고의 그래픽노블 25〉
■2009년 포비든플래닛닷컴 선정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 그래픽노블 50〉
■2009년 『페이스트매거진』 선정 〈2000년대의 최고의 그래픽노블 20〉 1위
■2005년 『타임』 선정 〈『타임』 역대 최고의 그래픽노블 10〉
■2004년 「쥐트도이체 차이퉁」 선정 〈2004 최고의 만화책 5〉
■2003년 『타임』 〈2003년 최고의 만화책〉 1위
■폴 그레빗 〈죽기 전에 봐야 할 1001권의 만화책〉
크레이그 톰슨은 TV 시청과 음악을 듣는 것까지 일일이 부모의 허락을 받아야 할 정도로 엄격한 개신교 집안에서 성장하면서 만화 월간지를 유일한 상상력의 탈출구로 삼았다고 합니다. 그런 경험이 애니메이션 감독을 꿈꾸게 했고 결국에는 그래픽 노블 작가에 이르게 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절로 붓이 움직인 듯 자연스러운 터치의 그림체로 유명한 크레이그 톰슨은 이 작품에서 따돌림으로 외로웠던 어린 시절과 상상력을 억압하고 예수님의 말씀대로 행동하지 않는 가식적인 개신교의 두 얼굴에 대한 회의, 인간에 대한 불신감,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성장통과 사랑의 아픔 등을 섬세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 가족과 종교에 대해 지나치게 솔직하게 다룬 일 때문에 여전히 부모와 관계는 그리 좋지 않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전히 치유되지 않고 남아 있는 작가의 상처가 느껴져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따돌림, 성 폭력, 가정 불화, 가정 폭력, 종교의 허식과 같은 무거운 주제가 작품 전체에 배어 있어 마음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그래픽 노블은 아닙니다.
작가의 개인적 상처와 종교관, 깨달음 등에 공감(레이나와 왜 그렇게 끝냈는지는 공감 못하겠지만)하지만 결정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그림체가 아니라서 추천을 드릴 정도로 좋지는 않았습니다.
하드커버인데다 600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이라서(가격도 만만치 않음) 소장하실 분이 아니라면 구매해서 보기가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보고 싶은 분들은 북 크로싱 포스팅을 기다리셔도 좋겠네요.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덧2. 펀샵에서 온라인 서점과 비슷한 가격에
무릎 담요를 사은품으로 주는 행사를 진행 중(센스 굿~)인데 담요는 크기도 적당하고 모양과 색깔도 예쁩니다만 결정적으로 보풀이 묻어나서 바지의 재질을 따져가며 덮어야 하는 번거로운 문제가 있습니다(비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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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 유지씨네 가족의 일상을 다룬 사진집 '다카페 일기 2 : 행복이란, 분명 이런 것(續ダカフェ日記 2, 2009)을 북 크로싱합니다.
한 장 한 장의 사진에 담긴 이 가족의 일상을 엿보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이 사진집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행복이란 분명 이런 것'이라는 절절한 공감이 절로 됩니다.
3권도 이미 구매해서 갖고 있지만 언제 봐야 할지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을 정도로 아끼는 책입니다. 물론 1, 2권은 이미 소장하고 있고요.
이 책은 벨라님이 북 크로싱하는 책입니다. 이 공간을 빌어 좋은 책을 북 크로싱 해 주신 벨라님께 감사드립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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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감위가 2007년에 출범한 이후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그동안 5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고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설립된 이후 본격적으로 가동할 때까지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입니다만 그동안 쌓은 치유, 예방의 노하우가 어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러나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설립되고 중장기 발전 계획대로 전국에 20여 개의 센터가 운영된다고 해도 해결되지 않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주말 상담'과 '병원 치료'문제입니다.
주말 상담은 도박자의 사회 적응과 가족의 상담 참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치유 서비스로 현재 사행사업체에서 운영하는 센터에서만 제공하고 있습니다. 주말 상담에 주력하던 한국 마사회 유캔센터가 이미 문을 닫았고 나머지 사행사업체 운영 센터의 폐소내지는 축소 운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앞으로 사감위 센터가 주말 상담을 실시하지 않으면 직장을 다니면서 도박 중독을 치유하고자 하는 도박자와 그 가족은 상담을 받을 길이 없게 됩니다. 주중 야간 상담을 한다고 해도 임시방편일 뿐 모든 수요를 충족할 순 없습니다.
이런 실정인데도 사감위는 주말 상담을 할 계획이 없을 뿐 아니라 지방에 설립되는 지역 센터도 주말 상담을 하지 못하도록 강제하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 운영 요일을 통일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거 저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도박자와 그 가족의 치유가 아닐까요? 사감위 중독예방치유센터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인지 다시 한번 심사숙고하시기 바랍니다.
또 다른 문제는 병원 치료의 미제공입니다.
도박 중독은 행위 중독인 만큼 알코올 중독이나 마약 중독처럼 약물 치료에 큰 비중을 두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울증처럼 약물 치료가 필요한 공존 장애로 고통받거나 자살 충동이 너무 심해 단기간이라도 입원 치료가 필요한 도박자가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사감위는 병원(외래, 입원) 치료를 제공하지 않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지금까지 병원 치료가 필요해보이는 내담자는 모두 사행사업체에서 운영하는 센터로 넘겨 왔는데 앞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사행사업체에서 운영하는 센터의 치유 업무가 축소되면 당연히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병원 치료부터 축소할 겁니다. 그러면 병원 치료가 필요한 내담자는 앞으로 어디에서 도움을 받아야 하나요?
솔직히 사감위는 그동안 사행사업체에서 운영하는 센터들이 주말 상담, 병원 치료 등을 전담하는 바람에 편하게 일해왔습니다. 전국에서 밀려드는 내담자도 이미 전국 네트워크를 가동 중인 사행사업체 지역 센터로 넘기기만 하면 되었으니까요.
하지만 이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작년에 사감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사행사업체가 분담하는 분담금의 액수도 대폭 늘어났으니 이제 주말 상담과 병원 치료처럼 도박자과 그 가족에게 필수적인 치유 서비스를 보완하는 문제부터 신경써야합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의 설립을 앞둔 이 시점에서 당장 고민해야 할 문제이고 주말 상담과 병원 치료와 같은 당연한 치유 서비스를 도입하지 않으면 앞으로 어떤 비난을 듣게 되더라도 할 말이 없을 겁니다.
사감위의 결단을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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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자가 가족과 상담자에게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바로 이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한번만 더 해보고 따든 잃든 그만두겠다, 믿어달라"
이 말을 하는 이유가 자신의 모든 기술과 정보를 쏟아 부운 뒤 정말 도박으로 돈을 딸 수 없다는 걸 확인하고 도박을 그만두겠다는 결심에서 나온 것이든 잃어버린 돈에 대한 본전 집착이든 간에 상관없습니다.
이 말을 하는 도박자는 그 결과가 어떻든 간에 도박을 그만두지 못하니까요.
왜냐하면 이 말은 도박을 계속하기 위한 일종의 방어 기제처럼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상 어떤 조건을 걸고 도박을 그만둘 것을 결정하는 모든 방법은 실패할 수 밖에 없습니다. 도박을 끊고자 하는 자신의 마음이 아니라 도박을 지속하고자 하는 도박 충동이 만들어낸 방법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운 좋게 돈을 따면 '역시 내가 옳았다. 이렇게 하면 딸 수 있는 거였어'. '행운의 여신이 나에게 왔으니 이제는 계속 딸 수 있을거야', '지금까지 잃었으니 이제 앞으로는 딸 수 있다'고 착각하게 되고, 설사 또 다시 돈을 잃어도 돈을 잃게 된 원인을 '확실하게 베팅할 수 있도록 충분한 자금을 주지 않아서 뒷심부족으로 잃었다', '그 날 잔소리만 안 했어도 운이 내 편이었을텐데 가족 때문에 재수 없어서 망했다'는 식으로 외부 요인에 돌리고 환경만 탓하게 됩니다.
결국 이번 한번만이라는 도박자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죠. 그러니 도박을 끊고자 한다면 아무런 조건 없이 당장 단도박을 시작해야 합니다.
그게 어렵다면 차라리 '나는 도박 중독자이기 때문에 도박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걸 인정하고 도박을 하러 가기 바랍니다.
그래야 양심에 타격을 받게 되고 자신의 도박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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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자가 계속 치유의 길에 들어서는 걸 주저하면서 갈팡질팡하고 있는 경우가 아니라 자신의 도박 문제를 진정으로 깊이 들여다보고 도박과 이별하고자 결심한 상태라면 그 방법이 상담이 되었든, 단도박 모임이 되었든, 신앙 생활이 되었든 간에 걸리는 기간의 차이는 있더라도 결국 도박자는 도박에서 빠져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도박으로 점철된 삶을 살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질수록 치유 속도는 빨라져서 가끔은 가족이나 상담자가 놀랄 정도로 빨리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처럼 도박 중독자의 모습에서 벗어나 빨리 나아지는 도박자도 있는 반면 시간이 갈수록 상대적으로 더 힘들어진다고 느끼는 가족들도 많습니다.
대체 왜일까요?
치유 초반에 기대했던 것처럼 도박자가 도박만 하지 않으면, 성실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오기만 하면 어떤 어려움도 견딜 수 있을 것 같았던 굳은 마음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온통 초조함과 짜증, 불만만 가득하게 되니 말이죠.
그건 역할 변화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중독이든 중독 상태에서 건강한 상태로 바뀌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일단 바뀌기 시작하고 속도가 붙으면 굉장히 쉬울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도박 중독자의 역할과 도박 중독자가 아닌 역할이 너무나 극명하게 구분되기 때문이죠.
그런데 도박 중독에서 가족들이 맡았던 감시자의 역할은 스스로 자초한 것이 아닙니다. 도박 중독자에 의해 자의반 타의반 떠맡겨진 것이죠. 내 옷이 아닌 옷을 입은 것처럼 껄끄럽고 그렇다고 안 입을 수도 없는 그런 역할입니다. 그걸 억지로 하다보니 이제 슬슬 몸에 익을 때쯤 되었는데 그걸 갑자기 버려야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도박 중독 치유를 위해서는 감시, 관리, 통제하려는 마음과 의도, 행동을 모두 내려놓아야 하거든요. 도박 중독에 대응하기 위해 움켜쥐고 있었던 유일한 무기를 내려놓아야 한다는 뜻이죠.
가족들이 그걸 받아들이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지만 앞으로 감시자의 역할이 아닌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분명한 모델이 없기 때문에 더더욱 쉽지 않은 것이죠.
그래서 이런 저런 시행착오를 거치며 새로운 역할을 정립하느라고 시간이 들게 마련입니다. 그것이 쉽지 않다보니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고 받아들여서 생각보다 쉽게 적응하는 도박자에 비해 가족들은 역할 변화에 따르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는 겁니다.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적응 과정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좀 더 마음을 편히 가지고 시간의 힘을 믿는 것이 좋습니다. 결국 시간이 모든 불협화음을 정리해 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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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자는 도박에 중독되면 근시안(tunnel vision)이 됩니다. 터널 속에 들어가면 당연히 터널 밖의 상황은 모르고 터널 끝의 출구만 보이듯이 도박과 관련된 것(도박으로 생긴 빚, 잃은 돈을 다시 따 와야 한다는 욕심, 어떻게 도박을 할 시간을 몰래 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등등)에만 모든 생각의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그래서 회복 과정에서 상담자는 도박자가 도박이 아닌 것에 신경을 쓰는 것(가족의 안위, 경조사, 일에 집중하는 것 등)을 보고 근시안에서 빠져나왔는지를 짐작하게 되죠. 도박에 중독되었을 때 도박자는 앞만 보고 달리지 옆이나 뒤를 돌아보지 않습니다. 도박 중독에서 빠져나오고 나서야 드디어 주변을 살피게 되지요.
가족들은 이와 반대입니다. 가족에게 도박은 당연히 하지 말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도박자가 도박을 하지 않는 것에는 별로 관심이 가지 않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일이니까요. 특히 도박자가 도박을 하지 않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도박과는 큰 상관이 없지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집안일을 잘 돕는지, 출, 퇴근 시간이 일정한지, 늦잠을 자지 않고 일찍 일어나는지, 누구를 만나고 다니는지, 담배나 술을 끊는지 등)들에 온통 신경을 쓰게 됩니다.
그런 일들을 도박자가 제대로 하지 않으면 도박자를 비난하거나 공격(술, 담배도 못 끊으면서 어떻게 도박을 끊겠다는 말이냐는 식)함으로써 갈등이 격화되게 됩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자신의 중독 문제를 인정하고 치유에 적극적인 도박자일수록 그런 공격을 심하게 당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가족 입장에서는 도박만 안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 같지만 정작 도박 중독에서 빨리 벗어나서 일상 생활로 너무나 빨리 돌아와 천연덕스럽게 생활하는 도박자가 너무나 밉고 마음 고생을 한 자신은 억울하기 때문에 단도박만 아니라 다른 것까지 자꾸 요구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게 되고 도박 문제에 집중하게 되면서 주변만 바라보던 시야를 좁혀서 도박 문제와 그로 인해 파생된 결과들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리고 좀 더 여유로운 마음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도박자는 앞만 내다보며 줄기차게 달리다가 점차 주변을 살필 여유를 갖게 되고 가족들은 반대로 주변만 두리번거리다가 점점 앞을 향해 달리는 것(도박 문제)에 집중하게 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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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에 중독된 도박자와 가족들에게 가장 무서운 말 중 하나가 바로 '재발'입니다. 그 말만큼은 절대로 듣고 싶지 않다고 할 정도로 두렵죠.
그렇기 때문에 이런 무서운 재발을 다시 겪지 않으려면 도박자 개개인에게 재발을 가져올 수 있는 나름의 위험 요인 분석을 철저히 해야 합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백번 싸우더라도 위태롭지 않은 법이니까요(지피지기 백전불태).
재발을 야기하는 위험 요소는 도박자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의 중독자에게 공통되는 위험 요소도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위험한 3가지 요소를 정리해 봤습니다.
첫째는 부정적인 정서 상태입니다. 예전에 이미 한번 소개드린 적이 있는데 HALT라는 약자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HALT는 각각 '배고픔', '분노감', '외로움', '피곤함'의 영문 앞글자입니다.
배고픔, 분노감, 외로움, 피곤함은 모두 부정적인 정서 자체이거나 부정적인 정서를 유발하는 선행 요인으로 이러한 부정적인 정서를 해소하고자 하는 후속 행동을 야기하는데 도박 중독자의 경우 가장 긴밀하게 연결된 행동이 바로 도박이기 때문에 위험합니다.
따라서 HALT 상태인 도박자는 도박 행동으로 연결되기 전에 각각의 문제를 건강한 방법으로 즉시 해결해야 합니다. 첫 번째 요소인 부정적인 정서 상태는 도박자 내면에 있습니다.
둘째는 대인 갈등입니다. 위에서 설명한 HALT 중 절반에 해당하는 외로움과 분노감이 관련되어 있을 정도로 대인 갈등이 도박의 재발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대합니다.
대인 관계는 도박을 계속하려는 이유와 그만두려는 이유 모두에 대해 도박자가 가장 많이 보고하는 이유 중 하나인만큼 대인 관계에 갈등이 생길 경우 단도박 의지가 약화되는 건 불을 보듯 뻔합니다. '이런데도 내가 단도박 상태를 유지해야 할까?'라는 회의적인 생각을 불러 일으키는 주범 또한 대인 갈등입니다. 그러니 대인 갈등은 반드시 해결해야 하고 그대로 방치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가족 상담이나 부부 상담이 도박 중독 치유에 필수적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대인 관계는 도박자의 바깥에 있지만 비교적 근거리에 있는 요소입니다.
마지막
셋째는 사회적 압력입니다. 대인 갈등과 마찬가지로 도박자의 바깥에 있으며 약간 떨어진 원거리에 있는 요소입니다. 사회적 압력은 함께 도박을 했던 도박 동료, 친구를 비롯해 도박을 하도록 만들 수 있는 모든 외부 영향을 의미합니다. 명절 때 내기 윷놀이를 하는 친척들이나 게임비 내기 당구를 하자는 친구들도 사회적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 압력 요소가 무서운 이유는 두 번째 요소인 대인 갈등을 피하려다 촉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인 갈등을 피하면서 사회적 압력을 무마하려면 상당히 정교한 대인 관계 기술이 필요하거든요. 물론 상담과 연습을 통해 이 기술을 습득할 수 있지만 그 때까지는 결코 타협하지 않는 원칙 준수가 생명입니다.
다시 한번 도박 중독 재발의 최대 위험 요소 3가지를 정리합니다.
1) 부정적인 정서 상태(HALT)
2) 대인 갈등
3) 사회적 압력
이 세 가지는 반드시 명심하고 매사에 주의해야 합니다. 세 가지 위험 요소를 완벽하게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면 그 사람은 아직 도박 중독에서 치유된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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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5월에도 한번 포스팅을 한 적이 있는데 또 다시 공지합니다. 이번에는 37회 가족 교육입니다. 도박 중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족의 정서적 문제 해결 뿐 아니라 부부/자녀/가족 전체의 관계 회복을 위한 대처 능력을 강화하여 추가적인 피해를 방지하고 더 나아가 도박 중독자에 대한 보조 치료자로서의 기능도 담당할 수 있도록 도박 중독 치료 전문가가 효과적인 지식과 다양한 대처 방법을 알려 드립니다. 아래는 유캔센터에서 소개하는 가족 교육의 개요입니다. 도박 중독으로 고통받는 가족들이 많이 참석해서 도움을 받으셨으면 좋겠네요. * 교육명 : 제 37회 도박 중독자의 가족 교육* 일 시 : 2012년 9월 23일(일) 13:00~17:00* 장 소 : 유캔센터 교육장(사당역 12번 출구 도보 3분)* 대상자 : 도박 중독자의 가족 선착순 30명* 내 용 : 도박 중독의 정확한 이해와 도박자의 행동 특성 및 대처 방안, 치료 프로그램 소개 등* 참가 신청- 전화 : 080-815-1190(무료전화) 수요일~일요일(오전 9시~오후 6시, 월, 화 휴무)- 메일 : ucancenter@kra.co.kr(메일 신청 시 일정 확인을 위해 연락처 반드시 기재)※ 별도 참가비 없음
덧. 제가 왜 이 내용을 포스팅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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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초기에 도박 중독자들이 흔히 하는 말 중의 하나는 '나는 도박 중독자가 아니다. 그 정도로 심하지는 않다'는 겁니다.
심하다의 기준이 뭐냐고 물어보면 '맨날 도박만 하지는 않았다'(과도한 시간 투입), '집을 날린 것은 아니다(과도한 재정 투입)', '가족으로부터 버림 받지는 않았다(관계 파탄)' 등의 극단적인 이야기를 합니다.
하지만 치료 현장에서는 도박 중독이냐 아니냐를 따지는 실질적인 기준으로 '과하다'는 표현을 씁니다. 도박을 과하게 하면 중독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문제가 발생하고 그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생긴다는거지요.
그렇다면
'과하다'의 기준은 대체 어느 정도일까요?
첫 번째 기준은 '삶의 균형이 깨지는 수준'입니다. 도박 때문에 일을 하는데 방해를 받는다든지, 가족과의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하는 정도라도 균형이 깨져서 도박의 영향을 받게 되면 충분히 과한 겁니다. 물론 이 때 도박자는 균형이 깨진 것이 아니고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삶의 균형이 깨졌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주변 사람들의 feedback이 어떤 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가족들의 잔소리가 늘고 주변 동료들의 진심어린 조언과 충고, 친한 친구들의 질책이 증가한다면 삶의 균형이 깨졌는지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나치게 과한 수준으로 도박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두 번째 기준은 활동의 전환(transition)'이 잘 되지 않는 것입니다. 흔히 게임에 빠진 아이들 이야기를 할 때 게임에 너무 심하게 몰두하면 게임뇌가 되어 공부뇌로 전환하는 것이 어려워진다고 말합니다. 도박 중독도 이와 같습니다. 초반에는 도박을 하다가도 일을 해야 하는 시점이 되면 그리 어렵지 않게 일을 하는 모드로 변경이 되지만 도박에 중독되면 도박뇌로 머무르는 시간이 길고 정작 일을 하거나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려고 해도 도박뇌에서 해당뇌로 전환이 쉽게 일어나지 않습니다. 억지로 바꾸려고 무리하면 감정 조절을 잘 못해서 짜증이 심하게 나는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게 다 전환이 잘 되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그러니 자신이 도박을 과하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한 분들은 '삶의 균형이 깨졌는지', '활동을 전환하는데 어려움이 없는지'를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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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초기에 가족들이 원하는 것은 별로 많지 않습니다. 사실 딱 하나입니다. 도박자가 다시는 도박을 하지 않을거라는 보장이죠. 단도박만 가능하면 그동안 도박자가 가족들 뒤통수를 쳤던 것, 거짓말 했던 것, 무책임하게 행동해서 실망했던 것들 모두를 잊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합니다. 물론 그게 그렇게 생각처럼 잘 되지는 않습니다만...
어쨌거나 자신의 도박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인지하고 이번에는 확실히 도박을 끊어보겠다고 결심한 도박자는 나름 열심히 노력합니다. 상담도 열심히 받고, 단도박 모임도 빠짐없이 나가고, 일도 열심히 하고, 집에서도 그동안 가족들에게 상처준 것을 보상하려고 애를 씁니다.
그런데 가족들에게는 이 모든 것이 미흡하고 부족하게만 느껴집니다. 치유 초기에 도박자는 도박 생각과 충동과 맞서 싸우는 것만 해도 쉽지 않습니다. 여전히 도박으로 돈을 딸 것 같은 착각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데다 경제적인 압박이 지속되고 있어 한번만 크게 따서 조금만이라도 힘들이지 않고 복구하고픈 유혹과도 싸워야 합니다. 게다가 환경 조성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도박을 함께 했던 친구들에게 계속 연락이 오기도 하고 도박 관련 스팸 문자도 쉴 새 없이 날아드니 하루에도 몇 번씩 도박에 손을 대고픈 충동을 억눌러야 합니다.
그런데 가족에게는 도박 충동과 싸우는 도박자의 노력이 잘 보이지도 않는데다 그리 중요하게 여겨지지도 않습니다. 왜냐하면 가족의 입장에서는 도박을 하지 않는 것이 정상적인 생활이기 때문에 도박자가 도박을 하지 않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니까요. 게다가 도박자의 행동만 믿으라는 이야기를 계속 듣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도박 충동과의 싸움이 얼마나 처절하고 치열한지 가족들이 알아차리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래서 가족들은 대부분 빚을 갚기 위한 도박자의 계획과 노력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실제로 얼마나 진척이 되었는지, 출, 퇴근 시간을 칼같이 지키는지, 가사 분담을 얼마나 잘 하는지, 용돈을 사용하는데 있어 현금 출납부를 얼마나 꼼꼼하게 기록하는지 등을 보고 도박자의 치유 노력을 평가하려고 합니다.
물론 치유 작업이 어느 정도 안정권에 들어가면 가족들이 원하는 가시적인 행동 변화도 나타나게 됩니다. 하지만
치유 초기에는 도박자가 이 모든 걸 동시에 다 잘 할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도박 충동과 싸우는 것만 해도 힘에 부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도박자와 가족이 각자 중요하게 생각하는 영역이 치유의 단계에 따라 서로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생각의 차이와 갈등이 심화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가족들은 이런 생각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허심탄회하게 도박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중재가 필요하면 상담자나 치료자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치유 초기에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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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몇 차례 이야기를 한 적이 있지만 도박자의 가족을 힘들게 만드는 문제로는 '의심병'과 '조급증'을 들 수 있습니다.
특히 '의심병'은 가족 뿐 아니라 도박자와 관계 갈등을 만드는 주범이죠.
그런데 의심병이 무엇인지 알게 된 가족 중에서 도박자를 의심하는 자신의 마음 때문에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도박자가 상담도 열심히 받으러 다니고 도박 떄문에 생긴 빚을 갚는다고 이런 저런 방법도 알아보고 그동안 소홀했던 일까지 열심히 하는데 정작 자신은 도박자가 조금만 늦어도 도박을 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드는 것 때문에 스스로를 자책하곤 합니다.
하지만 도박 중독이 그렇게 쉽게 치유되는 병도 아니고 도박자가 도박 충동을 조절할 수 있을만큼 회복되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만큼 도박자에 대한 의심이 쉽게 가시지 않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마음 속에 도박자에 대한 의심이 일어나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세요. 불필요한 죄책감과 가책 때문에 마음의 병이 생겨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의심이 드는 자신의 나약한 마음을 인정하고 나면 극복하는 것이 쉬워집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의심이 생기는 것이 당연하지. 혹시나 이 사람이 다시 도박을 시작했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 이런 의심이 드는 마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자'라고 마음먹는 겁니다.
의심이 드는 마음을 인정하는 것은 도박자가 마음 속에서 도박 충동이 일어나는 것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의심을 해서는 안 된다고 자신을 몰아부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의심이 일어나는 마음을 그대로 지켜보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행방을 확인하는 전화를 하거나 도박을 하고 다니는 것은 아니냐고 도박자를 추궁하거나, 몰래 계좌 내역을 조회하는 등의 행동을 하지 않도록 노력하세요.
도박자가 도박 충동과 맞서 싸우는 일이 무익한 것처럼 의심과 맞서 싸우는 것은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진시키는 일입니다.
그러니 의심이 드는 마음을 인정하고 다만 확인하려는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데 그 에너지를 사용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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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에는 워낙 여러 가지 다양한 문제가 수반되기 때문에 도박자와 그 가족 뿐 아니라 상담자도 정신없게 만듭니다만 모든 문제에는 당연히 해결 방법이 함께 있게 마련입니다.
도박 중독의 경과에 따라 가장 힘든 문제가 바뀔 수도 있지만 여러 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 스스로에게 그 중 어떤 문제가 가장 힘들고 해결하기 어렵게 느껴지는지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가장 어렵고 힘들게 느껴지는 문제가 바로 해결책이 숨어 있는 문제니까요.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도박을 그만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여유 시간이 생길 때마다 계속 도박 생각이 납니다. 도박에 빠진 동안 직장에서 일을 소홀히 했더니 상사가 맨날 일 못한다고 대놓고 면박을 줍니다. 도박 자금으로 사용하려고 여러 명의 친구에게 조금씩 돈을 빌렸는데 갚을 일이 막막하니 친구들의 연락을 자꾸 피하게 됩니다. 이러다가 친구 관계가 다 끊기지 않나 두렵습니다. 아내가 자기 명의로 된 재산 목록을 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재산권을 방어하기 위해서 하는 일이라고 하지만 이러다가 갑자기 이혼 소송이라도 내려는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이 중 무엇이 자신을 가장 힘들게 하고 스트레스를 주나요? 이 모든 문제가 도박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이니 도박만 그만두면 해결될 것 같아도 그렇지 않습니다.
배수구가 막히면 물이 내려가지 않고 막힌 곳을 뚫어야 물이 정상적으로 내려가듯이 가장 힘들다고 느껴지는 그 문제부터 정면 돌파해서 해결해야 다른 문제를 해결할 힘이 생깁니다.
이제서야 가정의 소중함을 깨닫고 배우자에게 버림받는 것이 가장 두렵고 끔찍하다면 가족의 신뢰를 다시 쌓는 것에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얼마 되지도 않는 돈 때문에 친구들이 오해하고 자신을 떠날까 두렵다면 그들에게 자신의 도박 문제를 솔직하게 open하고 도움을 청해야 합니다. 도박 충동이 너무 강해서 자꾸 도박 생각이 나는 것 때문에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면 무엇보다 먼저 도박 충동을 통제하고 여가 시간을 관리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자신을 가로막은 성벽이 너무 높아서 도저히 넘을 수 없을 것 같다고 우회로만 찾다가는 다시 도박에 손을 대는 우를 범하게 됩니다. 돌아가는 길이란 결코 없습니다. 자신에게 가장 힘들고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 그것이 바로 도박 중독을 치유하는 지름길이자 돌파구입니다.
그러니
더 이상 핑계대지 말고 어떤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무조건 정면 돌파하세요. 이것만 돌파하면 그 다음은 정말 쉽습니다. 이 성벽만 넘고 나면 내가 왜 이런 걸 갖고 그렇게 고민했나 싶을 겁니다.
이건 정면승부에 성공한 모든 도박 중독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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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대표하는 만화가 중 한 사람인 엘리스 덱벨의 첫 장편 그래픽 노블 '재미난 집 : 어느 가족의 기묘한 이야기(Fun Home : A Family Tragicomic, 2006)'을 북 크로싱합니다.
작가의 자서전적 일화를 소재로 한 작품입니다. 작가가 자신의 성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아버지의 동성애와 조우하지만 동요하지 않고 무서우리만치 냉철하게 객관적인 관찰자의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읽는 이의 가치관에 따라 호오가 많이 갈릴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신중하게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dung님이 북 크로싱하는 책입니다. dung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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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좌파 정치 이론가 중 한 사람으로 유명한 울리히 벡과 유명 저널리스트인 엘리자베트 벡-게른샤임 부부가 함께 쓴 '사랑은 지독한 혼란 : 그러나 너무나 정상적인(Das ganz normale Chaos der Liebe, 1990)'을 북 크로싱합니다.
20년도 넘은 1990년에 나온 책인데 현재의 가족 제도, 결혼, 아이 양육 문제 등을 무서우리만치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굉장한 혜안을 보여주는 책입니다만 난도가 좀 있습니다. 신중하게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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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을 불문하고 중독의 문제를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는데 어려움을 보이는 건 공통된 현상입니다. 신체적인 금단 증상을 거의 수반하지 않는 행동 중독, 그 중에서도 도박 중독은 특히 자신의 문제를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자신의 문제를 깨닫고 도움을 구하는 것 자체가 치유의 반이라고 할 정도니까요.
도움을 구하러 자발적으로 전문 기관을 방문하는 도박자가 매우 드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가족에 의해 비자발적으로 방문을 해도 가족에게 준 경제적 피해와 마음의 상처가 미안해서, 혹시라도 가족들이 자신을 버릴까봐 어쩔 수 없이 가족의 강요를 받아들이는 것 뿐 처음부터 자신이 도박 중독자라는 걸 인정하는 도박자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이처럼 병식이 없는 도박자를 상담할 때에는 초반에 기선을 제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윽박지르거나 직면하거나 웬만한 도박자라면 다 아는 뻔한 내용을 교육하라는 말이 아니라 도박자가 갖고 있는 양가 갈등(나는 도박 중독자가 아니다. 하지만 혹시라도 도박 중독자라면 어쩌지?)의 빈틈을 정확하게 찔러서 동요를 일으켜야 합니다. 말이 기선 제압이지 설득하는 기법에 더 가깝습니다.
제가 첫 회기에 주로 사용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부분의 도박자는 도박 중독이라는 병에 대한 나름의 기준과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영화 타짜에 나오는 것처럼 비밀 골방에서 뿌연 담배 연기에 쩌들어 밤을 꼴딱 넘기는 사람이라든가, 집안 재산을 완전히 날려 온 가족이 길거리로 나앉게 되어 아이들이 부모의 손을 붙잡고 우는 모습이라든가, 회사를 잘리고 감옥을 뻔질나게 드나드는 사람 등등.
그들이 가진 도박자의 상은 지나치게 과장되고 왜곡된 모습이 대부분입니다. 왜냐하면 도박 중독자를 그런 이미지로 그려야만 반대로 자신이 도박 중독자가 아님을 자기 스스로에게 납득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의학적인 진단 기준을 이야기하기보다는 도박 문제가 있느냐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자동차의 예를 자주 듭니다.
자신에게 도박 문제가 있느냐를 판단하는 기준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1)
삶의 균형이 깨지는 것(타이어의 공기압 차가 생겨 주행 중 차가 흔들림), 2)
통제력을 잃어 멈추고자 할 때 멈추지 못하는 것(브레이크의 이상 작동)입니다.
제 경험 상 이 두 가지 중 하나를 경험하지 않는 도박 중독자는 없습니다.
처음에는 차가 좀 흔들리거나 브레이크가 잘 듣지 않는 게 별 문제가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를 방치하다가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이 두 가지 기준에 해당되면 일단 더 이상 주행하지 말고 차량 정비소에 가서 점검을 받아볼 필요가 있는데 여기가 바로 그런 정비소의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면 대부분의 도박자가 자신은 절대로 도박 중독자가 아니라는 강경한 입장에서 한결 부드러워져서 자신의 애로사항을 털어놓곤 합니다.
도박자가 자신의 도박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조금이나마 생각해보도록 하기 위해
자동차의 비유를 들 때 도박 중독, 정신병, 치료와 같은 부정적인 뉘앙스를 주는 용어를 하나도 사용하지 않았고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는 점에 주목하셔야 합니다.
그런 정공법은 도박자의 방어를 뚫지 못합니다. 게다가 오히려 상담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해 임의 탈락할 위험성을 높이기 때문에 초기 상담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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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도박자가 도박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본격적인 치유의 길로 들어서게 되면 많은 가족들이 그런 도박자에게 힘을 실어주고자 애를 씁니다.
제가 예전에
'도박 중독자는 칭찬에 목마르다'라는 글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많은 상담자들이 도박자의 노력을 응원하는 의미에서라도 의도적으로 칭찬을 하도록 가족에게 권고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칭찬을 하려고 해도 칭찬할 만한 부분이 하나도 보이지 않고 오히려 단점만 눈에 잘 뜨인다고 토로하는 가족들이 꽤 많습니다.
많은 가족들이 도박자가 도박만 그만두면 웬만한 건 다 참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데 비해 이런 분들은 쌓인 감정이 많아서 내면의 불편감을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상태여서 그렇습니다. 그러다보니 칭찬을 하려고 해도 장점이 좀처럼 눈에 뜨이지 않는 것이죠.
이럴 때는 도박자의 장점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 자체가 별로 효과없습니다. 이런 경우는 오히려 도박자의 장, 단점을 찾아내는 것보다 자신의 내면에 집중해서 고통감부터 치유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내면의 배신감, 죄책감, 분노, 좌절감 등을 제대로 다루지 못한 상태에서 도박자의 장, 단점만 찾으려고 하면 괜히 도박자와 관계 갈등만 심해집니다.
그러니 아무리 노력을 해도 도박자의 장점이 거의 보이지 않고 단점만 눈에 뜨인다면 억지로 장점을 찾으려고 애쓰지 마고 자신의 정서적 문제부터 먼저 해결하는 것이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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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의든 타의든 도박을 그만두겠다고 결심한 도박 중독자가 치유 과정 초기에 잘 빠지는 함정 중 하나가 약속을 남발하는 것입니다.
가장 큰 문제인 도박은 어차피 할 수가 없는 상태이고 지금은 지긋지긋하기 때문에 안 할 수 있지만 가족들의 입장에서 볼 때에는 도박을 안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니 상처받은 가족들에게 뭔가 점수를 딸 요량으로 이런저런 약속을 하게 되는 것이죠.
그 과정에서 담배를 끊거나, 술을 줄이거나, 정기적인 운동을 하겠다거나, 집안일을 돕겠다는 등의 약속이 등장합니다.
가족들이 그런 노력을 보여달라고 강요한 것도 아닌데(강요하는 것도 사실 문제입니다만) 단도박 의지를 보여주겠노라며 스스로와 약속을 하는 건 좋지만 가족과 지인들에게 공공연히 약속을 하는 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도박 중독 때문에 의지력이 한껏 약화된 상태에서는 아무리 단순해보이는 행동 변화도 이루기가 쉽지 않거든요. 도박까지 못하는데 친구들과 만나서 회포를 푸는 술자리의 횟수를 갑자기 줄이는 게, 도박을 그만둔 지금 유일하게 자신의 마음을 달래주던 담배까지 끊는다는게 과연 생각만큼 쉬울까요?
결과적으로 상당수의 도박자가 얼마 버티지 못하고 약속을 어기게 되는데 이런 약속 위반은 가족들에게 더 큰 실망감을 주게 되고 도박자의 단도박 의지를 의심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갈등이 더 심해지게 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지킬 수 있을지 확실하지도 않은 공약 남발이 아닙니다. 정말 가족들에게 신뢰를 주고 싶고 자신의 변화 의지를 보여주고 싶다면 약속하지 말고 묵묵히 실천으로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도박자에게 필요한 건 약속이 아니라 실천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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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단도박 상태를 유지하게 된 도박자가 곤혹스러워하는 가족들의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이것입니다.
"당신, 앞으로 도박 안 할거지?"
치유 과정에서 뭐든지 거짓말하지 않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게 된 도박자는 이 질문에 흔쾌히 답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지금은 도박 생각도 별로 없고 도박을 할 마음도 없지만 앞으로의 일은 자신도 알 수 없으니 자신도 모르는 미래의 일에 대해 장담하는 것 자체가 거짓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반인이라면 그리 어렵지 않게 답할 수 있는 이런 질문에도 머뭇거리게 되고 그런 머뭇거림이 가족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곤 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가족은 그 사실을 몰라서 이런 질문을 하는 걸까요?
천만에요. 가족들도 잘 압니다. 도박 중독이라는 것이 평생 안심할 수 없는 문제라는 걸 왜 모르겠어요. 그런데도 가족들이 도박자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는 사실을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생각해보세요. "당신은 언제나 내 편을 들어줄거지?"라고 묻는 아내가 있다면 그건 사안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아내의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무조건 그렇다고 대답하는 건 사실상 거짓말을 하는 것이니 "그거야 상황에 따라 다르지"라고 어리석게 답하는 남편이 있을까요?
그런 남편은 아마 없을 겁니다. 왜냐하면 아내가 요구한 건 사실 여부가 아니니까요.
이와 마찬가지로
가족들이 원하는 건 바로 도박자의 굳센 각오와 결연한 자세입니다.
가족들은 도박자가 포기하지 않고 도박 중독과 계속 열심히 싸울 자세와 각오가 되어 있느냐고 묻는 겁니다. 그 싸움에서 승리할 것인지 패배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르죠. 또 그걸 미리 알면 뭐하겠어요.
그러니
"다시 도박을 안 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기울일거야"라고 대답해주세요.
그게 바로 가족이 원하는 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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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자를 상담하다보면 이제는 도박 생각이 나지 않기 때문에 더 이상 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도박자를 간혹 만나게 됩니다.
그동안 목감기가 심해서 병원에 다녔는데 더 이상 목이 아프지 않으니 이제는 병원에 다닐 필요가 없다는 논리와 비슷합니다. 얼핏 들으면 맞는 이야기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더 이상 도박 생각이 나지 않으면 도박 중독이 치료된 걸까요?
사실은 도박 생각이 계속 나는데도 상담을 받기 싫어 도박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거짓말하는 도박자는 제외하고 정말로 도박 생각이 나지 않는 도박자만 생각해보죠.
왜 도박 생각이 나지 않을까요?
도박 빚을 갚느라고 온통 신경을 쓰다보니 도박 생각을 할 겨를이 없을수도 있고, 도박 충동이 잠시 가라앉아서 일시적으로 도박 생각이 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도박 생각이 나지 않는 도박자는 앞으로도 도박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상담 초기에 도박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도박자가 훨씬 더 위험한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더 큰 쓰나미가 몰려오기 전에 바다의 수심이 더욱 얕아지는 것과 비슷한데요. 그걸 앞으로 쓰나미가 오지 않을거라고 착각하면 안 됩니다. 도박 생각이 나지 않아서 도박을 하고 싶은 충동과 싸울 필요가 없다는 사실에 감사하면서 동시에 앞으로 몰려올 도박 충동을 어떻게 이겨낼지 자신을 연마하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우리가 암에 걸렸을 때 다행히 수술로 종양을 잘 제거했다고 해서 이제는 더 이상 암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의사는 없습니다. 당연히 앞으로도 재발하거나 전이되지 않는지 주기적으로 검사하면서 평소 건강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할 겁니다. 즉 암에 대해 생각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죠.
도박 중독으로 인해 엄청난 재정적인 손실과 도박 빚까지 생기고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과 관계 갈등까지 경험했다면 당연히 이러한 결과를 초래한 도박 문제에 대해 계속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밤낮으로 도박 문제만 생각하면서 스트레스를 자초할 필요까지는 없어도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알고 있어야죠.
도박 생각이 나지 않으니 이제는 더 이상 도박 중독 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자신만만해 하는 도박자에게 낙관적인 미래는 없습니다.
도박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 이 때야말로 심기일전하여 도박 중독과 싸울 기술을 익힐 시간임을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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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도박 중독자와 가족들이 '재발'을 두려워하지만 현장에서는 '재발(Relapse)'과 '실수(Lapse or Slip)'를 구분합니다.
이건 전에 포스팅한
'도박중독치료에서 재발은 불가피한가?'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실수'가 '재발'이 아니라고는 해도 도박자와 가족 모두에게 가슴 철렁한 경험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실수를 재발로 착각한 가족들이 더 이상 도박자를 참아줄 수 없다며 포기하기도 하고 도박자도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자포자기하게 되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한번 실수라고 해서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실수를 해결하지 않으면 결국은 재발로 이어지게 됩니다.
많은 임상가들이 다시 도박에 손을 대는 것을 재발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도박에 다시 손을 대기에 앞서 이미 재발은 시작된 것이고 그 결과로 다시 도박에 손을 대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니 실수는 이미 재발의 길에 접어든 것으로 간주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실수를 한 도박 중독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많은 도박자가 치료자와 가족에게 알리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겠다고 결심함으로 인해 재발의 길을 걷고 맙니다.
이유야 어찌 됐든 일단 도박에 손을 댄 것을 인지하는 순간 그 즉시 가족과 치료자에게 모든 것을 사실 그대로 알려야 합니다.
물론 용기가 나지 않을 겁니다. 자신을 믿어준 가족과 치료자를 또 다시 실망시켰다는 자책감에 너무나 마음이 괴롭고 착잡할 겁니다. 하지만 그래도 말해야 합니다. 한 점 숨김없이요. 진실의 힘을 믿어야 합니다.
모든 것을 open하지 않으면 무시무시한 자기 합리화 기제가 작동하기 시작합니다.
'다시 잃은 돈의 액수가 많지 않으니 요것만 잘 메꾸면 아무도 모를거야', '술김에 실수한 건데 굳이 가족들에게 이야기해서 충격받게 하고 싶지 않아', '요새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실수한거야. 다시는 안 할 수 있어' 등등의 말로 말이죠.
그러나 이런 자기 합리화는 내 마음이 아닌 도박 충동이 만들어낸 거짓말입니다. 또 다시 도박자를 절망의 구렁텅이로 끌어들이려는 악마의 속삭임이죠.
철벽같이 튼튼한 줄 알았던 마음의 벽에 작은 구멍이 뚫렸습니다. 이 구멍은 즉시 보수하지 않으면 점점 커져서 나중에는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게 됩니다.
그러니 실수를 하게 되면 open했을 때의 결과를 고민하지 말고 즉시 가족과 치료자에게 알려야 합니다. 그래야 실수가 재발로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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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과정에서 도박 중독자가 흔히 하는 착각 중 하나는 자신이 도박으로 잃은 돈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것처럼 가족들도 잃어버린 돈을 잊지 못하기 때문에 그 돈을 되찾거나 그만큼의 돈을 다시 벌어야 비로소 가족의 용서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정작 가족들은 도박으로 잃은 돈이든, 도박 때문에 생긴 빚이든 간에 더 이상 도박만 하지 않으면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죠.
문제는 경제적인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도박 때문에 당연히 경제적으로 여유가 별로 없을테니까요) 가족들이 일상적으로 하는 푸념을 도박자는 그냥 흘려 듣지 못하고 자신이 도박으로 잃은 돈을 찾아야겠다는 전의에 불타게 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잃어버린 돈을 어떻게 되찾나요? 대부분은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긴축 재정을 유지해야 겨우 빚을 갚는 수준인데 이미 날린 돈을 어떻게 되찾는가 말이죠. 그 생각의 끝에는 결국 도박 밖에 없습니다. 도박 중독에서 회복이 되면 자제력을 찾고, 감정을 통제하면서 지난 번처럼 실수하지 않고 딸 수 있다고 자신의 생각을 합리화하면서 말이죠.
도박으로 돈을 딸 수 있다고 해 봅시다. 그래서 도박으로 잃은 돈을 모두 찾았다고 해 보죠. 그렇게 딴 돈을 가족에게 가져가서 도박으로 잃은 돈을 다시 도박으로 되찾아왔다고 하면 가족들이 쌍수를 들어 환영해주고 그렇게도 바라마지 않던 용서를 해 줄까요?
천만의 말씀이죠. 가족이 원하는 건 돈이 아닙니다. 도박자가 도박의 늪에서 벗어나 도박에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삶을 살고 다시는 가족의 신뢰를 배신하지 않는 겁니다. 그런데 그 신뢰를 다시 깨는데 용서를 받는다고요?
아니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런지 아닌지 가족에게 직접 물어보세요.
가족이 돈에 대한 푸념을 하는 것만 듣고 마음대로 가족의 생각을 짐작하고 마음을 읽으려고만 하지 말고요.
자신이 어떤 삶을 살기 원하는지 가족에게 직접 물어보는 도박자가 의외로 별로 없습니다. 그래 놓고는 자기 마음대로 가족이 자신에게 원하는 것이 돈이라고 착각합니다.
그런 착각 속에서는 제대로 된 치유와 회복의 길을 걸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도박 중독자는 자신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가족에게 반드시 직접 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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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자를 대상으로 집단 상담을 하다보면 처음에는 가족들의 잃어버린 신뢰를 어떻게 다시 되찾는지, 도박 충동이 심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빚을 어떻게 갚을 것인지, 어떻게 다시 경제적으로 재기해서 가족들 앞에 당당하게 나설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만 이야기합니다. 모든 주제가 돈으로 귀결되는 것이지요.
'지금은 각자의 성을 돌볼 때다'라는 글에서 도박자나 가족 모두 각자의 성을 돌보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만 유독 도박 중독자는 자신의 성을 돌볼 때에도 돈과 관련된 부분만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돈 말고 다른 이야기를 해 보라고 주문하면 모두들 꿀 먹은 벙어리처럼 말이 없어집니다.
물론 돈 문제는 중요합니다. 잃어버린 돈도 아깝고, 당장 갚아야 할 빚도 태산이고, 언제가 되어야 긴축 재정에서 벗어나서 다시 경제적인 풍요를 꿈꾸어 볼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조바심도 날 겁니다.
하지만 각자의 성은 돈으로만 쌓는 것이 아닙니다. 도박을 대신할 취미 생활도 알아봐야 하고, 도박을 하는 동안에 소홀했던 친지, 친구들도 돌아봐야 하고, 그동안 미루어놓았던 일에도 매진해야 합니다.
우리는 성을 다시 쌓는 것이지 감옥을 세우는 것이 아닙니다. 죄수의 탈옥을 막기 위해 미관따위는 신경쓰지 않고 튼튼하게만 짓는 감옥이 아니라 살면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보금자리를 짓는 겁니다.
그런 성에는 튼튼한 성벽도 당연히 필요하지만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로 수놓인 창문, 펄럭이는 화려한 깃발, 하늘 높이 치솟은 첨탑도 필요합니다.
재기를 꿈꾸는 도박자라면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꼭 해 보셔야 합니다.
'나는 돈 말고 무엇으로 내 성을 다시 쌓을 것인가?'
돈 말고 다른 이야기를 해 보세요. 우리의 인생은 돈으로만 구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돈 외에도 우리의 인생에 필요한 것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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