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직업이 주로 사람을 상대하는 것이기는 해도 책상에 앉아서 컴퓨터를 이용해 하는 작업도 많은 편이라 그런지 글씨가 워낙 악필이라 필기구에는 욕심이 없어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사무용 기기로 키보드와 마우스를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특히 키보드는 신경을 많이 써서 고르는 편입니다. VDT 예방이 되는 MS의 인체공학형 키보드를 10년도 더 전에 거금 8만 원이나 주고 사용해 왔는데. 집에서야 그렇다치고 정작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직장에서는 번들로 나눠주는 삼성이나 삼보의 싸구려 멤브레인 키보드를 사용해 왔기에 언젠가는 제대로 된 키보드를 하나 구입하려고 했지요.
처음에는 집에서 사용하는 것과 같은 인체공학형 키보드를 찾아보았지만 제품의 종류도 다양하지 않은데다 MS의 제품군은 역시나 가격대가 엄청나더군요. 이리저리 뒤지다가 기계식 키보드까지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키보드를 구입할 때 저는 손목 피로도와 키감을 많이 보는 편인데 그동안 인체공학형 키보드를 사용하느라고 키감을 포기했던 것이죠. 생각해보면 제가 하는 작업은 장시간 워드 프로세싱을 요하는 것이 아니라서 이 참에 가격차가 크지 않다면 기계식 키보드를 한번 써 보고 싶어서 이 제품을 구매했습니다.
기계식 키보드를 쓰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기계식 키보드의 키캡에는 세 종류가 있습니다. 리니어(흑축), 넌클릭(갈축), 클릭(청축)이죠. 뒤로 갈수록 키감이 가볍고 대신 소리가 커집니다. 타자기와 같은 소리가 나죠.
보통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하는 사무실에서는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하지 못하거나 사용한다 해도 흑축 정도만 사용하는데(굉장히 시끄럽거든요) 저는 개인 사무실을 사용하는지라 가장 시끄러운 타자기 소리가 나는 대표적인 기계식 키보드인 클릭 키보드로 구매했습니다. 키 스위치는 유명한 독일 체리사의 것이라고 하네요.
깔끔한 박스에 단단히 잘 포장되어 왔습니다. 상자 전면에 Ducky 마스코트가 보이네요.
피아노의 건반 커버처럼 벨벳 소재로 된 케이스에 키보드가 들어 있습니다. 플라스틱으로 된 덮개가 덮여 있고요. 저는 먼지가 들어가지 말라고 퇴근할 때마다 항상 덮어 둡니다.
컬러 키캡입니다. 이건 게임을 하는 분들이라면 잘 아실텐데 단축키를 많이 쓰는 FPS 게임 등에서 눈에 잘 띄어 빠른 대응이 가능하도록 ASDW 위치에 바꿔 끼울 수 있는 여분 키캡입니다. 저는 좀 가벼워 보여서 그냥 원래 키캡을 사용합니다만...
Ducky 키보드는 대만에서 제조됩니다. 무광 블랙이고 보기보다 굉장히 무겁습니다(무려 1.4kg!!). 그만큼 타이핑을 할 때 밀리지 않고 안정감이 있죠.
키보드의 후면에는 양쪽으로 홈이 파여 있어 원하는 쪽으로 선을 뽑아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배려가 세심하네요.
케이블은 USB로 연결되는데 1.5m 길이로 일반 키보드보다 깁니다. PS/2 단자를 사용할 분을 위해서는 금도금이 되어 있는 착탈식 PS/2 단자가 별도로 제공됩니다.
Ducky DK-9008 키보드는 108 키보드이며 일반 104키 배열에 우측 상단에 4개의 확장 키가 추가된 형태입니다.
보시는 것이 4개의 확장키인데 왼쪽부터 계산기, 탐색기, 이메일 클라이언트, 웹 브라우저 홈 키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계산기가 가장 편리하더군요. 버튼을 누르면 각기 대응하는 프로그램이 곧바로 호출됩니다.
Function 키에는 음량 조절 버튼과 재생 관련 버튼 기능이 추가되어 음악을 들으면서 작업하다가 버튼 하나로 제어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그리고 제게는 별로 유용한 기능이 아니지만 일반 키보드에서는 제공하지 않는 동시 입력 기능이 제공됩니다. USB로 접속시에는 6+1 입력이 가능하고 PS/2로 접속하면 무한 동시 입력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동시 입력이 필요한 게임할 때 좋겠지요.
지름신의 성전 펀샵에서 128,000원에 팔고 있으나 현재 일시 품절 상태입니다. 구입을 원하는 분들은 다른 구입처를 이용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일반 키보드에 비해서는 엄청난 가격이지만 기계식 키보드 중에서는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이고 특히 성능 대비 저렴한 축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타이핑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스타일이라서 그런지 아주 만족스럽네요. 타자기의 손맛을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처음에 직장에서만 사용하다 마음에 들어 집에 있는 키보드도 이 제품으로 교체했습니다.
* 장점1. 성능 대비 합리적인 가격2. 안정감있는 타이핑
3. 훌륭한 손맛!!!
* 단점 1. 부팅 시 모든 OS에서 Num Lock 키가 자동으로 켜지는 것이 아니라서 곧바로 숫자 키패드를 사용 못함.2. 먼지가 잘 달라붙음(개인적으로 예민해서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 수 있음. 확인 요망)
3, 사소한 것이기는 하지만 키보드 뒷면에 있는 지지대의 각도 조절이 안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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