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 관계 갈등 해결에서 중요한 건 내용이 아니라 감정입니다. 부부, 연인, 친구사이 같은 사적 관계는 말할 것 없고 업무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갈등을 촉발시킨 사건은 내용 때문이었을 수 있으나 이미 갈등이라고 부를 수 있는 상태에서는 내용이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뤄야 할 모든 것은 오로지 감정 뿐입니다.
예를 들어 가사 분담을 이렇게 저렇게 하겠다고 결정한 맞벌이 부부가 있다고 해 보죠. 남편이 집안일을 맡은 날인데 그 날따라 갑자기 야근이 잡혀 퇴근이 늦어지는 바람에 집안일을 처리하지 못했습니다. 피곤에 지쳐 먼저 들어온 아내가 엉망인 집안 꼴을 보고 기분이 상해서 역시나 야근에 지쳐 뒤늦게 들어온 남편에게 쏘아 붙입니다.
여기에서 아내가 당신이 집안일을 담당하는 날인데 무책임하다, 미리 이야기를 했어야 하는거 아니냐, 지금이라도 해라, 나라면 사람을 써서라도 내 책임을 다햇을 것이다 라고 하거나 남편이 내가 놀다가 집안일을 방기한거냐, 맞벌이라면서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기는 걸 왜 그렇게 이해하지 못하냐, 하루쯤 집안일이 밀리는게 대체 뭐가 문제냐 네가 너무 예민하고 청결벽이 있다 라고 반박하면서 싸운다고 해 보죠.
이 갈등 상황에서 다뤄야 할 내용은 뭘까요? 남편의 야근? 지금부터 처리해야 할 집안일? 업무량과 집안일의 부조화? 남편과 아내의 입장 차이?
앞으로도 비슷한 갈등을 야기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이니 전혀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이 상황에서 옳고 그름을, 합리성과 논리를 따지는 건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피곤함을 무릅쓰고 밀린 집안일을 해야 하는 수고를, 그걸 감내하는 고마움을, 미리 이야기하지 못한 미안함을 다뤄야 하는 것이죠. 거의 대부분은 감정에 대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건 서로 어느 정도 수준에서 감정을 통제할 수 있을 때나 가능한 것이고 누군가 먼저 포문을 열고 나면 그 감정을 침착하게 다루기 어렵습니다. 이야기를 꺼낸 사람은 자신의 상한 감정을 알아달라고 하는거지만 포탄이 떨어져 상처를 입고 나면 반격을 하거나 방어를 하고 싶은게 사람의 마음이니까요. 그래서 이야기가 겉돌기 시작합니다.
특히 기존에 쌓인 감정까지 한꺼번에 폭발시켜 모든 게 당신 때문이라고 분노를 터뜨리는 경우 상대방의 감정을 인정한다고 해서 그걸 누그러뜨리는 건 쉽지 않습니다.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충분치 않습니다. 진심이 담기지 않은 사과는 오히려 역풍을 불러 일으키는데다 타이밍을 잡는 것도 쉽지 않고요. 활활 타오르는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 될 수도 있죠.
이 때 사용해 볼 수 있는 효과적인 멘트는 이것입니다.
"내가 어떻게 하면 당신 마음이 풀리겠어? 꼭 풀어주고 싶은데 방법이 잘 생각 안나"
이미 감정이 격화되었거나 핵심 감정을 다루지 못하고 이야기가 겉돌 때 유용한 이 멘트는 주의를 문제 해결 방법으로 돌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해결 방법이 있다면 혹은 마음에 두고 있는 방법이 있다면 스스로 꺼낼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는 효과가 있고요. 설사 방법이 없다고 해도 상관없습니다. 뾰족한 해결 방법 없이 그냥 감정을 폭발시키는 것 자체가 목적인 갈등도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해도 해결 방법이 없다는 걸 상대방이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감정을 누그러뜨릴 수 있습니다. 불필요한 곳에 에너지를 소모하고 싶은 사람은 없거든요.
그래서 해결 방법이 실제로 있든, 없든 간에 사용할 수 있는 멘트입니다.
맨날 똑같은 감정 싸움이 반복되고 한번 시작되면 금방 끝나지 않는 갈등으로 지친 분들은 한번 사용을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 다만 냉소적인 감정 상태에서만큼은 절대로 저 멘트를 사용하시면 안 됩니다. 그렇게 되면 상대방에게 비아냥처럼 들리기 때문에 사태가 더 악화될 수 있습니다. 진심을 담아서 하셔야 합니다. 뭐든지 진심을 담는게 중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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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20년 이상 정신분석치료 전문가로 활동했고 행동요법의 초기 임상가 중 한 명인 허버트 펜스터하임 박사가 그의 아내이자 칼럼니스트인 진 배어와 함께 쓴 책입니다. 행동치료자로 변신한 정신분석치료자라, 확실히 특이한 이력이기는 합니다. ㅡ.ㅡ
1975년에 나온 고전인데 번역서에는 '미국심리학회에서 최고의 걸작으로 선정된 심리학의 고전'이라는 홍보 문구가 달려 있습니다........만
별로 최고의 걸작 같지 않습니다. 1975년에 나온 책이니 참신함이야 기대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자기 주장 훈련 분야의 대가라는데 정작 자기 주장 훈련에 대한 내용은 전체 410페이지 중 224페이지까지만입니다. 나머지는 '이상적인 결혼생활과 가정', '아름다운 성생활', '동성애와 성적 이상자', '우울증의 극복', '다이어트',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한 강화 훈련', '습관은 당신을 변화시킨다'라는 제목으로 행동치료를 이런저런 영역에 적용한 예로 채워져 있습니다.
이 책은 제목부터 좀 에러인데, 'Don't say Yes when you want to say No'라는 원제를 '당돌한 심리학'이라는 터무니없는 한글 제목으로 번역해 놓았습니다. 제목만 봐서는 대체 뭘 이야기하려고 하는지 짐작하기 어렵죠. 게다가 이 책은 무려 심리학을(그것도 미국 미시건 주립대학에서) 전공한 전문 번역가가 번역했는데도 내담자를 상담자라고 번역하거나 이 책의 주 내용인 행동치료의 핵심 개념인 소거를 소멸로 번역하는 등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 꽤 많습니다.
대상자의 타겟팅도 제대로 못한 것 같은 게 일반인들, 특히 자기 주장 훈련이 필요한 사람들이 이 책만 보면서 스스로 하기에는 불친절하고 요새 심리학자들이 보기에는 참신함이 부족해서 지적 자극을 주지 못해 포지션이 애매합니다.
무엇보다 성 정체감 장애를 무리하게 행동치료하는 내용때문에 확 깼습니다. 그래도 224페이지까지는 '괜찮군' 하면서 읽었는데 뒤로 갈수록 '대체 뭐지?'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224페이지까지만 잘라서 얇은 책으로 만들었으면 훨씬 더 좋았을 책입니다.
2009년에 출판된 이래로 14쇄나 찍었는데 그 정도의 책은 아닙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positioning이 불확실해서 어느 누구에게도 추천드리기 애매한 책이에요. 참 아쉽습니다.
닫기
* 많은 사람들은 자기주장에 대해 잘못된 개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기주장을 '공격성'과 혼동하여 "공격적이면 곤란하지!"라고 말한다. 사랑받는 것과 존경받는 것을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완벽한 자아의 상태에 도달하려면 다음을 명심해야 한다. 한 가지의 행동을 바꾸면, 관련된 모든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행동을 변화시킬 때 자신의 감정과 심리적 발달 단계의 전체적인 패턴을 바꿀 수 있다.
* 지극히 사소한 행동으로 보일지라도, 그것을 변화시키면 대인관계뿐 아니라 자아상에도 변화가 일어난다. 첫 번째 단계는 눈 맞추기, 바른 자세로 서기, 다른 사람이 들을 수 있게 충분히 큰 소리로 말하기와 같은 초보적인 행동들을 포함한다. 두 번째 단계는 자신감을 기르는 기초적 기술과 관련된다. "노"라고 말하고 싶을 때 "노"라고 말하고 "예스"라고 말하고 싶을 때 "예스"라고 말하는 기술, 부탁하고 요청하는 능력, 생각과 감정을 솔직히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 반박하는 법, 식습관과 효율적인 작업 습관을 유지하는 기술 등이 그것이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더욱 복잡한 대인관계에서의 상호작용과 관련된 행동을 다룬다. 이는 곧 여러 업무 상황에 적응하는 것, 사회적 인간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기술, 친밀한 인간관계를 만드는 것 등을 말한다.
* 자신감이 있는 사람은 네 가지의 행동 특징을 갖는다. 솔직하고, 에둘러서 말하지 않고, 정직하고, 적절하게 행동한다.
* 권리를 지키는 다섯 가지 기본 원칙
1.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한 당신은 어떤 일이라도 할 권리가 있다.
2. 당신은 적절한 자신감을 통해(설사 그 자신감이 남에게 상처를 주더라도) 자신의 위엄을 유지할 권리가 있다. 단 동기가 확신에 찬 것이어야 하고, 공격적이어서는 안 된다.
3. 상대방이 "노"라고 말할 권리가 있음을 안다면 당신은 그에게 부탁할 권리가 있다.
4. 대인관계에 있어 권리가 확정되지 않은 특정한 경계선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당신에게는 관련된 사람과 문제를 논의하고 밝혀야 할 권리가 언제나 있다.
5. 당신의 권리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
* 자기주장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한 기본적인 원칙
1. 분노든 애정이든 모든 감정을 표현하도록 노력하라.
2. 자신을 존중하고 좋아하는 마음이 커지도록 행동하라.
3. 자기 행동을 조사하여 보다 적극적이고 싶은 영역을 결정하라. 세상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를 지켜보기보다는 자신의 행동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4. 이때 공격성을 적극성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공격적인 성향은 다른 사람에 대항하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적극성이란 적절하게 자신을 옹호하는 것이다.
* 입에 발린 말을 잘하는 것과 남을 조종하는 듯한 행동을 자신감으로 혼동해서는 안 된다. 자기 주장 훈련의 목표는 자신의 인간 됨됨이를 표현하고 경험하는 영역을 심화하는 것이지, 사기꾼으로 변신시키기 위함이 아니기 때문이다.
* 많은 사람들이 적극성을 갖지 못하는 이유는 오랫동안 잊혀지고 숨겨진 상처 때문이 아니다. 그 이유는 1) 항상 적극적으로 맞서야 될 상황을 회피하고, 2) 결코 적극적인 사람이 되도록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다.
* 행동 과제 리스트에서는 개인의 목표를 달성시켜 줄 과제를 선택할 수 있다. 다음 두 가지 법칙이 늘 적용된다는 것을 기억하라.
1. 사소한 것에 많은 주의를 기울여라.
2. 바로 지금 합리적인 것부터 시작한 다음 더 어려운 과제로 이행한다.
* 느낌 말하기
1. 어떤 사람들은 느낌이 아니라 생각하는 바를 말한다.
2. 어떤 사람들은 느끼는 순간에 바로 자신의 감정을 말하지 못한다.
3. 몇몇 사람들은 슬프게도 어떤 감정도 말로 표현하지 못한다.
4. 어떤 이들은 자신이 느끼는 것을 확신하지도 못한다.
5. 1분 1초 사이에 변하는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면 아픈 결과를 낳는다.
* 특정한 행동을 하도록 가르침으로써 AT가 목표하는 바는 사람의 미각과 후각이 하나로 합쳐지듯 생각, 행동, 감정이 합쳐져서 그 사람 안에서 일체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 다른 많은 요법들과 달리 자기 주장 훈련은 다음과 같은 측면을 갖고 있다.
- 감정을 느끼는 것 자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 감정을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다.
- 다른 사람에게 감정을 느끼는 그 순간에 솔직하고 직접적이며 합당한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 생각은 종종 느낌을 표현하는 데 방해가 된다. "내 생각엔..."이라고 말하는 순간, 느낌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 느낌을 잘 표현하는 말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 구체적이다.
- 의도적으로 "나"라는 단어와 감정에 관련된 동사를 강조한다.
- 간단 명료하다.
- 솔직하다.
- 적절하다. 중요한 것은 '표현하고 싶은 감정'이 아니라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고 싶은가'이다.
* "노"라고 말하지 못하면 다음과 같은 불행한 상태가 일어난다.
- 자신을 비하하게 된다.
- 진실로 성취하고자 하는 것으로부터 정신을 분산시킨다.
- 다른 사람이 자신을 끊임없이 괴롭히게 놔두기 때문에 분노가 쌓인다.
- 당신과 상대방 사이의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이 없어진다. 솔직하게 대화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 나는 환자들에게 "노"라고 말하도록 훈련하는 방법을 하나 알고 있다. 언제나 이것은 실험 상황이라고 확실하게 알린 뒤 자신감이 없는 환자에게 말한다. "이건 중요한 일인데, 이 봉투를 즉시 다른 환자에게 전달해야 합니다. 이 봉투를 전달해 주시겠어요?" 가상의 상황임을 알면서도 어떤 환자들은 "노"라고 말하기를 매우 어려워한다. 몇몇은 "예스"라고 대답한다.
* 단지 특정한 상황을 계속 반복하여 연습한다고 해서 바람직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변화시키고 싶은 특정한 행동을 선택해야 한다(감정을 공유하는 것, 비즈니스에서 자신의 입장을 확고히 확립하는 것, 배우자에게 자기 주장을 하는 것 등).
* 적절한 인간관계의 기준은 구성원의 수에 있지 않고, 오히려 구성원의 종류와 관계의 다양성에 있다.
* 두려움을 깨는 비법은 다음과 같다. 비합리적인 부분을 자기 생각에 덧붙여서 그것이 공개적으로 드러나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당신은 이렇게 생각한다. "이 여자에게 함께 춤추자고 하면, 내 요청을 거절할지도 몰라". 이런 생각에 비합리적인 부분을 덧붙인다. "그녀가 거절하면 모두가 나를 경멸할 거야". 이렇게 비합리적인 부분을 드러내면 그것이 얼마나 비합리적인지 스스로 알게 된다.
* 생각 차단 기법을 적용할 때의 두 가지 법칙은 '하자마자'와 '매번'이다. 내가 '하자마자'를 언급한 이유는 1) 생각이 자리잡을 기회를 주면, 그 행동을 통제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그리고 2) 어떤 종류의 강화는 자기비하 습관을 유지시키기 때문이다. 나쁜 생각을 일으키는 강화가 활약하기 전에 반드시 그 생각을 일시적으로 중단해야 한다. 나는 또한 '매번'이라는 말을 언급했다. 어떠한 습관도 길이 들려면 그렇듯, 생각 차단을 가능한 모든 기회에 연습하려고 애써야 하며, 생각 차단-침착-긴장 풀기의 과정이 자동적으로 이뤄질 때까지 생각 차단 훈련을 실시해야 한다.
* 처음에는 억제하고 싶은 바로 그 생각이 더 자주 더 강하게 든다. 그러나 '자발적 소멸 곡선'처럼 처음엔 치솟다가, 한 번 내려가게 되면 아주 빠르게 하강한다. 그러니 지나친 걱정은 금물이다.
* 대화에 참여하는 형식에 주의하라.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질문을 해대지 마라. 원칙은 자신에 대해 뭔가를 보여준 후에 질문하라는 것이다.
* 옳은 응답이란 상대방이 방어 자세를 취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당신이 상황을 설명하는 대신 상대방이 설명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옳은 응답의 기준은 "그렇게 응수하고 나니 자신이 더 멋진 사람으로 느껴지는가?"이다.
* 무엇이 잘못된 건지 부연 설명을 하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질문하는 덫에 걸리지 마라.
* 자주 긴장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긴장은 단순히 긴장 그 자체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 왜냐하면 긴장을 통제할 수 없을 때 무력감을 느끼고, 또 무력감을 느끼는 자기 자신을 자책하기 때문이다.
* "노"라고 말해서 당신이 언제나 이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문제를 논의하고 협상할 수 있게 할 수는 있다. 당신이 이기거나 지거나 혹은 비기든 간에 당신이 의견을 제시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 언제나 당신에게 두 가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
- 나는 어디로 가고 싶은가?
- 내가 가고 싶은 곳에 가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 만성적인 우울증에 시달리는 이유
- 당신은 강화의 기회가 거의 없는 보통의 생활방식을 영위해왔다. 그런데 이것들 중 어느 하나라도 바꾸기 위해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으면 당신은 영원히 우울한 존재로 살게 된다.
- 당신은 삶에서 정적 강화를 갖고 있었지만 잃어버렸다.
- 당신은 삶을 부정적 강화의 중심에 둔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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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회기 동안에 내담자가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드러내는 감정 표현은 그것이 무엇이든지간에 모두 중요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되는 것이 눈물입니다.
성격적인 문제가 있는 내담자가 상담자를 manipulation하기 위해 흘리는 눈물(사실은 이마저도 중요한 정보입니다만)을 제외하고는 모든 내담자의 눈물은 굉장히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내담자가 갑자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는 건 무엇인가가 내담자의 눈물샘을 건드렸다는 것이고 그것이 내담자의 문제를 이해하는데 결정적인 단서일수도 있습니다.
내담자가 흘리는 눈물의 의미에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지만 상담자가 염두에 두고 탐색해 볼 필요가 있는 의미는 억울함, 분노, 슬픔 등입니다.
일반인들도 그렇고 많은 상담자들이 내담자가 눈물을 흘리는 걸 우울 증상의 하나라고만 생각하고 마는데 의외로 생각보다 단지 우울해서 우는 내담자는 많지 않습니다. 설사 우울 장애로 고통받는 내담자라고 해도 우울하기 때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져서, 자신을 돌봐주지 않고 버린 어떤 사람이 미워서, 이렇게 비참한 처지가 된 자신이 불쌍해서 등등 다양한 이유로 울 수 있습니다. 그러니 우울하니 당연히 울 수 있겠지 하고만 생각하지 마시고 내담자가 지각하는 눈물의 의미를 함께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내담자가 눈물을 흘릴 때 상담자가 보일 수 있는 반응도 다양한데 초심자는 당황해서 표면으로 올라온 감정을 내담자가 살펴볼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고 섣불리 위로하는 실수를 하거나 반대로 본인이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우왕좌왕하는 바람에 상담의 흐름이 끊어지기도 합니다.
가끔 눈물을 닦으라며 티슈나 손수건 등을 내담자에게 건네는 상담자가 있는데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모르겠지만 상담 장면에서 상담자의 그런 행동은 내담자에게 자신의 눈물이 잘못된 것이거나 부정되어야 한다는 오해를 하게 만들 수도 있는 경솔한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보통 내담자가 눈물을 흘리면 처음에는 내담자가 그 감정에 충분히 젖을 수 있도록 조용히 지켜보는 편입니다만 눈물을 흘리는 시간이 길어지거나 오열로 이어지게 되면 제 시선에서 벗어나 혼자 감정을 다룰 수 있도록 기록지에 상담 내용을 메모하면서 정서적으로 살짝 거리를 두면서 물러나 기다립니다.
여러가지 다양한 이야기를 했지만 내담자가 흘리는 눈물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만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상담 도중 내담자가 눈물을 흘리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면 절대로 그냥 넘어가지 말고 충분한 시간을 들여 다루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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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을 할 때 상담자가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내담자의 측면을 크게 생각, 감정, 행동으로 나누어 본다면 한 회기가 끝나갈 때 특히 주의해야 하는 부분은 단연코 내담자의 감정입니다.
회기 중에 다루었던 생각과 행동은 다음 상담 때까지 내담자가 곰씹어 보고, 연습해 보고, 깨달음을 얻어야 하는 연결 고리같은 부분이지만 감정만큼은 어떤 감정으로 상담을 끝냈느냐에 따라 치유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상담을 하던 도중 내담자가 자신에게 심한 말로 상처를 준 부모와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분노에 사로잡혀 손발을 부들부들 떨다가 급기야는 오열을 한다고 해보죠.
그런데 상담자가 시계를 곁눈질로 슬쩍 보니 이번 회기가 곧 끝날 시간이 되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급수습, 급정색을 하고 서둘러 마무리를 해야 할까요?
회기는 그렇게 마무리가 될 수 있을 지 몰라도 내면에 침잠해 있던 분노와 고통감, 슬픔 등의 부정적 감정이 올라와 내담자를 온통 사로잡고 있는데 회기가 끝난다고 그런 감정까지 쉽게 정리가 될까요?
상담 시간을 최대한 정확하게 지키는 것은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시간을 지키기 위해 내담자의 부정적 정서가 완전히 해소되지 못했는데도 부랴부랴 회기를 끝내는 건 현명한 방법이 아닙니다.
설사 내담자가 충분히 다루지 못한 감정에 대해 상담자를 원망하지 않고 돌아간다고 해도 부정적인 정서 상태로 상담을 마쳤다는 사실만으로도 상담에 대한 거리낌이 생길 수 있고 무엇보다도 상담을 마친 이후로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은 부정적 정서 때문에 연이은 고통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다음 회기에 상담자를 만날 때까지 최소 일주일의 시간 동안 온전히 혼자서 감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내담자가 부정적인 정서에 휩싸여 있을 때는 그대로 회기를 마치지 않습니다. 충분히 ventilation을 해서 다루고 난 뒤 내담자가 평온한 마음을 느낄 정도로 가라앉은 다음에야 조심스럽게 다음 회기에 만날 것을 기약하고 헤어집니다.
절대로 내담자가 상담을 마치고 부정적인 기분으로 돌아가게 하지 마세요. 즐거운 기분으로 돌아가도록 할 필요까지는 없어도 그 부정적인 감정이 충분히 해소된 다음에 보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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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화는 많은 내담자가 사용하는 방어기제입니다. 상담에서는 저항의 하나로 나타나기도 하고, 일상생활에서 내담자가 경험하는 대인관계 갈등의 양상을 재현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신체화 증상은 문제의 핵심이 아니기 때문에 상담자는 가능한 한 내담자가 호소하는 신체적 고통이나 불편감보다는 이면에 있는 심리적 갈등과 고통에 초점을 맞춰 상담을 진행해야 합니다만, 신체화 방어기제를 사용하는 내담자들은 대부분 심리적 원인을 탐색하는 걸 꺼리거나 이 역시도 저항하기 때문에 신체화 방어기제의 작동 원리를 내담자에게 직접적으로 설명하거나 직면시키는 건 거의 대부분 효과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상담자가 신체화 증상에 관심을 두면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서 멀어질 뿐 아니라 신체화 증상이 나타나는 부위가 계속 바뀌기 때문에 상담자가 길을 잃고 헤매다 무력감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상담자는 상담할 때 내담자가 호소하는 신체적 증상보다는 함께 느끼고 있는 감정, 사고를 파악하는데 주력해야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신체화 증상 자체를 무시하거나 못 들은 척 하지 말고 다음의 정보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1. 빈도(frequency)의 증가
동일한 신체화 증상을 호소하는 빈도가 증가된다는 건 내담자가 신체화가 효과적이라고 믿고 있거나 실제로 효과적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상담자나 내담자의 주변 사람들이 신체화 반응에 호응하고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게 좋습니다.
2. 심각도(severity)의 증가
동일한 신체화 증상을 호소하는 정도가 심해진다는 건 내담자가 신체화가 효과적이지 않으나 그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즉 이 정도의 신체화 호소로는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level을 높이는 거지요. 이는 상담자가 신체화에 몰입되지 않고 내면 탐색을 잘 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좀 더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정리해보자면 내담자의 신체화 방어기제를 다룰 때는 직접적인 직면이나 해석을 피하는 것 뿐 아니라 그와 관련된 감정과 사고를 우회적으로 다루는 방법을 택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신체화 자체를 무시하지는 말고 빈도와 심각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관찰할 필요가 있는데 이는 상담자가 내담자의 내면 탐색을 적절하게 하고 있는지를 반영하는 피드백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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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화 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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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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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2011년에 한 포스팅 중에
'걱정을 멈추는 방법'이라는 글이 있습니다. 아예 초반에 싹을 잘라버리는 방법으로 걱정이 되기 시작할 때 그 일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인지, 통제할 수 없는 것인지를 가능한 한 빨리 구분해서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일이라면 관련된 감정이 줄줄이 올라오기 전에 통제할 수 있는 다른 일로 주의를 재빠르게 전환해 보라고 제안드렸지요.
그런데 통제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는 건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심리적 자원과 시간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인데 사실 그것 또한 통제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관리하는데 충분하지 않습니다.
통제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구분지어 경계를 만들게 되면 초반에는 통제할 수 있는 것만 다루게 되니 좀 더 수월하고 일상생활도 단순해져서 마음이 편해지지만 나중에는 통제할 수 있는 것만이라도 철저히 통제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 빠질 위험성이 있고 그렇게 되면 구분짓기 이전보다 더 힘들게 됩니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을 나누는 이유는 통제할 수 있는 것만 다루자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완벽히 통제할 수 있는 것이라는 게 사실 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기 위한 것이죠.
강의 상류에서 나뭇잎을 떨어뜨리면 물의 흐름에 영향을 줘서 속도를 일시적으로 늦추기도 하고 방향도 조금 변경할 수 있지만 떠내려간다는 결과에는 차이가 없는 것과 같은 이치죠.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깨달음에 이르게 되면 집착을 버리게 되고 '지금 여기'에 현존하고자 노력하게 됩니다.
그러니 처음에는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는 것이 유용하지만 통제할 수 있는 것을 모아 손에 움켜쥐려고 애쓰지 말고 통제할 수 있다고 착각한 것마저도 결국은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흘러가게 된다는 진리를 받아들이기 바랍니다.
사실 모든 인간은 죽음을 맞이할 수 밖에 없다는 삶의 유한성을 통찰한다면 무언가를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이 얼마나 편협한 생각인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는 일이죠.
덧. 세상에 통제할 수 있는 건 없으니 앞으로는 그냥 되는대로 살자는 주장으로 오해하는 분은 없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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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접근법을 사용하는 상담자이건 간에 또는 내담자가 어떤 문제로 상담을 받든 간에 내담자의 행동과 감정의 괴리를 다루는 일은 상담 장면에서 흔한 일이고 또 매우 중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자신의 내적 정서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해 다양한 문제로 고통받는 내담자가 있다고 해 보죠. 상담자와 함께 가족에 대해 다루면서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슬프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얼굴은 웃고 있다면 감정과 행동의 괴리가 내담자의 내면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상담자가 그런 discrepancy를 찾은 것이 너무나 기쁜 나머지 앞 뒤 가리지 않고 그 괴리를 지적하려고만 합니다. 내담자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렇게 하는 건 어렵게 찾은 입구를 무너뜨리는 행동이 될 수 있습니다.
상담자와 내담자의 라포도 공고해야 하지만 이 상황에서 특히 중요한 건 내담자가 자신의 감정을 어떤 것으로 인식하고 있느냐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물론 내담자 스스로도 모를 수 있기 때문에 이럴 때는 주관적으로 어떤 감정으로 인식하고 있는지를 직접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감정도 논리적으로 파악하고 분석하여 이야기하는 서양인들과 달리 우리나라 사람들은 감정이 신체화 반응을 통해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경향이 있어 현재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를 몸 상태를 점검하면서 유추하는 것이 상당히 정확합니다.
그래서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고 계신가요?", "그 감정에 따라 ~님의 몸은 어떻게 반응하고 있나요?"라고 물어서 내담자의 감정을 명확하게 확인하고 난 뒤에 discrepancy가 분명하다면 그 때 그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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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도박자가 도박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본격적인 치유의 길로 들어서게 되면 많은 가족들이 그런 도박자에게 힘을 실어주고자 애를 씁니다.
제가 예전에
'도박 중독자는 칭찬에 목마르다'라는 글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많은 상담자들이 도박자의 노력을 응원하는 의미에서라도 의도적으로 칭찬을 하도록 가족에게 권고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칭찬을 하려고 해도 칭찬할 만한 부분이 하나도 보이지 않고 오히려 단점만 눈에 잘 뜨인다고 토로하는 가족들이 꽤 많습니다.
많은 가족들이 도박자가 도박만 그만두면 웬만한 건 다 참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데 비해 이런 분들은 쌓인 감정이 많아서 내면의 불편감을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상태여서 그렇습니다. 그러다보니 칭찬을 하려고 해도 장점이 좀처럼 눈에 뜨이지 않는 것이죠.
이럴 때는 도박자의 장점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 자체가 별로 효과없습니다. 이런 경우는 오히려 도박자의 장, 단점을 찾아내는 것보다 자신의 내면에 집중해서 고통감부터 치유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내면의 배신감, 죄책감, 분노, 좌절감 등을 제대로 다루지 못한 상태에서 도박자의 장, 단점만 찾으려고 하면 괜히 도박자와 관계 갈등만 심해집니다.
그러니 아무리 노력을 해도 도박자의 장점이 거의 보이지 않고 단점만 눈에 뜨인다면 억지로 장점을 찾으려고 애쓰지 마고 자신의 정서적 문제부터 먼저 해결하는 것이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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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화를 내지 않고 마음을 다스리는 법에 대한 책은 이미 꽤 많이 나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으로 코이케 류노스케 스님의
'화내지 않는 연습(2009)'이라는 책이 있죠. 그리고 직접적으로 화를 다루고 있는 책은 아니지만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고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방법을 합리적, 기능적 시각에서 다룬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2010)' 같은 책도 있고요.
상담을 하는 제 입장에서는 화를 내는 것이 궁극적으로 그 사람의 마음을 산란하게 만들고 정신 건강에도 좋지 않다는 쪽이지만 내 생각이나 마음과 달리 통제할 수 없는 압도적인 외부 환경이 강한 타격을 가하거나 또는 '화가 나는 것은 내가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걸 안다고 하더라도 이미 통제할 수 없이 분노가 치밀어 오른 상황과 같은 예외 경우가 있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평소에 앞서 말씀드린 '화내지 않는 연습'과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의 중간 정도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쓴 신숙옥씨는 어렸을 때부터 굉장히 어려운 가정 형편과 그것에 못지않은 차별의 이중고를 경험하면서 자란 재일교포입니다. 게다가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하며 감정을 표출하는 것은 약자라는 인식으로 점철된 일본 사회에서 성장한터라 자신의 감정을, 부당한 대우에 대한 분노를 정당하게 드러내는 것의 중요성에 자연스럽게 눈을 떴을거라 생각합니다.
국가, 권위주의, 유교사상에 의한 억압, 성차별, 마이너리티 차별과 끊임없이 싸우는 과정에서 정당하게 분노하는 법에 관심을 가졌던 것이지요. 그래서 그런지 저자는 '내가 나로 살아가기 위하여 화를 낸다'고 말합니다.
효과적으로 화내는 법을 '테크닉 편', '스타일 퍼포먼스 편'으로 나누어 세부적인 기술까지 가르쳐주는 걸 보고 '과연 일본식 책이군'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분명히 도움되는 분들이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게다가 화를 내는 법 뿐 아니라 남이 나에게 화를 낼 때 적절히 대응하는 부분도 있어서 제게도 꽤 도움이 되었습니다.
가볍게 집어든 책인데 의외로 내용도 알차고 무엇보다도 저자의 당당한 가치관과 신념이 마음에 들었고요. 꽤 좋은 책입니다.
마음이 힘든 사람들을 도우면서도 정작 수련 과정에서 수련 감독자, 학회, 지도 교수에 대한 분노를 제대로 다루지 못해 지금 이 시간에도 자신을 학대하고 있는 많은 수련 레지던트 선생님들이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인상적인 한 마디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낼 수 있으려면 옳은 것, 선량한 것, 아름다운 것, 공평한 것, 합리적인 것 등에 대한 가치관이나 기준이 자신 속에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이 기준이 애매하거나 확신이 없다면, 분노를 느낀다 하더라도 '어쩌면 내 생각이 잘못된 것이 아닐까?'라고 겁이 나서, 그 분노를 솔직하게 다른 사람에게 표현할 수가 없게 된다""패배가 허용되지 않는 남자들은, 그래서 지는 싸움을 하지 않는다. 언제나 이긴 쪽에 서려고 한다. 그 결과, 대부분은 가해자 쪽에 가담한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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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상담을 오래 하다보면 부부가 갖고 있는 공통적인 문제가 눈에 잘 띄입니다.
그 중 하나가
'척 보면 안다는 착각'입니다.
이건 함께 한 세월이 오래된 부부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는 문제입니다. 이들은 눈빛만 봐도, 한 마디만 들어도 배우자가 어떤 상태인지 알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어느 정도는 맞는 말입니다. 오랫동안 함께 살았으니 배우자의 습관, 성격, 가치관, 삶의 방식에 대해 많이 알고 있겠지요.
아마도 상대방에 대해 90% 정도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건 일반적인 상황에서나 통하는 겁니다.
그렇게 서로 잘 알고 있는데 왜 부부 갈등이 해결되지 않고 싸움이 반복되는 걸까요?
그건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지만 실제로는 잘 모르는 맹점에 해당하는 10% 부분에서 대부분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더 문제는 각자 90%에 의존해서 상대방이 자신의 나머지 10%도 잘 알고 있고, 그런데도 악의를 갖고 그걸 무시하고 내게 상처를 주고 있다고 오해하는 것입니다.
부부 상담을 해 보면 배우자에게 직접 말하면 오해와 갈등이 생길 것 같지도 않은데 상담자에게만 털어놔서 상담자가 답답하게 느끼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내 고통을, 내 서글픈 마음을, 내 외로움을 상대방이 당연히 알고 있을거라 속단하지 마세요. 그건 상대방이 모르는 10%에 해당하는 영역에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니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말하고 상대방의 감정에 대해서도 물어보고 완전히 이해될 때까지 확인 또 확인하세요.
모든 부부 문제는 서로가 모르는 10%의 영역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걸 잊지 마세요. 무엇보다 사각 지대부터 최대한 줄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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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담자의 저항 중에는 자신의 문제를 상담자에게 인정 받으려는 '타당성 저항'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상담을 하면서 상담자들이 상당히 자주 만나는 저항이기도 해서 정리를 해 봤습니다.
* 반추
: 자신의 문제가 얼마나 괴로운지 끊임없이 반추하는 전략입니다. 반추하는 내담자는 그저 불평만 반복하고 다른 주제로 넘어가는 것을 거부함으로써 자신이 처한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지 상담자가 알게 하는데에만 모든 노력을 기울입니다. 실제로 경제적으로 풍족한데도 자신의 재정적 문제에 대해 계속 불평하는 내담자의 경우를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 강도의 상승
: 불평의 강도를 점차 증가시켜 나가는 방법입니다. 내담자 자신이 처음 상태보다 모든 것이 더욱 나빠졌다고 주장하는 것이죠. 상담자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거나 심해지면 고함을 치는 단계까지 상승하기도 합니다.
* 상담자에 대한 과소 평가
: 상담자를 벌 주려고 평가 절하하거나 상담자로 하여금 부정적인 느낌을 갖고록 하는 전략입니다. "선생님은 저를 도울 수 있는 전문가가 아니군요", "이 상담은 돈과 시간 낭비라는 느낌만 듭니다"와 같은 말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스스로 무능하다고 느끼는 내담자일수록 상담자가 무능하다는 불평을 더 많이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감정적 거리 두기
: 내담자는 상담 중에 과묵해지거나 전혀 말을 하지 않기도 합니다. 내담자가 침묵하거나 말하기를 꺼려 하는 것은 자기가 느끼는 것을 상담자가 통찰할 수 없을 것이라는 믿음에서 나옵니다. 따라서 '어차피 말 해도 이해하지도 못하는데 무엇 때문에 귀찮게 말을 하지'라는 생각을 합니다.
* 전이의 분리
: 두 상담자 사이에서 혹은 상담자와 내담자의 삶에 존재하는 어떤 사람과의 사이에서 전이를 분리하는 전략입니다. 예를 들어 "우울할 때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라고 주장하는 내담자는 약물을 처방해주는 정신과 의사가 자신의 말에 동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정신과 의사가 동의한 만큼 나는 아무 것도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 과제의 비순응
: 표준화된 인지행동적 개입을 거절하고 과제를 거부하는 전략입니다. 이 전략을 택하는 내담자는 '내가 정말 변할 수 없다는 것을 선생님은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인지행동적 과제를 비현실적인 것으로 생각합니다.
출처 : '인지치료에서 저항의 극복' 중 일부 내용 발췌 및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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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면서 하는 걱정의 대부분은 사실상 일어나지 않을 일들이고 정말로 일어날 일은 미리 걱정한다 해도 막을 수 없는 일이니 미리 걱정하는 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말을 어디에선가 한번쯤은 들어 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걱정이 많은 분들이 이 사실을 모르는 게 아닙니다. 대부분 걱정이 아무런 쓸모가 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죠. 그런데도 스멀스멀 기어 올라오는 걱정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결국에는 걱정에 사로잡혀 아무 일도 못하고 맙니다.
어차피 걱정은 일어나지 않는 것에 대해 생기는 것이니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만 마음 먹는 것으로 걱정이 엄습하지 않는다면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 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죠.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아무리 마음 먹고 다짐해도 계속 걱정이 되는 이유는 그동안의 경험,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관련 감정들이 이미 생각과 튼튼하게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고 해서 마음먹은 대로 될 리가 만무합니다.
그렇다면 걱정을 멈추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엇보다도 걱정과 관련된 감정이 일어나지 않도록 꼬리에 꼬리를 물기 전에 잘라 버려야 합니다. 그것도 초반에 잘라 버려야 하죠.
초반에 걱정의 싹을 잘라버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걱정이 되기 시작할 때 그 일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를 가능한 한 빨리 구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와 어머니가 사소한 일로 다투셔서 서로 말씀을 안 하신다는 걸 동생을 통해 전해 들었습니다. 상당히 불편하고 껄끄러운 상황이죠. 이럴 때 보통 자식되는 도리로 두 분 사이를 중재하려고 어설프게 끼어들었다가 양쪽 부모님의 원성을 사거나 일이 잘못되면 어느 한 쪽 편을 드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 일으켜 사태가 더 악화됩니다. 그래서 많은 경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생기는데 이러한 경험을 몇 번 하고 나면 부모님이 다투었다는 말을 전해 듣자마자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
바로 이때, 두 분의 말다툼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인지, 아닌지를 재빨리 판단하는 겁니다. 본인 때문에 생긴 일이 아니라면 이 다툼은 두 분이 알아서 해결해야 할 사항이죠. 내 통제 권한을 벗어난 일입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이라고 판단했으면 관련된 감정이 줄줄이 딸려 올라와 얽히기 전에 빨리 생각을 다른 방향으로 돌려야 합니다. 이 때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로 돌리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주로 '오늘 저녁에 뭘 먹을지'에 대해 생각하곤 합니다. 오늘 저녁 메뉴는 당연히 제가 쉽게 선택하고 통제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이러면 심리적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고 절약한 에너지를 다른 스트레스에 대항하는데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중언부언 이야기했지만 핵심은 딱 두 가지입니다.
1. 걱정이 들기 시작하면 걱정을 유발하는 사건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 재빠르게 판단한다.2.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사건이면 관련 감정이 올라오기 전에 통제할 수 있는 다른 일로 주의를 빠르게 전환한다.
물론 생각만큼 쉽지는 않습니다. 많은 연습이 필요하죠. 하지만 주의를 돌리는 것에 성공하고 그 결과로 마음의 평안을 얻는 경험을 하게 되면 걱정을 하지 않는 것이 점점 더 쉬워집니다.
이건 근육 운동과 비슷하거든요. 한번 근육이 붙기 시작하면 그 다음부터는 쉬운 것과 마찬가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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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장면에서 대부분의 상담자가 내담자에게 IF문을 사용한 가정해보기 기술을 사용하곤 합니다.
예를 들자면 이런 겁니다.
"선생님, 남편이 어제 또 집을 나갔어요. 제가 늘 말씀드렸듯이 어제도 시댁 흉을 봐서 폭발했어요""어제 부인께서 시댁 흉을 보지 않았다면 어땠을까요? 그래도 남편이 집을 나갔을까요?"
너무 단순한 예를 든 것이기는 합니다만 이 상담자는 남편이 집을 나가는 이유를 자신이 시댁 흉을 보기 때문으로만 확신하고 있는 부인의 믿음에 도전하고 일종의 '살짝 흔들기' 전략의 하나로 가정해보기 기술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많은 상담 관련 전문서적에는 가정해보는 것이 효과적인 기술이라고 씌여 있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 상 IF문을 사용한 가정해보기는 득보다 실이 훨씬 더 크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더 낫습니다.
제 생각에
가정해보기의 가장 큰 문제는 상담에서 가장 중요한 '지금 그리고 여기'를 깨고 '그 당시 거기'로 내담자를 이동시키는 것입니다. 힘들게 지금 그리고 여기에서 작업하고 있는데 이 말 한마디로 내담자는 그 당시의 상황으로 순식간에 옮겨가며 그나마 그 당시 느꼈던 감정을 되살릴 수 있으면 좋은데 윤색되었거나 망각된 기억을 복원하는데 에너지를 모두 사용하기 때문에 인지적인 수준에서 겉돌기 일쑤입니다.
물론
rigid, concrete한 내담자와 상담을 할때 가정해보기 기술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그것마저도 제가 볼 때에는 Yalom이 말했듯이 내담자가 저항(resistance)을 하는 것이 분명할 때 뿐입니다. 이런 내담자의 경우에는 직면이 효과적이지 않기 때문에 우회적으로 가정해보기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죠.
그러니 상담자들은 텍스트에 나오는 말만 철석같이 믿지 말고 항상 의심하고 실제로 현장에 적용해보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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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에서 상담자가 내담자가 하는 말을 분석하고 어떻게 개입을 해야 할 지 방법과 시점을 찾아내는 것은 당연히 중요합니다. 상담은 단순한 수다가 아니니까요. 제대로 된 도움을 주기 위해 상담자는 항상 최대 속도로 두뇌를 회전시켜야 합니다.
거기에 내담자가 하는 말에 공감을 하려면 내담자의 감정선을 잘 따라가야 합니다. 그러려면 오감을 곤두세우고 초집중하여 내담자의 말을 경청해야 합니다. 그래서 흔히들 공감과 경청이 한 몸처럼 붙어 다닌다고 합니다.
그런데 내담자가 하는 말을 분석하는 것과 공감을 위해 내담자의 감정 흐름을 따라가는 것 중 무엇이 더 중요할까요?
물론 둘 다 중요합니다. 숙련된 상담자는 이 두 가지 새를 모두 잡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background에서는 내담자가 하는 말의 내용을 분석하면서 동시에 내담자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죠. 하지만 이 경우에도 감정에 대한 공감이 먼저입니다. 즉 background에서 감정에 공감하고 전면에서 인지적으로 내용 분석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앞에 앉은 상담자가 자신의 말을 분석하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부터 내담자도 자신이 하는 말을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검열하게 됩니다. 그러면 진정한 소통이 일어나지 않고 상담자가 내담자와 전략 싸움을 하게 됩니다. 소모적인 밀고 당기기의 시작이죠.
특히 분석과 공감을 한꺼번에 할 수 없는 초보 상담자는 분석보다는 공감에 더 치중해야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초보 상담자는 자신감이 부족한 상태에서 내담자에게 뭔가 도움이 되는 걸 줘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분석만 하려고 애씁니다. 상담 경험이 부족한 초보 상담자가 분석에만 치중하게 되면 나타나는 전형적인 결과는 임의 탈락입니다.
그러니 분석과 공감을 한꺼번에 하는 것이 어려울 땐 공감만 붙잡으세요. 경험이 쌓이면 분석은 자연스럽게 하게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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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 치료 초기에 많은 도박자가 도박 생각이 나지 않게 해 달라고 합니다.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 예전에는 도박 생각이 나지 않는 약을 달라고 요구하는 도박자도 많았죠. ^^;;;
물론 도박 중독은 충동성이 커지는 병이기 때문에 충동적인 도박 중독자가 치료에 있어서도 빠른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그런데 이런 모습은 다른 심리적인 문제를 다루는 상담에서도 드물지 않게 나타납니다. 단순히 충동성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제목에서처럼 사람들 앞에 서면 가슴이 뛰고 말을 더듬는 발표 불안으로 상담을 받으러 온 사람이 있다면 보통 발표할 때 불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품고 옵니다. 즉 문제 자체가 없어지면 좋겠다는 소망을 품고 오는 것이죠.
하지만 이는 효과적인 목표도 아니고 가능한 목표도 아닙니다.
우리가 부정적이라는 딱지를 참으로 쉽게 붙이는 많은 감정들은 사실 상 진화 과정을 거쳐 인류의 생존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없어지지 않고 살아남은 것들입니다.
예를 들어 처음 보는 버섯을 먹을 때 독버섯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없다면 그만큼 생존 확률이 낮아질테니까요.
현대 사회에서는 이러한 감정이 생존과 직접적인 관계가 별로 없어졌지만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심리치료 또는 상담에서 목표로 삼아야 하는 것은 특정한 감정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감정을 잘 견뎌내고 적응할 수 있도록 마음의 힘을 기르는 것입니다.
그러니 발표 불안을 호소하는 내담자의 상담 목표는 발표할 때 불안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불안하더라도 이러한 불안을 잘 다독여서 문제 없이 발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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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상담은 무엇이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하기 어려울 정도로 모든 과정에 신경을 써야 하는 심리적 서비스입니다.
이 포스팅의 오버스러운 제목은 종결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붙였다고 이해해 주세요.
상담자가 'here & now'의 기조를 잘 유지한다면 내담자는 상담을 하면서 상담자에게 다양한 감정을 투사하게 됩니다. significant others에 대한 감정 뿐 아니라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겪고 있는 다양한 대인 관계 문제를 상담 장면으로 가져와서 실현(actualization)하기 때문에 상담이 길어질수록 내담자가 상담자에게 투사한 감정, 상담자와 함께 다룬 감정의 무게와 크기가 커지기 마련입니다.
내담자가 인지적으로는 상담 종결을 문제 없이 받아들이는 것 같으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감정이 북받치는 모습들을 보여주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많은 상담자들이 종결 회기에서 애초에 세웠던 상담 목표를 달성했는지의 여부와 상담 종결 후 일상 생활에 적응할 때 예상되는 어려움을 점검하는 인지적 접근을 주로 사용하는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담자의 감정 문제입니다. 이는 단순히 상담자에 대한 의존을 다루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상담을 종결하는 것은 잠수를 마치고 수면으로 부상하는 것과 같아서 서서히 감압을 하고 올라가야 잠수병이 생기지 않듯이 충분한 시간을 들여 내담자의 감정을 다뤄야 합니다. 상담에 들어가는 속도보다 상담에서 나오는 속도를 훨씬 더 천천히 해야 하는 것이죠.
따라서 상담을 종결하는 타이밍도 중요하지만 종결하는 속도가 더 할 나위없이 중요합니다.
장기 상담의 경우에는 더욱 천천히 종결해야 하는데 Shulman(1994)은 장기 상담의 경우 전체 회기의 1/6을 종결 회기에 할애하라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만남보다는 헤어짐이 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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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어떻게 대처하는 지 스스로 알아볼 수 있도록 만든 일종의 자습서입니다.
마음사랑의 박현진 선생님이 지은 책으로 만화 형식으로 되어 있어 쉽게 흥미를 유발할 수 있고 보기에도 편합니다. 제가 보기에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도록 상당히 배려한 것 같습니다.
감정의 문제로 고민하는 초등학생을 둔 부모님들께 추천하는 책입니다.
이 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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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YES24
마음사랑 심리상담센터에서 아동 상담을 주로 하는 임상심리전문가 박현진 선생님이 지은 책입니다.
'스스로 감정을 다스리는 법'이라는 부제처럼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어떻게 다스리는 지 알 수 있도록 쓴 책입니다.
일상에서 흔히 경험할 수 있는 대표적인 감정들인 화, 무서움, 좌절감, 불안, 긴장감, 짜증, 죄책감, 상실감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지은이가 임상 현장 경험이 풍부해서 그런지 아이들의 눈높이에 딱 맞춘 말투가 상당히 신경을 쓴 티가 역력하고 만화로 되어 있어 쉽게 읽히면서도 치료적인 구성에도 소홀하지 않아서 Self-help Workbook으로 안성맞춤입니다.
특히 이렇게 저렇게 해야 한다는 식의 결론을 내리지 않고 "이럴 수도 있어요", "다른 친구들은 이렇게도 해요"라고 읽는 아이가 나름대로 생각하고 응용해 볼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점이 아주 좋았습니다. 아이들이 가진 마음의 잠재력을 지지하는 것 같아서 말이죠.
그래도 글이 많아서 취학 전 아이들에게는 좀 어려울 것 같고 초등학생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읽고 부모님이 옆에서 조금씩 도와주면 좋을 것 같네요.
임상 현장의 전문가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책은 아니지만 어떻게 아이들의 감정 문제를 다루는지 감을 잡고 싶은 초보 전문가들은 일독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감정 문제로 힘들어 하는 초등학생을 둔 부모님께 추천합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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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말다툼의 이유는 (거의) 대부분 옳고 그름을 따지기 위함이 아니라 지극히 감정적인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가벼운 차량 접촉 사고가 났을 때 상대방에게 목소리를 높이고 상소리가 오가는 이유는 겉으로 보기에는 과실 비율을 따져서 자신의 손해를 최소화하려는 것 같지만 사실은 건방지게 끼어든 침입자에게 한방 먹여서 미안하다는 소리를 듣고 내가 더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고픈 심리가 작동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교통 신호 위반이니, 정지선 준수니 하는 말로 시작했다가 나중에는 나이가 얼마냐는 둥, 말하는 싸가지가 없다는 둥 인신공격적인 언사가 난무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나오는 상대방에게 합리적으로 시시비비를 가리자는 이야기를 아무리 해 봤자 쇠 귀에 경 읽기 꼴이 됩니다. 이 때에는 상대방의 감정을 읽고 그에 맞추어 적절한 반응을 해야 문제가 해결됩니다.
굳이 따지자면 내가 잘못한 것은 아니나 도의적인 책임이 약간 있는 일을 꼬투리 잡아 상대방이 화를 낸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이건 이렇고 저건 저러니 내 책임은 별로 없다고 하면 상대방이 알았다고 수긍할까요? 전혀 아니죠.
일단 상대방의 비난을 그대로 수용합니다. 인정이나 납득이 아니라 수용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당신이 하는 말이 맞습니다. 내가 잘못했습니다"
얼핏 보면 불합리한 책임 전가를 인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수용하는 것은 상대방의 상한 감정입니다. 자신의 감정을 상대방이 수용하면 더 이상 공격을 계속할 수 없습니다. 그건 엄청난 죄책감을 유발하니까요.
이런 수용은 나 스스로 떳떳하지 않으면 할 수 없습니다. 진실이 외부 평가에 의해 좌지우지되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대신 절대로 상대방을 무마하기 위해 겉으로만 수용하는 척 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면 오히려 역효과만 납니다. 상대방에 대한 측은지심을 유지해야만 진정한 수용이 가능합니다.
그리고는 다음과 같이 구체적으로 물을 수 있습니다.
"내가 어떻게 하면 당신의 마음이 풀리겠습니까?"
지금까지 상대방이 나에게 하고 있던 공격이 전적으로 감정적인거라면 그리 신통한 답이 나오지 않을겁니다. 이미 확실한 공감을 받았으니까요.
만약 아주 구체적인 답이 나온다면 이해 득실을 따지려는 생각도 상당히 섞여 있는 겁니다.
상대방이 무리한 요구를 한다면
"생각해 보겠습니다"라는 정도만 답하면 됩니다.
나중에 어떤 해결 방법을 제시하든 상대방은 최소한 무리한 감정적 대응을 자제할 겁니다.
감정적인 갈등이 없으면 적어도 합리적인 문제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는 기본 바탕은 마련된 겁니다.
거기에서부터 진정한 화해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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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슬픔, 절망, 두려움...
위의 단어를 보면 무엇이 연상되십니까?
어둠, 고통, 죽음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나요?
저자는 감정은 즐거울 수도 있고 즐겁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 자체로 좋거나 나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부정적인 감정이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죠. 단지 우리가 견디기 힘든 감정을 서투르게 다루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는 겁니다. 실제로 감정이라는 단어의 라틴어 어원은 '움직이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감정은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에너지이기 때문에 감정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 그리고 우리가 이 에너지를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이라고 불릴 수 있는 것이죠.
저자는
슬픔, 두려움, 그리고 절망이 가장 기본적인 감정이라고 합니다. 깊은 슬픔은 우리가 외롭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며, 우리의 영혼을 새롭게 하는 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두려움은 우리에게 우리의 생존을, 자기 본능을 넘어 타인들의 생존까지 보호하라고 일깨워 줍니다. 절망은 우리에게 명백한 혼돈 또는 의미 없음의 한가운데에서 의미를 찾을 것을 부탁합니다.
우리의 감정적인 문맹은 부정적 감정을 정복하지 못하는 우리의 무능함이 아니라 그
부정적 감정을 진정으로 주의 깊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무능함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부정적 감정의 통제가 아니라 승화입니다.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피할 수 없는 세 가지 어두운 감정인 슬픔, 절망, 두려움을 치유하는 것이 이 책의 주제입니다.
저자는 세 가지 핵심 감정인 슬픔, 절망, 두려움을 이겨내지 못하는 것이 바로 우리 개개인과 전체 공동체에 만연한 감정적 질병의 주요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억눌린 슬픔은 종종 우울, 불안, 중독으로 나아가고 무감각해진 두려움은 비이성적인 편견, 지독한 분노, 폭력 행위로 쉽게 전이된다고 합니다. 압도당한 절망 또는 무의식적인 절망은 정신적 마비나, 자신이나 타인에게 파괴적인 행동을 통해 표출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러한 어두운 감정을 치유할 수 있을까요?
저자는 머리가 아닌 가슴에 귀 기울이는 방법을 배우면 가슴이 스스로를 치료한다고 말합니다. 감정을 존중하며 다루고 단순히 감정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이 신체를 통해 이야기하는 모습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고통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애쓰지 말고 고통을 사랑으로 바꾸기 위해, 취약성과 함께 사는 법을 배우기 위해 노력하라고 합니다.
이 책을 지은 미리암 그린스팬은 유명한 심리치료자이기에 앞서 첫 아이를 66일 만에 원인모를 이유로 잃는 불행을 겪었고 근육이 굳는 병에 걸린 또 한 명의 자녀와 함께 지금도 싸우는 사람입니다.
저자가 직접 체험을 통해 터득한 지혜이기에 그 무게감이 범상치 않게 느껴지죠.
저자가 이 책에서 '어두운' 감정이라고 불렀던 슬픔, 절망, 두려움을 우리는 '부정적인' 감정이라고 부르며 회피하거나 맞서 싸워야 한다고만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그런 이름표를 섣불리 붙이려하지 말고 감정 연금술 세 가지, 즉 주의를 집중(Attending)하고 친해지며(Befriending), 내맡김(Surrendering)으로써 자연스럽게 이를 받아들이고 함께 살아가라고 합니다. 심리학에서는 인지적으로는 이런 접근을 많이 해 왔지만 감정에 대해서는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글의 흐름이 체계적이지 않기 때문에 읽다 보면 맥락을 놓치는 일이 잦지만 그래도 감정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surfing하는 것에 대해 꼼꼼히 정리하고 있어 일독하면 도움을 받으실 수 있는 책입니다.
닫기
1. 의지 : 영적인 의지에 집중하라
2. 긍정 : 긍정적인 태도를 개발하라
3. 육체적 지각 : 감정을 느끼고, 달래고 이름을 지어줘라
4. 맥락화 : 보다 넓은 이야기 속에서 자신을 보라
5. 무위의 길 : 당신을 속상하게 하는 것과 친구가 되어라
6. 유위의 길 : 사회적 행동과 영적인 봉사를 실천하라
7. 내맡김의 길 : 내맡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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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0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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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사람, 낯선 이에게 내 마음을 보여줄 수 있을까? 마음이 너무 힘들고 지칠 때 그 이유도 알지 못할 때 정신과를 가야하나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냥 이유도 잘 모른 채 마음이 그저..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내려놓지 못해 괴로움을 호소하는 내담자들이 많습니다. 무거운 짐을 진 것처럼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자신을 옥죄는 심리적인 고통감으로 괴로운 것이죠.
그런데
역설적으로 말한다면 감정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집착을 버리지 않으면 오히려 감정을 내려놓을 수가 없게 됩니다. 시험을 앞두고 불안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면 할수록 더욱 예민해지고 불안 수준이 올라가는 것과 비슷하죠.
감정을 충분히 다루지 않은 상태에서 부정적인 감정이 싫다고 억지로 내려놓으려고 하면 잘 될리가 만무합니다. 그래서
우선 감정을 충분히 다루는 것이 중요합니다. 밥을 뜸들일 때 마음이 급하다고 뚜껑을 열게 되면 밥이 설익게 되듯이 부정적인 감정이라도 충분히 뜸을 들여야 다룰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올 때에는 생각을 따르지 말고 감정의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좋습니다. 생각은 감정에 비해 교육과 사회화 과정을 통해 이미 오염되어 있기 때문에 감정의 본질에 다가가기 어렵습니다. 생각으로 감정을 다루려고 하다보면 서둘러서 감정을 덮거나 합리화 과정을 통해 문제를 축소하려고 애쓰기 쉽습니다. 이래서는 감정을 제대로 다룰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보통 생각의 힘을 지나치게 신봉하고 따르기 때문에 생각이 하는 말을 무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감정의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어렵죠. 이럴 때에는
신체의 변화에 집중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남편과 싸우고 난 뒤 분노가 치밀어 올라올 때 '남편의 입장을 이해해야지', 또는 '아이들 등교 준비도 해야 하는데' 등의 생각으로 문제를 축소하고 감정을 닫으려고 하지 말고 잠시라도 조용히 앉아서 '가슴이 심하게 뛰는구나', '얼굴도 상기되었네', '뒷목이 뻣뻣한 것 같은데'와 같이 신체의 변화를 그대로 따라서 어떤 감정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지금 & 여기'에 머무르면서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보통 감정을 따라 흘러가는 것을 파도에 몸을 맡기는 surfer에 비유합니다. 파도를 거슬러 서핑을 할 수 없듯이 감정의 흐름에 몸과 마음을 맡기고 함께 굴러야 합니다.
억지로 감정의 흐름을 바꾸려고 시도하면 신체가 저항하게 됩니다.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거나 뒷골이 땡기거나 하는 신체적인 증상은 감정의 흐름을 마음대로 조종하려고 시도하는 데에 따른 부작용입니다.
감정의 파도와 함께 구르다보면 흙탕물같던 감정이 가라앉으면서 '사금'과 같은 핵심 감정만 남게 됩니다. 이때가 되어야만 핵심 감정을 어떻게 해결할 지에 대한 대처 방법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
'감정 일기 쓰기'와 같은 ventilation 기법을 사용해 볼 수도 있겠지요.
어쨌거나 스스로 감정을 다루기 위해 필요한 것은 '핵심 감정'을 찾아내기 위해 '지금 그리고 여기'에서 몸과 마음을 온전히 맡기고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편해지기 위해 감정을 내려놓으려고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언제부터인가 이미 내려놓은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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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은 상대방을 공격하고 논박해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고 이를 통해 상대방의 의견과 행동을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위의 전제에 동의하신다면 저는 논쟁이야말로 가장 해서는 안되는 쓸데없는 짓이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논쟁은 동원하는 기술이 논리이든, 감정이든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그런데 사람은 자신이 공격당한다고 느낄 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셋 밖에 없습니다. 하나는 공격인데 나만 틀린 것이 아니고 너도 틀렸다는 양비론과 네가 그렇게 만들었다는 뒤집어 씌우기, 말은 옳지만 싸가지가 없다는 감정에 의존하기 등이 주로 사용됩니다. 다른 하나는 방어인데 회피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네 말이 맞기는 하지만 나에게는 사정이 있었다든가, 이런 측면도 있다는 변명이 주로 사용됩니다. 마지막은 수용입니다. 말 그대로 상대방의 주장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죠.
공격과 방어는 아무런 변화도 낳을 수 없으며 결국 지리한 말싸움이 되고 맙니다. 100% 시간 낭비입니다.
그렇다면 수용은 어떨까요? 논쟁을 통해 상대방을 굴복시켜서 상대방이 내 논리를 받아들이고 인정하면 승리한 것이 아닐까요?
그게 그렇지가 않습니다. 논쟁을 통해 상대방의 주장을 받아들인 사람은 자존심과 자아에 상처를 입게 됩니다. 그래서 일시적으로는 상대방에게 굴복하는 것처럼 보여도 손상된 자존심과 자아의 상처를 회복하려는 반동이 내면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변화는 일시적이며 결국은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뿐 아니라 이에 대한 역작용으로 더 극단적인 입장을 취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논쟁은 처음부터 생각이 같은 추종자들의 선입견만 강화할 뿐 문제 해결이나 행동, 그에 따른 변화를 낳고자 하는 목적 달성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방법입니다.
'비폭력 대화(NVC)'에서 이야기 하듯이 상대방의 채워지지 않은 욕구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없는 한 논쟁은 무의미하며 절대로 궁극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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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치료를 받는 내담자들의 성장 과정을 살펴보면, 부모나 주 양육자들이 아래와 같이 이들의 기분과 감정을 잘못 다룸으로써 현재에 이르러 문제가 되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됩니다.
많은 경우 부모나 주 양육자들은
1) 아이의 기분을 무시하거나
2) 기분을 부정적으로 이름 붙이거나(보기; 지금 너는 우울하구나)
3) 특정한 기분을 느낀다고 처벌하거나(보기; 울면 가만 안 둔다!)
4) 기분에 대해 잘못된 귀인(보기; 넌 동생을 질투하는 것이 아니야. 사실은 사랑하고 있어)을 합니다.
그래서 치료 과정에서 내담자의 감정을 치료자가 어떻게 다루느냐가 중요합니다.
내담자가 기분을 이야기할 때 치료자가 이를 반가워하고 적절한 관심을 보여주기만 해도 첫 번째 문제는 보상됩니다.
치료자가 무비판적인 자세로 감정에 이름을 붙인다면 두 번째 문제도 보상됩니다.
처벌을 받지 않는 안전한 상황에서 정서적 표현을 하도록 치료자가 지속적으로 격려하게 되면 세 번째 문제도 보상됩니다.
기분에 정확한 이름을 붙여줄 때, 네 번째 문제도 보상됩니다. 하지만 이것은 매우 어려운데 틀리지 않고 정확하게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치료자가 내담자의 감정을 다루는데 있어 가장 어려운 작업은 네 번째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출처 : 정신분석적 사례이해 중 일부 내용 발췌 및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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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은 배우자를 포함한 가족 뿐 아니라 때로는 친구나 직장 동료같은 주변 사람까지 재정적으로 고갈시키는 병이기 때문에 다른 정신질환에 비해 주변 사람들이 체감하는 고통이 훨씬 크고 구체적입니다.
도박 중독의 치료는 사실 가족 치료로 완성된다고도 할 수 있는데 보호자들은 재발의 징조를 미리 감지해 치료자에게 보고하기 위해, 또는 도박 중독이 야기하는 부수적인 문제에 대한 대처 교육을 받기 위해, 그리고 도박 중독이라는 병으로 받은 마음의 깊은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중독자와 함께 옵니다.
엄청난 재정적인 고통을 맨몸으로 겪으면서도 사랑하는 사람을 포기하지 않고 치료를 위해 곁에서 헌신하기 때문에 도박 중독자의 가족들은 겉으로는 매우 강인해 보이지만 사실은 아주 약한 자극에도 쉽게 부서지고 깨질만큼 마음이 약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치료자 앞에서도 쉽게 눈물을 보이곤 합니다. 다른 일반심리상담소나 정신과 병원에 비해 도박중독 치료센터의 티슈 사용량이 훨씬 많을겁니다.
제가 도박 중독 치료자로 일을 하면서 가장 난처한 것이 치료자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는 보호자 앞에서 격해지는 감정을 참기가 어렵다는 것이죠. 저를 아주 잘아는 사람이 아니라면 제가 감정적인 사람이라는 말에 쉽게 동의하지 않을겁니다. 첫인상이 대체로 차갑고 냉정해 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다가 직업 상 논리정연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기 때문에 감정을 표현하는 사람이 아닐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데 실상은 많이 달라서, 저는 어릴 때 싸움을 하더라도 코피가 터져서 지는 것이 아니라 먼저 울음을 터뜨려서 지곤 했습니다. 일방적으로 두들겨 패면서도 엉엉 울었다고 하니 보는 사람이 상당히 의아해 했겠지요. 지금도 슬픈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면, 누구랑 있든지 상관없이 눈이 퉁퉁 부을 때까지 마음껏 웁니다. 가끔은 꺼이꺼이 울기도 하죠. ^^;;;
슬플 때 눈물을 흘리고, 기쁠 때 마음껏 웃을 수 있는 사람은 정신적으로 참 건강한 사람이죠. 저는 그런 감정 표현이 자연스러운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치료 장면에서는 감정을 그렇게 쉽게 표현하는 것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닌데, 내담자에게 확실하게 공감을 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내담자가 자신의 열려진 감정에 주목하고 그것을 따라갈 수 있도록 인도하지 못하고 감정에 함께 계속 몰입되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까지는 제 감정 표현으로 인해 치료 장면에서 문제가 되었던 적은 없지만 그래도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치료자의 본분을 잠시 망각하더라도 함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릴 수 있는 뜨거운 가슴이 치료자에게 필요한 덕목이라고 애써 주장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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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는 동네에는 패밀리 레스토랑이 별로 없습니다. 몇 년 전에 생긴 'Outback'과 최근에 생긴 'VIPS'가 전부입니다. 그래서 다른 주거 환경은 마음에 드는데 특별한 일이 있어 외식을 하고 싶어도 선뜻 갈 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 조금 불만입니다.
어제 모처럼 생긴 상품권을 이용해 저녁을 먹을까하고 VIPS에 들렀습니다. 평일 저녁이라서 별 생각없이 퇴근하면서 들렀고 10분 정도 기다리면 된다고 하여 대기자 명단에 올려놓고 앉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20분 남짓 기다리면서 제 뒤에 온 8 group의 사람들이 먼저 안내를 받아 들어가더군요. 물어봤더니 전화로 예약을 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전화 예약의 필요성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나중에 온 사람이 계속해서 먼저 자리 안내를 받고 들어가는 것을 보고 있자니 정말 짜증이 나더군요. 그래서 대기자 명단에 올려놓은 것을 취소하고 Outback으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Outback에 도착한 후 혹시나 해서 담당자에게 물어보니 Outback도 전화 예약을 받는답니다. 그러나 자리를 예약하는 것이 아니라 도착 예상 시간에 해당하는 대기자 명단에 올려 놓는 것이고 일정 시간이 지나 이름을 불렀을 때, 자리에 없으면 예약이 자동으로 취소된다고 하더군요. 제가 듣기에는 훨씬 합리적인 것 같았습니다. VIPS의 경우 정해진 시간에 나타나지 않아도 담당자가 전화로 확인할 때까지 그 자리는 계속 대기석으로 남아 있을테고 예약 취소로 인한 penalty가 있는 것도 아니니 무조건 전화를 걸어서 예약을 해놓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데, Outback의 경우 일정 시간에 나타나지 않으면 호명 후 다음 대기자에게 차례가 돌아가니까요.
사실 이건 합리성의 차원이 아니라 감정적인 차원입니다.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데 뒤에 온 사람이 나보다 먼저 들어가는 것을 눈 앞에서 보는 것만큼 기분이 상하는 일이 많지 않으니까요. 그것이 합리적이냐 아니냐는 나중의 문제거든요.
덧. 현장의 receptionist에게만 확인한 사실이기 때문에 윗 글에서 제가 이야기한 대기 시스템이 VIPS와 Outback의 공식적인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정확한 정보를 알고 계시는 분은 제보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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