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주 선생이 2010년에 낸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2010)'을 북 크로싱합니다.
21명의 철학자와 21명의 시인을 짝짓기 한 뒤에 그 시인의 대표적인 시를 통해 철학적 사상을 풀어내는 독특한 구성의 책입니다.
한 권의 책에 심오한 철학을 모두 담아낼 수는 없겠지만 참 쉽게 씌였기 때문에 철학 맛보기 책으로 그만입니다. 게다가 훌륭한 시까지 감상할 수 있어 더욱 좋습니다. 각 장마다 좀 더 깊이있는 독서를 원하는 분들을 위해 추천 서적까지 실어 놓았네요.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776
★★★★☆
이미지 출처 :
YES24
2주 전에 가마타 히로키 교토대 교수가 쓴
'세계를 움직인 과학의 고전들'이라는 책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각 분야에서 14권의 과학 고전을 선별하고 뒷 이야기를 통해 각 책의 내용을 재미나게 풀어내면서 매 장마다 함께 읽으면 좋을 양서까지 추천하는 좋은 책이었죠.
오늘 소개하는 강신주 선생의 이 책이 이와 흡사한 형식으로 쓰여졌습니다. 내용이 철학이고 시를 통해 풀어낸다는 차이만 있습니다.
목차를 보시죠.
1. 기쁨의 연대 - 네그리와 박노해
2. 언어의 뼈 - 비트겐슈타인과 기형도
3. 사유의 의무 - 아렌트와 김남주
4. 삶의 우발성 - 알튀세르와 강은교
5. 너무나 인간적인 에로티시즘 - 바타이유와 박정대
6. 소비사회의 유혹 - 벤야민과 유하
7. 무한으로서의 타자 - 레비나스와 원재훈
8. 망각의 지혜 - 니체와 황동규
9. 미시정치학 - 푸코와 김수영
10. 대화의 재발견 - 가라타니 고진과 도종환
11. 밝음의 존재론 - 하이데거와 김춘수
12. 주름과 리좀의 사유 - 들뢰즈와 최두석
13. 애무의 비밀 - 사르트르와 최영미
14. 작고 상처받기 쉬운 것들 - 아도르노와 최명란
15. 해탈을 위한 해체론 - 데리다와 오규원
16. 미래 정치철학의 화두 - 아감벤과 한하운
17. 육화된 마음 - 메를로 퐁티와 정현종
18. 포스트모던의 모던함 - 리오타르와 이상
19. 사랑의 존재론적 숙명 - 바디우와 황지우
20. 인정에 목마른 인간 - 호네트와 박찬일
21. 한국 사유의 논리 - 박동환과 김준태
보시는 것처럼 굉장히 다양한 철학 사상가와 시인을 짝지었습니다. 총 21명의 철학자와 21명의 시인이 등장합니다. 그 연결의 적절성은 논외로 하더라도 저자가 시집도 꽤나 읽는 모양입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런 책을 쓰는 건 어렵지 않을까 싶거든요.
'세계를 움직인 과학의 고전들'에서처럼 나중에 읽기 위해 찜해 놓을 책들을 여러 권 건졌습니다.
이 책의 장점은 저처럼 철학을 곁눈질만 하는 문외한들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도록 쉽게 썼다는 겁니다. 강신주 선생도 글을 쉽게 쓰는 재주가 있어서 참 고맙더군요. 모쪼록 남모를 고민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돌직구를 날리는 건 이제 그만두고(그들을 돕는 일은 저 같은 상담자들에게 맡겨두고), 본업인 철학 분야에서 좋은 책을 많이 써 주기를 바랍니다.
철학에 대한 입문서로 훌륭한 책이고 훌륭한 시까지 함께 감상할 수 있는 그야말로 마당쓸고 돈 줍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추천합니다.
닫기
* 흔히 너무 어려워서 읽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우리가 시집과 철학책을 멀리 하는 진정한 이유는 시나 철학에서 자신의 일상적 삶을 동요시키는 듯한 불쾌감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 '네그리와 박노해'를 통해 민중 아닌 다중의 논리가, '비트겐슈타인과 기형도'를 통해 언어에는 뼈가 있다는 사실이, '아렌트와 김남주'를 통해 사유는 곧 의무라는 판단이, '알튀세르와 강은교'를 통해 새로운 연대의 가능성이, '바타이유와 박정대'를 통해 너무나 인간적인 에로티즘의 비밀이, '벤야민과 유하'를 통해 자본주의의 소비 논리가, '레비나스와 원재훈'을 통해 기다림의 신비가, '니체와 황동규'를 통해 망각의 지혜가, '푸코와 김수영'을 통해 자발적 복종의 무서움이, '고진과 도종환'을 통해 타자로의 비약이 지닌 신비가, '하이데거와 김춘수'를 통해 존재와 인간 사이의 관계가, '들뢰즈와 최두석'을 통해 마주침과 주름의 논리가, '사르트르와 최영미'를 통해 애무와 섹스의 비밀이, '아도르노와 최명란'을 통해 교환 불가능성에 대한 통찰이, '데리다와 오규원'을 통해 죽음과 삶의 관계가, '아감벤과 한하운'을 통해 생명 정치의 무서움이, '메를로-퐁티와 정현종'을 통해 사랑과 고독의 진실이, '리오타르와 이상'을 통해 포스트모더니즘의 논리가, '바디우와 황지우'를 통해 사랑의 내적 구조가, '호네트와 박찬일'을 통해 인정투쟁의 심리학이, '박동환과 김준태'를 통해 한국 사유의 가능성이 펼쳐집니다.
* 촛불 집회에 반복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참가자들은 네그리가 말한 것처럼 '공통되기(becoming common)'를 경험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기쁨과 힘을 주면서 참가자들은 지금까지 자본주의가 분리시키고 단절시켰던 간극을 극복하고 공통적인 연대의 가능성을 처음 맛보기 시작했던 것이지요.
* 박정희 정권이 추진하던 경제 개발은 자본가 계층을 양성하려는 목적이 컸습니다. 농지를 정리하고 기계화함으로써 농촌에서 남아도는 인력을 양산해 내야 했던 것이지요.
* 아렌트는 아이히만의 '철저한 무사유(sheer thoughtlessness)'가 학살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합니다.
* 아렌트가 생각하기에 사유란 '타자의 입장에서 서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무사유란 타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려는 시도 자체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지요.
* 우발성과 마주침의 철학을 주장한 루이 알튀세르를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그는 철학자들 가운데 가장 강력하고 집요하게 마주침의 문제와 그것의 효과에 대해 숙고했던 인물이었지요.
* 바타이유의 에로티즘이 중요한 이유는 그가 인간의 성적인 욕망에 일종의 역사성과 사회성이 함축되어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기 때문입니다. 바타이유 이후에 에로티즘을 사유할 때 우리는 매번 금기라는 문제에 주목할 수 밖에 없습니다.
* 레비나스는 그다지도 집요하게 타자라는 문제에 집착했지요.
* 과거는 우리에게 기억 능력이 없다면 존재할 수 없고, 미래도 기대 능력이 없다면 존재할 수 없다는 식입니다. 물론 현재도 기억과 기대에 물들어 있는 지각 능력이 없다면 존재할 수 없다고 보았지요.
* 푸코는 우리의 자유를 길들이고 억압하려는 권력이 청와대나 국회 같은 거시적 층위에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 도처의 개인들이 의식하기 힘든 미시적인 차원에서 교묘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ㅁ을 밝혀 냅니다. 이 때문에 흔히 푸코의 정치철학을 미시정치학이라고도 부르지요.
* 대화의 본질에 대한 성찰로부터 고진은 다음과 같은 타자론을 전개합니다. "타자는 언어 게임을 공유하지 않는 사람이어야 하며, 그런 타자와의 관계는 비대칭적인 것이다".
* 고진은 철학, 언어학, 경제학 등도 모두 예외 없이 타자에 대한 비약, 혹은 도약을 통해서만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그렇지만 다른 무엇보다도 우선 사랑이란 감정이 이러한 경향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 사르트르의 철학 전체는 '존재와 무'라는 제목으로 훌륭하게 요약되어 있습니다. 사르트르의 '무(nothingness)'는 인간에게는 미리 주어진 본질이 '없다'는 것과, 그래서 인간은 스스로의 본질을 만드는 존재라는 점을 의미합니다. 사르트르에 따르면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인간이 현재의 자신을 반성할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 해체주의자로 유명한 프랑스 철학자는 데리다입니다. 그는 '차이'가 모든 것의 의미를 구성한다고 통찰했던 철학자였지요.
* 이탈리아의 현대 철학자 아감벤이라면 문둥이들을 호모 사케르라고 불렀을 겁니다.
* 고대 민주주의에서는 적대 관계가 공동체 외부의 벌거벗은 생명(조에)과 공동체 내부의 정치적 존재(비오스) 사이에 그어졌다면, 이제 근대 민주주의에서 그것이 한 개체 내부에 '벌거벗은 생명'과 '정치적 존재'를 함께 각인시키는 식으로 이행했다는 겁니다.
닫기
* 네그리 사상의 진화(2008, 갈무리, 마이클 하트, 박서현/정남영 옮김)
* 다중(2008, 세종서적, 마이클 하트/안토니오 네그리, 서창현 외 옮김)
*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천재의 의무(2000, 문화과학사, 레이 몽크, 남기창 옮김)
* 기형도 전집(1999, 문학과지성사, 기형도)
* 철학적 탐구(2006, 책세상, 비트겐슈타인, 이영철 옮김)
* 예루살렘의 아이히만(2006, 한길사, 한나 아렌트, 김선욱 옮김)
* 미래는 오래 지속된다(2008, 이매진, 알튀세르, 권은미 옮김)
* 에로티즘의 역사(1998, 민음사, 바타이유, 조한경 옮김)
* 시간과 타자(1996, 문예출판사, 레비나스, 강영안 옮김)
* 들뢰즈의 니체(2007, 철학과현실사, 들뢰즈, 박찬국 옮김)
* 들뢰즈 커넥션(2005, 현실문화연구, 존 라이크만, 김재인 옮김)
* 천 개의 고원(2001, 새물결, 질 들뢰즈/펠릭스 가타리, 김재인 옮김)
* 차이와 반복(2004, 민음사)
* 존재와 무(2009, 동서문화사, 사르트르, 정소성 옮김)
* 해체론 시대의 철학(1996, 문학과지성사, 김상환)
* 목소리와 현상(2004, 인간사랑, 데리다, 김상록 옮김)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태그 -
가라타니 고진,
가마타 히로키,
강신주,
강은교,
기형도,
김남주,
김수영,
김준태,
김춘수,
네그리,
니체,
데리다,
도종환,
들뢰즈,
레비나스,
리오타르,
메를로 퐁티,
바디우,
바타이유,
박노해,
박동환,
박정대,
박찬일,
벤야민,
비트겐슈타인,
사르트르,
시,
아감벤,
아도르노,
아렌트,
알튀세르,
오규원,
원재훈,
유하,
이상,
정현종,
철학,
최두석,
최명란,
최영미,
푸코,
하이데거,
한하운,
호네트,
황동규,
황지우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764
요새 주가를 한껏 높이고 있는 철학자 강신주 선생이 2007년에 쓴 장자 관련 책인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을 북 크로싱합니다.
장자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딴, '장자통'인 강신주 선생이 그동안 쓴 책 중 가장 완소하는 장자 관련 서적이라고 말한 책입니다.
장자 최고~ 운운하는 게 조금 거슬리기는 하지만 굉장히 좋은 책입니다. 예전에 소개한 웨인 다이어의 '서양이 동양에게 삶을 묻다 : 웨인 다이어의 노자 읽기(2007)'와 함께 읽으면 더욱 좋습니다. 우연의 일치겠지만 세상에 선을 보인 연도도 똑같네요~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580
★★★★☆
이미지 출처 : YES24
요새 SBS의 힐링캠프에 출연하면서 한껏 주가를 올리고 있는 핫 아이콘인 강신주 선생이 2007년에 쓴 장자를 집대성한 책입니다(집에 TV가 없기 때문에 정작 힐링캠프에서는 무슨 말을 했는지 전혀 모릅니다만;;;).
이 책 역시 문학동네 출판사의 '장송'처럼 그린비 출판사의 책을 보이콧하기 전에 사 둔 책이니 어지간히 오래 묵혀둔 책이네요.
강신주 선생은 2002년에 장자로 박사학위를 땄고 이 책을 쓰기 전까지 장자에 대해서만 무려 3권의 책을 낸 이른바 '장자통'입니다. 그런데도 2007년에 다시 이 책을 썼고 개인적으로 가장 아끼는 완소책이라고 소개하고 있죠.
우리가 흔히 '노장사상'이라면서 노자와 장자를 묶어서 생각하곤 하는데 이 책에서 강신주 선생은 노자와 장자가 전혀 다른 사상적 견해를 갖고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아주 rough하게 말하자면 노자는 국가주의자이고 장자는 아나키스트라는 것이죠. 다른 정도가 아니라 아예 반대라고 할 수 있는 수준이죠.
'도'에 대해서도 노자는 이미 도가 존재함을 가정하지만 장자는 도는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하죠. 또한 노자는 초월을, 장자는 포월을 강조한다고 설명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장자의 철학에 대해 새롭게 배운 게 많습니다. 낯섦과 차이에 머물기, 타자의 존재, 성심, 망각, 그리고 자유로운 연대...
다만 저는 웨인 다이어가 쓴 '서양이 동양에게 삶을 묻다 : 웨인 다이어의 노자 읽기(2007)'를 감명깊게 읽은터라 '장자 최고~ 노자는 꺼지셈~'식의 차별화가 계속 반복되는 게 눈에 좀 거슬리더군요(이해는 합니다만). 그래서 별 평가를 하나 뺐습니다.
그래도 저처럼 철학 문외한이 장자의 사상을 이해하기에 이 책만한 책은 없을 듯 싶습니다. 강신주 선생도 책을 참 이해하기 쉽게 잘 쓰시네요. 장자에 관심있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웨인 다이어의 책과 함께 읽으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닫기
* 장자의 정신은 "도는 걸어가야 이루어진다", 즉 "도행지이성"이라는 짧은 구절에 잘 응축되어 있다.
* 흔히 진리가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고들 이야기한다. 그러나 장자는 이런 주장에 단호하게 반대한다.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 있을 때에만 우리는 진리를 창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우리가 추구하는 자유로운 개인들 간의 연대, 그것은 오직 우리 자신의 삶을 되찾기 위한, 그리고 우리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운동으로 진행되어야만 한다. 다시 말해 이 운동은 그 자체로서 우리 삶의 전체 과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 여행에서 되돌아올 때, 우리는 이미 자신의 삶과 터전을 낯선 무엇으로 성찰해 볼 수 있는 시선을 가질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모든 여행이 지닌 참다운 가치라고 말할 수 있다.
* 철학은 현실을 비판적으로 성찰할 수 있는 낯섦과 차이를 제공하는 학문이다.
* 친숙하고 편안한 곳으로의 이동은 겉보기에는 여행처럼 보일지 몰라도, 결코 여행일 수는 없을 것이다.
* 동일한 규칙을 공유한 사람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대화와 토론이란 진정한 의미에서의 대화와 토론일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의 대화와 토론이 아무리 진지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단지 공동체의 규칙을 집단적으로 재확인하는 차원에 머물 수밖에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장자는 우리에게 타자와의 사이에서 벌어지는 논쟁이란 어떤 합리적 수단으로도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 레비나스는 "타자의 입장에서 본다"는 것 자체가 사실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타자의 입장에서 볼 수 있는 것이 가능한 일이라면, 사실 그 타자는 우리에게 진정한 타자일 수 없을 것이다.
* 도교는 삶의 철학을 가장 비열한 방식으로 타락시켜 버렸다. 이제 장자가 옹호하고자 했던 삶의 철학은 '불로장생'이란 이념으로, 그리고 신선에 대한 종교적 욕망으로 변질되고 만 것이다.
* 대상들을 초월적인 목적, 즉 내가 본받아야 할 숭고한 목적으로 간주하는 전도된 관념을 죽이라는 것이다. 초월적 가치가 부각되면, 우리의 삶은 부정적인 것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 장자에게서 '꿈'이란 자신이 특정한 시스템에 제한되어 있는 것을 모르고 그 시스템을 모든 것에 적용시키려는 환상을 의미한다. 그에게 꿈은 하나의 성심을 통해 모든 타자와 관계하려는 일종의 '형이상학적 착각'을 상징한다고도 말할 수 있다.
* 기원상 모든 형이상학은 하나의 특수한 공동체를 절대화하는 유아론적 의지로부터 출현하는 것이다.
* 장자의 사유는 '타자성의 논리'와 '판단중지의 원리'라는 두 가지 원리를 종횡으로 교차시키면서 구성되어 있다. 이 두 가지 논점은 상호 분리가 불가능한데 타자와 마주쳐야 비로소 판단중지가 발생하고, 판단중지가 일어나야 비로소 타자와 마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자는 이것을 '양행'이란 개념으로 명료화한다. 다시 말해 이 두 가지 원리는 함께 적용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 우리는 대개의 경우 타자성의 경험 단계로부터 판단중지 상태에 이르기보다, 오히려 판단중지의 상태를 미리 확보함으로써 타자성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우리는 자신의 생각을 잊는 판단중지의 수양 자세를 미리 확보할 수 있다는 말이다.
* 탈중심적인 존재로서 단독자가 되기 위하여 우리는 망각의 단계를 반드시 거쳐야만 한다.
* 삶을 긍정했던 모든 철학은 결국 아나키즘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 귀는 고작 소리를 들을 뿐이고 마음은 자신에게 부합되는 것만을 알뿐이지만 기는 비어서 타자와 마주치는 것이다.
* 동양의 형이상학자들은 거의 예외 없이 도를 발견하려고 부단히 애를 썼다. 그러나 장자만큼은 도란 미리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걸어간 뒤에야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분명히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장자의 도는 발견되어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 주종 관계란 사람들의 상호의존과 그들을 결합시키는 서로의 욕구가 있지 않으면 성립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어떤 사람을 복종시킨다는 것은, 미리 그를 다른 사람이 없이는 살아가지 못하는 처지에 두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이다.
* 흥미로운 점은 결핍된 자들 스스로 이런 결핍을 자신의 탓으로 돌린다는 점에 있다. 마치 자신은 본성상 결핍된 존재인데, 이런 결핍은 오직 다른 사람을 통해서만 채워질 수 있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결핍을 채워 주는 사람이 바로 결핍을 만든 장본인이 아니었던가?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태그 -
SBS,
강신주,
그린비,
노자,
노장사상,
도,
도교,
도행지이성,
망각,
문학동네,
아나키즘,
양행,
웨인 다이어,
장송,
장자,
진리,
철학,
타자성의 논리,
판단중지의 원리,
힐링캠프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555
길담서원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인문학 교실 강의 중 '돈'에 대한 이시백, 제윤경, 박성준, 박권일, 강신주, 송승훈의 강의 내용을 엮어서 책으로 낸 '나에게 돈이란 무엇일까?(2012)'를 북 크로싱합니다.
꽤나 알려진 연자들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강의의 질이 높은데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강의라서 그런지 이해하기 쉽습니다. 더더군다나 강의 내용을 그대로 옮긴 책이라서 쉬운 입말로 씌여 있고요.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돈에 대해 깊이 있는 성찰을 해 본 적이 없는 분이라면 한번쯤 이 책을 읽으면서 돈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을 가다듬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태그 -
Book Crossing,
강신주,
길담서원,
돈,
박권일,
박성준,
북 크로싱,
북크로싱,
송승훈,
이시백,
자본주의,
제윤경,
청소년 인문학 교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274
★★★★☆
이미지 출처 :
YES24
길담서원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 중 한 명이기도 한 박성준 대표와 이재성 대표가 만든 '책과 차와 음악과 우정이 있는 문화 놀이터'랍니다. 우리의 옛 서원의 전통을 이어받아 현대적인 서원으로 발전시키고 싶다는 꿈을 갖고 탄생한 곳으로 이 길담서원에서는 '청소년 인문학 교실'을 운영하고 있죠.
그동안 길, 일, 돈, 몸, 밥, 집, 품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마련하였고 한 글자 인문학 교실이 끝나면 사랑, 평화, 철학, 역사, 인간, 종교, 공부 등 두 글자 주제로, 다시 세 글자 주제로 계속 뻗어나갈 꿈을 꾸고 있습니다.
이 책은 '돈'을 주제로 청소년 인문학 교실에서 행한 소설가 이시백, 제윤경 에듀머니 대표, 글말쟁이 박권일, 철학자 강신주, 교사 송승훈, 노동자 김진숙(이 책에는 내용이 빠짐)의 강의 내용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1강. 돈 내면 지각해도 되나요? 이시백
2강. 가치 기준에 따라 행복도 달라진다. 제윤경
3강.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는 길. 박성준
4강. 자본주의 바깥을 상상하자. 박권일
5강. 돈이란 무엇인가? 강신주
6강. 돈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강신주
7강. 허생은 왜 돈을 버렸을까? 송승훈
강의 내용을 책에 그대로 수록했기 때문에 거의 입말에 가까운 수준이라 쉽게 읽힙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강의이기 때문에 내용도 이해하기 쉽고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책이기는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면서 돈이 무엇인지,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돈의 주인으로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깊이 생각해보지 않은 분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하는 좋은 책입니다.
이런 좋은 책은 많이 읽어야죠.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건강하게 인간답게 살려면 말이죠.
닫기
* 제대로 된 용돈이라면 필요한 지출까지 포함해야 합니다. 많든 적든 필수 비용을 용돈으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해요.
* 돈의 문제는 가치의 문제
* 돈의 함정에 빠진 사람일수록 가처분 소득이 낮아요.
* 소득이 높을수록 주변과 비교하는 일이 잦습니다.
* 사람이 행복해지려면 자기 삶을 주도하고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 우리나라 교육이 그렇게 만듭니다.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생각할 틈을 안 줘요. 만날 해야 할 과제만 내주니까 실제 내가 이걸 왜 하는지, 내가 어떤 걸 했을 때 행복한지 생각을 못 해요. 학교가 가르쳐 주지 않으면 우리 스스로 깨우치는 수 밖에 없습니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언제 기쁜지, 자꾸 생각을 해야 해요. 자신의 욕구를 발견하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고 시행착오가 있습니다.
* 저축은 쓰려고 하는 겁니다. '자산'을 불리려고 하는 게 아니에요.
*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닙니다. 전쟁이 없어도 빈곤, 기아, 영양실조, 질병, 환경오염 등이 있으면 '평화는 없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비평화'의 요소들을 제거하고 충분한 의식주, 의료, 위생적 생활환경을 만들어내는 것이야말로 평화를 이루는 지름길이라는 겁니다.
* 우리가 보통 돈을 어떻게 쓰느냐를 따질 때, 소비자로서의 측면을 주로 이야기하잖아요. 하지만 소비자로서가 아니라 노동자와 시민으로서의 측면을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착한 기업' 물건을 사는게 아니라 아예 소비 자체를 줄여야 합니다. 천규석 선생이나 '녹색평론'의 김종철 선생님 같은 분들은 이렇게 말씀하세요. 소비 자체를 줄이지 않고서는 이 악순환을 해결할 수 없다고 말이죠.
* 우리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산다고 믿지만 사실은 아주 냉혹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어요. 이걸 보지 못하는 것은 착시 현상 때문입니다.
* '매개'는 '연결'을 의미하지만 동시에 '단절'을 만드는 것이기도 합니다.
* 진짜 저항은 자기를 상품화하는 것에 반대하는 데에서 시작합니다.
* 보들레르는 사물의 존재 방식을 도구, 상품, 상징, 기호, 이렇게 네 가지 차원으로 구분했습니다.
* 훗날 여러분이 나이가 들었을 때 60~70살이 되어서 훌륭한 사람으로 남는다면, 그건 여러분이 자본주의를 없애서가 아니라 그 험한 급류에서도 인간성을 지키며 살려고 노력했기 때문일 거예요. 위대한 사람들은 무언가를 완성한 사람이 아니라 버틴 사람입니다. 끝까지 버티는 거죠. 힘닿는 데까지.
* 인간은 부당한 것을 뛰어넘으려는, 정의를 향한 열망이 있는 존재예요.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태그 -
가처분 소득,
가치,
강신주,
기호,
길담서원,
김종철,
나에게 돈이란 무엇일까?,
도구,
돈,
매개,
민주주의,
박권일,
박성준,
보들레르,
비평화,
상징,
상품,
상품화,
서원,
소득,
소비,
송승훈,
용돈,
이시백,
이재성,
자본주의,
제윤경,
지출,
천규석,
청소년인문학교실,
평화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269
자본주의적 삶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를 거장들을 통해 살펴보는 책인, 인문학자 강신주의 '상처받지 않을 권리(2009)'를 북 크로싱합니다.
자본주의적 삶에 대처하기 위해 이상, 짐멜, 보들레르, 벤야민, 투르니에, 부르디외, 유하, 보드리아르같은 이들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지 궁금한 분들께 추천합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참고하세요.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615
★★★☆☆
이미지 출처 :
YES24
강신주라는 인문학자의 이름은 인문학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많이 회자되는 이름이기는 한데 정작 당사자의 책은 본 적이 없지요.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과 같은 책을 벌써 사 두었음에도 독서를 미루다 나중에 구매한 이 책을 먼저 보게 되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랬지만 사람들은 인문학이라는 단어가 주는 선입견때문에 선뜻 다가서지 못합니다. 문학, 철학, 역사학을 아우르면서 고전도 섭렵해야 할 것 같은 무언의 압박도 알게 모르게 받게 되고 말이죠. 이 책에도 어김없이 '욕망에 흔들리는 삶을 위한 인문학적 보고서'라는 지극히 무거운 부제가 달려 있습니다. 이해를 높이기 위해 단 부제 때문에 오히려 더 부담감 백배가 된 좋지 않은 예라고나 할까요? 그냥 '상처받지 않을 권리'로 둔 것이 나았는데 말입니다.
사실 이 책은 서문에서 저자가 밝히고 있듯이 '자본주의적 삶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를 '인문학적'으로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 그래서 돈, 도시, 유행, 도박, 가난, 허영, 홀릭과 같은 자본주의적 단어들을 이해하고 그에 대처하기 위해 이상, 짐멜, 보들레르, 벤야민, 투르니에, 부르디외, 유하, 보드리아르와 같은 거장들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저자는 우리가 너무 익숙해서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자본주의적인 삶을 낯선 것으로 바라볼 수 없는 한 자본주의 폭력의 시간은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일갈합니다.
제게 이 책의 독서는 자본주의적 삶을 낯설게 만들기 위한 일련의 시도 중 하나였습니다. 그리고 기대했던 바를 충족했다고 자평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무래도 동서양 대가들의 저작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저자의 생각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제게는 좀 버거운 작업이었고 제 인문학 지식의 깊이가 얼마나 얕은 지 확인하게 되어 씁쓸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450페이지에 육박하는 책인데도 생각보다 책장은 쉽게 넘어가는 편이었지만 그렇다고 쉽게 넘어가는 책장만큼 생각도 쉽게 정리되는 것은 아니었거든요.
저부터 쉽지 않은 독서였기 때문에 인문학에 어느 정도 소양을 갖춘 분들에게만 추천드립니다.
덧. 더 읽어볼 책으로 소개한 '마르크스 그 가능성의 중심(가라타니 고진), '도시의 정치경제학(데이비드 하비)', '짐멜의 모더니티 읽기(게오르그 짐멜)'를 건진 것도 제게는 또 하나의 수확이었습니다.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태그 -
강신주,
고전,
문학,
벤야민,
보드리아르,
보들레르,
부르디외,
역사학,
유하,
이상,
인문학,
짐멜,
철학,
투르니에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