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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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상당히 도발적인 이 책은 1966년 '여름의 흐름'으로 아쿠타가와상(23세로 최연소 수상)을 받은 작가인 마루야마 겐지가 몇 년 전(아마도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에 쓴 '독한 인생론'입니다.
마루야마 겐지는 소설로 인정을 받았으니 됐다며 문단에 데뷔한 직후 곧바로 낙향해 일흔에 가까운 나이에 이르기까지 혼이 깃든 작품을 만들기 위해 문단과도 거리를 두면서 돈, 명예 등을 멀리한 보기 드문 작가입니다. 일본에서는 흔히 '작가들의 작가'로 불리면서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을 읽기 전부터도 별스런 꼰대스러움은 없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거 좀 쎕니다. 내심
김어준의 '건투를 빈다' 정도의 수준을 예상했는데 그 이상입니다.
목차만 보셔도 대충 짐작이 가실텐데요.
1장. 부모를 버려라. 그래야 어른이다
2장. 가족, 이제 해산하자
3장. 국가는 당신에게 관심이 없다
4장. 머리는 폼으로 달고 다니나
5장. 아직도 모르겠나, 직장인은 노예다
6장. 신 따위, 개나 줘라
7장. 언제까지 멍청하게 앉아만 있을 건가
8장. 애절한 사랑 따위, 같잖다
9장. 청춘, 인생 멋대로 살아도 좋은 것이다
10장. 동물로 태어났지만 인간으로 죽어라
적나라하지요? 소제목을 연결해서 보면 한 술 더 뜹니다.
부모란 작자들은 한심하다/태어나 보니 지옥 아닌가/별 생각 없이 당신을 낳았다/낳아 놓고는 사랑도 안 준다/노후를 위해 당신을 낳은 거다/그러니 당장 집을 나가라/집 안 나가는 자식들은 잘못 키운 벌이다
가족은 일시적인 결속일 뿐이다/부모를 버려라/자신을 직시하고, 뜯어고쳐라/밤 산책하듯 가출해라/내 배는 내 힘으로 채우자/직장인은 노예다
국가는 당신을 모른다/바보 같은 국민은 단죄해야 한다/영웅 따위는 없다/국가는 적이다/분노하지 않은 자는 죽은 것이다/
국가는 적당한 바보를 원한다/텔레비전은 국가의 끄나풀이다/머리가 좋다는 것은 홀로 살아가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것이다/'어른애'에서 벗어나라/인간이라면 이성적이어야 한다/부모의 과도한 사랑이 자식의 뇌를 녹슬게 한다/
엄마를 조심해라/남들 따라 직장인이 되지 마라/자영업자가 돼라/직장은 사육장이다/자유를 방기한 사람은 산송장이다/
종교단체는 불한당들의 소굴이다/사람다워지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 종교다/신 따위는 없다/당신 안의 힘을 믿어라/
국가가 국민의 것이었던 적은 한 번도 없다/알아서 기니 그 따위로 살다 죽는 것이다/멍청하게 있지 말고 맞서라/국가를 쥐고 흔드는 놈들 역시 '그냥 인간'이다/
연애는 성욕을 포장한 것일 뿐이다/계산한 사랑은 파탄 나게 돼 있다/타산적인 여자들의 끝/패자들은 '사랑'이 아니라 연애 놀이를 한다/서른 이후에는 사랑이 어렵다/
생각 좀 하고 살아라/다 도전해 보라고 젊음이 있는 것이다/국가는 골 빈 국민을 좋아한다/인간이라면 생각하고 생각해 재능을 찾아야 한다/인생은 멋대로 살아도 좋은 것이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통과의례/삶은 쟁취하고 죽음은 가능한 한 물리쳐라/훌륭한 생이란 없다/동물로 태어났지만 인간으로 죽어라
그야말로 부모, 가족, 국가, 학교, 직장, 종교, 사랑 할 것 없이 가리지 않고 통렬한 핵펀치를 작렬시킵니다. 이 사람 대체 뭐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하지만 저자 스스로의 인생으로 뒷받침한 단호함이 묘한 설득력을 갖고 다가옵니다.
이 책을 관통하는 마루야마 겐지의 일갈은 하나입니다.
"인생에는 정답이라는 그 딴 거 없다. 그 무엇에도 의존하지 말고 이성을 무기 삼고 고독을 벗 삼아 자유롭게 당당하게 온전히 네 힘으로 살아라"
공감하는 구석이 많아서 고개를 연신 주억거리며 읽었습니다.
감정과 본능은 몽땅 내다 버리고 오로지 이성에만 의지하라는 '이성제일주의'와 묘하게 배어 있는 '남성우월주의'(본인은 책에서 부정합니다만)만 빼고요;;;;;;;;
그래도 개인적으로 동감하는 부분이 많아서 좋았습니다. 요새는 달달한 힐링책보다 톡 쏘는 이런 책이 더 재미있네요. 발끝부터 올라와 정수리까지 시원하게 뒤흔드는 맛이 사이다입니다.
회의주의자의 법전 같은 책, 추천합니다.......만,
호오가 극과 극을 달릴 수 있는 책이라 번거롭지만 목차와 소제목까지 모두 소개드렸습니다. 자신의 취향과 맞는지 충분히 고민하고 읽을 것인지를 결정하시라고요.
닫기
* 부모의 기대를 저버리는 일에 두려움을 느끼거나 주저함이 있다면, 그것은 어렸을 때부터 부모를 포함한 가정 환경에 세뇌되어서다.
* 부모의 사랑에 거짓이 없다고 믿는 것은 부모 자신뿐이다.
* 부모에게 신세지지 않고는 살 수 없는 몸이라면, 무슨 일을 하든 무슨 도전을 하든 어차피 어린애 장난의 연장에 지나지 않는다. 자기 힘으로 먹고살지 않는 자에게는 주장할 권리가 없다.
* 세상을 사는 확실한 의미 따위가 존재한다면 또 그 의미의 노예가 될 뿐이다. 그러므로 강제적인 의미가 없다는 것은 자유로운 의지로 나만의 인생을 살 수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지 않는가
* 그 어떤 국가도 불특정 다수의 것이 아니다. 듣기 좋은 그 어떤 말로 둘러대 본들 결국은 특정 소수의 것이다. 이 엄연한 진실을 무시하고 그 위에 이상적인 세계를 구축하려 해 봐야 헛수고다.
* 국가가 국민의 것이었던 적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단 한번도 없다.
* 입을 벌렸다 하면 '국가를 위하고, 국민을 위해서'라고 줄기차게 외치지만 실상은 그들 자신을 위함이다. 결코 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선거철이 되면, 갓난아기는 물론 강아지에게까지 애교를 떤다. 온갖 사람과 악수를 하고 엉터리 노래까지 부르는가 하면 무릎 꿇고 울면서 애원하는 짓까지 거리낌 없이 해댄다. 이런 작자들이 그 대가로 국가와 국민에 대한 순수한 봉사라는 명예만을 바랄 리가 없지 않은가. 그런 고귀한 이념을 위해 그 굴욕적이고 수치스러운 선거전을 펼쳤을 리가 없다.
* 혼자 힘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에야말로 생의 본질과 열쇠가 숨겨져 있다. 자기 신뢰의 삶을 선택하지 않은 자는 제아무리 버둥거려 봐야 환희의 나날과 조우할 수 없다.
*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 안에서만 빛나도록 생겨 먹었다는 철칙을, 그 우선권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
* 이미 몸과 마음이 종교에 푹 빠져 있는 자는 일단 종교에서 이탈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거리를 둔 후에, 한 방향으로만 치우쳐 열을 올리는 마음을 식히고서 불안이 무엇인지, 고독이 무엇인지, 자유가 무엇인지, 나는 무엇인지, 나아가 우주는 무엇인지를 차분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 종교는 사람이 사람다워지는 것을 방해하는 커다란 장벽 중 하나이다.
* 진정한 목적을 지닌 자는 타인과 교류하는 것을 성가셔 한다. 투신할 만한 가치가 있는 목표가 생긴 순간 시간이 귀중해져서 인간관계를 꼭 필요한 범위로 좁힌다. 고독하고 암담한 쪽은 이들이 아니라 타인과 맺은 끈끈한 관계를 끊지 못하는 목적 없는 인간들이다. 타인과 불필요하게 교제하면서 유난히 밝은 척하거나 오기를 부리지 않으면 불안해 하는 인간들이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국민도서관을 통해 대여해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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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저는 비심리학자가 쓴 책에 '심리학'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에 본능적인 거부감이 강하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임상심리학자와 동고동락하는 정신과 의사가 심리학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에도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는 데 다른 분야의 사람들에게는 두 말 할 필요 없을 정도이죠. 제가 정신과 의사인 김혜남 선생님이 쓴 책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를 얼마나 심하게 까댔는지 소개글을 보신 분은 이미 잘 알고 계실 겁니다.
그래서 이 책이 출판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웬만하면 안 보려고 했습니다. 제 까대기 본능이 발동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제가 일하는 기관에서 올 하반기 전문 서적을 구매하면서 누가 신청을 했는지 이 책이 끼어 들어왔습니다. 볼 만한 책이 있는지 구입한 책들을 뒤적거리다가 우연히 제 눈에 띄는 바람에 읽게 되었습니다. 이 죽일 놈의 호기심~
저자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었을 정도로 잘 알려진 블로거입니다. '따뜻한 카리스마'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하죠. 저도 몇 번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다독가로 유명하고 심리학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이 책을 쓰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염려를 했는데 역시나 우려했던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래도 일단 이 책의 장점부터 말씀을 드리면,
저자가 워낙 책을 많이 읽는 다독가라서 그런지 좋은 책이 많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부록에 정리되어 있는 책 목록만 참고해도 건질만 한 게 꽤 많습니다. 그보다 더 큰 장점은 저자가 솔직하고 겸손한데다 무엇보다도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각이 바탕에 깔려 있어서 글을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글도 참 쉽게 썼고 저자가 경험하고 느낀 점이 솔직하게 씌여져 있어 쉽게 공감이 되고 잘 읽힙니다.
그런데 이 많은 장점을 단점이 모두 상쇄시킨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우선 제목부터 생뚱맞습니다. 앞쪽 부분은 저자가 강의를 나가는 대학의 대학생들 이야기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20대를 위한 것처럼 보이지만 1부를 벗어나자마자 20대 청년들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에 갔는지 사라져서 찾을 수가 없습니다.
또한 내용이 너무 잡다한데 나름 소분류를 하려고 노력했지만 너무 오랜 시간동안 모아온 글꼭지를 헤쳐 묶다보니 일관성이 많이 흐려졌습니다. 또한 깊이 차원에서도 아쉬운데 부페에서는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지만 정말 맛있는 음식이 기억에 남지 않듯이 조금이라도 더 깊이 있는 정보와 조언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실망스럽기만 한 수준입니다.
이런 종류의 책은 이미 너무 많이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추천할 만한 비슷한 종류의 책도 너무 많이 나와 있죠.
개인적으로 이성 관계에 대한 고민이 있는 청춘에게는 조금 어렵고 내용이 방대하기는 하지만 Barbara De Angelis의
'당신이 나를 위한 바로 그 사람인가요?'를, 나이와 상관 없이 행복해지고 싶은 분들에게는 영국 BBC 다큐멘터리
'행복'을,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엿보고 싶은 분들에게는 Morgan Scott Peck의
'아직도 가야 할 길'을 추천합니다.
하다못해 20대를 위한 훌륭한 지침서로는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가 쓴
'건투를 빈다 : 김어준의 정면돌파 인생메뉴얼'도 있고 3~40대를 위해서는
'어른의 발견'과 같은 좋은 책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 밖에도
'불평없이 살아보기 : 삶의 기적을 이루는 21일간의 도전'이라든가 100만 부 이상이 팔린 자기계발지침서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 같은 책을 보시면 충분합니다.
이제는 '심리학'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오는 에세이나 자기 계발서는 이제 그만 좀 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미 좋은 책들이 충분히 많이 나왔다고 생각하거든요. 이 책은 저자가 5년이나 고민하면서 수 백 번을 고쳐쓴 책이라고 고백하기에 실망감이 더 큽니다. 미안하지만 저자가 고민한 부분은 심리학도 뿐 아니라 심리학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미 다들 알고 있는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책을 읽어 박학다식하다는 것은 뒤집어 보면 조금만 파고 들어가보면 깊이가 부족하다는 말도 됩니다.
심리학자의 입장에서 썼기 때문에 혹평 일색인데 일반인의 입장에서 봐도 많이 아쉬운 책입니다. 심리학 관련 책을 한 권도 안 읽은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김혜남, 정혜신 선생님이 쓴 책 정도라도 본 사람에게는 전혀 어필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그래서 누구에게도 추천 못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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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 총수 김어준의 유쾌상쾌통쾌한 '야매' 인생 상담 백서 '건투를 빈다'를 북 크로싱합니다.
쾌속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결코 내용은 가볍지 않습니다. 복잡다단한 이 시대를 한 사람의 어른으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영양 만점의 지혜가 듬뿍 들어있으니까요.
깨끗한 책을 기분좋게 보시라고 책 윗면에 책을 사면 제가 늘 하는 버릇인 사인을 제외하고는 밑줄 하나 안 그었습니다. 새 책이나 다름없죠.
이 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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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책을 심리학 서적으로 분류하였는데 심리학 서적 범주에는 말 그대로 심리학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된 책 포스팅이 들어가죠. 뭐 심리학적인 내용이 포함되었느냐의 여부부터 제 마음대로 결정하기는 합니다만...
어쨌거나 저자인 김어준 말마따나 야매로 상담한 내용을 모아서 낸 책이라고는 하지만 정교한 상담 스킬을 사용하지 않고 직설적이고 직접적으로 조언했을 뿐 상담 현장에서 활용하기에도 손색이 없는 유용한 내용이 많이 있고 무엇보다도 상담자가 상담을 하면서 필히 갖고 있어야 하는 확고한 삶의 원칙이 녹아 있어 읽는 것만으로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하나의 개체로서 경제적, 정신적으로 독립하는 것이 주는 의미, 자아 존중감 문제, 자기 결정권 문제,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고 개별적인 존재로서 인정해주는 문제, 책임감 문제처럼 아주 중요한 내용들이 망라되어 있거든요.
제가 김어준 총수와 싱크로율 100%이기 때문에 추천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김어준 총수의 상담 내용을 읽으면서 가슴 속 시원함을 느끼는 까닭은 말빨이 뛰어나서만도 아니고 유머와 해학이 넘쳐서만도 아닙니다. 김어준 총수의 말 속에는 확고한 삶의 원칙과 그 원칙을 지키기 위해 포기해야 하는 삶의 혜택을 부러워하지 않는 그 만의 확고함, 그리고 그것이 한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데 도움이 될거라는 자신감이 우리에게 용기를 주기 때문입니다.
분명 상담을 하는 상담자에게도 도움이 되실 거라고 확신합니다.
이런저런 삶의 무게로 힘들어 하는 일반인들에게는 더 말 할 나위 없습니다. 자신이 고민하고 있는 문제를 다루고 있지는 않은 지 찾아보세요.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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