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평가보고서를 작성할 때 수검자를 이러저러하다고 기술한 뒤에는 두 가지 방법으로 마무리를 지을 수 있습니다. 하나는 검사 sign을 근거로 대지 않고 그냥 마무리하는 방법이죠. 보통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비롯한 관련 전문가에게 보여주는 심리평가보고서를 이런 방식으로 작성합니다. 즉, 관련 근거는 보고서를 작성한 평가자의 머릿속에만 있는 겁니다. 물론 나중에 어떤 경로로든 보고서의 내용에 대한 근거를 요구받으면 원자료에서 찾아서 제시할 수 있어야겠죠.
심리평가보고서가 수검자에게 노출되었을 때 보고서에 기록된 검사 sign을 기초로 추후 평가에서 수검자가 반응 조작을 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때문에 일부러 검사 sign을 감추는 식으로 작성하는 평가자도 있습니다. 특히 이차적인 이득이 평가에 중요한 고려 사항인 장면(병역 문제, 법적 다툼이 벌어지는 상황 등)에서 일하는 임상가들이 민감할 수 있는데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저는 그다지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평가자들이 기술 근거에 해당하는 검사 sign을 모조리 제시하는 것이 아닌데다 설사 그렇다고 해도 full battery에 포함된 모든 심리검사도구의 검사 sign들의 복잡한 역동 관계를 심리검사도구의 비전문가인 일반인이 알아차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심리평가에 익숙하고 경험이 풍부한 평가자라고 해도 심한 우울증 환자처럼 보이게끔 검사 sign을 편향적으로 왜곡할 수는 있지만 반대로 완전히 정상처럼 보이게끔 조작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죠. 그만큼 심리평가 결과를 조작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심리평가보고서를 작성할 때 항상 매 문구마다 이를 지지하는 검사 sign을 함께 쓰는 두 번째 마무리 방식을 권고하는 편입니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첫째, evidence-based approach에 입각한 보고서 작성법 연습이 절로 되며, 둘째, 제대로 된 formulation이 되었는지 추후 점검해 볼 수 있으며, 셋째, 재평가를 실시하는 다른 평가자에게 중요한 근거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수검자에게 득이 됩니다.
이 방법은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각 문구마다 해당 문구를 지지하는 검사 sign을 괄호 안에 넣거나 문장에 자연스럽게 넣어서 기술하면 됩니다. 다만 여러 검사에서 다양한 검사 sign을 찾았다 치더라도 이를 모두 나열하기 보다는 핵심적인 몇 개의 검사 sign만 선별해서 제시하는 것이 좋은데 이 때 가능하면 구조화된 검사(예, MMPI-2)에서 한 개, 비구조화된 검사(예, HTP)에서 한 개씩 찾는 연습을 하는 게 좋습니다.
또한 문장을 완성한 뒤 검사 sign들을 한꺼번에 나열하지 말고 조금 지저분하게 보이더라도 각 문구마다 함께 제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중에 한꺼번에 나열하면 어떤 검사 sign을 어떤 문구를 쓰는 근거로 사용하였는지 알아보기 어렵거든요. 게다가 한꺼번에 나열하는 방식으로 보고서를 써 버릇하면 정확한 근거를 찾기보다는 뭉뚱그려 대충 넘어가려는 나쁜 습관이 들 위험성도 있습니다.
심리평가보고서를 작성할 때 검사 sign을 제시하는 방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보고서의 각 문구마다 대응하는 정확한 검사 sign을 찾아서 함께 제시할 것
2. 많은 sign들을 찾았어도 구조화된 검사와 비구조화된 검사에서 각기 한 개 정도의 핵심 sign만 제시할 것
3. 문장 끝에 한꺼번에 나열하지 말고 각 문구마다 일 대일 대응이 되도록 제시하도록 연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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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심리평가 시 심리검사 도구를 선택하는 방법'에 이어지는 포스팅입니다.
심리평가를 할 때 가설을 잘 검증할 수 있는 심리검사 도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어제 포스팅의 요지였는데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심리평가를 위한 가설을 잘 세울 수 있을까요?
대단한 묘안은 제게도 없지만 무엇보다 기본에 충실하는게 가장 중요합니다.
첫째, 검사 sign에 대한 공부는 분명 필요하나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제게 어떤 정신과적 장애, 어떤 심리적 문제를 전형적으로 드러내는 검사 sign, 검사 결과 profile을 물어보시는 분이 생각 외로 많은데 딱 들어맞는 그런 profile이 있지도 않지만 설사 있다고 해도 그걸 달달 외우는 식으로 익혀서는 나중에 큰 코 다칠 수도 있습니다. 사람의 심리라는 게 그렇게 단순하지 않거든요. 심하면 오진을 할 수도 있어요. 같은 이유로 심리평가 사례집도 참고만 하셔야지 자신의 심리평가 사례와 비슷한 걸 뒤져서 똑같은 검사 sign을 발견하면 기뻐하며 그대로 심리평가보고서에 옮기는 식으로 작업하시면 안 됩니다.
둘째, 바로 위의 내용과 상반되는 말처럼 들릴 수도 있는데 검사 도구에 대한 숙지는 확실히 하셔야 합니다. 검사 sign에 대한 해석은 검사 도구의 정확한 활용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검사 결과가 어떤 과정을 거쳐 산출되는지 모르면 당연히 잘못 해석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래서 어떠한 검사 도구이든 매뉴얼을 꼼꼼히 읽어보고 그 안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계셔야 합니다. 수퍼비전을 할 때도 그렇고 강의를 할 때도 그렇고 심리검사도구의 매뉴얼을 읽지 않는 분이 너무나도 많다는 것에 매번 놀랍니다.
셋째, 임상이 아닌 상담 심리학을 전공하신 분들은 특히 정신 병리학에 대한 지식을 별도로 습득하셔야 합니다. 정신과적 문제를 가진 사람은 병원으로 가고, 증상이 심하지 않고 mild한 사람은 상담 현장으로 가는 식으로 더 이상 나눠지지 않습니다. 상담 장면에서 이미 변별 진단이 필요한 사례가 많이 늘었고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겁니다. DSM 체계에 대한 공부는 필수이고 정신병리학에 대한 공부도 꽤 깊은 수준으로 하셔야 합니다. 정신병리학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면 진단 가설을 세울 수가 없습니다.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대학에 입학한 이후 대인 관계에 어려움을 느껴 상담 센터를 방문한 대학교 2학년 남학생으로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을 믿을 수 없고, 진짜 자신의 모습을 알게 될까봐 두려우며, 최근에 감정 기복이 심해져서 갑자기 눈물이 나고 악몽을 반복해서 꾸는 등 수면 장해를 경험하고 있는 수검자를 평가한다면 변별을 위한 진단 가설을 몇 개나 설정해야 할까요?
정보가 부족해 자세한 내용은 조금 더 구체적으로 탐색해 봐야 하겠지만 위의 사례의 경우 최소한 5~6가지의 1차 진단 가설을 당장 떠올릴 수 있어야 합니다. 정신병리학과 DSM 진단 체계에 익숙하지 않으면 검사 전에 이런 진단 가설을 떠올리는 게 어렵고 진단 가설을 설정하지 못한다면 실시한 검사 결과를 펼쳐놓고 짜맞추면서 골머리를 썩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넷째, 심리평가보고서 작성법을 익히는 것보다 상담이나 심리치료에 대한 사례 중심의 서적을 많이 읽는 것이 낫습니다. 심리평가보고서의 기본 양식은 크게 차이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요소만 익히고 나면 결국 어떻게 내용을 전개하느냐가 관건인데 소설을 잘 쓰려면(심리평가보고서를 소설 쓰듯이 쓰라는 말이 아니라) 소설 작법에 대한 공부만 파고 들 것이 아니라 다른 소설가의 작품을 많이 읽고 어떤 문체, 어떤 시점, 어떤 구조를 갖고 있느냐를 살펴봐야 하는 것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학, 역사, 건축, 예술, 철학, 정치, 사회에 대한 지식을 풍부하게 습득해야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심리평가보고서의 내용은 상담과 심리치료에 대한 공부를 통해 풍부해지는 겁니다. 그래서 저도 대가의 심리치료 이론, 심리치료 사례집 등을 꾸준히 읽고 있습니다. 개인의 내적 역동을 다루는 이론이나 사례라면 더욱 좋겠죠.
간략하게 요약해 보겠습니다.
1. 전형적인 검사 sign이나 검사 profile에 집착하고 모으지 말 것
2. 검사 도구를 숙지할 것. manual은 반드시 꼼꼼히 살펴볼 것
3. DSM 진단체계와 정신병리학에 대해 깊이 공부할 것
4. 상담, 심리치료의 이론, 사례 중심의 책(대가의 고전을 중심으로)을 많이 읽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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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평가를 할 때 수검자를 가장 덜 괴롭히면서(!) 가장 많은 정보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최소한의 심리검사 도구를 선택하는 것도 임상가의 능력입니다만 반복 사용에 제한이 있는 심리검사의 특성 상 아무래도 생각보다 많은 도구가 포함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다보니 정작 대면 검사가 끝나고 실시한 검사 sign을 정리하다보면 너무 많아서 어떤 것이 더 중요하고 어떤 것이 덜 중요한지 선택하기 어렵게 됩니다.
그래서 제가 개인적으로 심리검사 sign들을 선별해서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드릴테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단계. 절약성이 가장 중요
서두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최소한의 검사로 최대한의 정보를 모을 수 있다면 가장 좋죠. 그러니 검사 도구 선정 단계에서부터 꼭 필요한 검사가 아니면 가능한 한 추가, 실시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셔야 합니다. 물론 검사 수가 때문에 이미 검사들이 battery로 묶여서 처방되는 병원 장면에서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만...
2단계. Key word를 중심으로 정리
인간의 심리 현상이라는 것이 워낙 복잡 다단한 것이라 어느 하나의 개념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지 않죠. 다만 일종의 Key word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은 분명히 있습니다. 불안정 애착이라든가, 이분법적 사고라든가, 반복적인 욕구 좌절로 인해 내재화된 분노라든가... 그런 Key word를 방사형 원의 중심에 놓을 수 있도록 찾아내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의뢰 사유를 꼼꼼히 확인해서 진단 가설, 역동 가설, 관계 가설 등을 세우는 것이 유용합니다. 이 내용은 이미 수 차례 포스팅을 한 바 있죠(
'심리검사 전 필수 점검 사항 - 의뢰 사유 확인과 가설 설정'). 진단 가설을 세우는 방법에 대해서는
'수검자가 호소하는 문제를 바탕으로 '진단 가설' 세우기' 포스팅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3단계. Key word 및 Key word와 1단계로 연결된 개념을 지지하는 검사 sign만 선택
가설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어떤 수검자를 설명하는 Key word로 반복적인 성피해 트라우마를 찾았다고 가정해보죠. 당연히 트라우마랑 연결된 몇 가지 개념들이 더 있을 겁니다. 통제 불능의 자기 파괴적 행동이 그 중 하나가 될 수 있고, 정서적 지지 세력의 부재가 다른 하나의 연결 개념이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찾아낸 개념을 중심으로 이제 트라우마와 연결된 개념들을 지지하는 검사 sign을 찾아서 모으는 겁니다.
그렇다면 Key word를 지지하는 검사 sign과 Key word와 1차적으로 연결된 개념을 지지하는 검사 sign을 제외한 나머지 검사 결과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건 과감하게 버립니다. 물론 넓은 맥락에서 보면 그 검사 sign들도 수검자의 특정 측면을 설명하는 정보를 제공하지만 그건 핵심적이지도 않고 의뢰 사유와 맞지도 않습니다(2단계에서 이미 의뢰 사유에 따른 가설을 설정하는 과정을 거쳤으니).
위와 같은 과정을 익숙해질 때까지 반복하면 어느 순간 자동적으로 최적의 검사를 선택해 실시하고, 의뢰 사유에 따른 가설을 설정하고 검증하면서 Key word를 찾고, 그 Key word와 1차적으로 연결된 핵심 개념을 찾아서 그걸 지지하는 검사 sign들을 자연스럽게 선별하게 됩니다.
그러면 심리평가보고서를 작성할 때 한결 손쉽죠. 정보의 홍수에 떠내려 가면서 허우적대는 일이 현저히 줄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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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진단명을 남발하는 것에 알러지가 있습니다만 심리평가의 주 의뢰 사유가 진단인 경우 의심되는 공존 장애가 많다고 해도 크게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노파심에서 말씀드리지만 R/O을 붙여서 되는대로 나열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하지만 주 의뢰 사유가 치료 계획 수립이나 향후 대처 방법의 모색인 경우는 이야기가 좀 다릅니다. 간단한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주의집중을 잘 못하는 초등학교 1학년 남아가 심리평가 의뢰 되었는데 아침마다 배가 아프다면서 등교를 거부하고 밤에는 혼자서 안 잘려고 심하게 떼를 쓰는데다 억지로 혼자 재우면 어김없이 야뇨를 하고, 시험 기간이나 학습지 선생님이 방문하는 날이 되면 눈을 심하게 깜박이는 문제를 보일 때 어떻게 formulation해야 할까요?
정확한 변별 진단만 필요하다면 ADHD, Transient Tic Disorder, Enuresis, Adjustment Disorder, Separation Anxiety Disorder 등등의 가설을 세운 뒤 검사 sign으로 검증하면 될테지만 아동에게서 관찰되는 증상이 다양하고 여러가지 진단이 동시에 의심될 만큼 혼재되어 있는 상태에서는 핵심 문제가 무엇인지 찾는데 주력해야 합니다.
검사 sign을 정리하면서 진단 가설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각 장애로 단독 진단을 한다면 어떤 것이 피검자의 심리적 상태를 가장 잘 설명하는지를 특히 염두에 두고 보는 것입니다.
위에서 예로 든 아동의 경우 핵심 문제가 평가 불안의 문제인지, 애착의 문제인지, 파괴적 관심 끌기인지, 아니면 근본적인 주의력 문제인지 말이죠.
핵심적인 문제를 찾아내면 거기부터 시작해서 다른 장애의 중복 진단 가능성을 생각해보면 예상되는 진단 가설이 많을 때에도 좀 더 손쉽게 피검자의 문제를 formulation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 연습이 평소에 잘 되어 있지 않으면 핵심적인 문제를 골라내는 눈이 안 생기기 때문에 전에
'임상심리평가보고서 이렇게 쓰면 안 된다 II'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R/O 진단을 남발하게 됩니다.
그러니 다양한 진단이 동시에 의심되는 경우에는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단독 진단을 먼저 찾고 그 진단을 통해 피검자의 핵심 문제를 찾는 것을 연습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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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장면이 아닌 병원 장면에서 일하는 심리학자들이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는 정상 수준의 심리평가 결과를 확대 해석하는 것입니다.
진단을 내려야 할 정도로 심리적, 정신적 문제가 있는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 경우가 확률적으로 더 많기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일하는 심리학자들은 알게 모르게 뭔가 진단을 내려야 한다는 대내외적인 압력을 받기 쉽습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심리평가 결과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오기 때문에 상관없지만 간혹 Normal Profile에 해당하는 결과가 나오게 되면 당황하게 되죠.
MMPI-2에서도 유의한 수준 이상의 척도 상승이 하나도 없고, 지능 검사 결과도 평균 수준의 고른 수행, 문장 완성 검사에서도 평이한 내용 뿐이고, 믿었던 로샤마저도 평범 반응 일색이라면 그야말로 멘탈붕괴 상태에 빠지게 되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원래 피검자가 다소 취약하기는 하지만 스스로 복구할 수 있는 충분한 resiliency를 갖고 있다고 보거나 너무 예민해서 도움을 받으려는 성급한 마음에 병원으로 달려왔다고 해석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잃는 것이죠.
그러다보니 뭔가 진단은 내려야겠고 검사 sign은 도와주지 않으니 들쳐보게 되는 것이 이전 병력을 기록한 chart와 검사 전,후 면담 내용입니다.
그 중에 단서가 되는 걸 하나라도 찾으면 마음대로 진단을 내려버린 뒤 지극히 정상적인 수준인 검사 sign 중 하나라도 어떻게든 엮어서 사후 설명을 하게 됩니다. 그마저도 모르겠으면 무책임하게도 그냥 의사가 내린 인상적 진단을 그대로 따르기도 합니다.
아무런 진단을 내리지 않으려니 마음도 불안하거니와 심리평가를 의뢰한 의사와 의견 충돌이 생길 것 같아서 그걸 피하고 싶거든요. 거기에 내가 검사 sign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해서 정작 환자의 문제를 제대로 보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도 한 몫 할 겁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안전제일주의로 가게 됩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점점 자신감은 사라지고 공부도 게을리하게 되고 좋은 게 좋은거라는 보신주의에 빠지게 됩니다. 자승자박인거지요.
정상적인 수준의 평가 결과를 정상적이라고 말할 수 있어야합니다. 처음에는 어려움이 많겠지만 그래야만 스스로도 결과 해석에 자신감이 붙고 결과적으로 전문성과 공신력을 인정받게 됩니다.
Normal Profile을 자의로 해석하는 것만큼 전문성을 갉아먹는 행동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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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이미 정신분열병으로 진단을 받고 오랜 기간동안 입퇴원을 반복하며 치료받던 환자에게 심리평가를 실시하였더니 normal profile에 준하는 결과가 나와 당황하는 평가자가 많습니다. 심리평가 결과를 따르자니 진단을 내릴 수가 없고 과거 진단과 병력을 따르자니 이를 지지하는 검사 sign이 도통 없으니 고민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심리평가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한 평가자일수록 과거 진단을 그대로 베끼고 없는 검사 결과를 쥐어짜 심리평가보고서를 씁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제가 볼 때 이런 경우는 두 가지 중 하나입니다.
첫째. 실제로 정신분열병 환자가 맞고 초발 때 증상을 잘 잡아서 완전히 관해된 상태인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애 진단의 재평가가 아니라면 이런 환자는 다시 평가를 받으러 기관을 방문할 일이 없습니다. 약물 치료를 받으면서 잘 적응하고 살테니까요. 그러니 뭔가 문제가 있어서 재평가가 필요한 것일테고 증상이 남아 있어서 재평가가 의뢰된거라면 당연히 심리검사에서 이를 반영하는 검사 sign이 나타나야 합니다.
게다가 완전히 관해된 SPR, residual type이라고 해도 양성 증상은 잡혔어도 음성 증상은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아서 restricted affect 등이 검사 sign에서 나타납니다. 완전히 정상적인 profile이 나올 수는 없습니다. full battery에 속하는 모든 검사에서 아무런 sign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건 말이 되지 않습니다. 첫번째 경우는 상당히 드문 일에 속합니다.
둘째. 이전에 잘못 진단해서 말도 안되는 치료를 한 케이스입니다. 개인적으로 이건 의료사고에 해당한다고 보는데 환자의 지능이 낮은 걸 간과했거나 SES가 낮거나, 재산 분배 등의 가족 갈등을 파악하지 못했거나, secondary gain이 있거나 등등의 외부적인 이유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환자내지는 보호자의 증상 보고만 믿고 기계적으로 진단한 경우입니다.
두번째 경우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이전 진단 시 제대로 된 자격을 갖춘 임상심리학자가 심리평가를 실시했는지 확인하면 됩니다. 제 경우는 심리평가보고서와 원자료까지 모두 의무기록복사를 신청해서 가져오라고 보호자에게 부탁합니다. 심리평가를 실시하지 않고 단순 문진만 갖고 진단해서 치료한 경우는 오진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임상 현장에서 의외로 오진하는 케이스가 굉장히 많다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심리평가보고서가 없는 진단은 무시하는 것이 현명하며 아무런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blinded test를 하는 것이 선입견에 의한 평가 결과 왜곡을 막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물론 심리평가가 만고불변의 진리가 아니기 때문에 심리평가에도 잡히지 않는 SPR이 있을 수도 있으니 주의 관찰할 필요는 있지만 심리평가 결과 상 SPR spectrum에 전혀 속하지 않는 사람을 이전 치료력에만 기초해서 진단하는 건 그야말로 소설을 쓰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그럴거면 뭐하러 심리평가를 실시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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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에는 별 문제 없다가(사실은 주 양육자인 부모가 체벌 등으로 충분히 manage할 수 있는 수준이어서 별 문제 아니라고 생각했던) 초등학교 고학년 내지는 중학생이 되면서 부모에게 대들거나 반항하는 정도가 심해지고 학교에서도 또래와 싸우거나 선생님에게 대드는 문제로 심리평가를 받으러 오는 아동이 꽤 많습니다.
대개는 과잉 행동 경향도 좀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ADHD를 의심하다가 심리평가를 해 보면 주의력 상의 근본적인 문제는 없고 그렇다고 소아 우울증 같은 정서적 문제가 두드러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빈약한 로샤 검사에 근거해 내재된 공격성으로 결론(원인도 모른 채)내고 routine하게 놀이치료, 표현예술치료에 의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내재된 공격성을 외부로 건강하게 ventilation시켜줘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과연 생각했던대로 잘 될까요? 나중에 재검을 받으러 온 아동의 치료력을 점검하다보면 이러한 접근법이 효과가 거의 없다는 보고가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제가 볼 때에는 두 가지 가능성을 간과했기 때문입니다.
첫째,
가장 큰 이유는 결정적 시기(2~3세)에 부모가 적절한 관심과 양육을 제공하지 못해 불안정 애착이 되는 바람에 애정 욕구가 반복적으로 좌절되고 이로 인한 aggression이 내재된 것일 가능성을 간과하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발달력에 대한 충분한 자료 수집과 면담을 하지 않기 때문에 놓치는 것인데 제가 볼 때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상당 수의 아이들이 애착 문제를 갖고 있더군요. 이런 아동은 불안정 애착 상태를 해소하고 부모 및 주변 환경과 신뢰를 재형성 할 수 있도록 도와야지 공격성만 ventilation시킨다고 해서 나아지지 않습니다.
둘째, 첫 번째 경우만큼 많지는 않지만
언어성 영역에서 어휘력이나 표현력의 부족이 두드러지는 아동의 경우에도 행동화 경향성이 강화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의사를 적절히 표현하기 위한 언어적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월한 방법으로 직접적인 행동 표현을 선호하고 반복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런 아이들은 자신의 욕구 충족을 위해 적절한 표현 기술을 가르쳐 주는 것만으로도 공격적인 행동이 한결 줄어듭니다. 아이들 입장에서도 말로 자신의 욕구를 충분히 충족할 수 있다면 굳이 체벌을 부르는 행동을 고집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그러니 우선 인지 기능 검사에서 언어적 표현력과 어휘력의 부족이 두드러지는지 점검해 보고 내재된 공격성이 검사 sign으로 관찰되더라도 그 원인이 분명하지 않으면 애착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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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평가를 할 때 평가자를 당황하게 만드는 것 중 하나가 정반대로 해석해야 할 것 같은 검사 sign이 느닷없이 튀어나오는 것입니다.
간단히 예를 들어 주 호소가 또래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당해 자존감이 낮고 대인 관계에 어려움을 보여 평가를 받는 청소년이 있다고 할 때, MMPI-A의 LSE 척도 점수가 하늘을 찌르고, 반대로 ES 척도 점수는 바닥을 치며, HTP에서는 온통 필압이 약한 그림 투성이에, 평가자와 눈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검사 태도를 보이는 피검자가 문장 완성 검사에서 "내가 믿고 있는 능력은 최고다", "나의 장래는 더 없이 밝다"라고 응답하였다면 얼핏 보기에 모순되어 보이는 이러한 검사 sign을 어떻게 해석해야 좋을 지 난감하죠.
특히 로샤 검사에서 이런 sign이 나오게 되면 로샤 검사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작성하고 싶은 유혹을 많이 받게 되고 결국은 엉뚱한 formulation을 하게 됩니다.
이는 모든 피검자가 자신의 심리상태를 검사에서 그대로(순방향) 드러낸다는 평가자의 착각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위의 사례에서 피검자는 자신의 자신감 부족을 compensation하기 위해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과장해서 자신의 문제를 드러낼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위 문장 완성 검사에서 피검자가 보여준 자신만만한 자기 기술은 취약한 자신의 모습을 감추기 위한 overcompensation으로 해석하는 것이 보다 적절합니다.
이렇듯
대부분의 검사 sign과 일치하지 않는 독특한 검사 sign을 발견하게 되면 해석 방향을 반대로해서 보면 의외로 다른 검사 sign과 잘 통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의식적인 수준에서 어느 정도 방어가 가능한 심리검사의 sign을 해석할 때에는 이 방법을 써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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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가르치기 어려운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모르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심리평가 supervision을 할 때에도 적용됩니다.
물론 모르는게 너무 많아서 심정적으로 아무 것도 모르는 것 같은 막막함을 느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가장 기초적인 단계로 내려가 자신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점검하고 헷갈리거나 분명하지 않은 것을 따로 list up해 supervision 때 다루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는 심리평가 supervision을 할 때마다 supervision point를 물어봅니다. 이 케이스를 왜 supervision 받으려고 하는지에 대해서도요. 이 질문을 자꾸 던지는 이유는 supervision을 준비할 때 자신이 무엇을 모르고, 무엇을 알고 싶은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는 의미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case formulation이 어렵기 때문에 supervision을 받으려고 하지만 point를 잡기 위해 곰곰히 생각하다보면 자신의 취약점을 찾아낼 수 있고 이 취약점을 보강해야 supervision을 통해 진정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심리평가 supervision을 받을 때 생각해 볼 수 있는 supervision point를 몇 가지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진단의 문제인가
:
진단이 헷갈리는 문제는 기본적으로 가설 검증 방식에 의한 case formulation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고 그 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진단을 위해 필요한 정신병리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검사는 그런대로 하겠는데 진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서 항상 막막함을 느끼는 사람은 무엇보다도 정신병리에 대한 지식을 더 쌓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검사 결과를 대충 꿰맞추어 보고서를 작성하고 자신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진단명을 붙여 제출하게 됩니다.
2. 검사 sign 통합의 문제인가
: 검사 sign이 통합되지 않는 문제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하나는 역시 가설 검증 방식으로 접근하지 않기 때문(보다 중요한 검사 sign을 선별하지 못함)이고
다른 하나는 각각의 검사 sign이 어떠한 심리적 상태, 증상, 문제와 연결되는지 제대로 모르기 때문입니다. 전자의 경우는 과도한 정보에 압도되어 보고서 작성 시점에서 수많은 정보를 늘어놓고 골라내는데 어려움을 겪게되고 후자의 경우는 전혀 감을 잡지 못해 혼란을 겪게 됩니다.
전자의 경우는 가설 검증 방식으로 접근하는 체계적인 연습을 통해 문제를 개선할 수 있고
후자의 경우는 각 검사 sign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검사 별 manual과 해석서를 보다 심층적으로 공부해야 합니다.
3. 검사 sign과 배경 정보의 불일치 문제인가
: 심리검사의 실시 및 채점, 해석에 어느 정도 익숙한 사람도 겪게 되는 이 문제는
대부분 배경 정보의 신뢰도를 제대로 점검하지 못해(자녀를 방임한 어머니의 주관적 보고를 의심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우 등)
screening에 실패하거나 꼭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지 못해(병력이 있는 정신분열병 환자가 복용하던 약물 미확인 등)
발생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심리검사 실시에 대해 자신감이 부족한 나머지 검사 실시, 채점, 해석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으려고 하는데 아무리 찾아도 나오지 않죠. 이 경우는
부족한 정보를 수집하는 노하우를 익히게 되면 간단히 해결됩니다.
4. 검사 실시 및 채점, 해석의 문제인가
: 수련 과정에서 가장 많이 다루고 중요시되는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등잔 밑이 어둡다고 맹점이 많은 부분이 바로 이 문제입니다. 종합병원 급 수련 기관에서도 검사의 실시, 채점은 대학원에서 충분히 익히고 왔다고 가정하며 1년차 때 윗년차가 몇 번 관리 감독하는 것으로 마스터했다고 여기는데 실제로 전문가가 된 이후에도 잘못된 검사 실시 방법을 본인도 모르는 채 고집하는 경우가 많으며 검사 도구 자체에 대한 지식마저도 부족(예를 들어 K-WAIS의 언어성-동작성 지능의 유의미한 차이 점수가 연령군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모름)한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이런 세부적인 지식을 supervision을 통해 교정해야 합니다.
5. 심리평가 보고서 작성법의 문제인가
: 이건
임상심리학회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인데 현재 어느 수련 기관에서도 어떻게 심리평가보고서를 작성하는지 체계적으로 가르쳐주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로 수련 레지던트의 자질하고는 하등의 상관이 없습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심리평가보고서 작성법에 대한 참고 서적이 한 권도 없으며 Clinician's Thesaurus와 같은 외국 서적을 참고할 수 밖에 없습니다.
supervision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은 표준화된 보고서 작성법보다는 적절한 용어 사용, 군더더기 없는 기술, 논리적인 연결법 등입니다.
6. 심리평가 보고서 활용의 문제인가
:
심리평가 보고서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기술 방법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정신지체 판정을 위한 보고서이냐, 심리치료를 위한 평가이냐, 학교 제출용이냐에 따라 강조점이 달라지고 제언(recommendation)도 달라지게 됩니다. supervision에서는 이러한 각각의 활용도에 따라 심리평가 보고서를 어떻게 달리 작성해야 하는지를 배우게 됩니다.
그 밖에도 많은 점검 point가 있지만 대표적인 몇 가지만 정리를 했으니 심리평가 supervision을 받는 선생님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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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평가의 핵심은 Case Formulation이고 Case Formulation의 핵심은 가설 설정(
'심리평가에서 가설 설정이 중요한 실질적인 이유')입니다.
심리검사의 결과가 설정된 가설을 지지한다면 case formulation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겁니다.
심리검사의 결과가 설정된 가설을 지지하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할까요? 사실 이 문제도 가설을 제대로 설정하게 되면 해결되는 문제입니다. 가설을 하나만 설정하는 것이 아니고 대안 가설도 세우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에는 검사 결과가 가설 중 하나를 지지하게 마련이니까요.
정작 문제는 가설이 아니라 배경 정보나 주 호소 문제와 검사 sign이 일치하지 않을 때입니다. 예를 들어 호소하는 증상이나 의사의 문진 상 Schziphrenia, prodromal stage가 의심되는 피검자를 검사해보니 검사 sign이 하나같이 너무나 멀쩡하게 나오는 경우입니다.
이럴 때 많은 평가자들이 자신감을 잃고 자신이 검사를 잘못 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다가 검사 결과와 전혀 상반된 보고서를 작성하고 나중에 후회하곤 합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심리평가는 evidence-based approach이기 때문에 제아무리 누가 뭐라고 해도 검사 sign이 지지하는 결과만 보고해야 합니다.
앞에서 든 예에서 지각의 왜곡이나 현실 검증력의 손상 등 사고 장애를 시사할 만한 아무런 검사 sign이 발견되지 않았다면 차후에 SPR로 이환될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해도 평가 시점에서 그 피검자는 SPR이 아닌 겁니다. 자신의 불안감을 감추기 위해 어설픈 예언을 하게 되면 점쟁이와 다를 바가 없게 됩니다.
그러니 절충점을 찾으려고 애쓰기보다는 evidence-based approach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심리평가에서 case formulation이 잘 되지 않고 혼동되는 이유는 evidence-based approach를 철저히 따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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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sive-Aggressive Personality Disorder(이하 PAPD)는 DSM-IV의 성격장애 진단에 포함되지 않은 장애이나 실제 임상 현장(특히 상담소나 local clinic)에서는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DSM-IV의 진단 기준에만 의거해 진단하는 임상가는 놓치기 쉬운 장애라고 할 수 있습니다.
PAPD의 핵심은 직접적으로 표현되지 않는 공격성과 적대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는 고의적인 잦은 지각, 시간 때우기, 일 늦게하기 등의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그렇다면 PAPD의 심리검사 sign 양상을 간략하게 살펴보겠습니다.
○ MMPI
- 3-4/4-3이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profile
- 4-6/6-4도 자주 나타나는 profile이며 특히 F, 8번 척도가 동반 상승하고 2번 척도가 낮은 경우
- 4-6/6-4 상승 수준이 매우 높은 경우는 SPR, paranoid type 고려 필요
○ 지능 검사
- 일반적으로 언어성 지능 < 동작성 지능
- 동작성 영역에서는 토막짜기, 모양맞추기, 바꿔쓰기 소검사 점수 상승
- 언어성 영역에서는 이해 소검사 점수 상승
○ Rorschach
- High FC%
- space response가 많음
- High texture, popular response
- 기묘한 수동-공격적인 내용 포함(보기; 어린애가 권총을 쏘고 있음)
* 출처 : 'The Clinician's Handbook' by Robert G. Meyer 255~25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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