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볼 때 심리평가를 실시할 때 '임상'은 질문을 너무 안 하는 게 문제이고, '상담'은 너무 많이 하는 게 문제입니다. 임상은 밀려드는 검사를 쳐내기 바쁘기 때문에 질문을 하고 싶어도 할 시간이 없고, 상담은 습관처럼 수검자에 대한 궁금증을 상담에서 질문하듯이 알아내려고 하기 때문에 부적절한 질문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대원칙부터 말씀드리면 '가능한 한 질문은 하지 않을수록 좋다'입니다. 질문을 하지 않고 원하는 정보를 얻어낼 수 있으면 최선입니다. 그게 잘 안 되니 최소한의 질문만으로 꼭 필요한 정보를 얻어내는 것이지요.
그럼 심리평가에서 질문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첫째. 비자발적인 수검자일수록 조심할 것
: 자발적으로 방문한 내담자를 심리평가한다면 그나마 낫지만 부모나 학교에 의해 의뢰된 아동/청소년의 경우 검사 라포를 잘 맺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검사 라포 형성이 안 된 상태에서는 평가자의 어떤 질문이든 답할 의지도, 답할 동기도 안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비자발적인 수검자라면 검사에 대한 orientation을 충실히 하는 것부터가 시작입니다. 최소한의 검사 라포도 형성되지 않은 수검자의 대답은 어차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평가자가 질문을 하면 할수록 함정에 빠지게 됩니다.
둘째. 유도 반응이 나오지 않도록 조심할 것
: 첫번째 주의할 점과 관련이 있는데 검사 라포가 어느 정도 형성되었다고는 해도 결국 질문은 평가자가 세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서 하는 겁니다. 문제는 그 가설이라는 게 수검자와 함께 세운 게 아니기 때문에 자칫하면 질문이 취조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다는 겁니다. 평가자가 어떤 의도를 갖고 물어본다고 생각하면 수검자는 그에 맞춰서 평가자가 듣고 싶어한다고 생각하는 답변만 하거나 반대로 그 의도를 무력화하기 위해 엉뚱한 답변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청소년 피검자와 심리검사 rapport 형성하기' 포스팅에서 강조한 것처럼 검사 선택 및 거부권이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폐쇄형 질문을 하지 않도록 조심할 것
: 이건 심리검사 뿐 아니라 상담을 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중요한 원칙인데 폐쇄형 질문을 하게 되면 의도와 상관없이 수검자가 뭔가 평가자가 원하는 종류의 답이 있을거라는 착각을 하기 쉽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성적과 경쟁에 시달리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폐쇄형 질문을 하게 되면 편하게 답변을 하기 어렵습니다. 고민을 하는 만큼 정보가 왜곡되거나 기억이 윤색될 확률이 커지게 됩니다. 그러니 최대한 개방형 질문을 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그림 검사 할 때 질문지로 PDI하지 마세요' 포스팅에서 자세히 설명드렸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읽어보시고요.
넷째. 답변 자체를 그대로 믿지 않도록 조심할 것
: 제가 상담 영역으로 넘어오고 나서 놀란 점 중 하나는 많은 상담자들이 내담자가 하는 말을 아무런 거리낌없이 그대로 믿고 신뢰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선별심리평가에서 문장완성검사(SCT)를 먼저 해석하면 안 되는 이유 : 상담자용'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검사자의 질문 의도가 어느 정도 드러나거나 수검자가 반응을 선택할 수 있는 검사 도구의 경우는 배경 정보나 다른 구조화된 검사의 결과와 교차 검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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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나 학교 당국에 의해 의뢰되어 비자발적으로 내방한 청소년이라면 MMPI-A와 같은 심리검사를 실시했을 때 L, K 척도가 유의미하게 상승하는 게 그다지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상담 라포 뿐 아니라 검사 라포를 잘 맺는 게 중요하고 이는 Wee 클래스나 청소년 상담복지센터처럼 학교와 연결된 기관에서 일하는 임상가가 특히 더 꼼꼼히 챙겨야 하는 부분입니다. 낙인 효과로 인해 또래 관계 문제가 발생할 것을 염려하는 건 이상한 게 아니니까요.
검사 라포와 관련해서는 여러 차례 포스팅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아래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자, 그러면 오늘의 주제인 자발적으로 방문한 청소년이고 심리평가에 대한 orientation도 잘 진행되어 심리평가를 했는데 MMPI-A에서 L, K 척도가 유의미하게 상승한 경우를 생각해보죠.
이런 상황에서 많은 임상가들이 당황하게 마련인데 힘들다며 도와달라고 와서는 정작 검사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고, 힘든 것도 없다고 하는 꼴이니 말이죠. 대체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요?
청소년이 하고자 하는 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내가 힘든 것도 맞고 도와달라고 온 것도 맞지만 나에게 문제가 있는 게 아니다 -> 환자는 내가 아님'
그러니까 이 청소년은 가족 문제 해결을 도와달라고 '대표로' 온 것입니다. 그러니 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아무리 열심히 상담해 봤자 나아지는 건 거의 없으며 상담자가 듣고 싶은 자신의 이야기는 하지도 않을 것이고 대개는 조기 종결하게 됩니다.
가족 안의 문제, 예를 들어 부모님의 사이가 좋지 않다든가, 부모님이 자신이나 다른 형제를 학대하는 등의 문제 때문에 도와달라고 방문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탐색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럴 때는 상담을 받으러 온 걸 부모님이 아시는 지, 부모님께 연락을 드려 이야기를 들어봐도 되는지부터 물어봐야 합니다.
물론 이 때 부모님 몰래 왔거나, 부모님에게 연락하면 안 된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건 가족 문제가 아니라는 증거가 아니라 아직 라포가 형성되지 않아 상담자를 온전히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에 섣불리 공개할 수 없어서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이런 청소년일수록 MMPI-A에서 Pd1, A-fam, A-fam1, A-fam2처럼 가족 문제 관련 척도의 점수가 현저히 낮게(원 점수 0점에 가깝게) 나옵니다. 역설적으로 가정 문제때문에 왔다는 걸 은근히 드러내는 것이죠.
많은 선생님들이 자주 질문하는 문제여서 한번 정리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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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면 '아빠가 더 좋아 엄마가 더 좋아'류의 답 없는 질문 같지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상담 라포와 검사 라포가 둘 다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임상가는 아마 없을 겁니다. 하지만 심리평가를 주로 하는 임상 전공자가 상담 라포의 중요성을 실감하기 어려운 것처럼 상담을 주로 하는 상담 전공자는 검사 라포의 중요성을 실감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임상 전공자가 검사 라포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냐 하면 그건 또 그렇지 않은 게 병원 현장의 특성 상 검사 실시 여부, 실시 시점, 검사 도구의 선택 등 심리평가와 관련하여 임상가에게 주어진 권한이 극히 제한적이라 의사의 진료 이후 예약된 심리평가를 schedule에 따라 '쳐 내기' 바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검사 라포를 신경 쓸 겨를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상담 전공자에게는 또 다른 문제가 있는데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회기를 쪼개 심리평가를 해야 하기 때문에 상담 라포에 집중하기에도 버거운 것이죠. 특히 비 자발적으로 방문하는 경우가 많은 아동/청소년 전문 기관의 임상가들이 이런 문제에 특별히 취약합니다.
그래서
'아동/청소년 대상의 심리검사 시 라포 형성 방법'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심리검사 절차에 대한 상세한 orientation(검사 도구의 소개, 검사 시간, 검사를 통해 얻어낼 수 있는 정보의 종류, 개인 정보의 보호, 해석 상담 절차 등)과 함께 검사 거부권에 대한 안내까지 충실히 해야 합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 하면 상담 라포의 경우는 현재 상담 현장이 아무리 단기 상담 위주로 재편되었다고 해도 그래도 10회기 이상의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에 초기에 라포 형성에 문제가 생겼어도 이를 만회할 시간적인 여유가 그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검사 라포의 경우는 실패하는 경우 만회할 시간적 여유가 없을 뿐더러 한번 검사 도구에 노출되고 나면 재검사 불가능(비용을 면제해도 시간과 에너지를 또 다시 들이는 걸 허용하는 수검자는 거의 없으니), 검사 노출에 의한 학습 효과 및 오염 때문에 어차피 재검사가 불가능합니다. 그러니까 검사 라포 형성에 실패하면 어렵게 실시한 검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는데도 활용해야 하는 진퇴양난에 빠지게 됩니다.
그래서 상담 라포와 검사 라포는 둘 다 매우 중요하지만 라포 형성에 실패했을 때 입게 될 손해만으로 비교하면 상담 라포보다 검사 라포를 제대로 맺지 못하는 게 훨씬 더 치명적이기 때문에 임상가들은 상담 라포보다 검사 라포를 맺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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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상담 현장에서도 심리평가 없이 상담만 진행하는 경우를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로 심리평가의 실시가 통상적인 절차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심리평가와 관련하여 평가자가 챙겨야 할 일이 많아졌습니다.
'검사 라포의 형성 유무 확인', '심리검사 실시 관련 orientation', '비밀 보장 범위 및 개인 정보 보호와 관련된 education' 등이 대표적인 것들이죠.
저는 거기에 이전에 심리평가를 받아본 적이 있는지 물어보는 과정을 추가할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수검자가 심리평가를 받아본 적이 있는지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우선 고려해야 할 사항은 학습 효과입니다. MMPI-2/A, TCI 등 흔히 사용하는 구조화된 질문지형 검사의 경우는 원자료가 가공된 결과물의 내용을 수검자가 짐작하기 어렵기 때문에 크게 상관없지만 지능 검사라든가 반응 내용을 기억할 수 있는 문장완성검사, 그림검사, 로르샤하 검사 같은 투사법 검사는 노출 정도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interval(지능 검사의 경우 안전하게 하려면 3년 이상)을 두고 실시해야 합니다. 만약 이전 심리검사 경험이 다시 실시하는 검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되면 검사를 미루거나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검사 구성을 달리하는 등 대비책을 새로 마련해야 합니다.
그 다음 신경써야 하는 부분은 검사에 노출된 정도를 파악하는 겁니다. 이건 학습 효과와도 일정 부분 관련이 있는데 수검자가 이전 검사의 내용을 어느 정도 기억하는지, 예를 들어 문장완성검사의 개별 문항이나 로르샤하 카드를 기억하는 정도인지, 해석 상담 시 이전 평가자가 반응 내용을 보여주면서 해석을 진행했는지 등에 대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이전 검사가 이번에 실시하는 심리평가 결과에 미친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생각해 봐야 하는 건 가설입니다. 사실 상 심리평가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실시하는 것이므로 수검자가 이미 검사를 받은 적이 있다면 왜 심리평가를 또 받는지 알아야 합니다. 기존 평가 결과에 의한 심리치료/상담이 실패했기 때문인지, 그래서 변별 진단이 다시 필요한 지 등을 고려해 가설을 수정하거나 새로 가설을 세워야 하는지 결정해야 합니다. 가설이 바뀌면 선택해야 하는 심리검사 도구와 타이밍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에 검사의 사전 경험은 중요합니다.
심리치료나 상담을 하는 임상가라면 과거에 심리치료/상담을 받은 경험이 왜 중요한 지 잘 아실 겁니다. 심리평가도 다를 바 없습니다. 거의 비슷한 이유로 심리평가를 받은 경험을 확인해야 하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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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기본적으로
심리평가 실시의 타이밍과 검사도구의 선정을 평가자가 수검자와 상의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지만 현재의 상황이 그렇게 돌아가지 않고 있고 앞으로도 상황이 개선될 것 같지 않아서 마음이 참 무겁습니다.
진단을 위한(엄밀하게 말하면 약물 치료를 위한) 심리평가의 조기 실시와 병원 수익 극대화를 위해 개발된 battery 체계는 그야말로 병원 장면에서나 필요한 것이고 정작 수검자의 사정(경제적이든 심리적이든)을 고려한 것이 아닌데 상담 장면에도 충분한 고민 없이 무분별하게 도입되고 있습니다.
그런 결과로 심리평가에 대해 문외한인 수검자가 이 검사를 받겠다고 '찍어오면' 평가자는 그대로 실시해야 하고, 불필요한 검사를 빼거나 꼭 필요한 검사를 추가하도록 검사 과정을 manage할 수 있는 권한도 시간도 없으며, 심한 경우는 심리평가를 받는 수검자와 검사를 실시하는 임상가, 심리평가를 의뢰하는 접수자가 아무런 의견 조정도 없이 기계적으로 심리평가를 실시하고 있고 이런 '엉터리' 심리평가의 수효가 점점 늘고 있습니다. 참으로 큰일입니다.
너무도 중요하기에 다시 한번 강조해서 말씀드리지만 조직의 효율성을 우선하는 시스템은 절대로 수검자에게 도움을 줄 수 없습니다. 얼핏 보면 비효율적으로 보이더라도 전담 상담자가 수검자와 상의해 어떤 심리검사를 실시할 지, 언제 실시할 지를 신중하게 고려하는 게 정답입니다. 시스템에 의해 당사자인 수검자와 상담자가 배제되는 시스템은 그야말로 시스템을 위한 시스템일 뿐입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상담자가 심리평가의 실시 타이밍과 실시할 검사도구 선정의 권한을 모두 갖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했을 때 어떤 심리검사도구의 조합이 수검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제안하려 합니다.
검사도구의 조합은 크게 두 가지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선별심리평가와 종합심리평가가 그것입니다.
종합심리평가는 의뢰 사유가 주요 정신 장애의 변별 진단과 그에 수반되는 약물 치료까지 고려해야 할 때 주로 시행합니다. 주요우울장애, 조현병,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이 종합심리평가가 필요한 대표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별심리평가는 즉각 종합심리평가를 실시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때 대략적인 심리상태를 살펴보고자 할 때 진행하며
일반적으로 MMPI-2/A, SCT 조합을 많이 사용하지만 저는 TCI/JCTI, MMPI-2/A, SCT 조합을 더 많이 사용하고 추천합니다. 왜냐하면 상담 현장에서는 기질/성격 상의 어려움을 가진 내담자가 많이 방문하는데 MMPI-2/A, SCT 조합만으로는 이를 감별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굳이 빼야 한다면 차라리 선별심리평가에서 SCT를 빼는 게 낫습니다. 이건 이제부터 말씀드리려는 교차 검증의 중요성과도 관련이 있는데 간혹 본인에게 익숙한 문장완성검사나 그림 검사(HTP, KFD 등)만 단독으로 실시해도 되지 않냐고 물어보는 선생님이 계신데 그렇게 실시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문장완성검사는 반 투사 검사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수검자가 자신의 의도에 따라 응답 내용을 왜곡, 윤색, 조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그림 검사는 어떨까요? 그림 검사 역시 로르샤하 검사처럼 중립적인 자극을 사용하는 완전 투사검사가 아니라는 약점도 있고 무엇보다 상당한 경험을 쌓지 않으면 구조적 해석이 쉽지 않다는 제한점이 있습니다. 또한 비구조화된 검사의 특성 상 평가자가 자신이 보고자 하는 결과만 선별적으로 선택할 위험성도 있기에 문장완성검사나 그림 검사와 같은 투사법 검사는 반드시 MMPI-2/A와 같은 객관적인 검사와 함께 실시하고 의뢰 사유에 대한 교차 검증을 실시해야 합니다.
수검자가 실시 검사가 많아지는 것에 부담을 느껴 거부감을 표시한다면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TCI/JTCI, MMPI-2/A 조합을 먼저 실시하고 문장완성검사나 그림 검사는 차후에 다시 실시하거나 상담 회기를 활용하여 추가 실시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다시 한번 강조해서 말씀드리면 투사법 검사만 단독으로 실시하지 마세요. 반드시 구조화된 검사 결과와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이는 심리평가 초심자이든 충분한 경험을 쌓은 전문가이든 마찬가지입니다. 자만심에 의한 오해석은 오히려 심리평가 실시 경험이 많은 고수에게 더 흔히 일어난다는 걸 감안하면 심리평가를 실시하는 임상가라면 누구든 주의해야 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에 하나 더 추가한다면,
보고 신뢰도를 확인할 수 없는 TCI/JTCI도 충분한 검사 라포를 형성했다고 확신할 수 없는 한 단독 실시하지 않는 게 안전합니다. MMPI-2/A에서 K, S 척도 상승으로 방어적인 경향성이 나타난다면 TCI의 결과도 충분히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특히 성격 차원). 그러니 TCI/JTCI도 MMPI-2/A와 함께 실시하는 게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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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18일과 25일 양일 간 남양주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진행된 강의에서 사용한 PPT 자료입니다.
K-WISC-IV에 대해 다룬 Full-day Workshop 분량의 파일인데 센터 여건 상 어쩔 수 없이 일주일 간격으로 이틀에 걸쳐 진행하였습니다. 1부 3시간, 2부 3시간, 총 6시간 분량의 자료입니다만 개인적으로 제대로 다루려면 8시간은 필요한 것 같습니다.
1부는 K-WISC-IV의 이론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었고 수록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목차
* 지능의 이해
* K-WISC-IV의 이해
* K-WISC-IV의 소검사
* K-WISC-IV의 실시 및 채점
강의안에서 다루고 있는 세부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지능의 선구자들
* 지능이란
* 지능의 변화
* 지능 검사의 역사
* Wechsler 지능 검사의 특징
* 지능 지수의 이해
* CHC(Cattell-Horn-Carroll) 이론
* CHC 3층 이론
* 지능 검사의 실시 목적
* 웩슬러 아동지능검사의 개발 역사
* K-WISC-IV의 개요
* K-WISC-IV의 개정 목표
* K-WISC-IV의 소검사 구성
* K-WISC-IV의 소검사 실시
* K-WISC-IV 소검사 대체 규칙
* K-WISC-IV의 합산 점수
* K-WISC-IV의 소검사
* K-WISC-IV의 처리 점수
* 포함된 검사 도구들
* 검사를 위한 기본 지침
* 검사 라포의 형성과 유지
* 소검사의 표준 실시 순서
* 시작점, 역순 및 중지 규칙
* 소검사의 시간 측정
* 검정 문항
* 추가 질문
* 촉구
* 문항 반복
* 기록용지 표기를 위한 권장 약어 목록
* 예시 반응의 사용
* 추가 질문된 반응의 채점
* 다양한 반응에 대한 채점
* 아동의 생활연령 계산
* 합산점수 합계의 비례점수
* 합산점수의 무효화
제게 주어진 강의 시간이 3시간이라 3시간 분량으로 만들고자 했습니다만 결과적으로 4시간 분량의 강의안이 되었습니다. 3시간으로는 부족합니다.
2부는 K-WISC-IV의 실전편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 K-WISC-IV 소검사의 실시
* K-WISC-IV의 채점
* K-WISC-IV의 해석
세부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K-WISC-IV 소검사의 실시 : 15개 소검사를 실시 순서대로 설명하며 내용은 동일한 구조로 제시됨
- 측정하고자 하는 능력
- 사용하는 도구
- 시작점
- 역순
- 중지
- 시간 측정
- 실시 시 주의사항
* K-WISC-IV의 채점 : 채점코드를 이용하여 사이트에서 자동채점하는 방법을 설명
* K-WISC-IV의 해석
- 해석을 위한 기본 정보
- K-WISC-IV 규준의 변화
- 해석 전략 : 8단계 해석 전략
- 해석 전략 : 9단계 해석 전략
K-WISC-IV 소검사의 실시 부분에서 주된 내용은 대부분 전문가용 지침서에서 발췌했습니다만
각 소검사를 실시할 때 주의해야 할 부분을 글자 색깔을 달리해서 강조했습니다. 각 소검사를 실제로 실시하면서 진행하면 시간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3시간 동안 거의 쉬지 않고 부지런히 해도 채점과 해석 부분은 손을 댈 수가 없습니다. 이 자료를 사용해서 강의를 한다면 소검사 실시는 강사의 시연으로 대치하거나 실제 실시 절차는 생략해야 합니다.
원래 K-WISC-IV는 8단계 해석 전략이 핵심입니다만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너무 복잡해서 실전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강의안에서는 기존 K-WISC-III에서 주로 사용하던 9단계 해석 전략을 중심으로 정리하였습니다. 따라서 8단계 해석 전략이 궁금하신 분들은 다른 자료를 참고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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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심리검사는 최소한의 도구로 최대한 많은 심리적 특성을 측정해야 하기 때문에
피검자가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피로도를 최소화하고 동기를 최대한 높은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높은 검사 동기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검사 라포를 잘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대면 검사 실시 이전에 이미 검사에 대한 충분한 orientation을 제공함으로써 피검자가 심리적 부담을 갖지 않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면 검사 시 특히 중요한 것은 피로도를 최소화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검사 시간을 가능한 한 짧게 압축적으로 사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Full Battery를 기준으로 하면 피검자의 증상과 그에 따른 반응 속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BGT, 지능 검사, HTP, 로샤 검사까지 실시하는데 있어 2시간을 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를 달성하려면 검사자가 검사 실시 절차에 숙련되어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피검자의 반응을 신속하게 기록해야 하며 약호화를 통해 불필요한 handwriting도 최대한 줄여야 합니다.
검사 후 면담도 이런 맥락에서 짧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개 검사 전 배경 정보와 검사 중 피검자가 보인 반응 양상 및 검사 sign이 상응하지 않아 통합되지 않을 때 불안해진 검사자가 부족한 정보를 메우려고 검사 후 면담이 길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이 때 아무리 면담을 길게 한다고 해도 부정확하고 중요하지 않은 정보만 (선별적으로) 수집하게 되므로 검사 후 면담을 길게 하는 건 제대로 된 formulation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검사 후 면담은 사전에 세운 '검사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목적으로 최대한 짧게 실시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당연히 대면 검사를 실시하기 전에 검사 가설을 미리 설정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한 자기 보고형 검사지(MMPI-2/A, SCT 등)를 사전에 수거하여 대면 검사 전에 채점, 분석, 해석을 완료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대면 검사가 끝난 후 검사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추가 정보를 수집하거나 미심쩍은 부분을 probing하기 위한 검사 후 면담을 compact하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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