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상담 현장에서도 심리평가 없이 상담만 진행하는 경우를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로 심리평가의 실시가 통상적인 절차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심리평가와 관련하여 평가자가 챙겨야 할 일이 많아졌습니다.
'검사 라포의 형성 유무 확인', '심리검사 실시 관련 orientation', '비밀 보장 범위 및 개인 정보 보호와 관련된 education' 등이 대표적인 것들이죠.
저는 거기에 이전에 심리평가를 받아본 적이 있는지 물어보는 과정을 추가할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수검자가 심리평가를 받아본 적이 있는지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우선 고려해야 할 사항은 학습 효과입니다. MMPI-2/A, TCI 등 흔히 사용하는 구조화된 질문지형 검사의 경우는 원자료가 가공된 결과물의 내용을 수검자가 짐작하기 어렵기 때문에 크게 상관없지만 지능 검사라든가 반응 내용을 기억할 수 있는 문장완성검사, 그림검사, 로르샤하 검사 같은 투사법 검사는 노출 정도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interval(지능 검사의 경우 안전하게 하려면 3년 이상)을 두고 실시해야 합니다. 만약 이전 심리검사 경험이 다시 실시하는 검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되면 검사를 미루거나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검사 구성을 달리하는 등 대비책을 새로 마련해야 합니다.
그 다음 신경써야 하는 부분은 검사에 노출된 정도를 파악하는 겁니다. 이건 학습 효과와도 일정 부분 관련이 있는데 수검자가 이전 검사의 내용을 어느 정도 기억하는지, 예를 들어 문장완성검사의 개별 문항이나 로르샤하 카드를 기억하는 정도인지, 해석 상담 시 이전 평가자가 반응 내용을 보여주면서 해석을 진행했는지 등에 대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이전 검사가 이번에 실시하는 심리평가 결과에 미친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생각해 봐야 하는 건 가설입니다. 사실 상 심리평가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실시하는 것이므로 수검자가 이미 검사를 받은 적이 있다면 왜 심리평가를 또 받는지 알아야 합니다. 기존 평가 결과에 의한 심리치료/상담이 실패했기 때문인지, 그래서 변별 진단이 다시 필요한 지 등을 고려해 가설을 수정하거나 새로 가설을 세워야 하는지 결정해야 합니다. 가설이 바뀌면 선택해야 하는 심리검사 도구와 타이밍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에 검사의 사전 경험은 중요합니다.
심리치료나 상담을 하는 임상가라면 과거에 심리치료/상담을 받은 경험이 왜 중요한 지 잘 아실 겁니다. 심리평가도 다를 바 없습니다. 거의 비슷한 이유로 심리평가를 받은 경험을 확인해야 하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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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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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현대 의학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책들은 이미 세상에 꽤 많이 나와 있습니다.
월덴 3에서도 몇 차례 소개한 바가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별로였지만 오프라 윈프리 쇼에 나와 유명세를 탄 메멧 오즈 박사의
'내 몸 사용설명서(You Owner's Manual)'도 있고 '건강 카레 사건;;;;'으로 유명한 허현희씨의
'병원에 가지 말아야 할 81가지 이유'도 있죠. 물론 이 두 권의 책은 개인적으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왠만하면 읽지 마세요;;;;
하여간 이 책은 현직 정형외과 전문의가 쓴 책으로 저자인 김현정 선생은 외모만큼이나 화려한 이목으로 세간의 주목을 많이 받았던 분이죠. 세브란스가 배출한 최초의 여자 정형외과 전문의, 대한민국 1호 정형외과학 대학교수, 2005년에는 대학교수직을 박차고 인도의 고대의학인 아유르베다(아유르베다로 유명한 심신상관의학 전공 의사가 바로 디팩 초프라입니다. 관련 책으로는
'중독보다 강한'이 있습니다)를 공부한 바 있습니다.
제목만 봐도 어떻게 전개될 지 뻔히 보이는 이 책은 왜 현대 의학의 첨병인 의사들이 정작 자신의 몸을 치료하는데 있어서는 환자들과 다른 선택을 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하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오지만 저자는 인체의 자연 치유력을 강화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0차 의료해법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마음의 힘을 키우고, 몸을 많이 움직이며, 인공적인 시술을 가능한 한 받지 말고, 경증에 지혜롭게 대처하며 미니멀리즘 의료를 실천하고 보험을 남용하지 않으며 무엇보다 느리게 사는 삶의 방식을 실천함으로써 건강을 지키자는 것이죠.
크게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사실 새로운 내용은 별로 없었습니다. 제가 평소에 알고 있던 내용을 확인한 정도죠. 2012년에 화제가 된 책이라기에 읽어봤을 뿐인데 서점에서 봤더라면 구매까지는 안 했을 책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굉장히 박식하다는 것. 글솜씨도 훌륭하다는 건 확실히 느꼈습니다. 하지만 허술한 편집이 이 장점을 몽땅 날려버립니다. 이 책의 출판사인 느리게읽기 출판사가 저자의 의료 3부작인 닥터트릴로지만 출판한 것으로 보아 저자가 세운 1인 출판사가 아닐까 싶은데 편집 수준이 정말 형편없어요. 집에서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조판한 것이 아닌지 의심될 정도입니다. 조판도 허술하고 서체도 유치하며 하다못해 삽화마저도 실로 암담한 수준입니다. 그런데도 15,000 원의 정가를 책정한 것을 보면 상업적인 마인드가 전혀 없는 출판사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용에는 십분 동감하지만 저자의 닥터트릴로지 나머지 책은 안 읽어도 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 책을 제외한 나머지 두 권의 구매지수는 거의 제 책 수준입니다. ㅠ.ㅠ
닫기
* 왜 의사들은 자신의 환자들에게 권유하는 처방을 자신을 위해서는 선택하지 않을까?
- 의료가 양날의 칼과 같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이다.
- 근원적인 치료는 자신에게 나오는 것을 알고 있어서 일단 기다리기 때문이다.
- 정부, 학회, 병원에서 만든 지침에서 자유롭고자 하기 때문이다.
=> 그래서 보수적이고(conservative), 보존적이고(preservative), 최소한의(minimal) 의료를 신속하고 조용하게 선택한다.
* 마음의 평정심을 즐겁게 유지하려면,
- 주위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약간은 둔감해진다.
- 작은 것에 감사하고 기뻐하는 습관을 들인다.
- 기분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마음을 다스린다.
* 운동을 하는데 있어 가장 주축이 되는 것 두 가지를 들자면,
- 심폐지구력 : 걷기
- 근력 : 웨이트
+ 유연성 : 요가
* 인공 삽입물에 대해서는 최대한 보수적인 태도를 지니는 것이 바람직하다
* 경증에 대처하는 일반 원칙
- 아프면 일단 쉰다
- 경증은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경종이다. 반성할 점이 없는지 짚어보자
- 어떤 증세가 반복되거나 지속될 때, 혹은 분명한 외상으로 인해 기능 제한이 나타날 때는 병원에 가 보는게 좋다
- 검사나 수술은 신중하게 결정한다
- 평소 건강한 생활습관에 힘쓴다
* 역설적이게도, 두 배 느리게 사는 방식을 택한다면, 실은 두 배 더 부지런해져야 한다. 느리게 산다는 것은 부지런히 몸을 움직인다는 것이다.
* 우리가 원하는 것은, 생존이 아니라 삶이다. 여유가 필요하다. 여유는 저절로 주어지는 자투리 시간이 아니라, 내가 적극적으로 만들어야 생기는 것이다. 시간이 날 때까지 기다려서는 진정 원하는 것을 영영 못한다. 다른 것 접고 일부러 시간을 만들어야 그것을 할 수 있다.
* 건강의 기초를 떠받치고 있는 기둥 중 네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
- 마음 : 마음을 담대하고 쾌활하게 다스린다
- 식이와 섭생 : 음식을 깨끗하게, 적당량, 골고루, 즐겁고 감사한 마음으로 섭취한다
- 운동 : 자신을 서서히 좀먹어가는 편리함으로부터 의도적으로 벗어나 몸을 움직인다
- 환경 : 공기와 토양과 물을 깨끗하게 보존한다.
* 0차 의료 해법은 사람을 되찾자는 뜻을 담고 있다. 자본 너머에 간직된 인적 요소, 그 중에서도 환자들 자신의 힘과 역할을 찾고 키우자는 것이다.
제가 일독을 권하는 책으로는
'내 몸 내가 고치는 기적의 밥상',
'약이 사람을 죽인다',
'대한민국 병원 사용설명서' 정도가 있습니다. 이 세 권의 책은 한번쯤은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국민도서관을 통해 대여해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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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26일 한국외국어대학교 학생상담센터에서 4시간에 걸쳐 강의한 PPT 자료입니다.
작년 11월에 남양주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이틀에 걸쳐 K-WISC-IV 워크샵을 진행한 적이 있는데 그 당시 1부 때 사용했던 강의안 템플릿을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에
그 때의 자료와 비교하면서 살펴보면 차이를 좀 더 쉽게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지능 이론 일반은 동일한데다 K-WAIS-IV는 K-WISC-IV와 쌍둥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유사한 점이 많아서 차이가 나는 부분만 살펴보셔도 충분합니다.
이번에 강의하면서 보니 4시간 분량으로 사용하니 딱 맞더라고요.
목차
* 지능의 이해
* K-WAIS-IV의 이해
* K-WAIS-IV의 소검사
* K-WAIS-IV의 실시 및 채점
강의안에서 다루고 있는 세부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지능의 선구자들
* 지능이란
* 지능의 변화
* 지능 검사의 역사
* Wechsler 지능 검사의 특징
* 지능 지수의 이해
* CHC(Cattell-Horn-Carroll) 이론
* CHC 3층 이론
* 지능 검사의 실시 목적
* 웩슬러 성인지능검사의 개발 역사
* K-WAIS-IV의 개요
* K-WAIS-IV의 개정 목표
* K-WAIS-IV의 소검사 구성
* K-WAIS-IV의 소검사 실시
* K-WAIS-IV 소검사 대체 규칙
* K-WAIS-IV의 합산 점수
* K-WAIS-IV의 소검사
* K-WAIS-IV의 일반능력 지수(GAI)
* K-WAIS-IV의 과정 점수
* 포함된 검사 도구들
* 검사를 위한 기본 지침
* 검사 라포의 형성과 유지
* 소검사의 표준 실시 순서
* 시작점, 역순 및 중지 규칙
* 소검사의 시간 측정
* 시범문항, 연습문항 및 교육문항
* 추가 질문
* 촉구
* 문항 반복
* 기록용지 표기를 위한 권장 약어 목록
* 예시 반응의 사용
* 추가 질문된 반응의 채점
* 복수 반응에 대한 채점
* 수검자의 생활연령 계산
* 합산점수 합계의 비례점수
* 합산점수의 무효화K-WISC-IV와 비교하면서 공부하실 수 있도록 '실시 및 채점 요강'과 '기술 및 해석 요강'을 중심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핵심 요약본으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메뉴얼을 일독하신 후에 총정리용으로 보시면 좋습니다.
K-WAIS-IV의 해석 강의안은 제작하는대로 다시 올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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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심리학자의 경우 수련 과정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훈련하는 것이 심리평가이고 실제 임상 장면에서 가장 많이 하는 일도 심리평가지만 정작 심리평가와 관련된 전문성을 배양하는 것에 관심을 두는 임상가들이 그리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수련 과정에서 정말 지긋지긋할 정도로 많은 심리평가를 실시하느라 완전히 물려서 그렇기도 하고 또 다른 이유로는 낮은 수가(수검자가 내는 비용이 적다는 의미가 아니라 심리평가를 실시하기 위해 투입되는 자원 대비 수가가 낮다는 이야기) 때문이기도 한데 그러고보면 심리평가는 그야말로 월급값을 하는 도구로 전락해버린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대형 병원을 중심으로 종합심리평가를 구조화된 면담+질문지 묶음으로 대체하려는 시도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 저간의 사정을 이해는 하지만 저는 여러가지 이유로 이에 반대합니다.
평가자가 아무리 숙련되어 있다고 해도 수검자의 반응 속도와 어떻게 줄이든 검사에 걸리는 최소 시간을 고려하면 종합심리평가 한 케이스를 실시하는데 두 시간에서 세 시간은 걸리는 것이 기본입니다. 게다가 평가자도 사람인만큼 기계처럼 일을 할 수가 없으니 하루에 소화할 수 있는 종합심리평가의 수는 3건을 넘기 어렵습니다(간혹 이 이상의 검사를 소화하는 수련 기관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저는 노동 착취에 준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구조화된 면담+질문지 묶음으로 대체하면 구조화된 면담을 아무리 꼼꼼히 한다고 해도 최소한 두 배 이상의 수검자를 평가할 수 있을 겁니다. 수가를 낮춘다고 해도 병원 입장에서는 후자가 훨씬 이득이죠. 그래서 병원 측에서는 이런 변화를 대놓고는 아니어도 지지할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병원에 이득이 되는게 수검자에게도 이득일까요?
또한 아직까지 자기보고형 척도들은 연구용으로 개발된 것들이 많기 때문에 상용화되지 않았고 그래서 보험 수가 청구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병원에서 요구하는 어느 정도 수준의 종합심리평가 가격대를 맞추기 위해 얼마든지 악용될 수 있다는 이야기지요. 왜냐하면 가격을 매기기 나름이니까요. 즉 공짜로 얻을 수 있는 질문지를 끼워넣어서 마음대로 책정한 가격을 수검자에게 청구하겠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과연 구조화된 면담+질문지 묶음이 종합심리평가를 실질적으로 대체할 수 있을까요? 질문지 묶음으로 대체하자는 쪽의 논리는 어차피 심리학자가 대학원 과정에 이르기까지 배웠던 연구 중심의 결과물이 척도들인데 현장으로 나오면서 종합심리평가만 사용하고 질문지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러니 연구가 잘 되어 있는 척도들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활용하자는거지요. 얼핏 보면 옳은 말 같지만 상당히 많은 척도들은 임상 장면에서 개발된 것들이 아닙니다. 학교 장면에서 개발된 척도들이 많아서 임상 장면에 적용해도 좋은지에 대해 의구심이 드는 척도들도 많습니다.
무엇보다 자기보고형척도들은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고 그것을 치료진과 평가자에게 솔직하게 오픈할 자세가 되어 있는 수검자에게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심리평가를 받으러 오는 수검자의 상당수는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며 그렇기 때문에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무엇을 말하고 싶지 않은지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기보고 신뢰도가 많이 떨어집니다. 그러니 자기보고형 척도 묶음으로 측정된 것이 수검자의 문제를 정확하게 반영하는지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자신하지 못합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숙련하는데 훨씬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굳이 종합심리평가를 익히는 건 시간 대비 효율성이 떨어지더라도 수검자를 평가하는데 꼭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종합심리평가가 무조건 최고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일례로 종합심리평가는 기질과 성격적인 부분을 평가하는데 약하기 때문에 TCI같은 도구를 추가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개인적으로는 이미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그 대안이 좀 더 철저히 종합심리평가 도구를 공부하고 관련 지식을 쌓고 그 틀 안에서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지 종합심리평가를 버리고 구조화된 면담과 질문지형 도구로 가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종합병원급의 대형 병원에 환자가 너무 몰려서 검사가 밀리니 수급 조절을 위해서, 임상심리학자의 업무 로딩을 줄이기 위해서, 병원의 현실적인 요구를 감당하기 위해서 등등 이유를 대자면 끝도 없겠지만 정작 심리평가를 실시하는 근본적인 목적인 정확한 진단과 사례 개념화가 어떤 영향을 받는지에 대해서도 충분한 고민을 하고 있는지 우려스럽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치열한 고민없이 수검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대충 둘러대지 마세요.
종합병원급의 대형 병원에서 종합심리평가 도구의 유용성과 한계, 각 장애군에 대한 검사 profile DB 만들기, 심리검사 도구에 대한 최신 지견 등에 대해 얼마나 공부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제가 수련받던 2000년 대 초기 이후로 그런 워크샵이나 발표회를 본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솔직히 현장에 종합심리평가를 도입한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정작 종합심리평가보고서 작성법에 대한 책은 달랑 한 권 밖에 없지 않습니까? 이게 현재 임상현장의 현실이고 민낯입니다. 달을 손바닥으로 가린다고 달이 가려진답니까?
이익을 위해 무리한 검사 요구를 하는 병원에 맞서 싸우기 어려우니 좀 더 손쉬운 부담 전가의 대상으로 수검자를 희생양으로 선택한거라면 심리평가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자랑할 일이 아니라 도리어 부끄러워 해야 할 일입니다.
덧. 종합심리평가로 진단하거나 case formulation하기 어려운 장애가 분명히 있으니 그에 특화된 질문지를 활용해야 하지 않겠냐고 반박하는 분들이 계실텐데 정말 그런 장애가 얼마나 되는지 꼼꼼히 따져는 보고 이야기한 겁니까? 본인이 모르겠으니 그냥 손쉬운 대안에 주저앉은 건 아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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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평가를 할 때 검사 전에 수검자가 호소하는 증상을 일별하다 보면 DSM의 여러 진단이 떠오르기는 하지만 딱히 어느 것 하나로 수렴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저런 진단들을 떠올려서 비교하고 몇 개의 진단 가설로 정리한 뒤 심리평가를 통해 변별 진단을 하려고 시도하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제 경험 상 위와 같은 경우는 심리검사 sign들도 기대만큼 전형적인 profile을 만들지 않기 때문에 심리평가를 마치고 나서도 어떤 진단을 내려야 할 지 분명한 그림이 떠오르지 않아 심리평가보고서를 작성하는 단계까지 평가자를 곤혹스럽게 만들게 됩니다.
이런 문제가 생기는 이유는 평가자가 오로지 진단을 내려야 한다는 생각에만 집착하기 때문입니다.
수검자가
이런 저런 증상을 호소하는데 함께 묶이지도 않고 어떤 진단을 내려야 할 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면 변별 진단을 해야 하는 사례가 아니라 두서없이 보고되는 증상의 핵심을 찾아야 하는 문제일 가능성을 떠올려 봐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오진을 할 가능성도 있고 이에 따라 치료 방향 설정도 잘못될 위험성이 있는데다 무엇보다 증상이 계속 변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무기력감, 시시때때로 엄습하는 걱정, 만성적인 짜증, 통제되지 않는 눈물, 수면 장해 및 피로감과 같은 증상들을 호소하는 수검자가 있다고 해보죠.
얼핏 스쳐 지나가는 생각으로도 우울 장애, 홧병, 불안 장애 등등의 진단들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증상들이 어느 하나의 진단으로 딱 묶여지지 않죠.
심리평가를 해도 구조화된 검사에서는 대부분의 임상 척도가 상승되어 있고 투사법 검사에서도 고통감이 두드러지는데 전형적인 양상이 아니라서 수검자가 힘들어 하는 건 분명한데 특정 진단을 내리기에는 결과 양상이 애매한 겁니다.
진단에만 집중해서 수검자를 case formulation하게 되면 이런 사례의 경우 증상이 계속 바뀌게 됩니다. 우울 장애처럼 보였던 증상은 어느새 사라지고 신체화 장애처럼 보이는 증상이 새로 등장하는 것이죠.
이럴 때는 진단을 내려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서 벗어나서 이런 증상들을 만들어 내는 기저의 핵심 문제가 무엇일까에 초점을 맞추고 살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이런 증상이 수검자에게 어떤 이차적 이득(secondary gain)을 가져다 주는 지를 포함해서요.
문제의 뿌리를 찾으려고 노력해야지 이파리나 꽃만 보면 오히려 핵심을 놓치게 되는 경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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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해도 괜찮아(2010)'의 김두식 교수가 쓴 '불멸의 신성가족 : 대한민국 사법 패밀리가 사는 법, 2009)'을 북 크로싱합니다.
저처럼 '그래도 판사는 검사보다는 건전한 법 상식에 의해 판결을 내리겠지'하고 착각하고 계신 분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참고하세요.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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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이 열린 16일 동안 국민들의 눈은 온통 TV 브라운관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리고 장한 우리 선수들의 감동스런 역주에 일희일비하고 있었죠. 그런데....
그동안 우리나라에는 올림픽에서 일어난 일보다 더 많은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아래의 글은 그걸 정리한 겁니다. 출처는
GizmoBlog입니다.
보통은 글을 몽땅 긁어오는 짓은 잘 안 하는데 링크만 걸어놓으면 귀찮다고 건너뛰는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실례를 무릅쓰고 퍼 왔습니다.
즐감(-_-;;;)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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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BBK 사건 수사에 참여했던 장영섭 검사가 민정수석실의 청와대 행정관으로 임명됐다. BBK 의혹에 대해서 아무런 것도 밝혀내지 못한 수사능력을 높이 평가받았던 것 같다.
2. 감사원은 KBS 특별감사를 통해 누적적자와 방만경영,인사전횡, 법인세환급소송취하에 따른 회사손실을 초래한 정연주 사장을 해임요구했고 MB는 해임시켰다. 감사원은 비슷한 나라손실을 초래한 MB도 감사해주길 바란다. 어쨌든 청와대와 방통위는 KBS사장 선임에 개입하여 다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뭐 비판하는 언론이 별로 없으니 이슈도 되지 못한다. 다음(Daum)은 그 와중에 특별 세무조사를 통해 40억의 세금을 추징 당했다. 한달 동안의 페이지뷰 상승에 대한 댓가치고는 가혹하다.
3. 교육과학기술부가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에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홍보하고 그 실적을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설마 미국교육과학기술부겠지?
4. 정부는 올해를 ‘건국 60년’으로 규정하고, 8월 15일 행사를 치뤘다. "건국"은 나라를 세웠다라는 뜻으로 알고 있는데 내가 한자를 잘못 알고 있으면 좋겠다.
5. 광복절 기념으로 정몽구·최태원·김승연 회장등 거의 모든 기업인들이 사면됐다. 보답으로 현대자동차는 8월 1일 현대자동차의 모든 차값을 일제히 인상했고, SK텔레콤은 휴대폰 보조금을 과감히 없애 주었다. 김승연 회장은 권투를 배워 다음번 올림픽에 나갈 것으로 보인다. 누누히 말하지만 한국은 세상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나라이다. 물론 대기업만..
6.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김병건 전 동아일보 부사장, 조희준 전 국민일보 사장, 송필호 중앙일보 사장이 역시 사면조치됐다. 모두 탈세혐의였는데, 탈세를 했던 사람들을 사면해주면 경제가 살아나는지 궁금하다.
7. 국방부 납품 청탁의혹으로 유한열 한나라 상임고문이 긴급체포 됐다. 같은 혐의로 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위원도 조사중이다. 또한 민주당 김재윤 의원도 외국 영리병원 인허가 로비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너무 걱정마. 내년 광복절에는 모두 사면될거야.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씨의 사촌언니 김옥희씨는 2억원을 받은 혐의가 추가로 드러났다. 혐의가 계속 추가로 드러나는데도 수사는 종결됐다. 언론도 모두 침묵하고 있다.
8. 국제중 설립이 인가절차를 받고 있다. 국제중은 서울지역 학생 160여명으로 최소수 정예로 제한된다. 서울시민들이 뽑은 공정택은 충실히 자신의 공약을 실천하고 있다. 참고로 국제중으로 변할 "영훈중"은 이건희씨의 손자가 다니고 있는 "영훈초등학교"와 같은 법인이다. 뭐 그렇다는 얘기다.
9. 오리온은 ‘허쉬 초콜릿’의 유통기한을 변조했다가 적발됐다. 그리고 ‘뼈있는 미 쇠고기’가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가 시작됐다. 미국것은 좀 지나고 의심이 가도 괜찮다.
10. 경찰이 사복체포조를 투입하여 광복절 촛불집회에 참가한 157명을 연행했다. 사복체포조라면 5공때 듣던 단어인데 오랫만에 듣는 것 같다.
11. 정부가 재건축 완화와 공급확대를 골자로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미분양이 넘치는데 공급확대를 꺼내든 정부의 창의성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어쨌든 이명박 지지율은 급상승하여 30%대를 돌파했다.
12. 환율이 한달전 수준인 1060원대로 돌아왔다. 강만수씨는 환율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한달동안 200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이제 아무도 비판조차 하지 않는다. 20조를 공중에 날려버렸는데도.
13. 은평구 나이트클럽에서 화재가 일어나 세 소방관이 순직 했다. 소방관이 불을 끄기 위해 출동할때 받는 수당은 3600원 정도이다. 3천 600만원이 아니다.
14. 한국기자협회가 기자 303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MB가 국정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2.7% 였다. (잘못하고 있다는 74.3%) 특히 조선·중앙·동아일보 기자 23명은 단 한 명도 MB를 지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도대체 조중동의 기사는 누가 쓰는거란 말이냐?
15. 코스닥 3년만에 500 포인트가 무너지고 코스피는 1년 4개월여 만에 1500선 밑으로 주저앉았다. 설마 아직도 주식하는 사람이 있을까?
16. 여수시장이 “엑스포는 하느님 선물”이라고 기고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괜찮아. 여수를 봉헌한 것도 아닌데 뭐.
17. 법원이 ‘광고중단운동’을 펼친 네티즌 2명에게 영장을 발부했다. 판사님께서 조중동 구독선물로 자전거라도 받으셨나보다. 한편 촛불시위대에 차량을 돌진하여 여러 명에게 부상을 입히고 뺑소니 친 음주운전자는 불구속 수사중이다. 판사님 판단은 스트레스가 쌓이면 술한잔 하고 촛불시위대에 돌진해도 좋다는 얘기다.
18. 조계종이 거듭된 종교차별에 대해 감사를 청구했다. 머리가 나쁘시군요. 위의 16일간의 기록을 보시면 전혀~ 효과가 없다는 게 확실히 느껴지실 텐데요.
19. 동방신기 팬들이 촛불집회를 여는 시민들에게 음식과 물등을 지급하기 위해 332만원을 모금해서 지원했다. 진정한 문화대통령으로 동방신기를 추천하고 싶다. (농담 아니다.)
20. 서울시 중구 의회에서는 9명의 의원 가운데 6명의 의원이 동료 의원의 제공에 따라 성매매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어청수 경찰청장의 동생 역시 성매매를 하는 업체와 연루된 것으로 수사가 진행중이다. 뭐 성매매쯤이야. 성폭행도 별일 아닌 나라인데.
21. 청와대 새 참모진 평균재산 18억3천만원. 기존 30억이 넘는 재산을 가졌던 부자내각을 의식한 결과란다.참 가난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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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것 같아서 제가 올림픽이 더 싫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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