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즈막히 일어나(8시 30분 경) 아침을 먹으러 갔습니다.
밤 사이 비가 왔는지 땅이 젖어 있었습니다. 구름도 낮게 드리운데다 바람까지 부는게 살짝 쌀쌀하게 느껴지는 날씨네요.
Kiridara Hotel은 루앙 프라방 중심지에서 좀 비껴난 곳에 위치해서 그런지 눈에 걸리는 높은 건물이 거의 없습니다.
사진에는 안 보이지만 반바지를 입고 나갔더니 너무 쌀쌀해서 직원에게 이야기를 해서 전열기를 켰습니다. 금방 내오는 걸 보니까 요청하는 투숙객이 꽤 있었나 봅니다.
아침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은 야외 풀장 옆에 마련되어 있고 뷔페식입니다.
첫 번째 코너는 각종 과일과 햄, 와플, 팬케이크, 쨈과 시럽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저희가 먹을 건 과일 밖에 없습니다만. ㅠ.ㅠ
두 번째 코너에는 크로와상, 토스트, 바게뜨, 머핀 등 각종 빵 종류가 준비되어 있고요.
세 번째 코너는 샐러드 코너입니다. 요거트가 별도로 준비되어 있네요.
네 번째 코너는 시리얼 코너입니다. 각종 곡물 시리얼과 우유 등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물론 못 먹습니다만... ㅠ.ㅠ
마지막으로 과일 주스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커피를 주문하면 따로 가져다 줍니다.
부페 메뉴가 이렇게 풍성한데도 메뉴판을 가져다 주면서 음식을 주문하라고 합니다. 역시 숙박료가 비싼 곳은 비싼 이유가 있죠;;;;
볶음밥과 볶음국수를 주문하면서 고기 등등을 빼 달라고 신신당부했는데도 달걀을 섞은데다 계란 프라이까지 떡 하니 얹어서 가져왔습니다;;; 라오스에서 달걀은 동물성이 아닙니다. 그러니 비건이니 채식을 하니 암만 이야기해 봤자 안 통하고 계란도 빼달라고 정확하게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저희는 빨랑 먹고 들어왔습니다만 방에서 보니 조리장과 외국인으로 보이는 호텔 사장(지배인일수도 있지만 옆자리에 걸터앉아서 편하게 이야기하는 모양새를 보니 호텔 주인 같음)이 돌아다니면서 식사 중인 투숙객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하더군요.
제가 지금까지 묵었던 호텔에서는 방해받고 싶지 않으면 'Do Not Disturb'라는 팻말을 문고리에 걸어두는 방식이었는데 Kiridara Hotel에서는 이를 아주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합니다. 문 앞에 있는 작은 나무문을 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직관적인 아이콘으로 표시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어제는 짐만 풀고 정신없이 나가느라 자세히 보여드리지 못했지만 침대에 드리워진 발의 무게추는 모두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귀고리입니다. 그것도 보시는 것처럼 모두 다른 모양이죠. 센스있는 장식입니다.
씻고 준비하고 10시 30분 쯤 호텔을 나섰습니다.
reception이 있는 로비입니다. PC를 사용할 수도 있고 라오스에 대한 다양한 서적, 관광 안내 가이드 등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꽤나 신경 쓴 모습이네요.
로비는 단촐합니다. Kiridara Hotel은 큰 규모의 호텔이 아니기 때문에 손님들로 북적이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로비가 클 필요가 없지요.
그래도 12월이라고 크리스마스 트리는 아주 제대로 만들어 놨습니다.
입구에도 메리 크리스마스~
morning market에 가고 싶다고 하니 호텔에서 밴으로 데려다 줬습니다. 젊은 일본인 여자 두 명과 함께 탔는데 긴장을 한 건지 원래 새침떼기 스타일인지 서로에게도 말을 안 하더군요.
morning market을 특별히 챙겨서 볼 것은 아니었는데 오늘 일정인 walking tour의 첫 출발지가 morning market이더군요. 그래서 가는 길에 거기도 들르기로 한 거죠.
근데 일찍 열고 일찍 닫는 라오스 사람들의 생활 습관을 그 새 까먹었나 봅니다. 조금 늦게 나갔더니 이미 파장 분위기입니다;;;
채소 좌판의 모습을 몇 장 연달아 보여드렸는데 특이한 색깔의 채소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뭔가 익숙하지 않습니까?
계속 들었던 느낌이었는데 우리나라 시장 좌판의 모습과 상당히 유사하더군요. 김장을 담궈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이걸 보시면 더욱 분명해 보일겁니다.
건새우, 건오징어 등 건어물도 우리나라 시장의 모습과 아주 흡사합니다.
한 켠에는 말린 식재료들도 있고요.
네팔에서 많이 봤던 '푸자'에 쓰이는 꽃과 음식을 싸는데 사용되는 바나나 잎도 팝니다.
과일인 것 같은데 뭐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아시는 분은 제보 좀(굽신굽신~)... '용과'라고 합니다(채송화님 제보).
이것도 통 기억이(굽신굽신~ 포스팅을 날로 먹으려 하는;;;) '망고스틴'이라고 합니다(채송화님 제보).
헐~ 이것은 고춧가루 아닙니까. 한쪽에는 말린 건고추도 보이네요. 우리와 비슷한 양념이 꽤 많습니다.
한 켠에는 달걀을 쌓아두고 팝니다. 그런데 아랫쪽 달걀을 보시면 일반 달걀이 아닙니다. 거의 다 자란 달걀이죠. 웬만한 비위로는 먹기 어렵겠네요. 저야 비건이니 먹을 일 자체가 없겠습니다만...
시장 한 켠에는 푸줏간도 있습니다. 고기를 썰어서 비닐봉투에 담아 줍니다;;;
생선 젓갈입니다. 라오스 음식 뿐 아니라 동남아 음식에 많이 들어가죠. 캄보디아에서도 본 적 있습니다.
여기도...
포스팅하면서 보니까 파장 분위기의 시장에서 둘이 꼼꼼히도 찍었네요. ㅡㅡ;;;
보려고 본 건 아닌데 냥이 두 마리가 시장 한 켠에서 사랑을 나누는 장면도 찍을 수 있었습니다.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닌데 터프하네요.
시장 한 켠에서는 칼도 팝니다. 처음에는 마테체를 파는 줄 알고 봤는데 그건 아니고 코코넛이나 파인애플을 다듬는 용도로 사용하는 칼 같더군요.
그래도 시장이니 유명한 라오 커피(유기농)를 좀 사가려고 가격을 물어봤는데 200g에 40,000낍 정도 합니다. 결코 싸지 않습니다. 게다가 너무 강배전으로 볶았더군요. 나중에 원두를 좀 사오기는 했지만 생협을 이용하는 분들은 요새 라오스 커피를 공정무역으로 수입하니 그걸 사서 드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morning market을 둘러보고 길을 따라 올라가는 초입에 있는 모녀(?)가 하는 좌판에서 파인애플을 1팩 샀습니다. 10,000낍인데 walking tour할 때 목마르면 입가심으로 최고인 간식니다. 물 많고 달고 시원하고.
이제 다음 목적지인 TAEC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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