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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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 프로도의 아저씨 빌보 배긴스가 한 여행 3부작 중 첫번째 이야기입니다. 북쪽에서 날아온 탐욕스러운 용 '스마우그'에게 빼앗긴 왕국을 되찾기 위한 드와프족(난장이족은 영 느낌이 살지 않아서리...) 결사대에 합류한 빌보 배긴스의 모험을 그리고 있습니다. 골룸과의 악연이 어떻게 시작된 것인지도 다루고 있고요.
1초당 48프레임을 자랑하는 하이 프레임 레이트(HFR)로 촬영된데다 5억불이라는 전대미문의 제작비를 쏟아부어서인지 영상미만큼은 압도적입니다. 문제는 고블린족과의 전투씬을 제외하고는 줄거리가 반지 원정대의 그것과 상당히 비슷하다는 느낌을 자주 받게 되어 자칫하면 긴 러닝 타임이 지루함을 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는 겁니다(저는 지루하지 않았습니다만). 영화 평에 "그냥 처음부터 독수리를 타고 가지 대체 왜?"라는 류의 댓글들이 많은 것도 줄거리가 전작에 비해 획기적인 스토리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합니다.
원정대 구성 -> 원정 자체를 반대하는 중간계 -> 어쨌거나 돌파 -> 원정을 방해하는 어둠의 세력 -> 위험할 때마다 나타나는 구원의 손길들.
뭐 이런 전개가 좀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죠.
오크, 트롤, 고블린(오우거만 나왔다면 판타지 소설에서 몹씬으로 자주 등장하는 캐릭터는 모두 나오는 건데.. 아쉽)이 빠짐없이 등장(그것도 적지 않은 시간동안)해서 판타지 장르를 좋아하는 관객들의 취향은 어느 정도 만족시켰을 것 같으나 톨킨의 소설을 읽지 않은 관객들을 배려해 초반부에 지나치게 많은 설명이 집중되는 통에 초반부에서 이미 지루함을 느낀 관객들이 후반부의 애매한 액션씬만으로 만족할 수 있을지 좀 의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전투씬은 대부분 전작인 반지의 제왕에 비해 별로였습니다. 오히려 스톤 자이언트의 격돌에서 보여준 영상미가 더 멋지더군요.
개인적으로 전작만큼 흥행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레미제라블과 반창꼬의 세몰이도 만만치 않고요.
2013년 12월에 개봉하는 두 번째 작품에서 '스마우그'를 어떻게 묘사할 지가 가장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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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씨네21
스파이더맨 3는 오늘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개봉을 했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의 씨너스에서 0시 30분에 심야상영하는 국내 최초 상영 이벤트를 열어서 시사회를 제외하고는 제일 먼저(?) 스파이더맨 3를 보고 왔죠. 이벤트 선물로 음료수도 주더군요. 오늘이 노동절이라서 그런건지, 제가 사는 동네가 워낙 인구가 많은 지역이라서 그런건지 빈 좌석이 없이 꽉꽉 들어찼습니다. 저는 원래 평소에는 저희 동네 씨너스를 잘 이용하지 않습니다. 걸어서 갈 수 있다는 장점만 있을 뿐, 엘리베이터의 수도 적고 통로도 비좁고 불편하거든요. 차라리 용산 CGV나 코엑스의 메가박스를 이용하는 편입니다. 어쨌거나...
일단 139분이라는 상영 시간을 고려하더라도 지루하지는 않습니다. 할리우드 역사 상 최고 제작비인 3억불(2,800억원)을 쏟아부은만큼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화려한 영상이 처음부터 끝까지 화면에 작렬하니까요.
하지만 그 뿐입니다.
줄거리는 오히려 만화보다도 조악하고 개연성이 부족합니다. 편집의 실수인지, 줄거리의 비약인지 중간에 후딱 후딱 넘어가는 것이 어설픈 제 눈에도 보일 정도니까요. 긴 러닝타임이라고 하더라도 뉴 고블린, 샌드맨에 베놈까지 많은 악당이 등장하다 보니, 이것도 보여주고 저것도 보여주느라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대충 하고, 갈등도 대충 해결하면서 스피디하게 정신없이 고고싱~ 합니다. 문제는 그렇다고 해도 많은 악당이 등장하다 보니 액션을 충분히 즐길 시간도 부족하다는 거.... 대체 베놈이 스파이더맨 사상 최강의 악당이라고 하던데, 뭐가 최강인지 모르겠어요. 별로 강한 것을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아주 단순하면서도 치명적인 약점이 있어서 간단하게 제압됩니다.
어설픔의 백미는 해리의 늙은 집사인데, 이 사람 아주 끝부분에서 제대로 깹니다. 대체 진실을 알고 있었으면서 왜 지금까지 이야기하지 않고 있었냐고요~~~. 해리가 새경 떼 먹었냐? -_-;;;
그냥 뭐 만화를 원작으로 했기 때문이라고 위안을 삼자니, 이제는 배우들의 연기가 눈에 걸리는군요. 토비 맥과이어(제가 원래 이 배우를 아주 싫어라하기는 합니다)는 2탄에서 보여준 짜증난 캐릭터를 여전히 유지합니다. 상황에 적절한 표정짓는 연기 연습을 더 해야할 것 같은데 중간에 심비오트(Symbiote)에 감염된 이후 보여주는 오버 연기는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화면이 빨리 넘어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커스틴 던스트(이 배우도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배우입니다만)는 토비 맥과이어에 비해서는 그래도 훨씬 나은 연기를 보여줍니다. 2편까지는 꽥꽥 소리만 질렀는데 3편에서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회의, 외로움, 감정의 흔들림을 할리우드의 웬만한 배우 수준 정도로는 보여줍니다.
참고로 이 영화에서 관객이 유일하게 웃는 장면은 '부글' 편집장이 화를 낼 때마다 비서가 부저로 경고하면서 약을 먹이는 장면인데, 극의 흐름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장면입니다. -_-;;;
기대가 커서 그런지 그만큼 실망도 큰 영화입니다.
CG기술과 엄청난 물량의 자금이 만나면 어떤 영상을 보여줄 수 있을 지 궁금한 분들에게 추천합니다만... 한 번 이상 볼 가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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