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 :
YES24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그리스, 라틴 문헌의 원전 번역 대가인 천병희 단국대 명예교수가 번역해 내놓은 책입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로마 제국의 16대 황제이자 5현제의 마지막 황제였죠. 로마 사상 최초의 공동 황제이기도 했습니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거대 제국을 건설하면서 도시 국가라는 활동 공간을 빼앗기게 된 당시에 개인들이 의지할 수 있는 철학적 적응으로 인간을 더 중시하거나 반대로 세계를 덜 중시하는 것을 택해야 했는데 첫 번째 방법을 택한 것이 스토아 학파였고 두 번째 방법을 택한 것이 에피쿠로스 학파였습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대표적인 스토아 학파였고요.
에피쿠로스 학파의 우주가 무정부적이라면 스토아 학파의 우주는 질서정연합니다. 자연은 이성에 의해 지배되며 이성은 신, 운명, 또는 섭리와 같은 것이죠. 따라서 어떤 일이든 그것은 신적인 이성, 사물의 본성에 맞게 일어납니다. 그러니 현인이 추구해야 할 일은 무슨 일이 일어나든 기꺼이 받아들이고 참고 견뎌야 하는 것이죠.
그래서인지 생명의 유한성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자신의 이성을 믿고 정진하라는 내용이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굳이 택하라면 스토아 학파보다는 에피쿠로스 학파 쪽에 더 가깝기 때문에 시종일관 계속되는 공동체에 대한 헌신 강조가 좀 거슬리더군요.
그래도 배울 점은 상당히 많습니다. 현대에 나온 자기 계발서에서 배울 만한 것들이나 진배없어요. 고전의 힘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느낌이....
최병희 교수가 심혈을 기울인 원전 번역서라서 어렵지 않고 매끄럽게 읽힙니다. 평소 고전을 부담스럽게 생각하셨던 분이라면 한번 도전해 보심이 어떨까요?
닫기
* 나라는 존재는 육신과 짧은 호흡과 지배적 이성에 불과하다.
* 우리는 서둘러야 한다. 사물들을 이해하고 파악하는 능력이 우리가 죽기도 전에 먼저 멈추기 때문이다.
* 너는 생각의 고리에서 목적이 없는 것과 무익한 것을, 특히 지나친 호기심과 악의를 피해야 한다. 그리고 누가 너에게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지?"하고 갑자기 물어도 "이것과 이것"이라고 지체 없이 대답할 수 있는 그런 일들만을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 그는 자기 자신들 마음에 들지 않는 자들의 칭찬에는 아무런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다.
* 사물들을, 너를 모욕한 자가 판단하는 대로, 또는 네가 판단해주기를 그가 바라는대로 이해하지 마라. 사물들을 사실 그대로 보라.
* 복수하는 최선의 방법은 네 적처럼 되지 않는 것이다.
* 인생에서 아직 육신이 굴복하지 않고 있는데 영혼이 먼저 굴복한다는 것은 치욕이다.
* 각자의 가치는 자신이 추구하는 것들의 가치와 일치한다
* 이제 더 이상 선한 사람은 어떠어떠해야 하는지 토론하지 말고, 그런 사람이 되라.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164
★★★☆☆
이미지 출처 :
YES24
소개하려고 하면 입만 아픈 베스트셀러 작가인 알랭 드 보통의 2011년 작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를 소개합니다.
아무런 배경 정보 없이 제목만 봤을 때(바로 제 경우), 두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종교의 핍박(?)이 괴로운 무신론자들을 위한 대처 방략을 소개하는 지침서이거나 무신론자에게 종교의 입장을 변명하는 책이거나.
알랭 드 보통 본인이 철저한 'natural born' 무신론자이니 후자는 아닐 것이고 아마도 전자가 아닐까 싶었는데 제가 헛짚었습니다. 그야말로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를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책의 말미에 가면 실제로 이를 꿈꾸었던 프랑스의 사회학자 오귀스트 콩트(1798-1857)를 소개하고 있네요;;;;;
알랭 드 보통이 이 책을 쓴 이유를 직접 들어보시죠.
'우리가 한편으로는 계속해서 철저한 무신론자로 남아 있으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종교가 유용하고, 흥미롭고, 위안이 된다는 사실을 때때로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이 책의 전제이다. 또한 종교의 관념과 실천 가운데 일부를 세속적인 영역으로 가져올 수 있는 가능성 역시 분명히 흥미롭다는 것이다'
즉, 무신론자의 입장에서 종교에 찬동하고 따를 수가 없다고 해도 종교를 무조건 배타하는 건 목욕물이 더럽다고 아기까지 버리는 꼴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무신론자로 남아 있으면서도 충분히 종교가 주는 유용하고, 흥미롭고 위안이 되는 부분들은 얼마든지 세속적인 영역으로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하는 거죠 실용적으로요. 그 구체적인 내용을 아래와 같은 목차에 배치해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1. 교리가 없는 지혜
2. 공동체
3. 친절
4. 교육
5. 자애
6. 비관주의 <- 요거 재미있습니다
7. 관점
8. 미술
9. 건축
10. 제도
알랭 드 보통이 이 책을 통해 무신론자들에게 말하고 싶었던 건 다음과 같습니다.
'이 책의 목적은 우리가 종교에서 부활시킬 수 있는 교훈들이 무엇인지를 살피는 것이었다. 공동체의 감각을 살리는 방법, 친절을 권장하는 방법, 광고의 상업적 가치에 대한 현재의 편견을 없애는 방법, 세속 성인을 선정하여 이용하는 방법, 대학의 전략과 문화 교육에 대한 우리의 접근 방식을 재고하는 방법, 호텔과 온천을 다시 설계하는 방법, 우리의 유치한 필요를 인지함으로써 생기는 이익에 대한 설명, 우리의 비생산적인 낙관주의 가운데 일부를 굴복시키는 방법, 숭고한 것과 초월적인 것을 통해서 자신의 관점을 확보하는 방법, 박물관을 재조직하는 방법, 건축을 이용해서 의미를 만드는 방법 등이 그런 교훈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영혼을 돌보는 데에 관심이 있는 개인들의 분산된 노력을 한 곳에 모아서, 제도의 보호 아래에서 체계화하는 방법이었다'
무신론자답지 않게(?) 전혀 시니컬하지 않으면서도 세속적인 세계로 가져올 수 있는 종교의 유익한 부분들을 설득력있는 글솜씨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는 꼭 유대교에 귀의하지 않더라도 탈무드의 지혜를 실천함으로써 충분히 도덕적이고 양심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말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문체가 시니컬하지는 않지만 곳곳에 배치한 사진과 삽화를 통해 알랭 드 보통 특유의 재치와 해학은 충분히 맛볼 수 있는 책입니다. 꼭 무신론자가 아니더라도 종교가 세상에 줄 수 있는 많은 혜택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067
민중의 집(peoplehouse.net)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마포에 있는 지역 주민 자치 공동체로 홍세화 선생이 공동 대표를 맡고 계시는 곳인데 아이들이 방과 후 무료 배움터로 이용할 수 있는 '토끼똥 공부방'도 운영하고 있죠.
제가 어렸을 때에도 갖고 놀았던 과학상자를 요새 아이들도 좋아하나 봅니다. 토끼똥 공부방에서도 아이들이 과학상자를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는데 어제 타임라인에 2학기에 신입생 친구들이 들어오면서 재료가 부족하니 집에서 활용하지 않는 과학상자가 있으면 기증해 달라는 트윗(@jinbohouse)이 올라왔습니다.
추석을 맞이하여 뭔가 마음 뿌듯한 일을 할 것이 없을까 찾던 중에 이거다 싶어 기증 의사를 밝혔고 어제 과학상자 시리즈 중 가장 큰 것을 구입해서 곧바로 보냈습니다.
곧 연휴가 시작되는터라 추석 전에 배송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오늘 받았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아이들에게 추석 선물이 될 수 있어 다행입니다.
아래는 구매 인증샷~
그리고 이건 토끼똥 공부방 담당자께서 올려주신
수령 인증글~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6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