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 :
YES24
에리히 프롬이라고 하면 얼마 전에 소개드린 '사랑의 기술(The Art of Loving, 1956)'이 가장 유명하고 유명세를 떨치게 된 첫 책인 '자유로부터의 도피(1941)'도 잘 알려져 있는데 비해 이 책은 상대적으로 명성이 덜 한 편입니다.
하지만 에리히 프롬 본인이 머리말에서 명시하고 있듯이 이 책은 '사랑의 기술'과 한 쌍을 이루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랑의 기술에서는 인간의 사랑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해 주로 다루고 있고 반대로 이 책에서는 인간의 파괴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해 다루고 있거든요. 그러한 능력의 대표적인 세 가지로 '죽음에 대한 사랑', '악성 나르시시즘', '공생적-근친상간적 고착'을 들고 있습니다. 에리히 프롬은 이들을 묶어서 '쇠퇴의 증세군'이라고 부르고 있고요. 죽음에 대한 사랑에 반대되는 것으로 삶에 대한 사랑, 악성 나르시시즘에 반대되는 것으로 사람에 대한 사랑, 공생적-근친상간적 고착에 반대되는 것으로는 독립성을 들고 이를 묶어서 '성장의 증세군'이라고 부르는데 이들은 모두 전작인 '사랑의 기술'에서 다룬 내용이지요.
에리히 프롬에 따르면 우리는 모두 이러한 '쇠퇴의 증세군'과 '성장의 증세군'을 모두 갖고 있고 결국 각자가 스스로 선택한 방향, 즉 삶의 방향이나 죽음의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시간 순서 상으로는 사랑의 기술이 먼저이고 이 책을 나중에 읽어야만 하겠지만 두 권 다 읽어본 제가 느끼기에는 어떤 책을 먼저 읽든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기왕 읽을거라면 두 권 모두 읽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삶의 방향과 죽음의 방향, 둘 다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지이고 결국은 둘 중 하나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면 어떤 길이 자신에게 맞는지 판단하기 위해 읽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닫기
*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형태의 가학증은 모두 하나의 본질적인 충동, 곧 다른 사람을 완전히 지배하고 그 사람을 우리의 의지의 무력한 대상으로 삼고, 그의 신이 되고 마음대로 그를 다루려는 충동으로 귀속된다. 다른 사람을 지배하는 힘에 있어서 다른 사람이 자기 자신을 지킬 방도도 없이 고통을 겪게 하는 것보다 더 큰 지배력은 없기 때문이다.
* 죽음에 대한 사랑의 반대는 삶에 대한 사랑이고, 자기 도취의 반대는 사랑이고, 근친상간적 공생의 반대는 독립성과 자유다. 이러한 세 가지 태도의 증세군을 나는 성장의 증세군이라고 부른다.
* 모든 새로운 종교의 사상 개념은 서로 다르더라도 사람에게는 기본적인 양자 택일이 있다는 사상만은 공통된 것이다. 사람은 두 가능성, 곧 퇴행의 가능성과 전진의 가능성을 선택할 수 있을 뿐이다. 사람은 원초적이고 병리적인 해결로 되돌아 가거나 또는 인간성을 향해 전진하고 인간성을 발달시키거나 할 수 있을 뿐이다.
* 대부분의 사람들이 삶에서 실패하는 까닭의 하나는 바로 그들이 아직도 이성에 따를 만큼 자유로운 순간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하는 점에, 그리고 결정을 하기에는 이미 늦은 때에야 비로소 선택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하는 점에 있다.
*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래 악하거나 또는 더 나은 삶을 살려는 의지가 없기 때문에 살아가는 기술에 있어서 실패하는 것이 아니라 각성을 하고 언제 갈림길에 서서 결정을 해야 하는가를 몰랐기 때문에 실패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들은 언제 삶이 그들에게 질문을 하며 아직도 그들이 양자택일적인 대답을 할 수 있는 것인지를 모르는 것이다. 따라서 잘못된 길을 걸을수록 그들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가 더욱 어렵게 되는데, 그것은 흔히 첫번째로 잘못 들어선 곳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또한 정력과 시간을 낭비해 왔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덧.
이 책은 국민도서관에서 대여해 읽은 책이므로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국민도서관을 이용해주세요~
덧2. 문예출판사에서 2002년에 동일역자의 개정판을 내놓았기 때문에 커버가 바뀌었습니다. 혹시 구매하실 분들은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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