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화요일에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에서 내놓은 사행산업건전발전종합계획안(이하 계획안)에 대한 공청회가 열렸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감위가 정말로 답답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우선 사행산업체가 계획안을 받아들일 수 있는 명분을 전혀 안 주었습니다. 지방 사업체는 모두 문을 닫고 직원들이 길거리에 나앉게 되는데도 구제책이나 대안이 전혀 없었고 줄어드는 지방 세수를 어떻게 메울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전혀 없었습니다. 모든 고통을 너희들이 뒤집어 쓰고 죽든지 말든지 알 바 아니고 그냥 추진할 수 밖에 없다는 식이었습니다.
일단 손쉬운 사행산업체부터 때려잡자는 논리만 붙잡고 접근하니 그런 무리한 계획안이 나올 수 밖에 없지만 정작 문제는 그 계획안을 떠받치는 연구들의 부실함이었습니다. 모든 연구 용역이 3개월 안팎의 시간만 주어지는 통에 날림이 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고, 사행산업체를 적으로 규정하고 계획안 시안을 마련하다보니 용역을 발주받은 연구팀이 사행산업체에서 운영하는 치료 센터와 접촉하는 것도 규제하게 되어 제대로 된 연구가 이루어 질리가 만무했습니다. 현재 도박 중독의 전문가가 모두 사행산업체에서 운영하는 치료 센터에 몰려있는데 그들의 도움을 빌리지 않고 무슨 연구가 제대로 되겠습니까? 어차피 엉망진창이 될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이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공청회를 열기 이전부터 사감위가 신뢰를 잃은 것으로 사감위가 어떤 말을 하든 아무도 믿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계획안을 떠받치는 연구 결과들 중 2006년 문화관광정책연구원의 실태조사 자료를 제외한 어떤 것도 공개를 하지 않고 있으며 자료 공개 요구도 거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니 내막을 아는 사람이라면 어느 누구도 사감위의 계획안을 지지할 수가 없는 것이죠.
사감위가 모든 연구 결과를 완전 투명하게 공개하고 검증하지 않는 이상 이미 어떠한 화해의 제스쳐를 보이더라도 아무도 눈 하나 깜짝 안 할 겁니다.
참 답답한 사감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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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 놓고 보니 제목이 무지하게 길군요. -_-;;;
작년에 '바다 이야기' 파문으로 통과가 불확실시되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이하 사감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올해 7월 27일자로 '사감위'가 국무총리실 산하의 상시 기구로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향후 모든 사행 산업의 관리 및 도박중독 치료, 예방, 교육 등을 사감위에서 담당하게 됩니다.
그래서 2월 22일에 문화관광부에서 마련한 시행령 관련 공청회에 다녀왔습니다.
서울 촌놈이라서 그런지 국립민속박물관이 용인에 있는 줄 알았고, 왜 경복궁에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으로 장소를 예약했는지도 몰랐는데 문화관광부 청사가 경복궁 맞은편에 있더군요. -_-;;;
국립민속박물관이 경복궁 안쪽 깊숙히 자리잡고 있어서 상당히 오래 걸었습니다. 공청회에 참석하기도 전에 체력을 소진시키네요. -_-+++
각 사행산업 종사자, 민간사회단체 관계자, 도박중독치료센터의 치료자 등이 자리를 꽉 채웠는데 여느 공청회와 달리 비교적 차분하고 안정된 분위기에서 끝까지 진행되었습니다. 달걀이 날아다니지도 않고, 상소리가 오가지도 않더군요. 다만 10분을 남겨두고 floor에 질의하라고 한 것은 너무한 처사였습니다. 공청회는 말 그대로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자리인데 10분만 듣고 끝내겠다? 결국 한 참석자의 제안으로 하고 싶은 말들을 다 하기는 했지만요.
정리를 좀 해보자면, 강원랜드, 스포츠 토토, 경륜 관계자들은 이런저런 통계 수치를 동원해가며 자신들은 사행산업이 아니라 관광, 레저 산업이라며 뻘소리를 했지만 이미 법이 통과되고 시행령을 논하는 자리에서 버스 지나가고 손드는 격이었습니다. 저런 naive한 논리를 들고 나오다니 좀 한심하더군요. 그런 점에서 조용히 자리를 지킨 마사회의 침착함이 돋보였습니다.
단도박 모임의 회장의 발언도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도박 피해자의 사례를 들먹이면서 감정에 호소하였지만 전혀 호소력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사행산업을 모두 문닫아야한다는 식의 극단적인 논리는 철저하게 외면당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학회를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임상심리학회 회장인 권석만 선생님의 조리있으면서도 설득력있는 발언은 확실히 발군이었습니다. 시행령을 마련한 주체의 노고도 적절히 치하하면서, 동시에 학회의 입장도 적절히 대변하고, 앞으로 적극 협조하겠다는 말씀으로 끝을 맺어, 점수를 많이 딴 것으로 보였습니다.
다른 학회의 움직임이 구체적으로 보이지 않는 지금으로서는 향후 사감위와 '국가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의 구성이 어떤 방향으로 갈 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첫 발은 순조롭게 뗀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할 일이 참 많습니다. 올 한해가 정말 바쁘게 지나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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