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교육을 하다보면 칭찬과 격려의 차이를 모르는 부모가 너무 많다는 것에 놀랄 때가 종종 있습니다.
처음부터 칭찬과 격려가 다르지는 않았겠지만 이제는 원래 의도와 상관없이 사용하는 사람과 받아들이는 사람 모두에게 달리 사용되는 경우가 많기에 정리를 해 봤습니다.
칭찬과 격려는 둘 다 정적 강화물로 사용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실생활에서 부모나 선생님 등 윗사람이 자녀나 학생에게 사용할 때 뚜렷한 지각 차이가 존재합니다.
격려가 주로 과정 중에 있는 행동이나 상태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아주 잘하고 있는데?")인데 비해 칭찬은 이미 어느 정도 결정된 결과물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이렇게까지 해 내다니 대단하구나~")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격려가 미래에 초점을 맞추는 것에 비해 칭찬은 과거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죠. 당연히 성장 가능성과 지속성의 측면에서 격려가 칭찬보다 더 나은 피드백입니다.
그러니 긍정적인 피드백을 하나 하더라도 칭찬보다는 격려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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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에 중독되면 결과 중심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그동안 가족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었든, 얼마나 많은 재정적인 피해를 입혔든 간에 한 번만 크게 따면 지금까지의 피해를 몽땅 보상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도박 중독 치료에서는 결과만 좋으면 다 좋다는 식의 생각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불법 하우스에서 불법 포커를 하는 도박자가 있다고 가정해보죠.
만약 가족이 "불법 도박을 하게 되면 범법자가 될 수 있는데 어쩌려고 그러느냐, 법에 걸리니까 하지 마라"고 말한다면 도박자는 이 말을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가족이 법에 걸리는 걸 염려하니까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겠군'이라고 생각합니다. 도박을 그만둔다는 생각따윈 하지도 않습니다. 왜냐하면 결과가 중요한 것이니 걸리지만 않으면 되는 것이죠.
그렇다면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할까요?
전에
'도박이 싫다고 이야기하라'라는 글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과정에 초점을 맞추어서 이야기해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말이죠.
"나는 당신이 양심에 거리끼는 행동을 하는게 싫어. 아이들에게 떳떳하지 못한 아빠가 되는 것도 싫고. 그래서 당신이 도박으로 얼마를 벌어오든 간에 땀 흘리지 않고 쉽게 돈 벌 수 있다는 그런 생각이 배어 있는 그 돈이 싫고 단 한 푼도 받지 않을거야. 그래도 당신이 끝까지 도박을 하겠다면 그 돈은 오로지 당신을 위해 쓰도록 해"
상담자 뿐 아니라 가족들도 과정이 나쁘면 결과가 어떠하든 간에 결국은 나쁜 것이라는 관점에서 도박 중독을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그런 관점을 가져야 도박자도 다른 시각으로 도박을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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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다음 영화
나이가 들면 다들 그렇게 되는 것인지 예전 같았으면 일부러 피했을 신파조(?)의 영화도 부쩍 챙겨 보게 되었습니다.
원래 스포츠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무엇보다도 역경을 딛고 승리하는 뻔한 스토리로 감동을 쥐어짜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거든요.
그래서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했다는 걸 알고 봤는데도 이 영화에 대해 별로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생각보다 아주 좋았습니다.
조안을 비롯한 5명 신인 배우들의 자연스럽고 천연덕스러운 연기는 더 할 나위없이 훌륭했고 이범수를 비롯해 주, 조연 배우들의 균형잡힌 연기의 어우러짐도 좋았습니다. 웃기려고 노력한 흔적도, 그렇다고 감동을 자아내려는 티도 많이 나지 않는 자연스러움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조안은 정말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가 정말 훌륭한 배우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필모그래피를 만들어갈지 정말 기대가 되는 배우에요.
그 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이 영화가 말하는 삶의 자세였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금메달에 도전하지만 동메달을 땄다고 해서 그 사람의 인생까지도 동메달이 되는 것은 아니다. 매 순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면 그 사람의 인생 자체가 금메달이 되는 것이다. 그 자체로 소중한 가치가 있는 거'라는 극중 이지봉 선생님의 이 말은 금메달만이 지상 목표일 뿐 나머지 피땀흘린 선수들의 노력은 아무런 가치도 인정받지 못하는 우리나라 엘리트 체육에 경종을 울리는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올림픽이 싫습니다' 포스팅에서도 말했듯이 저는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과정을 이루어가는데 들인 노력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삶의 자세는 모름지기 그래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그런 가치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이 영화를 좋아하고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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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삼성 그룹의 이건희씨가 고려대에서 당한 수모(?)에 대해 고려대 게시판과 각종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글 중에 제 눈길을 끄는 두 가지 주제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고려대의 올해 삼성 취업률을 떨어뜨린 총학은 자폭하라' 뭐 이런 류의 글이었고, 다른 하나는 '우리나라를 실질적으로 먹여 살리는 세계적 기업인 삼성에 XX같은 넘들이 감히...' 이런 류의 글이었습니다.
우선 명색이 초일류 기업인 삼성이 그룹 수장의 체면이 좀 깎였기로서니 기업의 이익 창출에 도움이 될 인재를 마다할 거라고 생각하는 무모함이 대단하군요. 솔직히 삼성이 만약 그런 예상이 들어맞을 정도 수준의 기업이라면 그다지 오래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어쨌거나 제가 생각하기에 두 가지 주제의 내면에 깔린 핵심은 '결과가 좋으면 좋은 거다'입니다.
총학에서 극구 반대한 기부금을 학교 당국에서 냉큼 받건, 학생들도 바라지 않는 편의시설을 짓건, 마음대로 삼성의 이름을 붙이건, 철학과를 비롯한 학내 구성원의 일체 의견 수렴 없이 학위를 팔건, 교수들에게 무조건 참석해서 자리를 채우라는 통보를 보내건, 그저 고대 출신을 많이 뽑아주었으면 좋겠고, 나를 뽑아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사카린 밀수를 했건, 단가를 낮추기 위해 하청 업체에 무리한 부담을 전가하건, 분식 회계를 하건, 자식에게 재산을 상속하면서 증여세를 포탈하건, 직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면서 인권 침해를 하건, 노조가입원을 쫓아내기 위해 불법으로 회유를 하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노조 설립을 방해하건, 국가기관의 조사행위를 방해하건, 20만 명 이상의 고용 창출에, 10조 원 이상의 순이익을 발생시키고, 세계의 대기업들과 맞짱을 뜰 수 있는 유일무이한 대기업이니까, 내가 배부르고 등따습게 만들어 주는 고마운 기업이니까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생각. 나만 배부를 수 있다면 절차든 과정이든 아무렇게나 되어도 상관없다는 결과론적인 생각.
참 무서운 생각입니다.
그 무서운 생각의 결과로 우리는 몇 차례의 전쟁과 몇 차례의 인재를 통해서 수많은 아까운 목숨을 잃고, 피눈물을 뿌렸는데, 그 무서운 생각의 결과로 지금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많은 사람이 고통을 받고 있는데 결과가 좋으면 상관이 없다라...
그 칼날이 자신의 목에 떨어지고 나서야 정신을 차릴는지요. 자신은 영원히 달콤한 결과의 열매만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걸까요?
제가 아주 심하게 극단적인 과정론자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과정이 공정하고 합리적이지 않으면 그것이 제 아무리 멋져보이는 결과를 산출한다고 할지라도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결과론적으로 보아도 시간의 차이일 뿐 과정과 절차가 무시된 결과의 달콤함은 영원히 유지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결과적으로 잠깐의 달콤함에 대한 댓가로 그보다 훨씬 긴 시간의 피눈물이 예정되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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