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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대 학생들이 '가장 수업받고 싶은 교수 1위'로 뽑았다는 가마타 히로키 교수가 쓴 책입니다. 부키 출판사에서 위의 문구를 띠지에 박아넣어 홍보를 했습니다만 가장 수업받고 싶은 교수라면 강의를 잘 하는 교수라는 뜻인데 강의를 잘 하는 교수가 책을 잘 쓰는 것은 아니니 대체 뭔 홍보를 이렇게 하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람들이 그렇게 깊게까지 생각하지는 않겠지요. 학생들이 수업받고 싶은 교수라면 어려운 과학 고전도 쉽게 풀어서 재미나게 설명했을거라고 단순히 생각할 것을 염두에 두고 홍보한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는 그런 어림짐작이 먹힌 것 같습니다. :)
히로키 교수는 화산학을 전공한 지구과학자인데 14권의 과학 고전을 선정하고 이를 잘 알려지지 않은 뒷 이야기를 토대로 과학의 본질과 내용을 쉽게 풀어냅니다. 이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 생명을 이야기하는 책
1. 생물학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진화론 사상으로 : 종의 기원(다윈)
2. 전 세계 모든 어린이들이 탐독하는 : 곤충기(파브르)
3. "나는 내 과학 연구에 아주 만족하고 있다" : 식물의 잡종에 관한 실험(멘델)
4. 노벨상을 쟁취하기 위한 과학자들의 욕망과 경쟁 : 이중나선(왓슨)
* 환경과 인간을 생각하는 책
5. 생물학의 새로운 세계를 개척하다 : 생물로부터 본 세계(윅스킬)
6. 마음 현상을 물질의 변화로 설명하다 : 대뇌 양 반구의 작용에 관한 강의(파블로프)
7. 지구의 미래를 생각하는 과학으로 : 침묵의 봄(카슨)
* 인간을 둘러싼 물리를 탐구하는 책
8. 목성의 네 번째 위성으로 지동설을 증거하다 : 시데레우스 눈치우스(갈릴레오)
9. 눈앞의 힘이 아닌 자연계에 존재하는 힘 : 프린키피아(뉴턴)
10. 시간은 늘었다 줄었다 하고, 시공은 일그러지고 : 상대성 이론(아인슈타인)
11. 지금 이 순간에도 우주는 팽창하고 있다 : 성운의 세계(허블)
* 지구의 신비를 밝히는 책
12. 고대 로마의 백과사전 : 자연사(플리니우스)
13. 지구의 역사와 메커니즘을 설명하다 : 지질학 원리(라이엘)
14. 그린란드의 빙산에서 대륙이동설을 떠올리다 : 대륙과 대양의 기원(베게너)
파브르의 곤충기나 다윈의 종의 기원처럼 귀에 익숙한 책이 있는 반면 플리니우스의 자연사나 라이엘의 지질학 원리처럼 과학 전공자가 아니라면 생전 처음 들어봤을 낯선 책들도 있습니다.
이 책의 장점 중 하나는 각 장의 끝부분에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을 다양하게 소개하는 것인데 히로키 교수는 아쉽게도 일본에서 발행된 책을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지만 다행하게도 이 책의 감수를 맡은 이정모 교수가 국내에서 출판된 관련 책을 추천하고 있더군요. 저도 몇 권 장바구니에 담아 두었습니다.
여행 전문이기는 하지만 정숙영 번역가가 깔끔하게 번역하기도 했고 내용 자체가 워낙 쉬워서 읽어볼 엄두를 내기 어려운 과학 고전을 맛보기에 좋은 책입니다. 과학 고전에 대한 입문서 정도로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서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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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세계 관점은 칸트의 인식론의 생물학 버전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환세계란 인간에게 있어 주변 세계를 인식하는 '환상'이다.
* 파블로프는 소화기를 조절하는 신경에 관한 연구로 1904년 노벨 생리학상을 수상했다. 그 유명한 '조건반사'의 발견으로 노벨상을 수상한 것이 아니다.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뒤에서 이야기할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이 아닌 광양자설로 노벨상을 받은 것도 비슷한 예라 하겠다.
* 1992년 로마 교황청이 과거의 종교 재판에 오류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무려 350년의 세월이 지나 갈릴레오는 종교계로부터 명예를 회복했다.
* 천문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 중 하나인 케플러의 제1법칙, 즉 태양의 주위를 도는 행성은 타원형의 궤도를 그린다는 법칙에 뉴턴이 발견한 연동방정식(힘과 질량과 속도 변화에 대한 관계)을 적용하자 수학적으로 간단히 설명되었다. 사실 자연계를 기술하는 케플러의 법칙을 성립시키기 위해 만유인력 법칙이 고안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 1955년에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이 핵 폐기 주장을 세상에 알리는 공동 성명을 내자고 아인슈타인에게 권유했다. 아인슈타인은 곧 그것을 수락하는 내용의 편지를 썼다. 그러나 그 편지가 러셀에게 도착했을 때 아인슈타인은 76세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마감한다. 같은 해 7월 9일에 발표된 '러셀-아인슈타인 성명'에는 각국의 저명한 과학자들이 셔명을 하여 미국을 비롯해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캐나다의 국가 원수들에게 보내졌다. 이 성명은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켜 그 후에 일어난 핵무기 폐기운동의 훌륭한 디딤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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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윈의 식탁(2014, 바다)' - 장대익
* '곤충의 유혹(2004, 휘슬러)'
* '도둑맞은 미래(1997, 사이언스 북스)' - 테오 콜본 등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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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정치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저널리스트 크리스 무니가 지은 '과학전쟁 : 정치는 과학을 어떻게 유린하는가(The Republican War on Science, 2005)'를 북 크로싱합니다.
부제 그대로 정치가 과학을 어떻게 유린하는지 미국의 경우를 예로 들어 낱낱이 파헤치는 책입니다. 사실 정치가 문제가 아니라 정치의 뒤에 숨은 보수주의, 종교 원리주의가 진짜 문제입니다만...
미국의 이야기라고 팔짱 끼고 앉아 강 건너 불구경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안습이에요. 감정이입을 하면서 읽으시면 등골이 서늘해지는 걸 경험하실 수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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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정치의 관계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저널리스트인 크리스 무니가 지은 책입니다.
부제 그대로 정치가 과학을 어떻게 유린하고 있는지 고발하고 있는데 시대 배경이 조지 부시 대통령 집권기의 미국이라서 그런지 미래창조과학부라는 해괴망측한 부서가 만들어진 우리나라의 현 실정에 대입하면서 읽으니 이해가 잘 되면서도 참 씁쓸하더군요.
이 책에서 크리스 무니는 미국의 과학을 망쳐놓은 주범으로 네오콘, 보수주의, 종교 원리주의 등을 꼽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사정이 전혀 다를 바 없어 보입니다. 역사도 왜곡하는데 과학이라고 왜곡하지 말란 법이 없잖아요.
미국에서는 순결교육의 효용성이 연구 결과에 의해 입증되었다는 주장, 콘돔은 에이즈 바이러스를 비롯한 성병 감염을 막는데 전혀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주장, 임신중절은 유방암이나 정신병의 위험을 높인다는 주장, 성체줄기세포 연구가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 등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벌어졌고, 지금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과학을 정치화한다는 건 정치적 이유나 이념적 이유 때문에 과학적 과정이나 결론을 부당하게 손상시키거나 변경하는 행위 혹은 과학 연구 활동에 부적절하게 개입함으로써 과학의 엄밀성을 손상시키는 걸 일컫는데 결과 발표를 못하도록 제도적으로 억압하거나, 과학자 개인의 사생활을 겨냥한 공격을 일삼거나, 불확실성을 과장해서 물타기하는 등의 다양한 방법이 총동원됩니다.
문제는 자신의 정치적, 이념적 신념 때문에 그런 정치화 과정에 이용되는 걸 감수하고 양심을 파는 어용 과학자들이 있고 안타깝게도 일반 대중들은 이들을 구분할 눈이 없다는 것이죠. 그러니 물타기의 희생양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레이건(1987년까지 에이즈를 아예 인정조차 안했던 대통령이죠. 게다가 그 반진화론 찬양이란...)으로부터 비롯된 과학의 정치화가 조지 부시 일가로 넘어오면서 어떻게 꽃을 피웠고 그래서 미국의 과학이 얼마나 위기 상황인지를 방대한 근거 자료와 인터뷰 내용 등을 토대로 설득력있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건 과학을 무력화하고 정치화하여 이용하려는 세력이 과학에 대항하는 자신들만의 과학을 부르는 이름인데 무려 '건전 과학'이랍니다. 진짜 과학은 불건전 과학이 아니라 아예 '쓰레기 과학'이라고 부르고요.
MB에서 GH로 이어지는 새누리당 결탁 정권과 미래창조과학부가 망쳐놓을 우리나라 과학의 지못미한 미래가 오버랩되어 자주 울컥하며 읽었습니다만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어야 대안도 나오는 법이니까요.
줄기세포 연구, 비만, 흡연, 낙태, 미사일 방위, 지구 온난화 등 과학의 거의 모든 분야를 망라하고 있어 관심 분야가 아무리 좁더라도 하나쯤은 익숙한 내용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근거 자료가 너무 방대하고 문체도 딱딱하여 책장은 잘 안 넘어가지만 감정 이입을 하면서 읽으시면 좋습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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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환경 문제를 다룬 국제적인 보도 사진으로 유명한 사진 기자인 피터 멘젤과 TV 뉴스 프로듀서 출신의 작가인 페이스 달뤼시오(둘은 부부입니다)가 함께 쓴 책입니다.
전 세계 24개국 30가족을 만나 이들에게 일주일 분량의 음식 장을 보게 하고 음식과 관련된 그들의 삶을 소개하는 독특한 형식의 책이죠.
일단 아이디어 자체가 참신합니다. 어찌 이런 생각을 해 낸 건지...
여기에 소개된 나라는 호주, 부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수단, 차드, 중국, 중국(농촌), 쿠바, 에콰도르, 이집트, 프랑스, 독일, 영국, 그린란드, 콰테말라, 인도, 이탈리아, 일본, 쿠웨이트, 말리, 멕시코, 몽골, 필리핀, 폴란드, 터키, 미국으로 그야말로 전 세계 구석구석을 망라하고 있죠.
이 책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장의 맨 앞은 취재한 가족이 일주일 치 식품 앞에서 찍은 기념 사진입니다. 사진의 아래에는 각 구성원에 대한 소개와 조리 도구의 종류, 음식을 보관하는 방법, 그리고 각 가족이 좋아하는 음식 소개가 곁들여져 있습니다.
그 다음 장에는 각 식품을 '탄수화물류, 유제품, 육류, 과일 및 야채류, 양념류, 디저트류, 즉석 식품, 음료 등'으로 구분해 무게를 제시하고 브랜드 이름까지 상세하게 보여줍니다. 그리고 총 지출 비용과 현지 가격을 알려주죠.
본문은 음식과 관련된 그 가족의 일상을 다루고 있습니다. 가정부를 둘 씩이나 고용하고 있는 부유한 가족도 있지만 난민 캠프에서 하루하루를 걱정해야 하는 가족도 있습니다.
중간에 남편인 피터가 쓴 현장 노트가 생동감을 더합니다. 당연히 피터가 찍은 생생한 음식과 풍경 사진들도 빠뜨릴 수 없는 즐거움이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각 가족의 대표 요리와 레시피가 소개됩니다.
또한 각 장의 중간중간에 명사들의 음식 관련 에세이가 있는데 이것 또한 정말 좋습니다(마이클 폴란의 '얼굴을 가진 음식' 강추~).
우리가 너무나 익숙해서 진지하게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음식을 기발한 방식으로 다루고 있는 것도 마음에 들지만 그 뿐 아니라 빈곤, 양극화, 환경오염, 비만, 육식, 성차별, 장수, 자원고갈, 세대차, 자본주의, 민족분쟁 등 다양한 사회 현상들까지 함께 생각해 볼 수 있어 재미있을 뿐 아니라 유익하기까지 한 독서였습니다.
모든 분들께 일독을 권하는 좋은 책입니다.
덧. 저도 읽으면서 궁금했는데 일주일 치 음식 장을 보는 비용은 저자들이 부담했다고 합니다. ^^;;;
덧2. 이 저자들이 쓴 다른 책, 칼로리 플래닛도 곧 읽어볼 예정입니다.
덧3.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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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묘인들을 위한 책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고양이 100(100 Cats Who Changed Civilization, 2007)'을 북 크로싱합니다.
자연, 과학, 역사, 정치, 예술, 문학, 대중문화에 기여한 역사 속의 고양이 100마리의 일화를 수록한 책입니다.
페이지도 술술 넘어가고 흥미로운 이야기들도 많습니다만 고양이 사진이 한 장도 안 나온다는 것과 각각의 이야기가 너무 짧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이 책의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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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인 레이 그릭은 의사이자 마취학자이며 진 스윙글 그릭은 저명한 수의사로 이 책과 또 다른 책 '탐욕과 오만의 동물실험' 두 권으로 전 세계 의학계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인물들입니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은 저자 서문 첫 줄에서부터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이 책은 인간의 질병을 연구하는 데 동물을 실험모델로 이용하는 것이 아무런 효과나 가치가 없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검토하고 증명하기 위한 것이다"
과학적으로 증명하려다 보니 과학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에게는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고 애교있게 경고하고 있고요(그렇다고 어렵게 느껴지는 수준은 아닙니다. 조금 어려운 내용은 그냥 넘어가도 무방합니다).
이 책을 읽기 전부터 마음에 들었던 점 하나는 저자들이 동물의 생존권이나 권리를 옹호하기 위해 이 책을 쓴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 둔 것입니다. 가끔 개인적인 가치관을 앞세워 감정에 호소하는 불분명한 취지의 글을 쓰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시도와는 선을 긋겠다는 것이죠. 신선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오로지 과학에 입각해서 동물실험이 쓸데없는 짓이라는 것을 밝히고 있습니다. 자석 요법, 골상학, 점성술, 안수 치료와 같은 유사 과학의 반열에 올려놓고 혹독하게 비판하고 있죠.
이 책의 초반부에서는 과학 이론의 유효성 측면에서 동물실험이 과학이 설정한 엄격한 기준들을 충족하지 못하며 동물모델은 예측가능성, 검증 가능성, 진보의 측면에서 무능하다고 주장합니다. 동물실험이 왜 과학적 패러다임이 될 수 없는지에 대해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는데 결정적으로 동물모델의 이용이 모든 현대 생물학이 기초한 원리인 진화의 원리에도 어긋난다는 점을 주장합니다.
3장부터는 본격적으로 유전자, 내과의학, 의약품 개발, 외과의학, 소아의학, 뇌질환의 차원에서 동물실험이 얼마나 쓸데없는 것이고 인간 의학의 발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동물실험으로부터 나온 데이터를 인간 질환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오히려 환자들에게 심각한 해를 입히고 의학적 진보를 지연시킨 수많은 예들을 과학적 데이터에 입각해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사실 인간은 이미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수많은 대안들을 갖고 있습니다. 박테리아 연구, 컴퓨터를 이용한 분석과 수학적 모델링, 가능성 있는 약품에 대한 생화학적 분석, 세포 생존 가능성 테스팅, 하위세포 활동 분석 등이 그것이죠.
사실 이처럼 너무나도 명백한 과학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동물실험이 지속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거대 기업들에 있어서 동물실험이 법적 안전망으로 작동하기 때문이죠. 게다가 동물실험을 하지 않으면 수백만 달러를 절약하는데 불과하지만 계속 하면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아무런 과학적 근거도 없으면서 인간의 탐욕을 위해 수많은 동물들이 희생되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화장품이든, 의약품이든 간에 인간에게 적용하기 전에 동물실험을 거쳐야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고 naive하게 믿어왔던 분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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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오래 전에 출판된 이 책은 앨런 라이트맨이라는 매우 독특한 이력의 저자가 썼습니다. 앨런 라이트맨은 과학과 문학 모두에 재능을 보여 물리학자이자 소설가, 에세이 작가 일을 동시에 하고 있죠. MIT 최초로 과학과 인문학 과목에서 동시에 교수 임명을 받기도 했으며 하버드 대학에서 천문학 담당 교수로 일하다가 현재는 다시 MIT로 돌아와 인문학 담당 겸임 교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의 꿈은 앨런 라이트맨의 첫 소설로 출판되자마자 베스트셀러로 등극, 세계 30여 개 언어로 번역되어 소개되었습니다. 미국 내 수많은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고급 문학을 가르치는 교재로 사용될 정도로 유명한 책입니다.
이 소설은 매우 독특한 구성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기본 줄거리를 연극처럼 프롤로그-인터루드-인터루드-인터루드-에필로그로 잡아 다섯 토막의 이야기로 떠받치고 그 사이에 시간에 대한 30편의 이야기를 배치했습니다. 그래서 각각의 이야기는 아주 짧지만 제각기 별도의 이야기가 되고 또 순서대로 이어서 읽어도 하나의 이야기가 됩니다.
전반적인 내용은 아인슈타인이 스위스의 특허청에서 일하던 1905년에 꾸었던 꿈을 소설 형식으로 풀어낸 것인데 시간에 대한 새로운 개념인 상대성 이론을 세워나가면서 있을 법한 여러 가지 세계의 모습이 주된 소재입니다.
시간이 원이라서 똑같은 일이 정확하게 끝없이 되풀이되는 세계, 기계적 시간과 체감 시간의 두 가지 시간이 동시에 존재하는 세계, 고도에 따라 시간이 달리 흘러가는 세계, 시간이 절대적인 세계, 인과 관계가 없는 세계, 시간의 종말이 예정되어 있는 세계, 도시마다 시간이 달리 흘러가는 세계,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세계, 시간이 없는 세계, 기억이 없는 세계, 계획이 없는 세계, 빨리 움직일수록 시간이 더디 흘러가는 세계, 사람들이 단 하루만 사는 세계, 영원히 사는 세계, 정해진 기계적 시간이 없는 세계, 미래가 없는 세계, 시간이 불연속적인 세계, 미래가 이미 결정된 세계, 시간이 꾀꼬리인 세계 등 그야말로 기상천외한 시간의 세계가 다양하게 소개됩니다.
작가의 허구적 상상력에서만 가능할 것 같은 세계들이지만 읽다보면 데자뷔 현상처럼 이 중 몇 개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세계의 모습과도 닮았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시간을 대하는 태도가 반영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읽으면서 시간에 대한 제 태도와 가치관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작가가 원했던 것이 이것이 아닐까 싶더군요.
매우 특이하지만 그러면서도 상당한 깨달음과 생각할거리를 주는 소설입니다.
분량도 많지 않아서 쉽게 읽으실 수 있는 소설입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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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식, 김윤성, 장대익이라는, 각각 신학, 종교학, 과학 철학의 최전선에 선 소장 학자들이 4개월에 걸쳐 과학과 종교에 관해 인터넷 언론인 '프레시안'에 온라인으로 연재한 내용을 정리한 '종교전쟁 : 종교에 미래는 있는가?(2009)'를 북 크로싱합니다.
지금까지 개인적으로 읽어 본 과학과 종교의 관계에 대한 책 중 단연코 최고라고 할 수 있는 책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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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종교를 동시에 다룬 책 중 가히 최고라고 할 수 있는 책입니다. 일단 강력 추천부터 하고 소개 시작합니다.
이 책은 2008년 4월부터 8월까지 인터넷 언론인 '프레시안'에 온라인으로 연재된 이메일 내용과 오프라인 대담을 엮은 서간집입니다.
세 명의 공동 저자가 등장하는데 각각의 프로필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신재식. 호남 신학 대학교 신학과 조직 신학 교수, 신학자, 진화론적 유신론자* 김윤성. 한신 대학교 종교 문화학과 교수, 종교학자, 불가지론자* 장대익. 동덕 여자 대학교 교양교직학부 교수. 과학 철학자, 절대적 무신론자
사실 이 세 분은 추천사를 쓴 김용준 한국학술협의회 이사장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고, 최재천 교수는 장대익 교수의 은사, 정진홍 교수가 신재식, 김윤성 교수의 은사라고 하니 그야말로 신학, 종교학, 과학 철학의 최전선에 선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목이 종교 전쟁이지만 오히려 내용은 종교 전쟁을 끝낼 대화의 시작에 가깝습니다. 이 책은 5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4부까지는 세 저자가 주고받은 이메일을 정리한 것이고 5부는 태국에서 실제로 만난 세 사람의 대담을 정리한 것입니다.
1부에서는 장대익 교수가 '과학의 시대에 종교의 유통 기한이 끝난 것이 아닌가?'라는 질문으로 종교를 향해 먼저 포문을 열고 2부에서는 종교를 해부하려는 과학의 시도에 대해 신재식 교수가 반격합니다. 3부에서는 장대익 교수가 미국에서 과학적 무신론의 두 거두인 에드워드 윌슨과 대니얼 데닛과 함께 한 자리에서 나눈 이야기들을 소개하면서 종교가 과학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묻습니다. 4부에서는 '왜 한국 교회가 창조 과학에 열광하는가?'에 대한 물음에 대해 세 저자가 각각 한국의 창조 과학과 지적 설계 운동에 대한 경험담을 풀어놓습니다. 5부에서는 앞서 소개한 것처럼 태국 치앙마이에서 세 저자가 직접 만나 나눈 대담을 정리하고 종교의 미래에 대해 각자의 예측을 설득력있게 제시하고 있고요.
후기로 김윤성 교수가 프레시안에 연재되던 당시 받았던 질문에 답하는 글과 신재식 교수가 종교와 과학의 관계에 대해 좀 더 궁금해 하는 독자를 위해 다양한 책들을 추천한 것도 큰 선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별 생각없이 구매한 책인데 로또 맞았다는 기분이 들 정도로 내용이 훌륭한 책입니다만 세 저자의 균형비 만큼은 시비를 걸고 싶습니다.
사실 신재식 교수는 진화론적 유신론자라서 어느 정도 적극적으로 진화론을 수용하는 분이고 김윤성 교수도 종교학자이기는 하지만 가치 판단을 적용하지 않는 학문적 관점에서 종교를 바라보는 분이니 종교보다는 과학 쪽에 무게가 많이 실린 느낌입니다. 그래서 제게는 종교가 과도하게 공격받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절대적 무신론자인 장대익 교수보다 유신론자인 과학 철학자를 대척점에 세웠다면 좀 더 흥미로운 토론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추천사에서 최재천 교수가 비움, 귀 기울임, 받아들임을 이 책의 장점으로 언급했지만 저는 별로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장대익 교수는 지나치게 도킨스의 밈 이론에 경도된 나머지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무신론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종교는 없어져야 하고 없어질 수 밖에 없다는 자신의 견해를 조금이라도 수정하거나 다른 두 교수의 의견을 받아들일 생각이 전혀 없는 듯 느껴졌습니다. 신학자인데도 진화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신재식 교수나 중도의 입장에서 균형감을 잃지 않았던 김윤성 교수에 비해 상당히 concrete하고 rigid하게 보이더군요. 특히 5부에서 그랬는데 약간은 떼를 쓰는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해서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실제로 전체 내용을 읽어보면 장대익 교수가 자신의 생각이 짧았음을 인정하고 다른 두 교수의 의견을 '그대로' 수용하는 부분이 (제 기억으로는) 하나도 없습니다.
어쨌거나 종교(그 중에서도 개신교)와 과학의 애증 관계와 숨겨진 이야기들을 책 한 권으로 훑어볼 수 있어 행복한 독서였습니다.
과학과 종교 모두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필독서로 추천합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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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대학교 법대 및 사회학과 겸임 교수였던 고 Dorothy Nelkin의 책 '셀링 사이언스 : 언론은 과학기술을 어떻게 다루는가(Selling Science, 1995)'를 북 크로싱합니다.
제목처럼 언론이 과학기술을 어떻게 자신의 이익을 위해 가공해서 팔아먹는지를 속시원히 까발리는 책은 아니지만 언론이 과학을 다루는 방식과 과학이 언론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를 한쪽의 입장에 치우치지 않게 정리해 주는 책입니다. 한번쯤 읽어볼 만 해요.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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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덴지기의 호오'에도 있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기자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언론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지요. 흔히들 언론을 불가근 불가원이라고 하는데 심리학자도 사회 과학자이니 엄밀히 따지면 과학자라고 할 수 있을텐데 지금까지 언론과 접촉한 제 경험은 하나같이 끔찍한 것들 뿐이었습니다. 칼럼이든, 인터뷰이든 간에 제가 한 말을 제멋대로 왜곡하는 것은 기본이고 아예 정반대로 조작해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으니까요. 게다가 '네 이름을 대중들에게 알려주니 내가 얼마나 고마우냐'는 식의 되도 않은 우쭐댐은 정말 참을 수가 없더군요. 또, 지금까지 상대방이 알아서 제 지식을 활용한 대가를 지불한 적은 딱 한 번 뿐입니다. 그런거 바라고 한 것도 아니지만 하도 아니꼬와서 일부러 이야기하면 작가, PD할 것 없이 화들짝 놀라서 그런 걸 왜 줘야 하냐는 식이었습니다. 오히려 제게 거마비를 요구하지 않은 걸 고마워해야 하는 걸까요?
이런 속 뒤집어지는 경험을 수 차례 반복해 얻은 소중한 지혜 중 하나는 내가 차라리 1인 언론이 되지 대중 매체하고는 철저하게 거리를 둬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서론이 길었는데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된 겁니다. 소제목처럼 과연 언론이 과학기술을 어떻게 다루는지 아니, 왜 그렇게 다루는지 궁금해서 말이죠.
이미 고인이 된 이 책의 저자 Dorothy Nelkin은 뉴욕대학교 법대 및 사회학과 겸임 교수로 생전에 과학과 대중의 관계에 깊은 관심을 가졌던 사람입니다. 원래는 1987년에 초판이 나왔고 이 책은 1995년에 나온 개정판을 번역한 것이죠. 물론 역자가 친절하게도 그 이후 변화된 제도나 법에 대해서는 주석으로 보완을 해 두었기 때문에 오래된 정보라고 꺼려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데 과학과 관련된 특정 쟁점에 관해 균형 잡힌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시민들과 정책결정자들이 판단을 제대로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의무를 언론이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이유는 온전히 언론의 탓일까요?
저자는 당연히 그렇다고 주장하기 위해 이 책을 썼고 역자도 번역 후기에서 그렇게 믿고 있는 듯 보이지만 제가 볼 때 그렇게 단순한 문제 같지는 않습니다. 첫 단추는 확실히 언론이 잘못 꿴 듯 보이지만 오랜 기간동안 과학자들도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제대로 기울이지 않은 것 같거든요. 사실 이 문제는 서로 다른 맥락에서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두 전문가 집단의 오해에서 빚어진 문제로 보입니다. 그러니 어느 한쪽만 대오각성하고 개과천선하면 해결되는 것이 아니죠. 접점을 찾기 위해 상대방에 대해 알려고 노력해야 해결되는 것 같습니다.
언론이 얼마나 과학을 망쳐놓았는지 아는 것에서 독서를 시작했지만 다 읽고 나니 오히려 양쪽의 입장에 대한 균형잡힌 이해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언론은 어려운 과학을 대중에게 쉽게 전달하는 일종의 번역자 + 전달자인데 언론이 나쁜 의도를 갖고 있다고만 생각하면 무슨 해결 방안이 나오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제게는 상당히 유용한 독서였습니다. 뭐 그렇다고 당장 언론을 호의적인 눈으로 보게 되지는 않겠지만 조금은 누그러졌다고나 할까요?
저처럼 언론을 혐오하시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보시면 균형잡힌 시각을 갖게(혹은 되찾게) 되실 수도 있을 겁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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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디자인도 책을 구매하는 기준 중 하나로 당당히 거론될 만큼 요새는 디자인이 예쁜 책이 많이 나옵니다. 디자인만 보고 책을 사지는 않겠지만 책 내용과 잘 어울리는, 디자인이 예쁜 책이라면 금상첨화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범우사의 범우사상신서 시리즈 중 하나로 출판된 이 책은 책 디자인이 중요한 사람들에게는 전혀 어필하기 어려운, 그야말로 예쁘지 않은 책 표지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학생 때에도 많이 읽지 않은 종류의 책이지만 주로 딱딱하고 어려운 사회과학이나 인문학 책이 많았지요. 아마 저도 추천을 받지 않았다면 선뜻 구매해서 읽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내용이 훌륭한 책은 디자인과 상관없이 감동을 주는 법인데 이 책이 바로 그랬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저자인 슈마허가 쓴 책을 몽땅 구입했으니까요.
이 책의 저자 에른스트 프리드리히 슈마허는 1911년 생으로 경제학 석학인 슘페터의 지도를 받은 적이 있으며 나치스의 박해를 피해 건너간 영국의 케임브리지 대학에서는 경제학의 태두인 케인스를 만나 교분을 나누기도 했던 사람입니다.
슈마허의 경제학은 숫자로 양화되는 그런 세계가 아니라 폭넓은 동서 사상의 총화와 이를 소화한 깊은 내공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슈마허의 뜻에 공감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줍니다. 경제학 서적이 감동을 준다니 믿기 어렵지요?
그도 그럴것이, 이 책의 목차를 보면,
1부. 현대 세계2부. 자원3부. 제3 세계4부. 조직과 소유권
처럼 딱딱하기 이를데 없는 소제목에다가 생산, 규모의 문제, 경제학의 역할, 토지 이용, 공업 자원, 기술, 개발, 실업, 소유권처럼 여느 경제학 서적에서도 당연히 다루고 있는 개념들을 다루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 책이 무슨 감동을 줄 수 있을까요?
지금으로부터 거의 30년 전인 70년대 초에 슈마허는 일찌기 과학, 기술과 같은 힘의 발전에 열중한 나머지 인류가 남용하는 자원과 파괴되는 자원, 그로 인해 말살되는 인간성에 날카롭게 초점을 맞추고 이러한 유물주의 철학이 곧 현실로부터 반격을 받게 될 것임을 너무나 정확하게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는 현대 사회의 우리가 이미 뼈저리게 경험하고 있는 이 냉혹한 현실이죠.
경제학자이지만 사상가이자 실천가에 더 가까운 행보를 보였던 에른스트 프리드리히 슈마허의 훌륭한 저작, '작은 것이 아름답다'.
추천합니다.
덧.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제목만 보고 일본 전자 제품을 떠올리시면 골룸입니다;;;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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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유명한 과학 칼럼니스트 에른스트 페터 피셔의 '과학을 배반하는 과학(2007)'을 북 크로싱합니다.
우리는 흔히 과학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은근히 어렵고 따분하고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미처 몰랐던 역사적 상식의 허실을 폭로하기도 하고 과학이 세상에 미친 다양한 영향을 이리 비틀고 저리 꼬아서 역발상의 관점에서 다시 한번 볼 수 있도록 풀어서 이야기합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참고하세요. 번역이 워낙 엉망이라 원서나 영어 번역서를 읽는 것을 추천드리지만 번역이 엉망이라도 꼭 읽어야겠다는 분들을 위해 북 크로싱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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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독일의 과학 칼럼니스트 '에른스트 페터 피셔(Ernst Peter Fischer)'가 썼습니다. 인문학과 자연과학에 모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 과학평론가로 불릴 만한 사람이 있다면 단연코 일순위에 거론될 정도의 글솜씨를 자랑하는 저술가입니다.
그가 2005년 중순부터 '디 벨트(Die Welt)'라는 과학 전문 일간지에 1주일에 한 편씩 게재했던 칼럼을 모아 만든 책이 바로 이것입니다.
칼럼의 제목 자체가 '정반대로!'였던 만큼 역발상의 자세로 기존의 과학적 사실과 과학에 대한 태도를 뒤집어 보는 내용들이 대부분입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잘못된 과학 상식도 종종 튀어나오는데 예를 들어 알려진 것처럼 아인슈타인이 열등한 학생이 아니라 오히려 가장 우수한 학생이었다는 것이나 페니실린을 발견한 사람이 플레밍이 아니며 오히려 페니실린의 발견을 방해했다는 것과 같은 새로운 정보도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재미있는 내용만 실려 있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과학이 우리 시대의 불안을 해소하는가 아니면 반대로 조장하는가, 과학과 종교의 한판 승부, 혁신이라는 말의 의미, 과학의 대중화와 같은 무거운 주제가 더 많습니다.
일간지에 실렸던 칼럼이니만큼 글 꼭지의 수는 100개나 되지만 막상 글 한편의 길이는 그리 길지 않습니다. 짜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거나 하면서 틈틈히 읽을 수 있는 정도입니다.
지적인 자극을 주는 글이 상당히 많고 또 유익하기까지한데도 달랑 별 두 개로 평가한 이유는 번역 수준이 읽으면서 짜증이 밀려오는 정도라서 그렇습니다. 적어도 영어로 번역된 책을 읽으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덧. 그래도 원하는 분들을 위해 북 크로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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