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 :
YES24
신경정신의학자이자 비교행동학자인 보리스 시륄니크의 고전(무려 20년이 넘은 책인데 이제서야 번역되어 국내에 소개되었네요)입니다.
미국 심리학에 경도되어 있는 우리나라 심리학도들이 이 유명한 프랑스의 과학자를 알 턱이 없지만 그는 심리학도에게 너무나 익숙한 개념인 탄력성(resilience)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한 사람입니다. 저도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만... ^^
심리학 서적 범주에 넣을 것인가를 30분 동안 고민하게 만든 책입니다.
왜냐하면 심리학도라면 공부하는 과정에서 지긋지긋하게 듣게 되는 '애착', '관계',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의 핵심이니까요. 물론 비교행동학적 관점에서 동물 세계와 인간 세계를 넘나들며 관계의 다양한 모습을 비교 설명하고 분석하기 때문에 저는 결국 일반 서적의 범주로 분류했습니다.
1부에서는 탄생 이전의 생애와 어머니, 아버지와의 관계를 생물학적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2부에서는 부부를 중심으로 성, 사랑과 애착에 대한 내용이 소개되고 있고요. 물론 비교행동학적으로요. 3부에서는 애착의 부재로 인해 나타나는 여러가지 부정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애착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대개의 심리학도라면(물론 저도 그랬습니다) 상당히 낯설게 느껴지는 전개 방식입니다. 인간의 관계를 다루기 위한 설명 도구가 동물의 비교행동학이니까요.
그렇더라도 인내심을 갖고 읽어보시면 재미있는 내용들이 많습니다.
닫기
* 자연 상태에서 동물들이 동일 그룹에 속하는 배우자를 선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반면, 오히려 우리 인간은 알려진 것보다 근친상간을 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 인간은 말을 통해 맥락을 벗어나는 능력을 발휘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바로 이런 까닭에 버림받은 아이들은 내면세계에 애정적 결함을 안고 있으면서도, 말을 통해 그 흔적을 극복할 가능성도 언제나 가지고 있는 것이다. * 여러 명의 엄마가 있는 가족 형태 내에서 성장한 아이들이 핵가족 형태 내에서 성장한 아이들보다 정신 장애와 정신 의학적 치료를 필요로 하는 비율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환경이 우호적일 때에는 암컷에 의해서만 번식하는 복제 번식이 경제적이며, 환경이 열악할 때는 태어난 개체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게 해주는 성적 결합이 유리하다. 인간은 모든 점에서 불리한 환경에 놓여 있다. 바로 이것이 인간이 성에 그토록 집착하는 이유이다. * 아빠들이 5개월 된 아이를 돌보는 상황에서 아빠의 존재가 아이의 분리불안을 해소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관찰되었다. 요컨대 아빠가 돌보는 아기들은 미지의 대상에게 좀 더 호기심을 많이 보이는 듯하다. * 아버지란 존재가 자녀의 머릿속에 각인되기 위해서는 자녀가 6개월에서 8개월에 이르기까지의 민감한 시기에 지각되어야 한다. 대상 관계가 맺어지는 이 시기를 놓치면, 아버지란 존재는 자리를 잡지 못하게 된다. * 사실상 엄마가 일하기 위해 밖으로 나갈 때 자녀들이 변하는 까닭은 엄마가 일을 한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사회적 역할의 변화로 인해 애착의 통로가 변경되기 때문이다. * 사랑에 빠졌다가 사랑으로부터 빠져나오는 순간부터 애착이 생겨나는 것이다. * 동공 확대는 성적으로 흥분할 때 신경전달물질인 아트로핀이 분비됨으로써 야기되는 생물학적 현상이다. * 사내 아이들은 여자 아이들에 비해 애정 결핍의 정도가 심하다. * 가정에서 자란 아기들은 낯선 것과 대면하면 흥미를 느끼지만, 가족 없이 자란 아기들은 불안을 느낀다. 그래서 이런 아기들은 뭔가 마음을 안정시켜 줄 수 있는 애착의 대체물을 찾아나선다. 이 때 가장 안정적이면서 영속적인 감각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자신의 신체(자위행위 집착)다. 이런 아동의 정신기제는 바깥세계를 지각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스런 나르시시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내향적인 반추 작용에만 기울어져 있다. * 노인은 질소질 유기물의 부족으로 최근에 있었던 일을 기억 속에 잘 고착시키지 못한다. 의식이나 기억에 떠오르는 것은 어린 시절이나 젊은 시절의 일들이다. 노인들이 머나먼 과거의 일로 괴로워하는 것은 생물학적인 이유 때문이다.
"관찰자는 자신이 조약돌을 관찰하고 있다고 믿지만, 사실은 조약돌이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관찰하는 셈이다"
저자가 서문에 쓴 말인데 처음에는 무심코 넘어갔지만 책을 읽으면서 곰씹어 보니 참 의미심장한 말이더군요. 이 책을 읽는 분들은 위의 말을 염두에 두고 읽으시면 더 재미있을 겁니다.
이 책의 단점은 원저가 오래된 책이라서 그런건지, 번역이 잘못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딱딱한 문체 때문에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는 겁니다. 읽으실 분들은 이 점을 감안하셔야 합니다. 책상머리에서 집중해서 보면 상관없지만 출, 퇴근 길에 대중 교통을 이용하면서 틈틈히 읽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책입니다. 계속 흐름을 놓치는 바람에 저도 다 읽는데 평소보다 오래 걸렸습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484
NVC의 4단계 중 1단계는 '평가하기 않고 관찰하기'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가에 매우 익숙하면서도 그것이 평가인지, 관찰인지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며, 평가를 관찰로 착각하는 경우가 그 반대의 경우보다 훨씬 더 많습니다.
그런데
관찰과 평가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대화를 하는 경우, 상대방은 십중팔구 이를 비판으로 받아들이게 되고 더 이상의 진전은 없게 됩니다. 그러므로 관찰과 평가를 구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NVC 1단계에서는 바로 관찰과 평가를 분리하는 것을 연습하며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될 수 있으면 평가보다관찰하는 법을 배웁니다.
우선 평가를 내포하는 표현 방식을 배워 보겠습니다. 보기로 든 문장은 모두 평가를 기반으로 한 말입니다. 관찰을 기반으로 한 말로 바꾸어 보세요.
1. ~이다 라는 표현
보기) 저 사람은 인심이 매우 후한 사람이야.
2. 평가를 내포하는 풀이말 사용
보기) 내 남편은 항상 늑장을 부린다.
3. 다른 사람의 생각, 느낌, 의도나 욕구에 대해 자신이 추측한 것만이 사실이라고 암시할 때
보기) 그 사람은 그 일을 제 때 못 끝낼 것이 틀림없어.
4. 사실과 추측을 혼동
보기) 편식을 하면 건강을 해칠거야.
5. 지칭 대상이 구체적이지 않고 모호할 때
보기) 남미 사람들은 게으르다.
6. 사실을 나타내지 않고 의미하는 표현을 쓰는 것
보기) 선우는 형편없는 축구 선수야
7. '어떠어떠하다'는 말로 평가하는 것
보기) 길동이는 못 생겼어
어떤 문장은 평가에 기반한 것이라는 것이 분명하지만 어떤 것은 평가에 기반한 것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많을 겁니다.
자, 그렇다면 우리가 얼마나 평가로 점철된 삶을 살고 있는지 점검해 보겠습니다. 아래의 문장 중 평가가 섞이지 않은 순수한 관찰에 해당하는 문장을 찾아 (O)로 표시해 보시기 바랍니다. 평가가 섞인 말이라면 순수한 관찰에 해당하는 문장으로 바꾸어 보세요.
1. 상우는 어제 이유 없이 내게 화를 냈다. ( )
2. 소라는 어제 저녁에 TV를 보면서 손톱을 물어뜯었다. ( )
3. 용준이는 회의 시간에 내 의견을 묻지 않았다. ( )
4. 내 아버지는 좋으신 분이다. ( )
5. 영애는 일을 너무 많이 한다. ( )
6. 민수는 공격적이다. ( )
7. 동원이는 나를 무시한다. ( )
8. 내 아들은 이를 자주 닦지 않는다. ( )
9. 민수는 내게 노란색 옷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 )
10. 이모는 나와 이야기 할 때마다 불평을 한다. ( )
닫기
1. (X). '이유 없이', '화를 냈다'는 말은 모두 평가
고쳐 보면) "상우는 내게 화났다고 말했다" 또는 "상우는 주먹으로 탁자를 세게 내리쳤다"
2. (O)
3. (O)
4. (X). '좋으신 분'은 평가
고쳐 보면) "지난 25년 간 내 아버지는 월급의 10분의 1을 자선단체에 기부해 오셨다"
5. (X). '너무 많이'는 평가
고쳐 보면) "영애는 이번 주에 60시간이 넘도록 일했다"
6. (X). '공격적'은 평가
고쳐 보면) "민수는 여동생이 TV 채널을 돌리자 마자 곧바로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다"
7. (X). '무시한다'는 평가
고쳐 보면) "동원이는 내가 전화를 세 번 걸고 문자 메시지까지 보냈는데 전혀 답이 없었다"
8. (X). '자주'는 평가
고쳐 보면) "내 아들은 이번 주에 한번도 자기 전에 이를 닦지 않았다"
9. (O)
10. (X). '불평을 한다'는 평가
고쳐 보면) "이모는 이번 주에 내게 10번 전화를 했고 그 때마다 사람들이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출처 : 비폭력 대화 by 마샬 로젠버그 중 발췌, 요약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020
비폭력 대화(NonViolent Communication; 이하 NVC)는 임상 심리학자인 Marshall Rosenberg가 개발한 대화 기술 훈련 프로그램입니다. 1984년에 NVC센터가 설립된 이후 20년 이상 180명의 NVC 지도자를 양성했고, 지금도 세계 30개국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국비폭력대화센터 :
www.krnvc.org)하고 있습니다.
NVC는 즐거운 마음으로 서로 주고받는 것을 기뻐하는 것이 사람들의 본성이며 이러한 본연의 자세를 찾고 마음에서 우러나는 의사소통을 위한 대화 방법을 배우는데 초점을 맞춥니다.
NVC는 매우 쉬우면서 동시에 매우 어렵습니다.
NVC 모델의 4단계 원리는 매우 단순하면서도 명쾌하지만 각 단계를 숙달하고 실제 행동으로 구현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VC는 상대방이 NVC의 원리를 모를 때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따라서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NVC의 효과성 문제가 아니라 이미 Rosenberg 박사가 지적했듯이 NVC의 정수가 네 가지 원리를 인식하는 우리의 마음에 있는 것이지 ,실제로 주고받는 말에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는 NVC를 단순한 대화 기술 습득 프로그램으로만 생각하는 것을 경계하는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NVC 모델의 4단계를 소개하는 것으로 비폭력 대화의 개관을 마치겠습니다. NVC 모델의 4단계 원리는 NVC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합니다.
* NVC 모델의 4단계
1.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구체적 행동을
관찰한다.
2. 관찰한 바에 대한 우리의
느낌을 표현한다.
3. 그러한 느낌이 들게 하는 내면의
욕구, 가치관, 소망 사항을 찾아낸다.
4.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부탁한다.
이것이 NVC의 요체입니다. 간단하죠?
출처 : 비폭력 대화 by 마샬 로젠버그 중 발췌, 요약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