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세기 최고의 사상가이자 노벨 문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버트런드 러셀경의 대표 저작들 중 최고의 문장만을 발췌하여 책으로 묶어낸 '나는 무엇을 보았는가(Bertrand Russell's Best, 2009)'를 북 크로싱합니다.
정치, 심리, 윤리, 교육, 종교, 성과 결혼이라는 6개의 주제로 묶여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 책의 '소개글'을 참고하시고요.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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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트런드 러셀 연구가인 로버트 E. 에그너 교수가 버트런드 러셀의 대표 저작들 중에서 최고의 문장만을 발췌하여 정치, 심리, 윤리, 교육, 종교, 성과 결혼이라는 6개 주제로 묶어 펴낸 책입니다.
이 책의 원고는 버트런드 러셀이 9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기 몇 주 전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버트런드 러셀은 성 윤리에 대한 자유로운 사고를 옹호한 것 때문에 1940년 대 뉴욕에서 큰 곤경을 겪어야 했고 지금까지도 오해하는 사람이 많은 철학자이죠. 100여 권이 넘는 책과 수많은 저술 중 정작 성과 관련된 것은 1%에도 미치지 못하는데도 말이죠. 그런 점에서 앙리 베르그송에 이어 철학자로서는 두 번째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게 된 이유가 '결혼과 도덕(1929)'이었다는 점은 참으로 아이러니컬하다고 할 수 있죠.
개인적으로 버트런드 러셀의 글을 참 좋아라합니다. 독단이 인류에게 미치는 폐해에 대해 쓴소리를 멈추지 않았을 뿐 아니라 엄청난 불이익을 감수하면서도 자신의 가치관을 행동으로 옮기는데 전혀 주저하지 않았던 행동가였죠.
월덴 3에서도 이미
'행복의 정복(1930)',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2005)',
'게으름에 대한 찬양(1997)' 등을 통해 러셀의 사상을 여러 차례 소개한 바 있습니다.
버트런드 러셀의 글 중 '교육', '성과 결혼' 주제로 분류된 내용에 해당하는 책들은 전혀 읽은 적이 없기 때문에 새로운 내용을 접하게 되어 신선하고 좋았습니다만....
해학이 넘치는 버트런드 러셀의 명문을 읽는 재미는 좋았는데 여러 저작에서 발췌한 내용들을 묶어 싣는 바람에 자꾸 흐름이 끊기고 산만해져서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책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각 장마다 '편집자의 여는 글'과 '해설자의 닫는 글'을 앞뒤로 배치해서 버트런드 러셀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쉽게 이해하면서 읽을 수 있게 배려한 건 좋았습니다.
버트런드 러셀의 저작을 대부분 읽은 분들이 총정리하는 차원에서 읽으면 좋은 책입니다. 최소한 대표 저작 정도는 다 읽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책에 소개된 러셀의 저작들을 다시 한번 뒤져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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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근엄하게 굴어야만 진지한 사람으로 대접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근엄함에 맞설 최고의 무기는 재치이다. 재치가 아닌 다른 무기를 쓸 경우 대개는 또 다른 독단주의적이고 분파주의적인 근엄함이 나타날 뿐이다.
* 러셀의 방대한 저작 목록에서 유일하게 찾을 수 없는 철학적 주제는 미학에 관한 것인데, 그 이유는 아마도 이성과 합리성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바탕으로 과학적 세계관과 논리적 방법으로 철학에 접근한 그에게 미학은 적절한 관심을 끌지 못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 러셀의 주된 관심사는 무수한 형태로 행사되는 독단적 권위가 인류의 진보를 심각하게 가로막아왔고, 이런 상황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데 있었다.
* 인도주의를 기억하라. 그리고 나머지는 모두 무시하라.
* 러셀의 견해에 따르면 정치학 이론의 핵심적인 문제는 진보에 필요한 개인적 창의성과 생존에 필요한 사회적 결속력을 어떻게 결합시키느냐였다.
* 만일 성취욕이 경쟁심보다 강하다면 세상은 더 행복한 곳이 될 것이다.
* 훌륭한 삶은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이다.
* 설사 신이 있다 해도 자신의 존재를 의심하는 자들에게 노여움을 느낄 만큼 위태로운 허영심을 지녔을 것 같지는 않다.
* 나는 신념은 죄다 해로운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신념은 아무런 증거가 없는 것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어느 누구도 증거가 있는 것을 신념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우리는 증거를 감정으로 대체하고 싶을 때 신념이라는 말을 쓰는 것 뿐이다.
* 불가지론자들은 죄가 유용한 개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들도 어떤 행위는 바람직하고 어떤 행위는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그들은 바람직하지 않은 처벌은 고통을 줄 목적으로 인정되어서는 안 되며, 예방이나 계도의 목적으로만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 인생에 맞서기 위해서 어떤 신념이나 신앙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겁이 많은 사람이다. 이런 태도는 다른 영역에서는 경멸받지만 종교의 영역에서는 훌륭한 태도로 취급받는다. 그러나 나는 그 어떤 영역이라고 해도 비겁한 태도를 칭찬하고 싶지 않다.
* 죄란 명시된 법, 곧 신의 계시에 의해서 신의 뜻이라고 알려진 도덕 법규에 의식적으로 맞서고자 하는 의도적인 행동이다. 이 논리를 따른다면 종교를 갖지 않은 사람은 죄를 지을 수 없다.
* 신이 세계를 창조하고 그 속에 죄로 인한 해악을 포함시켰다면 그 신은 최소한 부분적으로나마 사악한 존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낙관적인 신념을 받아들이는 것은 최선의 삶의 방식이 아니다. 두려움에 호소하는 종교는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할 뿐이다.
* 내가 기억하는 한, 어느 복음서에도 지성을 칭송하는 내용이 들어 있지 않다.
* 근거가 없을 때는 판단을 보류하도록 훈련받지 못한 사람들은 독단적인 예언자의 말에 넘어가고 무식한 광신자나 엉터리 협잡꾼이 지도자가 되기 쉽다.
* 멜서스는 인구 증가를 억제할 수 있는 수단은 도덕적 자제와 악덕과 빈곤, 이 세 가지뿐이라고 보았다.
* 죄에 대한 신념이 덕망 있는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막대한 보상은 바로 아무 거리낌 없이 고통을 가할 수 있는 기회이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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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PI-2에서 과장된 자기제시 척도로 번역되는 S(Superlative Self-Presentation)척도는 1995년에 Butcher & Han이 개발했으니 사실은 이미 20년이 다 되어 가는 오래된 척도입니다.
이 척도를 개발할 때 극단적으로 방어적인 태도를 보인 취업 응시자 집단(항공사 파일럿 응시자들)과 MMPI-2의 규준 집단 반응을 비교하여 반응율의 차이를 보이는 문항을 선별하여 예비 척도를 구성했더랬죠.
보통은 방어적인 응답 경향을 점검할 때 K척도를 많이 해석하지만
제 경험 상 진짜 방어 척도의 갑은 바로 이 S척도입니다. 왜냐하면 K척도의 문항들은 370번 문항 앞쪽에 포진되어 있지만 S척도의 경우는 검사 전반에 걸쳐 퍼져 있기 때문에 S척도가 상승했다는 건 문항에 응답하는 내내 시종일관 방어적인 태도를 견지했다는 말이거든요.
S척도가 70T에 근접하거나 over하는 경우(임상 장면에서 S척도가 70T를 넘어서면 무효 프로파일을 고려해야 하지만 그런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70T에 근접하는 경우만 고려해도 충분합니다) 거의 모든 임상, 재구성 임상, 내용 척도가 50T 아래로 주저 앉기 때문에 해석 불가능해집니다.
특히
임상 소척도에서 다음의 척도들이 65T 이상으로 상승할 때는 내용 소척도의 TRT1(낮은 동기), TRT2(낮은 자기 개방) 척도의 상승과 상관없이 심리치료/상담 장면에서 rapport를 형성하는 것이 매우 어려우니 각오를 단단히 하시기 바랍니다.
* Hy1(사회적 불안의 부인)
* Pd3(사회적 침착성)
* Pa3(순진성) : 이건 항상 상승하지는 않으니 참고만 하세요.
* Ma3(냉정함)
마지막으로 상담을 하시는 분들께 tip을 하나 드리자면,
S척도가 70T에 근접할 만큼 상승한 남자 중에 보충 척도에서 ES, GM 척도가 70가 넘어서는 분들은 가부장적이고 완고하며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 특성을 보이는데 정작 상담자 앞에서는 매우 협조적이고 예의바르게 행동하기 때문에 혼란에 빠지는 상담자가 많습니다. 이런 profile을 보이는 분을 상담할 때는 어줍잖은 설명, 해석, 직면, 교육 등은 전혀 효과가 없다는 걸 아셔야 합니다. 다른 내담자들보다 더 한층 공감에 신경써야 하는 내담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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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7월인가 김규항 선생이 발행인으로 있는 아이들을 위한 교양잡지 '고래가 그랬어'가 제안하고 경향 신문이 함께 기획한
'아이를 살리는 7가지 약속'캠페인을 지지한다는 포스팅'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김규항 선생이 그동안 '한겨례', '한겨레 21', '시사저널' 등에 쓴 교육 칼럼을 모아 e-book으로 펴냈습니다. 김규항 선생의 글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익숙할 법도 합니다만 교육이라는 주제를 다룬 글만 모아 엮어서 그런지 읽는 맛이 새롭습니다.
놀라운 것 한 가지는 이 칼럼집이 무료라는 것이죠. 저는 YES24에서 다운 받아 YES24 e-book 어플로 읽었습니다만 여러가지 방법으로 손쉽게 구해서 보실 수 있습니다(7promise.com 참조). 이렇게 좋은 교육 칼럼집이 무료라는 사실이 한편으로는 기분좋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만큼 우리네 교육 현실이 얼마나 지옥같은지, 그 지옥같은 세상에서 우리 아이들을 구해내고 살려내는 것이 얼마나 시급한 문제인지를 절박하게 외치는 것 같아서 마음이 답답하기도 합니다.
모쪼록 많이들 읽으시고, 고민하고, 원칙을 세우고, 공감하는 우리 아이들의 문제에 대해서는 더 이상 미루지 말고 행동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때도 소개드렸지만 다시 한번 아이를 살리는 7가지 약속을 되짚어 보면서 포스팅을 마칩니다.
1. 지금 행복한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도 행복합니다. 2.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공부는 '마음껏 놀기'입니다. 3.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게 성공입니다.4. 아이와 노동자가 행복해야 좋은 세상입니다. 5. 교육은 상품성이 아니라 인간성을 키우는 일 입니다. 6. 대학은 선택이어야 합니다. 7. 아이 인생의 주인은 아이입니다.
닫기
'영혼은 아이 시절의, 상업적으로 프로그램화할 수 없는 놀이 시간에, 느리고 의미 없는 시간에, 그윽하게 먼산 보는 시간에 성장한다'
'공부를 잘하지 못한다는 건 잘 할 수 있는 다른 게 있다는 말일 뿐이다'
'좋은 세상은 좋은 체제나 제도뿐 아니라 좋은 인간들을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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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려고 하면 입만 아픈 베스트셀러 작가인 알랭 드 보통의 2011년 작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를 소개합니다.
아무런 배경 정보 없이 제목만 봤을 때(바로 제 경우), 두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종교의 핍박(?)이 괴로운 무신론자들을 위한 대처 방략을 소개하는 지침서이거나 무신론자에게 종교의 입장을 변명하는 책이거나.
알랭 드 보통 본인이 철저한 'natural born' 무신론자이니 후자는 아닐 것이고 아마도 전자가 아닐까 싶었는데 제가 헛짚었습니다. 그야말로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를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책의 말미에 가면 실제로 이를 꿈꾸었던 프랑스의 사회학자 오귀스트 콩트(1798-1857)를 소개하고 있네요;;;;;
알랭 드 보통이 이 책을 쓴 이유를 직접 들어보시죠.
'우리가 한편으로는 계속해서 철저한 무신론자로 남아 있으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종교가 유용하고, 흥미롭고, 위안이 된다는 사실을 때때로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이 책의 전제이다. 또한 종교의 관념과 실천 가운데 일부를 세속적인 영역으로 가져올 수 있는 가능성 역시 분명히 흥미롭다는 것이다'
즉, 무신론자의 입장에서 종교에 찬동하고 따를 수가 없다고 해도 종교를 무조건 배타하는 건 목욕물이 더럽다고 아기까지 버리는 꼴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무신론자로 남아 있으면서도 충분히 종교가 주는 유용하고, 흥미롭고 위안이 되는 부분들은 얼마든지 세속적인 영역으로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하는 거죠 실용적으로요. 그 구체적인 내용을 아래와 같은 목차에 배치해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1. 교리가 없는 지혜
2. 공동체
3. 친절
4. 교육
5. 자애
6. 비관주의 <- 요거 재미있습니다
7. 관점
8. 미술
9. 건축
10. 제도
알랭 드 보통이 이 책을 통해 무신론자들에게 말하고 싶었던 건 다음과 같습니다.
'이 책의 목적은 우리가 종교에서 부활시킬 수 있는 교훈들이 무엇인지를 살피는 것이었다. 공동체의 감각을 살리는 방법, 친절을 권장하는 방법, 광고의 상업적 가치에 대한 현재의 편견을 없애는 방법, 세속 성인을 선정하여 이용하는 방법, 대학의 전략과 문화 교육에 대한 우리의 접근 방식을 재고하는 방법, 호텔과 온천을 다시 설계하는 방법, 우리의 유치한 필요를 인지함으로써 생기는 이익에 대한 설명, 우리의 비생산적인 낙관주의 가운데 일부를 굴복시키는 방법, 숭고한 것과 초월적인 것을 통해서 자신의 관점을 확보하는 방법, 박물관을 재조직하는 방법, 건축을 이용해서 의미를 만드는 방법 등이 그런 교훈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영혼을 돌보는 데에 관심이 있는 개인들의 분산된 노력을 한 곳에 모아서, 제도의 보호 아래에서 체계화하는 방법이었다'
무신론자답지 않게(?) 전혀 시니컬하지 않으면서도 세속적인 세계로 가져올 수 있는 종교의 유익한 부분들을 설득력있는 글솜씨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는 꼭 유대교에 귀의하지 않더라도 탈무드의 지혜를 실천함으로써 충분히 도덕적이고 양심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말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문체가 시니컬하지는 않지만 곳곳에 배치한 사진과 삽화를 통해 알랭 드 보통 특유의 재치와 해학은 충분히 맛볼 수 있는 책입니다. 꼭 무신론자가 아니더라도 종교가 세상에 줄 수 있는 많은 혜택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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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인터뷰집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그래도 평론집보다야 낫지만). interviewee뿐 아니라 interviewer의 성향과 가치관에 따라서도 너무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승호씨의 가치관 중립 노력은 높이 사는 편이지만 그동안 나온 인터뷰집의 대상을 보자니 공지영, 박원순, 이어령, 신성일 등등 이더군요. 대부분 제 흥미를 끌지 않는 사람들이었습니다.
2010년에 김규항 선생을 인터뷰한 책이 나온 것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김규항 지지자('빠'가 아닙니다. 김규항 선생의 기준에 따르면...)라고 할 수 있는 제가 지금까지 애써 찾아 읽지 않은 이유도 그래서였습니다.
이제와서 읽고 보니 읽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나는 왜 불온한가 : B급 좌파 김규항, 진보의 거처를 묻다(2005)'와
'예수전(2009)', 그리고
'B급 좌파 : 세 번째 이야기(2010)'까지 모두 읽은 분들이 총정리 차원에서 읽으면 좋은 책입니다.
그런 의도로 기획된 책은 아니겠지만 시리즈물의 완결판처럼 그동안 앞의 책들을 읽으면서 생각했던 빠진 조각들도 주섬주섬 맞추고 무심결에 가졌던 궁금증도 스르륵 해결하게 되는 대단원의 막에 해당하는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크게 7장으로 나뉘어 있는데,
1장. B급 좌파, 김규항이 그리는 세상2장. 문화로 우리 사회 엿보기3장. 김규항과 <그 페미니즘>4장. 한국 사회의 진보를 묻는다5장. '촛불'과 '추모' 앞에서6장. 예수에게 묻는 이 시대의 진보7장. 내일을 위한 진보와 미래세대 교육
제목만 보더라도 앞에서 제가 소개한 책들에서 다룬 내용들이 인터뷰의 형식을 빌어 아주 명쾌하게 정리되어 있음을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지승호씨가 쓴 들어가는 말에 '김규항이 끊임없이 우리 스스로부터 반성하자고, 회심하자고 말한다. 사는 방식과 생각하는 방식이 변하지 않으면 우리는 이 지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한두 번 끄덕끄덕 고개를 주억거리다가 이내 부아가 치민다. 그러다가도 차분히 그의 글을 읽고, 그의 얘기를 듣고 나면 분노에 앞서 우리부터 변해야 한다는 얘기에 수긍하게 된다'고 썼는데 정확한 핵심 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혁명과 영성의 조화도 중요하기는 하지만 핵심은 제가 매일 마음으로 제 자신에게 외치는 구호 '나부터 잘하자'라고 생각해요. 나도 잘 못하면서 남이 어쩌니 저쩌니 그러는 거 결코 세상을 바꿀 수 없는 공허한 부메랑이죠.
저도 김규항 선생처럼 '한줌의 지배계급이 차지하던 것을 공정하게 분배하는 세상이 아니라 남보다 잘 먹고 잘 사는 일 자체를 부끄러워하는 세상'을 꿈꾸고 싶습니다. 아직까지는 잘 안 됩니다만 계속 노력해야죠.
덧. 멋모르고 샀는데 제가 보이코트하는 문학동네 계열의 출판사인 '알마'에서 나온 책이네요. 아 놔~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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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벌은 전혀 효과 없다'는 글을 보고 트위터를 통해 학교와 가정에서 체벌을 하지 않게 되면서 미국의 교육이 몰락하기 시작했다는 사람들의 생각에 대해 제 의견을 물어보신 '트친'님이 계셔서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드립니다.
미국의 공교육과 가정의 훈육이 무너지고 있는 현상 자체에 대해서는 저도 동감합니다만 저는 그 원인이 체벌 금지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체벌 금지로 인해 그동안 드러나지 않고 안으로 썩어들어가던 문제가 표면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쪽입니다. 앞서 올린 포스트에서도 설명했듯이 체벌은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문제를 억압하기만 하니까요. 만약 체벌이 정말 효과가 있다면 체벌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문화권에서는 아무런 아동 청소년 문제가 없어야 할텐데 별로 그런 것 같지 않습니다.
오히려 손쉬운 체벌을 사용함으로써 그동안 눈에 띄지 않았을 뿐이지 자력 구제를 정당화하는 총기 자유화의 나라, 알코올을 비롯한 약물 사용을 비상구로 생각하는 문화적 분위기의 나라인 미국에서 이제서야 문제가 터져 나오고 있다는 것이 오히려 그동안 체벌로 인해 감추어진 문제가 얼마나 많았을까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사람들이 느끼는 어려움은 즉각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억제 수단인 체벌을 빼앗긴데서 오는 무력감을 반영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대안을 마련하고 그 효과성을 검증할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체벌을 금지당했으니 그 당혹감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그렇더라도 체벌은 해결 방법이 아니고 오히려 늦었다는 생각이 드는 이때 다른 대안들을 모색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봅니다.
간혹 어렸을 때 그런 사랑의 매를 맞았기 때문에 잘못된 길로 나가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어른들이 계신데 심리학에서는 그런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인지 부조화', '자기 정당화', '선택적 기억' 등의 개념이 많이 있습니다. 지금에 와서 자신이 그렇게 폭력에 길들여졌던 과거를 정신적 외상 없이 추억하려면 그런 기억의 윤색이 꼭 필요한거지요.
사랑의 매를 맞지 않았기 때문에 잘못된 길로 나간 분들의 자기 고백과 후회가 봇물처럼 터져나오지 않는 한 저는 '사랑의 매'와 같은 개념은 거의 완벽한 허구가 아닐까 의심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저는 고등 동물인 사람이 동물처럼 육체적인 고통을 당해야만 규칙과 규범을 사회화하여 사회에 적응할 수 있고 다른 대안은 없다는 주장을 이해할 수도 없고 받아들이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계속 대안을 찾을 밖에요.
덧. 이 글은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심리학 카테고리가 아닌 '이런저런 이야기' 카테고리에 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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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상황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체벌이 아무런 교육적인 효과가 없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모로 입증이 된 사실입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그저 손쉽고 편하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대안을 생각해 볼 여지없이 무분별하게 체벌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교육 현장은 점차 체벌을 금지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가정은 아직 사각지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며칠 전 아무런 고민 없이 아이를 체벌하다가 심한 상처를 입힌 어머니를 상담하다가 체벌 무용론에 대해 정리를 해 두고 싶었습니다.
첫째, 체벌은 교육적인 효과를 따지기에 앞서 체벌자의 감정을 외부로 폭발시키는 방법입니다. 이것은 아이에게 '내가 잘못했구나'보다는 '엄마가 화 나셨구나'라는 압도적인 신호를 먼저 전달합니다. 그러니 아이는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생각해 볼 겨를 없이 화가 난 부모의 감정을 누그러뜨릴 방법부터 찾게 됩니다. 그래서 변명과 거짓말, 반성없는 사과만 늘게 되는 것이죠. 무엇보다도 아이에게 체벌을 통해 감정을 폭발시킨다고 그 감정이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는데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게다가 한번 감정 폭발을 하게 되면 역치 수준이 낮아지기 때문에 유사한 상황에서 더 쉽게 감정 폭발을 하게 됩니다. 스위치가 매끄럽게 눌리는 것이죠. 그래서 악순환의 고리가 견고하게 형성됩니다.
둘째, 체벌을 가하고 난 뒤 왜 체벌을 했는지에 대해 아이에게 조곤조곤 설명을 한다고 해도 아이도 이미 감정이 상했기 때문에 부모가 하는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특히 아이가 어릴수록 더 합니다.
문제를 교정하기 위해 체벌을 가하는 순간 아이에게 나중에 힘과 권력이 생기면 나도 언제든 다른 사람에게 체벌을 가할 수 있겠다는 잘못된 신념을 심어주게 됩니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때리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나중에 배우자를 구타하는 비율이 증가하는 것도 이것과 상관이 있습니다.
셋째, 대부분의 체벌은 부정적인 행동을 일시적으로 억제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대안 제시가 별로 없습니다. 긍정적인 대안 제시가 있다고 해도 이미 아이도 감정이 상해 있기 때문에 이 말 역시 들리지 않습니다. 따라서 아이는 체벌을 피하기 위해 부모의 눈을 속일 생각만 하지 바람직한 행동을 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습니다. 즉 혼날 행동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걸리면 죽을테니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자는 주의로 가게 됩니다. 이건 체벌을 가하는 부모가 의도하는 바가 전혀 아니지요.
체벌은 부정적인 행동을 일시적으로 억압(소거하는 것이 아닙니다)하는 것 이외의 아무런 효과가 없습니다. 그러니 효과없는 훈육 방법인 체벌은 당장 중지하고 대안 마련에 집중해야겠습니다.
덧. 교육 사이트 '잠수네 커가는 아이들(www.jamsune.com)'에서 '톡톡톡' 게시판으로 이 글을 무단(저는 전혀 연락받은 적 없습니다)으로 퍼가신 것 같은데 자진해서 삭제하시기 바랍니다. 잠수네 커가는 아이들은 유료 사이트이므로 CCL 규약에 의거 월덴 3에 있는 모든 내용을 일체 사용하실 수 없습니다. 관련 내용은 메인 페이지의 안내글(http://walden3.kr/46)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아이들에게 교육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에서 이런 개념없는 짓을 하실 줄 몰랐습니다. 충격 받았습니다. 반성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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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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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내가 느낀 것이,
와닿는 충고를 하려면 부드럽게 말해야 하지만 (주사도 아픈거보다 안아픈게 맞는 사람 입장에서 좋은 거 같다)
(샌드위치 기법이라는게 있다. 지적을 할 때 '..
저는 개인적으로 임상심리학회가 당면한 모든 위기는 임상심리학회를 지탱하는 임상심리전문가 자격 제도의 문제에 기인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임상심리전문가 자격 제도가 제대로 돌아가면 나머지 문제는 사소한 것에 불과하다는 의미입니다.
자격 제도가 제대로 돌아간다는 건 제대로 된 수련 과정을 통해 양질의 전문가가 현장에서 제 몫을 담당한다는 말입니다.
저는 현장의 임상심리전문가는 심리평가/치료/교육에 모두 능해야 한다고 배웠고 그 가르침에 따라 지금도 어느 한 쪽에만 치우치거나 모자라지 않도록 애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임상심리학회는 세 영역의 불균형을 여전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기존의 강점이었던 영역마저도 점차 약점으로 전락하고 있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선 심리평가 영역은 제가
'심리평가를 하찮게 생각하는 임상심리학자'라는 글을 올린 것이 2007년 2월이니 거의 3년이나 되어가는데도 오히려 그 때보다 상황이 더 악화되었습니다. 심리평가 보고서의 quality 감소는 누구라도 체감할 정도인데 그 이유로는 표준화된 심리평가 보고서의 부재(관련 포스팅
'표준화된 심리평가보고서의 필요성'), R/O 또는 NOS 진단의 남발(관련 포스팅
'심리평가에서 NOS의 의미'), case formulation이 아닌 검사 별 기술 방식의 남용(관련 포스팅
'임상심리평가보고서 이렇게 쓰면 안 된다')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현장에서 제대로 된 심리평가 supervision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supervisor에게 1:1로 심리평가 supervision을 받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제게 Big 5에 속하는 수련 기관마저도 1:1 supervision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심리평가를 전혀 하지 않는 supervisor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그야말로 충격적입니다. 우리는 대학을 다니면서 10년 째 동일한 강의 노트를 고수하는 교수들을 뒤에서 얼마나 욕했습니까? 자신이 심리평가를 하지도 않고 1:1 supervision도 하지 않는 supervisor를 우리는 대체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
치료 영역은 더 암담합니다. 사실 상 치료 영역의 수련은 전무하다고 봐야 됩니다. 그나마 정신보건임상심리사 수련을 겸하고 있는 기관에서 정신보건센터를 활용하는 것과 대학교의 학생생활연구소가 동원되는 것을 제외한다면 과연 임상심리전문가 수련 과정에 치료 수련이라는 것이 있기나 할까요? supervisor부터 치료를 하지 못하는데 수련 레지던트에게 치료 기회가 있을리 만무하고 그러니 제대로 된 치료 supervision이 가능할 리 없지요. 그런데도 사례 발표가 이루어지는 것이 오히려 신기할 지경입니다. 제대로 된 심리치료라고는 배운 적이 없는 상태에서 전문가가 되고 현장에 투입되니 학회에서도 전문가들의 치료 사례 발표나 치료 기법 공유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겁니다(교수들이 학회에서 치료 기법 강의하는 것도 인정하자고 하면 정말 곤란합니다. 그런 분들께는
'내가 생각하는 임상심리학 교수의 최소 역할' 포스팅의 일독을 권합니다). 그러니 현장에서 일을 할 때 제가 환자나 내담자를 다른 전문가에게 의뢰하려고 해도 제대로 된 치료자 찾기가 하늘에 별 따기 만큼 어렵습니다.
교육 영역도 마찬가지입니다. supervision만 놓고 본다면 supervisor를 위한 supervision 지침서 한 권 없기 때문에 모든 수련 과정이 supervisor 자신이 배운 그대로 답습되며 완전히 주먹구구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supervisor의 지식 편차가 supervisee에게서 그대로 나타날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심리검사에 대한 개론서(아무리 봐도 별로 차별화되지 않는 그 책이 그 책 수준인)는 매년 그렇게 쏟아지고 있건만 정작 수련 레지던트를 위한 심리평가 보고서 작성법과 같은 필수적인 책은 한 권도 없으며 Clinician's Thesaurus같은 책이 번역된 적도 없습니다. 정말 답답해 죽겠습니다.
그럼 연구는 좀 나은가 하면 별로 그렇지도 않습니다. 그나마 funding이 이루어지고 의사와 co-work이 되는 일부 수련 기관에서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물이 간간히 나올 뿐 대부분의 수련 기관에서는 심리평가 loading에 치인 나머지 제대로 된 연구를 할 여력이 없습니다. 그러니 대학원 연구 논문 수준을 능가하는 결과가 나오기 힘들고 그나마 학교에서는 연구 대상군인 환자를 접할 수 조차 없기 때문에 만만한 대학생(그것도 교양 강의를 듣는 수강생을 대상으로 한)을 대상으로 해 일반화 가능성이 극히 낮은 뻔한 논문만을 양산하고 있습니다(그래서 제가
'좋은 논문 고르는 법' 같은 포스팅을 할 수 밖에 없는 겁니다). 그러니 학회도 점점 재미가 없고 매번 뻔한 커리큘럼이라는 feedback이 나오는 겁니다(참고로 이번 임상심리학회 추계학회에서는 EMDR 강의 하나 겨우 건졌다는 후문입니다). 도무지 업데이트가 되지 않으니 시류에 맞춰 인기있는 새로운 영역의 기초 발표만 반짝 이루어지고 후속타가 없습니다.
이처럼 임상심리전문가 수련 과정이 빈틈투성이니 자격 제도가 건실할리가 없고 자격 제도가 부실하니 임상심리학회의 허리가 약할 수 밖에 없으며 그러니 점점 동력을 잃게 되는 겁니다. 동력을 잃게 되면 임상심리학회의 미래는 암울할 수 밖에 없습니다.
바꿔 말하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임상심리전문가 수련 과정을 일대 개혁해야 합니다. 시행 세칙이나 바꾸고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문제부터 재정비해야만 임상심리전문가, 더 나아가서는 임상심리학회가 살아날 수 있습니다.
무엇이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처방이냐에 대해서는 제 생각을 좀 더 정리해서 다른 글로 포스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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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교육) 속의 변하지 않는 것들을 아이들에게 일깨워 주는 것이 교사의 길이라 생각하는 조재도 선생님의 교육 에세이 '일등은 오래가지 못한다(2007)'를 북 크로싱합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는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런 책을 볼 때마다 그래도 아직 포기는 이르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교육 현장에서 악전고투하고 계시는 선생님들과 아이들을 위해 추천합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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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이 책은 시인이자 중학교 선생님인 저자가 중학교 2학년 담임을 맡았을 때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쓴 교육 에세이입니다.
1989년 전교조 결성에 몸담았다가 해직되어 5년 만에 복직을 한 뒤로 아이들의 인성 함양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조재도 선생님이 쓴 책이죠.
예전에 제가 학교에 다닐 때보다도 더 심한 경쟁 속에서 사는 아이들, 살아있다는 기쁨을 느낄 겨를도 없이 성적표에 그야말로 목 매고 사는 아이들, 우리들의 아이들에게는 아이들의 눈물도 어른의 눈물만큼 짜다는 것을 아는 선생님, 그들도 외롭고 상처받고 생활이 고단하다는 것을 아는 선생님이 필요합니다.
삶(교육)에는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이 있는데 변화에 대한 흐름이야 아이들이 몸소 체득해 가는 것이니 교사란 학생들에게 변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일깨움을 주는 사람이어야 하지 않을까 하고 고민하는 선생님이 넘치는 학교라면 그래도 이 힘든 학창 생활을 이겨나갈 힘이 생기지 않을까요? 조금이라도 위로받고 기운내지 않을까요?
무너져가는 공교육의 참담한 현실에 기운 빠져도 아이들만이 희망이라는 신념으로 버티는 모든 선생님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도요.
얘들아 힘내라!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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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작은 소리로 아들을 위대하게 키우는 법'을 쓴 마츠나가 노부후미가 여아에 대한 이야기도 써 달라는 독자들의 불같은 성화에 못 이겨 쓴 책이라고 합니다.
전작에 비해 이 책에 대해서는 국내에서도 상당히 평가가 엇갈립니다. 도움이 되었다는 사람이 있는 반면, 거부감을 심하게 느끼는 사람도 많습니다. 특히 엄마의 입장에서 그런 분들이 많은데 제 생각에 전작은 자신과 성별이 다른 아들의 특성에 대해 모르는 점이 많기 때문에 그런가보다 하고 받아들였지만 딸은 자신과 성별이 같기 때문에 내가 모를리가 없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섣부른 평가가 아닌가 싶습니다.
두 권의 책 모두 그냥 목차만 훑어보고 평가하기에는 지나친 책입니다. 꼼꼼하게 정독을 해야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의 진의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책의 내용은 저자가 현장에서 실제로 경험한 사례를 일반화시켜 쓴 책이기 때문에 모든 경우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교육법이 있을리가 없지요.
예를 들어 '귀한 딸일수록 엄하게 가르쳐라'라는 소제목만 보면 여아에게만 유독 잔소리와 억압적인 훈육 방법을 권유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착실함이 몸에 배도록 습관을 만드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거든요. '여자답게 현명하게 키워라'에서도 순종적으로 키우라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우유부단해지지 않도록 자신의 주장을 분명하게 전달하는 걸 집에서부터 연습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피아노를 잘 치면 똑똑해진다'는 내용은 제목만 보고 많이들 오해를 하는데 피아노를 쳐야 똑똑해진다는 것이 아니라 악기를 배우는 과정에서 인내심을 기르게 해야 진정으로 도움이 된다는 겁니다. 따라서 수박 겉핥기 식으로만 읽어서는 반감이 생기기 쉬운 책입니다.
현장에서 아동, 청소년 상담을 해 본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명확하게 핵심을 날카롭게 짚는 부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텔레비젼에 빠져 사는 여자아이는 옆길로 새기 쉽다'는 부분에서도 지나치게 포장된 잘못된 이미지의 타격을 확실히 여자 아이들이 더 심하게 받는 것 같습니다. 또한 능력에 대한 집착이 더 심한 남아에 비해 존재 인정에 대한 욕구는 여아들이 확실히 더 강한 것 같고요.
대부분의 책이 그렇지만 정독을 하고 도움이 되는 부분을 선별한다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입니다.
이 책 역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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