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 :
YES24
소개하려고 하면 입만 아픈 베스트셀러 작가인 알랭 드 보통의 2011년 작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를 소개합니다.
아무런 배경 정보 없이 제목만 봤을 때(바로 제 경우), 두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종교의 핍박(?)이 괴로운 무신론자들을 위한 대처 방략을 소개하는 지침서이거나 무신론자에게 종교의 입장을 변명하는 책이거나.
알랭 드 보통 본인이 철저한 'natural born' 무신론자이니 후자는 아닐 것이고 아마도 전자가 아닐까 싶었는데 제가 헛짚었습니다. 그야말로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를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책의 말미에 가면 실제로 이를 꿈꾸었던 프랑스의 사회학자 오귀스트 콩트(1798-1857)를 소개하고 있네요;;;;;
알랭 드 보통이 이 책을 쓴 이유를 직접 들어보시죠.
'우리가 한편으로는 계속해서 철저한 무신론자로 남아 있으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종교가 유용하고, 흥미롭고, 위안이 된다는 사실을 때때로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이 책의 전제이다. 또한 종교의 관념과 실천 가운데 일부를 세속적인 영역으로 가져올 수 있는 가능성 역시 분명히 흥미롭다는 것이다'
즉, 무신론자의 입장에서 종교에 찬동하고 따를 수가 없다고 해도 종교를 무조건 배타하는 건 목욕물이 더럽다고 아기까지 버리는 꼴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무신론자로 남아 있으면서도 충분히 종교가 주는 유용하고, 흥미롭고 위안이 되는 부분들은 얼마든지 세속적인 영역으로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하는 거죠 실용적으로요. 그 구체적인 내용을 아래와 같은 목차에 배치해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1. 교리가 없는 지혜
2. 공동체
3. 친절
4. 교육
5. 자애
6. 비관주의 <- 요거 재미있습니다
7. 관점
8. 미술
9. 건축
10. 제도
알랭 드 보통이 이 책을 통해 무신론자들에게 말하고 싶었던 건 다음과 같습니다.
'이 책의 목적은 우리가 종교에서 부활시킬 수 있는 교훈들이 무엇인지를 살피는 것이었다. 공동체의 감각을 살리는 방법, 친절을 권장하는 방법, 광고의 상업적 가치에 대한 현재의 편견을 없애는 방법, 세속 성인을 선정하여 이용하는 방법, 대학의 전략과 문화 교육에 대한 우리의 접근 방식을 재고하는 방법, 호텔과 온천을 다시 설계하는 방법, 우리의 유치한 필요를 인지함으로써 생기는 이익에 대한 설명, 우리의 비생산적인 낙관주의 가운데 일부를 굴복시키는 방법, 숭고한 것과 초월적인 것을 통해서 자신의 관점을 확보하는 방법, 박물관을 재조직하는 방법, 건축을 이용해서 의미를 만드는 방법 등이 그런 교훈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영혼을 돌보는 데에 관심이 있는 개인들의 분산된 노력을 한 곳에 모아서, 제도의 보호 아래에서 체계화하는 방법이었다'
무신론자답지 않게(?) 전혀 시니컬하지 않으면서도 세속적인 세계로 가져올 수 있는 종교의 유익한 부분들을 설득력있는 글솜씨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는 꼭 유대교에 귀의하지 않더라도 탈무드의 지혜를 실천함으로써 충분히 도덕적이고 양심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말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문체가 시니컬하지는 않지만 곳곳에 배치한 사진과 삽화를 통해 알랭 드 보통 특유의 재치와 해학은 충분히 맛볼 수 있는 책입니다. 꼭 무신론자가 아니더라도 종교가 세상에 줄 수 있는 많은 혜택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067
★★★☆☆
이미지 출처 :
YES24
예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로버트 스턴버그(실용지능을 주창한 지능 이론의 대가입니다)가 대학원생, 박사 후 연구원, 신임교수들이 대학이라는 학문 세계에 들어와서 성공적으로 교육과 연구 활동을 하기 위해 알아야 할 교훈들을 저자 자신이 체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소개한 책입니다.
제목에서처럼 101가지와 1/2개의 교훈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교훈의 분량이 아주 짧아서 쉬엄쉬엄 읽기에도 좋습니다.
저자가 심리학자이기 때문에 심리학과 관련된 내용이 주를 이루기는 하지만 학문을 하는 모든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내용이 더 많습니다. 그리고 굳이 계속 공부를 하는 학자가 아니더라도 세상을 살아가는데 유용한 내용이 많습니다.
제가 인상적으로 생각했던 교훈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교훈 1. 다른 사람들이 진실이라 믿는 것이 당신도 그것을 진실이라 믿어야 할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 학자라면 반드시 갖고 있어야 하는 자기 부정, 회의, 의심의 원칙이라고 할 수 있죠. 다른 사람의 말을 그대로 믿고 따르는 학자에게 더 이상의 발전은 없다고 봅니다.
교훈 3. 자기 자신의 길을 가라. 그러면 보상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 약삭빠르게 길을 재지 말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하게 되면 돈, 명예 등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말이죠.
교훈 4. 당신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결정한 후에는 자신이 결정한 것에 충실하라.
-> 자신에게 중요한 일은 타협하지 말고 초지일관하라는 말입니다.
교훈 8. 모든 사람들과 성공적 관계를 맺고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라.
-> 이건 참 기본적인 교훈인데 미처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교훈 28. 만약 당신이 어떤 일을 잘한다면, 또다시 그 일을 하게 될 것이다.
->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억지로 했을 때 그 일을 잘하게 되면 계속 괴로운 일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옳은 말인 듯.
사실 이 책에 나온 교훈들을 간략하게 정리를 해 보면,
'네가 좋아하는 길을 정하고 일관된 원칙과 기준을 따라 최선을 다하고 자신을 속이지 않으면 행복해진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
번역도 괜찮고 읽기에도 수월하지만 이 책의 가장 큰 단점은 다름 아닌 제판입니다. 하드 커버로 만들어졌음에도 내구성이 엉망이라 딱 한번 읽은 책인데도 책장이 떨어질 것처럼 아슬아슬합니다. 읽으면서 짜증이 확 밀려오네요.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6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