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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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한 1년 전 쯤에 땅콩집 붐을 몰고 온
'두 남자의 집짓기(2011)'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 책이 집짓기의 appetizer라면 이 책은 코스 요리쯤 됩니다.
이 책은 건축주와 건축가, 그리고 시공자가 함께 모여 단독 주택을 짓는 과정을 이야기한 결과물입니다. 3명의 건축가, 3명의 건축주, 1명의 시공자가 함께 썼습니다.
'두 남자의 집짓기'가 이현욱 건축가의 관점이 주로 반영되어 있고 건축주 입장에서 구본준 기자의 시각은 상대적으로 부족해서 좀 아쉬웠는데 이 책은 아예 1부 집짓기에 관한 거의 모든 것, 2부 들려주고 싶은 나의 집 이야기로 나누어서 2부에서 세 명의 건축주가 자신의 집을 짓는 과정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모두 할 수 있게 안배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결로 현상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그걸 해결해 나가는 과정까지 적나라하게 공개한 건축주도 있어 더없이 생생하고 실감나더군요. 시공한 지역과 주택도 서울 평창동 주택, 충북 청원 파노라마 하우스, 경기 용인 땅콩집으로 다양해서 각각의 관심사에 따라 집이 어떻게 지어지는 지 골고루 맛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특히 '1부 집짓기에 관한 거의 모든 것'에서는 집을 지으려는 건축주라면 알아야 하는 거의 모든 것을 총망라해서 다루고 있더군요.
자신과 맞는 건축가를 찾는 법, 집을 지을 땅을 고르는 법, 설계 의뢰하는 과정과 비용, 시공사 선정하기, 설계 시 각 구성 요소 점검하기, 공정 과정 중 챙겨야 할 부분 등을 꼼꼼하게 다루고 있어서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특히 각 단계에서 상세한 사진을 곁들인 과정 설명이 인상적이었고 각 장마다 말미에 많이 나오는 질문을 모아 별도로 답변까지 제공해서 더욱 좋았습니다.
저는 패시브하우스, 제로에너지하우스, 친환경 자재, 목조 주택 등에 관심이 많은데 요새 흐름과 추세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다루고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한번 보고 말 책은 아니고 두고두고 챙겨보면서 공부할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저처럼 목조 주택, 친환경, 에너지 절약형 주택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강력 추천합니다.
덧. 자신의 집을 짓고 싶은 분이라면 꼭 한번은 읽어보시라고 권해드리고픈 책이지만 단점이 하나 있습니다. 각 저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강조점이 책 안에 이미 여러가지 색깔로 마킹 인쇄되어 있는데 저처럼 형광펜이나 색연필로 마킹하면서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헷갈릴 수 있습니다. 별 일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다시 찾을 때 보니까 의외로 상당히 헷갈리더군요. 이 점을 감안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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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단독 주택을 짓고 살고픈 꿈이 있습니다. 지금은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제 인생의 90% 정도는 단독 주택에서 살았고 아파트가 편리하다고는 하지만 제게는 답답하고 삭막하지만 여건 상 어쩔 수 없이 사는 공간일 뿐 지금도 틈만 나면 단독 주택을 꿈꾸고 있습니다.
위치가 서울 근교가 될지, 강원도가 될지, 제주도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가능하면 친환경으로 짓고 싶고 전기 정도는 태양열 발전 등의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자급자족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목재나 친환경 소재를 이용해 짓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 책이 2011년 건축 시장을 강타했을 때 당장 사 놓았습니다. 그 이후에 다른 책들을 읽느라고 밀려 이제서야 읽었습니다만....
사실 이 책이 유명세를 타면서 추종(?)하는 사람만큼이나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는 사람도 많았습니다만 저는 아무래도 상관 없었습니다. 어차피 어떤 집을 짓고 싶은가에 대한 생각은 이미 확고해진 상태였고 제 생각을 현실로 옮기는데 도움이 되는 정보만 곶감 빼먹듯이 빼먹으면 되는 것이었으니까요. 게다가 제가 당장 집을 지을 것도 아니고 나중에 좀 더 공부를 하면서 교차검증을 해서 사람들이 비판하는 부분 중 옳은 건 배제하면 되죠.
이 책은 이현욱 건축가와 한겨레의 구본준 기자가 힘을 합쳐 7억 3천 3백 50만 원을 만들어 두 가구가 입주할 단독 주택을 지은 전 과정을 정리해 놓은 책입니다. 일명 '땅콩집'인데 집은 두 채인데 마당을 공유하는 새로운 접근법으로 지은 집이죠.
구본준 한겨레 기자는 예전에
'서른살 직장인 책읽기를 배우다(2009)'를 읽을 때 알게 되었는데 그 책 자체는 제게 새로운 책읽기의 즐거움을 주지는 않았지만 의도는 좋았거든요. 그래서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었고 이 책의 저자 중 하나라고 해서 더 반갑게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어차피 이들처럼 넓은 집(2층에 다락방까지 16평 X 3 = 48평)에 살 필요가 거의 없기 때문에 두 채가 연결된 땅콩집을 지을 것도 아니고 최대 30평 안쪽으로 2층이나, 아예 25평 남짓 1층으로 짓고 마당도 그리 넓을 필요가 없었거든요. 이 책을 통해 제가 얻고 싶었던 정보는 제가 꿈꾸고 있는 컨셉의 집을 짓기 위해 꼭 알아야 할 필수적인 몇 가지 정보와 집을 짓는 대략적인 순서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얻었습니다!!!. 게다가 두 저자의 충만한 개념까지 덤으로요.
이 책을 비판하는 분들의 이야기는 자세히 안 들어봐서 잘 모르겠지만 이 책만큼 자신의 분야에 대해 과감하고 솔직하게 오픈하고, 꼼꼼하면서도 친절하게 자신의 경험 그대로를 설명해 주는 책을 별로 본 적이 없습니다.
이 책을 읽기 얼마전에 이현욱 건축가가 더 이상 땅콩집 건축을 하지 않기로 선언해서 좀 아쉽기는 하지만 거품을 뺀 집 짓기를 향한 교두보는 충분히 마련했다고 생각합니다. 뒤는 다른 개념찬 건축가들이 이어야겠지요.
아파트가 아닌 단독 주택으로 자신만의 집 짓기를 꿈꾸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꼭 읽어보기를 권해드립니다. 소장하셔도 좋을 책입니다. 이 책은 두고두고 읽어야 할 정보가 많아서 북 크로싱을 못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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