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중요한 주제이기 때문에
'좋은 상담자보다 유능한 상담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라' 포스팅과 일맥상통하는 말씀을 또 한번 드리려고 합니다. 위 포스팅에서 저는 내담자가 상처받는 상황을 피하려고 노력하는 상담자는 결과적으로 내담자를 도울 수 없게 되니 그에 따르기 마련인 불안과 고통을 감수하기 위해 애쓰라고 조언 드린 바 있습니다.
이와 비슷한 의미로 상담을 내담자와 함께 추는 춤처럼 (가볍게) 생각하는 상담자도 있습니다. 내담자와 호흡을 맞춰가며 합을 이루어 조화로운 춤사위를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걸 상담이라고 착각하는 겁니다. 저는 이걸 내담자가 상처받는 상황을 피하려고 애쓰는 상담자와 샴 쌍둥이 같은거라고 생각하는데 결국은 둘 다 상담의 고통을 피하려는 겁니다.
내담자가 눈물을 흘리며 고통을 호소하고 상담자는 그러한 고통에 공감해 내담자를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며 고개를 주억거리고 가끔은 손을 잡아 주거나 해서 용기를 주고 내담자가 그러한 배려에 고마운 마음을 느끼면 눈물을 멈추고 표정이 편안해지는 그런 영화 같은 장면이 상담이라고 착각할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풍경같은 상담을 하고 싶겠지요.
하지만 아닙니다. 진짜 상담은 춤이 아니라 권투 경기에 가까운 겁니다. 일단 링에 올랐다면 원치 않더라도 마주 선 내담자에게 스트레이트 강펀치를 날려서 얼굴을 뭉개놔야 하고 때로는 내담자가 날린 카운터 펀치에 폐가 찢어질 것 같은 고통을 느껴도 뒤로 물러서지 않고 버텨내 경기를 끝까지 꾸역꾸역 끌고 가야 하는, 그런 피와 땀으로 범벅이 되는 치열한 전쟁터죠. 아무리 뛰어난 supervisor가 코치처럼 링 밖에서 도움을 준다고 해도 결국 경기를 하는 건 상담자입니다. 아무도 대신 싸워주지 않습니다.
그러니 내담자에게 상처주는 걸 두려워하거나, 반대로 내담자에게 상처받고 싶지 않거나, 혹은 누군가 자기 대신 링 위에 오르기를 기대하는 상담자는 상담을 하면 안 됩니다. 춤은 다른 곳에 가서 추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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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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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영화
원래 영화를 고를 때 가능하면 사전 정보 없이 눈 가는대로 골라 보는 편인데 이 영화는 잘 아는 지인이 재미있다고 추천을 해서 어떤 영화인지 대충은 알고 봤습니다.
'아바타 + 록키 시리즈' 정도는 그래도 각오했는데 아무래도 제 기대가 너무 컸나 봅니다.
리그전에서 다양한 로봇을 등장시켜 화려한 라인업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 게 무참히 깨진거야 빠른 스토리 전개를 위해 불필요했다고 해도 인간과 로봇의 감정적인 교감을 그냥 아바타 방식으로 처리하고 말다뇨. ㅠ.ㅠ
역사상 가장 훌륭한 복서로 꼽히는 슈거 레이 레너드를 자문으로 해서 실제 권투 장면을 충실하게 고증한 건 높이 살 수 있지만 저처럼 격투기에 전혀 관심없고 로봇과 인간의 따뜻한 교감에 큰 비중을 두고 영화를 봤던 사람들에게는 아주 실망스러울 겁니다.
'아톰'과 인간이 교감하는 장면은 거의 나오지 않고 어디까지나 로봇은 로봇일 뿐 인간을 대신할 수 없다는 물질주의가 영화 전반을 흐르는게 보면서도 스물스물 짜증이 올라오더군요.
인간을 위해 실컷 두들겨맞고 패대기쳐졌는데 결국은 자신감을 회복한 복서 아빠와 관계를 회복한 아들만 짱인가효? 별로 응원하고 싶은 생각이 안 나더군요.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 2기 Stand Alone Complex에서 마스코트로 나오는 타치코마가 보여준 놀라운 정신세계와 감정이입 장면을 기대한 제가 어리석었습니다.
제 생각에 헐리우드는 죽었다 깨어나도 그런 감동적인 장면을 만들 수 없을 겁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꼭 한번 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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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다른 포스팅에서 몇 번 지나가는 말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지만 2007년 제 여가 생활의 목표는 권투 입문입니다.
에에엑~ 그렇습니다. 바로 그 Boxing입니다.
사실 어렸을 때부터 제.대.로. 배우고 싶었던 운동인데 더 이상 늦기 전에 배워야겠더군요. 제 나이가 아직 그렇게 많은 것은 아니지만 몸으로 배워야 하는 것들을 배우기 위해 필요한 용기가 시간이 갈수록 자꾸 줄어드는 것을 느끼고 있거든요. 이러다가 스카이다이빙은 영영 못 배울 것 같습니다.
물론 드럼은 내년에도 계속 배울 겁니다. 웬만한 곡을 연주하려면 적어도 3년은 배워야 할 것 같거든요.
권투를 제.대.로. 배우려면 체육관을 제대로 알아봐야 합니다. 시설 위주로 찾다 보면 어느새 뭇 여성들 사이에 섞여 다이어트 복싱을 하고 있는 저를 발견할 가능성이 크니까요. -_-;;;
그런데 그 문제도 해결이 되었습니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할까요? 김철호와 유명우를 배출했고 현재 우리나라 유일의 세계 챔피언인 지인진 챔피언을 보유하고 있는 체육관이 저희 동네에 있더군요. 그것도 걸어서 5분도 안 되는 거리에...
겉에서 보기에 건물이 정말 구리구리하고 땀에 절은 듯한 모습입니다만....
최소한 권투를 제.대.로. 가르쳐 줄 것 같은 느낌입니다. 매일 퇴근하고 집에 오는 길에 들러서 배우면 되겠네요. 사실 권투만큼 실전에 강한 호신술이면서 확실한 운동량을 확보하는 운동도 많지 않지요.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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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nt Eastwood와 Morgan Freeman이라는 두 배우의 무게감만으로 선택했던 영화입니다. <쇼생크 탈출>에서도 그렇고 이 영화에서도 그렇고 Morgan Freeman은 내레이션이 정말 잘 어울리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Clint Eastwood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선호하는 배우는 아니었는데 이 영화에서 정말 중량감 있는 연기를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Clint Eastwood의 연기야말로 진정한 카리스마 있는 연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Hilary Swank는 1999년 <소년은 울지 않는다>라는 제작비 3백만 불짜리 인디 영화를 통해 골든 글러브와 아카데미 여우 주연상을 한번에 거머쥔 이후로 5년 동안 연기다운 연기를 보여주지 못했는데 5년의 실망감을 이 영화 한 편으로 날려 버립니다.
Million Dollar Baby는 여자 권투 선수의 자서전적인 일대기가 주가 될 것이라는 저의 기대를 무참히 짓밟은 영화였습니다. 끝나고 나서 한참 동안 진탕된 마음을 가다듬느라고 힘들었습니다. 결국 마음을 잡을 수 없어 전에 봤던 주성치의 <쿵푸 허슬>을 다시 보고서야 조금 진정이 되더군요.
마음에 가라앉아 있던 감정의 다양한 앙금을 휘저어 흙탕물로 만들어 버리는 Million Dollar Baby...
개인적으로 강력히 추천합니다.
Clint Eastwood, Hilary Swank, Morgan Freeman, 이 세 배우의 연기만으로도 볼 가치가 충분한 영화입니다.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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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1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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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lion Dollar Baby.
"Mo Cuishle!(mo chuisle, Mokulsha)..it means my darling, my blood!!."
"전 환호하는 관중들 속에서 세상을 보았고 제가 원하는 것을 얻었어요. 전부 얻었어요. 제게서 이 모든걸 가져가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