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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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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영화
배우 하정우가 아닌 감독 하정우의 데뷔작입니다.
'베를린' 촬영을 마치고 쉬면서 무얼 할까 고민하다가 내린 결론으로 선택한 작품이 바로 롤러코스터입니다.
감독 데뷔작의 장르가 코미디인 것도 하정우답다는 생각이 드는데 시나리오도 하정우 감독이 직접 썼답니다. 기존의 코미디 영화와 상당한 차이와 신선함이 느껴지더군요.
감독 데뷔작인데도 전반적으로 만듦새가 빼어납니다. 보통 배우들이 감독에 입봉하면 다큐멘터리나 독립 영화 등으로 해외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으려고 하는데 비해 하정우는 과감히 상업 대중 영화, 그것도 코미디로 승부수를 던집니다.
실제로 이 영화는 다른 영화와 달리 약 20여 명의 출연 배우들이 3개월 동안 매일 오전 3시간 동안 대본 리딩을 하면서 자신의 입에 맞는 대사로 발전시키는 방법을 도입했지요. 그래서 그런지 대사가 감칠맛나는데다 대사와 대사 사이의 어색한 여백이나 간격이 전혀 없습니다. 뭐랄까요. 딱딱 들어맞는 군무를 보는 느낌?
군 복무 이후의 스크린 컴백작으로 이 영화를 고른 정경호의 신들린 연기도 제맛입니다. 그 밖에도 영화, 연극판에서 연기력으로 인정받고 있는 연기의 중,고수들이 대거 등장해서 소위 대사빨을 살렸습니다.
누구는 천박한 영화라고 손가락질 할 지도 모르겠으나 저는 이 영화의 신선함이 참 좋았습니다.
덧. 포스팅을 하면서 이런 저런 자료를 뒤지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가 그래비티와 롤러코스터를 비교해서 쓴 칼럼을 보게 되었는데 어이가 가출을 하더군요. 비교할 걸 비교해야지 지상이 아닌 허공에 떠 있는 상황적 배경이 유사하다고요? 결론은 그래비티 칭찬하면서 롤러코스터 까기더군요. 롤러코스터에서 왜 그래비티의 존재론적 유머를 찾는 지 당췌 이해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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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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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영화
트위터가 아니었다면 놓쳤을 영화이고 안 봤다면 분명 후회했을 영화(끝까지 몰랐으려나)입니다.
영화 포스터도 impact가 없고 우주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영화라고 해서 별로 혹하는 것도 없었는데 다행히 트위터의 호평에 호기심이 발동하여 일부러 아이맥스 3D로 보느라 용산 CGV까지 갔다 왔습니다.
시간이 안 맞아 밤 10시 30분에 시작하는 걸 봤는데 밤에는 5층 이후로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도 작동하지 않아 외부 통행로를 이용해 6층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걸 (당연히) 모르고 15분이나 헤매느라 자칫하면 영화 초반부를 놓칠 뻔 했습니다. 다행히 다른 영화 예고편을 상영하는 바람에 늦지 않게 도착할 수 있었죠. 이 날 에피소드로 용산 CGV에 개인적으로 마이너스 200점 줬습니다. 여담이고요.
이 영화를 제가 별 5개로 평가한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우주 공간에서의 사고라는 매우 참신한 주제를 압도적으로 아름다운 화면에 펼쳐놓았다는 점 때문입니다. 예전에 한 때 깊은 바닷속에서 일어나는 재난을 다룬 영화들이 유행이었던 것을 기억하는 분이 계실까 모르겠습니다. 행동의 제약이 극대화된 환경에서, 도와줄 사람 하나 없이 혼자서 알아서 탈출해야 하고, 생존 확률은 극히 희박한 상황은 비슷합니다만 바닷속은 그랑블루 같은 영화나 디스커버리 채널과 같은 다큐멘터리 영화가 아닌 이상 숨막히는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어렵습니다. 그저 어둡고 춥고 무섭죠. 하지만 우주 공간은 그게 충분히 가능합니다. 지구와 태양만 갖고도 말이죠.
관객이 볼 수 있도록 (살아서) 얼굴을 드러내는 배우는 산드라 블록과 조지 클루니 딱 두 명이고 그것도 중반 이후로는 산드라 블록의 원맨쇼입니다만 아무런 불만이 안 나올 정도의 영화입니다. 트위터에는 엄청난 몸 만들기를 감내한 것이 틀림없어 보이는 산드라 블록의 말벅지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만 저는 우주 공간의 숨막히는 아름다움과 극히 대조를 이루는, 살아남기 위한 한 인간의 사투를 숨죽이며 지켜보느라고 사실은 말벅지 장면이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정말임~).
자신이 그토록 돌아가고 싶은 지구의 거대한 형체가 코앞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도 시시각각으로 줄어드는 생존 가능성을 높이고자 처절히 싸우다 결국 죽음의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한 후 우연히 연결된 채널을 통해 들려오는 지상에 있는 강아지의 울음소리를 산드라 블록이 따라할 때 저도 같이 울컥하더군요. 영화의 한 장면이지만 그녀가 느꼈을 극한의 공포와 외로움이 그 울음소리를 타고 제게도 스며드는 것처럼 느껴졌거든요.
그래서 영화 말미에서 그녀가 경험하게 되는 강렬한 체험(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어 묘사하는 것이 참 조심스럽네요)도 제가 느낀 것처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조지 클루니의 담담함이 의아하게 느껴질 정도로 산드라 블록의 연기는 아주 현실적이었지요.
참 특이한 소재인데도 강렬한 인상으로 남는 영화, 그래비티
추천합니다. 꼭 보시고 가능하면 아이맥스처럼 큰 화면이나 4DX처럼 생생한 화면으로 보시기 바랍니다.
덧. 산드라 블록이 우연히 연결된 채널에서 지구의 남자와 대화를 시도하나 서로 다른 언어로 의사소통이 되지 않지만 아이와 강아지의 울음소리로 잠시동안 교감을 나누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게 그냥 단순한 영화 속 장치가 아니랍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이 영화를 본 분만 참고하시라고
링크 걸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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