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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6/15 그리스 여행 - 6월 4일 오전(Flea market, Ancient Agora, Stoa of Attalos)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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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6/13 그리스 여행 - 6월 3일 오후(아테네 신다그마 광장, 국회의사당, 국립공원) (14)
- 2007/06/12 그리스 여행 - 6월 2일(기내-두바이-기내) : 기내식의 향연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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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 쯤에 발라먹는 크림치즈 대용의
비건용 치즈 'Sheese'를 소개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 때도 재구매 확정이라고 극찬을 했는데요. 실제로 그 때부터 소진될 일이 없게 주문해서 지금까지 매일 아침 맛나게 먹고 있습니다.
하지만 크림치즈도 맛나고 좋기는 한데 가끔은 슬라이스 치즈가 아쉬웠습니다. 빵에 한 장씩 올려 먹던 것도 그립고 조금씩 찢어서 샐러드에 넣거나 각종 요리에 사용했으면 할 때가 있었거든요. 치즈 라면이라든가, 치즈 라면이라든가, 치즈 라면이라든가........ ㅠ.ㅠ
그런데 있습니다. 비건용 슬라이스 치즈가요.
스코틀랜드에 비건용 크림치즈가 있다면 비건용 슬라이스 치즈는 그리스에 있습니다. Viotros S. A사의 제품인데요.
정식 수입품입니다. 10장 단위로 묶여 있는데요. 보시는 것은 체다 슬라이스 치즈입니다. 당연히 비건용이고요.
* Gluten Free
* Lactose Free
* Soy Free
* Nuts Free
* GMO Free
* Sugar Free
* Dairy Free
* Palm Free
* Preservative Free
인데다 무려 우유, 견과류, 동물성 등 알러지를 유발할 수 있는 성분이 들어갈 수 없도록 생산 라인 자체를 분리해서 일말의 불안감마저 차단합니다.
그렇다면 이 비건용 슬라이스 치즈는 뭘로 만드는 걸까요?
* 코코넛 오일
* 올리브
* 파프리카
* 당근에서 추출한 천연색소
* 허브에서 추출한 비건 향
100% 순 식물성 재료로 만듭니다.
성분은 다 좋은데 맛은 어떨까요? 대부분의 비건용 대용품들의 약점 중 하나가 맛과 식감이 아무래도 다르다는거였죠.
그런데..... 유레카!!!!
이 치즈의 맛은 일반 슬라이스 치즈와 거의 구별이 안 갈 정도로 똑같습니다. 일반 슬라이스 치즈의 식감이 좀 더 쫀쫀한 것에 비해 바이오라이프 슬라이스 치즈는 살짝 퍽퍽하고 쉽게 부서지는 식감이라는 차이만 빼면 일반 슬라이스 치즈라고 해도 믿을 정도에요.
이 제품을 처음에 구매했을 때 너무 맛있어서 언제 다 먹었는지 모르게 한 팩을 다 먹고 난 뒤 남은 건 아껴서 먹느라 참 힘들었죠. 치즈를 좋아하는 비건이라면 꼭 드셔보셔야 하는 제품입니다. 강추합니다.
체다 슬라이스 치즈가 조금 밋밋하다면 버섯과 허브, 훈제 슬라이스 치즈도 있습니다. 보시는 건 왼쪽이 버섯, 오른쪽이 허브인데요. 버섯은 치즈 안에 버섯이 촘촘히 박혀 있습니다. 다 맛나지만
개인적으로 버섯을 강추합니다.
가격은 200g 기준으로 체다 슬라이스 치즈가 12,300원, 나머지가 14,300원 정도 합니다. 10장 들이 구성이니 한 장에 1,230원과 1,430원 정도 되겠네요.
지름신의 성전 '펀샵'과 연동된 '락식'이나 비건 쇼핑몰 베지박스(vegbox.co.kr)에서 구입하실 수 있는데 현재 두 곳 모두 일시 수급 불능이라서 아쉽지만 조금 기다리셔야 합니다. 저는 재입고 알림 요청을 해 둔 상태입니다;;;;
슬라이스 말고 블럭 치즈는 지금도 구입이 가능하니 자르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으신다면 한번 try해 보심도 좋을 듯 합니다.
살짝 쉽게 부서진다는 점만 빼고는 일반 슬라이스 치즈에 90% 이상 근접한 비건용 치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도 재구매 의사 200% 이상입니다.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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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자신이 왜 여행을 좋아하는지(혹은 좋아하게 되었는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당연히 저도 그랬는데요. 2002년에 뉴질랜드에 가기 전까지는 비행기라고는 타 본 적도 없었고, 왜 비싼 돈, 귀한 시간을 들여 사서 고생하는지를 도무지 이해하지 못했던 꽉 막힌 타입이어서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여행에 환장하게 된 제 자신이 저도 굉장히 놀라웠거든요.
지금 와서 생각을 돌이켜 보면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도 조금씩 바뀌어 온 것 같습니다.
2000년 대 중반에는 다분히 뭔가 새로운 걸 경험한다는 기쁨이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새로운 풍경을 눈에 담고, 신기한 먹을거리를 맛보는 즐거움 때문에 여행을 다녔죠. 거기에 나는 돈 아껴서 여행 다니는 남자라는 자뻑도 솔직히 한 몫 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그게 아주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합니다. 동기를 얻기 위해 초기에는 외부적인 요인의 도움이 필요할 때도 있으니까요. 비유하자면 조깅을 열심히 하기 위해 새로운 스포츠 웨어나 조깅화를 구입하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요.
어쨌거나 그래서 해외 여행을 다니던 초반에는 그런 즐거움을 찾아 다녔습니다. 일정표도 빡빡하게 짜넣고, 가능하면 많은 것을 효율적으로 경험하려고 애를 썼죠. 그 때문에 여행을 다녀와서 몸져 눕기도 하고 만만치 않은 후유증을 겪은 적도 있습니다. 이 때 다닌 곳이 홍콩, 터키, 일본, 그리스 등이었습니다.
2000년 대 후반이 되자 약간의 매너리즘에 빠졌습니다. 여행의 매너리즘이라기보다는 삶의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어 일도 재미가 없고 사람을 만나는 것도 싫고 뭔가 삶의 동력을 잃어버린 듯 했습니다. 우울 장애에 걸린 것처럼 만사 다 귀찮고 세상사가 허무하고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삶의 색조가 옅어지면서 사는 게 뭔지 고민하던 시기였습니다. 어찌 보면 이 당시 떠났던 여행들은 제 나름의 힐링 여행이었습니다.
여행을 통해 매너리즘을 극복하고 저를 치유하고 삶의 동력을 다시 얻었거든요. 이 때는 삶을 낯설게 하는 것이 제 여행의 목적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익숙해진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행지도 네팔, 쿠바처럼 사람들이 많이 가지 않는 곳을 골라서 다녔습니다.
그러다 요새는 또 다시 여행을 가는 목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물론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도 좋고, 삶을 낯설게 해서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는 것도 여전히 좋지만,
요새는 저 자신과 대화를 하는 목적이 새롭게 추가되었습니다. 네팔을 다녀온 이후 저 자신과 대화를 하려고 산티아고 길을 혼자서 걸어볼까 하는 생각도 해 보고 네팔의 안나푸르나 트래킹을 혼자서 다녀올까 하는 꿈도 꿨지만 꼭 혼자가 아니더라도 여행 중에 얼마든지 제 자신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있더군요. 함께 여행하는 지인이 잠시 자리를 비운 시간이나 기차를 기다리며 앉아 있는 시간, 잠자리에 들기 전에 여행 일지를 정리하면서도 스스로에게 말을 걸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노르웨이 여행 때는 피요르드 크루즈 투어를 하면서 제 자신과 대화를 많이 했죠.
제가 살아온 삶과, 얼마나 남아 있을 지 모르겠지만 남은 삶에 대하여, 제 일과 사랑하는 사람들,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들, 아직도 여전히 집착을 내려놓지 못하는 것들에 대하여 진솔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참 많았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 좋아서, 그 다음에는 삶을 낯설게 만들어 생동감을 불어넣으려고, 이제는 제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이 소중해서 여행을 떠납니다.
여러분이 여행을 다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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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는 이유와 목적은 여행자의 수만큼 많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여행의 매력이 다양하기 때문에 몇 가지로 한정짓는 건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여행을 하려는 이유와 목적에 따라 어디로 가고, 무엇을 하고, 무엇을 먹고 누구를 만날 건지가 천차만별로 달라지게 됩니다.
저는 제가 가는 여행을 크게 '채우는 여행'과 '비우는 여행'의 둘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뭐 '이번에는 비우는 여행을 가자', '다음에는 채우는 여행을 가야지' 이런 식으로 나누는 건 아니고 다음 여행지를 정할 때 저도 모르게 이 틀에 따라 어느 정도 선택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여행 초반에는 다분히 채우는 여행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계획을 세워 떠났던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가 그랬고, 홍콩 여행도 그랬고, 터키 여행으로 정점을 찍었더랬습니다. ㅠ.ㅠ
그 때는 신기한 걸 최대한 많이 보고, 가능하면 새로운 걸 먹어 보고, 많은 걸 경험하려고 애썼던 것 같아요. 그렇게 못하면 왠지 비싼 돈내고 여행오는 건데 손해보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당연히 일정이 엄청나게 빡빡하고, 시간 낭비가 하나도 없게끔 완벽하게 짜려고 했습니다. 물론 그만큼 많이 경험하고 '채운' 것도 많았지만 그 여행에는 '쉼'이 빠져 있었기에 몸은 당연히 피곤하고 여행을 다녀와서 앓아눕기도 하는 부작용이 있었죠.
그래서 언제부터인가는 '비우는 여행'도 간간히 떠나게 되었습니다. 머릿속과 마음속을 여행을 통해 비우고 싶다는 생각이 커지다 보니 마음의 평안이 중요해지더군요. 일본 유후인으로 떠난 료칸 여행부터는 여유롭게 마음이 거닐 수 있도록 느슨하게 일정을 짜게 되더군요. 어머니를 모시고 간 그리스 여행도 그랬고,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겨울철에 다녀온 방콕 여행도 그랬습니다.
물론 여전히 스페인이나 쿠바처럼 쉽게 갈 수 없는 여행지에서는 부지런히 돌아다녔지만 이제는 예전처럼 시간이 아까워 발을 동동 구르고, 교통편이 딱딱 들어맞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시간이 맞지 않아 경유하는 공항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숙박하는 곳의 위치가 애매해서 체크인 하고 시간이 남게 되면 그 때를 제 마음을 비우는 시간으로 활용합니다.
떠나기 전부터 둘 중 하나로 정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현지에서도 채우는 여행과 비우는 여행 둘 다를 해 보려고 생각하고 다닙니다. 그러면 확실히 달라지더군요.
올해 여행지는 노르웨이입니다. 시작은 비우는 여행이었는데 일정을 짜다 보니 채우는 여행으로 치우치는 것 같기에 과감히 몇 개의 일정을 뺐습니다. 노르웨이는 자연을 보러 가는 곳이니까요. 여름철에는 로또 맞을 확률이라고 하던데 스발바르에서 북극곰을 볼 수 있으면 더 없이 행복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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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라틴 문헌의 원전 번역 대가인 천병희 교수가 번역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TA EIS HEAUTON MARCUS AURELIUS ANTONIUS, 2005)'을 북 크로싱합니다.
웬만한 자기 계발서나 힐링 서적에서 볼 수 있는 좋은 경구는 이 책에서 대부분 다루고 있습니다. 역시 아무 책이나 고전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죠.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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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그리스, 라틴 문헌의 원전 번역 대가인 천병희 단국대 명예교수가 번역해 내놓은 책입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로마 제국의 16대 황제이자 5현제의 마지막 황제였죠. 로마 사상 최초의 공동 황제이기도 했습니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거대 제국을 건설하면서 도시 국가라는 활동 공간을 빼앗기게 된 당시에 개인들이 의지할 수 있는 철학적 적응으로 인간을 더 중시하거나 반대로 세계를 덜 중시하는 것을 택해야 했는데 첫 번째 방법을 택한 것이 스토아 학파였고 두 번째 방법을 택한 것이 에피쿠로스 학파였습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대표적인 스토아 학파였고요.
에피쿠로스 학파의 우주가 무정부적이라면 스토아 학파의 우주는 질서정연합니다. 자연은 이성에 의해 지배되며 이성은 신, 운명, 또는 섭리와 같은 것이죠. 따라서 어떤 일이든 그것은 신적인 이성, 사물의 본성에 맞게 일어납니다. 그러니 현인이 추구해야 할 일은 무슨 일이 일어나든 기꺼이 받아들이고 참고 견뎌야 하는 것이죠.
그래서인지 생명의 유한성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자신의 이성을 믿고 정진하라는 내용이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굳이 택하라면 스토아 학파보다는 에피쿠로스 학파 쪽에 더 가깝기 때문에 시종일관 계속되는 공동체에 대한 헌신 강조가 좀 거슬리더군요.
그래도 배울 점은 상당히 많습니다. 현대에 나온 자기 계발서에서 배울 만한 것들이나 진배없어요. 고전의 힘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느낌이....
최병희 교수가 심혈을 기울인 원전 번역서라서 어렵지 않고 매끄럽게 읽힙니다. 평소 고전을 부담스럽게 생각하셨던 분이라면 한번 도전해 보심이 어떨까요?
닫기
* 나라는 존재는 육신과 짧은 호흡과 지배적 이성에 불과하다.
* 우리는 서둘러야 한다. 사물들을 이해하고 파악하는 능력이 우리가 죽기도 전에 먼저 멈추기 때문이다.
* 너는 생각의 고리에서 목적이 없는 것과 무익한 것을, 특히 지나친 호기심과 악의를 피해야 한다. 그리고 누가 너에게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지?"하고 갑자기 물어도 "이것과 이것"이라고 지체 없이 대답할 수 있는 그런 일들만을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 그는 자기 자신들 마음에 들지 않는 자들의 칭찬에는 아무런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다.
* 사물들을, 너를 모욕한 자가 판단하는 대로, 또는 네가 판단해주기를 그가 바라는대로 이해하지 마라. 사물들을 사실 그대로 보라.
* 복수하는 최선의 방법은 네 적처럼 되지 않는 것이다.
* 인생에서 아직 육신이 굴복하지 않고 있는데 영혼이 먼저 굴복한다는 것은 치욕이다.
* 각자의 가치는 자신이 추구하는 것들의 가치와 일치한다
* 이제 더 이상 선한 사람은 어떠어떠해야 하는지 토론하지 말고, 그런 사람이 되라.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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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철학자이자 웅변가이자 문필가로 이름을 날렸던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Lucius Annaeus Seneca)가 쓴 인생 에세이 중 일부를 엮어 펴낸 '인생이 왜 짧은가 : 인생의 여가를 찾는 오래된 질문(2005)'을 북 크로싱합니다.
'대화들(dialogi)'이라는 이름이 붙은 10편의 철학 에세이 중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인생의 짧음에 관하여', '마음의 평정에 관하여', '섭리에 관하여', '행복한 삶에 관하여', 이렇게 4편을 실었습니다.
그리스 라틴 문학을 원전 번역하는 국내 최고의 전문가 천병희 단국대 명예교수의 깔끔한 번역으로 말미암아 읽는 맛이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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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Lucius Annaeus Seneca)는 기원전 4년 경에 태어나서 기원후 65년에 작고한 로마 시대의 철학가이자 작가입니다.
폭군 칼리굴라와 네로를 모두 경험한 당대 최고의 웅변가와 문필가로 명성을 날렸고 한 때 네로의 스승이기도 했으나 암살에 연루되었다는 누명을 쓰고 자결을 명 받아 담대히 죽음을 맞이했죠.
그의 철학 에세이와 서한은 에픽테토스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저술과 함께 로마화한 그리스 스토아 철학의 중요한 사료로 손꼽힙니다. 그가 활동했던 로마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거대 제국을 건설하면서 도시국가라는 자급자족적인 활동 공간을 빼앗기게 된 개인들이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 보다 인간을 더 중시하거나 세계를 덜 중시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던 시기였습니다.
전자를 강조한 것이 세네카가 몸을 담았던 스토아 학파였고 후자를 선택한 것이 에피쿠로스 학파였습니다. 질서 정연한 우주를 믿고 이성에 의해 지배되는 자연을 신봉한 스토아 학파가 무정부적인 에피쿠로스 학파의 사조를 배척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텐데 세네카는 에피쿠로스 학파의 철학마저도 받아들여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는 절충주의자의 면모를 보였습니다.
이 책은 그리스 라틴 문학을 원전에서 번역하는 국내 최고의 전문가로 손꼽히는 천병희 단국대 명예교수가 옮겼는데 세네카의 많은 작품 중 '대화들(dialogi)'이라는 이름이 붙은 10편의 철학 에세이 중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인생의 짧음에 관하여', '마음의 평정에 관하여', '섭리에 관하여', '행복한 삶에 관하여'의 4편이 수록되어있습니다. 대화들이라는 이름처럼 특정인을 앞에 두고 말하듯이 써 내려간 헌정글의 형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자신의 시간을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기고 살 것, 중요한 것은 생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을 온전히 살아가는 것이라는 점, 내일에 매달리게 만들어 오늘을 놓치게 하는 기대야말로 인생의 가장 큰 장애물이라는 점, 누군가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는 걸 마음에 새기고 살아갈 것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가히 세네카의 행복론이라고 부를 만 합니다.
먹고 사는 것에만 치우쳐 쏜살같이 지나가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볼 한 점 여유도 없는 현대인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철학 에세이입니다.
이 겨울 잠시 여유를 갖고 로마 최고의 철학자 세네카의 진심어린 조언에 귀 기울여 보시면 어떨까요?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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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씨네 21
가히 명불허전입니다. 저는 솔직히 뮤지컬을 보지 못한 상태에서 영화만 봤는데도 흥겹고 재미있더군요.
누구인지도 모르는 아빠를 찾아 당돌하게도 세 후보자를 모두 초청하는 일을 벌이는 딸 '소피'로 나오는 아만다 시프리드는 헐리우드에서 주목받는 신예인데 멋진 노래 솜씨로 아바와 제작진을 감탄시켰다고 하죠. 확실히 노래는 잘 부릅니다. 대신 연기는 아직 좀 덜 익은 느낌입니다. 예쁘기는 한데 포스가 없다고나 할까요? 그래도 뭐 우리에게는 메릴 스트립이 있으니까요. ^^
아바가 기적의 배우라고 극찬했다는 메릴 스트립의 연기와 노래는 정말 끝장입니다. 거의 신들린 수준입니다. 메릴 스트립은 사실 그렇게 예쁜 배우는 아닌데 가끔 연기하는 걸 보면 소름이 돋을 때가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도 메릴 스트립의 비중은 가히 절대적입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단순하고 갈등 구조도 별로 없습니다. 뮤지컬 영화에 많은 것을 기대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흥겨운 춤과 노래를 즐기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아깝지 않습니다.
초반에 딸 '소피'의 두 친구가 섬에 도착하면서 보여준 오버 연기는 금방 눈에 익숙해지고 아바의 친숙한 멜로디와 그리스의 아름다운 풍광에 빠져들 무렵 나타나는 세 남자(피어스 브로스넌, 콜린 퍼스, 스텔란 스카스가드)도 멋집니다.
저는 작년에 봤던 그리스의 파란 바다와 하늘이 생각나서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기분이 울적할 때 전환하기에 이 영화만한 것이 없습니다. 꿀꿀한 인생에게 추천~
덧. 엔딩 크레딧 다음에 깜짝 선물이 있습니다. 요것도 재미있어요. 자리를 빨리 뜨지 마시고 '소피'의 노래를 들으며 기다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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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스 여행사(www.ios.co.kr)는 지중해 전문 여행사를 표방하고 있는 상당히 큰 규모의 여행사입니다. 어느 검색 엔진을 사용하더라도 검색창에 '지중해'만 쳐 넣으면 첫 페이지에 나올 정도로 인지도도 높고 이용자도 상당히 많은 여행사입니다. 최근에는 일본 료칸 여행, 호주 자유 여행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면서 확장 일로를 걷고 있죠.
그런데 제가 경험한 바로는
이오스 여행사는 시스템도 서비스도 엉망진창이고 기본적인 비지니스 마인드도 없는, 완전히 동네 구멍가게 수준의 엉터리 여행사입니다. 제가 여행을 많이 다닌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다양한 규모의 군소 여행사를 이용해 봤다고 자부하는데 지금까지 이런 엉터리 여행사는 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많은 이용자를 상대하다 보면 담당자가 한 두 가지 실수를 할 수도 있지만 이오스 여행사의 경우는 담당자의 실수라고 가볍게 치부해버리기에는 너무 헛점이 많고 엉터리라서 근본적인 시스템의 문제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이번 그리스 여행에서 저희는
이오스 여행사의 산토리니 호텔팩을 이용했는데 불만스러운 부분을 모아 놓으면 사례집을 만들어도 될 정도입니다.
가장 대박은 산토리니에서 미코노스로 가는 배편 문제였는데 저희가 원래 예약한 것은 3시간 코스의 제트 페리로 낮 시간에 도착해 체크인을 하고 오후 일정을 미코노스에서 보낼 수 있도록 짜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날 아무런 통보도 없이 승선 시간이 당겨졌다는 말만 호텔측을 통해 듣고 시간을 벌었다고 좋아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선체 결함으로 운행 일정이 취소되었다고 하더군요
(여기서 잠깐!! 그리스는 해상 루트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러가지 사정으로 배편이 변경되거나 취소되는 일이 많다고 하니 그리스 여행을 염두에 두고 계신 분들은 이 점을 반드시 고려하셔야 합니다) 그래서 5개의 큰 섬을 모두 들르는 일반 페리를 탈 수 밖에 없었고 무려 10시간이 넘게 걸려서 아침 9시에 출발한 배가 저녁 7시 30분에 미코노스에 도착했습니다. 당연히 당일 일정은 모두 물 건너 갔지요.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했으니 긴 여행을 대비한 준비를 하지 못해 선상의 부실한 식사에, 지중해의 뜨거운 햇볕에 회갑 여행으로 모시고 간 어머니께서는 화상을 입으셨고 탈진까지 하셨지요. 정말 죄송해서 죽고 싶었습니다. ㅠ.ㅠ
그런데 나중에 돌아와서 담당자에게 항의를 하니 배편 변경 일정은 계약서에 있는 것이니 배상 의무가 없다고 딱 잡아떼더군요. 약관의 과실 요소 중 불이행에 의한 사실상의 위해 조항에 해당된다는 점에서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이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고 저희가 원했던 것은 이오스 여행사 측의 진심어린 사과였는데 온통 변명 뿐 서비스업의 기본인 고객 배려 정신이 전무하더군요. 아무런 문제가 없을 때에 잘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객의 마음을 진심으로 공감하는 서비스 정신은 이런 문제가 생겼을 때 빛을 발하는 것이죠. 이오스 여행사는 여행 중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면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 사소한 사고라도 생기면 반드시 땅을 치고 후회하게 될 여행사가 틀림없습니다. 이거 무슨 로또도 아니고 운에 맡기고 해외 여행을 가야겠어요?
그 밖에 이오스 여행사의 서비스 정신 부족을 방증하는 사소한(?) 문제들을 모아 봤습니다.
1. 고객이 먼저 연락할 때까지 패키지 예약 가능 여부를 어떤 방법으로도 notify 하지 않는 무성의
: 아무리 배가 불러도 그렇지 이건 기본적인 영업 마인드 자체가 부족한 회사라고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이용객이 너무 많아서 정신이 집을 나갔나 봅니다.
2. 예약금 및 잔금을 지불한 후에도 예약 confirm 여부를 알려주지 않는 똥배짱
: 고객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가 없습니다. 일단 입금을 했으니 입 닥치고 기다리라는 건지...
3. 현금으로 결제를 했는데도 현금 영수증 처리에 대해 일언반구 없는 무신경
: 저는 지금까지 여행을 다니면서 항상 현금으로 결제를 했는데 담당자가 현금 영수증 처리를 알아서 해 주지 않은 여행사는 이오스 여행사가 유일합니다. 게다가 현금 영수증 처리를 부탁하자 분명 제 전화번호를 남겼는데도 담당자가 제멋대로 보니데 명의로 처리를 해 버리더군요. 머리는 뭐하러 달고 다니는 건지...
4. 항공권 e-ticket을 보내지도 않고 제가 지적할 때까지 보내지 않았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함
: 고객 관리 시스템이 없이 모든 것을 담당자의 주먹구구로 진행한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황당한 시추에이션라고 할 수 있죠. 제가 여행 초보라서 당일에 그냥 공항에 갔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담당자는 이런 사실을 지적하는 제게 도리어 받아놓고 잊어버린 것이 아니냐고 핀잔을 주더이다. -_-;;;
5. voucher의 무수한 표기 오류들
: 산토리니의 호텔 voucher에는 숙박 일자와 일수가 모두 틀렸고 아테네의 호텔 voucher에는 어머니의 이름과 여권의 이름이 다르게 기입되어 있더군요. 역시 제가 이 점을 지적할 때까지 담당자는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런 실수도 이오스 여행사가 유일합니다. voucher가 잘못 인쇄 되었다고 숙박을 거부당하지는 않겠지만(혹시 그럴 수도 있는 거 아냐? -_-;;) 담당자(지중해팀의 윤모씨... 잊지 않겠다!!)의 별 일 아니라는 안하무인 태도가 더 기분이 나빴습니다.
6. 여행 일정에 중대한 변경 사유가 있는데도 담당자가 모르고 있음
: 나중에 이오스 여행사가 답변한 것을 보면 현지 여행사가 일정이 바뀐 것을 통보하지 않아서 상황을 전혀 몰랐다고 하더군요. 해외 여행이 무슨 구멍가게에서 막대사탕파는 것도 아니고 이런 기본적인 통보 시스템도 구축이 되어 있지 않을 수가 있나요? 현지 여행사가 실수로 저희를 엉뚱한 곳으로 보내버려도 이오스 여행사에서는 전혀 모른다는 말입니다. 써 놓고 나니 더 황당하군요. 이거 국제 미아가 될 뻔 했습니다. 산토리니-미코노스 구간에 들른 섬이 5개나 되었는데 실수로 그 중 하나에 내렸다면.... 그렇군요. 무사히 귀국한 것을 기뻐해야 하는 거군요. ㅠ.ㅠ.
7. 답변 내용마저도 여행사 측에서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
: 미코노스에 예약한 호텔의 셔틀 버스가 요청 시 운행으로 5월부터 바뀌었다고 담당자가 그러던데 실제로는 1시간 간격으로 잘만 운행하고 있더군요. 확인도 제대로 안 하고 그저 입막음을 하려고 부랴부랴 변명하던 것이 들통난 것이죠. 능력도 없을 뿐 아니라 정직하지도 않은 여행사입니다.
8. 여행 도착 후 확인 절차가 전혀 없음
: 모든 여행사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요새 많은 여행사들이 귀국한 후 전화로 연락을 해서 잘 다녀왔는지, 불편한 점은 없었는지 적극적으로 feedback을 받고, 사정이 여의치 않은 경우에는 문자로라도 끝까지 고객을 챙기는 곳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오스 여행사는 그런 것이 있는지조차도 모르더군요. 역시 무사귀환을 기뻐해야 하는겁니다. 다행입니다. 살아 돌아와서... ㅠ.ㅠ
저는 앞으로 어떠한 일이 있어도 이런 엉터리 여행사를 이용하지 않을 예정이지만 모처럼의, 아니 일생에 단 한 번 있을지도 모르는 소중한 해외 여행의 경험을 망쳐버리는 분들이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오스' 여행사를 고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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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에서의 마지막 날입니다. 7시쯤 일어나 식당으로 내려왔습니다. 그리스 여행 중 아침 식사는 아킬레스 호텔에서 먹은 것이 제일 낫더군요. 커피도 맛있고...
오늘 일정은 아크로폴리스와 고고학 박물관을 들르는 것이었는데 첫날 먹었던 체리맛을 못 잊어 Flea Market까지 잠시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2kg 정도만 사서 돌아다니면서 먹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여기에서 사기 상술에 당했습니다.
Monastiraki역 바로 앞에 있는 노점인데 체리가 쌓여있는 부분을 잘 보시기 바랍니다. 손님이 있는 쪽은 검게 잘 익은 체리를 쌓아두고 주인(녹색티를 입은 사람)이 있는 쪽은 잘 익지 않은 빨간 체리가 쌓여 있습니다. 주문을 하면 주인은 손님 쪽의 잘 익은 체리를 담지 않고 자기 쪽에 있는 설익은 체리를 담습니다. 손님이 직접 담을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익은 체리를 담아달라고 이야기를 해야 하고 제대로 담았는지 확인하기 전까지는 절대로 돈을 주면 안됩니다. 일단 돈을 받고 나면 태도가 돌변합니다. 무르는 것도 안되고 빨리 가라고 위협적으로 나옵니다. 될 수 있으면 다른 가게에서 체리를 사시고 이 가게에서 사실 일이 있으면 꼭 물건을 확인하고 돈을 지불하세요. 이 사건 때문에 여행 마지막에 기분을 아주 제대로 잡쳤습니다.
Ancient Agora는 이미 첫날 돌아봤기 때문에 아크로폴리스만 보고 싶었지만 아크로폴리스만 따로 파는 티켓이 없습니다. 결국 12 유로짜리 패키지 티켓을 끊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분이라면 하루에 몽땅 도는 일정을 잡는 것이 비용을 아끼는 방법입니다.
오전 9시 30분 밖에 안 되었는데도 사람이 엄청 많습니다. 여기는 그래도 괜찮은 편인데 위로 올라가면 정말 거의 인산인해 수준입니다.
아크로폴리스에서 제일 먼저 만날 수 있는 것은 Odeon of Herodes Atticus입니다. 일종의 원형 극장인데 지금도 사용하기는 하지만 일반인에게는 공연을 할 때에만 공개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밖에서 사진만 찍었습니다.
파르테논 신전의 모습입니다. 보시는 부분이 그런대로 볼 만한 부분입니다. 솔직히 명성만 못하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여기저기 온통 복원 공사중이라서 정신이 없습니다. 앙코르 와트처럼 아예 문을 닫고 복원을 하든지... 복원은 복원대로 하면서 돈은 돈대로 벌겠다는 심보가 아주 고약하더군요. 솔직히 좀 짜증이 났습니다.
아크로폴리스 언덕에서 본 제우스 신전의 모습입니다. 개인적으로 파르테논 신전보다 제우스 신전이 더 좋았습니다.
Erechtheion의 모습입니다. 파르테논 신전 바로 옆에 있습니다. 이오니아 양식으로 지어진 건축물인데 아크로폴리스에서 가장 독특한 건물이죠. 6명의 여성상이 기둥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물론 이것은 진짜가 아니고 몇 개는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에 있고 나머지는 유럽의 박물관에 분산되어 있다고 합니다.
보시는 것처럼 원형은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은 flash만 터뜨리지 않으면 촬영이 가능하나 이상하게도 유물을 배경으로 인물 사진을 찍는 것은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다시 생각해 봐도 왜 그런 것인지 아직도 그 이유를 모르겠어요.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은 시원하기는 하지만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거의 종종걸음으로 관람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역시 짜증이 납니다. 사실 공간이 협소해서 전시품도 별로 많지 않습니다.
길을 따라 쭈욱 내려오다 어제 저녁을 먹었던 식당을 만났습니다.
전망이나 분위기는 좋으니 맥주 한 잔 하기에는 좋으나 식사는 비추천입니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플라카 지구의 관광 상품을 파는 가게에 들러 피스타치오 열매를 샀습니다. 가격은 좀 비싸지만 적극 추천입니다. 그리스의 견과류는 속이 알차고 맛있기로 유명합니다. 선물로도 좋고 나중에 집에서 술 한잔 하실 때 안주로도 그만입니다. ^^b
호텔로 돌아와서는 잠시 쉰 후에 체크 아웃을 하고 짐을 맡겼습니다. 오후에는 고고학 박물관만 둘러본 후 공항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아킬레스 호텔에서 고고학 박물관까지는 걸어서 25분 정도 걸리는 거리입니다. 지도만 잘 봐도 찾아가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유명한 커피 전문점인데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알이 꼭 찐빵같이 보이는군요. ^^
유명한 트롤리 버스입니다. 전력선을 통해 추진력을 얻는 저상 버스이죠. 타 보지는 못했습니다.
고고학 박물관으로 가는 길에 사 먹은 구운 옥수수입니다. 1개에 무려 2 유로나 하는데 비싸기는 하지만 정말 맛있습니다. 소금을 살짝 뿌려주는데 고소하고 짭짤한 것이 아주 맛있습니다. 군것질거리로 강력 추천합니다.
고고학 박물관의 입장료는 7 유로입니다. 큰 가방은 입구에 있는 보관소에 맡겨야 하는데 판단이 서지 않으면 직원에게 물어보면 친절하게 가르쳐 줍니다. 고고학 박물관은 아침 8시에서 저녁 7시까지 개관이며 월요일만 12시에서 7시까지 문을 엽니다.
명색이 고고학 박물관인데 정문 광장에 현대적인 조형물이 서 있어 조금 의아했습니다. 뭐 그런대로 어울리기는 하네요.
고고학 박물관은 엄청 넓어서 짧은 시간에 다 볼 수는 없습니다. 전시실을 모두 둘러보려면 상당히 많은 시간을 할애하셔야 하고요. 시간이 없는 분은 1층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기를 권해 드립니다. 중요한 전시물들이 1층에 가장 많거든요. 보시는 것은 키메라(맞나?)입니다.
아직까지 제우스인지 포세이돈인지 분명하지 않다고 하는 동상입니다. 이 박물관에 전시한 전시물들은 죄다 설명이 바닥에 가깝게 붙어 있어서 읽어보기 너무 불편하더군요. 다만 전시실 중간 중간에 쉴 수 있는 의자가 마련되어 있는 것은 좋았습니다.
아프로디테 여신의 우아한 자태입니다. 참 정교하죠?
목신 '판'이 아프로디테 여신에게 집적대는 것을 아들인 에로스 신이 밀어내고 있네요. 아프로디테 여신의 오른손에 든 것은 혹시 슬리퍼?
보아하니 헤라클레스가 머리 아홉개 달린 뱀 히드라를 퇴치하는 그림인 것 같네요.
1층 전시실 어딘가에 있던 아가멤논의 황금가면입니다. 황금가면이라고 해서 두껍고 무거운 것을 연상했는데 얇게 편 금박으로 된 가면이군요.
황금으로 된 관입니다. 아가멤논의 황금가면보다 이게 더 볼 만 하네요.
더 둘러보고 싶었지만 너무 지체했다가는 비행기를 놓칠지도 모르기 때문에 오후 2시 30분 쯤에 박물관을 나왔습니다. 호텔로 짐을 찾으러 가는 길에 아무래도 점심을 먹어야 했기에 노천 식당에서 간단하게 파스타를 주문했습니다. 서빙하는 언니들이 러시아삘이 나는 게 다들 금발머리에 하얀 피부의 쭉쭉 언니들이더군요. 뭔가 체인 같은 느낌도 나고.
문제는 뭐든지 너무너무 느리다는 거... 똑같은 스파게티를 2개 주문했는데 뭔가 잘못됐는지 하나만 나오고 5분 뒤에 나온다고 해 놓고는 함흥차사... 스파게티 하나를 나눠 먹다가 콜라를 추가 주문했는데 10분이 걸려도 안 나오더군요. 기다리다 못해 결국 카운터로 갔는데 그제서야 음식이 나오더군요. 음식값을 내겠다고 했는데 빼주겠다고 해 놓고는 주문 취소를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서로 우왕좌왕... 쩝... 결국 시간을 너무 지체해서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는 거의 뛰듯 했습니다. 그리스에서 뭔가를 주문할 때에는 충분한 시간을 예상해야 합니다. 뭐든지 느린 편이에요. 우리나라처럼 생각하다가는 속 타서 죽습니다. 시간이 서너 배는 더 걸리는 듯... 그렇게 매사에 느리면서 대체 차는 왜 그렇게 함부로 씽씽 모는지 원...
호텔에서 짐을 찾고 부랴부랴 신다그마 광장으로 가서 X95 버스에 올랐습니다. 마음이 조급해서 그런지 항상 빠르던 버스도 느리게 가는 것처럼 느껴지더군요. 다행히도 체크인 카운터가 한산해서 수속은 금방 끝났습니다. 보딩까지 해 놓고 서두른 김에 마른 목도 축일 겸 공항 스넥 코너에서 음료수를 샀는데 파워 에이드(2.9 유로), Bitter Orange 음료(2.4 유로) 가격에 또 한번 허거덩~ 아무래도 적응이 안 됩니다.
6시에 아테네 공항을 이륙해서 4시간 정도 비행한 후 자정 무렵에 두바이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아테네에서 두바이로 올 때 먹었던 기내식입니다. 그리스를 오가는 항공기라서 그런지 어김없이 샐러드에 페타 치즈가 들어있네요. ^^
500 디르함 이상의 물건을 사는 고객마다 경품권을 주는데 상품이 벤츠네요. 뭐 당첨이 된다고 하더라도 유지비 감당이 안 될테지만요.
두바이에서는 면세점에서 보니데 회사 직원들에게 선물 할 초컬릿(18 DHS)과 집에서 먹을 Absolute Vodka(Pear, Raspberry, 110 DHS)와 와인(69 DHS)을 샀습니다.
두바이에서 인천 공항으로 올 때 먹었던 기내식입니다. 쌀은 안남미이지만 나름 불고기 비슷한 것도 있고, 무엇보다도 김치가 있네요. 맛은 별로 없었지만 그래도 그게 어디랍니까?
6월 9일 오후 6시 45분에 인천 공항에 도착함으로써 그리스 여행이 끝이 났습니다.
덧. 끝나는 마당에 간단한 필수 그리스어를 짚어보도록 하죠.
- Hello : 야사스
- Good Morning : 칼리메라
- Good Night : 칼리닉타
- Goodbye : 안디오~ㄱ
- Please : 파라칼로
- Thank You : 에파리스토(or 에프까리스토)
- Sorry : 시프노미
- Yes : 네(우리와 반대로 고개를 옆으로 살짝 숙이는 것이 긍정의 뜻입니다)
- No : 오히(역시 우리와 반대로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부정의 뜻입니다)
닫기
* 체리 : 4 유로
* 아크로폴리스 입장권 : 12*3 = 36 유로
* 그리스 폴라포 3개 : 1.2*3 = 3.6 유로
* 생수 500ml : 0.5 유로
* 피스타치오 등 견과류 : 39.6 유로
* 고고학 박물관 입장권 : 7*3 = 21 유로
* 구운 옥수수 2개 : 2*2 = 4 유로
* 점심 식사비 : 23.8 유로
* X95 버스 승차권 : 3.2*3 = 9.6 유로
* 공항 스넥코너
- 파워에이드 : 2.9 유로
- 비터 오렌지 음료 2병 : 2.4*2 = 4.8 유로
* 두바이 면세점 쇼핑
- 초컬릿 : 18 디르함
- 앱솔루트 보드카 2병 : 55*2 = 110 디르함
- 와인 : 69 디르함
= 197 디르함 = 40.95 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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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그 힘든 일정을 소화했는데도 긴장이 되어 그런지 아침 6시에 저절로 눈이 떠졌습니다. 어제는 밤늦게 체크인을 해서 호텔도 제대로 살펴보지 못했기 때문에 아침에야 정신을 차리고 아침을 먹기 전까지 여기저기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베란다는 두 사람이 마주보고 앉으면 무릎이 닿을 정도로 좁지만 그거야 대부분의 그리스 숙박 시설이 그런 것이니 하는 수 없는 일이고 무엇보다도 내려다 보이는 탁 트인 전망이 아주 예술이네요.
어제 택시를 타고 올라온 도로가 보이고 도로 너머에는 망망 대해가 펼쳐져 있습니다.
짐 정리도 제대로 못하고 잠드는 바람에 방안이 온통 어수선합니다. 왼쪽 침대에 올려져 있는 몽글몽글한 저것들이 바로 천연 해면입니다. 무게는 가벼운데 마찰이 심하면 표면이 부서져 떨어지기 때문에 여행 내내 운반하는데 신경이 많이 쓰이더군요. 저는 너무 부드러워서 별로였지만 사용해 본 사람들(대부분 여성)은 아주 좋다고 그러네요.
보시면 2층 맨 바깥쪽이 저희가 묵었던 방입니다. 전망이 정말 좋은 방으로 예약을 해 주었더군요.
San Antonio Summerland 호텔의 식당은 수영장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아침 바람이 좀 찬 것 같아서 저희는 식당 안쪽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밖에서는 야옹이 녀석이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아랑곳하지 않고 모자란 아침잠을 즐기고 있네요.
메뉴는 평범합니다. 빵과 치즈, 햄, 그리고 크레페가 있습니다. 특이한 건 버섯 볶음이 있더군요.
오믈렛도 있어서 가져왔는데 의외로 맛이 있었습니다. 그리스에서 먹은 오믈렛 중 제일 맛있더군요.
아침을 먹고 호텔 주변을 산책했습니다. 보시는 것이 올리브 꽃입니다(맞나?) 우리나라에서 개나리, 진달래 심듯이 화단에 심어 놓았더군요.
방으로 올라가는 계단인데 호텔이 상당히 넓더군요. 건물이 많은데 비슷비슷하게 생겨서 자칫하면 길을 잃을 위험도 있습니다(과장이지만~).
그리스의 섬 날씨는 변화가 무쌍한데 대체로 아침에는 구름이 많이 끼고 바람도 많이 붑니다. 미코노스도 예외는 아니어서 바람이 심하게 불더군요.
어제 오후 일정을 망쳤기에 파라다이스 비치와 슈퍼 파라다이스 비치는 그냥 과감하게 일정에서 빼기로 하고(누드 비치인 것도 부담스러운데 게이들은 더 부담스러워요. ^^;;;) 오전에는 호텔 수영장에서 놀면서 쉬기로 했습니다. 짐은 미리 싸 두었고요. 아침 일찍부터 호텔 수영장을 관리하는 회사의 직원이 와서 부지런히 청소를 하더군요. 어제는 몰랐는데 이 호텔은 동양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것 같았습니다. 한국인은 만나지 못했지만 일본인, 중국인들이 가족 단위로 많이 보이더라고요.
바람에 따라 구름이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바람에 흐렸다가 해가 내려쬐었다가 날씨 변화가 정말 무쌍합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서양 친구들이 아침부터 맥주를 마시면서 시끌벅쩍하게 떠들고 있습니다(별로 좋아보이지 않아~).
정오가 다 되어서 체크 아웃을 하고 짐을 호텔에 맡긴 뒤 호텔에서 제공하는 셔틀 버스를 타고 Hora 마을 어귀에 내렸습니다.
Hora 마을은 산토리니의 Fira 마을처럼 크루즈 여행객들이 많이 들르는 마을인데 그리 크지 않아서 걸어서 돌아보는 것이 가능하고 실제로 차량 통행이 안 되는 골목길이 많아서 어차피 걸어다녀야 합니다. 크루즈 여행객들이 지나다니는 주 도로는 산토리니와 마찬가지로 귀금속점이 즐비합니다.
귀여운 3륜차가 있네요. 미코노스에서는 이렇게 작은 교통 수단이 제격입니다.
방파제로 가는 길입니다. 방파제는 꼭 보도록 하세요. 가슴이 탁 트일 겁니다. 길을 가다 보면 동성애자의 천국이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게 다정하게 다니는 동성 커플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게이 커플이 많이 보입니다. 한 눈에 구별할 수 있을 정도지요.
그리스는 어디나 파란 지붕의 교회가 하나쯤은 꼭 있는 것 같더군요. 먹구름이 지나가 버리고 어느새 햇볕이 쨍합니다.
유명한 선박 회사인 Blue Star Ferries의 대형 여객선입니다. 해안 가까이까지 들어오네요.
후진하는 모습입니다. 뒷문이 열리면 차량과 승객들이 쏟아져 나오겠지요.
방파제에 펠리칸을 부리는 사람이 있던데 펠리칸이 꼭 매처럼 주인의 명령에 따라 비행도 하고 내려 앉기도 하면서 사람들의 시선을 끌더군요. 그런데 가까이서 보니까 덩지도 너무 크고 좀 무섭게 생겨서 가까이 못 가겠더라고요. 그냥 사진만 몇 장 찍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Hora 마을의 골목은 좁기 때문에 차량이 들어가기 어렵죠. 슬슬 산책을 하듯이 돌아다니면서 구경하면 됩니다.
기념품 샵에는 여러가지 기념품들이 많이 있는데 회사 직원들 선물로 주려고 도자기로 된 책상 달력(6.5 유로)을 몇 개 사고 제가 입으려고 그리스어가 새겨진 티셔츠(10 유로)도 몇 장 샀습니다. 돌아다니면 8 유로짜리도 있는데 바느질 솜씨가 확실히 다릅니다. 10 유로짜리가 훨씬 나아요. 돈이 좀 더 들더라도 10 유로짜리로 사는 것이 나을 겁니다. ^^
흥미로운 엽서들이 눈에 띄더군요. 아마도 미코노스의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산토리니처럼 미코노스도 좁은 골목길까지 예쁘게 꾸며놨습니다.
카페인데 지금은 피에스타 시간이라서 문을 닫은 상태입니다.
어디나 주 도로에서 한 블럭만 들어가면 조용하고 한적합니다. 피에스타 시간에 딱 걸리는 바람에 점심은 간단히 스넥 코너에서 '기로스(2 유로)'와 '케밥(2 유로)'으로 떼웠습니다. 주인이 그리스인답지 않게 참 친절하더군요. 사진 촬영 요청에도 흔쾌히 응하고 말이죠. 덕분에 즐거운 식사 시간이 되었습니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산토리니는 개가 퍼지는 섬이라고 할 수 있고 미코노스는 고양이가 퍼지는 섬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점심을 먹고 나서 Little Venice 근처에 있는 미코노스의 명물인 풍차를 보기 위해서 돌아다녔지만 희안하게 찾기가 어렵더군요. 결국 주변 가게의 점원에게 물어서 찾았습니다. 의외로 찾기가 어려워요. 재미있는 것은 왼쪽의 길을 건너가야 하는데 파도가 심해서 그냥 걸어갔다가는 영락없이 바닷물을 뒤집어 쓰게 됩니다. 타이밍을 잘 맞춰서 부리나케 뛰어야 합니다. ^^
잘 보시면 1층에 노천 카페가 보이는데 여기도 마찬가지로 파도가 조금만 세게 쳐도 바닷물을 뒤집어 쓰게 되어 있습니다. 짭짤한 커피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선택해 볼 만 합니다. ^^
이 풍차들은 예전에는 아마도 탈곡을 했을 법한데 지금은 쓸쓸하게 언덕을 지키면서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신세가 되었네요.
풍차 안으로는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 놨습니다.
다리도 쉴 겸 노천 카페에 앉았습니다. 여러 가지를 맛보고 싶어서 이것 저것 다양하게 주문을 했습니다. 그릭 커피(1.5 유로), 딸기 아이스크림(5 유로), 아이스 티(2 유로), 초코 쉐이크(5 유로)까지 주문했는데 아이스크림과 쉐이크가 괜찮았습니다. 치아 교정기를 낀 종업원이 친절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나중에 생각을 해 보니 사실 당연한 것인데 그리스인들이 워낙 퉁명스러워서 조금만 친절해도 아주 친절한 것처럼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쩝...
호텔 셔틀버스가 오는 시간에 맞추어 다시 마을 입구로 나왔습니다. 석양이 뉘엿뉘엿지는 모습이 참 볼 만 하네요.
호텔에 들어와서 짐을 찾고 택시를 불렀습니다. 공항까지 12 유로라고 하네요(역시 비싸다~). 게다가 실제 달려보니 더 비싸게 느껴졌습니다(이 가까운 거리를 12 유로나 받다니~ -_-++). 굉장히 가깝거든요.
공항 근처에서 택시 기사가 "International or Domestic?"이라고 묻는 것으로 보아 국제선도 운항하는 것 같더군요. 아마 김포 공항 국제선 청사처럼 인근 국가로 운항을 하겠지요.
8시 20분 비행기였는데 너무 서두른 통에 6시 30분 쯤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요기도 달랠 겸 공항에서 파는 샌드위치(무료 5 유로)를 사 먹었으나 괜히 사먹었다 싶었습니다. 정말 맛 없더군요.
아테네로 타고 갈 비행기는 에게안 항공의 쌍발 제트기였는데 최신 기종이라서 그런지 아랍 에미레이트의 국제선 항공기보다 시설이 더 좋더군요.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자동차 운전도 터프하게 하는 그리스인들답게 비행기도 터프하게 이륙하더라고요. 사탕과 음료수 한 잔을 받자마자 바로 착륙했습니다. 착륙한 시간이 8시 55분이니까 겨우 30분 남짓 비행한 것이군요. 잠시 눈을 붙일 시간도 없었습니다. ㅠ.ㅠ
일단 부친 짐을 찾고 지하철을 이용해 아테네 시내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공항의 4번 출구로 나와서 직진을 하다가 좌회전을 한 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 우회전을 하면 moving road가 나오는데 몇 개를 지나면 티켓 자동 판매기와 개찰구가 나옵니다.
영어로도 볼 수 있어 구입에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혼자 타는 경우는 Airport Single을 누르면 되고 저희는 3명이라서 Airport 3 Person Group을 눌렀습니다. 편도 15 유로로 할인을 받았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개찰구에 표를 넣으면 punching이 된 후 다시 나옵니다. 나온 표를 들고 들어가면 됩니다.
그리스는 우리나라처럼 지하철 배차 간격이 짧지 않고 정해진 시간에 출발합니다. 타고 출발하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많이 길더군요. 게다가 공항에서 지하철역까지 걷는 거리가 너무 길고 길을 찾는 것도 쉽지가 않습니다.
그리스의 지하철은 폭이 좁은 편이고 서로 마주보고 앉는 구조인데 중간에 짐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있습니다. 별로 공간 효율적이지는 않아요. 속도는 빠른 편이지만 출발하기까지 많이 기다리기 때문에 X95 버스에 비해서 전체적으로 시간이 더 오래 걸립니다.
신다그마역에 내리니 10시 10분이었습니다. 계산을 해 보니 40분이 꼬박 걸렸네요. 게다가 신다그마역에 내릴 즈음에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아서 캐리어를 끌고 이동하는 것이 상당히 불편했습니다. 공항에서 아테네로 들어갈 때는 역시 X95 버스만한 것이 없습니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섬 지역을 돌고 아테네로 돌아오니 쓰레기 냄새가 상당히 역하게 느껴지더군요. 어쨌거나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늦은 저녁을 먹으러 다시 나왔습니다. 그리스에서의 마지막 밤이었기 때문에 근사한 곳에서 저녁을 먹고 싶었습니다.
아크로폴리스의 야경이 올려다보이는 야외 테라스 식당으로 갔지요. 분위기 하나는 정말 죽입니다.
야외 무대에서 라이브 음악까지 들을 수 있는 곳이라서 자리값 예상은 했지만 역시나 더럽게 비쌌습니다. 문제는 음식 맛도 별로였다는 거~ ㅠ.ㅠ
문어구이는 너무 비렸고, 비프 스테이크는 고기의 양은 많으나 소스가 영 아니었습니다. 샐러드는 정말 말 그대로 풀이 나오더군요. 그런데도 가격은 105 유로... T.T
그나마 암스텔 맥주가 맛있어서 참았습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와 씻고 잠이 들었습니다. 그리스에서의 마지막 밤이 이렇게 지나갔습니다.
닫기
* 화장실 이용 : 0.5 유로
* 미코노스에서 할머니께 기부 : 0.5 유로
* 점심 식사
- 기로스 치킨 : 2 유로
- 기로스 포크 : 2 유로
- 케밥 : 2 유로
- 콜라 : 2 유로
= 8 유로
* 노천 카페
- 그릭 커피 : 1.5 유로
- 딸기 아이스크림 : 5 유로
- 아이스 티 : 2 유로
- 초코 쉐이크 : 5 유로
= 13.5 유로
* 쇼핑
- 도자기 책상 달력 : 6.5*5 = 32.5 유로
- 티셔츠 : 10*5 = 50 유로
* 네스티 : 2 유로
* 미코노스 공항까지 택시비 : 12 유로
* 미코노스 공항 샌드위치 : 5 유로
* 아테네 공항 지하철 편도요금(3인) : 15 유로
* 저녁 식사비 : 105 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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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산토리니에서의 2박 3일 일정을 마치고 미코노스로 떠나는 날입니다. 산토리니가 남성의 섬이라면 미코노스는 여성의 섬이라고 불리는 곳으로 아기자기한 풍광으로 유명하죠.
9시에 출항이라서 6시 30분에 일어났습니다. 떠나기 전에 산토리니를 다시 한번 둘러보고 싶어 7시쯤 식사를 하러 내려갔습니다. 아침을 먹은 후 피라 마을 어귀까지 걸어서 다녀왔지요.
냥이 녀석에게 인사를 하고
마지막으로 피라 마을에도 인사도 하고
산토리니의 바다와 화산섬에도 인사를 했습니다.
피라 마을로 내려가는 길은 호젓하군요. 관광객들이 주로 다니는 길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주민들이 사는 주택가는 참 조용하고 호젓하답니다.
손잡이가 참 인상적이죠?
뜨는 해가 교회의 첨탑을 비춥니다.
어제 점심을 먹었던 Stani도 지나갔습니다.
호텔로 돌아와 make up room 비용으로 2 유로 동전을 하나 올려놓고 체크 아웃을 하러 로비로 나왔습니다.
지나치게 단순한 reception desk지만 나름 다양한 여행 정보지와 책자를 비치하고 있습니다.
벽에 붙은 지도에는 투숙객들이 색깔핀으로 자기 국적을 표시할 수 있는데 유럽과 미국이 대다수이기는 하지만 한국과 일본도 몇 개 붙어 있네요.
직원들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호텔에서 제공한 픽업 차량을 타고 Athinios항으로 향했습니다. Athinios항으로 가는 길은 한계령 고개처럼 굽이굽이 구절양장 같은 길이더군요. 아찔한만큼 풍광도 근사하고요.
Athinios항구에는 꽤 큰 터미널이 있지만 안내판이나 전광판도 없어서 처음에 좀 헤맸습니다. 그리스에서는 교통편의 시간이 제멋대로이기 때문에 잘못하면 미아가 되기 쉽거든요.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정박한 대형 여객선의 선적이 끝나지 않아서 출항이 늦춰졌다고 하더군요(역시나~). 그래도 일정을 확인하고 나니 안심은 되네요.
크루즈에서 산토리니 관광을 위해 내리는 나이 든 여행객들인데 사진에는 표현되지 않았지만 풍랑이 심해서 배가 요동을 치는 바람에 선원들의 도움을 받아 어렵게 내리고 있습니다.
9시 30분이 되어서야 저희가 타고 갈 배가 항구로 들어왔습니다. 생긴 것이 어째 미코노스까지 2시간에 주파할 것 같이 생기지 않아서 의아했는데 역시나 제 육감이 맞았습니다(
참고 포스팅).
티켓에 <D, 123, E>라고 쓰여 있기에 당연히 좌석 번호인 줄 알고 느긋하게 줄을 섰는데 막상 승선을 해 보니 D구역의 맨 뒤에 아무데나 앉는거더군요. 이 때부터 점점 불길한 느낌이 들기 시작...
배 안이 답답해서 옆 갑판으로 나왔습니다. 에게해는 정말 깊고 푸릅니다. 뱃전에 부딪혀 부서지는 포말을 보고 있으면 빨려들 것 같습니다. 물 속을 계속 들여다보고 있으면 저도 모르게 뛰어들고 싶어진다는 말이 생각이 났어요.
심심해서 상갑판으로 올라가니 태닝을 하는 사람들로 북적거립니다. 누울 만한 공간만 있으면 어디나 훌렁훌렁 벗고 드러눕네요. -_-;;; 저희 같으면 햇살이 따가워서 오래는 못 있습니다. 자외선 차단제를 듬뿍 발랐는데도 나중에 보니 햇볕에 노출된 부위는 벌겋게 화상을 입었더라고요. 그만큼 지중해의 햇살은 따갑습니다.
1시간 정도 달려 Ios에 도착했습니다. 좀 이상하기는 했지만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12시 30분에 Sifnos에 도착했을 때에는 확실히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코노스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한 순간 불길한 예감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처음에 파노라마 호텔에서 받은 티켓에는 26 유로라고 씌여 있었는데 나중에 일정이 변경되었다고 교환받은 티켓에는 13.6 유로라고 씌여 있었거든요. 나중에 알고 보니 저희가 타고 갈 고속 페리가 선체 결함으로 결항되면서 일반 페리로 바뀐 것이었습니다. 호텔 직원들이 왜 그렇게 미안해 하는지 그 이유를 그 때는 짐작도 못했었지요. 이 글을 쓰면서 다시금 분노가 치밀어 오르네요.
그때부터 지루하고 힘든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2시간에 끝날 여행이라고 생각하고 마실 것, 먹을 것을 아무 것도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선내에 있는 스넥 코너에서 산 인스턴트 커피와 부실한 빵으로 점심을 대신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건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는 희안한 샌드위치(3.5 유로)인데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줍니다. 크기는 맘모스빵만큼 크고 안에는 치즈와 햄이 들어 있습니다. 맛이 상당히 독특합니다. 보니데와 어머니는 별로라고 하시는데 제 입맛에는 맞아서 제가 거의 다 먹었습니다. 오레오 쿠키(1.5 유로), 단팥빵(1.8 유로), 그릭 커피 3잔(1.5*3= 4.5 유로)으로 점심을 대신 했습니다.
각 섬에 들를 때마다 안내 방송이 나오기는 하지만 그리스어로만 나오기 때문에 주의깊게 듣지 않으면 내려야 할 섬을 놓칠 수도 있습니다. 영어로 녹음된 테이프 하나만 구비해도 해결될 문제인데 여행자들을 참으로 불편하게 하더군요. 머리가 나쁘면 천혜의 관광자원이라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교훈을 다시 한번 얻었습니다.
Naxos에 있는 아폴로 신전의 모습입니다. Naxos를 여행하는 사람들만 들를 것 같이 쓸쓸한 곳에 자리잡고 있더군요. 예전에는 참배객들로 붐비는 곳이었을까요?
Naxos에서 탄 영국인 한 명이 우리를 유심히 보고 있더니 급기야 한국인이냐고 말을 걸었습니다. 사업 차 서울과 인천에서 산 적이 있다면서 반가워하더군요. 사업 겸 관광 차 이오스에서 3일을 묵고 파로스로 간다고 하는데 갑자기 태권도 시범을 보여달라고 해서 뜨아 했습니다(한국인이 모두 태권도 유단자도 아니고~). 그래도 자존심이 있지, 군대에서 단증 딸 때 열심히 연습한 가락으로 몇 가지 기본 동작을 보여 줬습니다. 놀라면서 박수를 치는데 놀리는 건지 정말 잘한다고 생각해서 그런 건지 지금 다시 생각해도 잘 모르겠습니다. -_-;;; 어쨌거나 그 영국 사업가 때문에 한 구간은 심심하지 않게 잘 왔습니다.
배 밑으로 내려와 짐을 챙기고 나서 배가 접안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탈 때만 티켓 검사를 하기 때문에 내리면 그냥 알아서 각자 목적지로 가면 됩니다.
5개의 섬을 거쳐 최종 목적지인 미코노스에 도착했습니다. 9시 30분에 출발을 해서 7시 30분에 도착했으니 꼬박 10시간이 걸렸군요. 10시간 동안 바다에서 흔들렸더니 체력이 모두 소진되어 빨리 숙소로 가서 쉬고 싶은 생각만 굴뚝 같더군요.
Costa Marina라는 대형 크루즈가 석양을 받으며 서 있습니다. 정말 엄청나게 큰 크루즈쉽이더군요. 배에서 내린 사람들은 저마다 숙소에서 보내준 픽업 차량으로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이미 예상 밖의 일정 변경으로 하루 종일 배에서 시달렸기에 다른 방도를 생각할 기력도 없이 거의 2시간을 기다렸건만 호텔에서 보내준다는 차량은 오지를 않더군요(역시 나중에 알고 보니 일반 페리 선착장은 코스에서 빠진다는... ㅠ.ㅠ). 택시를 잡으려고 했지만 이 마저도 여의치가 않았습니다. 그리스 택시는 우리나라 택시와 비슷해서 행선지 물어보고 태우기는 기본이요, 합승도 옵션이거든요. 그리스 택시를 겪고 보니 외국 여행자들이 우리나라 택시를 이용할 때 느낄 분노가 그대로 전해졌습니다(그래서 한 포스팅이
이것!!!). 결국 가방을 들고 일단 시내 쪽으로 나가보기로 했습니다. 지친 몸을 이끌고 터덜터덜 걷고 있으려니 정말 비참하더군요.
선착장의 초입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일단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보통 음식점에서는 택시를 불러주기도 하니 저녁을 먹고 불러주는 택시를 이용해 호텔로 가기로 했죠.
레스토랑 이름은 기억이 나지를 않지만 그래도 종업원들은 친절하더군요. 동네 사람들이 저녁을 먹으러 오는 곳인 것 같은데 넓고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음식은...... 휴......
샐러드인데 시금치 데친 것을 페타 치즈와 함께 먹는 것이었습니다. 무려 9 유로나 하는데 시금치를 너무 데쳤는지 물크러져서 식감이 좋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시금치와 페타 치즈의 맛이 잘 어울리지도 않더라고요. 쩝...
샐러드보다 더 심했던 리조쪼(10 유로)입니다. 너무 짤 뿐 아니라 밥이 설 익어서 버적거리더군요. 딱 한 숟가락 먹고 그대로 남겼습니다. ㅠ.ㅠ
그나마 좀 나았던 스파게티(9.5 유로). 맛도 있고 양도 많아서 다행이었습니다.
후식으로 주문한 그릭 커피(2.5 유로)입니다. 설탕, 프림을 넣지 말라고 주문하느라 신경을 많이 썼는데 '미디엄' 사이즈를 달라고 했더니 우리나라의 에스프레소 잔에 나오더군요. 켁~ 게다가 맛이 너무 텁텁해서 역시 실패했습니다.
계산을 할 때 보니 난데없는 3 유로가 더 포함되어 있기에 물어보니 당연하다는 듯이 테이블 세팅비라고 합니다. 허거덕~ 뭘 한 것이 있다고 테이블 세팅비를 3 유로씩이나 받습니까? 차라리 부가세라고 하지~
울며겨자먹기로 계산을 하고 택시를 불러달라고 했더니 그래도 그건 순순히 들어줍니다. 카운터에 있는 종업원이 그래도 영어를 좀 알아들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식당에서 불러준 택시를 타고 호텔에 도착했습니다. 타고 온 거리를 보니 도저히 걸어갈 거리는 아니었습니다. 식당 종업원은 6~7백 미터라고 했는데 직선거리를 일러준 모양입니다. ㅠ.ㅠ 택시를 타고 오기를 잘했지요. 그래도 6.5 유로나 달라고 합니다(너무 비싸~). 너무나 지쳤기에 군말없이 줘서 보냈습니다.
로비는 좀 촌스럽지만 생각보다 호텔은 좋았습니다. 객실도 많고 넓은데다 무엇보다도 탁 트인 전망이 훌륭하더군요. 다만 직원이 방을 제대로 찾지 못해서 X개 훈련 시키듯이 2번이나 엉뚱한 방으로 안내를 하는게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직원 맞남?). 게다가 예약해 둔 방으로 올라가니 세팅을 3인실로 해두지도 않았더군요. 그제서야 부랴부랴 하는 것이 영 어설펐습니다.
그래도 호텔 안에 수영장도 있고 그런대로 괜찮네요. ^^ 대충 호텔 안팎을 둘러보고 가져간 와인을 한 병 마신 후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정말 힘든 하루였습니다.
덧. 그리스에서는 선상 여행의 낭만을 찾으시다가 저희처럼 낭패를 보실 수 있습니다. 특히 산토리니에서 미코노스는 일반 페리로 10시간이나 걸리니 하루를 꼬박 잡아 먹습니다. 될 수 있으면 비용이 더 들더라도 최대한 항공기를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닫기
* make up room 비용 : 2 유로
* 점심 대용
- 커피 3잔 : 1.5*3 = 4.5 유로
- 오레오 쿠키 : 1.5 유로
- 단팥빵 : 1.8 유로
- 햄 치즈 빵(?) : 3.5 유로
= 11.3 유로
* 저녁 식사
- 리조또 : 10 유로
- 샐러드 : 9 유로
- 스파게티 : 9.5 유로
- 그릭 커피 : 2.5*3 = 7.5 유로
= 39 유로(테이블 세팅비 3유로 포함)
* 택시비 : 6.5 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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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제 갔던 수블라키집에 가서 기로스 샌드위치 세트(4.4 유로)와 Pita 세트(7 유로)를 사서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마트에서 산 체리까지 꺼내니 저녁꺼리로는 충분했습니다. 수블라끼는 언제 먹어도 맛있더군요. ^^ 바람이 어제보다 훨씬 더 심하게 불어서 오늘은 베란다로 나가지도 못하고 방에서 먹었습니다. 베란다 문을 닫으면서 보니 옆방의 신혼 부부가 베란다에 널어놓은 수영복이 심한 바람에 이미 날아가서 벼랑 아래로 떨어졌던데 찾으려면 상당히 곤란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새 몸이 여행에 적응을 했는지 어제와 달리 저녁을 먹고 나도 별로 피곤하지 않더군요. 그래서 자정이 가까웠지만 마실을 나가보기로 했습니다.
시간이 늦어서 그런지 대로변의 가게는 대부분 문을 닫았군요.
그래도 불은 밝혀 놨군요.
밤바람이 장난이 아닙니다. 시원한 게 아니라 추울 정도에요. 여름에 가도 긴팔 옷 하나쯤은 가져가야 할 것 같습니다. 낮에는 퍼질러 있던 견공들이 제 세상을 만난 듯 돌아다니는데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질라치면 먹을 것이라도 주는 줄 알고 졸졸 따라다니는 것이 조금 무섭습니다. 이 녀석들이 워낙 커서요.
가게는 문을 닫았지만 호텔들은 대부분 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지나가다 본 호텔인데 입구에 수영장이 있네요. 분위기가 근사합니다.
레스토랑들도 대부분 문을 닫았지만 와인 셀러를 그냥 방치해 두더군요. 이렇게 해도 가져가는 사람이 없나봅니다.
과일 같은 식재료들도 그냥 밖에 그대로 진열이 되어 있고요.
자정이 넘으면 대부분의 가게와 레스토랑은 문을 닫고 Bar만 문을 엽니다. 시끌시끌한 음악과 함께 젊은이들의 왁자지껄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내일 미코노스로 출항하는 배편의 시간이 10시에서 9시로 1시간 당겨지는 바람에 6시에는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아쉬운 밤 산책을 접고 들어가서 쉬기로 했습니다.
덧. 산토리니는 품질 좋은 와인으로 유명하나 생산량이 많지 않아서 대부분의 와인이 섬 안에서 소비된다고 합니다. 선물용으로도 좋은데 와인샵에서 사지 마시고 원하는 종류의 와인을 추천 받은 후 마트에 가서 살펴보세요. 대부분의 와인은 마트에서도 팔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실제로 제가 23 유로에 추천받은 와인을 마트에서 14 유로에 구입했음). 마트에 없으면 그 때 가서 다시 와인샵에서 사면 됩니다. 참고하세요.
닫기
* 케이블카 이용료 : 4*3*2(왕복)=24 유로
* 카마리 비치까지의 교통비 : 1.2*3*2(왕복)=7.2 유로
* 피라 마을 마켓에서 장 본 것 : 63.03 유로
: 견과류, 과일, 와인 등
* 기로스 샌드위치 세트 : 4.4 유로
* Pita 세트 : 7 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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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마리 비치(Kamari Beach)로 가기 전에 Fira 마을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어제 점심을 먹었던 '니콜라스'가 있는 골목에 Lonely Planet이 추천하는 'Stani'가 있다기에 거기로 가기로 했죠. 니콜라스와 아주 가깝더군요.
식당은 2층인데 바다가 잘 보이는 3층에 앉는 것이 낫습니다. 대신 햇살이 따가우니 너무 가장자리 자리는 피하는 것이 좋고요.
테이블보에 산토리니의 지도가 인쇄되어 있군요.
그리스도 터키에서 '에크맥'을 주듯이 빵을 올려줍니다만 맛은 '에크맥'과 비교할 정도는 아닙니다. 너무 퍽퍽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먹을 수 있는 바게뜨 빵 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게다가 그리스에서는 모두 charge가 되기 때문에 원하지 않으면 종업원에게 치워달라고 미리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저기 손을 들고 있는 친구가 '에릭'이라는 친구인데 쾌활하고 구김이 없습니다. 나중에 사진도 보내주겠다고 이메일 주소도 적어왔습니다. ^^ Stani의 종업원들은 모두 친절하더군요. 그리스인답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오랜만에 기분좋은 식사를 했습니다.
창가 자리는 햇빛이 작렬하는 자리라서 조금 안쪽으로 앉았습니다. 그래도 전망 하나는 기가 막히네요.
햇빛 좋은 그리스에 간 김에 팔뚝에 헤나를 했습니다. 정식으로 한 것은 아니고 그냥 스티커로 했지요. 벌써 뭉개지기 시작하네요. ㅠ.ㅠ 정식으로 하고 싶은 분들은 산토리니 곳곳에서 헤나를 해 주는 사람들이 있으니 이용해도 됩니다. 가격은 20유로 남짓이니 결코 싸지 않습니다만...
Stani 샐러드입니다. 가격은 역시 만만치 않았지만 신선하더군요.
치킨 수블라키입니다. 치킨도 맛있기는 하지만 저는 오히려 같이 나오는 감자가 더 맛있더군요.
새우와 베이컨 수블라키입니다. 새우가 큼지막하기는 하지만 양이 좀 적더군요. 그래도 이 정도면 만족~
식사를 할 때마다 느꼈던 건데 그리스 사람들은 참 담배를 많이 피더군요. 아침밥을 먹어 가면서 피우는 사람들까지... 대단해요~
밥을 먹고 정류장으로 가는 길에 NRG라는 카페가 있더군요. 재미있어서 찍어 봤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여기도 Lonely Planet에서 추천하는 곳이더군요.
식사를 마치고 정류장으로 가서 카마리 비치로 가는 차의 시간표를 보니 30분 간격으로 있던데 마침 4:30분 차가 있어서 바로 탔습니다. 럭키~ 피라 마을에서 카마리 비치까지는 차로 15분 정도 걸립니다.
정류장에서 내리면 보시는 것 같은 레스토랑이 있는데 비치까지는 여기에서 걸어서 5분도 안 걸려요.
첫 느낌은 영화 '아버지의 깃발'에 나오는 이오지마 섬의 해안 같더군요. 화산섬이 엄청 웅장합니다.
조금은 늦은 시간인데다 6월 초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해변은 까만 화산석으로 덮여 있어 보기에 예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토플리스 차림으로 일광욕을 하는 아낙네들이 있더군요. 허걱~(선글래스 가져오기를 잘 했지)
보시다시피 아직 완전히 풍화되지 않은 화산석들이 많아서 약간 거칩니다. 맨발로 뛰어다니면 다칠 수도 있겠더군요.
보니데의 발이 찬조 출연했습니다. ^^;;; 하늘도 참 파랗고 에게해도 참 파랗고 맑더군요. 대신 물은 많이 짭니다. 좀 차기도 하고요.
둘러보니 여기저기 예쁜 조약돌들이 많더군요. 보니데가 부지런히 모아서 무거울텐데도 기어코 한국까지 가져왔습니다.
해가 질 무렵까지 놀다가 생수를 2병(0.3*2 = 0.6유로) 사서 피라 마을로 돌아왔습니다.
요새 일본 사람들이 산토리니에서 결혼을 하는 것이 유행인지 이틀 묵는 동안 결혼식 장면을 2번 봤습니다. 대행사 직원이 붙어서 이런저런 코치를 해 주더군요. 역시 결혼은 낭만이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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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게 피곤해서 뻗다시피 잠이 들었는데도 역시나 새벽에 한 번 깼습니다. 여행을 가면 취침 시간과 상관 없이 새벽에 깨는 버릇이 생길까 두렵습니다. ㅠ.ㅠ
구름이 짙게 드리웠네요. 날씨가 상당히 쌀쌀해서 반팔 차림으로는 춥다고 느낄 정도입니다. 도저히 여름이라고 믿어지지 않는 날씨입니다. 적막감이 감도는 새벽의 산토리니는 어제 그렇게 여행자들로 붐볐던 그곳이라고는 짐작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네요.
이맘때의 산토리니는 년중 강수량이 가장 적은 시기이지만 섬지역이라서 날씨가 매우 불규칙합니다. 바람이 매우 심하게 불어서 구름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몰려다니고 그에 따라 비가 내렸다가 햇살이 쨍쨍 내리쬐었다가 난리도 아닙니다(아래에서 증명). 덕분에 여름에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다는 정보만 믿고 우산을 안 챙겨왔다가 상당한 낭패를 보았습니다. 산토리니 가는 분들은 꼭 우산을 챙겨 가시기 바랍니다. 현지 기상 정보도 믿을 것이 못됩니다. 저희도 일주일 기상 정보를 챙겼는데 내내 맑다고 그랬거든요. ㅠ.ㅠ
잘 보면 바람때문에 갈대가 흔들리듯이 물결이 일어나는 모습이 보일 겁니다. -_-;;;
매우 흐리죠? 조금 있다가 빗줄기까지 뿌려대더군요. 그런데...
조금 있으니까 곧바로 구름 사이로 해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
8시쯤 아침을 먹으러 식당으로 올라갔습니다. 파노라마 호텔은 절벽을 따라서 지어 1층에 reception desk와 식당이 있고 지하로 내려가면서 객실이 배치된 형태입니다.
식당은 평범한데 역시나 풍광이 예술입니다. 이날 그리스에서 마신 Greek 커피 중 가장 맛있는 커피를 마셨습니다. 다방 커피를 선호하는 저도 그윽한 향에 반해서 블랙 커피를 마셨을 정도니까요.
내일 미코노스 행 페리 티켓의 출항 시간이 10시에서 9시로 변경이 되었다기에(현지에서도 페리 스케쥴이 바뀌는 일이 자주 있다고 합니다. 그리스 여행을 짜증나게 만드는 대표적인 문제입니다) 가지고 있던 티켓을 호텔 직원에게 주었습니다. 이때도 약간 불길했는데 아니나다를까 다음 날 이번 여행의 초대박 사건이 터지고야 맙니다.
어쨌거나 그 때는 그런 생각을 전혀 못했죠. 식사를 하고 나서 유유히 동네 마실을 나갔습니다. 오전에는 케이블카를 타보기로 했거든요. 그리스에는 참새, 제비, 유도화 등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식물이 의외로 자주 눈에 띕니다.
당나귀들입니다. 케이블카 승강장 앞의 도로가 당나귀들이 선착장으로 내려가는 길이거든요.
원래는 걸어서 내려갔다가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오려고 했는데 비가 와서 그런지 내려가는 길(원래 당나귀가 내려가는 길이죠)이 당나귀 똥범벅(자세히 보시면 보입니다. -_-;;;)이 되어 있어 길이 엉망이더군요. 게다가 비도 계속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고요. 그래서 결국 케이블카로 왕복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용료는 4유로입니다. 쩝... 이것도 만만치 않게 비싸네요. 코스도 짧은 것이...
케이블카가 설치된 절벽이 가팔라서 풍광은 멋집니다만 너무 빨리 움직여서 본전 생각이 절로 납니다.
선착장으로 내려오니 빗줄기가 거세집니다.
그래도 화산섬 투어를 나가는 이들은 우비를 뒤집어 쓰고 꿋꿋하게 범선에 오르네요.
계속 비가 내려서 그런지 선착장은 을씨년스러운 모습입니다.
잠시 둘러보고나서는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와 호텔로 돌아오면서 선물거리를 쇼핑했습니다. 사실 물가가 비싼 산토리니에서는 쇼핑을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아테네에서 쇼핑할 시간을 과연 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들고 산토리니에서만 판매하는 특산품을 찾을 수 있다면 그걸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결국 산토리니산 와인(산토리니섬 모양의 병에 담긴)과 해면(지중해산 해면이 질좋고 값이 싸다고 하죠. 현지에서 5천 원 정도 하는 것이 국내에서는 10배의 가격으로 팔릴 정도니까요)을 대량(?) 구매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오전 일정 끝~
하늘이 맑아지는군요.
금방 쨍하고 해가 납니다.
저희가 묵었던 파노라마 호텔입니다. 'Panorama' 로고의 바로 아래 왼쪽 방이었습니다. 전망 하나는 정말 기가 막혔죠.
호텔로 돌아와서 선물을 챙겨놓고는 카마리 비치(Kamari Beach)로 가기 전에 1시간 정도 낮잠을 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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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로 20분 정도 달려 이아(Oia)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버스 정류장이 마을 입구에 있는데 내려서 천천히 걸어 들어가면 됩니다. 해가 지기까지 최소한 2시간 30분 이상 남았기 때문에 그동안 일몰 감상을 할 최적의 포인트를 찾으면서 쉬엄쉬엄 마을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목이 말라서 그리스 폴라포(1개에 1.2 유로)도 사서 하나씩 입에 물고 유유자적 돌아다니기로 했습니다. 햇살이 아직까지 강하지만 습도가 낮아서 그런지 그렇게 덥지는 않습니다. 그늘만 들어가도 시원하고 챙넓은 모자 하나만 써도 한결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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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이나 바도 하나같이 독특하고 매력이 넘칩니다.
골목 구석에 살포시 숨은 박물관의 입구도 앙증맞구요.
좁은 골목 사이로 예쁜 바와 카페, 샵들이 이어집니다.
골목 사이로 보이는 바다도 예쁩니다.
어느 집 대문인지는 모르지만 들어가보고 싶어지는군요. ^^
뒷뜰도 앉아서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당당한 고냥군도 이아 마을의 풍경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네요.
파란 하늘이 인상적입니다.
부겐빌리아입니다. 이아 마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분꽃과의 열대 식물이죠. 색깔이 참 예쁘죠?
마침 비행기가 지나가는군요.
꽤 오래가네요.
이아 마을 초입에서 본 모습입니다. 날씨가 금방 흐려집니다. ㅠ.ㅠ
간혹 해가 날 때도 있습니다.
바다에 비친 저녁 햇살이 찬란합니다.
같은 사진 다른 느낌을 보시겠습니다.
보니데가 캐논 익서스를 사용해 찍은 풍차입니다.
제가 쿄세라 i4R을 이용해 찍은 풍차 사진입니다. 똑같은 시점에서 찍은 사진인데 많이 다르죠?
계속 이아 마을의 풍경을 감상하시겠습니다. ^^
크루즈쉽이 산토리니를 떠나가네요.
돛단배도 한 척 유유히 떠나갑니다.
이아 마을의 끝입니다. 항구로 향하는 통로가 꼬불꼬불 가로지르는 가운데 깨끗하게 단장된 건물과 사람이 떠나 방치된 폐가가 묘하게 어울려 있습니다. 사진의 왼쪽 위를 보시면 전망대가 보일 겁니다. 사람들이 이아 마을의 일몰을 보기 위해 많이 찾는 곳입니다.
전망대 근처에서 영화 촬영을 하고 있군요. 산토리니는 영화나 CF 촬영지로 각광을 받는 곳이어서 이런 풍경을 자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저희가 갔을 때는 'The Sisterhood of the Travelling Pants 2"라고 2008년 개봉 예정인 미국 코미디 영화를 찍고 있었습니다. 동시 녹음이라서 그런지 조용히 해달라고 스탭이 연신 부탁을 하는데 산토리니에 워낙 사람들이 많은 데다가 일몰을 앞둔 이아 마을에서 이 많은 사람들을 입다물게 하기는 쉽지가 않죠.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전망대 근처에 미끼용(?) 음식을 깔아놨더군요. 쩝... 무슨 개미 유인하는 것도 아니고.....
전망대에서 바라본 이아 마을의 모습입니다. 전망을 위해서 만든 건물들이 절벽에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절벽이 상당히 가파릅니다. 지층의 색깔이 여러가지 색으로 달라지는 것을 볼 수가 있는데 레드 비치에 가면 보시는 것과 같은 빨간색의 해변을 볼 수가 있죠.
절벽 밑에 자그마한 배들이 보이네요. 선착장이 있나 봅니다.
8시가 넘었지만 해는 아직 지지 않았는데 구름이 낮게 깔리는 것을 보니 영 불안합니다. 일몰을 보기가 어려울 듯 합니다. 사실 산토리니 전체가 날씨가 변덕스러워서 이아 마을에서 멋진 일몰을 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합니다(꼭 우리나라 정동진 같은 듯~). 많은 사람들이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만 저희는 내일 일정을 위해서 철수했습니다.
이아 마을의 명물 중 하나인 녀석입니다. 사람들이 쓰다듬는 것에 이골이 났는지 반응이 없습니다. 너는 쓰다듬어라~ 나는 내 볼 일을 볼란다~ 식으로... -_-;;;
이 녀석도 아주 웃긴 녀석입니다. 줌으로 당겨서 찍은 사진이라서 화질은 좀 구립니다(양해를~). 저 강아지의 뒷모습이 보이는 자리는 원래 분홍색 상의를 입은 여자분이 앉아 있던 자리인데 저 강아지가 뭔 구경을 하겠다고 기를 쓰고 비집고 들어가는 통에 당황한 여자분이 일어선거지요. 황당해서 웃고 계십니다. ^^;;;
버스 정류장으로 돌아와 버스에 올라 출발을 기다렸습니다. 아까 타고 왔던 버스와 달리 에어컨도 시원치 않아서 가뜩이나 짜증이 나는데 바로 앞자리에 앉은 한국 여대생과 남자 후배가 큰소리로 홍콩 배우가 짱이네 어쩌네 우리말로 떠드는 통에 짜증이 쓰나미처럼 밀려오더군요. 웬만하면 참으려고 했지만 도저히 참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어서 하는 수 없이 뒤로 옮겼는데 이번에는 외국애들이 떠들기 시작하더군요. 역시 싸가지는 국적을 불문한다는 진리를 그리스에서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_-;;;;
모자를 눌러쓰고 잠이 들었다 곧 깼는데 어느새 피라 마을로 돌아왔더군요.
도착한 시간이 밤 9시 30분... 그리스에서 이 시간은 한창 저녁 식사를 하는 시간입니다. 식당을 찾아볼까 하다가 그냥 처음에 도착했을 때 찍어둔 마트에서 장을 봐서 호텔방에서 먹기로 했습니다. 파노라마 호텔은 5분 거리에 꽤 큰 마트가 있거든요.
오렌지(맛있어요~), 포도(뭔가 2% 부족한 맛.), 사과(거의 스타킹 사과 수준입니다. 완전 퍼석거림. 비추), 산토리니산 와인하고 우조(Ouzo) 미니어처, 그리고 안주거리로 피스타치오를 비롯한 견과류를 좀 샀습니다(총 32.53 유로).
기념으로 산 우조(Ouzo) 미니어처(50ml라서 기내 반입도 거뜬~)입니다. 우조는 포도즙을 증류시킨 다음 아니스 열매의 향료를 곁들여 만든 우리나라의 소주 같은 그리스의 술입니다. 냉장고에 있는데 아직 기회가 없어서 저도 맛을 못 보았습니다. 빨리 마셔봐야 하는데...
마트 앞에 엄청 장사가 잘 되는 수블라키 집이 있더군요. 배달도 많고 얼핏 보기에도 엄청나게 팔려나갑니다. 남자 점원 하나가 우리보고 중국인이냐고 물어보기에 한국인이라고 했더니 금방 "어서오세요", "감사합니다", "양파", "상치" 등의 한국말을 주워섬기더군요. 귀여웠습니다. 그리스인들이 워낙 퉁명스러워서 그런지 조금만 친절해도 엄청 친절한 것처럼 보입니다.
수블라키 샌드위치(4.4 유로)와 기로스 샌드위치(4.4 유로)를 샀습니다. 콜라하고 같이 있는 세트를 사면 좀 더 쌉니다. 양파, 상치, 토마토 등을 빵 사이에 끼워(원하지 않으면 빼도 됩니다) 마요네즈가 들어간 특제 소스를 위에 뿌려줍니다.
수블라키 샌드위치는 맛있기는 한데 약간 퍽퍽합니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산적 꼬치를 바게뜨 빵으로 감싼 모양이 되겠습니다. 프렌치 프라이가 들어있어서 기름지지 않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잘 어울리더군요.
기로스 샌드위치는 터키의 시시 케밥과 비슷한데 맛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수블라키 샌드위치보다 기로스 샌드위치 추천!!
대식가인 그리스인들답게 빵이 엄청 크기 때문에 하나만 먹어도 든든합니다.
해가 지자 에게해는 칠흙같이 컴컴한데 어디선가 음악소리도 들려오고 낭만적입니다. 대신 바람이 엄청 강하게 불어서 6월인데도 상당히 춥게 느껴집니다. 베란다에 담요를 널어서 바람을 막고 산토리니의 밤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밥을 먹고 나니 피로가 몰려와서 사 온 와인은 입도 대 보지 못하고 씻지도 못한 채 그대로 뻗었습니다.
이렇게 산토리니에서의 첫날밤이 지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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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cient Agora 입장료 : 4*3=12 유로
* 보니데 가방 : 13 유로
* 체리 1Kg : 2 유로
* 파워에이드 : 2.2유로
* 아테네 공항 카페
- 카푸치노 : 2.8 유로
- Greek 커피 : 1.5 유로
- 비터 오렌지 병쥬스 : 2.2 유로
= 6.5 유로
* 파노라마 호텔 포터 Tip : 2 유로
* 니콜라스 레스토랑 점심 식사
- 칼라마리 : 9 유로
- 오징어 덮밥(?) : 8 유로
- 닭고기 요리(?) : 9 유로
- 미네랄 워터(large) : 2 유로
- 주전자 와인 : 4 유로
- 빵 : 3 유로
= 35 유로
* 이아 마을까지 버스 요금 : 1.2*3=3.6 유로
* 폴라포 : 1.2*3=3.6 유로
* 피라 마을로 돌아오는 버스 요금 : 1.2*3=3.6 유로
* 피라 마을 마켓에서 장 본 것
: 오렌지, 포도, 사과, 와인, 물, 오렌지 쥬스, 병따개, Ouzo 미니어쳐
= 32.53 유로
* 수블라키 take out
= 8.8 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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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리니 공항은 작고 아담한 크기의 공항이기는 하지만 활주로가 꽤 넓고 항공기가 공항 청사까지 직접 들어오는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활주로 한복판에 내려서 공항버스를 타고 청사로 이동을 해야 합니다.
수하물로 미리 부친 짐을 찾고 공항 밖으로 나왔는데 조금 게으름을 부린 탓으로 사람들이 제각각 뿔뿔이 흩어져 공항 밖은 썰렁했습니다. 픽업 서비스를 신청해 두었는데 아무도 저희를 찾는 사람이 없어서 잠시지만 걱정을 했습니다. 알고 보니 저희가 하도 안 나오니까 잠시 자리를 비운 것이더군요. ^^;;;
호텔에서 보내준 미니버스는 새것이고 직원도 친절했습니다. 저희가 산토리니에 머무는 동안 이용했던 파노라마 호텔은 피라 마을에 있는데 일반 호텔과 수트(Suite)로 나뉩니다. 수트는 실내 풀장이 딸린 곳으로 주로 신혼 여행자들이 많이 이용하죠. 저희도 파노라마 수트를 이용하는 한국인 신혼부부와 함께 이동했습니다. 호텔 바로 앞까지 차량이 들어갈 수가 없기 때문에 진입로에서 내렸습니다. 역시 직원이 마중나와 있더군요.
저희가 산토리니에 있었던 2박 3일동안 이용한 파노라마 호텔은 시설이 아주 좋은 편은 아니지만 전망 하나는 확실히 대단합니다. 산토리니는 원래 숙박 업소의 가격이 전망에 따라 많이 좌우되다고 합니다. 베란다가 2명이 겨우 앉을 정도로 좁기는 하지만 바로 눈앞에 펼쳐지는 쪽빛 에게해의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베란다로 나가 왼쪽을 본 모습입니다. 오후라서 화려한 모습이 덜하지만 햇살이 부서지는 아침의 모습은 정말 장관입니다. 호텔과 식당들이 피라마을의 서쪽 절벽을 빼곡하게 메우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오른쪽을 본 모습입니다. 깎아지른 절벽이 멋집니다. 사진의 아랫쪽을 보시면 조그마하게 움직이는 케이블카의 모습도 찾으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쪽 바다 건너에 보이는 마을이 일몰로 유명한 이아 마을입니다. 이따가 저리로 갈 겁니다. ^^
일단 간단히 손빨래만 해서 널어놓고 마을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욕실의 타일도 올리브 문양이군요. ^^
바다색이 정말 예술입니다.
대형 크루즈선은 선착장까지 들어올 수가 없기 때문에 관광객을 실은 자그마한 보트가 끊임없이 선착장과 크루즈선 사이를 왔다갔다합니다. 산토리니에서는 밤에는 한 척도 보이지 않던 크루즈선이 새벽이 되면 어디에선가 여러 척이 마술처럼 나타난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멀리 옛날 화산활동으로 산토리니에서 분리된 화산섬 2개가 보입니다. 항구 가까이에 있는 돛대 달린 범선은 바로 이 화산섬 투어를 하는 배들입니다.
햇살이 쨍해서 그런지 마을의 모습에도 생동감이 더 넘치는 것 같습니다.
Fira 마을은 마을 끝에서 끝까지 걸어서 충분히 둘러볼 수 있는 넓이입니다. 대부분의 건물은 하얀색과 파란색으로 칠해져 있어 통일감이 있습니다. 자주 페인트를 다시 칠하는데 워낙 건조하고 햇볕이 좋아서 2시간 정도면 다 마른다고 하죠. 그리스 정부에서 관광 진흥을 위해 시설유지비 조로 지원금을 준다고 합니다.
피라 마을의 중심부라고 할 수 있는 사원의 모습입니다. 왼쪽에 독특한 형태의 구조물은 일종의 쇼핑몰로 들어가는 입구로 우리나라로 치자면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 정도가 되겠습니다.
사원 앞으로 지나가는 도로는 선착장에서 연결되는데 크루즈 승객들이 단체 관광을 하는 루트입니다. 주로 귀금속 상점이 양쪽으로 늘어서 있습니다. 그리고 골목으로 한 블럭만 들어가면 다양한 기념품 샵과 음식점들이 있죠.
산토리니에서도 개들은 태평성대를 구가하고 있더군요. 아무데서나 원하면 이렇게 자빠져서 놉니다. -_-;;;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 보니 배가 고프더군요.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Lonely Planet에서 추천한 '니콜라스'입니다. 상당히 찾기 어려운 곳에 숨어 있더군요. 골목 구석에 있는데다 간판도 눈에 잘 띄지 않아서 애 좀 먹었습니다.
인테리어는 그냥 평범합니다. 크기도 아담한 편이고요.
칼라마리(9 유로)입니다. 오징어를 썰어서 올리브 오일에 익힌 그리스의 대표 음식으로 먹을만 합니다. 그리스에서 먹은 음식 중에 가장 짜지 않았던 요리로 기억합니다. 역시나 밥이 날라가는 안남미라서 안습~
일종의 오징어 덮밥인데 양이 적은데도 8 유로나 합니다. ㅠ.ㅠ 맛은 있었지만 정말 너무 비싸더군요.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닭고기로 된 요리인데 콩깍지가 많이 들어간 건강식(틀려~)입니다. 맛있지만 역시 양이 너무 적었습니다. 그런데도 무려 9 유로...
그 밖에 와인(4 유로), 물(2 유로)을 시켰습니다. 물가가 비싼 그리스에서도 산토리니와 미코노스 같은 유명 관광지는 물가가 더욱 비싸다고 합니다. 밥 한번 먹고 확실하게 절감했습니다.
와인은 자그마한 주전자에 나와서 따라 먹더군요. 꼭 우리나라에서 새참 때 나오는 막걸리 먹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방도, 홀 서빙도 모두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들이 하시는데 퉁명스럽고 불친절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제가 주문하면서 음식에 대해 물어보니(메뉴판에 영어가 한 글자도 없습니다) 제 영어 발음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영어를 능숙하게 못하면 아주 불편할거라고 원하지도 않는 충고를 하시네요. 그것도 아주 기분나쁜 어투로... 어이 없어서~ 게다가 백인 할머니에게는 아주 다정스럽게 대하는 것을 보고 정나미가 다 떨어졌습니다. 동양인이라고 차별하는건지... 음식은 그런대로 입에 맞았지만 비추인 곳입니다. 무슨 욕쟁이 할머니네도 아니고 그리스까지 가서 기분나쁘게 음식을 먹어야겠습니까? 아주 불쾌한 경험이었습니다.
저희가 조금 늦게 점심을 먹으러 갔는데 씨에스타 시간이 되자 가게 문 앞에 의자를 가져다 놓아 사람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경고하고 멋모르고 들어온 관광객은 여지없이 쫓아냅니다. 쩝...
니콜라스는 절대 비추인 식당입니다. 나중에 소개할 Stani가 백배 더 낫습니다.
이렇게 늦은 점심을 먹고 5시 15분 쯤 그 유명한 일몰을 보기 위해 이아 마을로 출발 했습니다.
피라 마을의 버스 정류장에 가면 시간표가 붙어 있습니다. 이아 마을로 가는 차편은 30분마다 있고 요금은 1인 당 1.2 유로입니다. 버스표는 매표소(매표소라기보다는 information booth라고 봐야죠)에서 파는 것이 아니라 버스를 타면 매표원이 차 안에서 직접 팔기 때문에 일단은 버스에 그냥 타면 됩니다. 이아 마을까지는 20분 정도 가는데 신형 벤츠 버스라서 에어컨도 빵빵하고 타고 갈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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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으로 여행을 갈 때마다 숙소에서 wake-up call을 부탁하는 것도 은근히 스트레스라서 이번 그리스 여행 때는 한 손에 쏙 들어가는 미니 자명종을 사 들고 갔는데 시차 적응이 안되었는지, 아니면 아직 긴장이 덜 풀려서 그런지(주로 후자인 경우가 많지만) 6시도 안 되었는데 저절로 잠에서 깨더군요. ㅠ.ㅠ
머리는 맑았지만 온몸이 누구에게 두들겨 맞은 것처럼 찌뿌드드한 것이 컨디션이 영 좋지 않았습니다. 에구구~ 겨우 둘째날인데 앞으로의 일정이 걱정이 되네요.
아킬레스 호텔의 아침 식사 시간은 7시부터 10시라서 일찍 일어난 김에 7시에 아침을 먹으러 내려갔습니다.
체크인을 할 때 봤던 것 보다 아담하네요. 아침 일찍이라서 그런지 식당은 한산합니다.
메뉴는 정갈합니다. 시리얼과 요구르트를 먹을 수 있고 각종 쨈과 쿠키, 빵이 차려져 있네요.
소시지와 오믈렛, 그리고 Greek 커피가 맛있습니다. 든든히 먹고 방으로 올라와서 짐을 싼 후 나갈 채비를 하고 8시 30분 쯤 길을 나섰습니다. 12시 비행기로 산토리니로 가야 했기 때문에 오전에는 Flea market(벼룩 시장)만 가볍게 둘러보고 오기로 했습니다.
Flea market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사원입니다. 낡아서 유적인 줄 알았는데 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을 보니 지금도 사용을 하는 모양입니다.
Flea market도 아테네 대부분의 지역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입니다. Lonely Planet에는 '주일'에만 여는 시장이라고 되어 있지만 느낌이 평일에도 열 것 같았습니다. 아테네를 찾는 관광객의 수가 얼마인데 주일에만 열겠습니까?
오전 7시에서 오후 2시까지만 문을 여는 시장이라고 해서 일부러 일찍 간 것인데 가게문을 연 곳이 거의 없습니다. 역시나 게으른 그리스인들... -_-;;;
시장도 어김없이 그라파티로 도배가 되어 있습니다. 여기는 그나마 볼 만 하네요.
하는 수 없이 Ancient Agora만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Ancient Agora는 Flea market과 연결되어 있습니다(Adrianou북쪽 지구). 철길을 중심으로 왼쪽이 Adrianou지구이고, 오른쪽이 Ancient Agora로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12 유로짜리 패키지권(combination ticket)을 끊으면 하루동안 아크로폴리스를 포함해 대부분의 유적을 볼 수 있으니 확실히 이득이지만, 저희에게는 시간이 더 소중하기 때문에 마지막 날에 아크로폴리스에 집중하기로 하고 오늘은 온 김에 Ancient Agora만 먼저 보기로 했습니다. Ancient Agora의 입장료는 1인당 4유로입니다.
Ancient Agora에서 바라본 아크로폴리스의 모습입니다. 별로 멀지도 않습니다. 쉬엄쉬엄 올라가면 될 정도의 거리죠.
Ancient Agora 내부에도 송아지만한 개들이 어슬렁거리거나 길 한가운데 누워서 자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들개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밥을 주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을 보니 이것도 관광 상품의 하나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습니다. 낯선 사람을 별로 가리지 않지만 워낙 덩지가 커서리 동물을 좋아라하는 저도 쉽사리 접근을 못하겠더군요.
그리스 유적에는 유적 감시인(?)으로 보이는 직원들이 사각지대가 없도록 배치가 되어 곳곳에 앉아 있습니다(위의 사진을 보시면 하얀 초소같은 것이 보이실겁니다) 이들은 유적에 대해 설명을 해주는 일을 하는 것은 아니고 주로 관광객들이 유적을 함부로 만지지 않는지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참 속편한 직업인 것 같지만 저보고 하라면 심심해서 죽을 것 같습니다.
Ancient Agora는 소크라테스가 청년들을 대상으로 토론법을 가르치던 곳으로 상업, 행정, 입법 지구였던 유적입니다.
복원이 된 Stoa of Attalos와 그나마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대장장이 신 헤파에스토스 신전을 제외한 대부분의 유적은 말 그대로 폐허에 가깝기 때문에 볼 것이 거의 없습니다. 헤파에스토스의 아내인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와 바람을 피웠던 전쟁신 아레스의 신전도 토대만 남아 있고(헤파에스토스신이 열받아서 다 때려부쉈는지도~ ^^;;;), 아폴로 신전도 지도와 표지판이 없었다면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존재감이 없더군요.
헤파에스토스 신전은 대장장이 신답게 튼튼하게 지어져서 남아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실제로 신전의 안쪽이 시커멓게 그을린 것은 신의 풀무때문이 아닐까요? ^^
헤파에스토스 신전에서 내려다 본 전쟁신 아레스의 신전입니다. 그냥 터만 남아 있습니다. 인생무상~
아레스 신전의 건너편에는 Stoa of Attalos가 있습니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왼쪽에는 어제 저녁에 오른 리카비도스 언덕이 보입니다. 사진의 오른쪽 아래에 석상 하나가 보이시나요? 바로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석상입니다. 가까이 가 보겠습니다.
얼굴과 팔이 모두 훼손되었지만 옷깃의 주름과 갑옷의 정교한 세공이 인상적입니다.
The Church of the Holy Apostles입니다.
자세히 읽어보고 싶었지만 시간도 촉박하고 무엇보다도 교회 앞에 유적 감시인들이 진을 치고 있어서 뻘쭘하더군요. 그래서 그냥 통과했습니다.
아직 복원에 사용되지 않은 유적의 일부를 이렇게 보관해두었습니다.
교회 앞에 있는 벤치입니다. 보아하니 복원하다가 남은 짜투리를 갖고 그대로 만든 것 같습니다. 역시 반질반질거리는 대리석입니다. 앉으니 엉덩이가 시원하네요. ^^;;
Stoa of Attalos는 최근에 복원되었는데 조각상들이 진열된 회랑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꽤 넓습니다. 역시 반질반질한 대리석입니다. 비라도 오면 미끄러지는 것을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건 헤라클레스의 상이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생각보다 평범한 몸매지요? ^^;;;
이건 아르테미스 여신인지, 아프로디테 여신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승리의 여신 NIKE의 두상입니다. 가장 깨지기 쉬운 부위가 코라서 그런지 역시 이 조각상도 코가 깨져 있습니다. 그래도 이 정도면 상당히 양호한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돌아다니던 중에 우연히 마주친 거북이 녀석입니다. 육상 거북같은데 껍질을 쓰다듬어도 목만 살짝 집어넣을 뿐 느긋합니다.
Ancient Agora 위쪽으로 계속 올라가면 아크로폴리스로 바로 연결되지만 시간 관계 상 Stoa of Attalos까지만 보고 다시 Flea market으로 돌아왔습니다.
아까보다는 문을 연 가게도 많고 활기차네요.
마리오네뜨 인형을 파는 가게입니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고 예뻤지만 여행 중에 거추장스러운 짐이 될 것 같아서 사지는 않았습니다. 보니데는 산토리니에서 맨다고 파란 색깔의 가방(13 유로)을 하나 샀습니다.
Flea market의 입구는 Monastiraki 역으로 바로 연결되는데 입구에는 과일을 파는 노점상이 있습니다. 다른 과일이야 한국에서도 먹을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엄청나게 비싼 체리를 무려 1kg에 2 유로 밖에 안 되는 가격으로 팔고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그리스 체리는 잘 익은데다 아주 달고 맛있습니다. 게다가 정말 엄청 착한 가격이죠. 간식으로도 훌륭합니다. 1kg이 너무 적어서 나중에 아테네로 돌아왔을 때 또 사서 먹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다시 말씀을 드리겠지만 Flea market 입구의 노점상을 이용할 때에는 아주 조심해야 합니다. 이 날은 다행히 괜찮은 체리를 샀지만 마지막 날 아테네로 돌아와 샀을 때에는 저희도 사기 상술에 당했습니다. 방법이 아주 치사하더군요.
호텔로 돌아와 체크아웃을 하고 주일에만 있다는 대규모 근위병 교대식을 보러 국회의사당 앞으로 갔지만 11시 45분에 한다는 말과 달리 아무런 변화가 없어서 조금 기다리다가 공항으로 가기 위해 X95 버스에 올랐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11시 45분이 아니라 11시에 한다고 하더군요. 흑~ ㅠ.ㅠ X95 버스는 15분 간격으로 있다고 하니 운행 간격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아테네 공항은 국내선 발권 카운터도 엄청 넓기 때문에 헤매지 마시고 곧장 게시판으로 가서 check in counter를 확인하고 이동하는 것이 시간을 절약하는 방법입니다.
저희가 아테네에서 산토리니로 이동하는데 이용한 에게안 항공(
www.aegeanair.gr)은 그리스의 아시아나 항공인데 다행히 카운터가 붐비지 않아서 기다리지 않고 쉽게 발권을 받았습니다. 창구의 직원도 그리스인치고는 친절한 편이고요. 국내 항공도 역시 액체 기내 반입이 금지되고 10kg이 넘으면 무조건 수하물로 부쳐야 합니다.
발권을 하고 짐을 부친 후 공항 내 카페에서 커피와 쥬스를 마셨습니다. 공항인데도 그릭 커피는 역시 맛있더군요. 그런데 쌉싸름한 맛이 나는 bitter orange음료는 무려 2.2유로~ 용량도 '미에로 화이바' 정도~ 정말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비쌌습니다. ㅠ.ㅠ
저희가 타고 갈 에게안 항공의 비행기는 쌍발 제트기로 시설도 쾌적하고 승무원들도 친절해서 좋았습니다. 11시 50분에 이륙해서 12시 15분에 산토리니 공항에 내렸습니다. 25분 정도 밖에 안 걸리더군요. 이륙하자 마자 내릴 준비를 해야하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라고 할까요?
기내에서 저희 바로 뒤쪽에 앉은 털복숭이 남자가 옆에 앉은 여자에게 계속 작업을 걸더군요. 여자도 싫지 않은 듯 남자가 친근함을 가장해서 무릎을 만지는데 웃으면서 맞장구를 치고~ 안 보려고 해도 워낙 눈에 띄게 작업을 하는지라~ 짧은 비행시간인데도 매우 유용하게 활용하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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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을 나와 대통령 관저 앞에서 근위병 교대식을 잠시 구경한 후 남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시간이 늦기는 했지만 혹시 오늘 제우스 신전까지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죠.
제우스 신전으로 가는 도중에 만난 올림픽 경기장입니다. 2004년 올림픽이 열린 곳이죠. 입장료가 3 유로라고 하는데 굳이 들어가 볼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 옆으로 지나가면서 사진 몇 장 찍고 말았습니다. 무엇보다도 15명씩 묶어서 가이드 투어를 해야 한다는데 기분이 상해서리~
올림픽 경기장 건너편 길가에 있는 무인 유료 화장실입니다. 동전을 넣고 이용하는 것인데 어떻게 통제하는지 궁금하더군요. 동전을 넣고 열리면 그 때 일행이 우르르 들어갈 수도 있을까요(꼭 궁금해도 머리 벗겨질 종류의 것들만 궁금하니.... -_-;;;)? 결국 돌아오는 날까지 이용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올림픽 경기장 근처까지 트램이 다니기 때문에 편리합니다.
제우스 신전은 신다그마 광장에서 동남쪽 방향으로 빠른 걸음을 걸으면 15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습니다. 저희가 도착한 시간이 저녁 7시 20분이었는데 7시 30분이면 문을 닫는다고 하더군요. 10분 밖에 못 보니까 무료로 입장시켜주겠다고 해서 옳다구나 하고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럭키~
제우스 신전(월요일 휴무)은 그리스에서 가장 큰 신전으로 건축하는데 무려 700년이 넘게 걸렸다고 합니다. 보시는 것과 같은 거대한 원주가 104개였는데 지금은 15개만 남아서 그 때의 웅장함을 짐작케 할 뿐입니다. 나중에야 느낀거지만 파르테논 신전보다 제우스 신전이 뭘로 보나 낫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크기에서부터 압도 당했습니다.
조금 여유를 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매정하게도 7시 30분이 되니 여지없이 호각을 불면서 나가라고 하더군요. 서슬이 시퍼렇습니다. ^^
제우스 신전 뿐 아니라 그리스에는 사람의 손이 닿을 법한 노출된 유물에는 이런 식으로 경고 문구를 표시해 둡니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유적이니 그럴 법도 합니다만 좀 지나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드리아누스의 문은 제우스 신전 바로 옆에 있습니다. 걸어서 5분도 안 걸리는 거리에 있죠.
하드리아누스의 문 뒷편에서 쳐다보면 아크로폴리스가 보입니다.
어디선가 '콩가' 소리가 들려옵니다. 환경보호론자들이 하드리아누스의 문을 둘러싸고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띠 안쪽에 잠시 서 있으면 재활용 장바구니를 기념으로 나눠주더군요. 취지도 좋고 해서 보니데와 잠시 서 있었습니다. 장바구니는 챙겨와서 지금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
조금 멀기는 하지만 거리 구경도 할 겸 신다그마 광장까지 걸어왔습니다. 폴라포(1E)와 파워에이드(2.2E, 아무리 생각해도 엄청 비쌉니다)로 갈증을 달래면서 조금 쉰 후에 일몰을 구경하기 위해 리카비도스 언덕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원래 신다그마 광장에서 060, 022 미니버스를 타야 하지만 도무지 정류장을 찾을 수가 없더군요. 너무 복잡해요. 그래서 아테네는 도보 관광이 가능하다는 정보만 믿고 모험을 해 보기로 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걸어서 가는 것이 가능은 합니다만 힘이 좀 듭니다. 리카비도스 언덕은 신다그마 광장에서 걸어서 가기에 가장 먼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체력이 남아 있을 때 도전하세요.
신다그마 광장 주변과 달리 리카비도스 언덕으로 가는 도중은 대사관 건물과 사택으로 짐작되는 고급 주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거리가 깨끗하고 환경 미화가 잘 되어 있습니다. 노천 카페도 종종 만날 수 있습니다.
신다그마 광장에서 국회의사당을 오른쪽에 두고 계속 직진하면 전쟁 박물관이 나오는데 거기에서 좌회전을 해서 오르막길을 계속 오릅니다.
보시는 것처럼 주차된 차량들도 대부분 수입차입니다.
케이블카 매표소까지는 이런 길이 계속 이어져 있습니다. 마치 홍콩의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던 풍경과 흡사합니다. 바닥이 온통 대리석이라서 밟는 느낌이 참 좋습니다. 대신 물에 젖은 곳은 조심해야 합니다. 아차 하면 휘딱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리스까지 여행 와서 객사하면 안 되죠. ^^;;;
케이블카 승강장입니다. 알고 보니 케이블카가 아니라 홍콩의 피크트램처럼 지하의 철로를 이용하는 일종의 지하열차입니다. 일인 당 5.5 유로(5 유로로 알고 갔는데 그새 0.5 유로가 인상되었더군요. ㅠ.ㅠ)를 내면 표를 끊어 줍니다.
상당히 가파르지만 워낙 천천히 이동하기 때문에 별로 무섭지도 않고 무엇보다도 너무 짧습니다(돈이 아까웠다는... ㅠ.ㅠ).
24명 정도 타는 열차인데 중간에 열차가 엇갈려서 지나갈 수 있도록 넓어지는 '공동'이 나옵니다. 올라간다 싶으면 도착일 정도로 거리가 매우 짧습니다.
리카비도스 언덕의 중앙 첨탑입니다. 리카비도스 언덕은 '늑대의 언덕'으로도 불리는데 아크로폴리스보다도 더 높은, 아테네에서는 가장 높은 지역입니다. 그래서 야경을 보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분위기가 좋다보니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는 연인들의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바로 옆에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쪽쪽'거리는 모습이 처음에는 적응이 잘 안되더군요. ^^
뭐 그런가보다 할 정도로 금방 익숙해졌지만...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아테네에는 고도 제한이 있어 고층 건물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시가지를 내려다보아도 스카이라인이라고 할 만한 것 자체가 없습니다. 대신 나즈막한 건물들 사이로 불켜진 가로등이 마그마가 흘러내리는 것 같은 야경을 만들어 냅니다. 독특하죠. 주말이라서 그런지 불빛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원래 관광지의 목이 좋은 곳에는 반드시 음식점이 자리잡고 있는데 리카비도스 언덕도 예외는 아니어서 전망이 좋은 곳은 어김없이 레스토랑과 카페가 자리를 잡고 있더군요. 얼마나 비쌀 지 대충 예상이 되어서 저희는 아예 고려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리카비도스 언덕의 야경을 충분히 구경하고 나서 천천히 걸어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은 거리를 달리는 차량의 숫자가 줄어들다 보니 더욱 을씨년스럽더군요. 가게들도 문을 닫은 곳이 많았습니다.
아테네 거리에서 특징적인 것은 신호등이었는데 보행신호로 바뀌면 깜박이지 않고 그대로 있다가 갑자기 빨간불로 바뀝니다. 게다가 그 시간이 매우 짧기 때문에 대체 어떻게 건널목을 건너라는 것인지 모르겠더군요.
신다그마 광장에 도착하니 여기는 확실히 사람들로 붐비는군요. Athens Plaza Hotel과 King George II Palace Hotel도 밤에 보니 볼 만 합니다.
국회의사당 앞에는 밤인데도 여전히 근위병의 모습을 보려는 관광객들이 진을 치고 있습니다.
리카비도스 언덕에서는 별로 배가 고프지 않았는데 신다그마 광장에 도착하니 배가 출출하더군요. 시간도 9시를 넘었고요. 그리스 사람들은 저녁을 늦게 먹는 편이라 대체로 9시부터 저녁을 먹는다고 하니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그건 아닌가? -_-a) 저희도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플라카 지구에 괜찮은 식당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나중에 알고 보니 Plaka 지구보다는 Monastiraki 지구가 더 낫더군요) 기왕 걷는 김에 플라카 지구까지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플라카 지구에는 노천 카페와 레스토랑이 많아서 거리 분위기가 한결 밝네요. 사람들도 많고요. 안심이 됩니다. ^^;;;
광장의 구석에 있는 노천 레스토랑에 들어갔습니다. 종업원이 가져다 주는 메뉴가 식사 메뉴가 아니더군요. 외국 여행객들은 자신들과 달라서 저녁 식사를 일찍하는 것을 알고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저희가 실망한 기색을 비치자 얼른 식사 메뉴를 가져다 줍니다. 센스쟁이~
제가 주문한 '무사카'입니다. 무사카는 다진 고기와 각종 야채를 올리브로 볶아서 위에 치즈를 얹은 그리스의 대표 음식으로 그라탕과 비슷합니다. 고소하고 맛있습니다. 사람에 따라 약간 느끼하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하지만 무려 8 유로나 합니다. ㅠ.ㅠ
Greek Salad입니다. Greek Salad는 그리스의 대표적인 샐러드로 우리나라에서 김치 먹듯이 많이 먹습니다. 피망, 토마토, 올리브를 썰어서 위에 페타 치즈(산양 젖으로 만든 그리스의 전통 치즈로 그리스산 치즈만 페타 치즈라는 용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를 얹어서 함께 먹습니다. 페타 치즈는 끈기가 없고 잘 부서지는 퍼석퍼석한 치즈로 햄버거에 넣는 슬라이스 치즈에 익숙한 분들은 식감이 좀 좋지 않다고 느끼실 겁니다. 어쨌거나 대부분의 식당에서 샐러드는 신선합니다. 6.5 유로.. ㅠ.ㅠ
사진은 못 찍었지만 Fried Sausage(5 유로)도 주문했습니다. 여기에서 처음 느꼈는데 우리가 흔히 짠맛이 나겠다고 예상한 음식을 그리스에서 주문하면 매우 많이 짤 것을 각오해야 합니다. 그래서 함께 나오는 오이, 토마토, 양상치와 함께 먹어야 했습니다.
보시는 것은 ALFA 맥주로 그리스에서 생산되는 맥주입니다. 맛이 참 부드럽더군요. 기린 맥주하고 비슷해요. 저희는 여행을 가면 항상 그 지역의 특산 맥주를 먹어보려고 노력합니다. 왜냐? 재미있잖아요. ^^
보니데가 ALFA 맥주를 주문하는 바람에 저는 아일랜드 레드 맥주인 McFarland를 주문했는데 이건 향이 너무 강해서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식사를 하고 나서 술을 한잔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자정이 넘었습니다. 내일이 휴일이라서 그런건지 그리스 사람들은 자리에서 일어설 줄 모르네요. 여기저기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이야기 꽃을 피웁니다. 처음에는 어색했던 그리스 음악도 자꾸 들으니 팝송처럼 가락이 익숙해지네요. 아니면 술에 취해 편안하게 들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기분좋게 취한 상태에서 숙소로 들어와 씻고 바로 잠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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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바이 공항의 던킨 도너츠에서 먹고 마신 것
- 아이스 라떼(Large) : 15 DH
- 아메리카노(Large) 2잔 : 10*2=20 DH
- 먼치킨(25pcs) : 15 DH
= 50 DH = 10.7 유로
* 폴라포 2개 : 1*2=2 유로
* 파워에이드 2개 : 2.2*2=4.4 유로
* 리카비도스 언덕 케이블카 요금 : 5.5*3=16.5 유로
* 플라카 노천 레스토랑에서 먹은 저녁 식사
- Fried Sausage : 5 유로
- 무사카 : 8 유로
- Greek Salad : 6.5 유로
- ALFA 맥주 2병 : 4*2=8 유로
- McFarland 맥주 : 6 유로
- 진토닉 2잔 : 3*2=6 유로
= 39.5 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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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쯤 출발해 아테네 현지 시간으로 오후 2시쯤에 도착을 했으니 4시간 정도 비행을 한 셈이네요. 아테네 공항의 출입국 심사에 대해 알고 온대로 여권에 도장 찍는 것으로 끝입니다. 별다른 수속이 없습니다. 공항 청사 안을 잘 둘러보면 여기저기에서 아테네 지도와 교통편에 대한 책자를 얻을 수 있습니다. 잘 챙겨서 나옵니다.
공항 청사에서 나와서(5번 출구로 나오면 더욱 편함) 정면으로 가면 메트로를 탈 수 있고 오른쪽으로 꺾어서 청사 끝으로 가면 아테네 시내로 들어가는 X95 버스를 탈 수 있습니다. X95 버스와 X94 버스가 같은 정류장을 사용합니다. 정류장 바로 옆에 버스표 판매소가 있어서 편리한데 버스표는 1인당 3.2유로입니다. 1일 무제한권도 있지만 공항과 시내를 오가는 교통편에는 해당이 안된다고 하네요. X95 버스는 저상버스라서 캐리어 백을 끌고 다녀야 하는 여행객들이 타기에도 편리합니다.
* 여기에서 TIP 한 가지
아테네 공항과 시내를 들고 날때 이용할 수 있는 주 교통편은 X95 버스와 메트로입니다(택시는 제외할 것. 그리스 택시의 악명은 우리나라 택시와 견줄 정도). 그런데 가격, 편리함, 시간 모두에서 X95 버스의 압승입니다. 메트로는 시설은 깨끗하지만 배차 간격이 길어서 시간의 손해가 많고, 가격도 비싸며, 버스에 비해 더 빠르지도 않습니다(뒤에서 다시 설명드리겠습니다).
버스에 타면 운전기사석 옆에 있는 펀칭기에 표를 집어 넣어서 개시(?)를 해야 합니다. 눈치보지 말고 알아서 하세요. 아무도 신경쓰지 않습니다.
아테네로 들어가는 거리 풍경입니다. 대부분은 고속도로로 이동했기 때문에 황량한 풍경들인데 어쩌다 마주친 거리 풍경입니다.
아테네 시내까지 45분 정도 걸린다고 그러던데 토요일이라 그런지 차가 없어서 차가 속력을 내는 것 같더니 35분 만에 아테네 신다그마(SYNTAGMA) 광장에 도착했습니다. 이 때가 3시 15분. 멀리 국회의사당이 보이네요.
X95번 버스 정류장 근처는 온통 은행 건물들입니다.
아테네의 첫인상은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씨에스타 시간이라서 그런지 도시 전체가 을씨년스러운 느낌을 주는 것도 그랬지만 바닥에 온통 씹다 뱉은 껌 천지인데다 건물 벽마다 볼품없는 그라파티로 도배를 해 놓아서 '이게 정말 그리스 아테네 맞나'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물론 Monastiraki 지구나 Omonia 지구와 같은 지역은 현대식 건물과 비교적 깨끗한 거리 풍경을 보여주지만 신다그마 광장의 지저분한 거리 모습은 2004년 올림픽까지 치른 나라의 수도라고 생각하기에는 첫인상이 상당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신다그마 광장은 아테네로 들어오는 모든 여행객들이 한번쯤은 지나가는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교통의 요충지입니다. X95 버스를 비롯해 시내, 시외로 연결되는 버스 노선이 다 지나가고, 트롤리 버스, 메트로까지 모두 신다그마 광장을 지나갑니다. 보고싶지 않아도 계속 마주치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 여기에서 아테네 여행 TIP 한 가지
: 아테네는 주요 유적과 볼거리가 반경 3km 내에 모두 밀집되어 있어 편한 신발과 어느 정도 마음의 무장만 되어 있다면 별다른 교통편을 이용하지 않고 걸어서 모두 볼 수 있습니다. 저희만 하더라도 어머니를 모시고 간 이번 여행에서 아테네 시내에서는 아무런 교통편을 이용하지 않고 걸어서 다녔습니다. 리카비도스 언덕을 제외하고는 걸어서 다니는데 큰 무리가 없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일방통행로가 많고 보도가 굉장히 좁아서 두 사람이 걸어가기에도 힘이 들죠. 물론 모든 아테네 시내의 거리가 이런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와 다름없이 넓은 곳도 있습니다.
호텔 정문에서 거리쪽으로 본 풍경입니다. 처음에 호텔 맞는가 싶었습니다. ^^
저희가 예약한 아킬레스(Achilleas) 호텔은 신다그마 광장에서 걸어서 10분도 걸리지 않는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관광 호텔급으로 볼 수 있는데 골목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아테네는 유적 관람 중심의 여행을 하는 곳이므로 별 다섯개 짜리의 고급 호텔에서 묵을 필요가 전혀 없다고 봅니다. 그저 편하게 쉴 수만 있으면 되지요. 게다가 그리스의 살인적인 물가는 호텔 숙박비에도 그대로 적용이 됩니다. 저희가 묵은 아킬레스 호텔도 결코 싼 곳이 아니었죠.
이 호텔의 가장 큰 특징은 엘리베이터인데 작년에 터키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재미와 공포를 체험하게 해 주더군요. 엘리베이터가 3명만 타면 꽉 차는데 엘리베이터 문을 방문처럼 열고 닫습니다(미닫이 방식이 아닙니다. -_-;;;). 게다가 엘리베이터에 문이 없어서 말 그대로 벽을 타고 오르내립니다. @#$@#%!~ 원하는 층에 도착하면 빨리 문을 밀고 내려야 합니다. 멍하니 있다가 내릴 타이밍을 놓치면 곧바로 다시 움직입니다.
이런 식입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무섭군요. -_-;;;
아테네는 유적 보호를 위해 고도 제한 뿐 아니라 건물의 개보수가 매우 엄격한 도시이기 때문에 호텔에 triple room도 없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예약한 방도 싱글 침대 2개를 붙이고 골방(?)에 침대 하나를 더 들여놓은 방식으로 방을 만들어놓았더군요. 쩝... 헤어드라이 등 편의 시설은 대부분 있지만 욕조도 좁고 테라스라고 있기는 하지만 건너편이 재개발 아파트라서 전망이 영 형편 없더군요. 그래서 주로 빨래 말리는 건조 공간으로 사용했습니다. ^^;;; 그래도 다행히 에어컨은 있습니다. 휴우~
테라스입니다. 그리스 여행 중의 테라스 중 가장 넓지만 전망이 정말 황~
간단히 짐을 풀고 씻은 뒤 씨에스타가 끝나는 5시까지 휴식을 취했습니다.
호텔을 나와 다시 신다그마 광장까지 이동했습니다. 날씨는 쾌청하지만 햇살이 정말 따갑군요. 참고로 그리스에서 선글라스와 자외선 차단제는 완전 소중 아이템입니다. 더불어 모자도 챙겨가는 센스~
신다그마 광장(헌법 광장) 바로 옆에 있는 Athens Plaza Hotel과 King George II Palace Hotel입니다. 별 다섯개짜리 특급 호텔인데 그렇게 보이지 않죠?
그리스는 해가 상당히 늦게 지는 편이라서 8시는 넘어야 해가 지고 9시가 넘어도 환해서 활동하기에 지장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러니 씨에스타가 끝났다고 해도 바깥이 더운데 사람들이 북적거릴 턱이 없지요. 신다그마 광장에는 여기저기에서 송아지만한 개들이 널부러져 자고 있습니다. 덩지 큰 개들은 그리스 어디에서나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길 잃은 개들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면 식별표가 붙어 있는 것이 아마도 관리를 받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시간이 되면 먹이를 주는 사람도 있는 것 같고요.
일단 신다그마 광장의 지하철역으로 향했습니다. 지하에 '언더그라운드 갤러리'라고 불리는 문화 공간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사진의 오른쪽이 메트로로 내려가는 입구입니다. 왼쪽으로 올라가 길을 건너면 국회의사당이고요. 계단이고 뭐고 온통 지저분합니다. 쩝...
마침 전시실에 시리얼 홍보 박람회가 열렸더군요. 여러 시리얼 회사에서 '아침 식사는 시리얼로' 뭐 이런 문구를 가지고 홍보를 하는 것 같습니다. 여기저기에서 아이들을 위한 게임과 그림 그리기 행사를 하는데 정작 아이들은 별로 없고 온통 어른들만 북적거리는군요.
지하 1층 갤러리는 신다그마역을 건설할 때 출토된 유적을 전시하는데 신다그마역이 위치한 곳이 5세기의 무덤터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무덤과 묘석 등이 많고, 여러가지 토기도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이 많지 않아 한산하더군요. 한 쪽 벽면을 그대로 복원해 둔 곳도 있습니다.
무덤 속까지 복원할 필요는 없을텐데 말이죠. 덜덜덜~
묘석(Tombstone)입니다.
각종 토기들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보시는 것은 향유 항아리입니다.
신다그마역을 나와 길을 건너면 국회의사당 건물이 보이는데 그 앞에 위병소가 있습니다. 아테네에서는 위병들의 근무 교대식이 또 하나의 볼거리입니다. 벌써 관광객들이 엄청 모여있네요.
동작이 다소 과장되어 있어 우스꽝스러워 보이기도 하지만 위병들은 굉장히 진지합니다(보시는 것은 다른 위병 교대식).
터키의 위병처럼 군기가 엄청 든 모습입니다. 관광객들이 근무 교대를 하고 자리잡은 위병 곁으로 가서 기념 사진을 찍기도 합니다(말을 걸어도 전혀 대답하지 않고 눈 하나 깜짝하지 않습니다). 복색이 독특하죠?
국회의사당의 앞에는 '무명용사의 묘'가 있습니다.
위병 교대식을 보고 바로 옆의 국립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국립공원은 생각보다 훨씬 넓어서 상당히 호젓한 분위기입니다. 산책하기 좋더군요.
중간에 고양이하고 놀아줬습니다. 도서관 앞마당에서 늘어져 있던 녀석인데 이 녀석하고 친해지니 여기저기에서 튀어나와서 마당에 고양이가 금방 그득해지더군요. -_-;;;
국립공원의 끝까지 간 김에 시간이 되면 제우스 신전까지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아테네 시내를 돌아다니는 코끼리 열차입니다. 씨티투어를 하는거지요. 저희는 안 탔습니다만 잘 이용하면 짧은 시간 안에 주요 유적을 멀리에서나마 둘러볼 수 있겠더군요.
여기는 오렌지 나무가 가로수입니다. 물론 손이 닿는 곳까지는 사람들이 다 따 갔는지 열매가 보이지 않지만 그 위로는 잘 익은 오렌지가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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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그리스 여행에서는 모처럼 야간 비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에미레이트 항공(현재 항공편 중에서 아테네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가장 짧습니다. 그래도 체감 상 엄청나게 오래 걸린다는 ㅠ.ㅠ)을 타고 두바이를 경유하여 아테네로 들어가는 경로를 택했습니다.
11시 55분 출발이라서 밤 9시 30분 쯤에 느즈막히 인천 공항에 도착했는데 check-in counter가 텅텅 비어 있어 웬일인가 싶었더니만 이미 대부분의 승객이 발권을 마치고 들어갔다고 하더군요(오버 부킹이라는... 그럼 그렇지 -_-;;;) 다행히 여행사에서 좌석 confirm을 미리 해 두어 창가와 통로로 연결된 좌석으로 티켓을 받았습니다.
발권할 때 보니 지금까지 기내에 반입할 수 있는 수하물의 한계 중량을 20kg으로 알고 있었는데 항공사마다 기준이 다른가 봅니다. 에미레이트 항공은 7kg까지만 기내에 반입이 가능하고 최대 10kg이 넘으면 절대로 안된답니다. 저희 짐 중 하나가 12kg이라서 기념품을 담아오기 위해 가져간 가방을 이용해 나누어서 7kg 중량 제한을 넘지 않도록 해 보기로 했습니다. 짐을 나눠 더느라고 오밤중에 공항 한 귀퉁이에서 한바탕 쑈를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수화물 검사에서는 보니데의 화장품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올해 3월 1일부터 100ml를 초과하는 액체는 내용이 무엇이든간에 기내 반입을 할 수 없도록 항공법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누가 액체 폭탄으로 테러라도 했나 봅니다. 쩝... 면세품을 사도 봉인한 비닐백에 넣어주고 최종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개봉을 하지 못하게 하더군요. 가지고 간 대용량 자외선 차단제(200ml)때문에 결국 짐을 나눠 담은 보람도 없이 모든 가방을 부쳤습니다. -_-;;;
중요한 것은 액체의 무게가 아니라 용기의 용량입니다. 그러니 150ml병에 실제로 10ml만 들어있어도 기내 반입이 안됩니다. 참고하세요.
공항에서 커피 한 잔을 하고 난 후 면세 지역으로 이동했습니다. 이 시간에는 대부분의 면세점이 문을 닫지만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면세점(남자들의 공동의 적 아닙니까?)이 있고 음식점도 문을 연 곳이 몇 군데 있더군요.
보딩을 기다리면서 대기실 주변을 둘러보니 신혼부부로 추정되는 커플이 상당히 많더군요. 최근에 산토리니가 허니문 장소로 각광받는 추세라는 말이 거짓이 아닌가 봅니다.
사람들마다 취향이 다르겠지만 저희는 외국으로 여행을 할 때, 될 수 있으면 경험해 보지 않은 항공사의 비행기를 타보려고 합니다. 그것도 여행의 재미 중 하나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번 여행에서는 에미레이트 항공과 '그리스의 아시아나'라고 할 수 있는 에게안 항공의 비행기를 타 보았습니다.
보시다시피 에미레이트 항공의 기내는 평범한 모습입니다. 이슬람 항공이라서 여승무원들의 복장이 특이합니다. 히잡을 형상화한 것 같은 베일을 빨간 모자 옆으로 늘어뜨린 모습이죠. 모니터 아래에 있는 control panel을 가지고 게임, 영화, 음악 등을 즐길 수 있습니다. 100편이 넘는 영화가 들어 있어 가는 내내 지루하지는 않았습니다. 작년 터키 항공을 이용할 때에도 받았던 기내 기념품을 이번에도 받았습니다. 내용물은 역시나 똑같은 구성으로 양말, 안대, 칫솔 등이 들어있더군요. 작년과 달리 이번에는 바로 뽀송뽀송한 양말로 갈아 신었습니다.
항상 장거리 비행을 하게 되면 누구 말마따나 사육을 당하는 기분인데, 자다가 깨면 먹을 것 주고, 중간 중간에 음료수 주고, 화장실 다녀와서 자다가 보면 또 먹을 것을 주니까요. 농장에서 사육당하는 동물의 입장을 아주 잠시지만 이해하게 됩니다. 그럼 기내식 퍼레이드 들어갑니다.
에미레이트 항공은 미리 작은 메뉴판을 나눠 주는 것이 특징인데 비행 중에 나올 식사의 메뉴가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서울-두바이 구간의 메뉴판은 영어, 한글, 아랍어(?)로 적혀 있습니다. 아, 그리고 기내식이 나오기 전에 뜨거운 물수건을 나눠주는 것도 독특했습니다. 뭔가 우리나라스럽다고나 할까요? ^^
에미레이트 항공은 샴페인(따로 주문하면 8불)을 제외한 모든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식사는 모두 할랄식(육류의 경우 이슬람식 도살법에 의해 도살된 고기만 사용하는데 인간의 음식을 위해 생명을 잃는 짐승의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날카로운 칼로 목을 단번에 베는 방식을 사용)입니다.
보시는 것은 '가벼운 식사'라고 되어 있는 메뉴 중 제가 선택한 '닭 불고기' 세트입니다. 왼쪽 위가 게살 칵테일입니다. 메리네이드에 담근 야채 샐러드가 함께 나오는데 신선하고 맛있습니다. 가운데가 더블 초컬릿 케이크이고 오른쪽이 생수, 오른쪽 아래가 빵인데 버터를 발라 먹으면 됩니다. 후식으로 조그마한 초컬릿을 함께 줍니다. 메인 메뉴인 닭 불고기는 한국식 불고기 소스를 발라 구운 것으로 밥(안타깝게도 안남미라서 가볍기 이를데 없습니다. ㅠ.ㅠ), 표고 버섯, 야채와 함께 줍니다. 불고기 소스를 발랐다는데 별로 한국식 같지는 않습니다. 왜 고추장을 함께 주는지 금방 이해했습니다. 어쨌거나 제 입맛에는 맞아서 맛나게 먹었습니다. 뭐 제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 찾기가 더 쉽겠습니다만...
다음은 아침으로 나온 버섯 오믈렛입니다. 녹차죽(어머니께서 맛있다고 하시더군요)을 선택할 수 있었지만 죽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지라... 역시 과일과 빵, 오렌지 쥬스, 따끈한 크로와상이 함께 나왔고 메인 메뉴인 버섯 오믈렛에는 송아지 고기 소시지와 방울 토마토(안타깝게도 익혀서 나왔습니다), 감자 크로켓이 함께 나왔습니다. 다른 것보다 오믈렛의 식감이 부드럽고 맛있어서 좋았습니다. 커피 맛도 괜찮았던 기억이 나네요.
에미레이트 항공은 기내식도 맛있는 편이고 승무원도 친절한데 기내 온도가 너무 낮아서 춥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기내 담요를 덮었는데도 몸에 열이 많기로 유명한 제가 추워서 여러 번 깼을 정도니까요.
두바이 현지 시간으로 새벽 4시 40분 경에 두바이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새벽인데도 실외 온도가 31도나 되는지라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후텁지근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이미 티켓을 받았기 때문에 transfer 통로를 통해 바로 면세 지역으로 들어갔습니다. 문제는 두바이 공항에 도착한 그 시점까지 게이트가 아직 확정이 되지 않았다는 것인데 두바이에 도착하면 확정이 되어 있을 거라는 서울 사무소의 직원 말과 달리 출발하기 30분 전이 되어서야 확정이 되어서 결국 뛰다시피 허겁지겁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두바이 공항에서 게이트가 확정되지 않아 이리뛰고 저리뛰는 일은 비일비재합니다. 공항이 넓지만 않아도 괜찮을텐데 문제는 두바이 공항이 엄청나게 넓다는거죠. 재수 없으면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죽어라하고 뛰어야 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어쨌거나 그건 나중에 일어난 일이고...
새벽인데도 두바이 공항 안은 전세계에서 몰려온 사람들로 인종 전시장을 방불케합니다. 정말 세계 모든 나라 사람들이 모여든 것 같습니다. 히잡을 써 눈만 보이는 이슬람 여인부터 스킨 헤드족까지 다양합니다.
보시는 것은 공항 내 흡연 구역인데 문도 없고, 지붕도 없습니다. 양쪽 벽에서 연기를 빨아들이는 기계가 작동할 뿐입니다. 당연히 근처만 가도 담배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그냥 규정이라서 만들어 놓은 시설같은 느낌입니다. 쩝... 저같은 비흡연자에게는 못마땅한 시설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강한 충격을 받았던 두바이 공항의 화장실입니다. 이거 대략 난감입니다. 처음에 휴지를 발견 못해서 벽에 걸린 장비를 이용해 닦으라는 줄만 알았습니다. 알고 보니 일종의 수동 비데이더군요. @.@
두바이 공항의 화장실에는 특이한 점이 또 하나 있는데 화장실에서 줄을 서는 것은 대부분 여성들인데 비해 두바이 공항에서는 남성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더군요. 상대적으로 여자 화장실은 한산... 아직도 왜 그랬는지 저로서는 이해 불가입니다.
40개가 넘는 게이트가 직사각형 모양으로 배치되어 있는 중간 중간에 배치된 자동으로 움직이는 도로가 사람들의 걸음을 줄여줍니다. 오래 대기해야 하는 여행객들은 아무데나 드러누워 잠을 청하기도 합니다.
아랫층에는 같은 크기의 면세 구역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현재 시각이 4시 43분인데 전혀 그래보이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불야성을 이루었네요. 두바이 면세점에 금세공품만 있다고 듣고 갔는데 실제 가보니 전혀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주류, 담배, 화장품, 가전제품까지 대부분의 면세품을 모두 구입할 수 있더군요.
금세공품 코너입니다. g당 가격으로 표시되어 있어 처음에는 '와~ 엄청싸다. 면세품이라서 그런가?'라고 착각을 했습니다(바보 아냐? -_-;;;).
우연히 발견한 물담배 파이프입니다. 가격이 160 디르함인데 대충 4 디르함(실제로는 3.6 : 1)이 1불이니 40불 정도, 한화로는 36,000원 정도 되는군요. 싸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사오면 애물단지만 될 것 같아서 그냥 지나쳤습니다.
두바이 면세점 중에서 가장 큰 구역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주류, 담배 매장입니다. 보시는 것은 Smirnoff 보드카 매장입니다. 깔끔합니다만 바로 통과. 왜냐하면...
사실 제가 좋아라하는 술은 Absolute Vodka인데 바로 옆에 Absolute 매장이 있었거든요. 눈여겨 봐두었다가 나중에 귀국할 때, 국내에서는 구하기 힘든 Raspberri와 Pears를 사 가지고 들어왔습니다. 가능만 했으면 아무리 무거워도 Appeach와 Vanila도 사오는 데 말이죠. 가격이 한 병에 55 DHS(한화 12,600원 정도)에 불과하거든요. 흑흑~
요 녀석은 뭔가 럭셔리한 분위기가 나는군요. 가격도 무려 40불이 넘네요. 궁금하기는 했지만 가격도 너무 세고 해서 나중 기회를 엿보기로 했습니다.
앗~ 이 녀석은 우리나라 담배인 엣쎄 아닙니까? 사은품 시계를 포함해서 10불 정도 합니다.
'솔'도 당당히 자리잡고 있습니다. 가죽 열쇠고리 사은품을 합해 역시 10불 정도 합니다.
면세점을 둘러보며 놀고 있으니 어느새 동이 텄습니다.
이때부터 게이트가 확정될 때까지 5분 간격으로 전광판을 흘끔거리면서 눈치를 보는 일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날 경유 항공편이 폭주를 했는지 게이트들이 모두 난리가 아니었습니다. 나중에라도 두바이를 경유하는 분들은 될 수 있으면 전광판 근처에 자리를 잡는 것이 유리하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오래 기다리는 여행객들을 위한 라운지가 따로 마련되어 있는데 발 받침대가 제공되는 의자에서 비교적 편하게 쉴 수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분위기가 그다지 좋지 않아 저희는 들어가지 않았습니다만...
기다리면서 유일하게 하나 있는 던킨 도너츠(중간쯤에 있습니다)에서 아이스라떼 라지(15DHS, 정말 엄청 큽니다. 마시다가 질렸습니다), 아메리카노 라지 2잔(1잔 10DHS), 먼치킨 25pcs(15DHS)를 샀습니다. 두바이에서는 달러, 유로 모두 사용 가능하지만 거스름돈의 액수가 작으면 디르함으로 거슬러줍니다. 그러니 될 수 있으면 잔돈을 사용(그래봤자 유로든 달러든 동전은 받지 않습니다. ㅠ.ㅠ)하시기 바랍니다.
티켓에 적힌 보딩 시간이 지나서야 갑자기 게이트가 확정되었는데 빨간색으로 "Final Call"이 위협적으로 깜박이는 통에 겁을 집어먹고 게이트로 냅다 달렸습니다.
저희가 탄 비행기입니다. 서울-두바이가 더 장거리 비행이었는데도 두바이-아테네 구간의 비행기가 더 신형이었습니다. 모니터도 신형이고, 영화 channel도 더 많더군요.
두바이에서 아테네로 가는 동안에 brunch로 나온 기내식입니다. 메인 메뉴는 '구운 닭가슴살'이고 계절 과일과 오렌지 쥬스, 머핀, 치즈를 발라먹는 비스킷이 나왔습니다. 오른쪽 위에 있는 것은 과일을 얹은 바닐라 크림인데 푸딩 비스무리 합니다. 어느 것 하나 튀지 않고 무난한 맛이었습니다.
문제는 기내식이 아니라 제 앞 뒤 좌석에 앉은 사람들이었는데 앞에 앉은 사람은 아무 말도 없이 갑자기 좌석을 최대로 눕혀서 기대더군요. 그래서 기내식을 먹은 뒤(아시다시피 기내석을 먹을 때에는 tray를 내리기 위해 좌석을 원위치 해야 하지요) 또 좌석을 뒤로 젖히려고 하길래 무릎으로 버텨서 조금만 젖혀지도록 해 버렸습니다. 네... 저 성깔 더럽습니다. -_-;;;
제 뒤에는 직원의 도움을 받아 들어온 파파 할머니와 할아버지(아마 아들로 추정되는)가 앉았는데 비행 내내 불평 불만이 끊이지 않더군요. 외국인이니 모두 알아듣지는 못하겠지만 비행하면서 계속 옆에 앉은 아들에게 징징대는데 제가 조금이라도 잠을 자보려고 의자를 (아주) 조금 뒤로 젖히자, 다리가 아프다는 둥(다리에 닿지도 않았는데?), 나는 환자라는 둥 하도 시끄럽게 굴길래, 그냥 무시해 버렸습니다. 네.. 저 성깔 진짜 더럽습니다. -_-;;;; 불평 불만 많은 인간치고 남 배려하는 인간이 없다는 진리를 확인했다고나 할까요?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30분 정도 지연한 뒤 오후 2시쯤 아테네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여행을 시작하기도 전인데 장거리 비행으로 이미 상당한 체력을 소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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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부터 준비해 온 여름 휴가를 조금 앞당겨서 떠나게 되었습니다.
올해 여행은 어머니도 함께 가시는 거라서 감회가 남다르네요.
어머니를 모시고 가는 여행이기 때문에 작년 터키 여행처럼 무리하지 않고 아테네, 산토리니, 미코노스 정도만 돌아볼 예정입니다.
외국이 대부분 그렇지만 그리스의 인터넷 사정이 좋지 않아 6월 9일까지는 포스팅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동안 월덴 3를 찾아주시는 분들 모두 건강하시고 6월 9일에 돌아와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덧. 이번 그리스 여행기는 터키 여행기처럼 질질 끌지 않고 최대한 빨리 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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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여행을 준비하면서 참고했던 자료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Lonely Planet Greece(2006)
: 작년에 터키 여행을 준비하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던 터라 맨 처음부터 물망에 올렸던 책입니다. 2006년판이 새로 나와서 주저하지 않고 구입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아테네와 산토리니, 미코노스만 둘러볼 예정이어서 해당되는 부분이 많지 않다는 것이 제일 아쉬운 점입니다. 음식점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어려워 현지에서는 아무래도 이 책을 많이 참고하게 될 것 같습니다.
- 꿈꾸는 여유, 그리스(2004)
: 앞서 서적 리뷰 포스팅에서도 말씀을 드렸지만 여행 정보와 신화, 개인적인 잡담이 뒤섞여 있어 여행정보지로는 많이 아쉬운 책입니다. 그리스로 여행을 가지 않고 책으로만 맛을 볼 분들과 그리스 여행을 다녀와서 추억을 반추하고 싶은 분들이 대상입니다.
- 이윤기, 그리스에 길을 묻다(2003)
: 그리스 신화의 총정리판이라고 할 수 있는 책입니다. 아래 소개한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시리즈를 다 읽은 뒤에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시리즈(2002)
: 1권은 아쉽게도 놓쳤지만 2,3권은 읽고 갑니다. 그리스 신화에 대한 기본적인 배경 지식이 없다면 유적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그저 그런 돌덩이에 지나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바쁜 시간 쪼개어 열심히 읽었습니다. 노력이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는 가봐야 알겠지요. ^^;;;
- 환상의 섬 산토리니(2006)
: 이오스 여행사에서 펴 낸 여행 정보 서적입니다. 자기네 에어텔 상품을 이용하는 여행자들에게 2명 당 1권씩 증정하는 책인데 한 권은 어머니께서 열심히 읽고 계시고, 다른 한 권은 제가 여행 준비하는데 사용하였습니다. 얇지만 나름 구체적이고 유용한 정보가 많아서 그리스에는 Lonely Planet과 이 책만 들고 갈 생각입니다.
저는 원래 여행이란 여행을 준비하면서 얻게 되는 지식과 설레임 40%, 다녀온 뒤 여행기를 정리하면서 느끼는 추억의 여운 40%, 정작 현지에 가서 보고 느끼는 경험 20%라고 생각합니다. 여행의 목적지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지만 그리스의 경우 그리스 신화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이 간다면 돌무더기와 폐허라고만 생각하게 될 위험성이 있기에 부러 시간을 내 그리스 신화에 대한 책을 좀 찾아서 읽었습니다. 확실히 도움이 되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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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여행 포스팅에서 몇 차례 이야기를 한 바 있지만 저희는 한 번에 한 나라만
패는여행을 합니다. 시간을 내기도 어렵고 항공권도 비싼데 아깝지 않냐는 말을 주위에서 많이 듣지만(당연히 아깝죠. ㅠ.ㅠ), 그렇지 않아도 아까운 시간을 여러 나라 돌아다니는데 쓰면 수박 겉핥기 식이 될 것 같아 한 번에 한 나라만 여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앙크로와트때도 그랬고, 작년 터키 여행을 하면서 확실하게 느꼈습니다. 비행하는 시간을 빼면 기껏해야 일주일 남짓되는 시간인데 한 나라만 집중적으로 여행하는 것도 턱없이 부족하더군요. 그래서 앞으로도 여행은 한번에 한 나라만 집중적으로 하려고 합니다. ^^
작년 터키 여행과 달리 그리스 여행은 상당한 출혈을 감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머니를 모시고 가는 여행이라서 한 사람분의 비용이 추가되어 그런 것도 있지만 그리스의 물가가 정말 장난이 아니더군요. 우리나라와 비교해서 차이가 거의 나지 않거나 오히려 비싼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휴~
일단 아직 그리스 자유 여행은 예약 관계 등 여러모로 불편한 점이 많아 이번 여행에는 에어텔 상품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 에어텔 상품(이오스 여행사)
: 1인당 2,085,000원(1,825,000원 + 공항세, 유류 할증료 260,000원)
-> 여기에는 아랍 에미레이트 항공의 두바이 경유 왕복 항공권과, 아네테-산토리니와 미코노스-아테네 국내 항공권(에게안 항공), 산토리니-미코노스 페리 승선권, 아테네 2박, 산토리니 2박, 미코노스 1박 숙박료가 포함됩니다.
-> 아테네-산토리니 구간도 페리 여행이 가능하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항공으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국내선을 이용하면 1시간 정도면 가능합니다.
-> 개인적으로 이오스 여행사 절대 비추입니다. 큰 여행사라서 기대했는데 이쪽에서 연락을 할 때까지 예약 confirm된 것을 통보해주지도 않고, voucher를 잘못 인쇄(숙박 날짜, 이름 철자 오기)하는 등 서비스가 엉성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나중에야 게시판을 봤는데 불평불만글이 상당히 많이 올라오는 여행사더군요. 다시는 이용하지 않을 생각입니다(이 여행사는 여행 중에 또 한번의 대박을 쳤습니다. 여행기를 참고해 주세요).
* 대략 일정(6월 2일 출국~6월 9일 입국)
- 6월 3일 오후 아테네 입국 후 플라카, 신디그마 광장, 국회의사당, 국립공원, 올림픽 경기장, 제우스 신전,
하드리아누스의 문,리카비도스 언덕 야경
- 6월 4일 오전 Ancient Agora, Flea Market, 오후 산토리니 도착 후 피라 마을, 이아 마을 야경
- 6월 5일 오전 피라 마을, 오후 카마리 비치
- 6월 6일 저녁 미코노스 도착
- 6월 7일 오전 호텔 수영장, 오후 초라 마을, 저녁 아테네 도착
- 6월 8일 오전 아크로폴리스, 오후 고고학 박물관, 저녁 출국
- 6월 9일 두바이를 경유해 오후 늦게 인천 공항에 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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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는 유럽 동남부의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국가로 인구는 천만 명 정도 되며 총 인구의 97%가 그리스 정교를 믿고 있는 곳입니다. 찬란한 고대 역사와 유적을 바탕으로 한 관광 자원이 풍부한 국가로 '삶의 여유'가 무엇인지를 몸으로 보여주는 나라죠. 시간표를 너무 안 지켜서 일정 짜기가 정말 곤란하다는.... ㅠ.ㅠ
유로화를 사용하게 되면서 물가가 치솟아 관광 산업에 타격을 크게 받았으나 여전히 여행자들에게 선호도가 높은 나라입니다. 인접한 국가인 터키와는 과거의 원한 관계가 있어 우리나라와 일본처럼 지금도 사이가 별로 좋지 않은 상태로 그리스에서는 터키에 대한 칭찬을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고 하죠.
이번 그리스 여행을 준비하면서 애먹었던 점이 몇 가지 있는데, 첫째는 정보 부족입니다. 아무리 여행기와 여행 정보를 검색해 보아도 두 종류의 정보 밖에 구할 수가 없더군요. 하나는 유럽을 여행하는 배낭족들의 정보(그리스를 짧게 스쳐 지나가는 경우가 많아 제가 원하는 세부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더군요), 다른 하나는 산토리니로 허니문을 다녀온 신혼 부부들의 여행기(산토리니의 그림같은 사진들만 쭈욱 올려놓은 뒤 "너무 예뻐용~"과 같은 멘트로 마무리한~ ㅠ.ㅠ)입니다.
또한 교통편만 하더라도 2007년 5월 말 현재 아직도 그리스로 가는 직항편이 없습니다. 가장 빠른 경유편은 아랍 에미레이트 항공의 두바이 경유편입니다(7월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의 직항로가 개설된다고 하니 사정이 조금 나아질 것 같기는 합니다).
그리스는 보통 이집트, 터키와 함께 도는 패키지 여행 밖에 없어서 저희처럼 한 번에 한 나라만 집중적으로 찍어서 가는 여행자들에게는 방문하기가 상당히 까다로운 곳입니다. 전문 여행사도 거의 없어서 제가 이번에 에어텔 패키지를 선택한 여행사도 올해 들어서야 상품을 내놓았더군요.
그래서 출발을 나흘 앞둔 오늘까지 아직 세부 일정을 다 못 짰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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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책
2000년대 초 신화 읽기 열풍을 몰고 온 전문 번역가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시리즈입니다. 1권(신화를 이해하는 12가지 열쇠), 2권(사랑의 테마로 읽는 신화의 12가지 열쇠), 3권(신들의 마음을 여는 12가지 열쇠)의 총 3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회사 자료실을 디벼보니 1권은 이미 누가 대출해 갔더군요. 그래서 2, 3권만 빌려서 속성으로 읽었습니다. 각 권은 연결된 구성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책부터 봐도 상관이 없습니다. 워낙에 유명한 저자의 입담은 자꾸 이야기하면 입 아프지만, 글 내용과 딱딱 들어맞는 사진 배치와 편집은 여전히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이 책은 단순히 그리스 로마의 신화를 소개하는 선에서 그치지 않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이해하는 열쇠를 신화 읽기를 통해 찾아내기를 바라는 저자의 바램이 담겨 있어 매우 현실적이면서 동시에 시사적입니다.
쓸만한 여행 정보는 별로 얻지 못했지만 이번 그리스 여행의 질을 높여주는 일등공신의 역할을 톡톡히 할 듯 싶습니다. ^^
그리스 로마 신화 읽기를 통해 이 시대를 관통하는 삶의 지혜와 혜안을 얻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좀 거창하네요. ^^;;)
사실 아무 생각없이 읽어도 재미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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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책
아는 사람은(만) 아는 유명한 번역가이자, 문인인 이윤기의 그리스 신화 이야기입니다.
그리스 여행을 앞두고 그리스 신화에 대해 한번 살펴보고 가고 싶은지 보니데가 부탁하기에 회사 자료실에서 빌려온 책 중 하나인데, 몇 페이지를 읽고 나서는 되려 제가 빠지는 통에 먼저 후딱 읽어버렸습니다.
앞서 소개한 '꿈꾸는 여유, 그리스'와 비교되는 책인데 '꿈꾸는 여유, 그리스'가 이것 저것 욕심을 부리다가 망한 책이라면 이 책은 그리스 신화 읽기에만 치중함으로써 목표가 분명합니다. 거기에 작가(이분의 약력을 읽어보면 범상한 분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시게 될 겁니다)의 재치있는 입담과 맛깔스러운 글, 그리고 풍부한 상식이 한데 어우러져 그야말로 머리속에 쏙쏙 들어갑니다. 더 재미난 것은 이야기와 딱딱 들어맞게 배치된 풍부한 삽화와 사진인데, 이것만으로도 '꿈꾸는 여유, 그리스'와 비교 불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루하게 그리스 신화의 태동부터 시대순으로 다루어 나간 것이 아니라 그리스 신화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주는 교훈을 나름의 시각으로 풀어 썼기 때문에 어느 부분부터 읽기 시작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구성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이 책보다 먼저 나온 3권짜리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으면 아주 제대로일 것 같습니다. 저도 현재 읽고 있습니다. ^^
그리스 신화에 관심은 있는데 너무 무겁지 않고 재미나게 읽고 싶은 분들께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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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책
제가 여행 정보를 모으고 있는 다음 카페에서도 추천을 하고, 온라인 서점마다 칭찬 일색의 댓글이 넘치는 책(계속 품절이라서 온라인으로는 구하기도 어렵습니다)이라 그리스 여행을 준비하는데 있어 필독서라 믿고 구입한 책입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끝까지 2% 부족한 것 투성이입니다. 갈증을 채우기는커녕 목마름만 더해지더군요.
우선 제가 생각하기에 이 책은 그리스를 방문할 계획 없이 책으로만 즐기고 싶은 사람이나, 그리스를 다녀온 뒤 지은이의 발자취를 따라 추억을 더듬고픈 사람을 대상으로 한 책이지, 저처럼 그리스 여행을 위한 정보를 모으는 사람에게 적합한 책은 결코 아닙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260페이지 밖에 안되는 분량에 그리스 여행 이야기만 하기에도 벅찬데 거기에 신화 소개하랴, 영화, 소설 등 이런 저런 재미난 이야기 섞으랴, 개인적인 단상까지 적느라고 유람선을 타고 한강을 지나가면서 서울 관광을 하는 기분입니다. 여행 정보지도 아니요, 그렇다고 답사기나 기행문도 아닌 정체가 모호한 책입니다.
둘째, 지은이가 대체 어떤 목적으로 그런 여행 루트를 선택한 것인지 아무리 책을 뒤져봐도 나오지 않습니다.대표적인 여행 정보서적인 론리 플래닛을 보면 여행의 목적에 따라 다양한 여행 루트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여행 일정을 선택하는 사람에게는 매우 귀중한 정보입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저 이런 루트를 선택했다고만 명시하고 있고 그 루트가 효율적인지의 여부조차도 설명하고 있지 않습니다.
셋째, 여행자를 위한 Tip이라고 군데군데 적어 놓았지만 지은이 개인의 주관적인 느낌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느낌이라서 개인적으로 건진 부분이 별로 없습니다. 예를 들어 "아크로폴리스의 정문인 프로필레아 앞에 오르면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몹시 붐빈다. 이곳에서의 사진은 그리스 여행의 증명 사진이라고도 할 수 있으니 때를 보아 한 장 찍어두는 게 좋다"와 같은 부분을 보면 이것을 과연 여행의 Tip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넷째, 뒤로 갈수록 관련된 사진이 내용보다 먼저 나오면서 읽다가 앞으로 다시 넘겨 사진을 보는 일이 많아지는데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귀찮고 짜증나더군요. 이것은 지은이보다는 출판사의 편집 잘못 같습니다.
다섯째,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인데, 지은이가 여행하면서 만난 아름다운 그리스 아가씨 두 명과의 인연을 차례로 소개하는데 지나치게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을 뿐 아니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안달을 내거나 일정까지 조정하는 모습을 보면서 지은이의 의도까지 의심이 되더군요. 게다가 책 속에는 지은이가 여행 중에 만난 많은 그리스인들의 모습이 담겨 있는데 사진을 찍어도 되는지는 물어봤다고 하더라도 과연 이들이 자신의 얼굴이 한국에서 출판되는 여행기에 실리는 것에 모두 동의했을지 심히 의심스럽습니다.
솔직히 저는 좀 불쾌한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과연 상대가 남자였다고 해도 지은이가 그렇게 친절하게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애를 썼을런지요. 모르겠습니다. 제 생각이 불순한 것인지도요. 판단은 다른 분들에게 맡기겠습니다.
하여간 앞에서 말씀을 드렸듯이 책으로만 그리스를 경험하고 싶은 분들이나 이미 다녀와서 그리스 여행을 추억하고 싶은 분들이 아니라면 그리스 여행을 앞두고 있는 분들에게 꼭 읽으라고 권해드리고 싶은 책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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