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모처럼의 대체 휴무일이라서 그동안 미루어두었던 Fernando Botero의 그림을 보러 덕수궁 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근처에 있는 서울시립미술관보다는 덕수궁 미술관을 더 좋아하는데 동선이 직관적이고 전시물의 배치가 관람객에게 편리하게 되어 있거든요.
보시는 것처럼 중앙홀을 중심으로 왼쪽과 오른쪽, 그리고 계단을 올라가서 왼쪽과 오른쪽 4군데의 전시실만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헤맬 이유가 없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효율적인 관람이 어려워서 다 보고 나면 항상 지치곤 하지요.
지금까지 봤던 전시회들은 대부분 작가가 세상을 떠난, 유작 전시회였던 것에 비해 페르난도 보테로는 아직 생존해 있는 작가로 오히려 2000년이 지나 더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들어온 작품들도 대부분 2000년 이후의 작품들(전시회 방향이 1980년대 이후로 맞춰 있더군요)입니다.
보테로가 누군지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한 그림 한 점을 소개합니다.
어디서 보신 것 같지 않나요? ^^;;;
보테로는 콜롬비아 태생의 화가로 형태의 양감을 강조한 변형을 통해 인체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 살아있는 거장 중 한 사람입니다. 뚱뚱하면서도 무표정한 인물들을 통해 라틴 문화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아주 독특한 화풍이죠.
이번 전시회에는 '정물 시리즈', '투우 시리즈', '서커스 시리즈', '대가들의 패러디 시리즈(?)'가 들어왔고 조각 작품 3점도 함께 들어왔더군요.
보테로의 그림은 라틴 작가들이 보이는 강렬한 색감에 터질 것 같은 양감이 정말 독특하죠. 살짝 부담을 느끼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마음을 비우고 보면 상당한 매력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우는 여자' 추천.
오디오 가이드의 설명이 비교적 괜찮으니(특히 투우 시리즈) 이용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대여료 3,000 원).
평일 오후인데도 방학 시즌이라서 그런지 관람객이 많았습니다. 느긋하게 감상하고 싶은 분들은 방학 시즌이 끝난 9월에 가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전시회 요약
* 이름 : 페르난도 보테로 전
* 기간 : 2009년 6월 30일~9월 17일
* 시간 : 오전 9시~오후 8시 30분(관람 종료 시간 40분 전까지 입장 가능), 매주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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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직업이 직업이니만큼 '심리', '심리치료', '치유', 이런 말이 나오면 저도 모르게 민감해지곤 합니다. 저자가, 혹은 출판사가 별 의미 없이 던진 떡밥에 걸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원치 않던 상처를 받게 되는지요.
이 책도 그런 책들 중 하나는 아닌 지 끝까지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읽었습니다만 지금은 날카롭게 벼린 단도를 어디에 찔러 넣어야 할 지 몰라 어리둥절한 마음이 듭니다.
심리치료와는 별 상관없는 미술사 전공자인 저자가 다양한 서양화와 함께 풀어내는 잃어버린 나를 찾는 법, 다른 사람과 관계 맺는 법, 사랑하는 법은 딱히 복잡한 심리학 이론을 찾을 것 없이 복잡한 일상과 사람에 치여 퍽퍽해진 마음을 차분하게 달래주는 맛이 있습니다.
이 책은 지나치게 심각하게 무게 잡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잘난 척하지도 않으면서(원래 이런 류의 책은 자칫하면 저자가 잘난 척 하기가 쉬운 법인데)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묘한 느낌이 은근히 좋습니다.
그림을 보고 글을 썼다기보다는 글에 필요한 그림을 찾아서 짝을 맞추어 놓은 느낌이 더 강하지만 그러면 또 어떤가요? 좋은 그림을 감상하게 되는 것이 덤이 될 지, 아니면 주가 될 지는 보는 사람의 몫일 겁니다.
필력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그래서 더 소탈하고 담백하게 느껴집니다.
최근에 읽은 책 중 제목을 가장 잘 지은 책인 것 같습니다. 마음을 그림에 내려놓는다는 의미도 되고, 그림을 보면서 마음을 놓게 된다는 의미도 되니 참으로 절묘한 제목이 아닐까요?
유일한 단점은 12,800원이라는 결코 싸다고 할 수 없는 가격입니다. 저작권이 있는 그림들을 실으려면 그럴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만 그래도...
그래서 북 크로싱합니다. ^^
그림과 함께 하는 잠깐의 휴식이 절실히 필요한 분들께 추천합니다. 그림도 보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글도 읽고, 그야말로 님도 보고 뽕도 따고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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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안 미로(Joan Miro)는 추상미술과 초현실주의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현대 미술 전반을 아우르는 작품 세계를 갖고 있다고 하죠.
호안 미로의 작품을 잘은 모르지만 색감은 참 좋아하는데 작년 12월부터 시작된 전시회가 2월 22일에 끝난다고 해서 마지막 날에 부랴부랴 보고 왔습니다.
성남 아트 센터는 호안 미로전 때문에 처음 가 봤는데 현대식으로 아주 잘 지어놨더군요. 근처에 이런 문화공간이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라고 할 수 있죠.
이번 전시회는 미로의 말년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말년에 미로는 회화 작업은 하지 않고 판화와 세라믹, 조각 작품을 주로 했다고 합니다.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주로 에칭과 석판화 103점으로 구성했답니다. 개인적으로 대형 판화가 많아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입구의 모습입니다. 관람 요금은 7,000원이었고 도슨트(Docent)는 오후 2시와 4시에 있더군요. 오전에도 있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성의 없는 기억~).
표를 끊어주기는 하는데 어디에서도 확인을 하지 않습니다. 그냥 아무나 들어가도 될 법한 분위기... -_-;;;
그래도 중간 중간에 장내 안내와 질서 유지를 위한 직원들이 잘 배치되어 있더군요. 평일이라서 다행히 애들은 별로 없었고 어른들의 수도 적은 편이었습니다.
대형 판화 뿐 아니라 다양한 예술 장르와 접목한 독특하고 실험적인 작품들도 많았습니다. 미로가 그림을 그리고 시인이 글을 쓴 일종의 시화도 있더군요.
한 가지 불만은 전시장이 좁아서 두 개의 공간으로 나눠 전시를 하고 있던데, 보시는 것처럼 바닥의 붉은 표시선을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 층으로 올라가 옆 건물로 이동해 관람을 계속해야 합니다. 뭡니까 대체~ 게다가 찾기도 어렵게 해 놔서 처음에 좀 헤맸습니다.
4시에 도슨트의 안내가 시작되어 따라가봤는데 작품의 배경이나 유래, 미로의 작품 세계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 하나하나가 무엇을 그린 것인지 일일이 설명하고 있더군요. 설명은 상당히 유창했습니다만 제가 바라는 설명이 아닌지라 중간에 이탈해서 저 보고 싶은대로 마음대로 돌아다녔습니다.
나중에 성남 아트 센터에서 좋은 공연이나 전시회가 또 열리면 다시 오고 싶네요.
즐거운 나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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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Todaysppc
당신은 이 그림이 무엇으로 보이십니까?
저는 당신이 본 대로 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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