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자는 도박에 중독되면 근시안(tunnel vision)이 됩니다. 터널 속에 들어가면 당연히 터널 밖의 상황은 모르고 터널 끝의 출구만 보이듯이 도박과 관련된 것(도박으로 생긴 빚, 잃은 돈을 다시 따 와야 한다는 욕심, 어떻게 도박을 할 시간을 몰래 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등등)에만 모든 생각의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그래서 회복 과정에서 상담자는 도박자가 도박이 아닌 것에 신경을 쓰는 것(가족의 안위, 경조사, 일에 집중하는 것 등)을 보고 근시안에서 빠져나왔는지를 짐작하게 되죠. 도박에 중독되었을 때 도박자는 앞만 보고 달리지 옆이나 뒤를 돌아보지 않습니다. 도박 중독에서 빠져나오고 나서야 드디어 주변을 살피게 되지요.
가족들은 이와 반대입니다. 가족에게 도박은 당연히 하지 말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도박자가 도박을 하지 않는 것에는 별로 관심이 가지 않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일이니까요. 특히 도박자가 도박을 하지 않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도박과는 큰 상관이 없지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집안일을 잘 돕는지, 출, 퇴근 시간이 일정한지, 늦잠을 자지 않고 일찍 일어나는지, 누구를 만나고 다니는지, 담배나 술을 끊는지 등)들에 온통 신경을 쓰게 됩니다.
그런 일들을 도박자가 제대로 하지 않으면 도박자를 비난하거나 공격(술, 담배도 못 끊으면서 어떻게 도박을 끊겠다는 말이냐는 식)함으로써 갈등이 격화되게 됩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자신의 중독 문제를 인정하고 치유에 적극적인 도박자일수록 그런 공격을 심하게 당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가족 입장에서는 도박만 안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 같지만 정작 도박 중독에서 빨리 벗어나서 일상 생활로 너무나 빨리 돌아와 천연덕스럽게 생활하는 도박자가 너무나 밉고 마음 고생을 한 자신은 억울하기 때문에 단도박만 아니라 다른 것까지 자꾸 요구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게 되고 도박 문제에 집중하게 되면서 주변만 바라보던 시야를 좁혀서 도박 문제와 그로 인해 파생된 결과들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리고 좀 더 여유로운 마음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도박자는 앞만 내다보며 줄기차게 달리다가 점차 주변을 살필 여유를 갖게 되고 가족들은 반대로 주변만 두리번거리다가 점점 앞을 향해 달리는 것(도박 문제)에 집중하게 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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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자의 가족은 도박자가 재산을 탕진하는 것 뿐 아니라 일에도 집중하지 못하고 가족에게도 무관심해지는 등 소위 넋이 나간 사람 같다는 불평을 많이 합니다.
그럴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도박 중독은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처럼 도박에 중독된 사람의 시간, 에너지, 열정, 주의력을 몽땅 흡수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도박 중독자는 도박보다 중요한 자신의 삶(가족, 일 등)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머리로는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박에 몰입할 때에는 도박외에 아무 것도 챙기지 못합니다.
일도 열심히 하고, 가족도 잘 챙기는 도박 중독자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 사람은 도박에 중독된 것이 아닙니다. 도박에 중독된 사람에게는 그 어떤 것보다도 도박이 인생의 우선 순위에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도박에서 빠져나오게 되어 근시안(tunnel vision)을 극복하게 되면 그때서야 가족의 아픔을 느끼고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게 됩니다.
그러니 도박 중독자가 도박에 빠져 있을 때에는 가족과 일을 소홀히하는 도박자를 비난하기보다는 한시라도 빨리 블랙홀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곁에서 돕는 것이 우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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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에 중독되면 나타나게 되는 대표적인 현상이 '터널 시야(Tunnel Vision)'입니다.
흔히 쓰는 말로는 '근시안'이라고도 합니다.
우리가 자동차를 운전해 터널에 진입하게 되면 터널 반대끝의 출구를 제외한 터널 바깥 부분은 전혀 보이지 않는 것처럼 도박에 중독되면 도박을 하고, 도박을 하기 위한 도박 자금을 모으는 것, 도박을 하기 위한 시간을 확보하는 것, 도박 때문에 생긴 빚을 감추려고 애쓰는 것과 같이 도박과 관련된 일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것에도 더 이상 신경을 쓸 수가 없게 됩니다.
바로 '터널 시야' 때문이죠. 도박 이외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으니까요. 이건 의식적인 노력으로도 잘 해소되지 않습니다.
물론
'일을 열심히 하는 도박 중독자?'라는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도박이 워낙 많은 에너지와 시간, 주의집중을 요하는 활동이기 때문에 그렇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도박 중독자는 주변 사람을 챙기지 못합니다.
그러니 도박자가 가족의 안부를 묻고, 주변의 대소사를 점검하고, 친구들에게 연락을 하기 시작하는 등 주변 사람을 챙기기 시작하는 것은 터널 시야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가족들은 이것을 격려하고 칭찬함으로써 가속을 붙이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자면 도박자의 말과 행동을 무심코 흘려보내지 말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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