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 성(Prazsky Hrad)의 정문 앞에서는 매시 정각에 열리는 근위병 교대식을 보려고 항상 관광객이 붐빕니다. 특히 정오에 열리는 교대식은 규모가 크기 때문에 더욱 인기죠. 운 좋게도 저희가 도착한 시간이 마침 12시였는데 문제는 사람이 무지 많다는 거.. 미리 자리를 잡고 기다리지 않으면 사람들 뒤통수나 쳐다보기 딱 좋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이미 사람들이 진을 치고 있죠. 사실 근위병 교대식은 이미
그리스에서 본 적이 있어서 큰 흥미가 없었습니다. 근위병 교대식은 오히려 우리나라가 더 근사하죠.
정문 양쪽에는 '거인들의 싸움'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동상 두 개가 있습니다. 몽둥이와 칼을 들고 내리치는 모습을 한 거인은 오스트리아인이고 밑에 깔린 거인은 체코인을 상징한다고 하네요. 합스부르크 왕가의 통치 시절에 체코가 오스트리아의 압제에 시달렸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정문 안쪽에는 국기 게양대가 있는데 보기에는 평범해 보이지만 가까이 가서 보면 국기 게양대의 기둥이 거의 거대한 나무 수준입니다. 게다가 원뿔형이라서 저는 드라큐라 백작이 적군을 찔러 죽였던 꼬쳉이가 연상되더군요. 덜덜덜~ 그건 그렇고 보시는 국기는 '대통령의 깃발'이라고 부르는데 대통령이 체코 국내에 있으면 깃발이 게양되고 해외 순방 중이면 깃발을 내린다고 합니다. 국기가 게양되어 있으니 대통령이 국내에 있다는 뜻이겠죠? 운이 좋으면 대통령이 집무 중에 나와서 관광객들에게 사인을 해 주기도 한다는데 저희가 갔을 때에는 그런 행운이 없었습니다.
근위병 교대식을 마친 근위병들이 퇴장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열이 잘 맞지는 않아요. 그리스의 근위병들 군기가 더 나은 것 같습니다. ^^
어디나 그렇지만 근위병이 서 있는 곳은 관광객들의 사진 촬영 포인트입니다. 부동자세로 서 있는 군인들 옆에 가서 사진들을 찍곤 하죠. 저희도 찍기는 했지만 사실 왜 찍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남들 찍으니까 얼떨결에 찍기는 했지만... ^^
프라하 성의 정문을 등지고 서면 보이는 광장이 바로 흐라드차니 광장입니다. 광장 끝에 있는 빨간 지붕 건물은 토스카 궁전으로 왕권을 받지 못하는 둘째 아들이 기거하던 곳이라고 합니다. 중앙에 보이는 탑은 성모 마리아 탑으로 중세 시대 흑사병으로 체코인의 30%가 사망한 이후에 그들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고 합니다.
국기 게양대를 지나 건물 하나를 통과하면 나오는 프라하 성 제 2 앞마당입니다. 그 유명한 성 비트 성당의 두 첨탑이 보이네요. 왼쪽에 분수대가 하나 보이시죠?
분수대의 맨 아래를 받치고 있는 것은 헤라클레스입니다. 그 위에 있는 것은 바다의 신인데 바다가 없는 체코인들이 물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세웠다고 하죠. 그 위에는 꼬리가 두 개 달린 사자가 있고 맨 위의 구는 지구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분수대의 오른쪽은 대통령 관저로 체코 대통령이 가끔 집무를 보는데 어디서 집무를 보는 지는 알 수 없다고 합니다. 보안 상의 이유로 그렇게 하겠죠? 저쪽에 보이는 아치형 문을 지나면 성 비트 성당으로 이어집니다.
아치형 문을 통과하면 곧바로 성 비트 성당(Katedrala Sv. Vita)의 입구를 마주하게 됩니다. 프라하 성의 볼거리 중 단연 압권인 이 성당은 무려 1천 년의 기간에 걸쳐 완성된 전형적인 고딕 양식의 성당입니다.
탑의 높이가 무려 100미터에 이르고 성당 내부의 천장 높이만 해도 33미터나 됩니다.
체코의 개들은 보통 주인이 아니면 불러도 아는 척도 안 하는데 이 녀석은 어려서 그런지 사람을 좋아라 해서 기억에 남더군요.
성 비트 성당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항상 줄을 서야 합니다. 기다리면서 성당 외벽에 있는 가고일(Gagoyle)을 줌으로 당겨 찍었습니다.
줄이 너무 길어 오래 기다릴 것 같아 내일 아침 일찍 다시 오기로 하고 일단 발길을 돌렸습니다. 단체 관광객의 빠~워를 잊은 것이지요. 그 댓가는 내일 톡톡히 치르게 됩니다. ㅠ.ㅠ
흐라드차니 광장을 통과해서 길을 따라 직진합니다. 워낙 프라하 성이 유명해서 그런지 이 루트를 이용하는 관광객은 수가 확 줄어듭니다. 보시다시피 한적하죠. 저희가 목표로 하는 곳은 로레타 성당입니다.
귀여운 관광 열차가 지나가는군요. 바닥이 돌바닥인데 덜덜거리지 않을까 살짝 걱정이 됩니다.
지나던 길에 만난 어느 레스토랑의 간판입니다. 대충 보아도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라는 느낌이 팍팍 오네요. ^^
골목길이 예쁩니다. 가로등이 켜지는 저녁이면 더욱 운치가 있을 것 같네요.
어느 집의 멍멍이가 얌전히 앉아서 바깥 구경을 하고 있습니다. 동물을 좋아라하는 저희가 그냥 지나칠리가 없지요. 관심 좀 끌어보려고 앞에서 온갖 생쑈를 했는데도 묵묵부답이군요. 좌절입니다. 이건 뭐 점잖은건지, 세상 일에 관심이 없는건지 모르겠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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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루도바 거리(Nerudova Ulice)는 성 미쿨라쉬 교회에서 소지구 광장으로 이어지는 좁은 골목길을 가리킵니다. 19세기 낭만주의 시인인 네루다(Jan Neruda)의 이름에서 유래가 되었죠.
숫자를 사용해 번지를 매기는 제도가 시행되기 이전인 1770년 경까지 자신의 집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독특한 문양으로 문을 장식했는데 보통 자신의 직업과 관련있는 문양으로 했다고 합니다. 그것이 지금까지 남아있어 관광객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 상품이 되었죠.
세 개의 바이올린이 겹쳐진 12번지의 문양이 특이한 문양으로 유명하고요.
가운데 두 개의 태양이 있는 이 문양은 거리 이름의 기원이 된 얀 네루다의 생가에 걸려 있는 문양입니다(47번지).
그 밖에도
메두사의 머리라든가
황금 술잔이라든가
황금 술잔을 든 붉은 사자
백조도 있습니다.
거리 중간에 현재 루마니아 대사관으로 사용 중인 모르진 궁전이 있는데 발코니를 받치고 있는 두 개의 거대한 무어인 조각상도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상당히 역동적인 모습으로 묘사되어 있어 인상적이죠.
다양한 문양 장식을 볼 수 있습니다.
헥헥~ 거의 다 와 갑니다. 경사가 급한 편이라서 마음 편하게 올라가는 것이 좋습니다.
웬지 고풍스런 프라하와는 별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스포츠카도 보입니다. 문양이 거의 '타올라라 불꽃념'이군요. -_-;;;
네루도바 거리의 끝에서 우회전을 하면 왼쪽에 Schwarzenberg 성이 보입니다.
조금은 경사가 있는 언덕길을 올라가게 되는데 꼭대기에 이르면
이런 경치를 만나게 됩니다.
꼭대기에 다다르게 되면 프라하 성의 정문이 보이죠.
그럴거라 생각하고 움직인 것은 아닌데 운 좋게도 정오에 도착하는 바람에 매시 정각에 열리는 근위병 교대식 중 가장 규모가 크고 볼거리가 많다는 교대식을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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