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말하는 능력보다 글을 읽고 쓰는 능력을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물론 유투브 시대인 요새는 말하는 능력의 중요성이 예전보다 더 커졌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결정적인 전달 도구는 글입니다. 어찌보면 말도 조리있는 글솜씨와 그에 기반하는 논리적인 사고 능력에서 나오기 때문에 아주 특별한 말하기 재능을 가진 소수를 제외하고는 말보다 글쓰기 연습을 하는 것이 더 나은 투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누구나 쉽게 따라 하는 글쓰기 교실'이라는 제목도, 모든 글의 기본이 되는 단문(에세이) 쓰기를 핵심 포인트로 잡은 영리함도, 논술고사를 준비하는 고등학생과 논문을 써야 하는 대학/대학원생, 보고서를 잘 쓰고 싶은 직장인에 이르기까지 글쓰기가 필요한 모든 대상에 맞춤형으로 접근한 세심함도 발군인 책입니다.
기존의 글쓰기 책들이 문단과 문법 위주의 설명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에 비해 글쓰기 연습을 강조하고 실제로 다양한 예문을 제공하는 것도 장점이고요. 꽤 두꺼운 책이지만 실제로 읽으면서 글쓰기 연습을 해 볼 수 있는 것도 마음에 듭니다.
이처럼 많은 장점이 있는 책인데도 이 책을 아무에게도 추천하고 싶지 않은 이유는 이 책의 예문 중 언론에서 인용한 내용 대부분의 출처가 조선일보라서입니다.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자꾸 내용이 신경쓰이길래 출처를 보니 거의 대부분 조선일보의 기사나 사설이더군요. 저자가 어떤 출처를 사용하건 저자의 자유이지만 저는 조중동 신문을 정신을 병들게 만드는 해로운 독극물(사상 면에서)로 간주하기 때문에 저자의 조언대로 글쓰기 실력이 향상되었다 한들 결국 독뱀이 마시는 물이나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무에게도 추천 못 하겠네요.
저도 중간부터 예문은 건너뛰며 내용만 골라 읽었지만 이 책은 예문 없이 내용만 읽어서는 안 되는 유형의 책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제게는 무의미한 독서가 되었습니다.
닫기 * 도입문단의 처음에, 즉 에세이의 처음에 독자(reader)의 관심을 끌기 위한 문장이 나옵니다. 이것은 갈고리(hook)라고 하는데, 독자의 관심을 사로잡기 위한 낚시바늘입니다. 독자는 흥미가 있어야 글을 끝까지 읽습니다. 좋은 필자(writer)는 에세이의 첫 문장에 낚시바늘 문장을 배치합니다.
* 좋은 문장의 조건 : 명료성(쉬운 문장)
- 수식어는 피수식어(수식되는 말) 가까이 배치
- ‘것’을 남용하지 말라
- 아무 때나 ‘부분’이라는 말을 쓰지 말라 : 전체와 비교할 때만 쓸 것
* 좋은 문장의 조건 : 경제성(간결한 문장)
- 접속어를 남용하지 말라
: 초보자들은 문장을 연결할 때 접속사를 많이 씁니다. 그 이유는 의미상 연결되지 않는 문장들을 억지로 연결하려고 하거나, 문장의 연결 관계를 너무 자세하게 설명하기 때문입니다. 접속사가 많으면 문장의 흐름이 느리게 됩니다.
* 글쓰기 교사들은 일반성이 강한 묘사를 ‘말한다(tell)’라고 하고, 구체성이 강한 묘사를 ‘보여준다(show)’라고 합니다. ‘보여주기’가 ‘말하기’보다 쓰기 어려우니 연습을 많이 해야 합니다.
덧. 이 책은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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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문화인류학과 명예 교수인 조한혜정 선생님이 25년 전에 쓰신 '글 읽기와 삶 읽기(1992)'를 북 크로싱합니다.
글을 읽을 때 자신의 삶과 연결하여 적극적으로 읽지 못하는 문제를 다룬 책입니다.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에 대학생이었던 분들에게는 과거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내용인데 수업에서 다루었던 주제나 토론 내용을 그다지 가감 없이 싣고 있어서 신선하기는 하지만 완성도가 높지는 않아서 다소 아쉽습니다.
이 책의 내용이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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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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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명예 교수인 조한혜정 선생님이 쓴 '글 읽기와 삶 읽기' 1권입니다. 이 책이 나온 게 1992년이고 나머지 2권과 3권도 1994년에 나왔으니 1997년에 부모성 함께 쓰기를 하기 이전이라 지은이 이름이 조혜정으로 되어 있습니다. 격세지감이 느껴지네요.
'글 읽기와 삶 읽기'는 3권으로 된 시리즈로 지금 읽으면 약간 무섭게 느껴질 수 있을 정도의 '탈식민지 시대 지식인의'라는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만 저는 학생 운동의 절정기였던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로 돌아간 듯한 친근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조한혜정 선생님이 이 시리즈를 쓰게 된 계기는 사실 별 거 없습니다. 왜 우리는 글을 읽을 때 자신의 삶과 연결하여 적극적, 창조적으로 읽지 않는가, 왜 글은 겉돌고 삶은 헛도는가에 대한 의문에서부터 시작된 책입니다. 1991년 봄 학기에 본인의 '문화이론' 수업을 수강한 학생들이 수업 중에 쓴 글과 토론한 내용을 정리하면서 어떻게 하면 글과 삶을 연결하여 쓰고 읽을 수 있는가를 고민한 책이죠.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90년대 초에 대학을 다닌 제게는 매우 친숙한 시대 배경이기도 하고 그 당시 대학생들의 사고 방식과 고민을 잘 알고 있기에 쉽게 읽히고 이해도 잘 되는 반면 어느새 20년이 넘게 훌쩍 지나 세월의 더께가 쌓인 지금의 제게는 '대체 이런 풋풋하지만 설익은 이야기들을 읽어야 하는가'에 대한 푸념을 하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좀 심하게 말하면 대학 다닐 때 많이 볼 수 있던 사회과학 동아리의 토론집 분위기였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저처럼 90년대 초에 대학을 다녔던 분들에게는 추억팔이 차원에서라도 한번쯤 읽어보시라고 권하겠지만 그 외의 분들에게는 선뜻 추천하기 어렵겠습니다. 워낙 시대 배경 맥락의 영향을 많이 받는 내용들이 많거든요.
덧. 지인께서 북 크로싱 해 주셔서 이 책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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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글을 잘 쓰고 싶지 않으십니까? 저는 그렇습니다. ㅠ.ㅠ
재주가 메주인지라 60%의 말과 (최소한) 40%의 글로 먹고 살아야 하니 제게 글을 잘 쓰는 것은 단순히 부럽다는 경지를 넘어 생존 수단에 가깝습니다.
블로깅을 시작한 이후로는 글을 잘 쓰고 싶다는 바램이 더욱 절박하게 되었지요.
그래서 샀습니다. 제가 글솜씨의 달인으로 인정(뭐 제 인정이 꽃노털 옵하에게 파리 코딱지만큼의 영향도 못 미칠 것이 분명합니다만)하는 이외수 옹의 책입니다.
첫머리에서부터 글은 인품이 드러나는 정신의 쌀이니 썩히지 말고 발효시키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만 인품이 지극히 천박한 저 같은 사람도 글을 잘 쓰고 싶은 욕심은 있는지라 빠르게 통과~
이 책은 1부 단어의 장, 2부 문장의 장, 3부 창작의 장, 4부 명상의 장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점층법에 따라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글의 기본재료인 단어를 잘 다룰 수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오감을 자극하는 살아있는 말을 많이 모으고 애정을 갖고 본성을 공부하며 무엇보다도 세상 사물에 대한 애정을 가져야 한다고 충고합니다.
1, 2, 3부는 그야말로 글을 잘 쓰기 위한 내공 수련의 초식이 담겨 있고 4부 명상의 장은 바른 글쓰기를 위한 마음 수양을 위한 내용으로 가득합니다.
워낙 글을 잘 쓰는 작가라서 그런지 글을 잘 쓰는 법을 담은 글마저도 정말 탄복할 정도로 잘 썼습니다. 문제는 이외수 옹이 모두 실제로 실천해봤다는 이 비법이 상당한 노력을 필요로 한다는거지요. 전업 작가가 될 것이 아니라면 정말 마음잡고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또 한 가지, 이외수 옹이 굳이 제한하지는 않았지만 소설을 쓰는 사람들에게 더 도움이 되는 방식이라서 저 처럼 설명문(?)을 잘 쓰는 것이 더 중요한 사람에게는 조금 아쉽습니다.
그래도 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시면 좋을 책입니다. 꼭 그런 목적이 아니더라도 에세이집으로 생각하고 읽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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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보면 정말 말을 잘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청산유수같이 막힘이 없고 자신의 주장을 논리정연하게 전개하는 사람을 보면 참 부럽습니다.
또 정말 글을 잘 쓰는 사람도 있습니다. 읽는 사람을 사로잡는 유장한 글솜씨와 빈틈없는 짜임새까지...
주로 말과 글로 먹고사는 저로서는 두 종류의 사람이 항상 부러웠습니다. 그래서 그들과 같이 되려고 나름대로 갈고 닦고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사회생활을 하면서 얻게 된 작은 지혜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말과 글이 번드르르한 사람일수록 자신이 부리는 그 재주에 스스로 도취하여 어느 사이엔가 자신을 반성하는 법을 잊어버린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대부분 행하는 즐거움을 모르더군요. 대개 행동하는 것은 말과 글에는 필요하지 않는 용기와 희생이 필요하죠.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행하지도 않으니 입과 손에서 쏟아져 나오는 유장한 말과 글은 점점 그 빛을 잃게 되고 변죽을 울리는 허무한 종소리가 되더군요.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고 난 이후 저는 말/글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을 더는 믿지 않습니다. 아니 지나치게 말과 글이 번들거리는 사람을 믿지 않게 되었다고 할까요?
저는 이제 글 잘 쓰고 말 잘하는 사람을 부러워하지 않습니다.
저는 이제 묵묵히 행동하는 사람이 부럽습니다.
그건 저같이 말과 글로 먹고사는 사람은 따라가기 어려운 모습이거든요. 그나마 말과 글 모두에 재주가 없는 저는 오히려 아무 생각 없이 기초부터 따라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만은 편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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