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치과의사이자 심리치료사(?)인 이노우에 히로유키의 치유 에세이집인 '너무 애쓰지 말아요(頑張り屋さんのための、心の整理術, 2012)'를 북 크로싱합니다.
긍정 심리학의 관점에서 쓴 책인데 자신을 너무 push하면서 사는 분들을 따뜻하게 위로하고 있습니다.
치료 서적이 아닌 에세이집이라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만 상담이나 심리치료를 받으셔야 하는 분들은 이 책만 읽으시면 안 되고 꼭 전문적인 도움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이 책의 내용이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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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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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인 권석만 선생님이 쓰신 이상심리학 전공책입니다. 2003년에 첫 판이 나왔고 이 책은 10년이 지난 2013년에 나온 2판입니다.
꽤 오래된 이야기지만 권석만 선생님은 제 석사 학위 심사위원장이기도 하셨는데요. 이 분이 얼마나 꼼꼼하냐하면 지도 교수가 아닌데도 제 논문의 오,탈자 교정은 물론이고 목차의 들여쓰기가 잘못되어 살짝 튀어나온 것까지 찾아내서 빨간펜 첨삭 지도를 하셨던 분입니다. 강박적 성격의 소유자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매사에 준비가 철저하고 꼼꼼한 분인데 그런 성품은 이 책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납니다.
10년 만에 개정판을 내게 된 이유가 DSM-5의 등장 때문인데 DSM-5가 선을 보인 것이 2013년 5월입니다. 이 책이 2013년 8월 말에 나왔으니 불과 3개월 만에 DSM-5 편제에 따라 책을 새로 쓴거지요. DSM-5를 읽어본 분이라면 이 책 내용을 보고 대번에 알아차리시겠지만 기존의 이상심리학 책을 DSM-5에 대충 끼워 맞춰 쓴 게 아닙니다. 철저히 DSM-5에 맞춰 구조화를 했고 각 장애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와 지견도 빠짐없이 수록한데다 더욱 놀라운 것은 각 장애의 말미에 '추천도서 및 시청자료'를 소개하고 계신데 제 13장인 '물질-관련 및 중독 장애' 영역에 제가 번역한 책을 소개하고 있더군요. 이 번역서는 전에 제가 이 블로그에 부끄러운 수준의 번역이었다고 자백한 적이 있는 책이라서 왜 이거 대신 제가 직접 쓴 책을 소개하지 않으셨을까 의아했는데 제 책은 이 책이 나온 뒤인 2013년 10월에 출판되었거든요. 그러니까 이 책을 쓰던 당시에는 제 책이 세상에 없었고 가장 최신 서적이 2011년에 나온 그 번역서였던 겁니다. 그러니까 각 장애에 대해 소개할만한 최신 서적을 꼼꼼히 일별하여 소개하신거지요.
불필요한 개인 감상이 길었는데 이 책은 믿고 보는 권석만 선생님의 글쓰기 스타일이 그대로 살아있는 책입니다. 권석만 선생님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면서도 너무나 쉽게 핵심 내용만 쏙쏙 뽑아 전달하는 것으로 유명하신데요. 읽어보면 아시겠지만 더 보태거나 뺐으면 하는 말이 전혀 없을 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참 부러운 솜씨지요. 각 장애의 명칭이나 증상 등의 용어도 DSM-5의 번역서보다 더 잘 번역되었다고 생각될 수준입니다.
DSM-5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기에 앞서 이 책 한권만 읽으면 충분합니다. 그러니 아무래도 학부생보다는 DSM-5를 읽기 전인 대학원생이 워밍업 차원에서 읽기 좋겠지요.
이렇게 좋은 책인데 왜 별 5개로 평가하지 않았냐 하면 마지막 장인 15장. 한국인과 이상심리학이 불만족스러워서 그렇습니다. 이 장에는 '이상행동에 대한 문화심리학적 접근', '한국인의 이상행동과 정신장애', '한국인과 한국문화의 특성', '행복하고 성숙한 삶을 위한 심리학', '한국인의 행복한 삶과 이상심리학의 역할' 등의 내용이 실려 있는데 권석만 선생님의 최근 관심 분야가 긍정 심리학, 행복이라는 건 저도 알고 있지만 DSM-5와 이상심리학이라는 전체적인 내용과 접점이 잘 보이지 않고 전반적으로 생뚱맞은 느낌입니다. 인용한 내용들이 차재호, 최상진 교수 등 한국형 사회 심리학 대가들의 연구 내용이 많아서 이상심리학 같지 않은데다 공교롭게도 15장에 삽입한 사진이나 그림들조차도 촌스러운 것들뿐이라서 읽으면서 '대체 15장은 왜 넣은거지?' 하는 의구심만 생기더군요. 제가 출판사의 편집자라면 어떻게해서든 15장을 뺐을 겁니다. 이 책을 처음 읽는 분들에게도 15장은 읽지 마시라 권합니다.
하지만 15장을 제외하고는 이상심리학의 모범 답안 같은 책으로 DSM-5 공부를 앞둔 대학원생이나 상담 전공자의 일독을 추천합니다. 과장을 좀 보태면 이상심리학은 이 책 한권만 제대로 읽어도 됩니다.
덧. 이 책은 전공책이지만 많이들 읽으시라고 북 크로싱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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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임상심리전문가 수련을 받을 당시만 해도 심리평가보고서에 긍정적인 내용을 담는다는 인식 자체가 없었습니다. 심리평가보고서는 수검자의 문제를 찾아내고 필요한 경우 정확한 변별 진단을 하기 위해 실시하는 것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수검자의 심리적 자원이나 긍정적인 가치관, 태도, 대처 양식 등을 찾을 생각도 안 했고 설사 검사 sign을 통해 어렵사리 발견했다고 해도 보고서에 수록하려는 노력조차 못 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세상이 바뀌어서 사람을 병리적으로만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반성과 함께 긍정 심리학의 영향으로 인해 수검자의 긍정적인 자원을 찾아내는데 관심을 갖는 임상가의 수가 점차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수검자의 핵심 문제도, 긍정적인 자원도 잘 드러날 수 있도록 쓰여진 심리평가보고서가 가장 잘 쓴 보고서라고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그렇게 마음먹더라도 막상 써 보면 두 가지 토끼를 모두 잡는 그럼 심리평가보고서를 쓰는 건 결코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도 저도 아닌 밍밍한 보고서가 되기 일쑤입니다. 왜냐하면 문제를 날카롭게 드러내자니 수검자가 받을 상처가 신경쓰여 두루뭉술하게 기술하기 쉽고 잘 보이지도 않는 수검자의 심리적 자원을 억지로 찾아내 적자니 평가자 스스로 이해가 잘 되지 않는데다 수검자의 비위나 맞추는, 아부하는 보고서를 쓰는 것 같은 찜찜한 불편함이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임상가 중에도 수검자의 심리적 문제를 잘 찾아내는 평가자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긍정적인 부분을 더 잘 발견하는 평가자도 있거든요. 둘 다 잘하는 평가자보다는 어느 한 쪽에 특화된 평가자가 더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둘 다 확실히 잡을 수 없다면, 차라리 어느 한 쪽을 확실히 하는 방식으로 연습하실 것을 권합니다.
아니면 자신이 주로 활동하는 영역에서 필요한 기술 방법을 우선적으로 확실히 마스터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장애 진단을 비롯해 정확한 문제 양상 파악 및 원인 확인이 필요한 분야(대개 병원 장면)에서 일하는 임상가라면 어설프게 긍정적인 내용을 찾으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수검자가 고통스러워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그러한 고통감에 영향을 미치는 잠정적인 변인들은 무엇이 있는지, 예후는 어떻고 어떻게 개입해야 하는지 등에 확실하게 초점을 맞추는 게 더 낫습니다.
이와 달리 수검자가 호소하는 문제의 병리 정도가 그렇게 심하지 않고 관계 갈등 등이 자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발생하는 수검자를 많이 만나는 분야(일반적인 상담 장면)라면 상담 효과의 디딤돌이 될 수 있는 내담자의 긍정적 심리 자원을 찾아내기 위해 주력하는 게 좋습니다.
저는 솔직히 긍정적인 것보다는 문제를 정확하게 분석해서 진입로에 해당하는 부분을 찾아내는 데 좀 더 익숙한데(아무래도 수련 환경의 영향이 크겠지요), 그러면서도 주로 몸 담고 있는 분야는 상담이라서 둘 간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모로 애쓰고 있습니다만 심리평가를 하는 임상가라면 자신이 주로 일하는 영역과 어떤 내용을 찾아내는 데 특화되어 있는지 점검해서 심리평가보고서의 기술 방향을 잡는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다른 포스팅을 통해 이미 여러 차례 말씀드린 것 같은데 단점을 극복하는 것보다는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을 집중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인 방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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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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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명 칼럼니스트 바버라 에런라이크가 쓴 책입니다. 그녀는 이 책 한 권으로 단박에 핫 이슈를 만들었고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노동의 배신', '희망의 배신' 등 이른바 배신 시리즈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간략하게 이 책의 요점만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2000년에 저자가 유방암 판정을 받고 치료를 받던 중에 다른 환자들에게서 '암은 축복'이라는 극도의 긍정적인 태도를 목격하고 충격을 받은 이후에 자기 계발서, 동기 유발 산업, 초대형 교회, 긍정 심리학 등 미국 사회 곳곳에 퍼져있는 긍정 이데올로기의 폐해를 추적해 고발했다는 것이 이 책의 주된 내용입니다.
평소라면 지나치게 많은 추천사가 달린 책은 일단 의심했을텐데 여러 권을 동시에 구매하는 바람에 깜박 놓쳤더니 역시나 제 발등을 찍었습니다.
저자가 지적한대로 동기 유발 산업에 미국인들이 세뇌되어 놀아나고 있다는 지적에는 어느 정도 동의하기 때문에 별 하나 (간신히) 줬습니다. 사실 이 책을 다 읽은 것만 해도 제 인내심에 오히려 상을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이 책의 가장 큰 문제는 쓰레기와 일품 요리를 뒤섞어 놓고는 몽땅 쓰레기 취급을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저도 혹평했던 조 바이텔의
'호오포노포노의 비밀', 론다 번의 '시크릿', 스펜서 존슨의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류의 책과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윌 보웬의
'불평없이 살아보기', 스캇 펙의
'아직도 가야 할 길'과 같은 성질이 매우 다른 책들을 온통 뒤섞어 놓고는 그냥 몽땅 엉터리 자기 계발서 취급을 합니다.
더군다나 인용한 책의 문구를 제 마음대로 왜곡, 윤색한 부분이 한 두 군데가 아닙니다. 제대로 읽어나 보고 비판하는 건지 의구심이 안 들 수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1986년에 출판된 외과 의사 버니 시걸의 <사랑, 의학, 기적>에서 '강력한 면역 체계는 방해만 받지 않는다면 암을 이겨낼 수 있다. 이 때 더 완벽하게 자아를 수용하고 실현할 수 있도록 감정이 성장하면 면역 체계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견해를 인용하면서 곧바로 "이런 이유로 암은 축복이 된다. 희생자로 하여금 이 세상을 더 아름답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도록 촉구하기 때문이다"라고 말도 안 되는 왜곡된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62p).
게다가 "일반적으로 암은 재생산 가능 연령대가 지난 나이 든 사람들, 따라서 진화적 중요성이 거의 또는 아예 없는 사람들에게 발생한다"고 근거도 없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67p).
"긍정적 사고는 분노와 공포라는 실체적 감정을 부정하고 쾌활함의 분칠 아래 묻어 두도록 요구한다"(68p)는 문구에 이르러서는 저자가 불쌍하고 안쓰럽기까지 합니다. 대체 어느 누가 실체적 감정을 부정하고 무조건 긍정적으로만 생각하라고 한답니까?
이런 아전인수격 해석이 한 두 군데가 아닙니다. 자신이 받았던 유방암 치료에 있어서도 호르몬 대체 요법과 유방암 발병률의 관계를 긍정적 사고와 암 발병률의 관계로 확대 해석하기도 하고 데일 카네기의 책에서 최고의 성취로 꼽는 것은 진심을 가장하는 방법을 배우는 일이라고 멋대로 주장하기도 합니다.
결정적으로 제가 혹평했던 미키 맥기의 책,
'자기 계발의 덫'을 좋아라 인용하는 걸 보고 깨달았습니다.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다 회의주의의 늪에 빠진 게 바로 저자였다는 걸요. 저도 만만치 않은 회의주의자입니다만 이분은 좀 심하네요.
덧. 한명숙 전 총리와 황인숙 시인이 서문에 추천사를 (그것도 꽤 길게) 썼던데 솔직히 이 책에 소개된 책들을 얼마나 읽고 그렇게 찬사를 늘어놓은 건지 고소가 나올 지경입니다.
덧2. managed care system 때문에 미국에서 많은 임상 심리학자들이 옳다고 믿는 방식대로 환자를 치료하지 못하기 때문에 계속 현장에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하는 임상 심리학자들이 치료에서 코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말만큼은 동의합니다.
덧3. 혹시나 궁금하신 분이 있을까 싶어 이 책도 북 크로싱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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