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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YES24
장하준 교수가
'나쁜 사마리아인들(2007)'이후 3년 만에 내놓은 책입니다. 장하준 교수의 책(혹은 장하준 교수가 등장하는 책)은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비롯해
'장하준, 한국경제 길을 말하다(2007)'와
'다시 발전을 요구한다 : 장하준의 경제 정책 매뉴얼(2008)'을 읽어 보았는데 이 책은 그야말로 지금까지 나왔던 모든 내용의 총집결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의 책들을 읽으면 더욱 이해가 쉽겠지만 이 책 한 권만 읽어도 신자유주의의 허구에 대해 개안하는 통찰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낚시용 제목이라고 하기에는 출판사가 참 유효적절한 제목을 잡았습니다. 그야말로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신자유주의자들의 주장의 적절성을 정확하게 판단해야 하는 우리들이 꼭 염두에 두어야 할 핵심적인 판단 근거를 정리해서 실어놓았거든요.
그렇다면 그들(신자유주의자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가 무엇인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1. 자유 시장이라는 것은 없다.2. 기업은 소유주 이익을 위해 경영되면 안 된다.3. 잘사는 나라에서는 하는 일에 비해 임금을 많이 받는다.4. 인터넷보다 세탁기가 세상을 더 많이 바꿨다.5. 최악을 예상하면 최악의 결과가 나온다.6. 거시 경제의 안정은 세계 경제의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았다.7. 자유 시장 정책으로 부자가 된 나라는 거의 없다.8. 자본에도 국적은 있다. 9. 우리는 탈산업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10.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가 아니다.11. 아프리카의 저개발은 숙명이 아니다.12. 정부도 유망주를 고를 수 있다. 13.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든다고 우리 모두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14. 미국 경영자들은 보수를 너무 많이 받는다. 15.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부자 나라 사람들보다 기업가 정신이 더 투철하다. 16. 우리는 모든 것을 시장에 맡겨도 될 정도로 영리하지 못하다.17. 교육을 더 시킨다고 나라가 더 잘살게 되는 것은 아니다. 18. GM에 좋은 것이 항상 미국에도 좋은 것은 아니다. 19. 우리는 여전히 계획 경제 속에서 살고 있다. 20. 기회의 균등이 항상 공평한 것은 아니다.21. 큰 정부는 사람들이 변화를 더 쉽게 받아들이도록 만든다.22. 금융 시장은 보다 덜 효율적일 필요가 있다. 23. 좋은 경제 정책을 세우는 데 좋은 경제학자가 필요한 건 아니다.
어떠신가요? 마음에 와 닿나요? 자세한 내용은 직접 읽어보시는 것이 좋을 겁니다. 그야말로 경제학에 대한 별도의 지식이 없더라도 이해하는데 크게 지장이 없는 수준입니다. 경제학의 '경'자도 모르는 저도 쓱쓱 읽었으니까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꼭 읽어보시기를 권하는 책입니다.
마지막으로 장하준 교수가 경제 시스템을 재설계할 때 명심해야 하는 원칙으로 제시한 것들을 일별하겠습니다.
1. 시장은 메커니즘 혹은 기계에 불과한 것이므로 세심한 규제와 조정이 필요하다. 시장도 참여자들의 태도와 동기 그리고 시장을 지배하는 규정을 적절하게 변화시킴으로써 더 잘 돌아갈 수 있다. 2. 인간의 합리성은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다는 인식 위에서 새로운 경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3. 인간은 이기심 없는 천사가 아니므로 우리는 인간의 나쁜 면보다 좋은 면을 발휘하게 만드는 경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4. 사람들이 항상 '받아 마땅한' 만큼 보수를 받고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5. '물건 만들기'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6. 금융 부문과 실물 부문이 더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도록 노력해야 한다. 7. 더 크고 더 적극적인 정부가 필요하다.8. 세계 경제 시스템은 개발도상국들을 '불공평하게' 우대해야 한다.
신자유주의자들이 보면 복장 터져 죽을 내용들이 가득합니다. ^^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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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올림픽이 싫습니다.
이 땅의 고통받는 사람들의 눈물이 잠시나마 잊혀지는 것이 싫고,
천박한 1등 지상주의에 열광하고 집착하는 사람들이 싫고,
단지 메달의 색깔이 노란색이 아니라는 이유로 오랜동안 자신의 피와 땀을 바친 선수들의 노력이 빛바래는 것이 싫고
냄비의 죽 끓듯이 달아 올랐다가 올림픽만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싹 입 씻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무신경이 싫고,
몇 십년이 지난 지금도 정신력이 부족하다느니, 헝그리 정신이 없다느니 하면서 선수들을 폄하하는 말도 듣기 싫고,
금메달만 놓치면 죄라도 지은 듯 고개를 푹 숙이고 어깨를 늘어뜨리는 우리 선수들이 당당한 외국의 은메달, 동메달리스트의 여유있는 모습과 비교되는 것도 싫고,
온통 금메달 숫자에만 목매는 언론과, 장삿속에 혈안이 된 기업들 꼬라지를 보는 것도 싫고,
올림픽은 아마추어리즘의 정수라는 뻔한 거짓말로 포장한 채 막강한 문화 권력을 휘두르는 개최국도 싫습니다.
올림픽 때문에 살던 곳에서도 쫓겨나야 하는 그 나라 국민들을 보는 것도 싫어요.
그래서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로 저는 올림픽에 관심을 끊었습니다. 개막식이든, 폐막식이든, 우리나라가 몇 위를 하든 전혀 관심 없습니다.
박태환이 수영에서 몇 개의 금메달을 따든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여전히 비인기 종목의 선수들은 올림픽이 끝나면 줄어드는 지원금에 목말라 할테고,
정부는 정치 현안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어 한숨 돌리면서 또 따른 꿍꿍이를 꾸밀테고,
단물 다 빨아먹은 기업은 주판알 튕기면서 올림픽 특수로 얼마나 국민들 호주머니를 털었는지 손익 계산하기 바쁠테고,
뽕맞은 것처럼 즐거워하면서 잠시 흐느적거려봤자 피곤한 운명은 바뀌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올림픽이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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