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에 최소 한번은 저희집 냥이들 근황을 포스팅하려고 했는데 연말에 이사 준비를 하느라고 정신이 없어서 2021년 근황이 늦었습니다. 뭐 사진은 모두 이사하기 전 집에서 작년에 찍은 것이니까요(무책임하다~).
첫째 똘똘군은 여전히 눈치 빠르고 영리하게 집사들을 간식 셔틀 시키면서 이름값을 하고 있습니다.
도림군은 여전히 저희 집 귀여움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캣타워에 머리 기대고 내려다보는 걸 좋아하는 것도 여전하고요.
셋째인 까미양은 원래 힘들게 자란 임보냥 출신이어서 사람을 많이 경계하는 바람에 저희 집에 와서도 몇 년 동안은 사람 손을 많이 탔는데 최근에 마음이 많이 열렸습니다. 예전에는 손만 뻗어도 도망가거나 주눅이 들어서 주춤거렸는데 요새는 기가 살았습니다. 다행이죠.
오른 쪽 눈이 태어날 때부터 살짝 기형인데다 눈물이 많아서 자주 닦아줘야 하는데 많이 좋아졌어요. 작년에 발치를 한 다음부터는 치주염도 좋아져서 아파하지도 않고요.
이사하기 얼마 전부터 성격이 많이 바뀌었다 느꼈는데 이사를 와서는 거의 제 집인양 돌아다니면서 씩씩하게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막내인 미미양은 9kg에 육박하는 거묘인지라 집사들이 항상 몸을 움직이라고 잔소리 중인데 다행히 최근에는 살이 좀 빠졌습니다.
집사를 매트리스 취급하는 버릇은 여전해서 집사가 침대에 눕기만 하면 올라와서 편안하게 자리를 잡으십니다.
침대 죽순이라서 낮에는 거의 사람처럼 베개를 베고 하루종일 침대에서 딩굴거리죠. 이 년~ 베개 떨어진다~
집사들이 잔소리를 해도 들은 척도 안 하고 메롱 거리기나 하지만요.
똘망똘망한 모습은 보기 힘든데 이 사진은 잘 나왔네요.
똘똘군에게 밀려나 작은 바구니에 꾸역꾸역 들어간 도림군;;;;
결국 만만한 미미양에게 붙어서 잠이 들었네요.
마지막으로 근황 포스팅을 할 때마다 올리는 네 마리 단체샷~ 경계선을 중심으로 비슷한 성향끼리 자리를 잡았네요. 똘똘군은 까미양과, 도림군은 미미양과 성향이 비슷하고 친하거든요.
2021년에는 까미양과 도림군이 발치를 한 걸 제외하면(발치를 해서 더 건강해지기는 했지만요) 비교적 건강하게 잘 지냈죠.
2022년 한 해도 새로 이사한 집에서 고양이답게 게으르지만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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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근황도 최근에 올렸는데 2020년 근황을 포스팅하려고 그동안 찍은 사진을 찾아보니 그래도 꽤 많더군요. 2019년 근황과 마찬가지로 2020년 근황 사진도 한 해 동안 찍은 사진을 망라하느라 계절이 제각각입니다.
첫째인 똘똘군은 나이가 들면서 생김새는 좀 더 중후(?)해졌지만 간식 식탐이 심해져서 집사들이 뭘 입에 넣는 시늉만 해도 애옹거리면서 간식을 내놓으라는 시위가 잦아졌습니다.
오전에는 주로 베란다 근처에서 지내는데 특히 날씨가 좋으면 해바라기를 하느라 스크래쳐 위에 늘어져 있습니다. 고양이 팔자가 상팔자입니다.
저녁에는 PC방 옆의 책상 위에 마련해 놓은 쿠션 베드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희안하게도 발을 내놓는 자세를 좋아하더라고요.
요런 식으로 말이죠. 지나가는 다른 고양이 다리라도 걸게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닐텐데요.
물론 숙면할 때는 여느 고양이와 마찬가지로 골벵이 자세로 잡니다.
지금은 두 개를 분리해서 각각 집으로 쓰고 있지만 올해 초에는 겹쳐서 2층 집으로 만들었는데 한동안 2층에서 지내곤 했죠.
집사가 냉장고를 열 때 똘똘군의 전형적인 눈빛 공격~
둘째인 도림군도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도림군은 저희집 귀요미 담당인데 이 사진은 빛이 많은 곳에서 찍었더니 다소 시크하게 나왔네요.
요새 이상하게 밥그릇 앞에서 제사를 지내면서 집사 관심을 받으려고 하는 버릇이 생겨서 행동 수정 기법을 활용해 다시 조건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저녁 때는 주로 거실의 베란다 쪽 캣타워 2층에서 꼬리를 흔들면서 집사를 관찰하는 게 도림군의 루틴입니다.
아니면 침실에 있는 소품장 2층 자리에서 홈트하는 집사를 노려보거나요.
여름철에 습도가 높을 때에는 가끔 보일러를 돌려서 습기를 증발시켰는데 그러면 싱크대 앞에 깔아놓은 매트에 올라갑니다. 뜨끈뜨끈한 아랫목에서 딩굴딩굴하면서 지지는 걸 좋아하는 똘똘군, 까미양과 달리 도림군은 뜨거운 바닥을 별로 안 좋아하더군요.
로봇 청소기를 가동하면 이런 식으로 호박방석이나 스크래쳐 등을 모두 바닥 위로 올려놓는데 누가 고양이 아니랄까봐 그럴 때마다 이렇게 들어가고는 합니다.
도림군은 막내 미미양과 같은 과라서 낮 시간에 잘 때는 완전히 무장해제를 하는 편이라 이런 식의 트위스트 자세로 잠을 자는 경우도 많습니다. 감자바위를 먹이면서 욕하는 포즈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건 기분 탓입니다.
워낙 깊은 잠에 빠지다 보니 가끔은 이런 식으로 무서운 줄도 모르고 똘똘군 앞에서 잠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차 싶으면 똘똘군에게 줘맞기 쉬운 위치이죠. 지금은 다행히 똘똘군도 세상 모르고 잠에 빠져 있네요.
까미양은 워낙 다른 고양이 신경을 안 쓰고 혼자서도 잘 지내는 편인데 그래도 오빠인 똘똘군과는 친하고 똘똘군도 까미양은 편하게 생각해서 곁을 주는 편이라서 워낙 겸상을 안 하는 성격인데도 까미양만큼은 겸상을 허용합니다. 그래도 이 사진은 레어샷이라고 할 수 있죠.
이것도 굉장히 드문 사진인데 원래 도림군이 까미양을 싫어하거든요. 이게 어떤 상황이냐 하면 원래 도림군이 앉아 있는 자리가 까미양이 좋아하는 자리인데 이미 도림군이 앉아 있으니 까미양이 나오라고 시위를 했지만 도림군이 끝까지 비키지를 않아서 까미양이 엉덩이로 밀고 들어가 옆자리에 앉았죠. 당연히 도림군은 싫지만 비키고 싶지도 않으니 끝까지 버티면서 표정이 구겨진 모습이 찍힌 겁니다. 그러고 보면 까미양도 고집이 대단해요.
까미양은 빙구미가 여전한데 하루의 거의 대부분을 집사들이 나간 침대에서 사람처럼 자면서 보냅니다. ㅠ.ㅠ
집사들이 침대에 누울라치면 집사 배를 침대 삼아 올라와서 식빵을 굽거나 이런 뎅그렁 표정을 짓기 일쑤이죠.
이건 아마도 봄철에 찍은 사진인 것 같네요. 겨울이 지나고 다이슨 가습기를 청소해서 집어넣으려고 분해했더니 냉큼 들어간 미미양입니다.
여름까지는 살이 좀 빠졌는데 가을이 돌아오면서 다시금 8kg을 돌파해서 현재는 8.6kg까지 체중이 늘어난 바람에 집사들을 걱정시키고 있습니다. 뒷태만 보면 대체 무슨 동물인지 알 수가 없는 육중한 몸매가 되었습니다. ㅠ.ㅠ
저희집 냥이들 중 가장 발라당을 자주 하는 게 미미양인데 배털을 다 민 모습을 보니 아마도 정기 검진을 받았던 6월 사진 같습니다.
마지막은 늘 네 마리가 함께 있는 단체샷이었지요. 겨울 이불인 걸 보면 아마도 올해 초이거나 초봄에 찍은 사진 같습니다.
내년에도 네 마리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는 근황을 포스팅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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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주를 맞아 모처럼 하드 디스크의 이미지 파일을 정리하면서 2019년에는 저희 냥이들 근황 포스팅을 안하고 넘어갔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어쩐 일인지 모르겠는데 2018년 7월 이후로는 근황 소개가 없었더라고요. 보통 근황 포스팅을 할 때는 포스팅을 하던 날짜 기준으로 최근 사진을 올리곤 하는데 이번 포스팅에서는 2019년 한 해 동안 찍은 사진이 뒤죽박죽 섞였습니다.
첫째인 똘똘군은 10살이 넘어서인지 살이 좀 빠졌지만 여전히 날렵하고 간식 식탐도 대단합니다. 간헐적으로 발작같은 재채기를 하는 게 염려되어 검진을 받으러 갈 때마다 물어보지만 병원에서는 별 이상없다고 하네요. 그래도 주의해서 지켜보고 있습니다.
청소하려고 올려놓은 게르 집에 쏙 들어가 자리를 잡았네요. 천상 고양이입니다.
배를 보이며 딩굴딩굴 하는 게 고양이 종특 행동이라고는 해도 고양이에 따라 빈도가 다른데 똘똘군은 저희 집 냥이들 중에서도 가장 안 하는 편이라서 이 사진도 레어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난방을 가동하던 시기 사진인 것 같습니다. 바닥이 뜨끈할 때에만 보여주는 모습이거든요.
둘째인 도림군도 몇 년 전에 PKD 의심 소견을 들은 이후 더 악화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했지만 신장 내 낭포가 몇 년 째 같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어서 다행입니다.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도림군은 저희 집 귀요미 담당인데 나이가 들면서 먼저 고양이별로 간 모찌군과 표정도, 행동도 비슷해지고 있어서 볼 때마다 짠한 구석이 있습니다.
그래도 귀여운 얼굴은 어디 가지 않아서 가끔씩 이런 모습을 보여주곤하지요.
셋째인 까미양은 이제는 확실히 자기집이라고 생각하게 된 건지 집사가 부르면 오기도 하고 자발적으로 다가와서 부비부비를 하는 수준으로 친숙해졌습니다. 눈치가 백 단이어서 약을 먹이려고 할 때마다 귀신같이 알고 도망가는 바람에 3일마다 숨박꼭질 전쟁입니다.
주로 베개나 호박 방석처럼 폭 들어가는 자리를 좋아해서 낮 시간에는 주로 제 베개 위에서 잠을 자곤 합니다.
구석자리를 가장 좋아하는 것도 까미양이라서 캣휠 옆에 긴 스크레쳐를 두었더니 거기에서 보내는 시간도 많습니다(지금은 자리가 바뀌었지만요).
막내인 미미양은 8kg이 넘어가는 거구로 성장해서 집사들을 걱정시키더니 2020년이 되면서 살이 조금 빠졌습니다(대신 요즘은 화장실 테러를 하고 있지만요;;;;).
미미양은 저희집 빙구미 담당인데 평소에는 완전히 무장해제를 하고 지내지만 집에 누가 오기라도 하면 겁은 많아가지고 그 때마다 숨느라 난리가 납니다.
미미는 해가 들어오는 시간에는 캣타워 맨 윗칸에서 느긋하게 바깥 풍경을 즐기는 걸 좋아합니다. 아침에는 저 자세 그대로 집사들 몸 위에 올라와 눕기 때문에 천연 자명종이 따로 없습니다(숨이 막혀서 안 깰 수가 없어요. ㅠ.ㅠ).
도림군도 그렇고 미미양도 그렇고 발 하나를 내놓으면서 누워 있는 걸 좋아합니다.
똘똘군과 까미양이 한 편(?)이라면 도림군과 미미양이 성격이 비슷해서 저렇게 같이 붙어서 자거나 함께 있는 걸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도림군과 까미양의 사이는 많이 좋아졌지만 미미가 까미에게 하악질 하는 건 나아지지를 않네요. 어릴 때는 그렇게 언니를 따라다니더니만.....
곧 2020년 근황 포스팅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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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여름철이라고 크게 다른 건 아니라서 낮 시간에 저희 집 냥이들은 대부분 주인 떠난 침실을 차지하고 퍼질러 자는 게 일입니다. 졸려서 제정신이 아닌 미미양~
요새 저희 집 귀요미 대표 도림군. 왜 그런지 모르지만 한번 잠들면 털이 온통 일어나서 사자 저리가라인 모습이 됩니다. 물론 깨고 나면 폭풍 그루밍으로 항상 단정함을 유지하지만요.
도림군과 미미양 투샷. 도림군은 하품하는 것도 귀엽죠~ @.@
모처럼 장난감을 구매했더니 고객냥들께서 관심을 보이십니다. 역시나 우리집 꾹꾹왕인 도림군께서는 캣닢이 함유된 방석에 폭풍 관심을;;;;;
미미양께서는 친환경 나무 장난감을 고르셨네요. 저 후덕한 몸매를 어쩌나. 제발 8kg만 넘지 말자 미미야.... ㅠ.ㅠ
체리가 제철이길래 오랜만에 샀는데 자기들 간식인 줄 알고 러쉬하는 도림군과 똘똘군.
잠에서 깨고 난 뒤 바로 뒤에 천적인 똘똘군이 누워 있는 걸 발견하고 얼음이 된 도림군. 덜덜덜;;;;
마지막으로 네 마리 단체샷. 이렇게 한 공간에 네 마리가 같이 있는 건 정말 보기드문 광경이기 때문에 저희 집에서는 초레어템으로 통하는 사진이에요. 다들 잠에 취해서 가능한거죠.
고양이는 사람과 달리 에어컨 바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낮 시간에는 가장 푹신하고 쾌적한 침실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서 이 사진을 건질 수 있었죠. 물론 집에 돌아오면 돌돌이로 털을 떼어내느라 매일 집사들이 냥고생이지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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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길냥이들에게는 혹독한 계절이지만 집냥이들에게는 식빵굽기와 등지짐의 계절이지요. 두툼한 겨울용 침구로 바꾼 후부터 낮 시간에는 침대가 냥이들의 쉼터가 되었습니다. 사진 가운데 이불 밑으로 불룩하게 보이는 건 일종의 겨울용 죽부인입니다. 긴 봉처럼 생겼기 때문에 세 마리 모두 거기에 몸을 붙여 기대고 잠들었습니다.
까미양까지 올라와서 한 큐에 찍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네 마리가 한 프레임에 들어오는 건 아주 드문 상황이기 때문에 언감생심이죠.
똘똘군은 뜨신 바닥에서는 배를 뒤집고 딩굴딩굴하는 시간이 많지만 이불 위에서는 몸을 말고 얌전히 자는 편입니다. 사실
9월 근황 때 보여드린 것처럼 이불 위보다는 이불 속을 더 좋아하는 편이죠.
도림군도 기지개를 켤 때나 스트레칭을 할 때는 허허실실이지만 잘 때는 똘똘군과 마찬가지로 얌전하게 자는 편입니다. 사실 도림군의 잠잘 때 베스트 포즈는 양쪽 앞발로 얼굴을 가리고 자는거죠.
사실 세상 편하게 자는 건 막내인 미미양 뿐입니다. 누가 뭐라든 지 편한대로 딩굴딩굴이죠. 잠에 취해 있을 때는 배를 만져도 신경 안 씁니다.
가끔은 난도 3.0의 다이빙 자세로 자기도 합니다.
까미양이 빠진 게 아쉬워 보너스 샷~ 까미양은 한동안 택배 박스에 들어있던 비닐에 꽂혀서 잘 놀았는데 똘똘군이 비닐을 차지하니 바로 옆에 엎드려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4남매는 겨울에도 아무런 문제 없이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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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제 반려인은 목공을 합니다. 최근에 꽤 오랫동안 맘 잡고 만든 다용도 찬장을 드디어 집으로 가져왔는데 바닥에 공간이 좀 있습니다. 다른 냥이들이야 충분히 들어가지만 이미 '뚠뚠이' 대열에 합류한 미미양은 들어가는 것 자체가 버거울텐데도 꾸역꾸역 비집고 들어가서 거기에서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밖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면 저렇게 머리만 살짝 내밀고 기웃기웃거려서 귀여움 포텐을 터뜨리고 있죠.
페루 여행을 다녀온 뒤 날씨가 더 추워지기 전에 작심하고 아주 오랜만에 한꺼번에 목욕을 시켰는데(반려인이) 너무 간만에 해서 그런지 도림군의 저항이 극심했습니다. 아주 GR GR했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지도 지쳤는지 목욕 후 거의 탈진해서 하루종일 저렇게 비몽사몽했습니다. 그래도 목욕을 해서 그런지 황금색 털빛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날씨가 쌀쌀해지니 추위에 민감한 똘똘군은 벌써 이불 속 파고들기 신공을 구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보일러를 틀기 시작하면 장판 껌딱지가 되겠지요. 고양이들이 좋아하는 날씨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몽골 여행을 다녀온 뒤 게르 모양의 라탄 재질로 된 집을 샀는데 처음에는 좀 이용해 주시다가 아무래도 좀 좁은지 한동안 외면을 당했는데 최근에 까미양이 다시 흥미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저렇게 고립되면 도림군이 공격할 때 도망갈 구석이 없는데 최근에 둘의 사이가 꽤 좋아져서 도망갈 필요가 없어진 탓도 있는 것 같습니다.
라탄 게르집만큼 까미양이 좋아하는 게 호박 바구니인데 낮 시간에는 거의 저 바구니 안에서 딩굴딩굴합니다. 예전에 낯가림이 심했을 때는 눈만 마주쳐도 후다닥 도망가곤 했는데 요새는 조렇게 심쿵 표정도 보여주네요.
그러다 집사가 조금 더 가까이 가면 고개를 번쩍 들고 '왜용?'하는 표정을 짓곤 하죠.
까미양은 특이하게도 한 발만 '앞으로 나란히' 하고 있는 걸 좋아합니다. 냥이들이 어디에 있는지 눈으로 찾다 보면 어디에선지 한 발만 삐죽 나와있는 걸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죠. 게다가 다른 고양이들과 달리 살살 만지기만 하면 앞발을 접지도 않더라고요.
반려인이 워낙 신속하게 목욕을 시켰을텐데도 똘똘군이 요새 재채기를 자주 하는 게 또 감기에 걸렸을까봐 노심초사하는 걸 제외하면 4남매는 비교적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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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에 있는 냥이 중 셋째인 까미양은 여러모로 오해를 많이 받는 아이입니다. 원래 검은 고양이가 재수없다는 속설이 있어서 사람들이 꺼리는데다(그래서인지 개도 그렇고 고양이도 올블랙들은 입양이 잘 안 됩니다) 임시 보호 상태에서 오랫동안 살았기 때문에 마음을 잘 안 주는 바람에 저희 집에 와서도 집사들이 마음 고생을 좀 했습니다.
집사들 손을 피하지 않고 집에 들어가면 다리에 몸을 부비거나 잘 때 침대에 올라와 몸을 붙이고 함께 자게 된 것도 올해 봄이 지나고 나서 부터입니다.
올블랙이다보니 사진을 찍어도 온통 시커멓게밖에 안 나오기 때문에 까미양의 매력을 잘 아는 저로서는 안타까운 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평소에야 이 사진처럼 졸린 눈을 하고 있지만,
까샤까샤 같은 장난감이라도 꺼낼라치면 눈이 휘둥그레해서 안면이 돌출된 호기심 표정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보통은 누가 지나가든 신경 안 쓰고 헤벌레하고 퍼질러 있지만,
가끔은 이처럼 요염한 앞으로 나란히 자세로 앉아서 집사들을 지그시 쳐다보기도 하지요.
앞으로 까미양의 귀여운 모습이나 망가진 모습들도 자주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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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미양과 미미양이 새로 가족이 되고 모찌군이 고양이별로 돌아간 이후 워낙 정신이 없기도 하고 사진과 동영상이 쌓이는 속도가 너무 빨라 정리할 시간도 없어 그동안 포스팅이 뜸했는데 어제 저희 집 냥이들 근황이 궁금하다고 댓글을 남기신 분이 계셔서 이 참에 다들 어떻게 지내는지 최근 근황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귀엽고 웃긴 사진들도 많으나 그 아이템들은 차차 정리해서 올려드리기로 하고 이 글은 저희집 냥이들 근황을 궁금하게 여기시는 분들을 위한 증명사진용 포스팅입니다. 그래서 좀 진지합니다(궁서체는 아니고요;;;).
첫째 똘똘군입니다. 일부러 근엄한 사진을 골랐지만 사실 요새 똘똘군은 애교 작렬입니다. 첫째라는 체통도 잊고 맨날 애옹거리면서 부비적거리는 게 일이죠.
셋째 도림군의 최근 모습입니다. 요새 가장 귀염 터지는 게 도림군이에요. 물론 이 사진은 가장 근엄(?)한 것으로 골랐습니다만....
넷째 까미양입니다. 올블랙이 원래 사진빨이 잘 안 받기로 유명합니다만 이 사진에서는 자세도 꾸부정하게 취하는 바람에 평소보다 뚱냥이로 나왔습니다. 표정도 시큰둥하네요. 앞발이 하얀 것을 보니 방금 화장실을 다녀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ㅠ.ㅠ
막내 미미양입니다. 제 안경을 떨어뜨리기 직전 사진으로 추정(ㅡㅡ;;;)되는데 보기에는 시크해보이지만 요새 보이는 것마다 물어뜯고 다니는 통에 집안 세간이 남아나지 않습니다. 미미야 제발~~~ ㅠ.ㅠ
도림군이 배경으로 찬조 출연했습니다. 아마도 위의 도림군 사진도 이 때 찍은 것 같습니다.
다행히 네 마리 모두 비교적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지만 까미양의 잇몸에 염증이 좀 심한 것 같아 다음 주 쯤에 병원에 다녀올 예정입니다.
앞으로 시간 나는대로 네 냥이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자주 포스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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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성화 수술까지 마친 반려묘가 아무 문제 없다가 갑자기 오줌을 못 가리는 경우는 두 가지 뿐입니다. 비뇨기계 질환이 생겼거나(이 경우는 큰 일)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렇죠.
저희 집의 경우 도림군이 최근 오줌싸개 왕으로 등극했는데 사실 충분히 이해가 가는 것이 두 달 간격으로 까미양과 미미양이 새로 가족이 되었거든요. 도림군 입장에서는 완전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치는 충격이었겠지요.
그래서 올해 초에는 새로운 냄새가 나는 곳은 어디나 마킹하듯이 오줌 스프레이를 했고 나중에는 그냥 줄줄 싸기도 하는 바람에 집사들 손이 마를 날이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매일 매일 어디에 새롭게 오줌을 쌌는지 살펴보느라 하루가 다 갈 지경이었죠.
요새는 좀 익숙해져서 빈도가 대폭 줄었지만 문제는 가끔씩 실수를 하다보니 집사들도 깜박 잊고 놓치는 바람에 대청소를 할 때가 되어서야 언제 쌌는지 모를 정도로 오래되어 찌든 자국을 발견할 때가 생겼습니다. ㅠ.ㅠ
그래서 구입했습니다~~~ (본론)
이름하야 Pet Urine Stain Detector!!!
요렇게 생겼습니다. 꼭 휴대용 LED 랜턴처럼 생겼죠.
재질은 알루미늄 합금이라서 단단하고 마데인데도 마감이 짱짱합니다.
전력은 AAA 건전지 3개로 공급됩니다.
크기는 대충 이 정도입니다. 안경집의 크기는 일반 안경집 수준입니다.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포켓 사이즈입니다. 하지만 무게가 가볍지는 않아서 상의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건 비추입니다.
스트랩이 있기는 하지만 짧아서 손목에 걸 수는 없고 손가락에 걸고 써야 합니다. 램프 부분이 특이하게 생겼죠. 일반 LED 램프와는 다른 모양입니다. 자외선 LED에요.
뒷부분의 고무 스위치를 누르면 켜지는데 보시는 것처럼 퍼플색의 자외선이 뿜어 나옵니다.
이 램프는 사진처럼 불을 끄고 사용해야 진가를 발휘하는데 사람의 맨 눈으로 식별하기 어려운 오염원을 쉽게 찾도록 도와줍니다.
혐짤이 될 것 같아서 도림군 사건 현장 사진은 못 올립니다만 고양이 오줌과 같은 오염원을 비추면 자외선이 오줌 속의 인과 반응하여 환하게 발광합니다.
오줌 뿐 아니라 대변, 구토물, 타액, 혈액, 정액 등의 오염원도 찾아낼 수 있죠. 특히 오래된 찌든 얼룩 찾아내는데 발군입니다. 아마 CSI 같은 범죄 수사물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금방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제품 사양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미지 출처 : 옥션
가격은 온라인 마켓가로 15,900원(2016년 6월 30일 기준)입니다. 중국에서 직배송하기 때문에 통관 부호를 필요로 하는데 신기하게도 배송비가 무료네요.
단순한 제품이기는 해도 2만 원도 안 되는 가격이라서 허섭한 물건이 올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 장점- 만듦새가 괜찮음
- 크기가 작아 휴대가 간편함
- 성능도 예상한 것보다 쓸만함
- 적당한 가격
* 단점
- 광량이 적어 불을 다 끈 뒤 오염원에 바짝 붙여 비추며 사용해야 함
반려묘를 포함해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분들이라면 하나쯤 갖고 계시면 유용할 겁니다. 밤에 온 집안의 불을 끄고 이 램프로 집안을 비춰보세요. 충격과 공포가 무엇인지 알게 되실 겁니다. ㅠ.ㅠ
매일은 못 하지만 이 제품을 구입한 이후로 일주일에 한번씩 검문검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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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평생 처음으로 입양한 첫 가족 모찌군이 제게는 너무나 짧은 6살의 묘생을 마치고 고양이별로 돌아갔습니다.
월덴 3를 만든 이후 1일 1포스팅 원칙을 지키고자 노력해왔기에 여기를 자주 방문하는 분들이라면 왜 이렇게 오랫동안 글이 안 올라오나 궁금해하셨을지 모르겠습니다.
지지난 일주일은 제 인생을 통틀어 가장 지옥같은 시간이었습니다. 그 다음 일주일은 가장 슬픈 시간이었고요.
이야기가 너무 길어질 듯 하여 의학적인 처치 경과만 요약하여 말씀드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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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터인가 모찌군의 체중이 계속 감소하는 걸 알아차림
: 까미양, 미미양이 연달아 가족이 되는 바람에 확실히 스트레스를 받았을테고 Urinary S/O 사료를 오리진 캣 앤 키튼으로 바꿔 새로운 사료에 적응하느라 식욕이 일시 감소되었을 수 있다고 추정했지만 나중에 밝혀진 사실은 이미 췌장염이 진행 중이었습니다. 집사님들은 저처럼 뼈아픈 실수하지 마시고 냥이들의 체중이 자꾸 줄어든다면 반드시 이유를 찾아내셔야 합니다. 그냥 줄어드는 체중이란 건 없어요.
* 4월 15일. 병원방문하여 종합혈액검사하였으나 이상 없음
: 별 문제는 없는 것 같고 체중 감소 이유를 알 수 없으니 일단 지켜보자는 의사 소견 하에 수액 맞추고 귀가. 수액 탓인지 일시적으로 활력이 돌아옴. 하지만 여전히 식욕은 그대로임.
* 5월 2일. 입 안의 살을 잘못 씹어 출혈 발생. 병원 방문하여 처치받고 약만 처방 받아 귀가.
* 5.5kg였던 몸무게가 4kg까지 감소, 원래 움직임이 많지 않은 성향이라 활력 감소를 집사들이 못 알아차림
* 5월 9일. 사료를 손으로 먹여도 거부하기에 입 속 상처에 염증이 생겨 못 먹는 것으로 짐작하고 처치받으려고 병원 방문
- 종합혈액검사 상 혈당, 염증 등 각종 수치 비정상, A/G ratio 0.38. 한 달 전과 완전히 다른 결과
- 초음파 검사 결과 상 복수 소견, 복수 추출하여 도말 검사 결과 탁도 높음.
- 고양이에게 가장 무서운 병인 전염성 습식 복막염(FIP) 의심 하에 긴급 입원
- 췌장염 키트, 기타 전염성 질병 키트 모두 negative
- 만성 당뇨 확인 위해 플락토사민 검사 미국에 의뢰
: 나중에 공부하면서 알게 되었지만 췌장염(특히 만성 췌장염)은 별다른 임상 증상이 없는데다 종합혈액검사나 췌장염 키트 등에도 별다른 이상이 잡히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나중에 검사 수치 상에 잡히게 되었을 때는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되었을 수 있습니다. 전염성 복막염 수준은 아니지만 췌장염도 굉장히 무서운 병이에요.
* 5월 10일. 식욕은 그런대로 유지되고 있으나 활력은 여전히 없음. 수액으로 전해질 균형 유지
- 6세 이상, 고혈당, 구토, 설사, 신경 이상, 안질환 증상 없어 정확한 진단 어려운 상태
* 5월 11일. 혈당 계속 증가로 한 때 490까지 치솟음. 플락토사민 결과 만성 당뇨 확진되어 인슐린 투입
* 5월 12일. 인슐린 저항성은 없어 혈당 control은 잘 되고 있음. 야간 면회 때 숨이 고르지 않은 것 확인
- 아무래도 임상 증상이 췌장염 같아 췌장염 키트 다시 해 달라고 요청. 검사 결과 positive로 만성 췌장염과 당뇨 최종 진단
* 5월 13일.
- 오전 흉부 엑스레이 결과 폐에 약간의 기능 이상 발견
- 오후 급격하게 상태 악화되어 집사 호출. 오후 5시 50분 경 심정지
이 모든 일이 불과 5일 동안에 벌어진 일입니다. 병원도 제대로 손을 써 보지 못하고 보냈습니다.
월요일 아침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하였던 병원에 긴급 입원하게 되면서 모찌는 결국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병원에서 삶을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5월 13일에 병원측의 긴급 연락을 받고 헐레벌떡 도착했을 때 이미 모찌는 수술대 위에서 3차 심폐소생술 중이었습니다. 이미 동공이 확대된 상태로 저를 알아보지 못했고 빈맥을 유발하는 약물이 세 번째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보호자가 도착하기 전까지는 살려놓으려고 그런 것 같았습니다. 이런 상황을 오는 중에 알았다면 더 이상 고통을 주지 말고 안락사 시키라고 부탁했을 겁니다. 이것도 피 토할 정도로 후회하는 점 중 하나입니다.
다른 집사도 거의 도착 직전이었지만 더 이상 모찌가 떠나는 걸 붙잡고 고통을 연장할 수 없어서 페이스타임으로 연결해서 마지막 인사를 하고 모찌를 보냈습니다. 모찌가 외롭게 떠나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둘이서 울며 불며 사랑한다, 함께 해서 고맙다고 외쳤고 담당 의사는 의식이 완전히 꺼지지 않았기 때문에 모찌에게도 들렸을거라고 위로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모찌가 저희 목소리를 들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후회는 아무리 빨리 해도 늦은 거라지만 모찌를 경황없이 보내고 정신을 어느정도 추스리고 난 뒤 뒤돌아보면 지금도 땅을 치고 후회하게 되는 일이 몇 가지 있습니다.
1. 병원측에서 FIP 가능성이 크다고 했을 때 아무런 의심없이 찾아보지도 않고 그냥 앉아서 시간을 보낸 것
: 이미 상태가 많이 악화된 다음에 찾아보니 아무래도 만성 췌장염 같아서 검사를 다시 해 보자고 고집을 부렸는데 결국 제 의심이 맞았죠. 그 당시까지 병원에서는 췌장염이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기본적인 염증 치료만 하고 있었죠. 제가 조금만 더 공부하고 일찍 의심했으면 모찌를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2. 12일 밤에 면회 갔을 때 모찌가 기운 없어 하면서도 자꾸 케이지에서 나오려고 애를 쓰는 게 눈에 밟히면서도 집에 데려가고 싶다고 고집을 못 부렸는데 모찌가 자신의 운명을 직감하고 집에 가고 싶어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래봤자 다음 날 상태가 나빠졌을 때 모찌를 들고 병원으로 뛰어와서 병원에서 보냈겠지만 그래도 하룻밤은 익숙한 집에서 보낼 수 있었겠지요. 그리고 병원에서 보냈더라도 품안에 안고 임종을 맞을 수 있었을텐데요.... 가장 후회하는 부분입니다.
3. 오전에 모찌의 상태가 좀 나빠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여전히 나아질거라는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악화될 거라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미리 각오하고 있었다면 허겁지겁 병원으로 달려가기 전에 고통스러운 연명치료를 하지 말고 보내주라고 일러둘 수 있었을 겁니다.
함께 살고 있었던 다섯 마리의 냥이 모두 예쁘고 사랑스럽지만 모찌는 제게 더욱 특별한 아이였습니다. 상실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함께 살겠다고 입양을 결심한 첫 고양이였거든요. 페르시안종의 특성 상 매사에 어설픈 것도 마음을 끌었습니다. 그루밍도 잘 못하고 가끔 응가를 묻히기도 해서 비상 사태를 초래하기도 했고요.
모든 페르시안종이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4차원인 고양이였어요. 뜬금없이 벽을 보고 한참동안 서 있다든가, 물을 두려워하지 않아 싱크대의 흐르는 물에 머리를 적시면서 물을 마신다든가 하는 일이 많았죠.
신장이 좋지 않아 요로 성형술을 받기도 했고 치아도 좋지 않아서 약도 자주 먹었죠. 몸이 건강한 편이 아니라서 모찌를 지켜보고 있으면 항상 마음이 짠했습니다. 그래서 다섯 마리 중 제일 먼저 고양이별로 갈 거라고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설마 이렇게까지 빨리 갈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모찌는 평화주의자라서 집에 있는 다른 고양이들과 두루두루 잘 지냈습니다. 똘똘군은 혼자 오래 살아서 그런지 고양이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도림군과 미미양을 싫어하고 까미양도 별로 탐탁지 않게 생각하지만 모찌만큼은 곁을 주고 가끔 그루밍도 해 주곤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모찌가 떠난 지금 똘똘군이 한층 더 예민해진 것 같습니다. 집사들 곁을 떠나지 않아요. 똘똘군도 뭔가를 아는 걸까요?
도림군과 까미양도 서로 싫어하고 싸우지만 유독 모찌 만큼은 모든 고양이들하고 사이가 좋았습니다. 아무도 모찌를 싫어하지 않고 괴롭히지도 않고 편안하게 생각했죠. 그래서 사진 정리를 하면서 보니 모찌와 다른 고양이들이 함께 앉아 있거나 누워있는 사진이 많더군요.
병원에 입원하기 전 집에서 찍은 거의 마지막 사진입니다. 여름을 대비하여 털을 밀었기 때문에 좀 말라보인다고만 여겼는데 지금 보니 표정이 확실히 불편하고 지친 모습이네요. 그 때는 모찌가 얼마나 고통받았을지 짐작도 못했습니다. 참으로 무심한 집사였지요.
지금 저는 불가지론자이기 때문에 사후 세계의 존재 가능성을 별로 믿지 않지만 오늘만큼은 고양이별이 정말 존재하면 좋겠습니다. 거기에서는 모찌가 더 이상 고통받지 않고 편안히 지낼 수 있을테니까요.
모찌야~ 6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이지만 너와 함께 해서 정말 행복했어. 너도 우리와 함께 살아서 행복했었는지 미칠듯이 궁금한데 물어볼 방법이 없네.
네가 너무 일찍 가는 바람에 너무 고통스럽지만 한편으로 반성도 많이 했어. 남은 형제들 건강은 좀 더 꼼꼼히 챙길게. 네가 미처 살지 못했던 묘생까지 더해서 더 건강하게 살다가 갈 수 있도록 아빠가 최선을 다할께. 나중에 고양이별에서 만나면 아빠가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걔네들에게 꼭 물어봐 줘.
널 보고 싶은 마음도, 뼈저린 후회도, 가슴을 후벼파는 고통도 시간이 지나면 점점 잊혀져가겠지만 결코 익숙해질 것 같지는 않아. 익숙해지고 싶지도 않고.
계속 사랑했고 지금도 변함없이 사랑한다. 모찌야.
덧. 모찌군은 석가탄신일인 5월 14일에
'페트 나라'에서 장례식을 잘 치렀습니다. 집사들 고생 안 시키려고 그랬는지 날씨도 화창하고 미세먼지도 없었네요. 참고로 반려동물 장례를 치를 분들은 페트 나라 추천합니다. 바가지도 없고 끝까지 정중하게 잘 대해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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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미미(미칠듯이 아름답다고 해서 지은 이름이나 나중에 전혀 다른 의미에서 적절한 이름임이 밝혀짐;)출생연도 : 2015년 말로 추정성별 : 암컷종류 : 모름(턱시도)성격 : 똥꼬발랄
별명 : 미친 지지배;;;;
특징 : 우다다 매니아 + 물기 매니아(똘똘군, 도림군, 까미양 등 언니 오빠를 닥치는 대로 물면서 괴롭힘)장점 : 잘 때만 천사단점 : 놀이에 흥분하면 눈에 뵈는 게 없음;;;
함께 사는 사람이 일터에서 눈여겨 보던 길냥이 가족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아이입니다. 태어난 지 얼마되지 않아 엄마냥이 잠적(갓난쟁이들을 버렸을 것 같지는 않고 사고로 죽었거나 문제가 생겼을 것으로 추정)하는 바람에 방치되었다가 죽기 일보 직전에 구조되었습니다. 같은 배에서 나온 형제냥은 결국 무지개 다리를 건넜고요.
처음 구조되었을 때는 위의 사진보다 더 작은 꼬물이였습니다. 정말 검지 손가락 하나 크기 밖에 안 된 눈도 못 뜨는 새끼냥이었어요. 초유 분유를 타 주면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매달려서 빨아 마시는 걸 보고 강인한 생명력 때문에 살아날거라고 희망을 가졌는데요. 그 당시 저희집에는 중년냥 세 마리가 이미 살고 있었고
1월 초에 소개드린 까미양이 한참 적응하느라고 씨름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도저히 꼬물이까지 건사할 여력이 없어서 급히 임시보호를 할 분을 찾아 한 달인가를 부탁드렸습니다.
원래는 까미양까지만 입양하려고 생각했기에 임보가 끝나면 분양하려고 계획했는데 1월 초에 집에 데려온 후 분양이 미뤄지면서 정이 드는 바람에 미미양까지 함께 살기로 했습니다.
요 때가 임보처에서 집으로 온 지 며칠 되지 않았을 때 모습인데 한창 귀여울 때죠. 낯은 안 가리지만 임보 엄마가 너무 애지중지 오냐오냐 키워주셔서 사람 손도 막 물고 제어가 잘 안 되는 게 문제였습니다.
잘 때는 그야말로 천사같고 잠투정이라도 할라치면 아빠 미소가 절로 나오는 귀염둥이지만 각성되어 뛰어다니기 시작하면 온통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장난꾸러기죠. 물건 떨어뜨리기는 기본이고, 이를 갈기 시작하면서 요가 매트, 책, 박스 등을 온통 뜯어놓는 바람에 흡사 전쟁터를 방불케합니다.
어느덧 폭풍 성장을 해서 어엿한 아가씨의 자태를 나타내게 되었습니다. 그래봤자 중년냥 아저씨들을 괴롭히는 우리집 미친X이지만요;;;;;
지난 달엔가 첫 목욕을 마치고 면역력이 떨어졌는지 허피스 바이러스가 발현하는 바람에 한동안 눈물, 콧물을 달고 살았는데 다행히 잘 극복하고 나았습니다.
확실히 여아라서 그런지 몸집이 작고 낭창낭창합니다. 머리 크기도 가장 작아서 우리집 소두 탑이었던 도림군을 사뿐히 즈려 밟았어요.
어느덧 첫 발정을 앞둘 정도로 자랐기에 더 늦기 전에 중성화를 하기 위해 오늘 입원을 시켰습니다. 인간과 함께 동거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하는 절차라고는 하지만 매번 냥이들을 중성화 시킬 때마다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자연스럽지도 않고 무엇보다 냥이 본인이 원한 것도 아니니까요. 항상 미안한 마음이죠.
수술 잘 마치고 돌아오면 주려고 좋아하는 추르 간식을 챙겨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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