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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전문의인 크리스토프 앙드레가 쓴 책입니다. 현재 프랑스에서 심리학과 관련해서 가장 유명한 작가라고 하네요.
이미 심리학 서적 소개 포스팅에서 몇 차례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만 저는 심리학자가 아닌 사람이 심리학 이야기를 하는 것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을 갖고 있습니다. 정신의학이나 심리학이나 비슷한 거 아니냐고 주장할 수도 있지만 심리학자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정신의학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떠든다면 어떤 느낌일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뭐 그렇다고 심리학자들이 심리학에 대해 제대로 된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닙니다만...
그래도 최소한 심리학에 대해 정통한 상태에서 이야기를 하면 괜찮겠는데 지금까지 그런 책을 읽어본 적이 별로 없습니다. 게다가 정신과 의사라면 다른 사람들보다 기대 수준이 높아질 수 밖에 없는 만큼 실망도 더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책의 특징은 저자가 신경증 환자를 오랫동안 치료해 온 인지 행동 전문가이기 때문에 낮은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으로 깨달음이나 통찰, 받아들임 같은 접근법이 아닌 구체적인 기술을 익히고 연습해서 조금씩 자존감을 높이는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는 겁니다. 시중에 쏟아져 나오는 힐링을 표방한 어설픈 책들과는 조금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다 입니다. 자존감에 대해 새롭게 주는 정보가 없습니다. 새로울 것이 없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단점입니다. 번역자도 공을 들여 열심히 번역한 것 같은데 말이죠.
가장 큰 문제는 자존감이 낮다 높다의 차원 뿐 아니라 강하다 약하다의 차원까지 도입하는 바람에 기존 패러다임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혼란을 준다는 겁니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과 자존감은 높지만 약한 사람들을 대비하는데 별로 설득력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후자도 자존감이 낮은 사람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어쨌거나 자존감에 대해 잘 모르는 분이 보기에는 좀 난해하고 손에 잡히지 않는 내용이라서 차라리 선안남 선생님의
'행복을 부르는 자존감의 힘(2011)'을 읽으시는 것이 좋겠고, 자존감 개념에 어느 정도 익숙한 분들에게는 추천하기 어려운 책입니다.
닫기
* 역설적이지만, 좋은 자존감을 지닌 사람들일수록 다른 사람에게 도와달라는 말도 잘한다. 도움을 청하는 것이 자신을 깎아내리는 행동이라고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 '더 이상 자신에 대해 생각하지 않기'라는 가장 중요한 관문이 남아 있다. 자연스럽게 자신을 잊어야 자존감이 발전한다. 숨 쉬듯 자연스럽게 자신을 긍정하기, 나를 잊고 다른 것과 다른 사람들, 삶에 관심을 쏟기 등.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이런 '헛된 반항'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오이가 쓰면 던져버려라. 길을 가다 가시 덤불이 나오면 피해 가라. 그것으로 족하니라. '왜 이런게 있는 거야?'라는 말은 할 필요가 없다."
* 자신을 존중하지 않으면 자기주장을 할 수 없다.
* 다수를 따라가려는 노력은 자존감이 낮은 사람에게 좀 더 자주 나타난다.
* 자존감이 약한 사람들은 남들 앞에서 자신을 농담의 대상으로 삼지 못한다.
* 시기는 우리가 갖지 않은 것, 우리가 갖고 싶은 것을 가진 사람들을 대할 때 드는 기분 나쁜 감정이다. 한편, 질투는 이미 가진 것을 잃을까 봐 두려워하는 감정이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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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2008년에 꼭 읽으라고 추천드리면서 극찬했던
'당신이 나를 위한 바로 그 사람인가요?'를 쓴 Barbara de Angelis의 2005년도 저작입니다.
Barbara de Angelis가 '당신이 나를 위한 바로 그 사람인가요?'를 출판한 것이 1992년이니 그동안 20년이나 흐른거네요. 그동안 CBS 텔레비전과 라디오 토크쇼를 진행했고 CNN, CBS, PBS 등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네요.
그 사이 '진정한 순간(Real Moments, 1995), '연인의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Chicken Soup for the Couple's Soul, 2003)'와 같은 책을 출판했더군요. 모두 베스트셀러가 되었고요. 저는 못 읽어봤지만.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 번은 놀라고, 한 번은 슬펐습니다.
제가 기대했던 것과 너무 다른 풍의 책이었기에 '당신이 나를 위한 바로 그 사람인가요?'를 쓴 그 Barbara de Angelis가 맞나 싶어 너무 놀랐고요(두 책을 다 읽으신 분이라면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대번에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가진 전문가도 이렇게 다른 길(좋은 의미에서건 나쁜 의미에서건)로 갈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갑자기 좀 서글퍼졌습니다.
구매만 해놓고 아직 읽지 않은 책 무더기(?) 앞에서 하필 이 책을 골라든 이유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었는데 고난까지는 아니지만 뭔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서 이 책의 제목이 선뜻 눈에 들어왔거든요. 물론 이 책을 읽으면서 충분히 도움을 받았고 위로가 되었습니다만.
하지만 제가 기대했던 방식은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저자도 많은 고난과 고통을 겪었더군요. 그걸 극복하면서 얻은 통찰을 책으로 엮은 것이 바로 이 책인데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 것들이 주로 명상, 종교적 깨달음, 반복적인 수련을 통한 지혜의 통찰이라서 저와는 좀 묘하게 맞지 않았습니다.
아직까지는 균형을 잃지 않고 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부분에서 '시크릿',
'호오포노포노의 비밀'과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풍부한 사례와 개인적인 경험담, 우화를 잘 버무려서 재미있고도 쉽게 풀어나가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자꾸 영성적인 치유를 강조하는 것 같아서 상당히 껄끄럽더군요. 수피교의 구루, 영적 스승, 내면, 깨달음, 진리와 같은 단어들이 계속 나옵니다.
'당신이 나를 위한 바로 그 사람인가요?'와 같은 풍의 책을 기대하고 읽는 분이라면 실망하실겁니다. '시크릿'이나 '호오포노포노의 비밀'과 같은 류의 책을 감명깊게 읽은 분이라면 마음에 드실 수도 있을테고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Barbara de Angelis의 책은 더 이상 읽지 말아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책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명명하기', '애도하기', '감염'처럼 상담을 하는 상담자, 또는 상담을 받는 내담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개념들을 많이 소개하고 있다는 건 밝혀 둡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닫기
* 갈림길에 서 있는 자신을 만나, 죽기 전에 스스로에게 솔직할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할 때 삶은 바뀐다. 우리는 외면의 직업, 관계,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하는 것이 아닌, 진실에서 도망칠지 아니면 진실을 향해 나아갈지를 갈림길에 서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 자신의 모든 부분, 즉 자신이 잘 알고 있는 부분과 그림자로 숨어 있는 부분을 흔쾌히 자각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삶의 모습이다. 그러려면 좋고 나쁘다는 인습적이고 제한적인 삶의 개념을 뛰어넘어야 한다.
* 어쨌거나 진솔하지 않다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 혼란한 감정은 우리가 깨달음을 실천하려 할 때 가장 흔히 만나는 장애물이고 꼼짝하지 않으려고 즐겨 둘러대는 핑계이다.
* 진정한 전환점과 변화에는 애도하며 무언가를 보내는 순간이 항상 있기 마련이다. 새로운 삶이 아무리 눈부시다 해도 우리는 우리가 뒤로 해서 돌이킬 수 없는 무언가를 애도할 것이다.
* 때로 우리는 과거에 일어난 일을 애도하는 대신 일어날 수 있었거나 일어났어야 했던 상황을 애도하기도 한다.
* 과거에서 미래로, 제약에서 자유로 향하는 길을 가로막는 가장 위험한 요소는 분노다. 분노에 매달리면 분노에 가린 다른 감정을 해결하지 못하고 자기 안에 갇혀 버린다. 내면에 고통과 슬픔이 쌓이고 쌓이면 결국 '우울'해진다.
* 우리는 죄책감을 느낌으로써, 자신이 무척 조심스럽고 변화를 겪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는 점을 자기 자신이나 주위 사람에게 알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행한 일에 대한 참회의 방법으로 죄책감을 느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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