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2005년에 도박으로 돈을 딸 수 없는 이유에 대해
* 도박으로 돈을 딸 수 없는 이유(환급률편)
* 도박으로 돈을 딸 수 없는 이유(심리적 이유편)
이라는 두 글꼭지로 상세히 포스팅을 한 적이 있지만 오늘은 조금 다른 방향에서 설명해 보고자 합니다.
일단 도박으로 돈을 따(최소한 잃지 않으)려면 누구에게든 돈을 빌려서 도박을 해서는 안 됩니다. 돈을 빌려서 도박을 하게 되면 빌린 돈을 상환해야 한다는 심정적 부담을 갖고 도박에 임하기 때문에 감정 조절도 안 되고 무엇보다도 합리적인 사고를 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도박장에는 합법이든, 불법이든 간에 도박 자금을 빌려주는 속칭 '꽁지'가 포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돈을 빌리지 않고 자신의 돈만으로 도박을 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돈을 빌려주고 이자 놀이를 하는 것이 꽁지의 일이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돈을 빌려주려고 합니다. 자신을 부를 때까지 수동적으로 기다리고만 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터무니없는 이자(그것도 선이자)에도 불구하고 꽁지돈을 빌리는 이유는 한번의 승부에서만 제대로 이겨도 빌린 돈을 단숨에 상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생각처럼 잘 되지는 않습니다만.
꽁지돈을 빌리지 않고 자신이 갖고 간 돈만으로 도박을 한다고 해도 돈을 딸 수 없는 이유는 속칭 '데라'라고 하는 수수료를 떼기 때문입니다. 경마, 경륜, 경정 등 합법적인 스포츠 베팅의 경우에는 환급률에 수수료가 이미 포함되어 있으며 불법 카지노의 경우에는 매 판마다 일정한 수수료를 뗍니다. 바카라 게임의 경우 banker가 나올 때마다 통상적으로 5%를 데라로 뗍니다. 그러므로 도박을 오래 하면 할수록 갖고 있던 도박 자금을 야금야금 수수료로 빼앗기게 됩니다. 도박판에서 돈을 버는 건 도박장 주인 뿐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닙니다.
자, 그렇다면 꽁지돈을 빌리지 않고 내가 갖고 있는 돈만 갖고 도박을 한다고 했을 때 꼬박꼬박 수수료를 떼이는 상황에서 돈을 따려면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카라의 경우를 예로 들면 쉽게 말해서 1/2의 확률로 banker와 player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되니까 엄청난 자금력만 있으면 계속 하나의 선택지만 골라서 더블 베팅(백 만원을 베팅하고 잃으면 다시 거기에 이백만 원, 그 다음에는 사백만 원을 계속 베팅하는 것)을 하면 언젠가 한번은 맞을테니 그 때까지 잃은 돈을 모두 회수하고 결국은 돈을 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상당수의 도박자들이 자금이 부족해서 돈을 따지 못했다고 변명합니다.
이론상으로는 그 말이 맞습니다. 하지만 도박장을 운영하는 업자들이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비책도 당연히 마련해두었죠. 바로 베팅 상한선 규정입니다. (주)하이원의 내국인 카지노는 최대 베팅 상한선이 6천만 원(VIP실의 경우), 외국인 전용 호텔 카지노도 8천만 원 이상을 베팅할 수 없습니다. 그 이상으로 더블 베팅을 할 수 없는 것이죠. 아무리 돈이 많아도 지붕에 해당하는 베팅 상한선이 있으니 가랑비에 옷 젖듯이 서서히 갉아먹혀서 결국은 무너지게 됩니다.
그러니 꽁지돈을 쓰지 않고 자신의 돈만으로 적절한 타이밍을 노려 떼는 수수료 금액을 줄여도 베팅 상한선이라는 구조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도박자가 돈을 딸 수 있는 가능성은 처음부터 아예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도박으로는 절대 돈을 딸 수 없습니다. 이건 제가 보장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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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지'는 도박장에서 도박 자금을 공급하는 일종의 고리대금업자입니다. 대부분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은 무허가 업자이며 대개 말도 안 되는 수준의 선이자를 떼고 돈을 빌려줍니다. 이를 '꽁지돈'이라고 합니다.
흔히 가족들이 사채로 알고 있는 돈은 대부분 '러시 앤 캐시', '산와 머니', '리드코프' 등 대부업법에 등록된 업체에서 빌린 돈이며 이들 업체는 제 3금융권으로 분류되지 사채업자는 아닙니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이 꽁지들이 바로 사채업자입니다.
원래 채권자가 도박 자금으로 사용될 것을 알고 빌려준 돈은 민법 상 갚을 필요가 없기는 하지만 많은 도박 중독자들이 조직 폭력배와 연관되어 있을 것을 두려워해 꽁지돈을 갚지 않을 엄두는 못 냅니다. 그래서 꽁지돈을 갚으려다 도박에 더 심하게 빠져들어 헤어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금력이 있는 도박자의 경우 꽁지들은 빌려준 돈을 회수하기 위해 애써 노력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연 매출 100억 원 대의 사업체를 운영하는 도박자가 꽁지돈을 1억 빌렸다면, 이를 그냥 포기할 수도 있습니다.
꽁지들이 원하는 것은 푼돈을 돌려받는 것이 아닙니다. 영리한 꽁지들은 훨씬 더 멀리 내다보고 있습니다. 자금력이 있는 도박자가 빌려준 돈을 갚고 도박을 끊는 것보다는 꽁지돈을 포기하더라도 계속 도박장에 드나들면서 자신의 돈을 빌리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훨씬 더 이득이니까요.
따라서 꽁지가 빌려준 돈을 쿨하게 탕감해 준다고 해서 마냥 좋아할 일이 아닙니다. 도박판에서 돈놀이를 하는 꽁지라면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노장인 경우가 대부분이니까요.
하루라도 빨리 담판을 짓고 꽁지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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