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루거 협곡의 전초기지라고 할 수 있는 화롄에는 숙소가 많지만 타이루어 협곡 내에 묵을 수 있는 곳은 아주 제한적입니다. 사실 상 '꽃보다 청춘'에 나온 텐샹의 고급 호텔을 빼고 나면 오늘 소개하는 Leader Village Taroko Hotel이 거의 유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텐샹의 그 호텔은 호텔 자체는 마음에 들었지만 꽃보다 청춘의 인기몰이 때문에 한국인들이 붐빌 것 같은데다 일단 시끌벅적한 텐샹의 분위기가 영 아니어서 처음부터 숙소를 고를 때 제외했죠.
Leader Village Taroko Hotel은 론플에서도 강추하는 숙소인데다 제가 예약하던 당시 트립어드바이저에서도 화롄 지역 숙소 1위였습니다. 환율을 따져봐도 1박에 40만 원이 넘는 숙소였기 때문에 아무리 위치 조건이 좋아도 그렇지 무슨 일본의 료칸도 아니고 산속에 있는 리조트가 이렇게 비싼가 싶었는데 실제로 묵어보니 그럴 수 있겠다 싶더군요.
타이루거 협곡에서 1박 하실 예정이고 가족 여행이라면 추천합니다.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같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날 일정을 마치고 오후 늦게 도착했을 때의 풍경입니다. 여기가 입구인데 얼핏 보면 대형 리조트의 정문처럼 보입니다.
정문으로 들어가면 식당과 연결된 넓은 홀이 나오고 한쪽에 리셉션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하루종일 일정을 소화했기 때문에 일단 짐부터 풀고 조금 쉬기로 했습니다.
리셉션이 위치한 중앙 홀을 지나 뒤로 나오면 숙소로 연결됩니다. 담쟁이로 덮힌 건물이 꽤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깁니다.
숙소로 올라가는 길가 여기저기에 토착민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물건들을 볼 수 있습니다.
토착민들이 멧돼지 사냥을 하던 모습을 나무로 재미있게 표현해 놨네요.
토착민들이 살던 집과 망루도 잘 재현해 놨습니다.
집 안도 살짝 들여다봤는데 그 당시 사용하던 농기구나 물품들이 빼곡히 자리하고 있더군요.
산으로 겹겹이 둘러싸인 산자락 안에 별채처럼 숙소를 아늑하게 조성해 놨습니다. 슬슬 기대감이 생기네요.
오늘 묵을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한 동에 방이 두 개 밖에 없는데 왼쪽이 저희가 사용할 방입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테라스에 왠 의자가 6개나 있나 싶었죠.
테라스도 아담하게 꾸며놨습니다.
숙소에서 호텔 입구 쪽을 바라본 전경입니다. 멋지네요.
방에 들어왔습니다. 엥? 이게 왠 MT촌 분위기? 알고 보니 방 하나에 6명까지 묵을 수 있습니다. 안쪽 침대 2개는 높은 것이고 나머지 4개는 낮은 스타일입니다. 특이한 건 모든 침대에 전기요가 깔려 있습니다. 산골짜기라서 밤에는 춥기 때문에 난방 대신으로 설치한 것 같습니다.
인테리어는 단정하고 과하지 않습니다. 전부 나무로 되어 있어 느낌이 좋고요. 일단 지붕이 높아서 답답하지 않았습니다. 에어컨도 충분히 설치되어 있으니 여름에 더울 일도 없을 것 같습니다.
욕실도 현대식 시설을 잘 갖춰 놨습니다. 헤어 드라이어도 있고 양치컵도 충분하고 화장 거울도 부착되어 있네요.
욕실도 수직 샤워기와 부착식 샤워기를 모두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짐 풀고 전기요까지 가동한 뒤 아침 일찍부터 서두른 바람에 모자랐던 잠을 청했습니다. 온 몸을 노골노골하게 지지면서 6시까지 잘 잤네요.
저녁 6시가 되자 저녁 식사가 준비되었다며 내려오라고 객실로 전화가 옵니다. 일일이 다 전화를 걸어 주는 것 같습니다. 앞에서 1박에 40만 원이 넘는 가격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이 가격에는 조식 뿐 아니라 저녁 식사까지 포함된 겁니다. 호텔이 산 속 깊은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근처에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없기때문에 그렇게 책정한 것 같지만요. 그러니까 6인 가족이 묵으면서 저녁과 그 다음 날 아침까지 먹는 금액이라는거지요. 이 정도면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력을 회복하고 나서인지 몰라도 이제는 풍광이 눈에 잘 들어오네요. 다시 보니 굉장히 높은 산자락이 호텔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노르웨이에서 본 피요르드 협곡같은 풍경입니다.
리셉션이 있는 건물로 들어오면 중앙에 뷔페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어디나 토착민 고유의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나중에 보니 직원들도 모두 토착민들인 것 같더군요.
식당은 이런 모습입니다. 인테리어에 나무를 많이 사용했죠. 이건 식사를 마치고 사람들이 모두 빠져나간 뒤의 모습인데 제가 도착했을 땐 넓은 식당이 대만인들로 꽉 차 있었습니다. 당연히 외모로는 구분이 안 되기에 처음에는 중국인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대만인이더군요. 어떻게 알았냐면 아주 조용했거든요. :) 백인들도 가끔 보이기는 했지만 상대적으로 드문 편이었습니다.
음식은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채식 천국 대만답게 샐러드의 종류도 많은 편이었고요. 독특한 향이 나는 음료가 여러 종류 있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식당에도 토착민의 전통적 생활을 묘사한 나무 장식품이 여기저기 놓여 있습니다.
함께 간 반려인이 목기를 다루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예전 같았으면 그냥 무심코 지나쳤을 이런 그릇도 남다르게 보입니다. 이렇게 매끄럽게 다듬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을까요.
식당 한 켠에는 다소 거칠게 깎은 조각품들도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잘 모르겠지만 토착민들의 지난했던 삶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벽에는 각종 석재를 정교하게 채워 만든 작품도 눈에 띕니다. 굉장히 독특하네요.
숙소에서 식당으로 들어오는 입구에는 토착민들의 생활상을 찍은 사진들을 담은 대형 액자가 걸려 있습니다. 사진 촬영을 위해 일부러 분장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표정들이 참 편안하고 좋아보였습니다.
리셉션 한 켠에 마련된 기념품 상점에서 본 멧돼지 인형입니다. 귀여워서 잠깐 혹했지만 크기가 만만치 않아서 결국 사지는 않았습니다. 이 토착민 부족에게는 멧돼지가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는 동물 같더군요. 멧돼지와 관련된 상품, 조각품 등을 어디서나 볼 수 있었습니다.
식사 후 공연이 있다고 안내를 받아 식당을 나와 야외에 마련된 공연장으로 이동했습니다. 바깥이 어느새 캄캄해졌네요. 예쁜 조명으로 만든 트리를 배경으로 근처 교회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성가대가 캐롤을 불렀습니다. 분위기는 경건한 캐롤인데 흑인 성가대처럼 몸을 흔들고 율동을 하면서 부르는 것이 특이했습니다.
토착민의 전통 공연을 기대했기에 저희는 예의 상 한 두 곡만 듣고 숙소로 이동했습니다.
숙소로 가는 길에 본 나무로 만든 조각품. 투박한 게 오히려 보기 좋았습니다.
요건 그 다음 날 아침에 본 조명이 꺼진 트리입니다. 조명이 없어도 멋지죠?
숙소로 돌아와서는 씻고 여행 일지를 쓴 뒤 고단한 몸을 뜨끈뜨끈한 전기요에 맡긴 채 꿈나라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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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ke-up room 비용 : 200불(100 X 2)
* 타이루거 협곡으로 이동 시 편의점에서 산 주전부리 : 총 149불
: 275미리 밀크티 가격이 30불로 타이페이 보다 싸다는 제보가 있었음
* 뤼수이 점심 식사
: 쇠고기 커리, 채식 요리 등 912불(230 X 4)
* Leader Village Taroko Hotel 포터 수고비 : 100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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