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인 서경식 선생님은 1951년 일본 교토에서 태어난 재일조선인 2세로 와세다 대학 프랑스 문학과를 졸업한 후 2000년부터 도쿄 오케이자이대학 현대법학부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사실 서경식 선생님은 1971년 '재일교포학생 학원침투 간첩단사건'으로 체포된 후 1990년 출소할 때까지 거의 20년에 이르는 세월을 억울하게 옥살이한 서승 선생의 동생입니다. 이는 전에 포스팅한
'옥중 19년 : 사람의 마음은 쇠사슬로 묶을 수 없으리(1994)'에서 소개드린 바 있습니다. 서승 선생 말고도 작은 형인 서준식 선생도 옥중 고초를 겪었으니 참으로 기구한 운명의 수레를 밀고 간 형제들이 아닐 수 없지요. 그래서 서경식 선생님의 글은 어떤 것도 마음 편하게 읽을 수가 없습니다.
이 책은 2010년 4월 27일부터 2011년 8월 30일까지 문화웹진 '나비'에 연재한 에세이 33회분을 묶어 내놓은 것입니다. 내용은 서양 고전음악에 대한 것인데 단순한 음악 비평이 아니라 음악이라는 거울에 비친 저자 자신의 이야기입니다. 서양 고전음악에 대한 풍부한 지식 뿐 아니라 삶의 체험과 사유를 바탕으로 한 인문학적 성찰, 뛰어난 감수성이 곳곳에 풍부하게 묻어나서 서양 고전음악에 대해 문외한인, 저같은 일반인이 봐도 전혀 무리없는 책입니다.
물론 서양 고전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 즐겁게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1992년에 '나의 서양미술 순례'가 먼저 세상에 선을 보였는데 그 때는 서경식 선생님이 절망에 빠진 30대의 청년이었고 이 책은 예순 살이 되어버린 늙은 순례자의 입장에서 썼다고 하니 이 둘을 비교하며 읽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아서 온라인 서점 카트에 담아두었습니다.
교양을 쌓기 위한 단순한 지적 유희가 아니어서 더 좋았던 책, 나의 서양음악 순례, 추천합니다.
덧. 이 책은 국민 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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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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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영화
원래 부화뇌동하는 걸 아주 싫어해서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난리쳐도 굴하지 않고 느긋하게 천천히 보려고 했는데 결국 거의 막차 타듯이 봤습니다. 기왕 느즈막히 보는 거 돈을 좀 더 주더라도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보려고 했는데 2주일 전부터 예매를 해야 하니 이건 뭐...
결국 3D 디지털 극장에서 입체 안경쓰고 봤습니다. ㅠ.ㅠ
입체감이 신비롭기보다는 안경을 쓰지 않고 입체 안경을 쓰면 초점이 맞지 않는 것에 온통 마음이 상해서리... 평소에 눈 관리 좀 할 걸... 안구에 습기가... ㅠ.ㅠ
나비 행성인의 색깔인 푸른색이 민주당을 상징하고 영화의 메시지가 반전이기 때문에 공화당 지지자들이 관람 거부 운동을 했다는 이야기가 돌던데 영화를 보다보니 그렇게 생각할수도 있겠더군요.
사실 이 정도의 CG(무려 1페타바이트의 저장 공간이 사용되었다고 하죠. 무려 1백만 기가바이트라는 어마어마한 양. @.@)와 특수촬영기술(이모션 캡쳐 등)이 동원된 영화라면 대개는 클라이맥스 액션씬이 흥분되고 기대되는 법인데 아바타는 액션씬보다는 오히려 판도라 행성의 아름다운 자연과 나비 행성인들의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 더 가슴뛰게 만들더군요.
일부러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써도 영화를 보는 내내 백인들이 아메리카 원주민을 학살하던 그 당시의 잔혹상이 계속 오버랩되더군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지금까지 들고 나온 영화마다 항상 우리를 깜짝 놀라게 했는데 12년만에 선보이는 '아바타'도 역시나 기대를 져버리지 않네요.
연기면 연기, 특수효과면 효과, 각본이면 각본 뭐 하나 흠잡을 데가 없네요.
아쉬운 건 심금을 울리는 임팩트 있는 감동이 좀 부족하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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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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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mp3가 처음 세상에 등장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음반 시장의 몰락을 예언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그 예언이 맞았습니다. 2009년 9월 현재 많은 가수들이 디지털 싱글이 아닌 정규 앨범을 내는데 부담을 느끼고 휴대폰 벨소리나 싸이 미니홈피의 BGM 수익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MC몽의 이번 5집 발매는 정공법을 택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이 앨범은 벅스의 1개월 음악 상품권을 활용해 mp3로 다운받아 듣다가 좋은 곡이 많아서 아예 구매를 해 버렸습니다(저 같은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MC몽이 1년 동안 공을 많이 들였다고 하는데 좋은 곡들이 참 많습니다. 귀에 착착 휘감기는 멜로디도 그렇지만 가사를 거의 듣지 않는 제 귀에도 와닿는 곡들이 많아요. 1박 2일 찍으면서 고생을 많이 했을텐데도 음반 작업은 소홀히 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2번 트랙인 인디안 보이가 인종차별 문제로 도마에 올랐는데 MC몽이 알고 그랬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메리카 원주민보다는 인디안이라는 잘못된 용어에 익숙하니까요.
제가 이 앨범에서 특히 좋아하는 건 아래의 5곡입니다.
고 최진실씨의 추모곡인 4번 트랙 '진실은 천국에서라도(김희선 feat)', 5번 트랙 '나비효과(SG워너비 feat)', 6번 트랙 '사랑보다 아름다운 말(숙희 feat)', 10번 트랙 '죽도록 사랑해(조성모 feat)', 13번 트랙 'LUV D.N.A.(나비 feat)'
덧. 이 음반은 음반 크로싱 대상입니다.
덧2. 제가 믿는 분들이 MC몽에 대한 말씀을 주셔서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포스팅을 수정합니다. 역시 사람의 진면목을 파악하기란 정말로 어려운 것 같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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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씨네 21
올 2월에 이미 국내 개봉한 작품이지만 아는 분이 많지는 않을 겁니다. 2007년 칸 영화제 감독상에 이어 65회 골든글로브 최우수 감독상까지 수상한 작품이지만 이상할 정도로 소리 소문 없이 개봉했다가 조용히 내렸거든요.
이 영화는 프랑스의 유수 패션 잡지 '엘르'의 편집장이었던 Jean-Dominique Bauby의 실화를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잘 나가던 저명 인사가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뇌졸증으로 쓰러져 왼쪽 눈꺼풀만 움직일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 그에게 주어진 단 하나의 의사소통 창구인 눈꺼풀을 이용해 15개월 동안 20만번의 깜박임으로 '잠수복과 나비'라는, 130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쓰고 10일 뒤 눈을 감았지요.
우리는 너무나도 쉽게 다른 사람의 삶을 재단하곤 합니다. 남 부러울 것 없이 행복하던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눈꺼풀 하나만 움직일 수 있는 병신이 되었으니 죽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괴로울거라고,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라고 동정합니다.
하지만 모든 것은, 특히 행복은 절대적으로 상대적인 것이죠. 죽고 싶을 정도의 절망감을 이겨내고 잠수복을 벗어버리고 자신만의 나비를 찾는 과정이 자기 합리화의 결과물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우리가 마음대로 불행이라고 부를 권리따윈 없는 겁니다.
저는 비록 절망의 우물에서 건져 올린 한 조각의 희망이라고 하더라도 Jean-Dominique Bauby의 짧은 삶이 충분히 행복했을거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잠시였지만 그가 부러웠습니다.
그를 육체에 가둔 'locked-in syndrome'이 오히려 그의 영혼을 자유롭게 했다고 믿습니다.
과연 우리의 영혼은 우리의 생각만큼 자유로울까요?
덧. 저는 이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지금 살고 있는 자신의 삶을 고마워하고 열심히 살라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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