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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냥덕이 아니더라도 고양이와 함께 사는 집사라면 고양이에 대한 공부는 필수라고 할 수 있죠.
저도 그동안 고양이에 대한 책을 어지간히 읽어왔다고 생각하는데,
*
인기 고양이 도감 48(2005)
*
고양이에게 / 고양이가 왔다(2011)
*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고양이 100(2007)
*
인간 수컷은 필요 없어(2001)
*
파리에 간 고양이(2006)
*
고양이 질병사전(2009)
*
고양이 집사 자격 시험(2009)
*
내 고양이 오래 살게 하는 50가지 방법(2009)
*
나는 고양이로소이다(1905)
*
고양이 카프카의 고백(2010)
*
고양이가 원하는 고양이 기르기(2003)
*
고양이 탐구생활(2007)
*
듀이 : 세계를 감동시킨 고양이(2008)
*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2009)
*
고양이가 기가 막혀(2003)
꼽아보니 꽤 많네요. 이 중에 고양이에 대한 에세이도 있고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까지 포함되어 있으니 모든 책이 고양이 돌봄에 대한 책이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만 시중에 나와 있는 관련 책은 거의 대부분 읽거나 살펴봤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이런 제 노력을 허무하게 만든 책이 바로 이 책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오매불망 찾고 있었던 고양이 돌봄 책의 조건은 '고양이 전문 수의사' + '실제로 고양이를 기르고 있을 것' 조합인데 이 책 이전에도 그랬고 이후로도 이 조합을 충족하는 책을 아직까지 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고양이와 함께 살고 고양이를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된 지인에게 이 책을 처음 선물 받았을 때 디자인이 너무 소박(?)하여 자가 출판으로 낸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네이버의 반려동물 분야에서 파워블로거로 유명한 수의사 김병목 선생님이 쓴 책이더군요. 저자 사인판으로 받았습니다. ^^
감히 말씀드리지만
고양이 돌봄 분야에서 모든 책을 올킬할 수 있는 책입니다. 저처럼 멀리 돌아오실 필요 없이 이 책 한 권이면 됩니다. 그 정도로 꼼꼼하고 유익하며 재미있기까지 한 책입니다.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 1교시 : 데려온다
* 2교시 : 먹인다
* 3교시 : 생활한다
* 4교시 : 행동을 이해한다
* 5교시 : 가족을 늘린다
* 6교시 : 건강을 돌본다
보시는 것처럼 목차마저도 초등학생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입말로 썼습니다. 게다가 책 곳곳에 포진된 삽화, 만화, 사진들 덕분에 읽기에 편합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당연히 정확하면서도 방대한 정보량인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입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고양이 돌보기는 이 책 한 권으로 충분합니다.
수익금의 일부를 길고양이 돕는 일에 후원한다니 더욱 반가운 책이네요.
집사들께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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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 알러지
- 주된 원인은 고양이의 침과 피부의 피지(피부를 덮는 기름기 있는 분비물)
- 시베리안, 러시안 블루가 알러지를 덜 일으키는 품종으로 유명
- 수컷보다는 암컷이, 수컷도 중성화하면, 밝은 색 털의 고양이일수록 알러지를 덜 일으킴
* 빗질 후 목욕을 해 주면 털이 한결 잘 정리됨
* 고양이를 처음 키우거나, 집에 어린이나 웃어른이 있다면 성묘 입양을, 여건(시간, 비용, 공간)이 된다면 다자녀 입양을 추천
* 월덴지기가 몰랐던 용어
- 업둥이 : 길에서 데려온(업어온) 고양이
- 냥타쿠 : 고양이에 열중하는 열성 집사를 이르는 말
- 곤냥마마 : 기르는 고양이를 높여 부르는 말
- 채터링(chattering) : 사냥감에 관심을 보이며 "걀걀" 소리를 내는 것
* 고양이 입장에서 이동장은 크고 환기가 잘 되는 것이 좋음
* 고양이가 사용할 그릇은 먹을 때 고양이 수염이 닿지 않는, 깊지 않은 것이 좋음
* 고양이 빗
- 슬리커 : 촘촘하고 단단한 빗. 엉키고 뭉친 털을 풀 때 사용(장모용)
- 브러시 : 촘촘하지 않고 부드러운 빗. 결을 따라 털을 빗어줌(장모용)
- 쉐드브러시 : 느슨하거나 빠진 털을 제거하는 매우 촘촘한 빗(단모용)
* 고양이 샴푸
- 프루너스(고양이용) 추천
- 장모종은 컨디셔너도 써주면 좋음
- 목욕을 너무 싫어하면 드라이(파우더) 샴푸도 유용
- 사람 샴푸는 약산성이라서 중성인 고양이 피부에 사용하면 피부막이 자극을 받게 됨
* 고양이 칫솔
- 버박 C.E.T. 고양이용 칫솔과 치약 추천
* 집안 구조나 환경을 바꿀 땐 적응할 수 있게 조금씩 천천히
* 고양이가 절대로 먹으면 안 되는 식물
: 백합, 아젤리아, 디펜바키아, 까마중, 금낭화, 주목
* 고양이 이동하기
- 출발하기 2~3시간 전 소식(사료 5~10알 정도만 먹인다)하고 도착 후 바로 밥을 줌
- 천이나 수건으로 이동장을 덮으면 시야를 가려 불안함을 더는데 좋음
* 고양이가 음식을 고르는 기준
- 영양이 풍무해도 향기가 별로라면 먹지 않는다(냄새가 가장 중요)
- 작은 알갱이의 질감, 새로운 모양의 먹이를 반기는 편이다
- 체온에 가까운 따뜻한 음식을 선호한다
- 신맛, 조미료맛을 좋아한다.
* 고양이는 탄수화물 요구량이 없으므로 탄수화물 함량이 50% 이상인 건사료는 바람직하지 않다
* 주식캔과 간식캔의 차이
- 주식캔 : 대개 균일한 입자와 질감으로 되어 있음. 숟가락으로 뜨면 형체가 있지만 물에 넣으면 확 풀어짐
- 간식캔 : 살코기를 뭉쳐놓은 타입으로 되어 있음
* 비만의 위험
- 코숏이 비만의 위험이 큰 편
- 잡종이 순종에 비해 비만이 될 가능성이 큼(약 2배)
* 고양이 화장실
- 모래는 3~5cm로 채운다
- 고양이는 무향인 모래를 선호
* 고양이와 놀아주기
: 10~15분 정도로 하루 2회 정도 놀아주면 좋음
* 고양이 목욕
- 고양이는 앞발로 그루밍할 때 턱을 잘 닦지 않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턱 부위를 특히 꼼꼼히 씻어야 함
- 장모종이라면 컨디셔너를 사용하면 좋은데 털을 부드럽게 해서 털뭉침을 줄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
* 고양이 임신 관련
- 임신 및 수유중인 암고양이를 영어로 'Queen'이라고 부름
- 가장 흔히 사용하는 심장사상충 예방약인 레볼루션과 외부 기생충 예방약인 프론트라인은 임신 또는 수유 중인 고양이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음
- 임신한 고양이에게는 영양제 추가없이, 평소에 먹이던 좋은 사료를 충분히 먹이는 것이 가장 좋음
* 길고양이 돌보기
- 야행성이 유지되도록 해가 저문 후에 먹이를 준다
- 쉼터를 마련할 때는 짚이나 톱밥으로 깔개를 마련해 준다. 담요 수건 등은 젖으면 곰팡이가 생기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음
* 정기검진
- 예방학적으로 일년에 두 번 정도 동물병원에 내원하는 것을 권고
- 방문 전 전화로 미리 예약하고 할큄에 대비하여 하루 전에 발톱을 깎아주면 좋다
- 입속 건강 점검은 필수 : 치과 질환은 매우 흔하며 특히 4~6세가 되면 더욱 심해짐
* 고양이 치과질환
- 잇몸에는 혈관이 매우 발달되어 있어 입 속에서 증식한 세균이 잇몸혈관을 타고 심장, 신장 등 내부장기를 감염시킬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 사람은 충치가 많고, 고양이와 개는 치주질환이 많다
* 응급 상황
- 고양이가 감전되었을 때는 사고 후 건강해 보이더라도 꼭 내원해야 한다. 페에 물이 차는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
- 일사병의 경우 얼음으로 직접 몸을 적시면 오히려 좋지 않다. 혈관이 수축하여 열 발산이 감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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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어 통시통역가이자 번역가인 고 요네하라 마리 선생의 '인간 수컷은 필요 없어(ヒトのオスは飼わないの?, 2001)'를 북 크로싱합니다.
나쓰메 소세키 선생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1905)'와 같은 책을 기대했는데 전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대체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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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어 동시통역사이자 번역가인 고 요네하라 마리 선생이 쓴 책입니다. 나쓰메 소세키 선생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1905)'와 비슷한 책을 기대하고 구입했으나 소설은 아니었고 오히려 이우일 만화가의
'고양이 카프카의 고백(2010)'에 가깝더군요.
1998년에 이 책을 위한 첫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고양이 6마리, 개 1마리, 사람 2명으로 시작한 가족 구성이 후기를 쓸 때쯤인 2000년 말에는 고양이 5마리, 개 2마리, 사람 2명으로 바뀌었네요.
요네하라 마리는 평생 독신으로 살았는데 이 책에는 그녀가 2006년 5월 난소암으로 유명을 달리할 때까지 함께 살았던 고양이와 개들과의 인연이 담겨 있습니다. 주로 유기묘와 유기견을 데려오지만 모스크바에서 입양을 해 온 페르시안 블루 고양이 두 마리의 사연도 있습니다. 요절복통 반려동물 일기라고 할 수 있지요.
처음에는 공감하며 읽기 시작했지만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하더군요. 저자 말마따나 관련 서적을 엄청나게 탐독했다면서 이 사람은 보통 덤벙대는게 아닙니다. 반려동물 때문에 생기는 문제처럼 보이는 90% 이상이 사실은 저자의 잘못이고 그 때문에 오히려 반려동물들의 고생이 말이 아닙니다. 통역일을 하러 갔다가 너무 귀여워서 충동적으로 고양이를 데려왔는데 집에 도착해보니 단기간이기는 하지만 함께 살고 있던 고모는 고양이를 끔찍하게 싫어하는 사람이고 차일피일 중성화 수술을 미루다 암컷 고양이가 덜컥 임신을 하지 않나, 고양이들이 겨우 집에 적응했는데 유기견을 데려오지를 않나(개 때문에 고양이들이 좋아하던 마당 산책을 못 나가게 됩니다), 러시아에서 충동적으로 입양해서 데려온 새끼 고양이들 때문에 결국 원래 있던 고양이 한 마리가 가출했다가 겨우 돌아왔고 이후 성격도 변합니다. 입양한 유기견 겐은 천둥을 무서워하는 특징이 있는데 그걸 알면서도 밤새 번역일을 손에서 놓지 못하다가 결국 공황 상태에 빠져 뛰쳐나가 버린 겐을 영영 잃어버리게 됩니다. 제가 볼 때 이 사람은 반려동물을 키울 자세가 안 된 사람이에요. 경제력만 있으면 뭐 합니까? 게다가 결과가 좋았으니(좋기는 개뿔~) 다 좋은거라는 자기 합리화의 귀재입니다.
게다가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니나라는 러시아 애묘가 협회 회장이라는 사람이 등장하는데 이 사람은 무려 고양이와 대화를 나누는 사람입니다. 그냥 교감하는 게 아니라 온 동네의 고양이들과 야옹 니야옹 거리면서 대화를 나누고 무슨 대화를 나누었는지 저자에게 들려줍니다. 자기가 말하지도 않은 정보를 니나가 알아냈다고 호들갑을 떨며 놀라는 꼴이라니.... 일기에서 시작해서 에세이로 가다가 결국 심령 SF로 빠지네요;;;
즐겁게 읽기 시작했다가 떨떠름하게 끝난 독서에서 제가 제일 궁금한 건 2006년에 저자가 작고한 이후에 남은 반려동물들은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입니다. 저자의 어머니는 당시부터 이미 치매에 걸려 있어 자기 앞가림도 못하는 분이었고 당사자는 평생 독신이었으니 이들을 돌봐줄 사람이 주변에 없습니다. 게다가 그나마 가깝게 지내던 이웃들은 모두 이미 엄청난 수의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 뿐이어서 남은 반려동물들을 더 데려갈 수가 없었거든요. 혹시라도 보호소에 넘겨져 안락사 당하지는 않았는지 엄청 걱정되더군요. 이 책에 나오는 저자의 덤벙거리는 성격을 보면 사후 이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 안 해놨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수준입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지 않는 분이라면 재미난 책 한 권 읽는다고 가볍게 넘어갈 수 있으나 고양이나 개와 함께 살고 있는 반려인이라면 혈압이 올라 뒷목을 잡게 될 가능성이 있으니 북 크로싱 신청할 때 신중하시기 바랍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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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한국인 최초로 도쿄 대학 정교수가 된 강상중 교수가 쓴 에세이입니다.
저자는 청년 시절 재일 교포 2세로 살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다 1972년 한국 방문을 계기로 정체성 문제에 대한 답을 알아내면서 일본 이름을 버리고 강상중이라는 본명을 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 치열한 고민 속에서 삶의 돌파구를 찾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고민하는 힘을 알리는 이 책을 썼습니다.
하지만 평생 디아스포라의 삶을 살았던 사람이었는데도 치열한 고민의 끝이 결국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만 가능한 자아(자아라는 것은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만 성립하기 때문입니다. 즉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만 '나'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다는 말이지요. - 39p, 확실하게 말하면 타자를 배제한 자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 41p), 사회 속에서 존재하는 의미를 찾기 위해 일하는 인간을 찾는다고 주장하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공감이 가지도 않고 읽으면서 계속 측은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온전히 자신을 바로 세우지 못하고 결국은 경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관계망에 들어가는 것으로 타협한 것 같은 찝찝함을 느끼게 만들더군요. 게다가 후반부에는 노령화 사회의 일본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나이 들어가는 자신을 그대로 수용하기 어려운 것인지 '늙어서 최강이 되라'와 같은 다소 보기 민망한 장으로 책을 마감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이 장은 안 쓰느니만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누구인가?', '돈이 세계의 전부인가?', '제대로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 '청춘은 아름다운가?', '믿는 사람은 구원받을 수 있을까?', '무엇을 위해 일을 하는가?', '변하지 않는 사랑이 있을까?', '왜 죽어서는 안 되는 것일까?'와 같은 제목처럼 그야말로 굵직굵직한 인생의 화두들을 던지고 있지만 그에 대한 저자의 해답은 별로 참신하지도 않고 감동적이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나쓰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의 저작을 일별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나간 시도가 신선했고 말미에 제시한 연보와 나쓰메 소세키의 저작 소개가 되레 유익했습니다.
그처럼 치열한 고민의 결과가 타인과 타인에 대한 배려가 가장 중요하다는 깨달음이라면 저는 그런 깨달음은 거부하겠습니다.
별로 추천드리기 어려운 책이네요.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강상중 교수의 내한 강연 동영상도 함께 크로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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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중,
고민하는 힘,
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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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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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한 박한 평가는 어디까지나 이 책을 제대로 이해 못한 제 지적 능력의 부족에 대한 것이라는 점을 우선 밝혀 둡니다.
일찌기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일독하는데 실패한터라 '인문학계의
무라카미 하루키사카모토 류이치(트친님의 지적을 받고 이게 더 적절한 것 같아서 수정~)'로 불리는 가라타니 고진의 대표작인 이 책의 득을 좀 보려는 불손한 마음을 품고 독서를 시작했는데 제 사유의 얄팍함만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그래도 끝까지 읽기는 읽었습니다!)
1970년대 일본의 신좌익 운동이 극적으로 붕괴되어 마르크스에 대한 회의론이 넘실대던 그 당시 마르크스를 새롭게 해석한 가라타니 고진의 시도 자체도 대단하지만 마르크스에서 '아직 사유되지 않은 것'을 가능성의 중심에 두고 해석해 나간 노력도 대단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공황'을 정책 실패로 야기된 예외적인 비상사태에 불과하다고 본 고전 경제학에 맞서 오히려 공황을 자본제경제의 고유한 측면으로 본 정신분석적 접근이 참신하다고 느꼈습니다.
또 하나 계급이 단지 경제적인 공통점만으로 성립하지 못하고 당파나 담론을 통해서만 계급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 또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더군요. 그러니 계급은 사실로서 있는 것이 아니라 해독되어야 할 것으로 존재하겠지요.
저처럼 마르크스의 저작을 제대로 읽어보지 못한 분들에게는 추천드리지 못하겠습니다. 저처럼 헤매실 것이 분명하니까요. 최소한 자본론 정도는 일독한 분들만 도전하세요. ㅠㅜ
덧. 투정아닌 투정을 좀 부려보자면 제가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되었던 마르크스에 대한 내용은 이 책의 절반이 안 되는 120페이지에서 끝납니다. 나머지는 '역사에 대하여 - 다케다 다이준', '계급에 대하여 - 나쓰메 소세키론I', '문학에 대하여 - 나쓰메 소세키론II' 등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닙니까(책 한 권이 몽땅 마르크스 이야기였다고 해도 어차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겁니다만;;;;)?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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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묘인들의 필독서(?)로 널리 알려진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1905)'를 북 크로싱합니다.
고양이를 화자로 해서 인간 사회를 통렬하게 풍자한 소설류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옛 문체의 생경함을 극복할 수 있는 분이라면 즐겁게 읽으실 수 있을겁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참고하세요.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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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는 일본의 셰익스피어라고 불릴 정도의 존재감을 가진 거장입니다. 1,000엔짜리 지폐에 떡하니 얼굴이 박혀 있는 것을 보면 일본에서 어느 정도의 대접을 받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겠지요.
일본의 국민 작가 중 한 사람인 나쓰메 소세키는 일본 문부성의 국비 장학생 1호로 영국에 유학을 다녀올 정도의 수재였는데 그의 재능을 신이 질투했는지 인생이 그리 평탄하지는 않았습니다. 교직에 계속 몸을 담지도 못했고 결혼 생활도 불행했으며 다양한 지병으로 고생을 했지요. 끝내는 49세의 창창한 나이에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나쓰메 소세키의 처녀작이자 데뷔작이라고 할 수 있는 책으로 고양이를 화자로 해서 인간 사회를 통렬하게 풍자한, 해학이 넘치는 작품입니다. 읽다보면 온통 인간을 비판한 내용인데도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더군요. ^^
고양이와 함께 사는(저는 고양이를 키운다는 표현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에게 필독서로 알려진 책이기도 하고 이 책을 토대로 해서 고양이의 시선으로 인간을 바라보는 책들이 많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일전에 소개한
'고양이 카프카의 고백'을 쓴 만화가 이우일도 이 작품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힌 바 있죠.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여러가지 번역본이 나와 있지만 개인적으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많이 번역한 유유정씨의 번역체가 마음에 들어 문학과 사상사의 책을 구입했습니다.
나쓰메 소세키의 재기 발랄하면서도 유려한 문체를 감상하는 맛은 확실히 좋았지만 일단 옛체로 씌여 있기 때문인지 이해가 쉽지 않아 상당히 애를 먹었습니다. 게다가 분량도 500페이지가 넘다 보니 속도가 영 나지 않더군요.
모름지기 소설이라는 것이 고민하면서 읽는 책은 아닐텐데 진도가 나가지 않으니 나중에는 동력이 떨어져서 힘이 들더군요. 일본 고전 문학의 문체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각오를 좀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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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는 일본의 셰익스피어라고 불릴 정도로 필력을 인정받는 국민작가입니다. 천엔짜리 지폐에 등장할 정도의 존재감을 가진 인물이죠.
1905년에 발표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로 일약 스타 작가가 되었으며 이후 10여 년 동안 일본 근대문학사에 큰 획을 긋는 훌륭한 작품을 많이 남겼습니다.
이 책에는 주로 장편을 집필했던 나쓰메 소세키로서는 다소 드문 여섯 편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그 중 '런던탑', '칼라일 박물관', '취미의 유전'은 직업 작가가 되기 이전의 초기 작품들이고, '문조', '꿈 열 밤', '긴 봄날의 소품'은 중기의 작품들입니다.
나쓰메 소세키는 다양한 주제를 다양한 문체로 구사하는 것으로 유명한 작가인데 바로 이 책에 실린 여섯 편의 단편에서 본인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습니다.
번역자인 김정숙 선생이 소세키 문학 전공자이기 때문에 소세키만의 문체가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잘 번역한 것 같고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구입을 해 놓고도 아직 못 읽고 있는데 우연한 기회에 이 책을 먼저 읽게 되었습니다.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 세계를 먼저 맛보기한다는 의미를 두고 읽었는데 다 읽고 나니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도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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