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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저는 세상에서 우리나라 사람만큼 불쌍한 사람들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부지런하고 성실하고 모든 일에 열심인데도 노는 법을 잊어버린 민족이기 때문입니다. 일하고 또 일하고, 휴가를 받아서 놀러가서도 일을 생각하는, 일 중독의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입니다. 일이 없으면 불안하고 존재감을 상실한 것 같은 두려움에 떠는 불쌍한 민족입니다. 옛날에는 이러지 않았잖아요. 풍류를 알고 즐거움을 알고 그야말로 노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민족이었는데...
여행을 많이 다녀본 것은 아니지만 제가 만나본 세계의 사람들은 얼굴색이 어떻든, 얼마나 잘 살든 간에 상관 없이 하나같이 삶의 즐거움이 몸에 배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일에 찌들어 살고 있습니다. 아마 일과 돈만 뺏으면 자살해 버릴 사람들이 부지기수일겁니다.
여러분은 '논다'는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부적응', '실패자', '백수'처럼 부정적인 단어가 먼저 떠오르시나요? 아니면 '즐거움', '재미', '기쁨', '활력'과 같은 긍정적인 단어가 먼저 떠오르시나요? 저는 단연코 후자에 가깝습니다. 경제적인 여건만 되면 저는 평생 놀고 싶습니다. 놀거리도 많아요. ^^
저는 중학교에 올라가기 전까지 매일 학교에서 돌아오면 가방만 던져놓고는 해가 뉘엿뉘엿 질 때까지 먼지를 뒤집어쓰면서 놀러 다녔습니다. 서울에 살았는데도 동네 형들과 함께 뒷산으로 칡을 캐러 다녔고 싸리나무를 일정하게 꺾은 뒤 패를 갈라 칼싸움을 했으며 비석치기,
나이 먹기, 딱지치기 등을 하면서 시간가는 줄을 모르고 놀았습니다. 보통 때에는 다방구, 짬뽕(짬뽕공을 갖고 하는 손야구)을 하면서 놀았고 겨울에는 매일 눈싸움을 하면서 놀았습니다. 배고픈 시절(?)이었지만 근심 걱정이 없었습니다. 언제나 즐거운 놀거리가 있었으니까요. 꼬붕도 했고 동네 골목대장도 해 봤습니다. 제 사회 기술과 리더십, 조직화 능력, 상대방의 감정을 읽는 능력,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는 창의력은 지금 생각해 보면 이 때 모두 형성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스튜어트 브라운 박사는 정신과 의사로 평생을 놀이 연구에 매달려 온 사람입니다. 그는 몇 달을 굶은 흰곰이 식욕을 누르고 썰매개와 노는 모습, 1966년 텍사스 대학교의 무차별 학살자였던 찰스 휘트먼이 평생 놀이에서 격리된 삶을 살았다는 점 등에 착안해 놀이 연구를 시작했고 그 결과로 현대인의 행복과 성공이 놀이에 달려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 사람입니다. 개인적으로 100% 동의합니다.
이 책에는 놀이가 단순히 시간 때우기가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기술을 익히기 위해 필요한 절대적인 연습이며, 창의력의 원천이며,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라는 주장을 아주 설득력있게 하고 있습니다.
놀이를 멈추게 되면 행동은 고정되고 새로운 것과 색다른 것에 관심이 없어집니다. 그러니 당연히 주변 세계에서 즐거움을 얻을 기회도 점점 더 줄어들게 되죠. 일찌기 아이작 아시모프도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과학에서 가장 흥미로운 말이자 새로운 발견을 예고하는 말은 '유레카!'가 아니라 '재미있는데?'라고요.
놀이는 그 자체가 목적이고, 누가 시킨 것이 아니라 자발적인 것입니다. 고유의 매력이 있으며 놀이를 하다보면 시간 개념에서 자유로워지고 자의식이 줄어듭니다. 언제든 즉흥적으로 바꿀 수 있고 한번 빠지면 계속 하고 싶어지죠. 이것이 놀이의 특징입니다.
그렇다면 어른이 된 우리는, 놀이를 잊어버린 우리는 어떻게 다시 '놀 수' 있을까요. 브라운 박사는 다음과 같은 7가지 조언을 하고 있습니다.
1) 자신의 놀이 역사를 정리해보자.2) 자신을 놀이에 노출시키자.3) 자신에게 놀이를 허락하고, 초보자가 되는 것을 두려워 말자.4) 항상 재미있는 일만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자.5) 몸을 움직이자. <- 요거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6) 두려움을 떨쳐내자.7) 놀이에 양분을 공급하자.
개인적으로 올해 읽은 심리학 관련 책 중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재미도 있고요.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옛날에 하고 놀았던 놀이들을 떠올리면서 행복했습니다. 언젠가 사람들과 엠티라도 가게 되면 나이 먹기를 다시 해 보고 싶습니다. ^^
놀이를 통해 행복해지고 싶은 모든 분들께 추천합니다. 이 책은 월덴지기의 강력 추천작입니다.
덧. 이 책은 흐름 출판에서 제게 선물한 책입니다. 이 소개글을 작성하는데 있어 아무런 사전 교감도 없었고 댓가도 받지 않았습니다. 제가 책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 선물한 것 뿐입니다. 100% 순수한 의도로 작성했다고 자부합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흐름 출판에서 선물로 받은 책들에 대해 별로라는 소개글만 올리다가 모처럼 호평을 하게 되니 마음이 좀 가벼워지기는 합니다. 모처럼 대박을 치시겠네요. ^^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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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4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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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먹기'는 제가 어렸을 때 자주 하던 놀이로 제가 살던 곳에서는 한 때 아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답니다. 동네 아이들이 틈만 나면 나와서 이 놀이를 하고 놀았죠. 해지는 줄도 모르고 놀다가 부모에게 끌려가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 이 놀이가 의외로 중독성이 있거든요.
그런데 의외로 재미난 이 놀이를 모르는 분들이 많더군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정리도 할 겸 포스팅을 해 보려고 합니다.
* 준비물 : 없음. 완전 맨몸 놀이
* 필요한 인원 수 :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만 일단 6명(한 팀 3명 정도)이면 시작할 수 있음.
* 장소
: 넓은 장소가 좋지만 어느 정도 공간이 확보된다면 골목길에서도 재미나게 할 수 있음. 광장과 같이 사방이 트인 공간에서 하려면 상당히 많은 수의 사람이 필요. (이유는 아래에서 설명)
* 놀이의 목적
: 목표하는 나이에 도달하는 것(보통 한 팀의 인원 수 곱하기 100을 목표 나이로 설정. 예를 들어 5명이면 한 편이 500살을 먼저 먹으면 끝남)
* 규칙
: 자신의 나이를 속이지 않는 것.
* 하는 방법
1. 상대편과 적당한 거리를 두고 '본부(base)'를 정한다. 넓은 광장이라면 가로등이나 가로수를 본부로 정하고 골목길이면 전봇대를 본부로 정한다.
2. 처음 시작하면 모든 사람은 0 살이다.
3. 나이를 먹는 방법은 3가지가 있다.
1) 자신과 동일한 나이를 찾아서 부른다. 상대방이 호응하면 상대방과 만나 손바닥을 친 후 가위바위보를 한다. 이긴 사람만 5살을 먹는다. 이 때 가위바위보를 하겠다고 호응한 두 사람을 어느 쪽 편에서도 공격할 수 없다.
2) 나보다 나이가 어린 상대방을 공격해서 터치하면 5살을 먹는다.
3) 상대방 본부를 터치하면 10살을 먹는다. 따라서 본부가 너무 트인 공간에 있으면 방어를 위해 많은 사람이 필요하다.
4. 가위바위보를 했거나 상대방을 터치했거나 혹은 터치 당했을 경우에는 자기 편 본부를 터치하고 와야 한다. 일종의 배터리 충전 개념.
5. 우리 편 본부에 몸이 닿은 상태에서 터치하면(이 경우 주로 발로 터치함) 아무리 나이가 많은 상대편이라도 이긴다. 그래서 보통 나이가 가장 어린 사람이 본부를 지킨다. 방어하면서 나이를 쏠쏠히 먹을 수도 있기 때문
6. 상대편이 우리 본부를 공격할 때 본부에 손을 대고 있는 우리 편의 손을 잡고 상대편을 터치하면 두 명이 각각 5살 씩 먹는다. 당연히 상대편은 충전을 위해 자기 편 본부에 다녀와야 한다.
7. 몸이 닿은 상태에서는 닿아 있는 우리편 모두의 나이가 합산된 것으로 간주된다. 즉 80살인 내가 20살인 우리 편의 손을 잡고 다니면 100살인 것과 같다. 이 때 40살, 20살인 상대편 두 사람이 손을 잡고 다니는 것을 공격하여 터치하면 100살이 60살을 이기므로 우리가 나이를 먹는데 이 때 인 당 5살씩 먹는다. 따라서 나와 우리 편이 모두 10살씩 먹는다. 고로 최대한 많은 우리 편이 최대한 많은 상대편을 한꺼번에 터치해서 이겨야 많은 나이를 한꺼번에 먹을 수 있다.
8. 만약 우리 편 3명과 상대편 4명의 합산 나이가 똑같을 때 가위바위보를 하기로 동의했다면 우리 편 3명은 각각 4번의 가위바위보를 해야 한다. 이기는 숫자에 5살을 곱한 나이를 먹게 된다. 최대 20살
9. 나만 무조건 나이를 많이 먹으면 좋은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나는 나이가 많기 때문에 기동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다른 우리 편은 본부 주위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기 때문에(나이가 어리기 때문) 오히려 나만 상대편의 합동 공격의 표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나이가 어린 우리 편을 적절히 데리고 다니면서 가위바위보 기회를 주거나 상대편을 공격해서 같이 나이를 적절히 먹어야 한다.
이 놀이의 장점은 한 두 가지가 아닌데 우선은 '다방구'처럼 온통 뛰어노는 놀이라서 몸이 건강해 질 수 밖에 없습니다. 순발력은 확실히 길러지고요. 게다가 내 나이와 상대편의 나이를 합해서 빼고 하는 작업을 빠른 속도로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암산 능력과 주의 집중력이 길러질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이 놀이는 협동 정신도 요구되기 때문에 요즈음처럼 이기주의자인 아이들에게 더 할 나위없이 좋은 놀이입니다.
대학교에 다닐 때 한번 해 본 적이 있는데 나이를 먹어도 재미가 있더군요. ^^;;;;
한번 해 보세요. 재미를 보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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