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페루 여행 중 처음으로 하루 종일 길에서 보내는 날이라 새벽부터 부지런히 움직였습니다.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샤워하고 짐을 싸서 문 앞에 내놓고 5시 50분에 식당으로 내려갔습니다. 6시 30분에 떠난다고 해서 말이죠;;;;
그래도 부지런히 아침을 먹고 나니 잠시 짬이 나서 호텔 근처를 산책했습니다. 아침 6시인데도 해가 떴는지 환합니다. 사진만 보면 저녁 무렵 같네요. 떠오르는 햇빛에 시내가 군데군데 황금빛으로 물들었습니다.
일행을 기다리면서 호텔 간판을 찍었습니다. 로고가 토속적이어서 그런지 친근하네요.
버스 정류장에 장식되어 있는 나즈카 문양도 그리울 것 같습니다. 안녕 나즈카여~
오늘 하루종일 신세 질 메뚜기 버스입니다. 잘 부탁합니다~
정확히 새벽 6시 30분에 출발했고 1시간 쯤 달린 후 잠시 멈췄습니다. 그냥 잠시 쉬는 줄 알았는데 보여줄 게 있다고 다 내리라네요.
멋진 풍광이긴 한데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아주 많이 추웠습니다. 하루종일 차 안에서 보낼 줄 알고 가벼운 복장에 양말도 안 신고 아쿠아 슈즈만 신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결국 오래 버티지 못하고 따뜻한 차 안으로 철수했죠. 스타워즈 영화에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풍경이었지만요.
계곡을 떠나자 곧 해안가 도로가 시작되는데 그 때는 몰랐지만 거의 3시간 가까이 이런 아찔한 풍광이 펼쳐집니다.
나즈카에서 아레끼빠로 갈 때 차량을 이용하실 분들은 반드시 오른쪽 창가 좌석에 앉으셔야 합니다. 왼쪽에 앉으시면 후회하실거에요. 저는 운이 좋아서 내내 이런 풍광을 보며 갔습니다.
도로에 경계석조차 없는 곳이 많습니다. 아스팔트 포장 바로 밖은 보시는 것처럼 그냥 흙더미가 쌓여 있고 그 옆이 바다입니다. 푸른 바다에서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가 부서져서 만드는 하얀 포말만 넋놓고 바라봐도 좋은 풍경입니다.
차량이 절벽에 바짝 붙어서 이동하기 때문에 나이트 버스 이용은 추천하지 못하겠습니다. 10시간 넘게 타야 하는데 졸음 운전이라고 하면 생각하기도 싫습니다. 너무 위험해요.
이런 도로가 대부분이에요. 보는 건 멋지지만 사실 좀 아찔합니다. 실제로 도로 곳곳의 사고 장소마다 추모 사당이 많이 세워져 있습니다.
중간에 도로 공사를 크게 하는 구간이 있어서 꽤 오래 정차했습니다. 아무래도 시간이 걸릴 것 같으니 동네 구경도 하고 몸도 풀라고 해서 버스에서 내렸죠. 나중에 보니 한 40분 정도 머물렀던 것 같네요.
도로 양 쪽으로 운전자나 여행자들을 위한 작은 식당만 몇 개 있는 시골 마을이었는데요.
저쪽에 바다가 보이길래 한번 가보기로 했습니다. 사람이 사는 것 같기는 한데 뭔가 쇠락한 느낌을 주는 동네였습니다.
나뭇잎 하나 달리지 않은 나무에 작은 새 한 마리가 앉아서 날개를 쉬고 있습니다.
하늘을 보니 콘도르가 날고 있던데 그래서 새들이 날지 못하고 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리마에서도 느꼈지만 페루의 집들은 배색이 참 강렬합니다. 붉은색과 노란색, 파란색을 많이 사용해요.
어떤 이유인지 포장 도로가 끊겨 있습니다. 처음에는 활주로인 줄 알았는데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원래 도로가 지나갔어야 할 곳이 커다란 공터로 남았습니다. 저쪽에 바다가 보이네요.
뒤를 돌아보면 리마에서 본 것과 비슷한 민둥산이 있고 산 아랫자락에 빈민촌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황량한 빈민촌을 뒤로 하고 광활한 푸른 바다를 마주 하고 서 있으니 현실감이 없더군요. 이상한 세상에 떨어진 느낌이었습니다.
현지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삼발이 택시입니다. 사고가 나면 크게 다칠 것 같기는 하지만 나름 귀엽습니다. 좁은 골목길을 오가는데 안성마춤이겠지요.
정체가 풀려 출발했습니다. 밀린 화물차들이 많아 추월하느라고 곡예 운전을 하더군요. 시간에 맞춰 도착해야 하니 그런 것 같습니다.
1시간 정도 더 달려 잠시 멈추었는데 페루에 몇 개 안 되는 올리브 주산지 근처라고 합니다. 화장실도 가고 올리브 시식도 하면서 잠시 쉬었습니다. 페루 올리브는 모두 유기농이고 열매가 크고 실한데다 맛을 보니 훌륭하기에
올리브 페스토, 올리브 피클하고 호기심에 코카잎, 코카 사탕도 몇 개 샀습니다. 다 해서 24솔 밖에 안 되네요. 정말 착한 가격입니다.
페루 가시는 분들은 올리브도 꼭 사오세요.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특히 칠리를 갈아넣은 올리브 페스토를 강추합니다.
코카차를 우리는 걸 옆에서 보니 적당량의 설탕을 넣어야 떫지 않고 맛있더군요. 여기서 코카차 티백을 좀 샀는데 집에서 마실 때 설탕을 좀 넣어봐야겠습니다.
아직 여행 초반이지만 가이드 Cheo가 센스가 있다고 느껴지는 이유가 휴게소나 식당을 들를 때마다 화장실에 가 보면 깨끗하고 관리가 잘 되어 있어요. 저는 화장실이 더러우면 기분이 쉽게 상하는 타입이라서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또 다시 길을 달렸습니다. 해안 도로를 벗어나니 갑자기 풍광이 바뀝니다. 사진의 건너편이 그동안 버스가 달려온 곳인데 안쪽으로 갑자기 강이 흐르고 농작물이 자라는 지역이 나오네요. 깜놀~
지나온 지역은 황량한 산악 지역인데 이쪽은 무슨 곡창 지대처럼 밭도 보이고 강물도 흐르네요.
푸른 녹음과 건너편 황량한 산이 대조를 이뤄 상당히 생경해 보입니다.
늦은 점심은 El Oasis라는 뷔페식 식당에서 먹었습니다. 구색은 잘 갖추었지만 역시나 저희가 먹을 음식 종류가 많지 않습니다. 그래도 샐러드, 채소 볶음, 감자가 있어서 배를 채울 수는 있었죠. 그냥 평범한 외관과 달리 화장실이 너무나 깨끗한 게 인상적이었고 귀여운 고양이가 있어서 호감도가 급상승했습니다. 닭고기를 일부러 덜어와 나눠줬습니다(밥 먹이느라고 사진을 못 찍었는지 아무리 찾아봐도 냥이 사진이 없습니다. ㅠ.ㅠ).
점심을 먹고 나오는데 식당 입구에서 현지 아낙들이 수공예 인형을 적극적으로 팔고 있습니다. 1개에 15솔이라는데 저는 별로 끌리지 않아서 사지 않았는데 역시나 저희 일행 중 할머니들은 하나씩 사줍니다. 정이 많은 분들이에요.
그동안 번갈아 운전을 해 오신 드라이버 두 분이 여기까지만 함께 한다고 해서 일행들이 수고비를 거둬서 드리고 감사를 표했습니다.
이후로 몇 차례 휴게소에 섰던 것 같은데 반려인의 화장실 사용료 때문에 주머니의 동전을 찾느라고 잠시 깼던 걸 제외하고는 계속 잤습니다. 새벽부터 이동해서 꽤 피곤했나 봅니다.
이후로도 2시간을 더 달려 저녁 7시 30분이 다 되어 아레끼빠에 입성했습니다. 도로 정체 때문에 기다렸던 시간을 빼더라도 거의 12시간을 달린거더군요. 거리 상으로는 나즈카에서 아레끼빠까지 420km 정도 되는데 제한 속도에 맞춰 이동하다보니 시간이 많이 걸린거지요.
나즈카에서와 마찬가지로 아레끼빠에서도 Casa Andina 체인 호텔에 묵었습니다. 시설이 아주 흡사하네요. 다만 나즈카에서와 달리 엘리베이터가 있어서 짐을 편하게 옮길 수 있습니다.
늦은 시간에 도착했기 때문에 내일 일정만 듣고 곧바로 해산했고
아레끼빠부터는 고산 지역이기 때문에 Cheo에게 부탁해 고산병 치료제인 다이아막스를 사다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타이레놀을 갖고 오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예방 차원에서 먹어두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아레끼빠에서는 10정에 17솔 가격으로 구할 수 있습니다.
하루종일 차를 타고 오느라 피곤하기도 해서 식당에서 텀블러에 뜨거운 물을 얻어다가 미소 된장국을 풀고 코카차와 과일로 간단히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닫기* 올리브 구입
: 올리브 페스토, 코카차 티백, 코카 사탕 = 24솔
* El Oasis 점심
: 콜라 추가 5솔
* 드라이버 수고비
: 100 X 2 = 200솔
* 휴게소 이용료
- 화장실 이용료 1솔
- 잉카 콜라 2.5솔
* 다이아막스 10정 : 17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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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점심식사 후 숙소로 돌아올 줄로 알고 옷과 짐을 가볍게 챙겨왔는데 중간에 여성 local 가이드를 태우더니 곧바로 Pre-Inca 유적으로 향하더군요.
유적으로 가는 길에 잠시 차가 섰을 때 길 위로 삐죽하니 나와 있는 걸 보고 Cheo에게 저게 뭐냐고 물어보니 땅에 구멍을 파고 사는 올빼미(가족)라고 합니다. 망원렌즈를 갖고 갔으면 당겨서 찍었을텐데 아쉽네요. 아이폰으로는 최대 당겨도 이게 최선입니다. ㅠ.ㅠ
Pre-Inca 유적에 도착했습니다. 안내판을 보니 입장료는 8솔이네요. 물론 저희는 프로그램 안에 포함되어 있지만요. 꽤 넓은 구역에 있는데 생각보다 보존 상태가 후덜덜합니다.
이 지역은 비가 내리지 않기 때문에 길도 포장할 필요가 없고 그냥 방문객이 지나다닐 수 있는 길을 돌을 쌓아서 만들어 놨고 각 유적(사실은 무덤)마다 햇빛을 피할 수 있는 간단한 지붕을 올린 게 끝입니다;;;;
원래 형태를 그대로 보존하겠다는 취지는 좋은데 문제는 무덤에 안장되어 있던 미이라까지 그대로 놔 둔겁니다.
저 미이라는 1,500년이 넘었는데 흔히 예상할 수 있는 것처럼 fake가 아닙니다. 실제 무덤을 발굴할 때 안장되어 있던 실제 미이라에요. 뭔가 보호를 하기 위한 장치(유리돔이라든가)가 하나도 없습니다. 그럴리야 없겠지만 저리로 내려가서 만지거나 손상시켜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이건 다른 무덤 유적 옆에 놓여 있던 아기 미이라입니다. 저도 놀랐지만 서구에서 온 다른 여행자들은 그야말로 경악을 금치 못하더군요. 그냥 노상에 방치되어 있어요.
가이드가 워낙 박식해서 Pre-Inca 시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줘서 많이 배웠지만 여전히 왜 유적을 저렇게 관리하는지(과연 돈이 없어서인지)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가이드에게 물어볼 걸 그랬네요.
각종 부장품들도 발굴된 당시의 상황 그대로 놓여 있습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는 Pottery Studio를 들러 local artist의 전통 페루 도자기 제작 과정 시연을 보고 소핑도 했습니다. G Adventures의 프로그램은 강매가 없어서 참 좋습니다. 뭘 사라고 권하지도 않고 안 사도 인상 한번 구기지 않아서 부담이 안 되거든요. 물론 미국 어르신들은 들르는 곳마다 작은 소품이라도 하나씩은 사셨지만요.
저도 도자기 장식품을 참 좋아하고 이 studio에서 가장 비싼 게 120솔이라서 부담이 되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아직 여행 초반이라서 갖고 다니기 불편할 것 같고 아무래도 깨지기 쉬워서 잘 안 사게 되더라고요. 이 장식품은 워낙 인상적이어서 잠시 마음이 흔들렸습니다만;;;;
다시 차를 타고 호텔로 돌아와 내일 일정에 대해 설명을 듣고 해산했습니다. 저녁은 자유 일정이었거든요. 일단 방으로 돌아와 옷을 갈아 입고 저녁을 먹으러 나가기로 했습니다.
나즈카에 위치한 호텔 답게 로비에 나즈카 전역을 정교하게 구현한 모형이 전시되어 있어서 한 눈에 볼 수가 있는데 경비행기를 타고 돌 때는 몰랐는데 정말 넓네요.
요건 경비행기 코스에 포함되지 않아서 못 봤지만 왜가리인 것 같네요.
일단 호텔 근처의 현지인 마켓에 들러 내일 이동 중에 간식으로 먹을 원숭이 바나나, 배, 너트, 생수를 사서 어디서 저녁을 먹을까 둘러보다가 호텔 맞은 편 길 건너에 위치한 작은 레스토랑이 마음에 들어 충동적으로 거기에 갔습니다(사진은 다음 날 아침 일찍 찍은 거라서 문이 닫혀 있습니다).
이건 페루 식당에서 주전부리로 주는 옥수수 볶은 건데 식감은 바삭하지만 너무 건조해서 많이 먹으면 금방 목이 마릅니다. 처음에는 별로였는데 자주 먹다보니 고소해서 중독이 되는 맛이네요.
이건 28솔짜리 베지테리안 피자입니다. 사진만 봐도 아시겠지만 토핑이 아주 푸짐합니다. 별로 기대 안 했는데 굉장히 담백하고 맛있어서 만족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잘 안 먹는 콜라도 주문했습니다. 피자에는 역시 콜라니까요. 전채로 고기를 뺀 퀴노아 스프도 주문했지만 너무 묽은데다 무엇보다 스톡을 사용한 것 같은 냄새가 진해서 이건 별로였습니다.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와 짐부터 쌌습니다. 내일은 아레끼빠로 하루 종일 차를 타는 여정이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야 하니 일부러 10시에 잠을 청했습니다.
닫기 * 나즈카 경비행기 투어 승무원 팁 : 20 X 2 = 40솔
* Antonini 박물관
- 입장료 : 15 X 2 = 30솔
- 사진 촬영 허가비용 : 5솔
= 35솔
* 주전부리 쇼핑 : 물, 펩시콜라 = 6솔
* Pre-Inca 투어 가이드 팁 : 20솔
* 현지인 마켓 간식 구입
- 원숭이 바나나 1다발 : 3.09솔
- 배 2개 : 2.77솔
- 너트 믹스 : 4.50솔
- 625미리 생수 1병 : 1.30솔
= 11.66솔
* 저녁 식사
- 베지테리안 피자 미디엄 사이즈 : 28솔
- 콜라 2병
- 퀴노아 스프
- 팁 5솔
= 55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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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에서 쉬다 만나기로 한 시간에 맞춰 로비로 내려갔는데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을거라는 제 예상과 달리 버스를 타고 30분이나 이동하더군요.
근처에 인가도 없고 산으로 둘러싸인 곳이라서 뭔가 토속적인 느낌의 전통 음식점으로 갈거라고 예상했는데 그건 아니었고요.
San Marcelo 호텔이라고 굉장히 외진 곳에 있는 호텔의 레스토랑이었습니다. 생각보다 호텔이 큰 편인데 투숙객이 많지 않은지 전반적으로 한산한 느낌이었고 식당의 손님도 저희 뿐인 것 같았습니다.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 식당 뒤로 가 보니 보시는 것처럼 새로 만들어진 흙더미가 보였습니다. 오늘 점심은 폴리네시안 스타일로 만든 '파차망카(Pachamanca)' 요리를 먹는다고 합니다.
가이드 Cheo가 파차망카 요리의 유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Cheo 때문에 파차망카 요리가 묻힌 곳이 멕시코 마약상의 암매장지처럼 보이네요. ㅡ.ㅡ;;;
파차망카를 만드는 법은 뜨거운 돌을 40분 정도 가열해서 구덩이 아래에 넣고 여러가지 재료를 보시는 것처럼 바나나 잎에 싸서 1시간 30분 정도 묻어두어 돌의 열기로 익히는 거라고 합니다.
흙을 걷어내고 포대(?)를 치우니 위에 얹은 바나나 잎이 보입니다.
예전에는 화롯불, 요즘에는 캠프파이어 할 때 호일에 싼 고구마, 감자를 묻어서 익혀 먹는 것과 흡사합니다.
점심을 먹을 사람 수가 많다보니 묻어놓은 것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릇에 옮겨 담고 있습니다. 위에는 감자, 고구마, 옥수수 등이고 아래는 고기가 깔려 있더군요.
저는 고기쪽은 얼씬도 할 필요가 없기에 고구마, 옥수수, 감자 쪽으로 왔습니다.
양념을 해서 묻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식재료(?)의 풍미가 그대로 살아 있고 보시는 것과 같은 소스를 찍어서 먹는 겁니다.
페루는 감자의 원산지인만큼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감자가 있는데 요리에 사용하는 감자가 다 다릅니다. 당연히 맛도 다르고요. 페루의 옥수수는 우리나라 것과 달리 알갱이가 굉장히 큽니다. 근데 아주 달아요.
반려인은 아직 생선을 먹기 때문에 생선도 한 토막 올렸습니다. 토속적인 느낌이 물씬 나네요.
한 접시 더 가져왔습니다. 접시 위쪽에 담긴 꽃잎처럼 보이는 건 양념 피클 같은 건데 새콤매콤합니다. 입맛을 자극하는 맛이죠. 음식점마다 흔하게 볼 수 있는데 페루 여행하면서 자주 먹었습니다.
이건 저희가 고기를 못 먹는 게 불쌍하다며 주방장이 특별히 만들어 주신 페루식 빈대떡입니다. 브로콜리가 들어 있는데 모르고 먹으면 정말 돼지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빈대떡 맛이 납니다.
근처에 사는 미묘냥이 야옹거리면서 자기도 점심 먹겠다고 다가왔습니다.
옥수수와 감자가 맛있다고 많이 먹어서 배가 부르기에 빈대떡을 많이 나눠줬습니다. 잘 먹네요. 페루 사람들은 동물들에게 음식을 나눠준다고 전혀 싫어하는 티를 내지 않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페루의 전통 음료인 '치차 모라다'를 마셨는데 향은 아주 좋았지만 맛은 향에 못 미치는 편(약간 닝닝함)이어서 살짝 실망했습니다. 원래 이런 맛인가 싶었는데 나중에 마신 치차 모라다는 맛있던 걸 보면 이 치차 모라다가 맛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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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전에 일정을 짤 때 나즈카시에 고고학 박물관이 있다는 건 론플을 통해 알고 있었지만 방문을 할 계획은 없었는데 나즈카 경비행기 투어가 생각보다 일찍 끝난데다 점심 시간까지 2시간이라는 애매한 시간이 남아서 뭘 할까 살짝 고민하던 참에 가이드인 Cheo가 그 박물관이 괜찮다고 추천하는 바람에 즉흥적으로 거기를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나즈카시에서 묵은
Casa Andina Standard Nasca 호텔 전경입니다. 대로변에 접해 시끄러울 것 같지만 객실은 안쪽 깊숙히 위치하고 있어 생각보다 조용했어요.
나즈카시는 그래도 꽤 개발된 관광 도시인데다 지금도 계속 새로운 건물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나즈카 라인 관광으로 먹고 사는 도시라고 해도 무리가 아니라서 도시 곳곳이 나즈카 라인의 문양으로 넘실거립니다.
사람들의 생각이 모두 같을 수는 없어서 관리가 제대로 안 되는 곳도 물론 있습니다. ㅠ.ㅜ
Antonini 박물관은 시내 끝에 있는데 호텔에서 6블럭 정도 떨어져 있기에 산책 삼아 걸어서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나즈카 시내는 현대식 건물은 별로 없지만 청소를 열심히 해서 그런지 거리는 깨끗한 편입니다.
햇볕이 뜨겁기는 하지만 워낙 건조해서 그런지 그렇게 덥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이정표도 많지 않아 찾기가 쉽지 않았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문이 닫혀 있습니다. 위의 사진은 관람을 마치고 나와서 찍은 사진이라 문이 열려 있습니다.
길거리에서 말을 걸어오던 현지 여성분이 아니었으면 그냥 돌아갔을 것 같습니다. 그 여성분의 도움을 받아 벨을 누르면 안에서 문을 열어준다는 걸 알게 되었죠.
Antonini 박물관은 일주일 내내 오전 9시에서 저녁 7시까지 문을 엽니다. 입장료는 1인 당 15솔이고 사진을 찍으려면 5솔을 추가로 내야 합니다.
입구에 전기로 작동하는 신발 털이개가 놓여 있습니다. 노르웨이 여행 때도 비슷한 걸 봤는데 아무래도 먼지가 많은 나라라서 그런지 이 기계를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박물관 규모가 생각했던 것보다 작기도 하고 나름 아기자기하게 전시물들을 구성했음에도 시설이 많이 낡아서 그런지 조금은 실망스러웠습니다.
정작 더 실망스러운 것은 영문 설명이 하나도 없어서 관람하면서도 굉장히 답답했다는거지요. 그러면 여기가 현지인만을 위한 박물관인가 하면 그렇지 않은 게 현지인들은 거의 오지 않는 곳 같았습니다. 방문자들이 대부분 외국인 관광객들이에요.
특별히 찾는 유물이 없다면 이 박물관은 패스해도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익살맞은 토기들이 더 흥미로웠습니다. 어디 만화에서 방금 튀어나온 것 같은 생생한 표정의 캐릭터들이 인상적이었거든요.
토우가 들어 있는 집 모형도 인상적이었고요.
impact가 매우 컸던 전시물. 처음에는 저게 뭐지? 싶었고, 그 다음에는 모형이지? 했는데 알고 보니 실제 미이라랍니다;;;; 생생한 것도 좋지만 그래도 시신인데 고인에 대한 예우 같은 건 전혀 신경을 안 쓰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오후에 방문할 Pre-Inca 유적은 여기보다 더 합니다. 차라리 여기에 있는 미이라가 대우를 받고 있다고 느낄 정도였어요. 그건 나중에 다른 포스팅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박물관이 워낙 작아서 그런지 느긋하게 둘러보고 천천히 걸어서 돌아왔는데도 12시 40분 밖에 안 되었네요. 호텔 근처 편의점에서 생수, 콜라 등을 구입해서 일단 방으로 올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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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쯤 일어났습니다. 어제 와카치나 sand dune에서 무리를 했는지 중간에 한번도 깨지 않고 푹 잤습니다. 오늘은 경비행기로 나즈카 라인을 둘러볼 예정이기 때문에 얼른 씻고 아침을 먹으러 일찍 내려갔습니다.
사진의 오른쪽 세 번째 방이 'Casa Andina Standard Nasca' 호텔에서 묵은 방입니다. 3층인데 보시는 것처럼 볕이 아주 잘 듭니다.
가운데 지붕이 뚫린 형태로 모든 층의 객실이 직사각형 회랑을 둘러싸고 배치되어 있어 전반적으로 채광이 좋은 편입니다.
중앙 회랑에는 열대수를 빼곡히 심어놓아 휑하지 않고 무슨 정글의 한가운데 호텔을 지은 느낌입니다.
식당이 있는 1층으로 내려왔습니다. 나무를 구획을 지어 심어놨기 때문에 그렇게 답답하지는 않습니다.
조식 뷔페가 차려진 식당 밖에는 이렇게 근사한 원형 풀도 있지만 정작 뷔페의 내용이 좀 부실한 편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페루에서 묵었던 대부분 호텔이 그런 듯 싶은데 그래도 대체로 커피가 맛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집합 시간인 9시에 맞춰 짐을 챙겨 호텔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래도 나즈카라고 버스 정류장의벽에 나즈카 라인의 명물들을 상징물로 조각해 놓았습니다. 이건 콘도르 같네요.
계약한 항공사에서 보내준 차량을 타고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경비행기 투어를 할 Maria Reiche Neuman Airport는 나즈카 시의 남서쪽 4km 지점에 위치한 공항입니다. 매우 가깝기 때문에 금방 도착했습니다.
대합실이 있는 건물인데 10여 개의 경비행기 회사가 손님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습니다.
여기가 저희가 이용한 Air Majoro의 부스입니다. 일단 여권을 내고 부스 안에 있는 체중계에 올라서 체중부터ㅗ 잽니다. 비행기가 워낙 작기 때문에 태울 사람의 몸무게를 계산해서 한쪽에 쏠리지 않도록 배치하는 것 같습니다. 특이한 건 카메라는 들고 재라고 하네요. 아마도 비행 중에 카메라는 계속 사용하기 때문에 그런가봅니다. :)
부스 앞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잠시 기다리면 비행기가 준비되는대로 이름을 부릅니다.
조종사를 따라 활주로로 나갑니다. 저는 8인승 경비행기를 탔습니다. 나중에 말씀드리겠지만 나즈카 라인을 좀 더 가까이서 잘 보시려면 가능한 한 작은 비행기를 타야 합니다. 대신 그만큼 멀미가 심해지겠지요. ㅠ.ㅠ
이 녀석이 오늘 저희들의 생명을 맡길 경비행기입니다. 케냐 라무섬을 갈 때 탔던 경비행기보다는 크지만(응?) 그래도 작습니다. 8인승이라고 해서 그렇게 크지 않아요.
승무원은 조종사와 부조종사 2명입니다. 비행기 조종은 주로 조종사가 하고 부조종사는 지상의 문양이 나타날 때마다 설명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천정에 달린 판넬에는 깨알같이 '팁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5개 국어로 씌여 있습니다;;;;
제가 앉은 자리가 조종석 바로 뒤라서 계기판을 자세히 볼 수 있었습니다. 일단 시동이 걸리면 엔진 소리가 엄청나기 때문에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의 말소리도 잘 안 들립니다. 그래서 헬리콥터를 탈 때처럼 모두 헤드셋을 써야 합니다.
나즈카의 주요 관광 사업이라서 그런지 서비스가 아주 좋습니다. 이륙 전에 비행기를 배경으로 찍어주는 통상적인 구도에 조종석까지 앉게 해서 기념 사진을 일일이 다 찍어줍니다.
나즈카 라인은 나즈카 시의 북쪽 20km에 위치한 유네스코 자연유산(1994년 지정)으로 넓이가 무려 500평방 킬로미터 정도 됩니다. 여기에 약 300여 개의 문양이 그려져 있는데 이 중 대표적인 문양들이 밀집되어 있는 구역만 길이가 약 10km에 이릅니다. 이 대표적인 문양 10여 개를 살펴보는 것이 유명한 나즈카 경비행기 투어 내용입니다.
대부분의 나즈카 문양이 100미터가 넘는 크기이기 때문에 지상에서는 전체 모습을 알아보기가 어렵고 지상 300미터 이상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개발된 관광 상품이죠.
출발하기 전에 나눠준 brochure의 비행 경로대로 비행하면서 보여주지만 워낙 높은 곳이라서 잘 보이지는 않습니다. 저도 일단 사진을 찍고 나중에 내려와서 확대해서 보고는 이게 그거였구나 하고 알아차린 것도 많았어요.
대표적인 거 몇 개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건 거미(46미터)입니다. 당연히 확대한 사진이고 상공에서는 이렇게 선명하고 크게 보이지 않습니다.
이건 콘도르(136미터)입니다.
이건 원숭이(110미터)입니다.
이건 아무리 찾아봐도 뭐였는지 모르겠네요. 기록도 안 되어 있고. 아시는 분은 제보를;;;
일단 상공으로 올라가면 양쪽에 앉은 승객들이 모두 볼 수 있도록 하나의 문양을 두 번씩 선회하면서 보여주는데 이 때 급선회를 너무 자주 하기 때문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승객이 멀미를 경험합니다. 게다가 비행기 안이 굉장히 덥기 때문에 멀미에 최적인 환경입니다. ㅠ.ㅠ
총 40분 정도 비행하는데 급기야 함께 탔던 일행 중 할머니 한 분은 멀미를 못 이기고 중간에 토하셨습니다. 저도 좀 힘들었는데 나중에 지상으로 내려와서 물어보니 다들 힘들었다고 하더군요. 비행기를 타기 전에는 40분 비행이면 좀 짧지 않나 생각했는데 오히려 오래 비행하면 견딜 사람이 없을 듯 합니다.
그래도 승무원들이 하나라도 더 보여주려고 애를 많이 쓰고 서비스 정신도 투철하기에 지상으로 내려와서 각각 팁도 챙겨줬습니다.
등록한 순서대로 탔기 때문에 저희가 탄 비행기가 내려왔을 때도 아직 비행 중인 일행이 있어서 대합실에서 30분 정도 기다렸습니다. 다들 어지러워서 화장실 다녀오고 차도 마시면서 정신을 차렸죠.
여행사 한 군데의 장식장에 각종 휘장이 빼곡히 붙어 있는 게 멋져보여서 기다리면서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나중에 내린 일행까지 모아서 차량으로 데려다줬는데 호텔에 도착한 시간이 11시 40분이었습니다. 점심 식사 시간이 1시 30분이라 시간이 애매하게 남더군요.몸이 좋지 않은 몇몇 일행은 각자 방으로 돌아가 쉬고 몸 상태가 괜찮은 사람들끼리 산책 겸 시내 끝에 있는 박물관을 휙 둘러보고 오기로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나즈카 라인 경비행기 투어를 하실 분들을 위한 팁을 다시 한번 정리해 봤습니다.
* 나즈카 경비행기 투어 요령
- 가능하면 작은 비행기를 탈 것. 그래야 낮게 날기 때문에 문양을 가까이서 선명하게 볼 수 있음
-> 다만 비행기가 작아질수록 멀미 확률이 증가하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해야 함
- 아침 식사를 가능하면 일찍 마쳐서 소화가 다 되고 난 뒤에 비행기를 탈 것
- 멀미약 복용 필수
- 비행기 내부가 굉장히 더우니 최대한 가볍고 시원한 복장(반팔, 반바지) 추천
- 몸을 조이는 옷 입지 말 것. 멀미에 좋지 않음
- 기내가 좁기 때문에 DSLR 같은 장비 사용이 불편함. 그냥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것이 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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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 45분 쯤 일어나 일찌감치 샤워하고 짐을 대충 싸 놓은 뒤 아침을 먹으러 식당으로 내려갔습니다. Emacipador 호텔의 식당은 투숙객을 모두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넓지만 조식 뷔페의 구성이 다양하지는 않았습니다. 과일은 종류가 많지만 비건에게 가장 중요한 샐러드가 없고 사이드 디쉬도 좀 부실한 편이네요. 그냥 훌륭한 전망에 만족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침을 먹고 7시 45분 쯤에 선착장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시내에는 사람이 별로 없어 보이지만 선착장은 Ballestas섬으로 가는 사람들로 북새통입니다.
인간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해안가는 여유가 넘칩니다.
선착장에 도착하니 8시쯤 되었고 오늘 투어를 이끌 새로운 가이드를 만나 보트에 올랐습니다. 저희는 선착장 이용료가 투어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있지만
별도로 선착장을 이용할 분들은 5솔을 준비하셔야 합니다.
20인승 스피드 보트라서 양 쪽으로 한 명씩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서 갈 수 있었습니다. 구명조끼도 새 것이네요.
가이드가 능수능란하게 설명하는 것과 별개로 스피드 보트인데도 마이크와 앰프가 장착되어 있어 한결 알아듣기 쉽더군요.
항구에 정박된 보트에는 어디나 펠리칸과 갈매기가 떼를 지어 앉아 있습니다.
무거운
150-500mm 망원렌즈를 힘들여 가져온 보람이 있습니다. 쉽게 당겨서 찍을 수 있네요.
항구를 빠져나오자 보트가 서서히 속력을 내기 시작합니다. 빠라까스에서 Ballestas 섬까지는 20km 정도 거리인데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느낌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보시는 것처럼 이런 섬이 계속 나타나기 때문이죠.
아마도 채석장이나 그런 공장이 있는 곳인 것 같은데 해안가에는 펠리칸들이 진을 치고 있습니다.
주로 부리가 빨간 녀석들이 대부분인데 가끔 배가 하얗고 머리가 갈색인 녀석들도 섞여 있습니다.
볕을 쬐면서 털을 고르는 녀석들을 줌으로 당겨서 보면 안 보는 척 하면서 이쪽을 노려보는 녀석도 있습니다. 덜덜덜....
보트를 타고 가다 저 문양을 처음 봤을 때는 관광객용으로 일부러 그려놓은 그림인 줄 알았는데 아니랍니다. 실제 나즈카 라인에 속한 문양 중 하나라고 하네요. 나즈카 라인이 얼마나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있는지 실감했습니다.
얼핏 보기에는 나무처럼 생겼는데요. 사진의 왼쪽 아래에 보이는 보트와 비교해 보면 이 문양이 얼마나 큰 것인지 대번에 아실 수 있습니다. 이 지역은 비가 내리지 않기 때문에 모래 언덕에 만들어진 나즈카 문양도 손상되지 않고 그대로 자리를 지킬 수 있다고 하네요.
해안가로 다가가니 나즈카 문양 아래쪽 절벽에는 역시나 새들이 진을 치고 있습니다.
해안가에는 어디나 새들을 볼 수 있는데요.
주로 펠리칸과 갈매기들입니다.
아주 드물게 흄볼트 펭귄이 섞여 있습니다. 사진 중간 왼쪽에 한 마리 있고 중앙 위쪽에 한 마리가 걸어오는 게 보이네요.
이 사진을 찍을 때까지만 해도 '새가 참 많구나'했는데요. 곧 엄청난 착오였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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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페루 여행을 하면서 느낀 단편적인 정보나 단상을 정리한 것입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니 일반화할 수는 없습니다. 페루 여행을 할 분들은 가볍게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 숙소: 제가 이용한 투어 프로그램이 모두 3성급 이상 호텔을 숙소로 제공했기 때문에 호스텔에 대한 정보는 알 수 없지만 헤어 드라이어는 어느 호텔을 가도 항상 비치되어 있었습니다. 대신 커피 포트가 있는 곳이 한 군데도 없어서 건조밥이나 컵라면을 먹으려면 항상 호텔 주방에 가서 뜨거운 물을 부탁해야 했습니다. 또한 쿠스코 같은 큰 관광 도시가 아닌 경우 엘리베이터가 있는 호텔이 많지 않아 큰 가방을 가져가면 포터의 도움이 필수입니다.
* 동물
: 개를 산책시키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어서 처음에는 개의 나라인 줄 알았지만 고양이도 많습니다. 수도인 리마에서는 길냥이가 많고 지방으로 갈수록 길멍이가 많은데 대형견이 많습니다. 동물을 괴롭히는 사람이 거의 없는지 길냥이나 길멍이 모두 사람을 별로 경계하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처럼 캣맘, 캣대디들이 챙겨주는 수준은 아니고 그냥 공존하는 정도입니다. 페루의 전통 개는 정수리를 제외하고는 온몸에 털이 하나도 없는 특이한 모습인데 의외로 보기 쉽지 않더군요.
* 교통
: 특이하게도 수도인 리마를 비롯해 대도시에서도 신호등을 보기 쉽지 않습니다. 리마의 큰 도로와 뿌노에서만 봤고 있다고 해도 사람들이 신경쓰지 않고 대충 건너 다니기 때문에 현지인들이 건너는 타이밍을 눈치있게 보고 같이 건너야 합니다. 쿠스코 같은 곳은 교통량이 많아서 언제나 교통 경찰이 교통 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도로의 과속 방지턱은 우리나라처럼 형식적인 게 아니라 그야말로 툭 튀어 나와 있어서 속도를 줄이는 정도로는 넘어가다 사고 날 수 있는 수준입니다(속도만 줄이고 지나가려면 사고가 나거나 타고 있는 사람이 머리를 부딪칠 수 있는 수준). 거의 정지했다가 살살 출발해서 넘어가야 합니다. 마을의 외곽에는 어김없이 과속 방지턱이 있습니다.
* 여성
: 노르웨이 수준은 아니나 곳곳에서 일하는 여성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경찰 중에 여성 경찰관이 유독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교통 경찰 뿐 아니라 순찰 경관, 오토바이를 모는 여자 경찰관도 자주 봤습니다. 남성과 거의 동수이거나 오히려 더 많은 듯 보였습니다.
* 전기
: 전기는 110, 220V 모두 사용하지만 어댑터가 달라서 멀티어댑터를 가져가는 게 좋습니다. 호텔에 따라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어댑터를 꽂을 수 있는 곳도 있습니다. 저는 그냥 마음 편하게 멀티어댑터를 가져가서 사용했습니다.
* 화장실
: 화장실의 수압이 약하기 때문에 호텔을 포함한 모든 화장실에서 사용한 휴지를 변기에 넣으면 안 됩니다. 전반적으로 화장실은 깨끗한 편이고 관리가 잘 되어 있지만 숙소를 벗어나면 대부분 유료 화장실입니다. 화장실 사용료는 0.5나 1솔 정도 생각하시면 됩니다(대개 1솔 동전 사용).
* 인터넷 환경
: 우리나라 사람들은 페루가 후진국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인터넷을 사용하기 어려울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어떠한 숙소이든 무료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는 건 물론이고 공항 등의 주요 시설을 비롯해 카페, 레스토랑 등 대부분의 편의 시설에서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합니다. 다만 우리나라만큼 속도가 빠르지는 않으니 참고하세요.
* 물가
: 편차가 큰 편입니다. 관광지에서 멀어질수록, 현지인들이 사는 곳에 가까울수록 물가가 쌉니다. 생수를 예로 들면 현지인들만 이용하는 마트에서는 1솔에도 살 수 있는데 대로변으로만 나오면 1.3솔,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편의점은 1.7솔,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한 아구아스 깔리엔테스 정도 되면 2솔이 됩니다. 음식도 관광지에서는 10~20솔 수준이지만 현지인 식당에서는 비슷한 음식이 5~10솔 수준으로 팔립니다.
* 시차
: 우리나라가 페루보다 14시간 빠르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낮밤이 바뀌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페루 여행 중에는 적응이 어렵지 않으나 귀국하고 나서 시차 적응에 시간이 꽤 걸릴 것을 각오하세요. 제 경우는 저녁 무렵에 잠이 쏟아지고 새벽에 깨서 말똥말똥하는 걸 일주일 넘게 경험했습니다.
* 돈
: 지폐는 100, 50, 20, 10솔 짜리가 있고, 동전은 5, 2, 1, 0.5, 0,1솔 짜리까지 있습니다. 20, 10솔 짜리 지폐를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5솔은 우리 돈으로 거의 2,000 원이기 때문에 위조 동전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갔는데 실제로 보지는 못했습니다.
* 의사소통
: 관광객 접객 지역에서 일하는 페루인들은 당연히 대부분 영어를 잘 하지만 발음과 액센트가 독특하기 때문에 의외로 알아듣기 쉽지 않습니다. 저희 팀을 이끌었던 가이드 Cheo의 경우에도 영어를 곧잘 했는데 저희 그룹에 속해 있던 캐나다, 호주 사람들도 Cheo의 말을 70% 정도 밖에는 못 알아듣겠다고 불평할 정도로 발음이 독특해서 귀를 세우고 듣느라고 꽤 힘들었습니다.
* 치안
: 남미에 치안이 좋지 않은 나라들이 많다고는 해도 페루는 비교적 안전합니다. 신변의 위협을 느낄 만한 상황은 한번도 없었고 소매치기는 있다고 들었지만 여행 중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남미의 관광 대국인 만큼 주요 관광지마다 경찰들이 많이 배치되어 있더군요.
* 팁
: 팁 문화가 없고 레스토랑에서는 서비스 차지가 계산서에 붙어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별도로 팁을 계산해서 올려놓을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관광지를 중심으로 팁 문화가 생기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로컬 가이드는 팁을 기대하기도 하고 그룹 투어의 경우는 일일 투어가 끝나면 팁을 모아서 건네는 게 일종의 문화였습니다. 나즈카 라인에서 경비행기를 탔을 때도 비행기 안에서 팁을 환영한다는 문구를 봤습니다. 꼭 팁을 줄 필요는 없지만 서비스가 좋으면 기분좋게 팁을 건네는 것도 즐거운 여행을 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저는 가능하면 주려고 했습니다.
* 음식
: 페루는 치킨 나라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닭을 즐겨 먹습니다. 로컬 레스토랑은 대부분 닭 요리를 한다고 봐도 될 정도로 닭 요리가 흔하며 상대적으로 돼지고기, 쇠고기는 자주 먹지 않습니다. 비건들이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는 원산지인 감자와 고구마, 퀴노아 등이 있습니다. 맛도 좋고 다양한 요리로 응용할 수 있더군요. 올리브도 품질이 아주 좋으니 자주 드시고 선물로 사오는 것도 추천합니다.
* 선물
: 페루라는 나라 자체가 잘 알려져 있지 않아서 그렇지 선물이나 기념품으로 살 수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사는 건 알파카 털로 만든 제품인데 굉장히 다양한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신의 섬유'라고 불릴 정도로 훨씬 비싼 비쿠냐 털로 만든 제품은 구하기 어렵습니다. 너무 비싸서 보기도 쉽지 않습니다. 또한 페루는 유기농 커피로도 유명하고 또 초컬릿도 유명하니 큰 부담없이 기념품으로 사오기 좋습니다. 귀금속에 관심있는 분들은 페루가 은 세공으로도 유명하다고 하니 찾아보시면 좋겠지요. 술에 관심있는 분들께는 와인도 추천드리지만 도수가 보드카와 겨룰 정도로 높으니 주의하시고요.
* 스탬프
: 대만처럼 페루도 여행 중 스탬프를 찍을 수 있는 곳이 있는데 대표적인 곳이 나즈카 경비행기 탈 때(여행사마다 데스크에 준비해 두고 있음)하고 마추피추 출구 앞입니다. 보통은 여권 안에 그냥 찍더군요.
* 와카치나 Sand Dune을 방문하실 분들을 위한 팁
: 와카치나 오아시스에는 Dune Buggie라는 탈 것을 타는 activity가 있는데 이거 꼭 타셔야 합니다. 지금까지 놀이공원에서 타 보았던 모든 탈 것들을 찜쪄먹을 수준이니까요. 다만 다음을 주의하셔야 합니다. 모래가 많이 튀기 때문에 선글래스(방풍안경 better), 버프, 모래를 털어내기 쉬운 방풍 자켓(주머니 지퍼가 있으면 better)을 준비하시고 DSLR 등 모래에 취약한 가전 제품은 안 가져가시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스마트폰은 방수팩이나 dustproof 케이스에 넣어서 갖고 가시는게 좋습니다. 모래밭에서 논다고 생각하고 준비하시면 됩니다.
* 나즈카 경비행기를 이용할 분들을 위한 팁
- 아침은 최대한 일찍 드세요
- 멀미약은 필수(그냥 타시면 후회하실 것을 보장합니다)
- 헤드셋을 계속 쓰고 있어서 더우니 복장은 최대한 가볍고 시원하게 입으세요
- 기내가 좁으니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게 낫습니다(광각렌즈 장착 better).
* 고산병 완벽 대비
- 고산 증상(아직 고산병 수준은 아니지만)
: 숨이 차고 특히 힘을 쓰는 일을 하거나 말을 많이 하면(뛰는 건 절대 금물) 숨이 가빠짐. 머리가 묘하게 띵한 느낌(두통이라고 할 수준은 아니지만 상당히 기분 나쁨), 소화불량
- 고산병 대비
1. 코카차와 물을 수시로 마셔야 함(고산지대에서는 음주 자제)
2. 현지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다이아막스(정)를 아침 저녁으로 반 알(125mg)씩 복용
3. 머리가 조금이라도 아프면 참지 말고 타이레놀 복용
- 고산병 주의 지역
: 아레끼빠, 쿠스코, 뿌노(티티카카 호수 포함)
-> 의외로 마추피추는 고산병 주의 지역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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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남미 여행인데다 일정을 길게 뽑았기 때문에 아무래도 긴장이 많이 되더군요. 오래 머물게 되면 숙박 예약도 그렇지만 교통편이 매끄럽게 연결되도록 짜야 하기 때문에 일정 짜는 사람 입장에서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매 여행마다 그렇기는 했지만 론플을 매우 꼼꼼히 읽었고 한글 가이드북도 열심히 읽었습니다(결론적으로는 큰 도움이 못 되었지만).
원래 제가 짠 일정은 리마 -> 마추피추 또는 티티카카 -> 아레끼빠 -> 나즈카 -> 빠라까스 순으로 돌아보는 시계 방향 일정이었는데 고산 적응 때문에 정반대 순서로 이동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죠. 김이 빠진 김에 National Geographic사의 여행 프로그램을 서칭하다가 아주 우연히 제가 짠 프로그램과 동선이 판박이인 상품을 발견했습니다. 금액도 합리적이었고요.
굳이 자유 여행을 고집할 이유도 없고 무엇보다 예전 몽골 여행 때 NG사의 상품에 아주 만족했던 경험이 있어서 주저않고 계약을 했죠.
참고로 이번 페루 여행에서 저는
National Geographic사가 quality를 보장하는 상품 중 G Adventures 여행사의 'Inca Explorer' 투어를 이용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강추하는 상품입니다. 페루 그룹 투어 여행 상품 중 이렇게 훌륭한 구성에 이 정도 가격인 건 찾기 어려울 겁니다(홈쇼핑 분위기~). 한번 한국 여행사의 상품과 비교해 보세요. 몽골 상품은 가격대가 너무 높아서 추천드리기 곤란했지만 이번 Inca Explorer 상품은 가격을 고려해도 정말 훌륭합니다.
정보가 필요한 분들을 위해 링크 걸어 드립니다.
'National Geographic Expeditions : Inca Explorer'
NG사의 Expeditions 상품은 몽골에 이어 페루까지 연타석 홈런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여행지에 따라 준비할 때 한번씩은 살펴보게 될 것 같습니다.
* 서적Lonely Planet Peru(4th, 2016): 첫 남미 여행이라서 그랬는지 항상 구매하던 론플이지만 이번 페루편은 정말 꼼꼼히 읽었던 것 같네요. 저자의 문체가 좀 과시적인데다 화려해서 읽는데 두 달이나 걸렸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그래도 2016년 4월에 나온 책이라 비교적 최신 정보를 잘 수록하고 있어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결국 G Adventures의 여행 상품을 이용하는 바람에 빛이 바랬지만 열심히 읽었기에 G Adventures의 상품을 고를 수도 있었던 것이겠죠.
처음 페루에 가는 사람이 가장 알고 싶은 것들(2015)
: 보통은 여행기의 자료 수집 부분을 쓸 때 론플보다 뛰어난 한글책을 소개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이 책은 론플보다 더 낫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원앤원 스타일 출판사의 '처음 ~에 가는 사람이 가장 알고 싶은 것들' 시리즈 중 페루편인데 발로 써야 하는 가이드북의 정석에 충실한 뚝심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의 여행 스타일이 저랑 달랐기 때문에 많이 참고하지는 못했지만 페루로 배낭 여행을 가실 분들이라면 이 책은 꼭 읽어보셔야 합니다. 버스 교통편에 대한 자세한 소개와 호스텔 추천이 참 꼼꼼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참고로 저는 숙소와 교통편이 모두 Inca Explorer 여행 상품에 포함되어 있기에 국제 항공만 Skyscanner에서 검색해서 예약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여행 중 초기에는 가장 고민을 많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가장 '날로 먹은' 여행이 된 것 같네요 :)
언제부터인가 모르겠지만 여행 준비를 할 때 블로그 여행기는 안 읽게 되었습니다. 너무 상업적인 여행 블로그도 많고 순수한 여행 블로그라고 해도 저랑 여행 패턴이 많이 달라서 들이는 노력에 비해 건질 수 있는 요긴한 정보의 양이 적더군요.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론플 위주로 일정을 짜거나 아예 마음 편하게 NG사의 프로그램을 이용하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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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페루로 가는 직항편이 아직 없기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먼 나라인데 어쩔 수 없이 아주 먼 여정을 감내해야 합니다. 페루까지 가는 루트는 여러 개가 있지만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루트는 크게 캐나다를 경유하는 것과 미국을 경유하는 것, 두 가지로 나뉩니다.
캐나다를 경유하려면 전자여행허가인 'eTA'를, 미국을 경유하려면 비자 면제 프로그램인 'ESTA'를 미리 온라인으로 신청해야하기 때문에 귀찮기는 매한가지니 둘 중에서 본인의 마음에 드는 루트를 선택하면 됩니다.
저는 비용도 비용이었지만 라탐 항공과 대한항공이 코드쉐어를 하는 걸 고려해서 인천에서 LA까지는 대한항공을 타고, LA에서 리마까지는 라탐 항공을 타는 경유편을 이용했습니다. 라탐 항공은 2010년에 칠레의 란 항공사와 브라질의 탐 항공사가 합병하여 탄생한 중남미 최대의 항공사인데 그럼에도 우리나라에는 아직까지 지사도 설립되어 있지 않고 그저 대행사 하나가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나 말 그대로 그냥 대행사이기 때문에 별다른 권한도 없고 아직까지는 이용이 불편하니 참고하세요.
* 국제항공 : 라탐 항공(대한항공 코드쉐어)- 가는 편 LA84126 (20:00 -> 15:40) : 11시간 40분 비행, LA공항 도착(5시간 50분 대기)
LA601 (21:30 -> 8/27 07:50) : 8시간 20분 비행, 리마 공항 도착
- 오는 편 LA2476 (1:58 -> 08:50) : 8시간 52분 비행, LA 공항 도착(3시간 50분 대기)
LA8427 (12:40 -> 9/12 17:50) : 13시간 10분 비행, 인천 공항 도착
- 항공료 2,873,181원(2인)
: 140,500원(세금 및 수수료), 56,000원(라탐 항공 좌석 사전 예약비), 136,558원(VISA credit) 포함=> 라탐 항공 기내식은 대행사인 (주)미방항운 예약부를 통해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02-775-1500). 하지만 다른 국적기처럼 종류가 많지 않아서 저는 그냥 비건식과 락토식으로 신청했습니다.
=> 좌석 사전 예약비를 내도 라탐 항공만 좌석 예약이 가능하고 대한항공은 사전 예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당일 발권을 위해 공항에 일찍 가야 합니다;;;;
=> 대번에 아시겠지만 갈 때 20시간 비행(5시간 50분 대기 시간 제외), 올 때 22시간 비행(3시 50분 대기 시간 제외)이기 때문에 비행기만 왕복 42시간을 타야 하는 엄청난 여정(대기 시간까지 고려하면 꼬박 이틀)입니다. 이 정도 비행 시간이면 대기 시간이 고마울 정도에요. 중간에 좀 쉬어줘야 다음 비행을 버틸 수 있거든요. * 경비행기 : 나즈카 라인: 244불(2인)
=> 이건 투어 일정 중 옵션 프로그램의 하나였는데 꼭 하늘에서 나즈카 라인을 보고 싶어서 일부러 신청했죠. 나중에 말씀드리겠지만 가능하면 타는 게 좋지만 대신 사전 준비가 좀 필요합니다. * 대략 일정(8월 26일 출국~9월 12일 입국, 14박 18일 일정)- 8월 26일 출국, 8월 27일 오전 페루 입국. 원래는 시내 투어를 하려고 했으나 체력 방전으로 뻗음;;;
- 8월 28일 리마에서 빠라까스로 차량 이동 후 휴식
- 8월 29일 Ballestas 섬 투어, Pisco 와이너리 투어, 와카치나 샌드 듄 방문 후 나즈카에서 숙박
- 8월 30일 나즈카 경비행기 투어, 파차망카 전통 식사, Pre-Inca 사원 투어, local pottery studio 투어
- 8월 31일 나즈카에서 아레끼빠까지 all day drive(11시간)
- 9월 1일 아레끼빠 시티 투어, 아레끼빠 쿠킹 클래스(기니 피그 요리)
- 9월 2일 아레끼빠에서 쿠스코로 국내항공 이동 후 시내 투어
- 9월 3일 쿠스코에서 우루밤바로 all day drive(10시간), Pisac 유적, Ollantaytambo 유적 투어
- 9월 4일 우루밤바에서 아구아스 깔리엔테스로 기차 이동 후 오후 마추피추 방문(옵션)
- 9월 5일 오전에 마추피추 가이드 투어 후 기차로 우루밤바를 거쳐 차량으로 쿠스코로 복귀
- 9월 6일 쿠스코 자유 일정
- 9월 7일 쿠스코에서 뿌노까지 all day drive(8시간)
- 9월 8일 뿌노에서 티티카카 호수 보트 투어(Uros섬, Taquile섬)
- 9월 9일 뿌노에서 리마로 국내항공 이동 후 휴식
- 9월 10일 리마 자유 일정
- 9월 11일 새벽 비행기로 출국, LA 공항 도착.
- 9월 12일 오후에 LA 공항 출발, 당일 오후 인천 공항으로 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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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페루 여행 때 사 온 올리브 페스토입니다.
여행 준비를 하면서 페루의 리마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건조한 수도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은 '그렇게 건조하다면 올리브 농사도 잘 되지 않을까?'였습니다.
역시나 나즈카에서 아레끼빠로 가는 길에 들른 판매점에서 이 녀석을 만났습니다. 가이드의 말에 따르면 건조하다고 무조건 올리브 농사가 잘 되지는 않아서 페루에도 7군데 정도 올리브 농사가 잘 되는 곳이 있다던데 대신 올리브의 품질이 최상이라고 하더군요. 모두 친환경이고 유기농이라고.
시식을 해 보니 정말 풍미가 훌륭한 올리브였기에 칠리를 넣은 올리브 통 열매와 페스토를 좀 사왔습니다.
요새 아침마다 식빵에 발라서 맛나게 먹고 있는데 독특한 건 올리브 페스토에도 칠리가 들어갑니다. 보시는 붉은 색깔이 칠리인데 칠리가 올리브의 느끼함을 잡아줘서 더 맛납니다. 올리브도 잘게 갈지 않아서 식감이 살아 있죠. 더 큰 걸로 사 올 걸 하는 후회가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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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올해 여행지를 페루로 정했기에 구입한 책입니다. 그동안 벼르고 별렀던 남미에 드디어 도전하네요.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제게 남미는 아프리카보다도 더 부담이 되는 지역이었어요. 거리가 먼 것도 문제였지만 치안이 안전한 나라를 선택하는 것도 쉽지 않았거든요. 그러면서도 늘 가 보고 싶다는 마음을 품고 있었는데 더 늦기 전에 남미 여행도 시작을 해야 할 것 같아서 올해는 비교적 안전한 나라로 알려진 페루부터 첫 발을 떼기로 했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제가 페루에 대해 알고 있는 건 우리나라 여행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번 다루었다는 거(저는 안 봤습니다만), 그리고 잉카 문명의 유적지인 마추피추와 나즈카 미스테리 정도가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일정을 짜려고 보니 굉장한 보물 상자를 연 기분이었습니다.
일단 전혀 기대를 안 했던 아마존 정글도 있고 기본 해발 3,000미터가 넘는 고원 지역, 사막과 오아시스, 펭귄과 바다사자를 볼 수 있는 섬 지역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없는 게 없는 생태의 보고더군요. 긴 이동 거리를 고려해서 처음부터 열흘 이상은 뺄 생각이었지만 아무래도 재작년 노르웨이 여행 때처럼 2주 이상을 확보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른 건 모르겠지만 의외의 복병이 될 수 있는 게 고산병인데 이 때문에 원래는 리마->마추피추->티티카카->아레끼빠-> 나즈카 순으로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여독을 풀며 올라오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이 반대 방향으로 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책도 Lonely Planet의 정석대로 기본 정보가 충실한데 아쉬운 건 다른 책과 달리 hot spot에 대한 저자의 별 추천이 없어서 일정을 짤 때 뭘 보고 뭘 빼야 할 지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저처럼 단기 여행자보다는 한 달 이상을 여행하는 배낭 여행자를 타겟으로 삼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다 보고 가라 이 말이겠죠. 그러면서도 식당과 숙소는 별 추천을 했더군요;;;
또 한 가지의 특징으로는 저자의 문체가 굉장히 화려한데 원어민에게는 실감나게 들렸을 지 모르겠으나 저같은 영어 초보에게는 낯선 단어가 많아서 진도가 잘 안 나가는 것도 단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짜투리 시간을 활용해서 읽기는 했어도 완독하는데 거의 2달이나 걸렸네요.
페루도 도시보다는 투어를 해야 하는 광활한 지역이 많아서 지도의 효용성이 많이 떨어지기에 여행을 갈 때 이 책을 가져갈 지 고민 중입니다. 몽골 여행 때와 비슷한 방식으로 여행하게 될 것 같은 느낌이거든요.
2016년 4월에 나온 책이라서 비교적 최신 정보를 잘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책입니다.
덧. 이 책은 여행 관련 책이므로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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