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중독자가 도박을 그만두겠다고 결심했을 때 도박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더라도 단기적으로는 그 공허감을 메우고 장기적으로는 행복감을 느끼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본인에게 맞는 좋은 취미 생활을 하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하지만 도박에 빠진 이후로 이전에 즐기던 취미도 손을 놨고 새롭게 뭔가에 흥미를 가져보려고 해도 어떤 것을 해 봐야 할 지 마땅한 것을 찾을 수 없어 고민하는 도박자가 많더군요.
그래서 이전에 몇 차례 쓴 관련글을 모아서 도박 중독자에게 좋은 취미를 선택하는 기준을 총정리해봤습니다.
1. 머리보다 몸을 쓰는 취미가 좋다
: 도박 중독자는 게으르다는 오해를 받을 만큼 몸보다는 머리를 압도적으로 쓰는 활동이 도박이니만큼 이와 반대로 머리보다는 몸을 많이 쓰는 취미가 좋습니다. 단적으로 비교하자면 독서보다는 운동이 도박 중독자에게 더 낫습니다.
2. 혼자 하는 것보다 함께 하는 취미가 좋다
: 도박은 대개 혼자 하는 활동입니다. 물론 포커나 화투판처럼 다른 도박자와 함께 하는 도박도 있습니다만 엄밀히 말하면 그런 도박도 알고 보면 철저히 자신과의 싸움이죠. 외롭기 그지없습니다. 그래서 혼자만의 세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취미가 좋습니다. 운동을 예로 들자면 혼자 하는 등산 보다는 조기 축구회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축구를 즐기는 것이 더 낫습니다.
3. 동적인 것보다는 정적인 취미가 좋다
: 도박은 대부분 속성 상 속도가 빠르고 결과가 단숨에 결정되는 활동입니다. 그러니 도박 중독자에게 왠만한 취미는 속이 터질 정도로 답답하고 지루하게 느껴집니다. 그렇더라도 도박의 속성과 반대되는 정적인 취미가 도박 중독자에게는 유익합니다. 자동차로 드라이브를 하는 것보다는 낚시나 명상처럼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거나 자신과의 대화를 할 수 있는 정적인 취미가 더 낫습니다.
4. 소비하는 것보다는 생산하는 취미가 좋다
: 도박은 기본적으로 엄청난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활동입니다. 그것도 모든 것을 압도할 정도로 집중적으로 투입하기를 요구하는 활동이죠. 그래서 이런 강박적인 소비 패턴에서 벗어나려면 뭔가를 재배하거나 만드는 건설적인 취미 생활이 좋습니다.
5. 이기적인 것보다는 이타적인 취미가 좋다
: 도박은 철저히 자신만을 위하는 이기적인 활동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재정적 피해와 상처를 주는 것이죠. 그래서 가능하면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의 시간과 재능을 사용하는 봉사 활동과 같은 취미가 좋습니다. 특히 봉사 활동은 자신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주기 때문에 도박 중독자의 낮은 자존감을 높여주는데도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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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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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l G. Quinnett은 제가 2009년 3월에 혹평했던
'인간은 왜 낚시를 하는가?(Pavlov's Trout, 1998)'라는 책을 쓴 임상심리학자입니다. 못말리는 낚시광으로 유명하지만 사실 이 분은 자살 관련 분야의 최고수 중 한 명입니다.
보통 자살이라고 하면 일반인들은 연예인 자살이나 생활고에 시달려 목숨을 끊는 사람들을 떠올리곤 하는데 임상 현장에서 일하는 임상가들에게는 훨씬 더 자주 접하는 문제입니다. 우울증에 의한 자살이 아니더라도 자살로 귀결되거나 자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은 매우 많거든요. 속된 말로 임상 현장에 있으면서 환자나 내담자를 자살로 잃어 본 경험이 없는 임상가는 초보이거나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봐도 됩니다. 그리고 환자나 내담자를 잃을 때마다 경험하게 되는 정신적 타격은 임상가를 burn-out시킬 수 있습니다. 저만 해도 2009년에 도박 중독이었던 내담자, 2010년에 우울 증세가 동반된 적응 장애 피검자를 각각 자살로 잃었습니다. 1년이나 지난 시점이었는데도 완전히 극복하지 못해 썼던 글이 바로
'임상심리학자들이 피검자/내담자를 자살로 잃는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였습니다.
제가 일하는 도박 중독 분야에서는 다행히 자살 시도를 하는 빈도가 적은 편이지만 자살 사고를 경험하지 않은 도박자를 찾기가 힘들 정도로 흔한 문제이고 도박 중독자들은 충동성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언제든 불행한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도 전문가 자격을 갖추고 현장에 투입되는 임상가 중 자살 위험성이 있는 환자/내담자를 다루는 법을 제대로 배운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제 나름대로 대비를 하는 차원에서 고른 책인데 결과적으로 현명한 선택이 되었습니다. 30년 이상 현장에서 자살 환자를 치료한 전문가의 노하우가 그대로 녹아 있는 훌륭한 책입니다. 이런 책은 실제 현장에서 일하지 않은 사람이 아니면 절대로 쓸 수 없습니다. 저도 이런 책을 꼭 한 번 쓰고 싶군요. ㅠ.ㅠ
이 책에 담긴 몇 가지 중요한 내용들은 정리해서 포스팅도 할 생각이지만 현장에서 자살 위험성이 있는 환자/내담자를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임상가라면 꼭 한번은 읽어보기를 권하는 책입니다.
강력 추천합니다.
덧. 이 책은 저도 소장하면서 가끔 참고해야 하기 때문에 새 책으로 북 크로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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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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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인터넷 생활을 하면서 '낚시', '낚는다', '떡밥'과 같은 용어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어디선가 한번쯤은 봤을 '짤방'의 기원인, '낚시 시리즈'를 쓴 Paul Quinnett이 쓴 책입니다. 이 책은 그가 지은 낚시 시리즈의 결정판(?)입니다.
Paul Quinnett가 쓴 낚시 시리즈로는 '인생의 어느 순간에는 반드시 낚시를 해야 할 때가 온다', '다윈은 어떻게 프로이트에게 낚시를 가르쳤는가'와 같은 책들이 있습니다.
원제가 '파블로프의 송어'이니 출판사에서 번역을 하면서 제목 갖고도 낚시를 했네요. -_-;;;
Paul Quinnett은 사실 자살 예방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이자 현장 경험이 풍부한 임상심리학자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못 말리는 낚시광이고요.
이 책은 당연히 '낚시 심리학'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있을리가 없잖아~). 평생 낚시를 하면서 깨달은 이런저런 깨달음을 심리학 지식과 버무려 쓴 에세이집입니다.
냉소적인 어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즐겁게 볼 수도 있습니다만 저는 초반부터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스포츠 낚시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사실 사냥 다음으로 낚시를 싫어합니다. 스포츠 낚시는 그야말로 자신의 즐거움인 손맛을 느끼기 위해 살아있는 물고기를 가짜 미끼로 사기쳐서 괴롭히는 악랄한 스포츠입니다. 저자는 윤리적인 방법으로 낚시를 즐기기 위해 자신이 얼마나 조심하고 하고 있는지를 내내 강조하지만 단 한 마리의 물고기를 잡아서 곧바로 놓아준다고 하더라도 그 물고기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야기하게 됩니다. 사실 죽을수도 있고 실제로 스트레스때문에 죽기도 합니다(이 책에도 나옵니다). 물고기와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하면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죠. 고도의 두뇌게임이니, 인내를 시험하는 장이니 어쩌니 미사여구를 늘어놓아도 스포츠 낚시의 본질은 똑같습니다. 단지 인간의 즐거움을 위해 어떻게 하면 물고기를 속여서 갖고 놀 것인가를 겨루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낚시가 싫습니다. 차라리 먹기 위해서 물고기를 잡는 사람이 더 솔직합니다. 적어도 물고기를 농락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래서 Paul Quinnett이 낚시의 장점을 계속 늘어놓으면서 얼굴에 금칠하는 꼴이 영 눈꼴사납더군요.
책 중에는 저자가 관계 중독인 남자를 위해 낚시를 치료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도 나오는데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이 왜 굳이 낚시여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가 자주 인용하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즐겼던 자연 속 산책도 있고 독서도 있는데 말이죠. 책 내용만 그대로 믿고 따라가면 낚시만큼 좋은 것이 없는 것 같지만 낚시를 자연 속 산책으로 바꿔놓고 읽어도 전혀 무리가 없습니다.
심리학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굳이 읽을 필요는 없으며 심리학 전공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맞다 맞아 하고 맞장구를 치면서 즐겁게 읽기에는 낚시광들이 독자로 제격입니다.
일부러 낚시 시리즈 중 마지막 편을 읽었는데 앞의 두 편은 읽을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나름 재미있게 쓰려고 노력한 것 같지만 시니컬하기만 할 뿐 그다지 재미있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재미있게 쓰려다 핀트가 맞지 않아 교훈적인 내용이 묻혀버린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왠지 낚였다는 느낌이 들어 읽고 나서도 영 찜찜합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책을 읽어야 마음이 다시 개운해질 것 같습니다.
비추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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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9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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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왜 낚시를 하는가? 폴 퀸네트 지음, 황정하 옮김/바다출판사 제목 참 인상적입니다. 모 블로그의 라이프 로그에 책 제목을 보고 저런 책도 출판이 되는가보네; 하고 몹시 당황했었던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