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제가 버마 여행을 하면서 느꼈거나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한 내용입니다. 2주 동안 여행을 했다고는 하나 현지에서 오래 산 것도 아니고 그저 스쳐지나가는 여행자의 주관적인 시각으로 본 것을 정리한 것 뿐이니 버마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음식
: 지금까지 여행한 동남아시아 국가의 음식 중 가장 친숙한 맛이었습니다. 짜거나 지나치게 맵지 않으면서도 담백한 것이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에 잘 맞을 것 같습니다. 고수가 들어간 음식도 향이 강하지 않아 그다지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았고 우리나라 한상차림 같은 백반 같은 음식이 있는데다 꼭 나물 반찬 같은 음식도 많습니다. 특히 샨족 반찬 중에 우리나라 김치 같은 음식도 있어서 우리나라 멸치국수에 김치 얹어 먹듯이 샨족 국수(샨 누들이라고 부르는)와 함께 먹을 때 궁합이 정말 잘 맞았습니다. 버마 여행을 하면서 음식 때문에 고생하는 일은 아마도 없을 겁니다. 그리고 버마도 불교 국가이기 때문에 채식 인구가 많아서인지 어디를 가도 vegetarian 옵션이 있고 채식 전문 식당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대만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채식인들이 여행하기 좋은 나라입니다.
* 종교
: 거의 90%에 이르는 국민들이 불교 신자라고 하니 가히 독실한 불교 국가(개인적인 수행을 강조하는 소승불교)라고 불러도 되겠지만 제가 볼 때는 글쎄요. 그들의 신앙심이야 겉으로 봐서는 알 수 없지만 소위 '낫'이라고 부르는 토착 신앙도 믿고 사당마다 지폐를 주렁주렁 걸어놓은 것도 그렇고 불상에 금박을 덕지덕지 붙이는 모습도 그렇고 사원마다 커다란 시주함을 여기저기 배치해놓고 시주를 독려하는 걸 보면 제게는 거의 기복신앙처럼 보였습니다. 종교에 대한 제 편견 때문에 그렇게 보였을 수 있으니 여행가시는 분들은 직접 보고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 버마 사람들
: 뭐랄까요. 처음에는 표정이 별로 없으면서도 빤히 쳐다보는 모습에 속을 잘 알 수 없었지만 먼저 인사를 하거나 무엇을 물어보면 금방 환하게 웃으면서 친절 모드로 바뀝니다.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 아직 많이 개방되지 않은 나라여서 그런지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선량하고 때가 묻지 않은 느낌입니다. 먼저 다가와서 친절을 베푸는 살가움은 없지만 은근히 낯가림이 심한 저로서는 그게 더 편하고 좋았습니다. 물론 양곤에서는 굉장히 다양한 민족이 섞여 살기 때문에 알 수 없지만 만달레이나 바간, 인레 쪽으로 나가면 선량하다는 제 말이 어떤 느낌인지 대번에 와 닿으실 겁니다. 여행 중에 사기 당할까, 호객 당할까 긴장한 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호객을 해도 질척거리지 않으며 거절하면 쿨하게 물러납니다.
* 인터넷 환경
: 제가 묵은 숙소가 대부분 고가의 숙소여서 그랬는지는 몰라서 숙소 내 무선 인터넷 환경은 괜찮은 편입니다. 물론 넷플릭스 동영상 재생과 게임을 두 개의 기기로 한꺼번에 하면 속도 저하가 확 느껴지는 수준이지만 간단한 검색이나 블로그 서핑 등을 하는데는 별 지장이 없었습니다. 시내에서도 대부분의 레스토랑이나 카페 등에서는 무선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고 양곤에서는 백화점 등에서도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하기 때문에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길을 다닐 때는 포켓 와이파이나 유심칩을 사용해 와이파이를 사용하는 게 빠르고 편리합니다. 저는 '도시락' 와이파이를 신청해서 갖고 다니면서 구글맵이나 '해피 카우' 같은 비건 레스토랑 앱을 사용했습니다.
* 치안
: 론플에서도 소개되어 있지만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안전한 수준입니다. 여성 혼자서 여행을 다녀도 염려할 일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전력 사정이 좋지 못해 밤길이 좀 어둡다는 걸 제외하면 사람을 두려워할 일이 없어서 여행 내내 편안한 마음으로 다녔습니다. 소매치기나 기타 강도 등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 환전
: 버마 여행 중 가장 불편했던 부분이 바로 환전인데 현지에서 사용하는 '짯'으로 바꾸려면 100불짜리 미화 신권을 가져가야 합니다. 아무리 깨끗한 돈이라도 구겨지거나 접힌 흔적이 있으면 환전을 거절당할 수 있고 제 경우는 완전히 빳빳한 새돈인데도 발행년도가 2016년이라고 환율을 1불 당 50짯이나 덜 쳐줬습니다(영어도 안 되는데 욕 할 뻔했습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수준이 있는 호텔에 묵으면서 아예 달러로 결제를 하거나 한국에서 떠날 때 완전 빳빳한 100불 신권으로만 가져가셔야 손해보거나 거절당하지 않고 환전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시내의 사설환전소가 까다롭고 양곤 시내의 은행에서는 그 정도는 아니었으니 이 점도 참고하시고요.
* 동물
: 선진국을 가면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견주를 흔히 볼 수 있지만 버마에서는 반려동물의 개념이 별로 없는 것 같고 그냥 같이 사는 느낌입니다. 거리에 개도 많고 고양이도 많고 사원 근처에는 원숭이, 까마귀, 다람쥐도 많지만 아무도 해코지 하지 않고 어디나 동물들이 먹을 수 있는 밥과 물을 준비해 놨더군요. 대부분의 동물들이 사람을 경계하지 않고 그냥 편하게 삽니다.
* 흡연
: 흡연은 자유로운 편이어서 길을 다니면 담배 연기를 완벽히 피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실내는 대부분 금연이라서 우리나라 수준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다닐 만 합니다.
* 교통 사정
: 만달레이, 바간, 인레처럼 지방 뿐 아니라 양곤에서도 교통 체계가 엉망입니다. 양곤의 경우는 워낙 차량과 오토바이가 많아서 그렇기도 하지만 교통 신호가 보행 신호로 바뀌어도 좌우 회전 차량이 그대로 진입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좌우를 살피지 않고 길을 건너다가는 차에 치이기 쉽습니다. 또한 현지인들은 아주 넓은 도로가 아니면 교통신호 상관없이 그냥 길을 막 건너다니기 때문에 교통 사고로 인한 사상자가 아주 많을 것 같습니다. 그나마 양곤에서는 대부분 일방도로라서 차량의 흐름을 읽기 쉽다는 게 다행일 정도입니다. 양곤에서 특히 길 건너실 때 조심하세요.
* 전력 사정
: 아직 전력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지 양곤 같은 대도시에서도 정전이 잦은 편입니다. 실제로 여행 중 정전을 자주 경험했고 그 때마다 상점이나 레스토랑에서는 자체 발전기를 가동하는데 이런 발전기의 수가 엄청나기 때문에 한번 정전이 되면 시내 곳곳에서 발전기를 가동하는데 사용하는 기름 냄새와 소음으로 난장판이 됩니다.
* 의사 소통
: 저 같은 여행자들은 주로 관광지를 중심으로 돌아다니고 현지인과 대화를 할 일이 별로 없기 때문에 의사 소통에 큰 어려움은 없지만 문제는 영어를 좀 하는 현지인들도 발음이 아주 독특하기 때문에 알아듣기가 정말 힘듭니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T발음과 R발음을 뭉개면서 발음하기 때문에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면 소리만으로는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아들을 수가 없습니다. 단어 수준에서도 못 알아들은 적이 많아서 다시 확인해야 했습니다. 나름 큰 호텔의 리셉션에 있는 직원들도 대부분 그런 걸 보면 제 귀가 이상해서 그런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보통 여행 초반에는 갑자기 영어를 알아들으려니 귀가 익숙하지 않아 그랬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번 버마 여행에서는 2주 내내 계속 귀를 쫑긋 세우고 긴장해서 들어야 했으니까요.
* 날씨
: 건기에는 비가 한방울도 안 내리는 것 같습니다. 2주를 여행하는 동안 비는 커녕 흐린 날 조차 단 하루도 없었습니다. 버마 지도를 놓고 보면 양곤은 남부에 위치해서인지 낮 최고 기온이 33도까지 올라갔고 습도도 높아서 낮에 돌아다닐 때는 손풍기를 사용할 정도로 더웠습니다. 양곤 공항에 내리자마자 모기가 달려들더군요. 양곤에서는 모기 퇴치제와 전자 모기향이 필요하니 준비해가세요. 하지만 바간, 특히 고지대인 인레에서는 아침 저녁으로 기온이 뚝 떨어져서 춥다고 느낄 정도였습니다. 기온차가 크니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여름에 여행하시더라도 긴팔옷과 바람막이 등을 잘 챙겨가셔야 합니다. 낮에는 햇볕이 강하니 선글래스와 모자, 썬크림도 꼭 가져가시고요.
* 신발
: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에서도 그렇지만 버마에서는 사원에 들어갈 때 예외없이 무조건 맨발로 들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흔히 말하는 헐벗은 복장도 입장 불가입니다. 입구에서 '롱지'를 빌려주는 사원도 있지만 위생 상태를 보장할 수 없으니 여성분들은 그냥 바지나 긴 치마를 입으시는 게 마음 편합니다. 사원마다 다르지만 입구에 신발을 보관할 수 있는 보관함을 두거나 유료로 맡기는 시설이 있는 곳도 있지만 가능하면 신발주머니를 하나 가져가서 자기 신발을 직접 들고 다니는 걸 추천합니다. 왜냐하면 버마 사원은 보통 동서남북으로 입구가 뚫려 있기 때문에 까딱 잘못하면 다른 방향으로 나오게 되거든요. 그러면 신발을 맡긴 입구를 찾아서 다시 들어가야 합니다. 당해보면 아시겠지만 이거 보통 번거로운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신발은 플립플랍 같은 가볍고 쿠션이 있는 샌들 종류를 가져가시는 게 좋습니다. 어차피 사원 안에서는 맨발로 다녀야 하고 사원 밖에서는 오래 걸을 일이 별로 없기 때문에 무거운 신발을 가져가는 게 의미없고 짐만 됩니다.
* 공항 발권
: 양곤 국제공항은 아니지만 지방 국내공항으로 가면 미리 종이에 리스트를 적어두었다가 본인임을 확인하고 출력해 둔 항공권을 나눠주는 방식이라서(단말기가 없습니다;;;) 그냥 e-ticket을 출력해서 가져가는 것이 확실한 방법입니다.
* 공기질
: 앱으로 검색해 봐도 지방은 공기질 측정을 하지 않는지 양곤을 벗어나면 공기질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가 없는데 일부러 들고 간 휴대용 공기질 측정기로 다니면서 수시로 측정을 해 보니 양곤과 인레는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만달레이와 바간은 보통 '나쁨' 수준이고 식사 준비를 위해 나무를 때는 지 아침, 저녁으로는 항상 '매우 나쁨' 수준이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마스크를 쓰고 다니셔야 하고 실제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금방 목이 칼칼해집니다. 지방은 포장도로도 많지 않고 건기에는 비도 내리지 않으니 공기가 좋을 수가 없습니다.
* 가난
: 동물에게도 먹을 것을 아끼지 않고 베푸는 버마 사람들이기에 가난하다고 해도 거지는 없을 것 같았는데 양곤을 벗어나 시골로 내려가면 길가에서 차가 지나갈 때마다 무기력하게 서 있으면서 손을 벌리고 구걸하는 사람들(대부분 노인들)이 많아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런 식으로 하루종일 서 있다고 해도 도움을 받을까 싶은데도 뽀빠산으로 가는 길에 제가 본 것만 줄잡아 수 백명은 되어 보였습니다. 당연하겠지만 빈곤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마음의 평안을 유지하는 건 어려운 것 같습니다.
* 도로 사정
: 양곤 시내는 도로 포장이 잘 되어 있고 외곽 도로도 포장 도로가 꽤 많은 편입니다. 물론 아직 포장이 안 된 흙길도 많지만 계속 포장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서 앞으로 점점 도로 사정이 좋아질 겁니다. 다만 충격적인 건 도로 포장을 모두 사람 손으로 합니다. 롤러 정도를 제외하면 중장비가 전혀 없습니다. 흙과 자갈을 나르는 것, 아스팔트를 녹여서 섞는 것, 그걸 바르는 걸 모두 여성 노동자들의 손으로 직접 합니다. 독한 연기가 나는데도 마스크를 쓰고 일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것도 꽤 충격적인 장면이었습니다.
* 교통 수단
: 양곤을 비롯해 어느 곳에서건 호텔에서는 택시를 불러서 이동하는 게 가장 편리(대신 가장 비쌈)하고 길을 거닐 때에는 '툭툭'을 흥정해서 타는 게 여행자들이 가장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입니다. 도시 간에는 시외 버스를 타면 되고(저는 그냥 국내 항공으로 이동했지만) 지하철이나 트램 등은 없습니다. 양곤에서는 시내 버스가 있지만 외곽 지역으로 나가면 픽업 트럭을 개조해서 짐칸에 사람이 차면 출발하는 현지인 전용 교통 수단이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인 여행자가 타기에는 의사 소통도 안 되고 무엇보다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이용을 말리고 싶습니다. 보통은 택시를 불러서 타거나 '툭툭'을 흥정해서 타고 다니게 되실 겁니다.
* 물가
: 예를 들어 외국인들이 주로 묵는 호텔 바로 옆의 레스토랑이나 바, 카페의 물가는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없지만 현지인들이 많이 가는 식당 등의 물가는 심하다 싶을 정도로 쌉니다. 예를 들어 양곤 시내에서 우리나라 타임스퀘어 같은 '정션 시티' 내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려면 우리나라와 똑같은 금액을 내야 하지만 현지인 식당에서 음식 3개, 밥 추가, 음료까지 모두 합쳐도 우리 돈으로 5천 원이면 먹을 수 있습니다. 배낭 여행자가 돈을 아껴서 여행하려고만 하면 굉장히 저렴하게 여행할 수 있는 곳이 버마입니다. 그야말로 돈 쓰기 나름인 곳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위생
: 론플도 그렇고 한글판 가이드북도 그렇고, 버마를 다녀온 여행자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 길거리 음식을 조심하라는 겁니다. 딱 봐도 위생 상태가 아니올시다입니다. 다 먹은 그릇을 설거지할 때 구정물 수준의 물로 씻은 뒤 깨끗한 물로 헹구는 걸 한번도 못 봤습니다. 게다가 나름 비닐장갑을 끼고 과일을 만지는 행상도 그대로 돈을 주고 받은 뒤 다시 그 손으로 과일을 만집니다. 나중에 보시면 아시겠지만 버마의 지폐는 정말 더럽기 때문에 그 돈을 만진 손으로 음식을 만지는 걸 보면 있던 입맛도 뚝 떨어집니다. 론플에서는 카페에서도 찬 음료를 먹을 때 얼음을 빼라는 주문을 하라고 할 정도입니다. 얼음의 위생 상태도 믿을 수 없다는거지요. 현지인 식당을 가실 때에도 비교적 깨끗하고 평이 좋은 곳으로 가시고 길거리 음식은 아예 제외하는 게 안전합니다.
* 돈
: 예전에는 사용했지만 지금은 동전을 사용하지 않고 지폐만 사용합니다. 단위는 '짯'이고 환율은 제가 여행하던 당시 1,000 짯이 750~800 원 수준이었습니다. 지폐는 50, 100, 200, 500, 1,000, 2,000, 5,000, 10,000 짜리가 있습니다. 500 짯 이하는 주로 현지인들이 사용하는 단위이고 외국인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지폐는 1,000 짯 짜리입니다. 현지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만큼 많이 돌아다녀서인지 소액 지폐의 상태가 아주 좋지 않습니다.
* 시차
: 우리나라보다 2시간 30분 정도 느리기 때문에 시차 적응에 아주 유리합니다. 현지 시간으로 저녁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 시간인 7시나 8시 쯤이면 한국은 9시 30분이나 10시가 되기 때문에 슬슬 졸릴 시간이죠. 씻고 바로 자면 숙면을 취할 수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날 때도 6시나 7시가 되면 저절로 눈이 떠지기 때문(한국 시간으로 8시 30분이나 9시이니)에 일찍 움직이기에도 좋습니다.
다음은 몽골 여행을 하면서 알게 되었거나 느낀 점을 간략하게 요약한 겁니다. 어떤 내용은 생각의 차이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으니 몽골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은 참고만 하세요.
* 인터넷 환경
: 론플에는 몽골의 인터넷 환경이 좋은 것처럼 묘사되어 있지만 울란바타르를 벗어나면 와이파이는 커녕 휴대폰도 안 터집니다. 고비 사막의 경우는 몽골 최고의 숙소인 Three Camel Lodge에서도 신용카드 결제를 위해 신호를 잡으려고 차를 타고 높은 산으로 올라가야 하더라고요;;;; 수도인 울란바타르에서도 속도가 느려 동영상 업로드는 상상도 못합니다. 이메일을 확인하고 SNS를 하는 정도가 고작이에요. 홉스굴 Ashihai resort에서는 조식 뷔페로 이용하는 리조트 내 카페에서만 인터넷이 부분적으로 가능했는데 속도가 워낙 느려서 이미지 검색도 제대로 못했습니다. 포켓 와이파이, 로밍은 물론이고 심 카드를 사와도 소용 없을 겁니다. 그냥 마음을 비우고 자연을 만끽하는 것이 상책이에요.
* 몽골 사람
: 무뚝뚝해 보이지만 순박하고 착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몽골 현지 가이드들은 UB(울란바타르를 보통 이렇게 부릅니다. 그냥 시티라고도 해요) 사람들은 돈을 밝힌다고 하지만 우리 수준에서 봐도 별로 그래보이지는 않습니다. 제 경험 상 돈을 밝히는 사람들은 외국 여행자에게 바가지 씌우는 게 몸에 배어 있는 불법 택시 기사들 뿐이었습니다.
* 치안
: 중범죄는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소매치기는 조심해야 합니다. 솜씨가 아주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지인들이 드나드는 펍에서도 소매치기를 조심하라는 문구가 탁자마다 붙어 있을 정도입니다. 현지인들도 뒤로 메는 가방은 잘 안 멘다고 할 정도에요. 사람들로 붐비는 일부 관광지를 제외하면 오히려 여행자가 조심해야 할 위험은 길을 건널 때 입니다. 우리나라보다 운전을 험하게 하는 경우가 많고 교통 신호를 잘 지키지 않기 때문에 녹색불로 바뀌었다고 그냥 건너면 안 되고 반드시 좌우를 확인해야 합니다. 신호 없이 끼어들기, 중앙선 유턴 같은 건 그냥 하는 수준이거든요.
* 택시
: 공인 택시는 2~3개의 택시 회사에서만 운영하며 이것도 국가에서 승인하는 면허 제도가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차를 가진 사람은 누구나 택시 영업을 할 수 있으며 실제로 현지인들은 그냥 길가에서 손을 흔들어 차를 세워 요금을 흥정하고 타고 다닙니다. 문제는 외국인의 경우 적정 요금을 잘 모르기 때문에 바가지를 쓰기 쉬워서 숙소에서 이동할 때 미리 호텔 직원들에게 적정 금액을 물어두고 타기 전에 흥정을 해서 타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론플에는 불법 택시 기사가 강도로 돌변해 금품을 빼앗겼다는 말이 나오지만 밤 늦게 타거나 하지 않는다면 그럴 위험성이 있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 공공 교통 수단
: 울란바타르의 경우 택시, 버스, 저상 버스, 전차까지 다양한 교통 수단이 실제로 운행되고 있지만 외국인이 이용하기에는 복잡하고 소매치기의 온상으로 알려져 있어서 이용을 권장할 수 없습니다. 또한 교통편이 많지 않아 현지인들도 대부분 자기차를 몰고 다니기 때문에 평일 교통 혼잡도가 매우 높습니다. 울란바타르 시내는 항상 붐비는 편이고 출, 퇴근 시간에는 보행 속도와 거의 비슷할 정도로 차가 심하게 막힙니다.
* 동물
: 울란바타르에는 반려동물로 개를 기르는 사람이 꽤 있어서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시골, 특히 유목민의 경우는 대부분 개를 방범견으로 기르기 때문에 덩치가 크고 사나우며 외지인이 다가가면 무섭게 짖고 물릴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몽골 지방 여행을 할 때 꼭 익혀야 하는 현지어가 '노호이 호르'(개를 좀 잡아주세요)라고 하니 말 다했지요. 상대적으로 고양이는 거의 볼 수 없으며 여행 중 유목민 게르에서 딱 한 마리 보았는데 쥐를 잡는 목적으로 함께 사는 수준입니다. 시골에는 소, 양, 염소, 말, 낙타 등이 많이 있으나 방목해서 기르는 가축의 수준이고 반려동물은 아닙니다.
* 벌레
: 고비 지역에서 모기를 조심하라는 말을 하도 들어서 나름 준비를 많이 해 갔는데 여행 내내 모기는 한번도 못 봤고 물리지도 않았습니다. 바리바리 싸들고 간 전자 모기향을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어요. 다만 고비에서 저희가 도착하기 일주일 전까지 모기가 극성이었고 도착하기 며칠 전에 다행히 북쪽으로 이동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고비 사막으로 내려가시는 분들은 그래도 준비를 할 필요는 있겠습니다. 홉스굴 지역에는 호숫가 주변에 각다귀가 많지만 피해가면 되기 때문에 크게 신경이 쓰이는 수준은 아닙니다. 오히려 몽골 여행 내내 짜증나게 만들었던 벌레는 고비에서도, 홉스굴에서도 파리였습니다. 달려들기까지는 않지만 앵앵 소리가 거의 진주만 폭격기 수준의 소음이기 때문에 굉장히 거슬립니다.
* 돈
: 동전은 없으며 최대 2만부터 1만, 1천, 500, 100, 50까지 지폐만 있습니다. 단위가 투그릭인데 100, 50투그릭 지폐를 제외하고는 모든 얼굴이 칭기즈칸이기 때문에 헷갈리지 않게 숫자를 잘 확인하고 사용해야 합니다. 현지에서 투그릭을 쓸 때 상대방이 거스름돈이 없는 경우가 많으니(심지어 대형 리조트에서도) 잔돈을 받으면 최대한 확보해 두는 게 좋습니다. 나중에 마트에서 간단한 물건을 사거나 택시비를 낼 때, 팁을 줄 때에도 잔돈이 필요하거든요.
* 생수
: 숙소에 따라 상황이 많이 다른데 울란바타르의 캠핀스키 호텔 같은 경우는 매일 500미리 생수를 두 병씩 제공하기 때문에 따로 물을 구입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고비 사막에 있는 Three Camel Lodge의 경우 Eco Lodge이기 때문에 PET병의 사용을 자제하므로 매일 정수된 물을 유리병에 담아 2리터씩 제공하더군요. 역시 가져간 텀블러에 담아서 다니는 걸로 충분했고 가이드가 차량에서 따로 물을 준비해 두었기 때문에 일부러 물을 챙길 필요는 없었습니다. 홉스굴 지역의 Ashihai Resort는 뜨거운 물은 수시로 제공하지만 찬물은 없어서 생수를 마시려면 구입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가격이 700미리 한 병에 3,000투그릭이나 해서 놀랐죠. 즉 케바케입니다. 울란바타르에서는 마켓을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지만 지방의 경우는 마켓을 찾는 것부터가 일이기 때문에 숙소를 예약할 때 물을 쉽게 구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 하면 몽골은 여름철 습도가 매우 낮기 때문에 체감 온도가 낮은 대신 충분한 수분 섭취가 아주 중요하거든요. 조금만 물 마시는 걸 게을리 하면 탈수 증상이 올 수도 있습니다.
* 음식
: 몽골은 고기 나라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모든 음식에 고기가 빠지지 않습니다. 반대로 채식주의자는 음식 선정에 어려움이 많은데 호텔급 숙소나 레스토랑에서는 따로 채식 메뉴가 있지만 local restaurant에서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울란바타르를 벗어나면 채식 메뉴를 주문해도 원래 있던 메뉴 중 고기를 밥으로 대체해 주는 수준입니다. Three Camel Lodge에서는 매우 훌륭한 채식 요리를 먹을 수 있지만 사실상 몽골에서 유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일반 마켓에서 장을 봐도 과일과 채소는 매우 비싸기 때문(한국과 비슷하거나 비싼 경우가 많음)에 배낭 여행자가 채식 음식을 챙겨 먹으면서 다니기는 쉽지 않습니다.
* 전기
: 220V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사용하는 모든 전자기기의 사용에 문제가 없으나 울란바토르만 벗어나면 전기가 끊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본적인 조명은 태양열 발전이나 풍력 발전을 통해 공급받지만 전자 기기를 가동하기 위한 전력은 인근 도시에서 공급받기 때문에 고비 지역은 달란자드가드, 홉스굴 지역은 므릉시에 문제가 생기면 끊깁니다. 제가 여행하던 시기에도 고비 지역은 꽤 자주, 홉스굴 지역은 한 번 전기가 끊겼습니다. 전기를 사용할 수 있을 때마다 휴대폰을 비롯해 전자 기기를 수시로 충전하는 것을 잊지 마시고 무엇보다 보조 베터리를 반드시 가져가세요. 보조 베터리가 없으면 상당히 불편할 겁니다.
* 팁
: 몽골에는 원래 팁 문화가 없지만 관광지를 중심으로 서서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숙소의 메이크 업 비용이나 드라이버에게 적정 수준의 수고비를 주는 정도는 기대하는 것 같습니다. 다만 식당에서 팁을 남겨 놓고 나오거나 할 필요는 없어요. 울란바타르의 경우는 계산서에 기본적인 세금이 따로 붙어 나오는데다 특이하게도 도시세(1%)라는 항목도 있어서 메뉴판에 적혀 있는 금액에 비해 최종 지불하는 금액 차이가 꽤 납니다. 다만 작은 회사에 다니는 일반직의 한달 월급이 50만 투그릭에 불과하다고 하니 육체 노동을 하는 분들에게 팁을 주는 건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저는 가능하면 일부로라도 수고비를 챙겨 드리려고 노력했습니다.
* 선물
: 기념품으로 가죽이나 털로 된 제품이 인기 있으며 가격도 상당히 저렴한 편입니다. 다만 가죽 처리 기술이 그리 뛰어나지 않은지 매장에서도 좋지 않은 냄새가 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잘 확인하고 구입하는게 좋습니다. 반대로 비건이라면 살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세공품은 조잡하거나 너무 화려하여 기념품으로 부적절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몽골의 초원 풍경을 그린 작은 그림이 괜찮아서 몇 장 구입했습니다(국영 백화점 7층 기념품점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술을 좋아한다면 몽골 보드카(칭기스 골드 라벨)도 추천할 만합니다.
* 날씨
: 일교차가 크기로 유명(실제로 몽골은 연교차가 워낙 커서 여름에는 35도까지 올라가고 반대로 겨울에는 영하 40도 이하까지 떨어집니다)하여 지역에 따라 여름철 기준으로 낮을 때는 15도에서 높을 때는 35도까지 오르내리므로 여름철에 여행을 한다고 해도 한여름에서 초겨울까지 커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옷을 준비해야 하는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반바지부터 윈드 브레이커까지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가방이 대부분 옷으로 채워집니다.
* 에어컨
: 울란바타르를 제외하면 에어컨을 보는 것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울란바타르에서도 호텔 정도가 아니라면 에어컨의 혜택을 제대로 누릴 수 있는 건 새로 지은 건물의 샵 정도입니다. 사람이 북적거리는 대표적인 곳인 국영 백화점에서도 에어컨이 가동되는 것 같지 않을 정도로 덥습니다. 시골에서는 에어컨은 고사하고 선풍기도 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고비 지역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 낮에도 그늘만 들어가면 견딜 만하고 홉스굴 지역은 온도 자체가 낮아서 그렇게 덥지 않습니다. 또한 고비나 홉스굴 모두 밤에는 온도가 많이 내려가서 이불을 덮고 자야 할 정도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습도도 낮아서 탈수가 오기 쉬우니 그야말로 감기 걸리기 딱 좋은 날씨라고 할 수 있겠네요. ㅡㅡ;;;;
* 도로 사정
: 울란바타르 시내는 모든 도로가 포장되어 있으나 교통량이 많아 혼잡하며 교외로 가면 비포장 도로가 많습니다. 다행히 테를지 지역까지는 도로가 잘 포장되어 있어서 당일 투어를 다녀오는데는 별 무리가 없습니다. 울란바타르에서 홉스굴까지는 도로가 포장되어 있어 3년 전의 20시간에서 현재는 하루 만에 차량으로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므릉에서 하츠갈로 가는 도로는 아직 포장이 안 된 곳이 많아서 4륜 구동 차량이 필요합니다. 고비 지역은 거의 포장되어 있지 않다고 보는 게 낫습니다. 공항만 벗어나면 곧바로 길도 없는 비포장이니까요.
* 여행 준비
: 울란바타르, 홉스굴, 고비 모두 가이드가 없으면 상당한 불편을 감수해야 합니다. 특히 교통편 이용과 음식(비건이라면 특히) 주문에서 애로 사항이 꽃필 수 있습니다. 떠나기 전에 섭외를 완료하거나 최소한 현지에서라도 가이드를 꼭 구해야 합니다. 다행히 한국말을 할 수 있는 가이드를 구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으며 영어 가이드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 언어
: 몽골어는 우리 말과 어순이 동일해 말을 배우기 쉽다고 하지만 그건 문법의 이야기이고 발음이 아주 헬 수준으로 어렵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만 해도 제대로 발음하는 게 불가능한 수준이에요. 울란바타르에서는 그나마 영문 병기가 되어 있어 괜찮지만 지방으로 가면 키릴 문자만으로 표기되어 있어 아주 답답함(가이드가 꼭 필요한 이유 중 하나). 몽골에는 한국에서 노동자로 일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많고 한류 때문에 한국말을 할 줄 알거나 최소한 무슨 말인지 알아듣는 사람이 굉장히 많으니 말조심해야 합니다. 몽골이나 몽골 사람을 비하하는 말을 공공 장소에서는 안 하는 게 신상에 이로울 겁니다.
* 한류
: 현재 개발붐(울란바타르 전역이 공사판이라고 해도 될 정도)으로 인해 국내 기업의 진출도 활발하고 한류 때문에(한국 드라마를 시청하지 않는 몽골 가정이 거의 없을 정도라고 함) 한국을 모방하는 게 많습니다. 아파트 건축 스타일, 옷차림, 화장법도 많이 비슷하고 울란바타르 시내에는 한국 음식점과 수퍼마켓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한국말 간판도 가끔 보여요. 울란바타르 시내를 돌아다니는 여성들을 보면 옷차림의 미묘한 차이만 빼면 서울에서 만나는 젊은 여성들과 거의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비슷합니다.
* 환경
: 몽골인들의 정신세계를 지탱하는 샤머니즘의 영향 때문인지 대부분이 불교 신자라서 그런지 몰라도 환경 보호가 몸에 배어 있어 가이드들이 눈에 띄는 족족 쓰레기를 주을 정도입니다. 가축도 거의 방목으로 기르며 공장식 축산을 싫어합니다. 도축할 때도 고통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한다고 하네요. 다만 위에서 말한 것처럼 최근 한국의 개발 지상주의를 도입하면서 지나치게 급속하게 환경이 파괴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 빈부격차
: 부패가 심하여 몇몇의 기업가와 국회의원들이 부를 독식하고 있다고 합니다. 빈부 격차가 매우 심한데 생활 물가가 서울에 근접하는데 비해 소득 수준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서 울란바토르 시내에서 생활하는 것이 정말로 힘들다고 합니다. 현지인들은 매우 머리가 좋거나 집안의 배경이 좋아야만 먹고 살 수 있다고 체감하는 수준이더군요. 우리나라의 판박이 같은 상황이라서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 중독
: 몽골인들이 술을 좋아하고 많이 마시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로 론플에서도 취한 사람과 마찰을 일으키지 말고 조심하라고 대놓고 경고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알코올 중독이 상당히 많을 것으로 추정되며 도박을 즐기는 몽골인도 굉장히 많다고 하니 숨겨진 도박 중독자의 수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나 정신 질환에 대한 대중의 인식도 낮은 수준이고 무엇보다 전문가가 전무해서 제대로 care받지 못한다고 합니다.
* 문
: 백화점을 제외한 모든 상점의 문이 매우 협소해서 처음 봤을 때 대체 손님이 들어오라고 만든 것인가 의심이 될 정도였습니다. 두 사람이 나란히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작게 만들거든요. 문을 자그마하게 만드는 이유는 혹독한 겨울 때 단열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 시차
: 원래 시차가 1시간에 불과한데다 여름철에는 서머타임 제도가 있어 시차가 없습니다. 한국 시간과 동일하기 때문에 시차 적응은 전혀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 환전
: 울란바타르 시내 곳곳에 사설 환전소가 있으며 국영 백화점 1층에도 환전소가 있습니다. 호텔에서 환전을 하나 국영 백화점 환전소에서 환전을 하나 100불 당 500원 정도의 환율 차이만 있기 때문에 아주 큰 돈을 바꾸지 않는 이상 편한 곳에서 해도 별로 상관이 없습니다. 몽골 투그릭은 국내에서 재환전할 수 없으므로 비용을 잘 계산하여 중간중간에 환전하고 다 써야 합니다. 투그릭으로 환전하기 위해서는 달러가 가장 좋으며 100불 짜리를 선호하기 때문에 100불짜리 달러만 준비해 가면 됩니다. 관광지에서는 간혹 달러를 받기도 하지만 대부분 투그릭을 선호하기 때문에 적절히 환전하고 남은 돈 없이 현지에서 모두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날씨가 사진을 찍는 사람이 담아내려는 피사체의 이야기에 어떤 색깔을 칠하게 될 지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간혹 날씨 자체가 피사체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실외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은 누구라도 날씨의 변화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표현 방식과 구성을 익혀 둘 필요가 있습니다.
* 비 오는 날씨
공중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을 정지 화상으로 찍으려면 셔터 속도가 1/125초 이상 되어야 합니다.
1/60초 이하로 찍으면 빗줄기로 표현되며 셔터 속도가 느려질수록 빗줄기가 길어지게 됩니다. 또한 빗방울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싶을 때에는 어두운 곳을 배경으로 촬영해야 합니다.
* 눈
비보다 더 찍기 어려운 것이 바로 눈인데 이는 눈과 얼음이 카메라에 내장된 노출계를 무력화하는 대표적인 피사체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레이 카드를 사용하거나 정 없다면 자신의 손바닥이라도 사용해서 적정 노출을 얻어야 합니다.
다단계 노출로 촬영하는 것도 필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눈 사진을 찍으려면
적어도 두 스탑 정도 노출 과다가 되도록 사전 설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 태양
먹구름 사이로 새어나오는 태양의 빛 줄기를 찍으려고 할 때에 빛 줄기의 노출을 측정하면 안 됩니다.
여러가지 촬영 기술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날씨를 고려해 피사체를 촬영할 때에는 항상 촬영하려는 피사체를 하나의 개념과 연결시켜서 생각하고, 그 개념을 다시 날씨와 연결시켜서 생각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출처 : 내셔널 지오그래픽 포토그래피 필드 가이드 '뛰어난 사진을 만드는 비결' 중 일부 내용 발췌 및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