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타이틀을 달고 일을 한 지 20년이 다 되어 가지만 최근까지도 저는 놀이치료, 미술치료 등은 특정 대상을 타겟으로 한 특수치료의 한 형태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하지만 애착 외상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성인 내담자의 내면 아이 치유를 위해 미술치료나 놀이치료 기법을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한 공부에서 이런 선입견이 와장창 부서지는 경험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놀이치료자인 Garry Landreth가 쓴 이 책도 그러한 경험에 일조를 했습니다.
일반 상담을 하다 보면, 지나치게 언어적 기법에만 초점을 맞추고, 내담자를 온전히 수용하기보다는 상담자의 접근법에 따라 내담자를 끌고 가려고 하며, 치료적 성과와 목표라는 게 상담자가 가진 전능 환상을 반영하기 쉽다는 걸 잊어버리기 쉬운데 이를 통절하게 반성하게 만드는 훌륭한 책입니다.
놀이치료에 전혀 관심이 없고 아동을 만날 일이 없는 임상가라고 해도 꼭 읽어보셨으면 하는 책입니다.
* 차례
1. Garry Landreth : 나에 대해서
2. 놀이의 의미
3. 놀이치료의 역사와 발전
4. 아동에 대한 관점
5. 아동중심 놀이치료
6. 놀이치료자
7. 놀이방과 놀이도구
8. 놀이치료 과정에서의 부모 참여
9. 관계의 시작 : 아동의 시간
10. 촉진적 반응의 특징
11. 치료적 제한 설정
12. 놀이방에서의 문제
13. 놀이치료의 이슈
14. 집중적 단기놀이치료
15. 놀이치료 받는 아동
16. 치료 과정의 종결과 종료
17. 부모- 자녀 관계 증진 치료 : 놀이치료 기술을 이용한 부모-자녀 관계 훈련
누가 온라인 서평에 '놀이치료의 바이블'이라고 적어놨던데 동의합니다. 놀이치료를 공부하실 분들은 이 책부터 시작하시는 게 좋습니다. 차례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놀이의 의미나 놀이치료의 역사 같은 이론적인 배경 뿐 아니라 놀이방과 놀이도구를 구성하는 법, 치료적 제한을 설정하는 방법, 놀이방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대처하는 법 등 실질적인 노하우와 팁도 빠짐없이 소개하는 책입니다. 구성이 알차서 책 값이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
430페이지 분량의 양장 하드커버인데 17장으로 나뉘어 있어 각 장의 분량이 많지 않습니다. 손에 잡히는대로 한 장씩 읽기에도 부담이 없고 독서 클럽이나 스터디를 하기에도 좋습니다.
놀이치료 전공자(대부분의 놀이치료 선생님들은 이미 보셨겠지만)는 말할 것도 없고 일반 상담을 하는 임상가에게도 강추하는 책입니다. 꼭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저처럼 눈이 열리는 경험을 하실 수도 있고, 최소한 매너리즘이 깨지는 효과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닫기
* 인생은 표현이 불가능하다. 인생은 경험을 하고서 평가받을 수 있을 뿐이다. 표현은 항상 평가될 수 있지만 인생은 그럴 수 없다. 인생은 그런 거다. 인생은 전개되어 있고, 그 순간은 그것이 전부다. 그 이상도 없고 그 이하도 없다. 우리는 사람을 보고 판단하지도 않고 한 사람이 너무 많거나 적게 가지고 있다고 그 인생을 평가하지는 않는다. 내가 발견한 것 중에서 중요한 것은 어린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의 삶을 설령 그렇다 치더라도 거의 평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을 서로 어울려 놀고 다른 사람을 충분히 받아들인다.
* 어린이와의 관계를 위한 원리
- 나는 모든 것을 알고 있지 않다. 따라서 나는 모든 것을 알고자 하지는 않을 것이다.
- 나는 사랑을 받아야만 한다. 따라서 나는 언제나 아동을 사랑할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 나는 내 안에 있는 아이의 모습을 받아들이길 바란다. 따라서 나는 경외심을 갖고 아이들이 나의 세계를 밝혀 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 나는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 가장 잘 배우며, 그 노력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나는 아이들이 노력하는 과정에 함께 할 것이다.
- 나는 때때로 은신처가 필요하다. 따라서 나는 아이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할 것이다.
- 나는 한 인간으로서 완전히 인정받을 때가 좋다. 따라서 나는 아이를 한 인간으로 대하고 평가할 수 있게 노력할 것이다.
- 나는 실수를 한다. 내가 한 실수들은 내가 인간이며, 실수를 할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따라서 나는 아이들의 인간다움에 인내심을 발휘할 것이다.
- 나는 감정적으로 현실세계를 내면화하고 표현한다. 따라서 나는 현실적인 것과 내가 어렸을 때 겪은 세계를 아이들에게 강요하지 않을 것이다.
- 대답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는 것은 기분이 좋다. 따라서 나는 나에게서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얼심히 노력할 것이다.
- 나는 안전하다고 느낄 때 보다 완전한 내가 된다. 따라서 나는 아이들과 상호작용에 있어 일관성을 보일 것이다.
- 나는 내 삶을 살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따라서 나는 아이들이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 희망과 살고자 하는 의지는 내 안에서 나온다. 따라서 나는 아이의 의지와 자아를 인정하고 지지할 것이다.
- 나는 아이들이 다치지 않게, 무서워하지 않게, 좌절하지 않게, 실망하지 않게 만들 수는 없다. 따라서 나는 그러한 것들을 경감시킬 수 있게 노력할 것이다.
- 나는 상처받기 쉬울 때 두려움을 느낀다. 따라서 나는 상처받기 쉬운 아동들의 내면 세계를 친절하고, 부드럽고, 다정하게 어루만져 줄 것이다.
* 놀이치료는 극단적으로 심한 자폐증과 현실감을 잃은 정신분열병을 제외한 모든 진단 범주의 아동에게 효과적인 방법이다. 따라서 아동을 놀이치료할 때 피해야 할 금기는 몇 가지 밖에 없다.
* 대부분 아동의 행동은 자기 자신에 대한 개념과 일치한다. 자기-개념과 일치하지 않은 행동은 하지 않는다. 심리적인 자유와 적응은 아동의 모든 경험이 자기-개념과 일치할 때 이루어진다. 만약 그렇지 않을 때에는 긴장과 부적응을 경험하게 된다. 자기-개념과 일치하지 않는 경험은 두려움으로 지각될 수 있으며, 이 때문에 아동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자기-개념을 보호하기 위해 경직된 행동을 하게 된다.
* 기본 규칙
- 치료자가 아동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가는 치료자가 아동에 관해 무엇을 아는가보다 중요하다.
- 자기 자신의 약점을 수용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의 약점도 수용하지 못한다.
- 제한이 필요하기 전에는 제한할 필요가 없다.
- 이미 알고 있는 것에 관해서는 질문하지 마라.
* 숙련도와 기술은 유용한 도구지만, 치료자 자신의 성격이 가장 큰 재산이다. 놀이치료자가 되기 위해서는 훈련과 기술이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치료자는 아동의 지각적, 경험적 세계를 느낄 수 있는, 아동과 함께 있는 것을 기뻐하고 아동의 세계를 흥미 있게 경험할 수 있는 그런 종류의 사람이어야 한다.
* 아동중심 놀이치료자는 아동이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목표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아동과의 치료적 관계의 발달을 촉진하기 위한 목표를 수립해야 한다.
* 대기실에서 치료자가 부모에게 인사를 하면 부모는 아동의 문제를 바로 쏟아놓기 시작한다. 이 때 치료자는 적극적인 경청을 하거나 인내심을 보여서는 안 된다. 치료자는 부모에게 정중한 어조로 지금 그러한 점을 논의할 시기가 아님을 알려야 한다. 치료자는 첫 만남에서 그 즉시 몸을 숙이고 아동에게 인사하도록 한다. 치료자는 부모와 먼저 이야기를 시작해서는 안 된다.
* 이 시간은 아동의 시간이기 때문에 치료자는 앉아서 아동이 이끄는 대로 따르며, 아동이 자발적으로 의사소통을 더 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마루는 아동의 공간이고, 상담자는 아동이 먼저 초대하기 전까지는 이것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 상담자의 의자가 놀이방에서 유일하게 중립적인 공간이 된다.
* 꼭 알아두어야 할 사항
- 치료자의 코와 발끝의 방향이 일치해야 한다.
- 물어보지 않는 질문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마라.
* 아동이 놀이방 한가운데 서서 불안해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면? 아동이 아무 말 없이 놀이방에 앉아 있을 때 치료자가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다면 치료자가 실수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아동은 모든 시간 내내 자신에 대해 그 무엇인가를 전달하고 있다. 그러므로 항상 치료자의 반응이 있어야 한다.
* 치료자는 언어로 반응하는 참여자이어야 한다. 아동이 관찰되고 있다고 느끼면 관계는 나빠진다. '왜 나를 보세요?'라는 아동의 질문은 치료자가 언어적으로 충분히 반응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아동에게 반응하지 않고 앉아서 관찰만 하는 것은 아동이 관찰되고 있다는 느낌을 주어 아동의 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다.
* 아동의 행동에 대해 이유를 묻는 것은 일반적으로 탐색을 촉진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아동이 인지적 통찰을 언어로 표현해야 하기 때문인데, 이것은 아동에게 놀이치료를 행하는 이유와 모순되는 행위다. 만약 아동이 언어적 수단을 통해 자신을 충분히 표현할 능력이 있다면, 아동이 놀이치료를 받아야 할 이유가 처음부터 없었던 것이다.
* 놀이방의 장난감은 아동이 직접 그 물건에 대해 언어적으로 구체화하기 전에 먼저 표시하거나 확인시켜서는 안 된다. 장난감에 이름을 붙이는 것은 아동을 현실에 고정시키고 그의 창의성과 환상을 깨는 것이다. 먼저 상담자가 트럭이라고 부르면 그것은 절대로 스쿨버스나 응급차가 될 수 없는 것이다.
* 놀이치료의 목표는 아동이 자신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기회를 인정하는 것이다. 아동들은 국어나 수학 교사인 치료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항상 치료자의 생각대로 되어야 하는가?
* 아동이 질문하는 것보다는 아동이 말하려고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 아동들은 자신들의 경험에 관해 긴 설명이나 장황한 대화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관계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관계에서 아동이 느끼고 경험하는 것이다.
* 조건적인 제한 설정보다 전체적인 제한 설정이 더 바람직하다. 전체적 제한 설정은 아동에게 혼동을 덜 주고 안전함을 느끼게 한다. 전제 제한을 하려면 '너는 나를 꼬집을 수는 있지만 아프게 할 수는 없어'가 아니라 '나를 꼬집어서는 안 돼'라고 말해야 한다. '문을 세게 차서는 안 돼'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조건적 제한은 언쟁의 여지를 남긴다.
* 제한 설정이 필요해서, 치료자가 단계를 밟아나갈 때 다음의 ACT를 기억해야 한다.
A : 아동의 감정, 바람, 원망을 인정하라.
C : 제한을 전달하라.
T : 수용 가능한 대안을 목표로 제시하라.
* 일반적으로 놀이방에 필요한 것만을 허용하는 것이 규칙이다. 원격 조정장치가 달린 장난감, 고도로 기계화된 장난감, 태엽을 감는 게임 등은 아동과의 상호 작용이나 자기 표현을 촉진하지 못하기 때문에 허용되지 않는다. 또한 아동이 좋아하는 책도 놀이방에서 허용되지 않는데, 그 이유는 방어적이고 수줍어 하는 아동, 또는 위축된 아동이 책으로 도피하여 새로운 환경 또는 치료자와 상호작용하는 것을 피하기 때문이다. 책은 거의 놀이방에서 아동과의 관계 형성을 촉진하지 못한다.
* 치료자가 정말로 아동을 좋아하고 가치 있게 여긴다면 '좋아한다', 또는 '사랑한다'는 말은 의미 없이 나부끼는 색종이 조각 같은 것이며, 치료자는 '너는 내게 매우 특별하고 지금은 우리가 함께 있는 특별한 시간이다'라고 말해야 한다. '나를 사랑하세요?'라는 질문에도 같은 대답을 해 주는 것이 적절하다.
* 치료자가 아동 놀이에 참여하려고 한다면 다음 사항을 지켜야 한다.
- 아동이 언제나 주도권을 갖도록 할 것
- 아동의 관점을 유지할 것
- 성인-치료자 역할을 유지할 것(치료자는 아동의 놀이 상대가 아니다)
- 제한 설정을 통해 경계를 유지할 것
* 놀이치료는 회기 수보다는 빈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 회기와 회기 사이의 일주일은 아동에게 있어 매우 긴 시간일 수 있다. 특히, 성폭력, 이혼으로 인한 충격을 경험한 아동이나 퇴화 위기에 있는 아동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일주일에 한 번씩 이루어지던 전통적 방식은 아동의 정서적 욕구보다는 치료자의 욕구에 부합하는 것이다.
* 아동의 놀이방에서 보이는 행동이 구체적으로 뚜렷한 변화가 부족할 때, 치료자는 치료자로서 자신을 의심하고, 치료 과정에 대한 믿음을 잃으며, 좀 더 직접적인 접근방법이 필요하다고 결심한다. 치료자가 깨달아야 하는 것은 그러한 생각이 치료자로서 적절감을 느끼고 싶어 하는 치료자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것이며, 아동의 욕구를 진정으로 만족시키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덧. 이 책은 소장하면서 계속 참고할 예정이므로 북 크로싱 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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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제가 '내면 아이 치유'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이유에서였습니다. 상담을 받으러 오는 내담자들의 MMPI-2/A 결과를 살펴보던 중 특정 profile을 보이는 분들이 대부분 성장 과정에서 애착 외상을 비롯해 신체적/정서적 학대와 방임, 잘못된 양육 방식 때문에 깊은 상처를 입은 걸 발견하게 되었거든요.
그 내용을
'우울을 호소하나 Delayed PTSD를 의심해야 하는 수검자의 MMPI-2/A 양상'이라는 포스팅으로 정리한 적도 있습니다.
이 책을 쓴 John Bradshaw는 가족 치료사이자 내면 아이 치유 전문가로 미국 PBS 방송에서 진행한 'Bradshaw on: The Family'라는 프로그램의 내용을 보강하여 1988년에 이 책의 초판을, 1996년에 개정판을 냈습니다. 이 책은 Bradshaw가 출판한 최초의 책으로 뉴욕 타임스의 베스트셀러 명단에 오르면서 유명세를 타게 되었고 이후 '수치심의 치유', '상처받은 내면 아이 치유'도 베스트셀러가 되었죠.
이 책은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는 것처럼 가족 내의 역기능적인 규칙과 부모의 잘못된 양육 태도 등이 어떻게 자녀에게 상처를 입히고 건강하지 못한 어른으로 성장하게 만드는지를 보여 줍니다.
그 결과로 강박, 중독, 상호의존 등의 문제들이 나타나고 어떻게 피해자의 삶을 망가뜨리는지 다양한 예를 들어 생생하게 설명하고 있고요.
후반부에는 망가진 의지를 회복하고 '잃어버린 나'를 찾고, 진짜 자기를 발견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앞부분의 내용에는 대체로 동의하지만 저자가 원래 신부가 되기 위해 사제 수업을 받은 적이 있고 토론토 대학교에서 심리학 뿐 아니라 신학, 영성 분야에서도 학위를 받은 적이 있는 만큼 치유를 다루는 부분에서는 다분히 영적인 접근이 가미되어 있어서 저로서는 거부감이 좀 들었습니다. 저는 심리 치료/상담과 영성 치유를 섞는 방식을 좋아하지 않거든요. 물론 이건 제 개인적인 취향이니 참고만 하시고요.
사실 Bradshaw의 저작 중 정점은 이후에 출판한 '상처받은 내면 아이 치유'인데 저는 이미 1984년에 내면적 유대감 치유 과정을 최초로 개발한 Margaret Paul 박사가 쓴
'내면 아이의 상처 치유하기(Inner Bonding, 1992)'라는 걸출한 책을 먼저 읽었고 이미 큰 도움을 받았기에 '상처받은 내면 아이 치유'까지 읽어야 할 지 잘 모르겠습니다.
온라인 서평을 봐도 이 책에 대한 호평 일색이던데 저는 솔직히 이 책과 '내면 아이의 상처 치유하기' 중 하나만 고르라면 후자를 추천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내면 아이의 상처를 입히는 가족의 역동에 좀 더 초점을 맞춰 살펴보고 싶은 분들은 이 책도 한번쯤 읽어보시면 좋을 겁니다.
이 책도 '내면 아이의 상처 치유하기'처럼 각 장의 주요 개념을 장이 끝나는 부분에 initial을 따서 정리하고 있는데 욕심을 내다보니 다소 억지스럽게 느껴지는 것도 사소한 단점이지만 신경이 거슬립니다.
닫기
* 죄책감은 내가 잘못을 저질렀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수치심은 내게 무언가 잘못된 것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우리의 양육 규칙들은 주로 여러 가지 형태로 자녀를 버림으로써 그들에게 수치심을 심어 준다.
* 일단 아이 내면의 자기가 수치심에 의해서 상처를 입게 되면 그런 자기의 경험은 고통스러운 것이 된다. 이를 메우기 위해서 아이는 생존을 위한 ‘거짓 자기’를 발달시키는 것이다.
* 수치심은 외로움과 심리적인 무감각 상태를 동반하게 되어 강박적 또는 중독적 형태의 삶을 살도록 불을 붙이게 된다.
* 버림받은 아이가 안전하게 생존하려면 자신의 부모를 이상화하고 자신이 나쁘다고 생각함으로써 자신을 분열시켜야만 한다. 그리고 부모의 목소리를 내부로 투사하게 된다. 이 말은 아이가 원래 자신의 부모로부터 들었던 수치심을 심어 주던 대화를 자신의 내부에서 계속 해서 듣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는 자신이 부모에게 양육을 받은 대로 자신을 돌본다. 아이가 오랫동안 거짓 자기와 자신을 동일시하다 보면 자신의 진정한 감정, 필요, 욕구를 거의 의식하지 못하게 된다. 즉, 수치심이 내면화되는 것이다.
* 유해한 교육에 의해서 희생당한 아이는 학대하는 부모와 자신을 동일시하게 되고 부모의 양육 방식을 열렬히 고수하게 되어 자신의 자녀에게도 똑같은 학대를 되풀이하게 된다. 이를 학대자와 외상적 연합 및 동일시한다고 한다.
* 보웬 이론의 핵심 개념은 자기 분화(self-differentiation)다. 성숙한 사람은 모든 다른 사람들에게서 분화되어 있고 분명한 자아 경계선을 설정해 놓은 사람이다.
* 원래 수치심은 우리 영성의 원천이다. 이는 유해한 교육에 기인하는 신경증적 수치심과는 매우 다른 것이다.
* 우리는 귀하고 유일하고 독특하고 순수하다. 우리가 계속해서 자신이 귀하고 독특하다고 느낄 수 있으려면, 우리를 돌보는 사람의 눈에서 우리의 존귀함과 독특함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우리를 돌보는 사람이 자신을 사랑할수록, 그리고 자신의 감정과 필요와 욕구를 받아들일수록, 아이들의 충동, 느낌, 필요 등 모든 것을 받아들여 주며 아이 곁에 있어 줄 수 있다.
* 나는 이 책에서 감정을 억제할수록 생각이 오염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많은 자료들을 제시할 것이다. 유해한 교육은 감정을 억누르라고 말하는데, 그러면 높은 감성 지수를 발달시킬 수 있는 가능성에 손상을 입게 된다.
* 기능적이고 건강한 가족에서 역설적인 것은 개별성이 증가할 때 연결성도 증가한다는 것이다. 불완전하고 채워야 할 것이 많은 사람들은 자신을 완전하게 만들어 줄 사람을 찾는다. 그들은 “난 당신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랑해요”라고 말한다. 홀로 됨과 분리를 대면하고 개별화된 사람은 혼자서도 잘해 나갈 수 있다. 그들은 사랑하고 싶기 때문에 파트너를 찾는다. 그들은 “나는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당신이 필요해요”라고 말한다.
* 만성적으로 역기능적인 가족에서는 개인이 체계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존재한다.
* 현대의 역기능 중 대부분은 강박이라는 용어로 표현할 수 있다. 폭력, 성장애, 섭식장애, 감정중독, 종교 중독 등은 인간의 삶을 파괴하는 질병이다.
* 심리적인 무감각은 중독이 태어나는 토양이다. 중독은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이다.
* 죄책감은 개인적인 가치관을 위반했을 때 느끼는 후회의 감정이다. 그리고 수치심은 자기 자신에 대한 부적절감이다. 죄책감은 행동의 감독자이며, 수치심은 자기 존재의 감독자이다.
* 수치심은 다음의 세 가지 방법에 의해서 감정의 상태에서 존재 특성의 상태로 옮겨간다. 즉 1) 수치심에 기초한 본보기에 의해서, 2) 수치를 당함으로써(방치와 학대), 3) 감정과 충동을 수치스럽게 여기게 됨으로써 가능하다.
* 두 개의 반쪽이 모여서 완전한 결혼을 만든다는 개념은 매우 역기능적인 개념이다. 불완전한 두 사람은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없다. 건강한 관계를 맺으려면 온전한 두 사람이 서로 관계를 맺기로 선택을 해야 하며, 서로가 상대방이 없어도 살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만 한다.
* ‘사랑에 빠지는 것’ 자체가 곧 ‘사랑’은 아니다.
* 모든 중독의 뿌리는 상호의존증이다.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한 견고한 자존감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상호의존적이 되었다.
* 강박적/중독적 수치심의 사이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수치심을 껴안는 것이다. 수치심을 껴안는다는 것은 수치심을 실제로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 우리의 수치심 방어기제들을 무너뜨리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실제로 그 고통을 겪는 것이다.
* 내가 술을 끊을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다만 끊은 상태로 머무를 수 없었던 것 뿐이었다.
* 애도만이 채워지지 않은 발달 과정의 의존 욕구를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이다.
* 자기 파괴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마땅히 느껴야 할 고통을 껴안는 것이다. 당신은 느낄 수 있는 감정만 치유할 수 있다.
* 문제의 해결은 말이 아니라 ‘체험’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단지 어른으로서의 교정적인 체험이 아니라 어릴 적 두려움(슬픔, 분노...)을 다시 체험해야 한다.
* 우리 안의 아픈 곳을 건드리면 우리는 그것을 깊이 느낀다.
* 죄책감은 가족체계 역기능의 증상이다. 역기능적인 체계 안에서 죄책감은 상호의존증을 감추어 준다. 분화가 결여되어 있다는 것은 모두가 똑같아야 하고 아무도 다를 수 있는 권리가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자율적이 되거나 가족과 달라지면 죄책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덧. 이 책은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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